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도 팬심이라는 것이 있을까.  생각해보니 나이가 들면서부터는 무엇인가를, 또는 누군가를 그렇게 깊이 추종(?)하다시피 좋아한 때가 별로 없었다.  그렇게 말하고 나니, 그래도 김광석을 듣고 코드를 따서 어떻게 하면 그 일찍 가버린 가객의 목소리와 기타소리에 가까이 갈 수 있을까 하던 대가 있기는 했으니까, 팬심 비슷한 것이 사라지기 시작한 것은 아마도 로스쿨 입학 전후의 시기가 될 것이다.  자주 얘기하지만, 그놈의 로스쿨을 다닌 덕분에 이렇게 밥을 먹고 살기는 하지만, 난 아마도 20대의 가장 좋던 시절을 책도, 여자도, 생활도 다 멀리하고 고통과 고뇌의 제단에 바쳐버린 것 같다.  anyway, 그 3-4년, 거기다 시험까지 1년 정도는 책도 잘 안 읽고, 영화는 좀 본 것 같고, 열심히 하던 검도도 그때 다 날려버리다가 막판에 심하게 다치는 것으로 끝장을 보았으니까, 평생의 밥벌이의 댓가로 톡톡히 값을 치룬 셈이다.  그렇게 살다가 2006년 겨울부터 한 두어 달을 놀았는데, 이때 다시 책에 가까이 갈 수 있었고, 이후 2011년에 남의 회사에서의 밥벌이가 끝난 다음 가졌던 두어 달 같의 휴식기 때 무라카미 하루키, 마쓰모토 세이초, 에도가와 란포 등의 작가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  


여기에 조선일보에서 기자로 입사하여 "어쩌다" 보니 영화평론이란 것을 하게 된 이동진 이란 사람이 있다.  솔직히 말하지만, 인문학 팟캐스트의 붐을 타고 시작된 '이동진의 빨간 책방'이란 것을 듣기 전까지는 그런 사람이 있다는 사실도 몰랐지만, 전문성이 담뿍 들어간 그의 차분한 목소리를 듣고 나면 갑자기 학창시절 '별밤'을 - '별밤'이 개판이 되기 전, 그러니까, 이문세의 '별밤'까지 - 듣던 기억이 되살아나는 덕분에 지금까지 '빨책'을 듣고, 이동진과 또다른 중심축인 김중혁 작가의 책을 읽게 되었다. (사실 '빨책'의 매력은 유쾌한 책수다도 좋지만, 방송 마지막엔가 이동진이 책을 읽어주는 부분이다.  아름다운 theme과 함께 그의 살짝 뜬 차분한 목소리로 읽어주는 책의 한 귀절...) 덕분에 난 김중혁 작가가 고전을 읽지 않는 작가란 사실도 알게 되었고, 이동진을 통해 미야모토 테루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었음이다.  


그의 '밤은 책이다'는 솔직히 조금은 딱딱했던 것 같고, 다른 '책'에 관한 '책'과는 다른 감성이라서 그랬는지, 딱히 기억하는 부분이 없다.  책을 읽기보다는 사들이는 '마니아'라는 그는 장서가와 애서가의 경계 어디엔게 서있는 나의 모습과도 닮았기에 그의 책내공도 무시할 수는 없지만 (무려 만 여권이 넘는 책을 보관하기 위해 대여점에서 쓰는 rolling bookcase를 주문제작한 일화는 장샤오위안 교수의 방식과 함께 내가 고려하는 미래의 책보관방법이다), 이동진 하면 뭐니뭐니해도 '영화'다.  지금도 유투브에 이동진이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하면 온갖 영화대담과 강연, 그리고 방송클립이 나올 정도로 그는 영화에 한해서는 현존하는 몇 안되는 고수들 중 하나라고 하겠다.  현학성이나 견강부회 없이, 그저 아름다운 감성과 장면을 따라가면서도 작품성에 대한 평을 잊지 않는 그의 평은 다른 누구에 의하면 알게 모르게 한국에서 상영되는 '영화의 흥행을 좌지우지'한다고.  


