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일년에 다섯 군데는 돌아다니자는 계획을 세웠다.  일단은 여행이든 일이든 구분없이 다섯 군데를 채워넣기로 했다.  그 결과, 작년에는 이런 저런 일로 (1) 뉴욕 두번, (2) DC 한번, (3) Oahu 한번, (4) 나파밸리 두번, (5) 샌프란시스코 두번 - 그간 가보지 못했던 곳들로 일정을 잡았으니 여행으로 계산했다.  써놓고 보니 계획을 세우는 것, 이를 통한 시간화와 구체화가 꽤 중요하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금년에도 다섯 군데 이상을 돌아다니자는 여전히 막연한 계획을 세웠다.  물론 그 외에도 세부적으로 정말 많은 것들을 목록에 올려 놓았다.  일단 시작은 좋다.  


한번 여행의 재미를 느끼고 나니, 가끔은 모든 것을 던져버리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아니, 남은 삶을 reset해서 책에서만 읽는 노마드가 되고 싶기도 하고 (5년씩 세계를 돌면서 일하다 여행하다를 반복하는 등), 예전부터 생각했지만, 다른 곳으로 가서 다른 삶을 살고 싶다.  물론 현실은 남은 생을 위해서 열심히 벌어 축적해야 하는 아.저.씨.  꿈이라도 꾸는 것이 그나마 아직은 내 마음이 살아있다는 증거겠지?


정말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개개인의 이유로 일본에서 유학생이나 관광객이 머무는 것 이상의 시간을 그들 속에서 살아본 매우 생생한 이야기들.  그런데, 이것을 책으로 엮어낼만큼의 가치는 솔직히 모르겠다.  블로그에 올리는 수준의 글보다는 훨씬 나은 편이지만, 책으로 모을 만큼의 수준인지는 모르겠다.


'한 번쯤 일본에서 살아본다면'이라는 담담하면서도 감성과 호기심을 자극하는 제목에서는 기획의 냄새도 나고.  책이나 책의 내용이 특별히 나쁘다는 생각은 하지 않지만, 일고 나서의 허탈감은 좀 그렇다.  뭐랄까, 마치 성공학 독서모임이나 세미나의 마지막 강의시간에 쓴 수강생들의 글짓기를 모아서 책으로 냈다고 하면 너무 박한 평가일까?  완전히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내가 이 책에서 다뤄진 삶에 그리 공감하지 못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불과 몇 년 전까지는 꽤 흥미롭게 다가왔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 어느 정도 자신의 위치를 만들어 간다는 것, 이런 것들이 모이면 나도 언젠가는 꼰대가 될 수도 있음이다.  그래도 이 책은 그저 그랬다는 점이 온전히 내 탓은 아닌 것 같다.  


일단은 대단한 용기라고 말하고 싶다.  그 다음, 관광이 아니었을, 말 그대로 '여행'이었을 이 아이의 첫 세계여행에서 큰 공감을 얻지는 못했음을 '고백'해야겠다.  어린 시절에 많은 곳을 떠돌아보지 못한 것이 큰 미련으로 남아있기 때문에 이런 여행에 대한 모호한 동경이 없지는 않지만, 이건 내 스타일이 아니다.   돈을 적게 들이고 어떻게든 자기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떠돎은 일견 멋지다고 보이기도 하지만, 무엇인가 읽는 내내 나를 불편하게 하고, 보다 더 편견을 갖고 이 아이의 여행을 들여다보게 했다.  그래도 좋은 팟캐스트에서 추천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하기에 더더욱 조금이지만 꾸준히 느껴진 실망감이 당혹스럽기까지 하다.   젊은 사람의 시간을 질투하는 노인네의 심정이 없다고는 말하지 못하겠지만, 왜 이 책에서 말하는 것들이 와 닿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가끔, '이건 좀 아닌데'하는 생각을 하게 했을까?  의문이다.  


일단 고생하면서 다니기엔 나이도 시간도 부족하다는 점도 있고, 없으면 그냥 안 다니는 체질이라는 점도 있고, 카우치서핑이든, 우연이든, 남의 신세를 지는 것도 그다지 맘에 내키지 않는 성격도 있고, 외국에 대한 동경이랄까, 꼭 유색인종이 아닌 백인종에게만 느껴지는 듯한 동경이나 연애감정도 그렇고, 예전에 손미나의 책을 보면서 잠깐 느낀 그런 것들을 어김없이 이 여인네의 책에서도 느꼈는데, 내가 한국을 떠난지도 굉장히 오래되었고, 보수적인 부분과 리버럴한 부분이 묘하게 섞여있는 사고를 갖고 있지만, 유독 아시안 여인네의 눈에서 보는 훤칠한 백인 남정네에 대한 묘사는 불편함을 넘어 불쾌할 때가 있는데, 왜 여인네들의 여행기에서는 이런 것들이 빠지지 않을까.  (이 아이가 연애질을 했다는 소리가 아니다.  했으면 또 뭐가 문제인가 사실?)  


