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초부터 8월초까지 엄청난 양의 책을 주문하였다.  가능하면 모든 혜택을 받기 위해서 $200넘게, 그리고 4주배송을 옵션으로 선택해서 추가 D/C를 받는 경로를 선택했다.  이렇게 하면 한 주문당 약 15권 안팎의 책을 받게 되고, $20쿠폰과 10%정도의 D/C를 받게 되니까, 무료배송까지 하면 약 $20+세금을 절약하는 셈이다.  


비록 보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4주배송은 평균적인 속도로써, 배로 보내면 보통 30일 이내에는 소포를 받게 된다.  이 옵션을 시작하던 초기에는 큰 문제가 없었는데, 작년부터인가, 금년부터인가, 점점 4주배송이 5-7주배송으로 바뀌고 있다.  주기적으로 문제가 생길 때마다 문의를 하면, 두루뭉실하게 이런 저런 이유로 배송이 늦어진다, 죄송하다가 받게 되는 답이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이야기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게다가 지분구조나 유통구조가 어떻게 되어있는지는 몰라도 알라딘 본사의 이미지를 보고 거래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내용은 알라딘 US를 통해서 찾게 되는 것 같다. 


이 과정에서 결국 무슨 문제인지도 모르지만, 7월 7일, 9일, 15일, 16일 경에 주문한 상품들이 모두 현 시점까지 도달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런 문제가 어쩌다 있으면 그러려니 하겠지만, 이렇게 주기적으로 매우 자주 발생하는 것이라면 알라딘 본사나 US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찌질한 고객이 되고 싶지는 않지만, 이런 경우라면 감정상 약간의 보상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게된다.  아무런 이야기 없이 그저 죄송하다는 답변만으로는 적절한 대응이 되지 않는다. 최소한 이유라도 알아야 하는 것 아닌가?


하다못해 유치원에서도 잘못을 하면 혼이 나는데, 회사는 이런 식으로만 대응하면 되는 것인지 궁금하다.  


PS 결국 내가 받은 답변은 늦어서 늦어지는 것이다.  미안하다. 기다려달라는 것이다.  알라딘에도 박근혜어법 바이러스가 퍼진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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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5-08-18 0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번역기도 필요한가 봅니다

transient-guest 2015-08-18 07:06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여러 차례 느꼈지만, 답변도 그렇고 무책임한 대응에 기분이 상하네요.ㅎ

아무개 2015-08-18 0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래도 알라딘 굿즈 만드느라 바빠서 정신들이 없나 봅니다...

transient-guest 2015-08-19 02:08   좋아요 0 | URL
그런가봐요. 아마도 이 포스팅 때문인지 오늘 다시 알람이 떴는데 통관이 늦어진다고 합니다만, 애시당초 그랬으면 4주가 지난 시점에 업데이트 해주었어야 하는게 아닌가 싶어요. 알라딘 본사와 알라딘 US 사이의 업무공조도 좀 이슈가 있는 듯 합니다.

cyrus 2015-08-19 0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근혜어법 바이러스가 메르스보다 더 무섭군요. ㅎㅎㅎ