오늘 이 책을 보면서 나도 한번 봤던 영화는 다시 보고 싶어졌고, 그냥 지나갔던 영화는 새삼 다른 의미로 다가왔으며, 못 본 영화는 꼭 한번은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으니까, '영화의 흥행을 좌지우지'한다는 소리가 괜한 것 같지는 않다.  각 챕터마다 한 편의 영화를 따라가는 여행을 직접 사진기에 담고, 밤 12시 정도의 라디오 방송이라면 딱 어울릴 듯한 감성의 글, 그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들리는 듯한 여정을 모아놓은 이 책은 토요일 오전 새벽 4시 20분의 지금 딱 반 정도를 읽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만에 깨어난 새벽, 책을 읽다가 문득 한 가득 떠오른 혼자만의 감상, 일종의 충동과도 같은 이 맘을 흘려보내기 싫었기에 페이퍼에 남겨 봤다.  쓰고 나니, 이 시간을 그냥 보내버렸더라면 설사 책을 끝까지 다 읽었다고 해도, 오늘의 이런 글이 나오지 못했을 것을 알겠다.  나이가 들수록, 혼자서 보내는 시간이 아쉬운 법이다.  이렇게 잔잔하게 세상 모든 것들이 잠들었을 시간에 홀로 깨어있는 시간은 그래서 더더욱 소중하다.  오롯히 혼자만을 위한 시간, 공간.  그래서 기도는 새벽에 홀로 하는 것인가보다.  


"부러우면 지는 거다"라는 말은 이럴 때 하라고 만들어진 것 같다.  예전에 버지니아의 폐탄광촌 근처 어딘가에서 서점을 열었던 이야기, 빈에서 갑자기 서점주인이 된 사람의 이야기, 이상북스나 시골의 어딘가에서 책가게를 연 이야기까지 부러움과 아쉬움, 그리고 '그게 되겠어?'라는 맘의 경계를 오가게 하는 책들에 이제 한 권을 더하게 되었다.  오키나와 하고도, 헌책방, 하고도, 열었다잖아?


다른 건 몰라도, 이런 식의 작은 서점은 역시 일본이 아니면 어렵겠다.  시장통의 다른 가게들 사이에 딱 2평의 공간으로 헌책방을 연 우다씨는 원래 대형서점의 직원으로 오키나와에 2년간 파견을 나왔던 것.  그러다가 오키나와에 주저앉아 같은 자리에 있던 헌책방을 인수하여 경영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2평의 서점에서 취급할 수 있는 책의 숫자와 종류는 제한될 수 밖에 없는데, 그래도 다행인 것은 오키나와에서는 오키나와에 관련되 모든 책, 예컨데, 작가든, 주제든, 사람이든, 무엇이든 잘 팔린다는 점이다.  거기에 일본 특유의 - 오키나와는 사실 일본이 아니지만 - 옛것을 보존하고 유통시키는 자세까지 더하면, 그래도 이 정도 규모의 헌책방을 운영하면서 먹고살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일본의 어느 곳에 있을 것이니, 우다씨가 살짝 부럽다.  하루 종일 한가하게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책 몇 권을 팔고 그날의 양식을 마련하는 삶은 물론 모두의 것이 될 수 는 없겠지만, 그러니까 더욱 부럽다는 것이다.


책의 내용 하나하나는 블로그의 글처럼, 일기처럼, 그냥 하루의 일상을 써내려간 듯, 깊은 내용은 없다.  그저 담담하게, 아주 가끔은 발랄하게 헌책방을 열고 꾸려가는 우다씨의 이야기.  덕분에 이 책을 먼저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시간의 감성은 반만 읽은 이동진의 책이 먼저가 되었다.