살아오면서, 자신의 내면을 감추던 가식의 껍데기가 힘든 여행을 통해서 벗겨졌다는 것만으로도 이 여인네의 여행은, 성공이다.  그리고 더 넓은 세상을 돌아다니고 온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보다 큰 시각 또한 부수적인 이득이다.  젊은 사람들은 이렇게 돌아다닐 필요가 있다.  내가, 지금의 내가 공감을 못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나도 이 여인네의 또래였다면 이 책에 혹해서 험지로 일부러 달려갔을 수도 있음이다.   


그래.  내 감정은 질투일게다.  이제 그렇게 못한다는 아쉬움과 그렇게 하지 못했음에 후회하는 질투.  나이를 먹을 만큼 먹어도 철이 제대로 드는건 힘든 일이다.   그래도 인도는 갈 생각이 없다.  평생 돌아다녀도 다 못 돌아다닐 터.  좋은 곳들만 골라서 다녀도 죽을 때까지 다 못볼 것이니까.   고생을 해야만 집나간 영혼이 돌아오는 것도 아닐 것이니까.  내 고생스러운 여행은 산티아고 순례나, 존 뮤어 트레일 정도, 좀 무리하면 애팔라치아 트레일 정도가 상한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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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a 2016-01-30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약 생명이 얼마 안 남아서 꼭 한 군데만 갈 수 있다면 저는 다시 인도에 갈 겁니다. 인도=고생? 모호한 `영혼` 그런 것 말고 좀 다른 게 많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잘 읽고 갑니다.

transient-guest 2016-01-31 02:12   좋아요 0 | URL
저는 더운 날씨를 일단 너무 싫어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 밖에도 여러 가지 이유로 인도 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쪽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사람마다 느끼는 것이 다를 것이니까, 님의 의견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cyrus 2016-01-30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행기는 아니지만 이탈리아에서 오래 생활했던 시오노 나나미는 에세이에 가끔 이탈리안 남성의 우월함을 찬양해요.

transient-guest 2016-01-31 02:14   좋아요 0 | URL
맞아요. 조금 일반론으로 보면 동양여성에겐 그런 환상이 있는 듯. 전, 특별히 백인종에게 우월함을 보고 있지는 않은데 말이죠, 다만 문화적으로 또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부러운 경우는 많지만, 그것을 어떤 인종 내지는 인종+성별의 우월함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모르겠네요. 이런 부분은 조금 삐딱하게 다가옵니다.ㅎㅎ

LAYLA 2016-02-01 0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국인에 대한 동경은 성별을 불문하고 있는거 같습니다. 어릴적부터 다양한 인종이 섞여 생활하지 않은 경우에는 더더욱이요. 최근에 백인 남성을 옆에서 보니 새벽에 불러내는 한국인 여자들이 많아서 조금 문화 충격을 받았는데... 거꾸로 생각해보니 동양인 남성들도 백인 여성에 대한 환상이 큰 거 같더라구요. 꼭 인종을 떠나.. 일본인 여성에 대한 환상도 있구요.

transient-guest 2016-02-01 03:49   좋아요 0 | URL
맞는 말씀입니다. 아무래도 글을 쓰면서 제 관점과 기준에서 말을 하게 되니까, 이건 이렇다는 식의 일반론 많이 보이는 듯 합니다. 개인적으로 백인여성이나 일본여자에 대한 환상이 없어서리..-_-:: 어쩌면 백인남성에 대한 환상은 책 같은 매체로 드러내도 되는, 하지만, 반대의 관점에서 나오는 환상을 드러내면 안되는 그런 인식의 틀도 없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삼.국.지.



갑자기 지난 주말에 떠오른 생각이었다.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특정한 시점마다 조금씩 안주하는 삶을 살았던 것 같다.  로스쿨에 입학하고 난 - 지옥을 경험하기 전 - 직후의 몇 달, 시험에 합격하고 몇 달, 첫 직장에서 안정적인 자신의 자리를 확보했다고 생각하던 한 해, 그리고 회사가 안정권으로 접어들고도 한 해가 더 지난 작년 어느 시점까지.  솔직히, 그냥 딱 이 정도에서 나 자신이 필요한 충분한 벌이를 할 수 있는 수준으로 규모를 유지하고, 더 키우지는 말자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혼자서 감당할 수 있느 적정수준을 넘어서면, 또다시 어느 정도 사이즈가 나올 때까지는 채용한 직원의 일거리와 월급을 만드는 것에도 많은 신경을 써야한다는 생각을 하는 편이라서 그랬던 것이다.  