transient-guest 2015-08-19 02:08   좋아요 0 | URL
그럼요. 아주 카리스마가 짱짱합니다.ㅎㅎ

알라딘고객센터 2015-08-20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용하시는데 불편드린 점 정중히 사과 말씀드립니다. 알라딘을 믿고 구매하셨는데, 물론 변명일줄은 압니다만, 송구하오나 주문해주신 상품 현지도착 및 배송 지연 상황에 대해 저희도 뒤늦게서야 전달받아 부득이하게 좀더 일찍 안내 드리지 못한 점 조심스럽게 양해 말씀드립니다.
며칠 전 미국 현지 도착 상황이나 화물 container에 대한 X-Ray Exam. 등 통관 검사가 예정보다 지연되고 있다고 합니다. 현지에서의 통관시 문제로 인한 일정은 저희가 사전에 확인하기 어려운부분이고, 현지 통관은 저희가 개입할수가 없는 부분이다 보니 일정에 차질 드리게 된 점 다시한번 조심스럽게 양해 말씀드립니다. LA점 도착되는 즉시 바로 준비해서 보내드릴 예정이오니 번거롭더라도 조금만 더 기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더 노력하는 모습 보여 드리겠습니다. 이후 이용중 불편사항은 고객센터 1대1상담 이용해 신고해주시면 신속히 해결해드리겠습니다. 편안한 시간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2015-08-21 03: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일본군에 복무하던 놈이 대통령이 되었고, 그 딸이 지금 대통령 자리를 찬탈한 것처럼 그렇게 친일파의 부귀영화도 대를 이어 세습되고 있다.  해방 후에는 친일파가 득세하고, 지금은 친일파의 자식놈들이 정계, 재계, 언론계, 학계에 두루두루 퍼질러 앉아 권력을 나눠갖고 있는 나라에서 이 미친 여자가 석좌교수에 KBS이사장에, 온갖 명예직을 둘러차는 것이 이상할 것이 하나도 없다만, 최소한의 양심이랄까, 염치랄까. 좀 있으면 안되겠냐?


1945년 8월 15일이 광복절이 아니라는 해괴한 똥을 입으로 싸질러대는 당신이나 영화 '암살'을 보다가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다는 친일파 아들내미 김무성이나...


친일파들이 반공세력으로 신분을 세탁했던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친일파의 자식놈들은 이들의 친일행각을 숫제 독립운동으로 둔갑시키고 있다는 것에 새삼 등골이 오싹하다.  내가 이 미친여자의 나이가 되었을 즈음의 한국은 어떤 나라가 되어 있을까?  아니, 한국이라는 나라가 존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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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는재로 2015-08-14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그저 웃지요

transient-guest 2015-08-15 02:04   좋아요 0 | URL
화를 내면 사실 저도 기분이 나빠지거든요. 마음속으로 삭이려고 하는데, 이런 기사를 접하면 확 끓어요..

몬스터 2015-08-14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일이 광복절이네요. 물리적으로 멀리 살아서 그런지 한국에 관한 이런저런 일들 , 일어났고 , 일어나고 있는 여러 일들이 크게 실감이 나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태어나고 자란 나라인데 , 몸이 멀어지니 , 마음도 덩달아 멀어지는 건지. 관심이 가는 여러 일들을 찾아보기는 하는데 , 아무래도 한계가 있는 것 같아요.

transient-guest 2015-08-15 02:05   좋아요 0 | URL
맞아요. 제가 이렇게 하는것도 큰 영향이 있나요 뭐. 더구나 외국에서 살면서 실질적으로 한국이란 나라에 얼마나 도움이 되겠어요. 그래도 꾸준히 읽고 깨어있으려고 노력합니다.
 

8월이 시작되고서 13일이 지난 오늘까지 딱 두 권의 책을 완독했다.  깊은 독서를 했거나 그랬던 것은 아니고, 물론 다른 읽고 있는 책이 몇 권 있기는 하지만, 어쨌든 나의 보통때의 책에 대한 식탐-식욕을 생각하면 거의 굶었다고 표현해야 마땅하다.  바쁜 때라면 그런 생각을 하지 않고도 지나가겠지만, 어디까지나 이건 보통의 스케줄과 보통의 삶에서 이렇게 된 경우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밥도 그렇지만, 그런데, 머리가 복잡하거나 어떤 이유로든 식욕이 나지 않을 때가 있는데, 그런 때에는 아무리 맛난 음식이 눈앞에 있어도 음식생각이 나지 않는다.  기껏해야 술이나 퍼부을 뿐이다.  책을 음식으로 비유할 때, 과연 술 같은 책이 있을까?  잘 모르겠다.  어쩌면 그래도 생각없이 볼 수 있는 만화책이 딱 그 정도로 쓰일 때가 있는 것도 같은데, 문제는 이들 대부분이 박스에 담겨 보관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렇게 지난 13일 간은 밥도 책도 다 그저 그랬다.