새벽에 눈이 떠졌는데, 그리 피곤하지 않았던 것을 보면 뒤척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꽤 숙면을 취한 것 같다.  몇 개의 일감을 들고 퇴근했던 터라 여섯 시에 gym이 여는 시간까지 조금 해보려고 노트북을 켰더니 이렇게 페이퍼를 쓰고 있는 나 자신을 보았다.  35분간, 물이 팔팔 끓어 휘슬소리가 나는 주전자도 간만에 한번 써보고, 역시 간만에 earl grey를 한 잔 마시고 있다.  엘리뇨의 끝자락을 지나는 덕분에 더디게 온 봄을 엘러지로 한 가득 느끼면서 이틀 사이에 헐어, 퉁퉁 부어버린 코끝의 둔중함과 따거움까지 온몸의 감성세포가 한껏 열린 듯한 새벽.  그래도 이제는 춥지 않아서 베란다 문을 열어놓고 식탁에 앉아 있을 수 있다.  


이동진 작가/DJ/기자/평론가가 잠에 드는 시간이 대략 새벽 다섯 시라니까, 지금 시간이면 그는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잘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다.  맑은 정신으로 새벽을 맞는 것과 밤으로서의 새벽을 맞는 그의 일상과의 사이 어디엔가 오귀스트 뒤팽과 함께 한 '모르그 가의 살인사건'이나 '매리 로저스 살인사건'의 시간이 있을 것이다.  낮에는 두꺼운 커튼으로 빛을 가리고 촛불을 가득 켜서 밤의 시간을 이어가고, 밤이 오면 다시 살아나 인적이 끊긴 거리를 배회하던 그들의 시간은 일견 아름답긴 하지만, Jack the Ripper나 하이드씨 또는 드라큘라 백작의 시간이기도 한 탓에 그 모습을 상상하면 살짝 등골이 시려오기도 한다.  그래도 내가 정상적인 생활이 필수인 보통사람의 삶을 살지 않아도 된다면 한 일년 정도는 그렇게 살아보고 싶다.  한 오전 6시 정도에 잠이 들고 오후 2시 정도에 깨어나 운동을 하고 (이 시간대의 gym이 가장 덜 붐빈다) 오후 5시부터 일을 하며, 밤 12시엔 하루(?)의 일과를 끝내고 대다수가 잠을 청하는 시간부터 TV를 보면서 하루의 피로를 끄다가 책을 붙잡고...그렇게 한 일년을 살면, 글쎄 수명이 좀 줄어들지도 모를 일이지만, 일생에서 딱 일년의 기괴한 삶이 허락된다면 다른 일년 정도는 댓가로 치뤄도 무방하지 않을까?


이 책을 읽은 덕분에 미국도 아닌 알라딘에서 한국어 자막이 달린 이런 저런 영화 DVD합본을 찾고 있다.  이를 끝으로 당분간은 정말 책주문을 끊어야지...(이 book buying sprees는 이미 사무실이 들어가 있는 건물의 receptionist들 사이에선 나름 유명하다) 그러면서도 큰 건이 성사되면 또 몇 십만원어치의 책은 쉽게 주문할 터이니, 난 역시 집값이 좀 싼 곳으로 이사를 가야만 할 것 같다.  


살짝 엿본 '기괴한' 삶은 이렇듯 호기심을 자극하는 감성의 맛을 조금 보여주었다.  딱 일년만 그렇게 해볼까???  상담이 문제인데, 일은 오히려 더 많이 처리할 듯.  그런데, 그렇게 살다보면 오후 1-2시의 감성이 이런 새벽의 감성으로 다가오려나??  그럼 '기괴하게' 사는 의미가 없을텐데...


거의 50분 동안 붙잡고 있던 이 페이퍼를 다시 읽어보니 역시 마구잡이의 감상어린 글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오랫동안 잊고 지낸, 맘에 떠오르는 것들을 한껏 글로 풀어낸 시원함이 있어 속이 후련하다.  그거면 됐다.



