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목요일.  12월 18일.  2014년. 이미 지난 주간부터 밥도 잘 못먹고, 소화도 못시켜서 계속 토하던 내 친구 미미가 세상을 떠났다.  그 전주엔가, 잠깐 다리에 힘이 풀려서 못 걷다가 또 나아졌기에 늙은 녀석이지만, 그렇게 걱정은 하지 않았었는데, 그게 아마도 마지막으로 가는 시작이었던 것 같다.  인간도 그렇지만, 네발짐승은 자기 다리로 서지 못하는 순간 죽음으로 가는 것일게다.  대소변을 가리는 깨끗한 진돗개의 습성때문에 녀석은 마지막 몇 일간을 특히 힘겨워했다.  아주 어린 강아지였을때부터 그랬으니까.  우리 집에서 키우던 진돗개에서 얻은 새끼라서 더욱 아끼며 키운 녀석은 내가 고른 강아지였다.  영민하고 반짝반짝 빛나는 눈이 맘에 들어서 이름도 미미로 붙이고 키웠는데, 아니나 다를까 1년이 지나면서 바로 자기 어미를 몰아내고 대장개의 자리를 차지했었고, 워낙 똑똑하고 애교가 넘쳐서 온 가족의 사랑을 듬뿍 받는 녀석이 떠나는 것으로 우리 집에서 키우던 진돗개 네 마리들 중 세 마리가 무지개다리를 넘어 다른 곳으로 갔다.  먼저 보낸 두 녀석은 마치 자기들이 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처럼 황금빛으로 빛나는 모습으로 생전처럼 나를 보면서 활짝 웃으면서 꼬리를 흔들며 내 꿈에 나타났었는데, 미미도 아마 한번 정도는 꿈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연초에 그래도 건강해서, 그리고 겨울을 넘겼기에 또 한 해는 살겠구나 싶었는데, 이번 겨울을 넘기지 못하고 그렇게 간 것은 너무 아쉽지만, 엎어진채로 소변을 보고나서 슬프게 울부짖던 모습을 보면, 갈때는 가야하는 것이다.  사람도 그렇겠지만, 억지로 튜브를 끼워 생명을 연장하는 것은 결국 남은 사람들의 욕심인 것인지도 모르겠다.  떠날 사람은 어서 가야하는데.  


가기 15분 정도 전, 잘 보이지 않는 눈으로 우는 나를 지긋이 바라보면서 눈물이 그렁그렁하게 엉기던 녀석의 얼굴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15년이라는 세월, 가족처럼 보내온 시간을 그렇게 정리하기가 녀석도 힘들었던 모양이다.  가족처럼이라는 말이 무리가 없는데, 정말 내 동생처럼 개들을 키웠기 때문에 사람을 떠나보내는 것처럼 힘이 들었다.  


동물을 키울때 주의할 점이라고도 하는데, 너무 정을 쏟으면 주인의 인성을 받아 요물(?)이 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그랬나, 아직도 내 영혼을 어느 한 부분이 영원히 떨어져 어디론가 날아가버린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  한 동안은 그럴 것이다.


연초에 이 사진을 올리면서 건강하게 살아달라고 기원했는데, 이젠 작별하고나서 이 녀석을 추억하는 사진이 되어버렸다.  


앞서 보낸 녀석들까지 해서 모두 세 마리의 개들은 모두 화장을 했고, 재를 예쁜 박스에 넣어 보관하고 있다.  내가 가는날, 지금 남은 녀석까지 해서 네 마리를 모두 내 관에 넣어달라고 할 것이다.  


이 녀석을 보내면서 문득 '누군가를 보내는 것이 이렇게 힘든 일이라면, 내가 모두를 보내고 가장 나중에 가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것때문에 맘이 심란해졌다.  하지만, 가능하다면 그 힘든 일은 우리 가족들 중 나의 책임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게 가장 합리적이다.  


