김영하 작가의 '보다'에 이은 '말하다.' 그런데, 책의 구성이 강연과 Q&A형태로 되어있었기 때문인지, 그전에 읽은 그의 산문이나 기행문에서의 느낌을 받지는 못했다.  사실 관심가는 작가나 구성 때문에 간혹 사서 읽기는 하지만, 원래 강의나 강연 또는 프로그램을 다시 책으로 구성한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녹취록도 아니고, 좀 심하게 말하면 쉽게 책 한 권이 나오는, 그러니까, 거저 먹는 듯한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게 포장하고, 기존의 구성에서 누락된 것을 업데이트해서 나와도, 기본적으로는 한번 이미 공개된 것을 책으로 만든 정도인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래도 사서 보는 넌 뭐니라고 하면 할 말은 없지만.  


예전에 그의 팟캐스트에서 들은 기억이 있는데, 열 살 때 겪은 연탄가스사고 때문에 10년의 기억이 고스란이 없어져 버렸다는 말이 새삼 충격이다.  옛날에 중학교 시절 속칭 깎쫑이라고 불리던 미술선생 이라고 쓰고 개새끼라고 말하게 되는 도 그런 에피소드를 얘기한 적이 있는데, 그의 말에 의하면 사고 덕분에 그 이전의 기억이 사라져버렸고, 부모/친구/형제 모두 남들이 그렇다고 해서 그런줄로 알고 있다고 하는 말에 꽤 놀란 적이 있는데, 김영하 작가는 어떻게 자기 부모와 친구, 그리고 다른 기억들을 가지고 왔을까.   


언제나 숨이 가빠질 무렵, 이렇게 소품집 같은 모음으로 한번 쉬어가는 구성이 너무 맘에 든다.  작가의 의도였는지, '황금가지'의 멋진 구성 덕분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긴 호흡에서 잠시 벗어나서 단막극을 읽는 재미 덕분에 여전히 이 시리즈를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추리소설의 팬이라면 한질 꼭 구해서 간직하고 가보로 삼아야 할 시리즈의 전집이 곧 내 서재에서도 완성이 될 것이다.  다 읽으면 캐드펠 시리즈를 시작하려고 벼르고 있다.


바쁘면 바쁜 대로 일이 빨라지고 느리면 그만큼 느려지는걸 보면 천상 조직생활을 할 팔자는 아닌 듯.  이렇게 스케줄이 빌 줄 알았더라면 캔맥주라도 사들고 와서 간만에 모닝을 한잔 빨았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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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15-05-13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저도 김영하의 연탄가스 중독으로 인한 유년 기억 상실에 깜짝 놀랐어요. 저도 이 책 큰 기대 없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진지한 책이더라고요. 저도 언젠가 시간이 허락되면 애거서 전집을 시도해봐야 겠습니다. 다 읽었다고 완전 착각에 빠져 사는 중이라서요.

transient-guest 2015-05-14 01:47   좋아요 0 | URL
저도 애거서 크리스티가 이렇게 많이 쓴 줄 모르고 있다가 처음으로 완역판이 나와서 알게 됐네요. 재미있습니다.

수이 2015-05-13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하다 읽고 보다 읽었는데_ 아 저는 그냥 그렇더라구요. 읽다_도 곧 나온다는데 이거는 좀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것도 어디에서 말했던 거 다 짜깁기한 거라면 ㅠㅠ 절망이지만요.

그래도 사서 보는 넌 뭐니_ ㅋㅋ 제 이야기 같아서 푹 찔렸습니다.

transient-guest 2015-05-14 01:48   좋아요 0 | URL
어쩔 수 없는 부분이죠.ㅎㅎ 어떤 책은 그냥 사게되는 것 같아요. `읽다`는 좀더 novel한 읽기에 대한 이야기였으면 하네요.