지금에 딱 어울리는 노래.  내 어머니가 소녀시절에 사랑한 가수들, 그 어머니를 통해서 알게 된 듀오 Simon & Garfunkel의 Wednesday Morning 3am이란 노래는 어머니가 아닌 내가 찾은 숨은 보석같은 노래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6-04-30 23: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5-01 01: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몬스터 2016-05-01 0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성 퐁퐁 ㅎㅎㅎ

transient-guest 2016-05-02 00:21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정말 오랫만의 경험이었네요.ㅎ

yamoo 2016-05-01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트랜스 님은 법을 전공하신 거 같았는데, 로스쿨 전공하셨네요. 지금 미쿡에서 변호사로 일하시는 듯합니다아~

저는 이동진의 책도 팟캐스트도 안 들어 봤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동진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에 그가 쓴 책도 읽지 않을 듯합니다. 이동진의 영화평론 보단 박평식의 평론이 끌립니다. 도대체 박평식은 뭔대 그리 영화 평점을 짜게 주지?? 이런 반감의 나날들이 지속되던 어느날...그 박평식이 추천하는 영화들을 하나 둘 보기 시작했는데....영화들이 정말 다 끝내줬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전 이동진 보단 박평식..ㅎ

이런 감상어린 글 좋습니다!^^

transient-guest 2016-05-02 00:22   좋아요 0 | URL
네 맞습니다.ㅇ 박평식은 누군지 모르겠네요. 사실 평론프로그램도 워낙 많고, 저는 한국 TV나 라디오를 듣지 않아서 이동진도 우연히 알게 되었지요. 감사합니다.ㅎ
 

너무 자주 하는 소리가 되어 쓰는 나도 매우 식상한 이야기가 되어버렸지만, 요즘 책읽기도, 일상도 무엇도 흥미를 잃은 나날들이 계속 되고 있다.  어디에선가 위로를 받고 싶기도 하고,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혀 다잡을 수 있었으면 하고 있던 어제 오후, 다시 장샤오위안 교수의 [고양이의 서재]를 꺼내어 들고 한 페이지씩 넘기기 시작했다.  아주 많이는 아니었지만, 이 책을 읽는 동안만은 다른 모든 것을 잊고 책이 모이고 한 권씩 읽어지는 것에 대한 잔잔한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  게다가 책 뿐 아니라 이분은 DVD도 3000장이나 모은 사람이라서 나의 수집벽과는 조금 통하는 점이 있어 더욱 공감하면서 볼 수 있었다.  


"오후의 햇살이 비스듬이 비치는 서재에서 게으른 고양이가 책과 디브이디 사이를 거닐다 앉았다 하며 동서고금의 신기하고 이상한 일들을 생각하는 모습을, 나는 언제나 상상한다."


"누구도 세상의 책을 금하고 없앨 수 없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눈 내리는 밤, 문을 닫고 금서를 읽는' 것은 중국 문인들이 줄곳 사랑해 온 경지다.  수많은 책이 금지됐던 그 시절, 문을 닫고 갖가지 '봉자수' (봉건주의, 자본주의, 수정주의)의 독초를 읽는 것은 얼마나 자극적인 일이었는지!"


"이과 계열 학문을 하다가 문과 계열 학문을 하는 건 문제없다.  그러나 문과 계열 학문을 하다 이과 계열 학문을 하는 것은 내 여태 본 적이 없다"


"'수재는 군사를 논한다'라는 중국 문인의 전통적인 취미..."


"나는 대개 조용히 경청만 했지만 듣는 내내 상쾌한 봄바람을 맞는 듯 선생의 말씀에 깊이 감화되었다"


"역사를 공부할 때는 역사서만 보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한쪽에는 연표, 다른 한쪽에는 역사 지도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역사를 제대로 공부하고 이해하고 싶다면 이 점은 필요 불가결하다...시간 개념은 공간 개념과 밀접하게 연결된다"


"난 외국 여행을 하고 싶지도 않았고 바다에 놀러 가고 싶지도 않았다.  그저 편안히 공부를 하고 싶었다"


"난 이런 충동을 무척 소중하게 생각한다.  중년으로 접어들수록 더욱 귀하게 느껴져서 이런 충동이 일어날 때마다 소중히 하려고 한다. 젊을 때는 지식욕이 강하기 때문에 이런 걸 모른다...어떤 일에 흥미가 생기고 그 분야에 좀 더 깊이 들어가고자 할 때는 관련된 책을 읽는 편이 좋다"


"지금까지 독서는 나의 낙이었다.  내 인생의 정신적 지주였다.  나는 독서를 통해 나 자신을 지탱하고자 했다.  독서는 나 자신이 진실로 꽉 차있다고 느끼게 해 주었고 허황되지 않았다."