그런데, 가만히 앉아서 일정한 수준을 계속 유지한다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문득 생각하기 시작했다.  계속 변하는 시장상황과 정치역학, 경제, 그리고 자고 일어나면 늘어나는 변호사 숫자, 거기에 내 분야에 뛰어드는 새로운 사람들까지 끊임없이 변화할 앞으로의 판도를 생각하면, 그냥 앉아있으면 현상유지도 점차 힘들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에 작년 말, 출신학교에서 있었던 개인사무실 세미나에 참석한 것도 내 생각을 바뀌는 계기가 되었는데, 일단 모두들 열심히 살고 있는 모습도 좋았고, 계속 도전해나가는 모습에서 나에게 필요한 자극을 받았기 때문이다.  


일단 사람은 함부로 쓰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검증된, 그리고 마침 내가 손을 내밀면 도움이 될 사람을 한국에서 데려오는 작업을 시작했다.  잘만 되면 내년 초에는 함께 일할 수 있을 것 같다.  따라서 내가 지금 할 일은, 그때까지 일의 규모를 확장하기 위한 작업을 하는 것, 그리고 계속 회사를 발전시키고 내실을 다지는 것이다.  


거기에 필요한 것 하나 더.  좀더 공격적이고 야심찬 마음가짐이다.  이것이 없으면 사람은 갑자기 늙어버릴 수도 있다고 보는데, 어떻게 맘을 다잡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자연스레 떠올린 것이 삼국지였다.  이 정도 나이에는 '정관정요'나 '도쿠카와 이에야쓰'를 읽는다고 하는데, 난 다시 삼국지를 읽어야겠다는 생각이다.  


지금까지 이문열, 정비석, 박종화, 그 밖에도 다수의 작가들이 옮긴 삼국지를 읽었다.  정비석은 고려원에서 나온 판본이었는데, 기억이 가물가물하고, 박종화의 책도 헌책방에서 사들인 판본이라서, 요즘에 다시 나온 판본을 구할 생각이다.  아버지의 삼국지는 지금와서 보니 요시카와 에이지의 판본인데, 옛날의 책이라서 세로쓰기에 상태가 좋지 못해서 건드리기 겁날 정도이다.  일단 이번에 요시카와 에이지의 판본, 고우영 삼국지, 그리고 정비석 삼국지가 좋은 가격으로 나왔길래, 무리해서 주문을 했다.  김홍신, 장정일, 여기에 소위 말하는 본삼국지 계통까지 꾸준히 구해서 읽을 작정이다. 








가끔 술에 취하면 세상을 움켜쥘 것인양 떠들어 대던 어린 시절이 생각난다.  그리 좋은 학교를 나온 것도 아니고, 매우 보통의 인간이라고 자신을 평가하지만, 그렇게 미친 듯이 꿈에 취해 달려온 덕분에, 가진 재주에 비해서는 꽤 잘 살고 있다는 생각을 늘 한다.  그렇게 꿈을 꾸는 것이 중요한 젊은 시절을 취학과 취업으로, 먹고 살 걱정으로, 연예인처럼 생기고 살고 싶은 생각으로, 꿈을 꾸기는 커녕 삶을 온전히 누리는 것도 사치가 되어버린 지금의 젊은 친구들이 안쓰럽다.  책을 읽고, 노력하는 것만으로 모든 것을 가질 것 같던 그 젊은 시절이 이들에게는 허용되지 않는 것이다.  정말로 내가 할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면, 이런 친구들을 어떻게든 헬조선에서 탈출시키는 것일수도 있겠다는 가정을 하고 이상한(?) 구상을 하게 된다.  아직은 너무 부족하지만...


삼국지를 읽으면서 다시 마음을 크게 키워볼 생각이다.  마음이 죽으면 몸도 죽는다고 한다.  마음이 살아있음 그 자체로 모든 것을 해결하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큰 마음을 품고, 멀리 바라보면서 사는게, 아니 그저 꿈만 꾸더라도, 그런 마음이 절실한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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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깨비 2016-01-30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t게스트님 포스팅 읽을 때마다 아. 자기한테 주어진 일에 전념하면서도 이렇게 짬을 내서 다양한 책을 읽고 보기에도 즐거운 리뷰를 남기는 것이 가능하구나 나는 왜 책 읽을 시간 없고 드라마는 다 보고 앉아 있나 (치인트 시그널 다 봅니다 ㅠㅠ ) 요런 생각들을 하곤 한답니다.

transient-guest 2016-01-31 02:15   좋아요 0 | URL
일하고, 운동하고, 책 보는 것이 일상의 대부분을 차지하구요, TV도 많이 보는데, 아무래도 한국보다는 짧은 노동시간과 요즘 집과-직장-gym-서점이 모두 1-2km반경에 들어있는 덕분에 누리는 호사 같습니다.ㅎㅎ
 

