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결이 바람 될 때 - 서른여섯 젊은 의사의 마지막 순간
폴 칼라니티 지음, 이종인 옮김 / 흐름출판 / 201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슬프고도 아름다운 책. 성공문턱에서, 모든 꿈이 실현되려는 찰나, 갑자기 다가온 말기암 앞에서 의연하려고,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산 22개월과 저자의 인생관이 함축적으로 정리된 책. 어쩌면 많은 사람들의 100년보다 더 많은 걸 느끼고 산 사람의 마지막 같기도...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몬스터 2017-01-31 00: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 오늘 아침부터 읽기 시작했어요. ( thanks for 책소개 ㅎㅎ ) 아 ..마지막 순간이란 부제가 붙어 있는 걸 봐서 해피엔딩은 아닌가봐요. ( 아....)

transient-guest 2017-01-31 08:43   좋아요 0 | URL
슬픈 것 이상 생각할 것이 많아지는 책입니다.ㅎ
 

내일부터 다음 주까지 휴가를 보낼 계획이라서 공식적인 새해 휴일인 오늘 회사에 잠깐 나와서 일거리를 챙기고 서점에 나와있다.  새해 첫날인 어제 운동을 했고, 책도 조금 읽었으니 2017년의 시작으로 나쁘지 않았다.  이렇게 2017년에도 건강하게 열심히 일하면서 즐겁게 살아갔으면 좋겠다. 신년에는 항상 좋은 꿈을 꾸기를 기대하는데, 어젯밤에는 조금 mixed dream이지만, 몇 가지 기억하는 좋은 꿈을 꾸었다.  한번 신나게 살아보자.


연휴에 비가 오는 날씨라서 그런지 생각보다 서점엔 사람이 많지 않다.  하지만, 카페의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엔 충분한, 딱 그런 정도로 '외로운' 영혼들이 새해 벽두부터 책과 커피를 즐기면서 잠시 도피중이다.  나도 그들 중 하나인가?  타고난 성격에 조금은 외로움을 갖고 있고, 쉽게 사람들과 친해지는 것이 어렵고, 또 인연을 잡고 있지 못하는 편이라서 그런지 혼자 노는 걸 즐긴다.  그런 의미에서 나에겐 사람도 좋지만 나 혼자만의 시간 또한 무척 소중하다.

  

이동진의 '빨간 책방'에서 다룬 책이다.  전도유망한 의사, 이제 기나긴 인고의 시간을 끝내고 미국의학계의 최전선에서 멋진 커리어를 시작하기 직전, 말기암을 선고받은 저자가 남은 22개월 정도의 삶을 기록한 책이다.  영문학석사출신, 이후 다시 의학공부를 위해 의예과정을 마친 후 medical school에 진학한, 그야말로 융합이 뭔지를 몸으로 보여준 사람답게 글이 아주 명문이다.  인문학적인 소양이 풍부하고 많은 책을 읽고 고민한 덕분에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위트있는 

멋진 문장과 대화를 구사하고 의학계 최고의 석학이 될 뻔한 이 사람은 그러나 지금 세상을 떠났다.  하늘은 준재와 미인을 시기하고 질투한다더니...

남은 시간동안의 성찰과 가족에 대한 마음, 삶의 회고 등이 짧지만 단단한 이 책 한 권에 담겨있다.  문득 삶에 지칠 때, 화가 날 때, 감사해하지 못함을 느낄 때, 이런 저런 순간마다 한번 꺼내어 볼 책.  


다소 아스트랄한 책이다.  SF로 분류되어 있는 작가지만, SF와 판타지의 장르가 섞여 있는 서사를 갖고 있다.  이주하는 사람들을 따라 신대륙에 이식된 구대륙의 오래된 신들, 이미 신으로서의 정체성을 잃고 - 정확히는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사라진 - 방황하는 그들이 마지막 전쟁을 시작하려 하고, 상대는 현대의 신, TV와 컴퓨터, 전화 같은 문명의 이기들이다.  그 가운데 갖힌 주인공.  그리고 이 모든 것을 manipulate하는 존재가 있고...등등.  이야기는 재미있었다는 정도만 기억에 남고, 구체적으로 무엇이 어떻게 다른 것들을 은유하는지 잡아내는 건 할 수 없었다.  