"책을 모아서 가장 직접적으로 좋은 점은 필요로 할 때 언제든 찾아 읽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나는 다른 사람에게 책을 빌려주지 않는 편이다.  돌려받지 못할까 걱정하는 탓이다.  책에 대한 나의 애정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책을 빌려 가고도 신경 쓰지 않고 아무렇게나 굴리다가 책을 잃어버리면 없어졌나 하고 만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은 자기의 책장을 보는 일이 무척 즐거울 것이다.  하루 종일 나가지 않아도 된다면, 나는 대부분의 시간을 서재에서 보낼 것이다"


"독서에서 가장 좋은 경지는 놀이 삼아 읽다가 역사 자료를 발견하는 것이다"


"열심히 재미있는 글을 쓰면 누군가 책을 내자고 찾아오는 날이 온다"


"좋은 서평에는 세 가지 의무가 있다. 첫째, 책을 소개한다.  이 점은 책을 읽고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다. 둘째, 책을 평가한다.  책을 적절한 배경에 놓고 평가하는 일인데 일부 사람은 해내지 못한다. 서평가는 해당 책과 비슷한 책이나 관련된 주제를 이해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셋째, 이건 상대적으로 더 어려운데 서평가의 취향에 달렸다.  책에서 재미있는 어떤 것을 찾아내 독자와 공유하는 작업이다."


"서평을 잘 쓰려면 해당 책의 분야에 익숙해야 한다"


"현대 문명의 빠른 발달에 따라 자연과학과 인문학의 거리는 점점 더 멀어졌고 이 두 문화는 갈수록 분리를 심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관심이 있다면 시간은 생기기 마련이며, 문과와 이과늘 두루 익히겠다는 목표는 평생을 들여 추구해야 하는 것이다"


"내게는 몇 차례 다듬어 정리된 '삼불 정책'이 있다. '욕하지 않고, 싸우지 않고, 멈추지 않는다'"


"요즘 공부하는 젊은이는 달달 들볶이거나 경비가 없어 학술회의조차 참가하지 못한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각양각색의 비교 평가를 하지 않으면 처질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빠진다.  이런 경쟁 분위기는 지금의 관리자들이 바라는 것이다"


"베이징대학교의 리링 교수는 대학을 양계장으로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교육이나 이과의 기초 이론 연구나 인문학 연구는 건축이 아니다"


"대체로 좋은 학문 분위기를 조성한다면 성과는 언젠가 나오게 되어 있다"


"어떤 상식 (혹은 진리)이라도 적용 범위라는 게 있고, 이 범위를 넘어서면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인생의 고수는 사람을 볼 때 대체로 작은 데에서 큰 것을 아는 법이다"


책 있으면 부자, 일 없으면 신선 


책의 맺음말의 제목으로 손색이 없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cyrus 2016-04-29 1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헌책 사들이는 충동을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나이 들어서 몸이 둔해지고, 시력이 떨어집니다. 그러면 쪼그려 앉기가 어렵고, 책 제목이 보이지 않을 거예요. ^^

transient-guest 2016-04-30 00:55   좋아요 0 | URL
눈 건강을 지키는 건 독서인의 기본자세가 되어야 할 것 같아요. 안경을 쓰고 난 후에는 계속 시력이 떨어지고 있어서, 지금부터라도 당근주스와 결명자차를 매일 마시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의 충동이라면 그저 책이나 미디어를 구해서 모아들이는 건데, 그런 흥미라도 갖고 있으니 감사할 뿐입니다.ㅎ