56권째.  79권이 완간이고, 거기에 최근에 나온 크리스티의 다른 소설 다섯 권 정도까지 읽으면 그녀의 책은 거의 다 읽는 것 같다.  문제는 계속 읽어나가는 것이 이렇게 긴 시리즈의 경우 조금씩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여전히 재미있게 읽고는 있지만,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실내자전거를 타면서 읽었다고는 하지만, 어쨌든 기본적인 내용과 전개는 다 기억하는데, 범인의 모티브가 잘 떠오르지 않는 것이다.  분명히 보면서 어떤 소설의 구성법칙 같은 것을 살짝 본 것 같았었는데.  그래 다 머리가 아픈 탓일게다.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이런 이야기를 어디까지 믿어야 하나?  일단은 미스테리로 일관하는 보편적인 UFO이야기의 접근과는 많이 다른 점이 흥미롭게 보였다. 대부분의 이야기들은 지금의 내가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멀게만 느껴진다.  하지만, 단순한 음모론적 흥미거리로 읽기에는 내용이 꽤나 묵직했다.  


늘 생각해왔다.  물리학적으로 불가능한 빛의 속도.  설사 빛의 속도에 근접한다해도 가장 가깝다는 알파센타우리의 외곽까의 거리인 4.4광년을 거슬러가려면 4년 이상이 걸린다는 얘기다.  그러니까, 꿈의 에너지원이라는 타키온 입자가 발견되어도 빛의 속도를 낼 수 있어도 사실 항성간의 여행은 불가능하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빛의 속도보다는 웜홀이론이 더 즐겨 다뤄지는 것 같다만.


영혼의 속도도 마찬가지.  영혼을 물질로 본다면 분명한 한계가 있다.  


하지만, 생각의 속도는 무한하다.  정확히 컨트롤하거나 의미있는 개념 또는 물질화의 방법은 모르지만, 내가 만약 특정 우주의 위치를 알 수 있다면 내 생각은 이미 거기 가 있다고 할 수도 있다.  이것이 물질화해서 돌아다니는건 또 다른 이야기지만.  이 책에서 이와 같은 개념을 다룬다는 점이 재미있다.


긴 얘기를 하다보면 내 머리도 이상해질 것 같다.  그저 저자의 외계인론이나 경험이 얼마나 진실한지, 이를 왜곡하는 세력은 얼마나 나쁜지를 떠나서 그가 설파하는 사상, 평화를 향한 마음, 이런 좋은 이야기에 집중했다.  


결론적으로 외계인의 존재는 있다고 믿지만, 무엇인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분명 세상을 소수집단의 이익을 위해 조정하고 조작하려는 범국가적인 세력은 존재한다고 믿는다.  이미 유수의 정치가들이나 문필가, 탐사저널리스트들이 이야기해온 바, 이런 세력은 존재한다.  당장 한국처럼 작은 나라에서도 특정기업, 아니 이들의 복합체인 재벌 같은 것들이 정치-경제-사회-언론을 장악하는 세상에 훨씬 더 큰 이익을 위한 대형조직의 존재를 못 믿을 이유가 없다.  다만 책에서 다뤄진 수준의 이야기는 역시 아직은 어려울 뿐이다.


좀더 읽어가야겠다. 이럴 때에는 일과 운동과 책이 도피처가 되어주고, 기도가 맘을 달래줄 것이다.  술은 친구가 되어주겠지?  아주 오래전에, 소오강호를 펼쳐놓고 한 잔 하면서 영호충과 술잔을 나누던 호연지기가 그립다.  청년은 아저씨가 되었는데, 아저씨는 그 보다 더 금새 할아버지가 될까 두렵다.  몸도 마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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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8-14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리소설에다가 미스터리 도서까지 읽으면 머리가 아플 것 같습니다. 글을 읽다가 생각할 것이 많아지니까요. ^^

transient-guest 2015-08-15 02:05   좋아요 0 | URL
미스터리 도서는 정말 그래요. 그것도 순전히 흥미로 읽는 음모론이 아닌 진지한 글이라면 더더욱..ㅎ
 

머리가 복잡한 일이 요 근래 계속 이어지고 있다.  내 맘대로 되지 않는 것들이 더 많은게 인생인데, 어느 정도는 control이 필요하고 결단을 내려야 하는 일이다.  항상 주변과 사람들을 생각하게 되는데, 이런 것도 참 피곤하다는 생각이다.  누군가 내게 조언했던 것처럼 number 1 is me 라는 자세가 나에게는 강제적으로라도 주입되어야 하는게 아닌가 싶다.  쉽지 않다.  