천명관 작가의 신작.  '나의 삼촌 브루스 리'의 이야기와 비슷한 어투와 구조를 갖고 있는, 이상하게 얽힌 뒷골목 양아치들의 이야기.  꼬이고 꼬인 등장인물들의 관계를 한번에 쓸어버리는 결말은 조금 실망스럽지만, 꽤 그럴듯하게 - 늘 작가의 이야기에서 느껴지는 것이지만 - 영화적인 비쥬얼을 글로 옮긴 듯 풀어낸다.  기본 이상의 재미를 주는데, 임팩트는 조금 적다고 할까?  '나의 삼촌 브루스 리'를 비롯한 그의 다른 작품들에서 느낀 묵직한 시대감이나 울림은 없었고, 포창마차에서 시덥잖은 안주로 소주를 마시면서, 아니면 옛날 대학가의 어느 허름한 고깃집에서 삼겹살에 소주를 마시면서 듣는, 구라빨 좋고 좀 놀아본 듯한 형들의 ~카더라 통신을 듣는 맛이다.  나쁘지 않지만 조금 부족한.  저자가 직접 들은 얘기를 바탕으로 썼다는 말을 굳이 하지 않더라도, 아마 영화판을 돌면서 천명관 작가가 이런 저런 경로로 입수(?)한 뒷담화를 구성한 것이겠지?


조금 더 서점에서 노닥거리다가 gym에 가서 간단하게 팔 운동 몇 가지를 하고 사이클링을 해볼 생각이다.  그간 트레드밀에서 뛰거나 좀더 편안한 자전거 (뒷받침이 있는) 기계를 돌려봤는데, 얼마전 15분간 사이클링을 하고 그 운동량과 burn에 반해버렸기 때문.  수영과 함께 사이클링을 기존의 러닝에 잘 mix하면 weight와 함께 좋은 효과를 발휘할 듯.  


2017년은 나라의 쓰레기를 치우고, 나의 잉여들도 치우고, 멋진 한 해를 보내보자.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yrus 2017-01-03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생각에는 t-guest님의 잉여들이 나라의 쓰레기보다 먼저 치워질 것 같습니다. ^^;;

몬스터 2017-01-03 2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transient guest님의 빤따스틱 2017년을 위해, 화이팅 !!!
when breath becomes air 관심이 가요. 살아있는 동안은 건강함이 제일인데 , 잃어보기 전에는 잊고 살기 쉬운 것이라 평소 더 신경을 써야겠죠?

휴가 잘 보내세요. ( 저는 오늘로서 2주 휴가 끝입니다. 빛의 속도로 지나간 느낌 lol )
 

280.  이번 해에 읽은 책은 280권이 되었다.  만화책이나 잡지를 제외하고도 집계된 숫자니까 양은 언제나처럼 나쁘지 않다.  깊은 독서나 울림이 있는 후기는 좀 다른 이야기지만, 이것도 여전히 마찬가지로 지난 5년간의 투덜거림이다.  


이번 해에는 책을 더 주문하지 말자고 다짐했지만, 결국 세 order를 더 넣고 말았다.  이건 순전히 예상하지 못했던 케이스를 급하게 몇 건 하는 덕분에 들어온 수임비용 탓이다.  내년엔 천병희 교수의 책을 중심으로 해서 조금씩 구매하려고 생각하고 있는데, 수입이 늘어날수록 책값의 portion도 액수나 퍼센트 양면에서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기에 불안하다, 아주 많이.  


지난 9월 말이었나 LA에 출장을 다녀온 뒤 시작된 몸관리가 꽤 효과를 보았다.  근육운동은 꾸준히 해왔기 때문에 식사에서 탄수화물과 설탕을 줄이고 채소와 과일, 그리고 견과류를 늘렸고, 고기도 주로 닭가슴살과 연어를 오븐에 구워먹는 패턴으로 바꿨다.  여기에 탄산음료를 거의 마시지 않았고 커피는 오직 블랙, 맥주도 지난 석 달간 두 번 정도만 마셨으며 술은 주로 red wine으로만 마셨다. 이건 특히 통풍예방차원에서 중요한데, 식습관을 알칼리성으로 바꾸는 것이 도움된다는 정보에 따른 것이다.  끝으로 그간의 운동에서 한 가지를 더했으나 바로 달리기다.  