크리스마스라서 오늘 밤이나 내일 아침에는 부모님 댁에 갈텐데, 많이 허전할 것 같다.  그래도 남은 한 녀석이 있으니 위안이 되지만, 그 녀석도 많이 힘들어하기 때문에 위로해주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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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4-12-24 0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순간 눈물이 핑 도네요. 15년이란 세월이 어디 짧은 세월인가요. 저도 어릴 때 한집에서 15년 산 개를 떠나보낸 기억이 있어요.
좋은 추억으로 마음에 남아 있으니 너무 많이 슬퍼하지 마세요. 크리스마스 잘 보내시고요.

transient-guest 2014-12-24 05:30   좋아요 0 | URL
정말이지 어지간한 사람보다도 훨씬 더 가깝고 친하게 지낸 교감이 있어 맘이 아프더라구요. 감사합니다. 님도 즐거운 성탄 보내세요.ㅎ

책탐 2014-12-24 0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글을 볼때마다 저도 맘이 짠해요. 이제 8살이 되어가는 아이를 키우고 있는데 심장병도 있고 이리저리 아픈곳이 많아 하루하루가 걱정입니다. 전 딱 산만큼만 살아줬음 하는 바램이네요.

transient-guest 2014-12-24 05:31   좋아요 0 | URL
바램대로 꼭 이루어지길 기원합니다. 그래도 떠나보내는 것은 강한 사람의 몫이니까 힘내세요.

숲노래 2014-12-24 0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몸은 내려놓고 넋은 자유롭게 하늘을 날면서
우리 곁에 있으리라 느껴요.
마지막 길을 지켜 주셨으니
오랜 동무는 따사로운 사랑을 받아
새롭게 태어나겠지요..

transient-guest 2014-12-24 07:06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님의 글을 읽으니까 갑자기 눈물이 핑~ 도네요.ㅎ

무해한모리군 2014-12-24 0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나 허전하실까요.
15년 서로나눈 소중한 마음을 기둥삼아 너무 많이 아프시지는 말고 무탈한 연말연시 되세요.

transient-guest 2014-12-24 10:20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마음속 깊숙히 묻어두고 또 살아가는 것이죠.ㅎ 님께서도 즐거운 연말연시 보내세요.

야클 2014-12-24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18년 키운 개를 보낸 적이 있어 그 심정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너무 슬퍼하진 마세요. 행복했을 겁니다.

transient-guest 2014-12-24 10:21   좋아요 0 | URL
남은 사람들의 몫이고 숙명인듯 합니다, 슬픔이라는 건.ㅎ 나아지겠지요.

어머 2014-12-24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동안 힘드시겠어요. 저도 느껴봤기에 알 수 있을것 같습니다.
가족들과 함께 슬픔 나누면서 연말 마무리 잘하시길 빕니다.
전 그시기에 가족들과 개와함께 보낸 즐거운 얘기를 나눴는데,
가족 모두 웃으면서도 눈가가 촉촉해졌던 기억이 나네요.

transient-guest 2014-12-24 10:21   좋아요 0 | URL
저희도 그럴 듯 합니다. 아무튼 한동안은 일상의 화제에서 녀석이야기가 나올 것 같아요. 님도 즐거운 연말보내세요.

보물선 2014-12-24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울었어요...

transient-guest 2014-12-24 10:22   좋아요 0 | URL
공감하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알케 2014-12-24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덜아프고 갔기를. 사무실에서 눈물 찔끔 ㅜ

transient-guest 2014-12-24 11:13   좋아요 0 | URL
감사해요. 당뇨로 조금 고생은 했지만 보통 개들보다 훨씬 더 care잘 받고 그야말로 수명이 다해서 갔다고 생각합니다.

Alicia 2014-12-25 0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맘이 많이 아프셨겠어요... 그래도 그 사랑 기억하고 안고 갔을거에요. 그러니 잘 떠나 보내시기를 바라요. 그리고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저는 지난 한 해 서재에서 transient guest님을 만나게 되어 정말 행복했답니다. 남은 한 해도 잘 마무리 하시고 기쁜 새해 맞으시길 기도드립니다. ^-----^

transient-guest 2014-12-25 07:42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이곳 크리스마는 온통 환한 것이 전혀 느낌이 나지 않네요. 저도 님과 또 많은 분들을 새로 알게 되어 참 좋았습니다. 즐거운 연말연시 보내시길...
 




