붉은돼지 2015-05-13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한 대 얻어맞은 것도 아닌데 저는 이상하게 김영하가 별로더라구요
읽은 책도 없어요...아니 예전에 단편 한 두 편 읽은 것도 같고..
참 이상하죠.. 역시 제가 마음을 고쳐 먹어야겠죠?

transient-guest 2015-05-14 01:48   좋아요 1 | URL
김영하가 그런게 있어요. 저도 어떤 면에서는 재수없고, 어떤 면에서는 흥미가 가는 작가에요.ㅎㅎ

수이 2015-05-14 07:47   좋아요 0 | URL
솔직히 김영하보다 더 괜찮은 한국 작가들 많은데 과대포장된 감이 없지 않아 있죠. 해외 수출된 한국 작품은 극히 적은데 다 김영하, 신경숙 같은 줄 알까봐 걱정도 좀 되구요_

transient-guest 2015-05-15 02:16   좋아요 0 | URL
번역이 잘 되는것도 중요하죠. 제가 보기에는 김영하 작가는 self marketing을 잘한 부분도 있어요. 초기에 눈에 띄려고 귀도 뚫고, 등등. 관심의 대상이 되면 일단 성공한거죠...ㅎ
 
혼자 책 읽는 시간 - 무엇으로도 위로받지 못할 때
니나 상코비치 지음, 김병화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그 어느 독서비평보다도 깊은 울림을 준 내용때문에 난 지금도 이 책을 꾸준히 주변에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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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 2015-05-12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요? 꾸준히 소개한단 글에 감사히 담아둡니다. ^=^

transient-guest 2015-05-13 01:25   좋아요 0 | URL
저는 좋아하구요, 주변에 소개를 받아 읽으신 분들도 꽤 좋아하셨습니다.

몬스터 2015-05-17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정말 좋아 해요. 한국책으로도 읽을 기회가 있으면 더 좋을 것 같은데, 좀 더 기다려봐야겠어요.

transient-guest 2015-05-19 02:03   좋아요 0 | URL
아쉽네요. 제가 두 권이 있었는데, 한 권을 연초에 이모님한테 드렸거든요.ㅎ 나중에라도 꼭 구해서 보셔요.

몬스터 2015-05-17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정말 좋아 해요. 한국책으로도 읽을 기회가 있으면 더 좋을 것 같은데, 좀 더 기다려봐야겠어요.
 

지난 목요일 밤.  주말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12팩짜리 블루리본맥주를 한박스 사들고 집에 와서 맛을 보았다.  값으로는 버드나 밀러 정도의 수준이니까, 꽤 저급맥주이다.  그랜토리노에서 이스트우드가 마시던 맥주인데, 전형적인 쇠락해가는 American working class의 전형으로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장치였을 것이다.  


딱히 안주로 먹을만한 것이 없어서, 일본맥주를 마실 때 만들어 먹으려고 구한 비엔나 소세지를 '심야식당'에서처럼 칼집을 내고 문어모양으로 볶았다.



드라마처럼 예쁘게 나오지는 않는데, 칼집을 내는 기술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볶아내는 온도와 속도이다.  난 아직 멀었다.


어릴 때 이런 종류의 소세지를 즐겨먹지 않았으니 내게는 추억을 음식은 아니다.  하지만 '남극의 셰프', '고독한 미식가'와 함께 '심야식당'은 혼자 술을 마실 때에는 늘 틀어놓고 있는 일종의 soul 드라마가 되었기 때문에 여기서 나오는 음식들 중 이 소세지와 계란말이는 가끔 만들어 먹는다. 


예쁜 문어보다는 잡은지 오래되어 축 늘어진 문어꼴이지만 그래도 류와 류의 첫사랑 에피소드를 생각하면서 먹는다.  