책을 읽기 전까지 이 사건에 대한 나의 인식은 "이상한 교수"와 "죄질에 대비해서 무거운 형량"이라는 정도였다.  그런데, 읽고나니 여기에는 매우 오랜 시간동안 한 개인에게 가해진 집단의 부정하고 불법한 폭력으로 인한 피해, 여기에 담당판사와의 사건이후 (그것이 석궁의거든 석궁테러든, 또는 attempted 상해이든) 개인에게 가해진 법관집단의 사법폭력 이렇게 두 가지의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건 1: 성균관 대학교

대학교 당국의 실수에 대한 정당한, 아니 당연한 의무였을 교수의 문제제기건으로 결국 그는 일자리를 잃었다.  법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 법에 대한 믿음은 그 후 재판과정에서 학교-법원의 담합에 가까운 짓거리로 깡그리 사라지고, 그의 해직은 확정 되었다.  그 과정에서의 부당함, 불법적인 법원의 행각, 판사들의 행태는 책에 잘 서술되어 있다.  이런 종류의 사람은 사회의 투명성 정도를 떠나서 사는게 힘든 것은 분명하다.  상당히 독선적인 교수의 성향, 타협을 전혀 모르는, 오로지 이슈를 흑백으로 밖에 볼 수 없는 교수의 두뇌구조는 분명히 이슈가 있다.  다만, 성대 vs 교수 재판과정에서 보여진 법원의 사건사실을 완전히 배제한 판단은 아무리 좋게 보아도 옳게 보이지 않는다.  늘 법리를 내세우는데, 기실 여기에는 함정이 있는 것이, 법리를 다른 방향으로 가게 할 fact를 모두 배제하고 특정피고나 원고에 유리한 fact만 남긴 다음에 법을 적용하면 당연히 '법리'적으로 문제가 없는 판단이 나올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작금의 문제는 더더욱 배심원 제도를 한국에 확정적으로 도입하여야 하는 이유가 된다.  요컨데 사건에서 사실관계판단은 일반 배심원단에게 맡기고 판사는 법리만 따지게 해야한다.  그래야만 그나마 그 무시무시한 권력을 조금이라도 분산시킬 수 있는 것이다. 이 건에서 보여지는 판사들의 행태를 보면 conflict of interest라는 개념을 무시하는 건 김앤장 만이 아니라고 생각된다.  


사건2: 교수 vs. 판사

판결에 분노한 교수는 판사를 찾아갔고, 결과는 세간에 알려진 석궁사건이 되었다.  이 또한 재파과정에서 주요 fact나 clear하지 않는 증거자료나 상황은 깡그리 무시한채 그야말로 판사 마음대로 판결을 내리고 최종적으로는 형이 확정되었다.  "피해자"라는 판사의 진술도, 형사들의 진술도, 상황을 보여주는 fact도 모두 판사 마음대로 재단하였고, 재판과정에서 법적인 절차와 적법한 문제재기는 깡그리 무시되었다.  내 생각에는 석궁에 맞았다고 주장하는 '피해자' 판사보다 더 나쁜놈이 원심판사라고 본다.  그 역시 법관의 자격이나 자질, 아니 법적인 지식과 application skill이 심히 의심스러운 수준의 행태를 보여주었는데, 그야말로 저질적인 사법테러가 아닌가 싶다.