최근 읽은 책들이다.  각각의 이야기를 적어 넣기에는 내 마음에 여유가 너무 없다.  그냥 가볍게 정리해둔다.

1. 유령신사: 추리소설의 10대원칙을 어기는 무려 '유령'이라고 하는 것이 등장하여 완전히 정리된 것 같은 결말을 가볍게 엎어준다.  유령의 정체는 무엇일까?  양심? after-thought?  그런 개인적인 것으로 치부하기에는 너무도 같은 모습으로, 회색 양복을 입은, 나타난다.  희안한 접근이 흥미로운 고전이면서 쉽게 읽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2. 악의 교전 1-2: 이런 기괴한 이야기는 역시 일본이 제격이다 싶게 하는 책이다.  pet이니, 조종이니, 조교니 하는 이상한 개념으로 학교을 바라보는 희대의 살인마가 주인공.  이런 인간이 학교에 스며들면 끔찍한 결과가 나올게다.  요즘 한국에서도 여고에 부임한 기혼남자선생이 가끔 바람이 나는 경우가 있다고 하는데, 그런 차원을 훌쩍 넘어버리는 건 역시 일본답다.

3. 새벽 거리에서: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 또 하나.  상상도 못할 결말과 함께 히로인(?)의 일본이름 아키하가 기억에 남는다.  이름이 '하'로 끝나면 뭔가 신선하다.

4. 사고루 기담: 아사다 지로의 책.  더 말이 필요없다만, 어딘가 아시모프의 흑거미클럽의 모티브가 생각난다.


너무도 성의없는 남김이지만, 이렇게라도 해서 일단 부담을 덜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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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4-12-18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악의 교전] 읽고 기분이 너무 나빠졌었어요. 정말 `악`이 느껴지더라고요. 책을 읽고나서 뭐라고 해야하나, 어떤 감동이나 감탄 같은게 느껴지는 게 아니라 철저히 `악`만 남은 것 같아서 제게는 `기분 나쁜 독서`로 남아있어요. 어휴..

transient-guest 2014-12-18 16:24   좋아요 0 | URL
악의 교전이 저는 무슨 악과의 전쟁인줄 알았지요. 근데 읽어보니 완벽한 `악`의 전개더군요. 말씀처럼 상당히 그로테스크 한 것 같아요. 배틀로얄 읽은 느낌이랑 비슷한데 더 기분 나쁜 그런 느낌이요. 매우 일본적인 작품 같아요. 히키코모리나 마니아, 오타쿠 비슷한 주제로써 이런 극단의 사이코패쓰를 그리는건 말이죠...ㅎ
 

명목상은 소위 말하는 professional직종이지만, 사실상 자영업자로서 독립 사무실을 꾸려나가는 입장에서 일이 많은 것을 불평하는 것은 사치를 넘어 뇌가 없는 사람이나 하는 것이다.  그저 바쁜 일상이 감사할 뿐이다.  그래도 잘하면 이번 주말을 고비로 한 시름 놓을 수 있으니까 책도 좀 더 보고 연말 사무실 내부 정리도 하고 그러면서 조금 쉴 수 있겠다.  


활자중독에 장서중독인 나이지만, 바쁜 일상을 보내면서 full day schedule을 소화하고 나면 머리가 빡빡해지는 덕분에 책을 들여다보기 힘들어진다.  화장실에 앉아서 잠깐 한 두 페이지 들여다보는 정도가 지난 2주간의 독서행각의 전부였다.  그렇게 2주를 보내고 나니 11월 중반에 갑자기 미친듯이 주문했던 책들이 도착할 때가 되어간다.  받으면 언제나처럼 기분이 확 좋았다가 언제 다 이들을 읽을 수 있을까 하면서, 왜 난 또 이렇게 많은 책을 사들였을까 생각할 것이다.  그나저나 이들이 오기 전에 일단 사무실에 있는 책들의 목록정리를 마쳐야 하는데 시간이 좀체 나지 않는다.