검도시절의 부상 때문에 늘 달리기는 on and off였는데, 이번엔 아주 천천히 시작해서 총 거리, 시간, 뛰는 거리/시간, 및 걷는 거리/시간을 늘린 끝에 지금은 비록 기계위에서라지만 한 시간 평균 5마일 이상을 뛰고 걷는다.  지난 주에 처음으로 3마일을 30분 정도에 뛰었는데 오늘 3.5마일을 쉬지 않고 뛰었고 총 65분 동안 5.3마일 정도를 커버했다.  지금은 대략 일주일에 6일 정도는 weight와 running 혹은 running만 아니면 weight만 하는 등 운동을 하고 뛰는 건 이틀 정도에 한번 쉬는 패턴이다.  날이 좀더 따뜻해지면 수영도 시작하고 바깥에서 뛰는 시간을 늘릴 생각이다. 언젠가는 나만의 mini 철인 3종 셋트로 30분 런닝 30분 사이클링 그리고 30분 간의 수영을 해볼 것이다.  무술이라는 화두는 2017년으로 넘어간 부분은 많이 아쉽다.


자연스럽게 리뷰로 넘어갈 생각이었는데 쓴 내용과 연결되는 것이 너무 없다고 생각된다.  일단 여기까지만...


  


댓글(9)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그장소] 2016-12-31 03: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오! 좋은 습관을 가지셨네요! 저도 일단 좀 변화를 가져보자 싶어 잠깐이지만 산책 ㅡ다시 ..시작 했네요.
한 해동안 애쓰셨고 ..감사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북 많이~ 응원 놓고 갑니다!^^

transient-guest 2016-12-31 06:33   좋아요 1 | URL
산책도 좋고 무엇도 일단 정기적으로 움직이면 좋습니다. 조금씩 하면 계속 늘어요.ㅎ 제가 다시 운동 시작할 때 2008년엔가 하루에 딱 5분 걷는 것으로 시작했어요. 처음부터 힘들게 하면 뇌가 자동으로 운동=고통으로 인식한다고 해서, 천천히 한 덕분에 지금까지 온 것 같아요. 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

stella.K 2016-12-31 11:19   좋아요 1 | URL
와우, 그럼 하루 한 시간 반의 운동을...?
대단하심다.
저는 그저 15~20분 정도 스트레칭을 하는 정돈데.ㅋ
일본의 어느 작가는 그런 말을 하더군요.
하루 20분의 스트레칭만으로도 노년에 큰 병 없이 살 수 있다고.
모든 사람이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암튼 그것만으로도 위로가 되더군요.ㅋㅋ

올해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내년에 소망하는 모든 건 다 이루시길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그장소] 2016-12-31 11:23   좋아요 0 | URL
기억할게요. 5분 부터 시작하라 ㅡ 오케이~^^ 멋진 하루 되세요!^^

transient-guest 2017-01-03 03:11   좋아요 1 | URL
스트레칭은 필수죠..무엇이든 조금씩 하지만 꾸준히 하면서 관심가는 방향으로 가시면 됩니다.ㅎㅎ 스텔라님도 좋은 일만 가득한 2017년이 되었으면 해요.ㅎ

yureka01 2016-12-31 08: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해에는 저도 헬스 끊어야겟습니다...운동해야하는데 ㅎㅎㅎㅎ....한해 고생하셧습니다.^^

transient-guest 2017-01-03 03:12   좋아요 1 | URL
천천히 꾸준히 하셔요.ㅎ 조금 자고 일어났을 뿐인데 2017년이네요..ㅎ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

몬스터 2016-12-31 19: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transient guest 님. 내년에도 잘 부탁 드리겠어요. 많이 읽으시고 , 많은 글 써 주세요. 무술 프로젝트도 화이팅 !

transient-guest 2017-01-03 03:13   좋아요 1 | URL
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 2017년에도 꾸준히 소식 전해주셔요. ㅎ 감사합니다.
 

얼마전에 사놓고 읽지 못한채 부모님댁에 가져다 놓았던 정운현선생의 책 두 권을 내리 읽었다. 하라는 일은 안하고, 어제 과음한 탓에 잠을 설치다가 새벽에 겨우 운동을 하고 와서 밥을 먹고, 하루종일 자다깨다 하면서 골골대면서 하루를 보냈다.  중간에 간만에 다니던 대학교의 track을 뛰었는데, 몸이 무겁고 지친 탓인지 겨우 2마일을 걷다가 뛰는 정도였다.  그래도 날이 맑고 해가 따뜻한 field에서 내려다보이는 바다의 풍경은 최고였다.  명문대도 무엇도 이젠 필요하지 않고, 그저 이 학교의 학부에서 처음부터 다시 역사를 공부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갑자기 하려면 어려울 것 같고, 조금씩 공부를 해서 두뇌근육을 다시 키워야한다.  보통 시간이 많아지면 바쁠때 하리라 맘먹은 것들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이유는 준비의 부재가 아닌가 한다.  이번 학기는 어렵겠지만, 2017년 여름이나 가을학기에는 한 과목만이라도 저녁강의를 들었으면 한다.  가장 손쉽게 시작할 수 있고 일에 도움이 될 수도 있는 스페인어부터 욕심을 부려볼 생각이다.  