몬스터 2016-04-29 1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고양이 서재 ) , 예전에 리뷰 쓰신거 보고 , ebook 다운 받아 뒀는데 , 아직 안 읽고 있어요. 곧 읽고 신고하겠습니다. ㅎㅎ

관심이 있으면 시간이 생긴다는 말 , 맞는 것 같아요. 우선 순위에서 밀리는 일들을 보면 , 내게 흥미를 주지 않는 일이 대부분이니까요

제 코코는 언제나 똥꼬발랄해서 긁고 , 물고 , 잡아 당기고 , 부산히 돌아다니고 있어요. 언젠가는 게을러질까요 ㅎㅎㅎ. ( 아직 애기라서 그런 듯 )

주말 푹 쉬시고 나시면 기분 조금 나아지실 거예요.

transient-guest 2016-04-30 00:57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늘 같은 일상을 반복하는 걸 싫어하지는 않는데, 요즘은 burn-out된 느낌을 받아요...그냥 재미도 없고,..고양이는 예전에 키워봤는데 개와는 다른 느낌이었어요...ㅎ

yamoo 2016-05-01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있으면 부자...근데, 어느 정도를 넘기면, 처치 곤란한 애물단지...ㅜㅜ

transient-guest 2016-05-02 00:22   좋아요 0 | URL
너무 많으면 적자로군요..ㅎ
 

내내 신경을 쓰고 있는 일들 중 하나가 잘 해결되었다.  오늘 새벽에 바로 업데이트가 왔는데, 참 잘 됐다고 생각하면서, 남은 일들에 대한 좋은 전조로 해석하기로 했다.  


변호사라는 직업은 온갖 감정과 개인적인 감상을 배제하고 오로지 윤리와 법에 입각한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판단이 지배하는 것을 이상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막상 일을 해보면, 각각의 고객이나 케이스에 대하여 완전히 emotion을 제거하는 것은 어렵다.  개인적인 변호사로서의 책임소재의 문제는 아니지만, 케이스가 잘 풀리는 것은 어떤 한 사람과 그의 가족의 삶에 있어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거나 골치아픈 일을 해결하는 의미 또는 그 이상 커다란 임팩트가 있기 때문에 일이 잘 풀리지 않거나 더디게 진전이 되는 경우 나 또한 굉장한 정신적인 피곤함을 느끼곤 한다.  


최악의 경우 당연히 변호사는 결과를 보장할 수 없기 때문에, 그리고 그렇게 일을 추진하지도 않고, 계약하지도 않기 때문에 나의 경우 책임은 없다.  하지만, 결과가 안 좋게 나오면, 최대한 대안을 마련하여 궁극적으로는 일을 해결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마무리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단순히 고객을 위하는 마음 뿐 아니라, 끝까지 최선을 다해 결과적으로는 고객이 원하는 것을 얻게 하는 것이 돈을 버는 것 이상 큰 기쁨으로 다가오는 것을 종종 느끼기 때문이기도 하다.  여기에 더더욱, 성격상 일이 안 풀려 좋지 못한 결과로 관계가 끝나면 아주 오랫동안 그 사실 자체가 나를 괴롭게 만들기 때문인데, 이래저래 좀 cool~하다면 cool하게, 아니면 아주 냉정한 계산으로 털어버리지 못하는 천품의 결함이 있다고도 말 할 수 있겠다.


on-going한 업무를 진행하는 것도 이제는 일상이고, 여기에 사무실이 잘 굴러가기 시작한 이래 지난 2년동안 쌓인 관리업무의 양도 무시할 수 없기에 이렇게 늘 계획대로 스케줄이 전개되지 못하고 갑작스럽게 하루를 빼앗기곤 한다.  그렇게 밀린 업무는 고스란히 주말이 저녁 시간대로 옮겨지는데, 지금은 어떻게든 주중에, 설사 매일 늦은 퇴근이라도, 일을 정리하여 주말에는 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말에 자꾸 해결하다 보니까, 주중에도 주말에도 쉬는 건지, 일하는 건지 알 수 없는 시간을 보낼 때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확실히 일할 땐 일, 놀 땐 놀아야 한다.