추리소설만 조금씩 읽는 일상이 사실상 계속 되고 있다.  중간에 다른 책을 읽기도 했지만.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은 이제 남은 세 권을 읽으면 완독이 되니까, 계속 읽겠지만, 캐드펠은 잠시 쉴 생각이다.  아무래도 같은 패턴으로 나가다보니까, 그 재미있는 책의 내용이 진부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조금 쉬면 다시 나아질 것이라 생각하니까, 다른 책을 잡거나, 읽다가 놓아둔 몇 권을 마저 읽을 생각이다.  어쨌든 금년, 아니 앞으로 몇 년간은 한 권의 책을 더 사들이지 않고도 읽을 것들은 넘쳐나는 형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 조금씩 사들이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읽을 책이 없는 것이 아니다.  그저, 내 손에, 내 눈에 딱 들어오는 책이, 복잡한 머리 탓인지, 나이를 먹는 탓인지, 쉽게 찾아지지 않는 것 뿐이다.  막상 읽으면 재미있게 읽고는 있지만.


단편을 모아놓은 책.  선인이 이기는 이야기도 있지만, 간간히 기괴한 결말을 보여주는 작품도 있었다.  익숙한 이름들은 하나도 등장하지 않았고, 그저 단막극을 모아놓은 책인데, 마치 피츠제럴드의 단편모음을 읽는 것처럼 두서없이 시작해서 갑자기 끝나는 것이 재밌다.  이제 77-78-79까지 세 권이 남았다.  2013년에 시작된 이 긴 여행도 정말 거의 다 끝나간다.  2년 반 정도를 꾸준히 다른 책과 함께 읽어왔는데, 덕분에 추리소설에 대한 이해도 늘었고, 거장의 작품을 완독했다는 뿌듯함까지 얻게 될 것 같다.  


장사는 첫 번째도 자리, 두 번째도 자리라는 말이 있다.  비슷하게 범죄, 적어도 소설속의 범죄는 첫 번째도, 두 번째도 동기, 좀더 구체적으로는 범죄로 인해 이득을 취하는 사람을 찾으면, 아무리 그가 논리적으로나 심정적으로나 범인일 수 없다는 정황이 있더라도, 미스테리의 주인공이 될 확률이 높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까지 거의 모든 작품이 결과적으로 그랬다.  일단 이 시리즈는 당분간 멈추고 좀 다른 책들을 읽을 생각이다.  추리소설에 연초부터 너무 편중되어 있다는 생각이다.


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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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6-01-27 0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ㅡ멋진 말이네요.장사는 첫째도 자리 둘째도 자리 ㅡ
그 이득을 위한 행위 ..
얻고자 하는 것이 드러나는 것의 대표적 예가 살인 ㅡ
강도 ㅡ절도 ㅡ같은 것 일테니...얼마나 교묘하게 틈을
잘 빠져나가느냐 가 늘 관건 ..그렇단 얘기죠?^^
잘보고가요~^^
좋은 날들 되시길 !!

transient-guest 2016-01-27 05:00   좋아요 1 | URL
장치가 많아서 주의가 산만해지지만, 나중에 그런 것들을 다 털어내면, 모티브만 남더라구요.ㅎㅎ 감사합니다. 님께서도 좋은 시간 보내세요.ㅎ

Forgettable. 2016-01-27 05: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딱 장미나무 아래의 죽음까지 읽고 멈췄던 것 같네요. 아무래도 이 책이 함정인 거 인가.. ㅎㅎ
캐드펠 정말 매력적이죠? 작년 여름 프랑스에 있는 수도원에 갔는데 캐드펠 생각이 나며 영국 수도원도 방문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이번에 런던가서 쇼핑하다가 딴 건 안하고 해리포터 승강장이랑 베이커 스트릿만 딱 갔다왔는데 이제 유럽 관광은 뭐 할만큼 다 했고 이렇게 좋아하는 책 배경 방문하는게 은근 쏠쏠한 재미가 있더라구요. ㅋㅋ

transient-guest 2016-01-27 05:26   좋아요 1 | URL
딱 이 시점인가봐요, 뭔가 좀더 다른 것을 바라게 되는게.ㅎㅎ 캐드펠은 정말 재미있는 책이고, 시대배경도 흥미롭죠. 수도원도 그렇게 웨일즈도 그렇고, 별 멋이 없는 영국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가보고 싶은 곳이 많아지네요. Baker St.가셨군요.ㅎㅎ 승강장도. 내친김에 노팅힐도 가보심이..ㅎㅎ 정말 많이 다니시는 듯 합니다. 이담에 흐뭇할거에요.ㅎㅎ