그간 이런 저런 많은 일들이 미국에서, 그리고 한국에서 터졌다.  이곳 소식이야 Wallstreet Journal을 간간히 읽고, 최근 주문한 Economist를 읽으면서 한가한 주말이나 밤에 뉴스를 보는 것으로 적당히 업데이트가 되는데,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물론 그런 것들이 아니다.  


국썅:

대한항공을 이용하지 않은지 오래되었다.  신형기종을 많이 구입하여 상대적으로 노후기종이 많은 아시아나보다 안전하다는 말을 듣고 크레딧 카드부터 회원카드에 연동하여 옮겨 탈 생각을 했었는데, 이번의 일로 싹 접었다.  그 댁의 딸은 어떤 가정교육과 학교교육을 받았길래 지들의 본거지도 아닌 미국 땅에서 terrorist나 다름없는 행각으로 수 많은 사람들을 위험에 빠지게 할만큼 위아래도 없는 짓을 할 수 있었을까?  검찰조사를 하네, 사의를 표하나 쇼를 하지만 적어도 이 정권하에서는 justice를 기대하지 않는다.  하도 빡쳐서 FAA나 DHS에 항의메일을 보낼까 생각했다.  미국땅에서, 그것도 주정부의 관할이 아닌 연방정부의 관할인 공항에서 일어난 일인데, 9-11테러이후 이 나라의 연방법, 그것도 공항이나 비행기에서의 unsafe conduct이 이슈가 되는 범죄는 매우 엄하게 처리한다.  이게 조모씨가 아닌 일반승객이었다면 바로 연행되어 구금되고 재판에 회부되었을법한 일인데, 당연히 대한항공 승무원은 신고할 수 없었을 것이고 이해할만하다.  

기실 이번 사건에서 내가 궁금한 것은 일등석, 그래도 좀 사는 사람들이나 난 사람들이 다수 포진해있었을 일등석에서 한 명도 이에 대한 강력한 항의를 하는 사람이 없었다는 사실.  금력이나 권력에 알아서 긴 것이든, 의식구조가 막돼먹어 그랬든, 매우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나 같이 속이 좁고 겁많은 인간은 바로 911을 걸어 신고했을텐데, 내가 그 자리에 없었음이 쬐끔 아쉽다. 


그나저나 예전에 모 정치인이 국썅이라는 칭호를 받은 적이 있는데, 이를 공식적으로 계승할만한 사건이라고 생각된다.  


일베준회원의 테러:

이 정권은 매우 위험한 판도라의 상자를 열고야 말았다.  애초에 일베같은 녀석들을 이용해서 유리한 온라인 여론을 형성하겠다는 생각자체가 정상이 아닐텐데, 이제는 테러를 조장했다.  정권유지와 권력, 그리고 이에 딸려오는 돈을 위해서는 아마 개똥을 항문으로 흡입하는 것도 주저하지 않을 인간들이지만, 두고 보자.  너희들이 시작한 이 폭력은 결과적으로 너희들의 모가지를 따는 수단이 될 것이다. 


김영하의 팟캐스트를 듣고 로맹 가리의 책을 마구 사들였었다.  그런데 실제로 읽은 것은 3-4권 정도가 다인데, 지금 search하면서 알았지만, 더 많은 책이 번역되어 출간되었다.  생텍쥐페리의 완성형이자 그 자체로도 진행형이었던 로맹 가리는 영원한 내 흥미의 대상이자 일정부분 부러움의 대상이다.  최고의 작가, 문필가, 2차대전의 전쟁영웅이면서, 정치가였던 그는 아마도 남자라면 누구나 부러워할 높은 지위와 명예를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죽을때까지 자기의 자아를 찾아 헤메였을것이다.   언젠가 쓴 적이 있는데, 어떤 것이 정말로 자기가 원한 자신의 모습, 자신의 인생이었는지 아마 평생 찾지 못하고 세상을 버렸음이 이번의 책 '가면의 생'에서 진하게 느껴진다.  어머니가 소망하던 '위대한 내 아들'의 인생에서 거의 벗어나지 못한 자아의 분열이 이 정신없는 책에, 근 3-40년을 들여 완성한, 녹아있는 것이 아닐까.  내용만 보면 귄터 그라스의 '양철북'보다도 난해하고, 무엇보다 아직 그의 모든 작품을 여러 번 읽지 못했기에 작중인물과 줄거리를 마구 섞어놓는 메타포를 거의 catch할 수 없었다.  권하건데, 이 책을 읽기전에 가능하면 로맹 가리의 모든 작품을 여러 번 읽어 통달하도록.  그러면 좀더 깊은 독서가 가능하리라.