맥주맛은 나쁘지 않았는데, 조금 마시다보면 확실히 craft beer계통보다는 질리는 맛이다.  버드나 밀러계열은 이제 한국에서도 그리 사랑받지 못할만큼 우리의 맥주수준도 꽤 높아졌다.  물론 이와는 별개로 여전히 한국맥주는 맛이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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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15-05-12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국맥주는 너무 맛이 없어서_ 이젠 마시지 못하겠어요, 그와 별도로 술이 고플 때 손에 닿으면 무조건 마시기는 하지만;; 문어 예쁘기만 한걸요.

transient-guest 2015-05-13 01:26   좋아요 0 | URL
저도 그리움이랄까 그런 기분에 가끔 사다 마시는데, 맛은 늘 실망이죠. 어릴 때 몰래 마셨던 오리지널 OB맥주 맛만도 못한 것 같습니다. 문어가 다리를 활짝 펴서 꽃이 핀 것처럼 나와야 하는데 어렵네요.ㅎ

다락방 2015-05-12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 지금 정신 나가겠네요. 저 소세지, 저도 먹고 싶어요! >.<

transient-guest 2015-05-13 01:27   좋아요 0 | URL
저는 가끔 다락방님 포스팅에 나오는 한국의 술안주를 보면 입에 침이 고입니다.ㅎㅎ 여기서 사는게 다른 불편함은 크게 못 느끼는데, 어릴 때 친구들, 그리고 음식은 많이 생각합니다.

붉은돼지 2015-05-12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생각에는 문어가 다소 축 늘어진 게 그게 비엔나 소세지가 길이가 조금 길어서 그런것 같아요. 약간 짜리몽땅한 놈으로 쓰시면 아마도 모양이 쭈꾸미마냥 땡글땡글하게 나올것 같습니다. 저도 이거 한번 해볼려고 했는데,,,이번 주말에 한번 시도해 봐야겠어요^^

transient-guest 2015-05-13 01:27   좋아요 0 | URL
여기에 들어오는 종류가 두 가지 밖에 없는데, 다 저 사이즈에요.ㅎㅎ 칼집하고 잘 달구어진 팬에 비밀이 있는게 아닌가 싶네요. 만드시면 사진 올려주세요.ㅎㅎ

아무개 2015-05-12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맥주를 안마신지 몇년째.
너무 너무 너무 맛이 없어요.
간혹 마시게되도
딱 따서 딱 한잔 딱 원샷 할때만
그래도 먹을만한듯요.


transient-guest 2015-05-13 01:28   좋아요 0 | URL
시원한 맛이 좋죠..

북극곰 2015-05-12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심야식당보고 한번 시도해봤었는데 망했었죠. ㅋ 생각보다 칼집도, 모양도 쉽지 않던덜요 ㅎ

transient-guest 2015-05-13 01:28   좋아요 0 | URL
칼집이 4등분이 아니고 6등분 이상이 나와야 하는데, 소세지 크기 때문에 어렵습니다.ㅎㅎ

cyrus 2015-05-12 2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외국맥주를 많이 안 마셔 봐서 한국맥주의 맛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예전부터 한국맥주가 맛이 없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는데 그 이유를 모르고 살았어요. 저는 톡 쏘면서 시원한 느낌이 나는 맥주가 좋아서 소주는 잘 안 마셔요. ^^

transient-guest 2015-05-13 01:30   좋아요 0 | URL
한국의 소주는 화학주라서 아주 늦게 배웠고, 기분에 마시지 맛으로 즐기지는 않아요. 맥주는 종류도 많고, craft계열은 맛도 정말 다르더라구요.ㅎㅎ 한국의 맥주가 맛이 없는 이유가 (1) 유통과 (2) 보관의 문제라는데, 거기에다 만들 때 주정으로 희석해서 나오는 일종의 가짜 맥주라서 그렇다죠. 발효주 100%가 아니라, 주정으로 해서 60%정도? 사기에요.ㅎ

Forgettable. 2015-05-14 0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쩐지 귀여우심.. 옆에 고무장갑 ㅋㅋ 저도 요즘 왜케 소세지가 먹고 싶은지 모르겠어요. 여기가 작은 마을(?)이라 그런지 음식 재료의 다양성이 정말 아쉽습니다.. 어제도 마셨는데 이 사진 보니 또 맥주가 땡긴다....

transient-guest 2015-05-14 03:04   좋아요 0 | URL
고무장갑이 귀엽다는 말씀이죠??ㅎㅎㅎ 스페인 음식과 와인은 충분히 즐기셨나요? 전 얼마전에 본 Anthony Bordain의 Parts Unknown에서 리스본 편을 보고 포르투갈에 흥미가 나데요.ㅎㅎ 음식도 글쿠, Fado라는 음악 CD도 샀어요.