프레이야 2016-01-27 0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거사 전집을 몇년에 걸쳐 완독, 축하합니다. 끈기에 박수!

transient-guest 2016-01-27 08:49   좋아요 0 | URL
아이쿠..아직 세 권이나 남았어요.ㅎㅎ 그래도 이제 끝이 보이네요.ㅎㅎ

해피북 2016-01-27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애거서 시리즈는 2권까지 읽었는데79권까지라면 갈 길이 까마득하네요 ㅎㅎ캐드펠은 아직 만나보지 못했는데 매력적이라고 하시니 찾아보고 싶어집니다^~^

transient-guest 2016-01-28 03:14   좋아요 0 | URL
천천히 가다보면 어느새 79권이 될거에요.ㅎㅎ 캐드펠도 참 좋은 책입니다.ㅎ

cyrus 2016-01-27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작 독서 대장장의 끝이 보이는군요. 한결같이 한 작가가 쓴 책들을 읽고 기록을 남기는 guest님이 존경스럽습니다. ^^

transient-guest 2016-01-28 03:15   좋아요 0 | URL
거의 다 왔어요.ㅎㅎ 한 작가를 다 읽는 재미가 있네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ㅎㅎ
 

주말에 나와서 일하는 것이 썩 내키지는 않는다.  하지만 집은 공간이 넉넉하더라도 온갖 잡다한 일상의 것들에 집중력을 빼앗기기 쉽다.  사무실도 물론 지금은 너우 책과 서류로 넘쳐나는, 간신히 숨을 쉬면서 하루의 업무를 볼 수 있는 곳이 되어버렸지만, 그래도 전화가 오지 않는 주말이라면 이런 저런 잡무도 좋고, 적게는 4시간에서 많게는 8시간 이상의 집중을 요구하는 업무를 처리하기엔 딱 좋다.  다음 주의 바쁜 스케줄과 케이스 처리의 강행군을 예상하여 오늘 한 케이스를 끝냈는데, 결과적으로 6시간 정도를 쓴 것 같다.  오후 12시를 넘어가면서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약간의 백색소음을 위해 켜둔 TV의 NFL 준결승전 게임이 순식간에 1쿼터에서 3쿼터 종료 5분을 남겨둔 것을 봤고, 다시 고개를 들었더니 4쿼터 종료 2분 정도가 남아있었다.  잡스의 reality distortion field는 아니지만, 난 time distortion field가 가능한 것 같다.  어쨌든 덕분에 이렇게 50페이지 정도가 되는 변호사편지를 끝낼 수 있었다.


연초에 상정한 1-4분기의 목표에서 네이버에 회사소개자료를 만들고, 영문 홈페이지를 런칭하며 이와 함께 한글 홈페이지를 전격적으로 개량하는 것이 있는데, 네이버 부분은 외주를 준 덕분에 꽤 순조롭게 지나가고 있어, 주중에 다른 업무를 진행하면서 컨텐츠만 정리해서 넘기면 기본적인 작업은 끝낼 것 같다.  영문/한글 홈페이지는 좀 까다로운데, 일단 기본적인 구상을 업자와 확인하고, 이에 맞춰 컨텐츠를 만들어 보내줘야하기 때문이다.  네이버를 시작으로 해서, 잘 나오면, 이를 토대로 컨텐츠를 만들 생각이니까, 기본구상이 나오면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겠다.   열심히 진행해서 2월 중으로 넘겨주면 1-4분기의 런칭도 무리는 아니다.  이제 나도 천천히, 꾸준하게 몸집을 키울 때가 된 것이다.


아메리칸 항공에 휴가패키지로 지불된 금액의 1/7반환과 잃어버린 휴가 24시간, 및 거지같았던 경험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는 메일을 보냈는데, 이 나쁜 놈들은 이런 것을 접수할 창구라곤 (1) 내용과 양에 제한이 걸려있는 온라인 박스 혹은 (2) 직접 편지를 보낼 주소밖에 없다.  전화번호는 바라지도 않았지만, 최소한 이메일 창구는 있어야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는데, 워낙 악명이 높은 항공사라서 딱히 놀랍지는 않다.  망하지 않는게 신기한 항공사다.  


NFL 준결승 두 번째 경기를 보면서 간략하게 주말에 읽은 것을 정리하면 운동하러 갈 것이다.   이렇게 주중엔 복잡하고 피곤한 사무실이 조용한 주말엔 나의 man-cave로 바뀌는 모습이 참 재미있다.  