2017년은 2016년에 시작된 문제가 모두 해결되고, 나아가서 내 회사가, 또 나라는 사람이 한 단계 더 성장하는 해가 되었으면 한다. 좋은 기운을 타고 천시를 맞더라도 그러나 내가 준비가 되어야 하는데, 금년보다 더 열심히 그리고 꾸준하고 성실한 생활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책도 꾸준히 읽고, 공부하고, 수행과도 같이 운동을 하고, 이렇게 하면 2017년도 금방 지나갈 것이다.  2017년에는 천병희교수의 원전번역을 다 사들이고 싶다.  용케 절판되고 있지는 않지만 워낙 고가에 내가 갖지 못한 책이 30편 정도 되는데,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는 조바심에 늘 시달리고 있다. 이미 비슷한 이유로 일부 갖고 싶은 책이 절판되어버렸기 때문에...


Q&A형식으로 아주 쉽게 친일과 친일파에 대한 설명을 해놓은 가이드라고 볼 수 있다.  야스쿠니 신사를 일본 신사 (젠틀맨)으로 알고 있는 대학생이 있다고 하니 절통할 노릇이다.  3당야합을 통해 되살아난, 그리고 이명박-박근혜로 이어지는 지난 10년의 세월동안 꾸준히 이루어진 국사조작과 탄압의 결과가 아닌가 싶다.  요즘 젊은 친구들하고 얘기해보면 이념도 역사관도 다 별로인 경우를 종종 본다. 어떻게 저렇게 젊은 나이에 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그들이 중-고-대학교를 다닌 시기는 이명박-박근혜의 치세와 맞물려있다.  그야말로 잃어버린 세월, 잃어버린 세대가 아닐 수 없다.  2014년 세월호참사 이후 중-고-대학생, 특히 이제 대학교에 들어갈 세대에 조금 더 기대를 하고 있는 이유다.  광화문의 촛불과 그 승리를 본 세대, 그리고 망가진 정치가 어떻게 경제와 사회를 망치는지를 본 세대는 다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내 순진한 기대와 믿음이 배신당하지 않길 바랄 뿐이다.



위의 책이 개론서 또는 아주 쉬운 확인서라면 '조선의 딸, 총을 들다'는 여러 가지 이유로 잘 다뤄지지 않거나 알려지지 않았던 여성독립투쟁의 주요인물을 잘 소개해주는 책이다.  임종국선생도 그렇고 그 계보를 잇는 정운현선생같은 분들은 정말이지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는데 있어 보물이 아닐 수 없다.  


한국계 러시아인으로 태어나 러시아공산당으로서 무장투쟁을 하다 백러시아군에 잡혀 사형당한 김알렉산드라의 최후도 뭉클했고, 독립투쟁의 한 가운데서조차 남성위주의 사고에 눌려 묵묵히 뒷바라지를 했던 수많은 여성독립투쟁지도자들의 이야기도 좋았다.  윤봉길의사와 거사당일 함께 훙코우공원에 갔으며 이봉창의사가 폭탄을 숨길 수 있도록 바지를 수선해준 분의 이야기도 멋졌다.  단순히 지원 뿐이 아니라 직접 무장투쟁의 선봉에 선 분들도 있었고, 친일분자나 일제공직자에게 폭탄의거를 계획했던 분들도 있었다.  말 그대로 우리 독립투쟁사에 '유관순 누나'만 있는 것이 아니고, 수많은 여성동지들의 혁혁한 전공이 있었음이다.  인구의 반은 여성이기도 하거니와, 이런 투쟁의 역사를 보면 아직까지도 만족스럽게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여성의 지위, 양성평등, 여혐범죄 같은 것들이 너무 유감스럽다.  


한홍구 교수가 독재부역자들에 대한 책을 만들기 위한 전초작업을 하고 있다는 얘길 들었다.  추리고 추려도 필경 수백에서 천명 이상이 될 것이 분명한 방대한 작업이 될 것이고, 온갖 방해와 음해가 가해질 것도 분명하다.  문제는 돈이다.  이건 좀더 알아보고 아주 조금이라도 십시일반의 맘으로 지원하고 싶다.  내년엔 시사인도 정기구독하고, 이런 한국에 뿌리를 둔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좋은 일도 했으면 한다.  