이동진의 빨간책방에서 듣기로 오쿠다 히데오는 한국에서 매우 잘 팔리는 작가인 이유가 읽기 쉬운 책을 쓰기 때문에 한 권을 다 읽었다는 만족감을 주기 때문이라는 survey가 있었다고 한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either this or 김중혁작가의 말일 것이다).  말처럼 잘 읽히고, 쉽게 빨리 읽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만큼의 깊이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할 수는 없겠지만 (내가 오쿠다 히데오를 많이 읽지 못했기 때문에), 일본의 가벼운 소설 특유의 재미도 있으니까, 나쁘지는 않았다.  강박증을 모티브로 하여 이런 저런 인물이 겪는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는 것만 지금은 남았다.  그런데, 31회 나오키상 수상이라니 뭐.  내가 산 것은 중고라서 띠지가 없어 몰랐다 (사실 난 책을 사면 띠지는 버린다).  it's ok book.



간만에 서재에 글을 남기는데, 역시 이런 글은 밤에 써야 제맛인듯, 술술 풀렸다.  물론 잡설이지만서도, 낮에 바쁘게 신경써서 일할 때에는 이 정도의 잡다한 글도 써지지 않으니까, 감사할 따름.


끝으로 국썅사건에 대한 생각 한 가지 더.  

우리 제발 좀 천하게 살지 말자.  돈이 있던 없던 품위있게 살자는 말이다.  많이 배웠던 좀 덜 배웠던 인간답게 처신하자 이 말이다.  그리고 너 테러범 일베!  니가 그러게 사는동안 널 충동질한 인간들은 등 따습고 배부르게 잘 살고 있다는 걸 상기하길.  이담에 나이들어 job도 못잡고, 연애도 못하는 loser로 남기 싫으면 정신 차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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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4-12-11 2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저도 책을 사면 띠지 먼저 버려요. ㅎㅎ

transient-guest 2014-12-12 02:41   좋아요 0 | URL
띠지는 좀 없었으면 좋겠어요. 광고문구로 도배가 되어있는데 나름 그것도 디자인이 들어간다고 하니 낭비 같네요.ㅎ

조선인 2014-12-12 17:00   좋아요 1 | URL
전 띠지의 이쁜 부분을 오려 책갈피로 써요.

transient-guest 2014-12-13 03:24   좋아요 0 | URL
그것도 좋은 방법이네요.ㅎ

blanca 2014-12-12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맹가리에 대한 느낌이 겹치는 부분이 있네요. 뭐라 말로 하기 힘들었는데 좀 명료해집니다. 저는 자꾸 그 비행기에서 내리라는 고성에 가방까지 다 챙겨 홀로 내려 공항에 있었을 그 가장의 모습이 자꾸 상상이 되어 너무 괴로워요.

transient-guest 2014-12-13 03:25   좋아요 0 | URL
로맹 가리의 책이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쉽지 않게 다가오는 이유들 중 분명히 그의 인생여정에 대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되네요. 어려워요.ㅎ 새벽의 약속을 읽으면 좀 알게 되기는 하는데, 한계가 있어요. 조모씨는 꼬리를 확 내리고 초췌한 코스프레를 하고 있네요. 이 나라 재벌의 의식수준이 개선되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까요?
 