개인적으로 만나보면 검사나 판사들 상당수가 참 괜찮은 사람들이다.  그런데 조직논리와 완장증후군이 발동하면 이 괜찮은 사람들이 저런 인간들로 변한다. 외국의 사례를 봐도 그런 경우가 없지는 않지만, 유독 한국에서 이런 일이 관행적으로 일어나는걸 보면 우리의 정치력이나 시민의식이 아직은 성숙하지 못한 탓도 하지만, 가끔 우리의 사회-문화적인 유전자에 이미 깊숙히 각인된 것이 조직문화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이정렬 판사.  소위 막말판사로 해직되고 진보진영의 팟캐스트에서 진보성향의 listener들이 들으면 좋은 얘기를 많이 해주고 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보여준 그의 법논리나 의식을 보면 기실 그 또한 진보버전의 강용석이 아닌가 싶다.  물론 그도 막말사건으로 탄탄한 자리를 빼앗기고 느낀게 많이 있겠지만, 그래서 달라졌을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난 그의 진보플레이를 더 이상 좋게 볼 수가 없다.  


사법개혁이 시급한 이유는 권력의 독점, 독단, 독선화이고, 세력화이며 조직화이다.  어떤 경우에도 조직논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저급한 법원, 검찰조직은 한국사회에 만연한 feature라고 보겠지만, 유독 그들이 문제가 되는건 그들에게 주어진 무시무시한 힘, 이에 따른 피해 때문이다.  엘리트 의식도 좋고, 정치성향도 인정해 줄 수 있겠지만, 검사가 검사답고 판사가 판사답지 못한 것은 결국 사회에는 거대한 '독'이고 '악'이 된다.


김화영은 번역가이고 에세이스트이다.  2015년 현재에는 아마도 원로급에 속할만큼 오랜 커리어를 자랑하며, 지금처럼 작가도 문창과라는 공장식으로 만들어지기 전에 글쓰는 세계로 들어온 사람이다.  그래서일까, 아니면 이 글이 쓰이던 당시의 풍조 때문일까, 이 책의 글은 요즘의 이런 책에서 쉽게 나타나지 않는 전문성과 문학적인 고련, 사색, 그리고 그것들을 시처럼 쓰인 산문으로 엮어내는 제법 묵직한 향기와 구성을 느끼게 해주었다.  카뮈번역으로 더욱 유명한 이 분의 책을 읽다가 끓어오르는 지름신을 주체하지 못하고 카뮈전집을 사버렸을 정도로 상당히 강렬한 인상을 받았고, 번역이라는 형식을 통한 것이지만 분명히 그만의 오리지널리티가 나타났을 카뮈전집에서 보게 될 그의 문장이 보고 싶어졌다.  


70년대.  박정희씨의 독재가 그 절정을 지나 발악기에 접어들었을 무렵의 프로방스는 아마도 이 젊은 문학청년에게는 세상에 다시는 없을 이상향으로 보였을 것이다.  지금은 관광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 프로방스지만, 그때만 해도 아는 사람만 아는, 미스트랄로 상징되는 미지의 세계였을 것이다.  그의 인생은 분명히 글쓰는 이로서만이 아니라, 한 사람으로서도 이 여행을 통해서, 넓어졌을 것이다.  


문체와 어투가 상당히 old해서 지금의 눈으로 보면 다소 촌스럽게 보일 수도 있고, 진부한 부분도 없지는 않지만, 요즘의 책들과는 다른 '힘'과 '깊이'가 느껴지는 책이다.


(55: 장례식을 마치고)

운동하면서 읽은 덕분에 즐겁게 드라마를 즐겼지만, 추리는 좀 어려웠다.  크리스티의 작품 전반에 즐겨 쓰이는 트릭이 이번에도 쓰였다.  '등잔 밑이 어둡다'는 수법을 생각하고 읽으면 의외로 금방 용의자를 유추할 수 있는데, 이번에 느낀 점은 역시 누군가가 살해당하면, 그 사건으로 이득을 보는 자가 범인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점이다.  임과장의 죽음으로 가장 큰 득을 보는 자가 누구인가?  유병언이 죽어서 가장 잘 된 entity는 누구인가?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8월 첫 주간은 제대로 읽은 책이 없다. 바쁘고 복잡한 상황, 터질 것 같은 내 머릿속 덕분이다.  운동이라도 꾸준히 할 수 있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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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가 붐을 일으킨 후 상당히 오랜 시간 후에 좀더 작은 하드커버 판형으로 재출간된 책이 많이 있었는데, 2015년이 된 지금, 이들도 또한 오래된 판본이라서 그런지, 많이 절판되었고, 새로운 출판사에서 다시 나오고 있다.  이 책도 그런 느낌을 받았는데, 아마도 예전에 읽은 하루키의 재즈에세이와 와다 마코토라는 작화가의 삽화를 모은 책인 것 같다.  그러니까 읽어봤고, 이미 가지고 있는 책의 다른 판본을 사들이게 된 것이다.  일부러 그런 기억은 없고, 아마도 이것 저것 주문하면서 새로운 책이려니 하고 장바구니에 담았을 것이다.  