그간 북스피어와 모비딕에서 다양한 시리즈로 나온 마쓰모초 세이초의 책을 다 사들여 읽었다.  동서문화사에서도 같은 작가의 책이 몇 권 나온게 있는데, 나중에 북스피어나 모비딕에서 다시 만들면 아니 살 도리가 없다.  그런데, 이번의 책은 '낭만픽션'이라는 시리즈의 일부로 나왔으니까, 그간 꾸준히 출판되던 하얀 커버의 책들과는 배다른 형제인 셈이다.  그래서였는지, 여기서 소개된 단편들 중 최소한 몇 개는 굉장히 낯이 익다.  예전에 다른 곳에서 읽은 것이 거의 확실한데, 경로를 좀처럼 짐작할 수가 없다.  


책의 마지막에 나온 번역자의 후기에서도 말했지만, 이 단편들을 관통하는 테마는 displacement이다.  '무숙자'라고 번역하는데, 막부시절 관의 허락이 없이 고향을 떠난 사람들을 이렇게 부르고 있다.  범죄나 가난이 아니라도 다양한 사유로 법으로 금해진 사적인 이동을 하게 되면 다시는 양민으로 돌아갈 수 없었던 막부시대였으니만큼, 이 무숙자들은 다양한 형태의 폭력과 괴롭힘에 노출되어 살아갔을 것이다.  특히 관의 괴롭힘이 무척 심했는데, 주기적으로 이들을 잡아들여 강제노역형에 처하기도 했고, 때로는 하급관리들의 사건조작에 휘말리기도 했던 것을 볼 수 있다.  이래저래 집을 떠나면 고생이라고들 하는데, 신분과 직업, 그리고 사는 지역으로 사람의 자유를 꽁꽁 묶어놓았던 막부시대의 폭압은 그 후 일본의 국민정서에 큰 영향을 끼친 것이라는 해석이 있을만큼 어떤 집단무의식을 형성했다고도 볼 수 있다.  흔히 말하는 일본인 특유의 성실함이나 장인정신, 가업을 잇는 풍토, 그리고 속마음과 상관없이 나오는 친절함의 기저에는 이런 폭압적인 정치도 한 몫을 했을지 모르겠다.  


마쓰모토 세이초의 다른 책들도 꾸준히 나와주길 바란다.  그러고보니 요즘 요코미조 세이시의 신작이 번역되어 나오지 않고 있는데, '시공사'는 분발하도록.  물론 2월 중에 나올 것으로 보이는 '검은숲'의 에도가와 란포 결정판에는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어쩌면 내가 갖고 있는 에도가와 단편집 세 권과 겹칠지도 모르는데, 소개를 보면 그간 접하지 못한 이야기들이 많이 포함될 것 같아 기대가 크다.


변호사로 일하던 초기의 일이다.  상담을 할 때, 아니면 케이스를 진행하면서 보게 되는 고객들의 이런 저런 사연에, '왜 그랬냐'는 투의 질문을 던질 때가 있었다.  물론 금방 배워서, 그런 짓은 하지 않게 되었지만, 설사 의문이 있더라도 '왜 그랬냐'는 일처리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질의가 된다.  말하자면, 지나간 일은 깊이 들어가야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데, 성직자는 이런 부분을 잘 이해해야 한다.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던 교구신부가 죽고, 그 자리에 높은 곳에서 새로운 신부가 오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는 여전히 왕과 황후의 전쟁을 배경으로 진행된다.  추리는 크게 어려울게 없었지만, 새로 부임한 사람이 어떻게 하면 금방 모두의 미움을 받게 되는가를 아주 쉽게 보여준 작품이다.  검은 수단을 펄럭이면서 흑단 지팡이를 들고 지나가는 이 신부의 모습은 마치 '갈가마귀'같다고 써놨는데, 어찌나 잘 들어맞는지.   사람과 그의 죄에 대한 연민과 배려 같은 덕을 빼면 모든 것을 갖춘 이 '갈가마귀'신부는 그에 걸맞는 이유로, 그 자신이 심판을 받아야만 하는 곳으로 영원히 떠나는 것이 이번의 '살인'사건이었는데, 교묘한 단죄랄까, 아무튼 맘에 든다면 그런대로 괜찮은 결말이었다.  


벌써 일요일 오후 다섯시가 다 되어가고, 게임은 지지부진하기만 하다.  나가야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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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26 21: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27 02: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어떻게 미치지 않을 수 있겠니? - 김갑수의 살아있는 날의 클래식
김갑수 지음 / 오픈하우스 / 2014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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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도직입적으로, 매우 straight하게 말해서, 이 책은 참 지겨운 책이 되어버렸다.  몇 가지 원인으로 추정되는 것들이 있다.  


1. 힘겹게 쓰인 책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했다.  내용을 억지로 채웠다는 뜻이 아니라, 달변가인 김갑수씨가 막상 글을 쓰면서는 생각보다 고심하고 고민하면서 조금씩 써내려간 것이 아닌가 싶다는 것이다.  아니면 말고.