댓글(7)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감은빛 2016-12-28 17: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두 권 중 한 권은 보관함에 있고, 한 권은 사놓고 아직 손을 못 대고 있네요.
일단 사놓은 책부터 빨리 읽어야겠어요.

독재부역자에 대한 책이라면 진짜 어마어마할 것 같네요.

transient-guest 2016-12-29 01:08   좋아요 0 | URL
늘 사놓은 것을 읽으면서 또 금방 새로 책을 사고, 무한반복이죠..ㅎㅎ 한홍구 교수도 그렇게 말합니다, 엄청난 규모라고...기대하고 있어요..

hnine 2016-12-28 19: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지금 만약 다시 공부를 하신다면 아마 학부때랑 완전 다른 느낌, 다른 기쁨이 있을거라 생각해요.
제 아이도 제2외국어로 스페인어를 배우고 있는데 그때 그때 외우라는 것 안외워가고 숙제 잘 안해가면서 재미없다고 툴툴 거리기만 해요. 숙제를 잘 안해온다고 선생님은 선생님대로 부모님의 도움을 요청하는 메일을 보내시고 ㅠㅠ 솔선수범해서 이 엄마가 한번 배워보련? 거의 결심 단계까지 가다 말다 그러고 있습니다 ^^

transient-guest 2016-12-29 01:09   좋아요 0 | URL
흔히 이 나이에 공부를 하면 머리가 굳은 건 단점이고 의식적으로는 좀더 확실한 목적이 있는 건 장정이라고 하더라구요. 스페인어가 한국어로 발음하기 좋아서 은근히 괜찮아요. 사용하는 인구도 많고. ㅎㅎ

몬스터 2017-01-03 20:43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 , hnine님 아이에서 제 모습을 봅니다.

cyrus 2016-12-28 19: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천병희 교수 번역의 《일리아스》와 《오뒷세이아》를 가지고 싶습니다. 몇 년 동안 위시리스트에 고정되었습니다. 다른 책들을 사게 되니까 이 두 권의 존재감이 묻혀졌어요. ^^;;

transient-guest 2016-12-29 01:10   좋아요 0 | URL
천병희 교수의 책은 원본번역이라는 면에서 기념비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전 다 모으고 싶어요..ㅎ
 

이곳 날짜로는 2016이 대략 4일 정도 남은 시점이다.  보통은 사무실 문을 닫고 휴무를 하기도 하는데, 난 1/3-1/11까지의 휴가를 잡아놨기에, 그리고 무엇보다 막판에 한꺼번에 들이닥친 밀린 업무를 정리하느라 거의 쉬지 못하고 일을 하고는 있다.  그러다가 갑자기 하루/이틀 정도 일정이 비어버린 탓에 붕 떠버린 상태.  막간을 이용해서 아직은 2016년의 독서량으로 잡힐 몇 권의 책을 읽고 있다.


일단, 내가 아는 한에는 페넘브라의 24시 서점이란 책가게는 샌프란시스코에 없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관광지 포인트와 business district, 그리고 shopping district...그리고 차이나타운을 빼면 사실 샌프란시스코를 그닥 잘 안다고는 말 할 수 없지만, 분명히 그렇다.  ( 2017년에는 City Lights Bookstore은 꼭 가봐야지)   

이 기묘한 서점에서는 보통의 책도 팔기는 하지만 모기업의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기에 정작 직원의 주요업무는 일종의 사서라고 할 수 있다. 회원들에게만 대출되는 이상한 책들을 관리하는데, 엄선된 회원들은 영생의 비밀이 담겼다는 founder의 암호를 풀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  

암호해독은 오직 아날로그로만 가능하다는 것이 서점의 법칙인데, 전직 web designer인 주인공이 취직하면서 조금씩 이 법칙에 도전해간다.  구글의 최신기술과 imaging 기술을 동원하여 영 그 의미를 알 수 없는 text를 취합하고 3D로 구현하는데, 영생을 얻을지에 대한 이야기는 혹시 읽을 사람을 위해 남겨두겠다.  

전체적으로는 흥미있게 읽은 책인데, 플롯을 가져가는 방법과 발상은 괜찮았다.  하지만, 맺음이 조금 아쉬웠는데, 이건 저자가 전문적인 글쟁이는 아니기에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기술이 전부는 아니지만, 글쓰기에는 기술이 필요한 부분이 분명히 있고, 독학으로 이를 터득하는데에는 시간이 걸린다.  