역시 새로운 내용보다는 그저 한번 다시 재즈를 읽는다는 기분으로 가볍게 봤는데, 쳇 베이커, 글렌 밀러, 찰리 파커, 루이 암스트롱, 마일스 데이비스, 쟝고 라인하르트, 빌리 홀리데이, 엘라 피츠제럴드 정도는 나도 아는 뮤지션이고, 나머지는 잘 모르는 사람들이다.  이런 책을 갖고 있으면, 언제고 기억을 해서 중고음반가게에서 CD를 구해서 듣게 되니까, 조금씩 나의 재즈에 대한 저변도 넓어지는 것이다.  


성공한지도 한참되어 완전히 자리가 잡힌, 부동산으로 말하자면 맨하탄의 노른자위의 건물 같은 작가는 역시 대단하다.  무엇을 써도 작품이 되고, 책으로 나와 팔려 나가는 점이 말이다.  어떤 판단과 편견을 다 빼놓고, 그 자체로 그냥 대단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번역도 할 수 있고, 강연도 하고, 마치 앞서 얘기한 서진 작가가 소박한 지방의 단층집이라면 하루키는 강남 번화가의 빌딩 같다는 생각이다.  


사실 하루키에게 젊은 시절, 그를 유명하게 만든 역작들 같은 대작을 더 이상 기대하지는 않는다. 작가도 늙어가고, 아무리 관리를 잘해도 나이에 따른 창작과 힘의 노쇠를 막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 필력이 타오르던 시절의 작품을 늦게나마 접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앞으로도 에세이든, 창작이든 열심히 그의 작품을 읽을 것이다.  큰 기대 없이, 담담하게 말이다.  


'얼음과 불의 노래'로 근래 가장 성공한 판타지 작가로 등극한 George RR Martin옹의 예전 작품들을 한 권으로 모은 책인데, 얼불노가 유명해지면서 외전겪이 되어버린 Hedge Knight, Sworn Sword, 그리고 The Mystery Knight을 모았다.  얼불노의 한글판은 워낙 문제가 많은 번역이라서 나중에 다시 정리해서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고, 영문판은 1-5권까지를 모두 하드커버로 모았고 1권을 읽다가 쉬고 있다. 워낙 얼불노의 시대에서 보면 옛날 이야기라서 겹치는 내용은 없고, 책도 동화수준으로 쉽게 쓴 이야기라서 부담없이 재미있게 읽었다.  웨스테로는 옛날부터 음모가 판치는 곳이없음을 알 수 있고, 마틴옹을 유명하게 만든 허무한, 하지만 매우 현실적인 결말도 이미 이때부터 볼 수 있었다.  워낙 얼불노가 유명해진 덕분에 아마존에서도 이 책을 다시 구하는 것이 쉽지가 않다.  곧 다시 업데이트되어 출판될 예정이라는데, 그럼 별 수 있나, 또 사야지.  


오전에 바쁘게 일하고 잠시 쉬는데, 휴가도 제대로 못 다녀온 덕분인지, 7월은 내내 쉬다 말다를 반복하면서, 그렇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사이즈를 조금만 더 키워야 할게다.  나도 이렇게 마냥 일만 하고 살 수는 없으니까.  생활의 여유나 자유도 좋지만, 3-4개월에 한번 정도는 다 던지고 3-4일 정도 사라질 수 있어야 한다.  딱 그 정도의 staffing까지만 일단 키우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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