2. 매니악한 취미.  그를 아는 사람들은 이미 잘 알고 있겠지만, 음반과 오디오기기, 그리고 커피에 미쳐 살아가는 김갑수씨의 책이니만큼, 클래식 이야기와 가끔씩 커피 이야기를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난 '작업실'어쩌고 한 책보다 훨씬 더 음반과 가수, 작곡가, 연주가, 지휘자의 이야기로 두꺼운 책 한 권을 채웠는데, 이게 상당히 고난이도인 것이다.  독재정권의 근대공립학교 교육의 햇살을 받고 자라난 사람처럼 나도 대략의 유명한 이름은 알고 있다.  슈베르트, 베토벤, 슈만, 쇼스타코비치, 차이코프스키, 하이든, 모차르트 등등.  그런데 이분은 유명한 고전음악의 대가의 곡을 그냥 듣는 것이 아니다.  연주자나, 악단, 음반, 지휘자, label등의 변별요소들과 유명한 곡을 곱하면 나올 엄청난 종류의 음반에서 이것 저것 빼들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게다가 흥미로운 그의 신변잡기는 거의 빼놓고, 음악이야기만 하니 정말 미치겠더라.  음악을 들으면서 읽는 것도 아니고, 도통 reference가 되지 않는 주제의 책을 읽어내는 것은 고역이었다.  물론 그의 탓이 아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워낙 모르는 것이 많은 내 탓이다.


3. 그의 상태.  끄트머리로라도 40대라고 주장할 수 없게된 50대의 늘어짐.  그의 지인이 아니라서 속사정을 알 수는 없겠지만, 그간 July Hall을 드나드는 인간들 중 일부에겐 꽤 여러 번 데인 것 같다.  'PS. 나이 들면 절대 연애 감정 풍지 말자. 야나체크처럼 망신만 당한다. 앞에서 웃고 딴데 가서 비웃고 흉보는 젊은 그녀들' pg. 209

아직 조영남처럼 완전히 모든 것을 던지지도 못했고, 그처럼 완변하게 자기자신에 빠져 있지도 못한 일견 순수해보이기까지 하는 김갑수의 속맘.  근데, 나이가 들면 사실 아리따움, 아니 어쩌면 젊음 그 자체에 끌려 어린 처녀들이 예뻐보이기는 할게다.  다만, 거기서 멈춰야지.  그녀들이 반한건 김갑수씨의 지식과 커피, 클래식 음악, 그리고 무엇보다 이런 것들이 다 모여있는 그의 서식처, July Hall이지 김갑수씨가 아닌게다.


아! 이 매니악한 아저씨의 책을 읽으면서 갑자기 문학수 기자의 책을 들춰내다가 아마존과 알라딘에서 거금을 들여 reference된 CD를 주문했다.  스트리밍과 다운로드가 양분한 음반시장에서 점점 처리된 재고때문에 좋은 음반을 괜찮은 가격에 구할 수 있다고 한 김갑수씨의 말에 혹해서, 이리 저리 뒤적거리다가 결과적으로는 '괜찮은'가격인지 알지도 못하면서 여러 음반을 사들인 것.  애꿎은 지갑만 가벼워졌다. 


정말 김갑수처럼 작업실을 하나 갖고 싶다.  여기에 내가 가진 책과 음반, 영화, 게임소프트를 몽땅 때려박아 놓고, 가끔씩은 두문불출하고 싶다.  fancy한 기기도 필요없고, 멋진 커피머신도 필요하지 않다.  그저 그렇게 세상에서 인공적이지만, 잠깐이라도 격리되어 지내고 싶은거다.  


책에서 언급된 것들은 정말 좋은 음반일것이다.  김갑수씨의 안목을 아니 믿을 도리가 없는 것이다.  상당히 주관적이지만, 요즘 세상에 그렇게 전투적으로 음반을 듣고, 클래식을 호흡하면서 사는 사람이 몇명이나 되겠는가?  일전에 문학수 기자의 책을 바탕으로 5-6장의 CD를 사들여 해당하는 항목에 맞춰 정리했다.  꽤 재미있는 작업인데, 다음 주에 resume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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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서 2016-01-23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투적으로 음반을 들으면서 클래식을 제대로 호흡하려면 현실에서 그에 필요한 노력, 시간과 비용 등과 비례하는 다른 무언가를 포기해야 할텐데 저자는 어떻게 사는지 궁금하네요. 결국 자신이 선택하는 문제로 귀결될 수 있겠지만…

transient-guest 2016-01-23 09:59   좋아요 0 | URL
이분은 다른 취미가 없고, 돈이 생기면 음반, 기기, 커피에 지출된다고 하더라구요.ㅎㅎ 김갑수씨의 레벨이 되면 취미보다는 삶이 아닐까 싶어요. 그런 의미에서 전 그의 세계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어요.ㅎㅎ