상을 받았다고 해서 얼떨결에 구한 책. 큰 활자체를 감안하면 단편이나 중편에 가까운 양이다.  그렇다고 해서 복잡하거나 어려운 내용도 아니라서 나는 어제 오후에 스타벅스에 앉아 주문한 아메리카노를 식히면서 한 50분 정도에 다 읽은 것 같다.  읽고난 후의 느낌은 신판 모던타임즈 같다는 것.  

주인공은 어딘가 고장이 난 사람이다.  일종의 사이코패쓰 기질이 다분한 듯, 싸움을 말리기 위해 aggressor아이의 머리를 삽으로 때린다던가 히스테리를 부리는 선생님의 말리기 위해 스커트와 팬티를 잡아내린다던가 하는 등으로 초등학교 때부터 문제가 있었고, 이후 왕따는 아니지만, 간신히 남들과 비슷하게 자신을 숨겨온 채 18년 동안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편의점이라는 작은 구조의 기계와도 같은 시스템 속에서만 제몫을 할 수 있는 사람인데, 덕분에 편의점을 떠나면 심지어는 밥을 먹는 행위조차도 기계적으로 필요한 것을 입에 넣는 형태로 해결하는 사람이다.  

책을 읽을 때 저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만이 독서방법이 아니고 소설을 읽는 단 하나의 길도 아니라서 그런 노력은 일찌감치 포기했지만 읽는 동안 저자가 보여주고자 하는 건 무엇인가를 고민했다.  모던타임지를 보면 일을 하다가 기계처럼 바뀌는 사람을 볼 수 있는데, 주인공은 일이 그녀를 바꾸어 놓았다기 보다는 그 스스로 부품이 되어 정상인처럼 행동할 수 있는 곳은 편의점 밖에 없다는 자각에서 자신을 편의점에 특화된 인간으로 만들어 놓은 것 같다.  박사학위가 없는, 그러니까 천재성을 누락시킨 Sheldon Cooper (big bang theory 주인공)를 연상시키는 머릿속도 그렇고, 행동도 그렇고, 어쩌면 사회체제에 편입되어 하루의 업무를 마치고 월급을 받는 대다수의 직장인도 그럴지 모르겠다.  회사를 떠나면 스스로 무엇을 하는 것이 어려운 그런 현대판 로보트...편의점은 작게 스케일된 사회의 샘플 같은 것이 아닐까?  편의점 인간은 그렇다면 결국 우리 모두의 모습이 (비록 현실에서는 크고 작은 차별성을 갖고 있지만) 맞다.  19세기 이후 국가교육체계를 통해 초-중-고, 이후 적어도 한국에서는 남들 다 가는 대학이니 어디라도 대학교를 나와서 다시 취업시험을 공부하고 취직하고, 적당히 있다가 결혼하고...애 낳고...그 process에서 비집고 나오면 편의점을 떠난 인간, 혹은 애초에 편의점에도 들어가지 못한 인간으로 폐품취급을 받게 되는...특이점은 어쩌면 인간을 완전한 로보트로 만듦에서 시작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왕파리 한 마리가 블라인드 사이에 trap되어 나오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덕분에 꽤 시끄럽지만, 난 녀석을 구해줄 생각이 없다.  환기를 시키면 요즘처럼 쌀쌀한 날씨에는 꼭 한 마리씩 들어온다.  내가 잡는 더러움과 수고스러움을 블라인드가 해결해주고 있는 셈이다.  생명을 존중받아야 하지만, 나도 살고 보자는 그런 생각이 더 강해서 파리, 모기, termite, 바퀴벌레는 꼭 잡아버린다.  


연말에는 사무실을 좀더 정리하고 내년 9월까지 버티는 동안 쾌적한 환경을 만들 생각이었으나 내년으로 미루게 될 듯.  일단 책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고, 그간 쌓인 서류더미도 - 나중에 스캔하고 다 치울 - 무시할 수 없는데, 일단 큰 박스에 담아서 부모님 댁 차고에 보과할 생각이다.  


작년부터 추진한 일이 최하 6개월 정도 늦춰졌는데, 어쩔 수 없이 일단 내가 혼자 시작해야 한다.  그것도 오롯히 내년 초에 잡힌 업무몫으로 돌아간다.  그러니 쉴 수 있을때 쉬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