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오후에 퇴근하면서 지난 주간에 배송된 책들을 몇 권 집에 가져가서 읽었다. 요즘은 조금 스케줄이 관리가 되는 편이라서, 그러니까, 조금 slow해진 업무량 덕분에 생긴 여유인데, 이런 여유가 너무 오래 지속되면 결국은 business가 slow해지는 것이기 때문에 잠깐씩은 즐기더라도, 늘 행복해하고 있을수는 없는걸 보면 난 천상 자영업자임을 뼈저리게 느낀다.
SF소설 한 권과 함께 그간 책꽂이 들어가있던 책 한 권을 읽었으니 재고처리도 한 셈이다. 근데 기대이상으로 재미있게 읽기는 했다. 모티브가 비슷한 점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
다양한 작가들의 단편을 모아놓은 책이다. '갈릴레오의 아이들'은 영어판의 원제를 그대로 번역한 것인데, 여기에 이 책에 엮인 작품들이 다룬 테마의 공통점이 있다고 하겠다. 르귄의 책을 사들이게 되면서 겹치게 된 작품을 제외하고는 모두 처음으로 접한 이야기들이고, 대부분은 내가 모르는 작가들이기도 하여 더욱 즐거웠는데, 이런 편집본을 사면서 가끔 느끼는 사기당한 기분과는 별도로, 모르는, 하지만 좋은 작품과 작가를 이렇게 소개받는 것에서 편집본의 의미를 찾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종교나 과학 또는 다른 사상까지 모두 극단으로 가서 특히 사회와 사회구성원이 지향하는 삶과 법질서에까지 영향력을 확대하면 어떻게 되는지, 그 문제는 단순히 종교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는데, 아무래도 SF작품이다보니 악역(?)은 종교가 맡게 된게 아닌가 싶다.
기욤 뮈소라는 작가의 이름은 익히 들어왔지만, 그의 작품을 읽은건 이번이 처음이다. 가볍지만 재미있게, 그리고 공감할 수 있는 점을 보면서 읽었는데, 책읽기 초반에는 '역시 과거를 건드리면 안되겠다'라는 생각으로 시작해서 끝에는 '희생이 있었지만, 그래도 두 가지를 다 얻었구나'하는 생각에 '과거를 고치는 것도 고려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 반전 덕분에 일종의 해피엔딩이었기는 하다. 영화 '동감'이나 'Frequency'모두 비슷한 테마를 다뤘는데, 누가 먼저였을지는 모르겠다.
스케줄상 일은 여전히 처리할 것들이 많이 있지만, 그래도 이번 주간에도 넉넉하게 책읽기를 할 여유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너무 오래 이어지면 곤란하지만, 일단 즐길 수 있을때 즐기자는 마음이다.
글을 써놓고도 제목을 짓는 센스는 꽝이다. 결국에는 지향점이나 테마확립이 매우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