<어차피 악플 달릴 이야기>는 허지웅의 신작 패키지에 들어 있는 무려 '비매품'되시겠다.  책을 출판하면서 쌓이 에세이를 미니북에 담은 것으로 추정되는데, 역시 흥미있는 관점의 이야기를 볼 수 있었다.  비매품이라서 그런지 상품검색이 되지 않는다.


김삼웅님은 주로 평전으로 많이 접한 작가인데, 언론인이고 독립기념관 관장을 역임한 분이다.  이 책은 제목에 흥미를 느끼고 구입했는데, 최근에 읽었다. 특별하게 기억되는 내용보다는 유교, 불교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근대 한국 땅에서의 종교 및 활동을 다루고 있다.  동학과 증산도, 여기서 파생한 신흥종교들, 사교의 성격을 띈 백백교 사건 같은 것을 다루면서 이런 저런 사건사실을 다루고 있는 정도의 내용.  옆의 책이 오히려 더 관심이 가는 책인데, 내용은 어떨지 궁금하다.


교양삼아 읽은 책.  '조선책략'과 '김홍집과 주일청국외교관과의 필담', '영남만인소' 그리고 '제대신헌의'를 함께 엮었는데, 나라가 망해가던 시점에서 조선에 세상을 제대로 본 인재가 없었던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늘 하는 얘기지만 지난 10여년간 한국의 정치, 사회, 경제와 교육을 보면 딱 이 시절, 그러니까 대략 100여년전의 구한말이 생각난다.  너무 유사한 점이 많다는 것에서 놀라는데, 기실 지금이 저런 과거의 식민지 쟁탈시대였다면 한국은 벌써 병탄되어 점령되었을 것 같다.  내가 왜 이런 생각을 하는지 아는 사람은 알 것이다.


12월인데도 너무 바쁘게 일하느라 책도 들여다보지 못하고 있는데, 월말이면 그래도 좀 한숨 돌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  책은 잔뜩 쌓아놓고 앞으로 도착할 책도 100권 정도 되는데, 내년에는 정말이지 계획구매를 하지 않으면 낭비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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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손가락 현대문학 가가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추리소설치고는 상당히 깊은 내용을 보여주는 때가 많아 즐겨 읽는다.  마쓰모토 세이초나 요코미조 세이시 같은 전후세대의 작품처럼 묵직한 맛을 보여주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용의자 X의 헌신'같은 책에서 보여주는 나름 복잡한 심리관계가 흥미로운 것이 히가시노 게이고만의 맛을 주기 때문이다.  무척이나 다작이라서 무척 많은 책이 나와있는데, 당연히 개중에는 한번 읽고는 다시 보지 않을 것 같은 책도 꽤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  늦게 일본추리소설을 접한 터라서 기회가 되면 닥치는 대로 구해서 읽고 있다.  내가 기억하기로는 '문신살인사건'이 일본의 추리소설을 시작하게 된 첫 작품인 것 같다.  


'붉은 손가락'은 여러 테마를 두루 사용하여 touch하려고 한 흔적까지는 보이는데, 썩 잘 만들어진 구성은 아닌 것 같다.  아마추어에 깊이 추리소설에 빠진 사람도 아니라서 함부로 이야기하기에는 조심스럽지만, 그간 그래도 영미권의 작품을 포함하여 필경 100여권은 훌쩍 넘는 추리소설을 읽어본 전력(?)이 있어 이쪽 장르가 아주 낯설지는 않기에 그래도 할 수 있는 말이다.  히키코모리 현상, 노인인구증가에 따른 부양문제, 불경기 등의 다양한 소재를 영아살해/유기사건과 함께 버무려 무엇인가를 만들어 내기는 했는데, 영 부족하다는 말씀.  추리소설에서의 스포일러는 그 자체로써 폭력에 가깝다고 생각하니까, 더 긴 얘기를 하기는 어렵겠지만...


쉽게 읽을 수 있고, 기본적인 재미를 주는 책이다라는 정도까지가 이 작품에 대해 할 수 있는 말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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