몬스터 2015-05-17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세지 예쁘게 해서 요리하셨네요? ㅎㅎㅎㅎ 저도 지금 딱 얼기 직전의 시원한 맥주 생각이 간절해요. 지금 로마인데 햇볕이 그냥 ㅎㅎ. 진짜 더워요. ㅎㅎ.

transient-guest 2015-05-19 02:02   좋아요 0 | URL
소세지가 좀 저질이지만, 시원한 맥주를 마시면서 양배추를 곁들이면 아주 좋은 안주가 됩니다.ㅎㅎ 로마라니요! 아! 유러피언의 삶이 부럽네요.ㅎㅎ 제가 예전에 성지순례코스에서 들린 성당 옆의 더러운 길이 아피아 가도의 일부라는 것을 알고 감동을 받아서 거의 입맞출뻔했던 기억이 나네요.ㅎㅎ 조상덕을 톡톡히 보는 나라들 중 하나죠..ㅎㅎ
 

책읽기의 권수를 기록하기 시작한 2007년, 그리고 리뷰를 작성하여 올리기 시작한 2011년 이래 2015년은 가장 저조한 리딩과 집중을 기록하고 있다.  나이와, 여건과, 일 외에도 많은 외부요인들 때문이기도 하고, 읽고 싶은 책이 늘어나는 속도와 구매를 나의 리딩스피드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이다.  앉아서 일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스트레스가 늘어나면서, 알라딘에서 책을 검색하다가 충동적으로 주문하기를 반복한 결과 4월 중에는 엄청난 양의 책을 사들였고, 이미 잔뜩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3-4건의 주문이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하나씩 도달할 예정이다.  


쌓인 책은 좀 순서에서 밀리고, 확실히 새로 도달한 책들 중에서는 흥미가 가면 바로 손에 잡게 된다.  그 덕분에 이런 저런 책을 많이도 읽은 주말이 되어 버렸다.  앞서의 밀린 리뷰와 함께 간략하게 포스팅 해두어야지 잊어버리지 않을 것 같다.


기회가 되면 다시 읽어봐야지 하는 생각을 했다.  예전에 '빨간 책방'에서도 다룬 적이 있고, 이승우 작가의 출연에 따른 이야기도 들었지만, 아쉽게도 너무 오래 전의 일이고, 책을 읽은 것은 지난 주 정도였기 때문에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  나의 비뚤어진 시각(?)탓인지 소설의 이야기나 행간 보다는 특정종교에 깊숙히 들어간 등장인물들에서 내 주변사람들을 떠올리면서 답답해 하고, 열받아야 했다.  내 독서의 수준이 딱 이만큼인가 싶다.  


밌는 반전을 주는 이번 작품은 내가 기억하기로는 지난번에 영문으로 읽은 포스팅을 남긴 적이 있다.  하나씩 읽어나가는 클래식 추리소설의 재미가 여전히 쏠쏠하다.  일본의 추리와는 다른, 심각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그로테스크한 일본 특유의 사건구성보다는 뭔가 유쾌하기까지 한 것이 이쪽의 소설이란 생각을 한다. 차도살인이라는 개념을 뛰어넘는 끼워넣기식의 사건은 지금도 많이 일어날 것이란 생각을 하면서 살짝 무서움을 느꼈다.  얼마나 많은 정치/사회적인 사건이 이런 식으로 짜맞춰져 대중앞에 제공되는가.  요즘 한번 특히 생각해볼 문제이다.


시모프의 책은 구할 수 있으면 무조건 구해야 한다.  미국에서도 주로 저가형 페이퍼백이 아닌 이상은 아마존에서 따로 한 권씩 구할 수 밖에 없는데, 한국에서는 거기에 절판까지 겹쳐서 이미 아시모프의 바이블의 경우 벼르다가 구약편은 구하지 못하게 되었다.  약간은 말장난 같지만, 영어단어의 어원이 되는 신화시대의 단어나 사례들을 재미있게 나열한 책이다.  이런 자투리상식을 알면 가끔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의 대화를 재미있게 이끌어 갈 수 있다.