oren 2016-01-23 09: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흔치는 않지만 `클래식에 미쳐 사는` 사람들이 결코 생각보다 적지는 않을 꺼라는 짐작도 해 봅니다. 클래식을 즐기는데 무슨 엄청난 `물적 설비`가 반드시 필요한 건 아니니까요. 물론 엄청난 설비를 갖춘 사람들도 더러 있긴 하더라구요. 제 친구 한 녀석은 `음악 감상`이 여의치 않은 자신의 사무실에만 하더라도 고급 외제차 두 대를 사고도 남을 만큼의 돈을 들인 장비를 갖춰놨더군요. 그게 10년 전쯤 얘기인데, 그 녀석은 결국 자신이 주업으로 하는 일 말고도 `명품 오디오 기기 수입 판매업`까지 병행하고 있더군요. 저는 그 친구보다는 `장비`가 훨씬 허접해도 수천 장의 LP판을 자랑삼아 보여주던 또다른 친구가 더 부럽더라구요. 가끔씩 막걸리나 쏘주를 몇 잔 걸치고 나면 `**야, 울 집에 음악 들으러 올래? 보고 싶다, 자슥아~` 하던 그 친구는 `자기만의 방`이 따로 없어 좁은 거실을 온통 앰프와 스피커와 턴테이블과 CDP와 음반들로 가득 채워 놓고 살거든요. 몇몇 오래된 희귀 음반들은 벌써 한 장에 `돈 백만 원` 가까이 나가는 녀석들도 있어서, 나중에 돈이 다 떨어지더라도 막걸리 사먹을 돈은 충분하다면서 너스레를 떠는 녀석이지요. 저는 요즘엔 TV를 도통 거의 보지 않아서 김갑수 님을 잘 모르는데(얼핏 본 듯도 하구요..) 님의 글을 읽으니 이 책에 급한 관심이 생기네요... 제겐 이 글이 마치 `어떻게 이 책을 사지 않을 수 있겠니?` 하는 다급한 호소처럼 거꾸로 들리네요.... 거 참...

transient-guest 2016-01-23 10:05   좋아요 2 | URL
김갑수씨의 책을 보면 꽤 많더라구요, 그 정도 수준으로까지 클래식에 미쳐있는 분들이요.ㅎㅎ 다만 이분의 책에서 다뤄지는 분들은 물적설비도 대단한, 취미 이상으로 소리찾기에 빠져있는 경우가 많았지요. 저도 클래식을 즐기지만, 미니컴퍼넌트도 좋고, 라디오 기기에 붙은 CD player만 되어도 행복해합니다.ㅎㅎ 물론 작년엔가 구입한 휴대용 턴테이블에 LP를 올려놓고, 잠시 빠지직...하는 소리와 함께 시작되는 음악이 최고입니다만.. ㅎㅎ 연장선상에서 좋은 기기와 LP만을 고집하는 것도, 또 엄청난 지식과 감별능력을 갖게 되는 것도 대단한 것 같아요. 길라잡기 책으로는 문학수 기자의 책이 저는 더 차분하고 친절하게 느껴져서, 그 책에서 소개된 음반을 하나씩 모아서 책과 비교하면서 듣고 있어요. 김갑수의 `지구 위의 작업실`도 추천합니다.ㅎ 지인 말씀하시니 예전에 소리를 찾다가 LP에서 오디오 카세트로, 방송용 테이프로, 거기서 LP를 비디오테이프에 녹음해서 듣던 누군가가 생각나네요.ㅎㅎ 가장 아날로그적으로 완벽하다고 하면서..ㅎ

cyrus 2016-01-23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분이 쓴 <지구실의 작업실>인가요? 아무튼 그 책을 군대에 있을 때 읽었습니다. 이 책 때문에 군대 밖에 있는 것들이 많이 그리웠습니다. 너무 그리워서 죽는 줄 알았습니다. ㅎㅎ 저자의 생활이 제가 원하는 삶의 방식과 유사했거든요. 군 생활 동안 읽은 책 중에 읽어서는 안 될, 위험한 책이었습니다. ㅎㅎㅎ

transient-guest 2016-01-23 17:37   좋아요 0 | URL
정말 힘드셨겠네요.ㅎ 저도 딱 맞아떨어지는건 아니지만, 이렇게 저만의 공간이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저 맘편히 혼자 숨어들어갈 수 있는 곳...ㅎㅎ 그런게 하나 필요해요.

몬스터 2016-01-23 1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문불출에 제 맘이 그냥 콱...

transient-guest 2016-01-24 09:34   좋아요 0 | URL
가끔 그렇게 자기만의 시간이 필요하죠. 저는 하루의 일정한 시간을 그렇게 보내고 싶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