국내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나가이 가후의 책은 많이 없는데, 묵동기담 (강 동쪽의 기담) 그리고 이 책일 것이다.  담담하게 100년전 이미 근대화의 물결에 밀려 사라져가는 도쿄의 이곳저곳을 발길 닿는대로 돌아다니면서 남겼다.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 못지않게 딱 그 자리에서 그 정도로 살아가는 문사로서의 삶에 대한 쓸쓸함을 남긴 부분도 눈에 들어오는데, 기실 당시 나가이 가후 정도면 명사급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에 괜한 어리광이나 문사 특유의 감상이란 생각도 든다.  100년도 전에 벌써 유럽과 미국을 다녀온 사람이고, 교수로 재직한 사람이라서 아마도 그럴 것인다.  사회적인 위치와는 달리 삶은 꽤 분방했던 모양으로 정처와 이혼하고 여러 게이샤들과 동거-혼인-이혼을 반복했다고 약력에 나온다.  고등학교 무렵부터 유곽을 출입했으니까, 일찍 어른이 되었던 시절임을 감안해도 꽤 일찍 그 방면에 입문한 셈이다.  깔끔한 양복에 게다를 신고 어슬렁 거리면서 거리를 돌아다녔을 그의 모습이 왠지 눈에 선하다.


늦잠을 잔 덕분에 늦게 출근하게 된 날인데, 이런 날일수록 갑자기 예정에 없던 것들이 쏟아지는 것은 늘 바뀌지 않는 법칙이다.  점심운동을 하려고 했는데, 또 퇴근길에 좀 일찍 나가서 오늘의 분량을 마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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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선 2015-05-12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의이면 어릴때 엄청 인상깊었는데 다시 읽고 싶네요. 다 까먹...^^

transient-guest 2015-05-13 01:30   좋아요 1 | URL
저도 다시 읽어봐야 할 듯.ㅎㅎ

이진 2015-05-12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요즈음 영화 본 편수를 기록하고 있어요. 책을 통 안 읽는 것이 마음에 걸리긴 하지만 영화도 책 못지 않은 힘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저는 국문과에 오면 책을 굉장히 많이 읽게 될 줄 알았는데 조금도 맞지 않았어요. 오히려 고3때보다 책을 더 안 읽고 있답니다. ㅠㅠ

transient-guest 2015-05-13 01:31   좋아요 0 | URL
이진님 반가워요. 벌써 대학생이 되셨군요.ㅎㅎ 여기서는 교과과정에서 일차사료를 많이 읽어요. 교과서라고 할 text개론서는 거의 안 읽었구요, 시대에 맞춰 과목에 맞는 당시 작가들의 소설이나 글을 많이 읽었는데, 좀 다른가 봐요. 열심히 하세요!ㅎㅎ
 
근대를 말하다 - 이덕일 역사평설
이덕일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12년 6월
평점 :
품절


국사가 선택과목이 되었다고 한다. 한국이라는 나라나 민족에 희망이란게 남아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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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edgling 2015-05-09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택이면 안봐도 된다는 건데 요즘 기업체나 대학 입시요강에는 한국사 자격증을 거의 필수로 넣고 있는 추세더라고요. 그래서 선택으로 바꾼건지 일관성이 없어보이네요.

transient-guest 2015-05-10 20:05   좋아요 0 | URL
최소한 자기 나라의 언어와 역사는 다른 나라의 언어와 수학보다는 먼저일텐데요, 그런 기본도 지켜지지 않는게 결국 친일파와 그 후손들이 득세하는 나라꼴이 아닌가 합니다.

saint236 2015-05-09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희망이 있나요? 요즘 그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transient-guest 2015-05-10 20:06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저도 요즘 돌아가는 꼴을 보면서 정말 아무것도 없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