그간 작은 성공에 살짝 교만해졌던 것 같기도 하고, 조금 방만하게 행정적인 부분을 처리한 것 같기도 하다.  이번의 어려움은 그런 나를 다시 초심으로 돌리려는 좋은 nudging이라고 믿는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yamoo 2016-05-01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쿡은 모르겠습니다만, 우리나라 법조 시스템은 정말 무전유죄 유전무죄를 양산하는 거 같습니다. 전관 예우로 사람들을 연줄로 선별하여 법을 해석하는 게 아니라 사건에 법을 짜맞추어 입맞대로 양형을 하는게 정말 기도 안 찹니다. 학문적 체계만 그럴듯하지 법을 운용하고 법을 해석하는 게 너무 기득권 위주로 이루어지는 거 같아 되게 씁쓸합니다~

transient-guest 2016-05-02 00:23   좋아요 0 | URL
미국도 문제가 많지만, 한국만큼 말도 안되는 경우는 아니라고 봅니다. 전체적인 시스템의 운용도 그렇고, 법철학이나 사회적인 인식도 그래요. 저는 한국의 문제는 단지 법조계에 그치지 않고 시민의식 전반에 걸친 거라고 봅니다.
 

나는 '시'라는 장르에는 거의 문외한이다.  거의 읽은 '시'가 없고, 유명한 시인 몇 분의 이름은 알고 있는 정도가 내 독서에서 '시'가 차지하는 비중이다.  평전이야 재미있게 읽지만, '시' 그 자체는 아직도 멀게만 느껴진다.  그런 부분에서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 이런 저런 한국의 고전을 살펴보는데, 차분히 앉아서 음미할 여유를 갖지 못하다보니 역시 그저 그렇다.  백석이라는 한국의 근대 '시' 역사에서 큰 자리를 차지하는 거장의 평전을 읽으면서도 이는 쉽게 고쳐지지 못했던 것 같다.  그저 백석이라는 사람의 삶을 엿보는 정도에서 그쳤으니 모두 내가 부족한 탓이다.


그의 젊은 시절 사진을 보면 지금의 아이돌이 부럽지 않을 정도로 잘 생겼다.  키도 훤칠했다고 하고, 셸든 쿠퍼나 하워드 휴즈를 연상시키는 결벽적인 깔끔함에 옷도 늘 수트만 입고 다녔다고 하니, 그는 정말 자기 시대 최고의 멋쟁이였던 것 같다.  그런 외모에, 당시에는 흔하지 않은 영어영문의 학위, 그리고 '시'까지.  그런데, 정작 원하던 여인과는 맺어지지 못했고, 조석지간으로 깊은 정을 나누던 기생 '자야'와는 결국 영원한 생이별을 했어야 했으니 그 팔자도 참 기구하다.  물론 그가 집안의 강권에 의해 억지로 결혼했다가 버린 세 여인의 삶도 참으로 안타깝지만.  


이토록 천재적인 '시'와 문학에 조예가 깊었음에도 적극적인 '친일'을 하지 않았던 댓가로 꽤 오랜 시간 아무런 작품을 발표할 수 없었고, 해방 후에는 북에 남아 있다가 전쟁 후에도 북을 떠나지 않았는데, 모든 것을 정치화하고 정쟁화하는 공산주의 독재체제의 피해자가 되어 농촌으로 밀려나 평생 농사를 지으며 할았다고 하니, 사랑도 그렇고, 인생의 파란이 참으로 소설 같은 '시인'의 삶이라고 하겠다.  백석의 시를 제대로 읽고 음미하지는 못했지만, 그의 삶을 들여다 보니, 자신의 작품세계에서의 한결같음이 맘에 다가온다. 평생 일본어로는 작품을 발표하지 않았고, 어려웠던 시절, 적극적인 친일로 보신한 대다수의 유력한 문인들과는 달리 만주를 떠돌며 고생을 마다하지 않았던 점은 존경할 만하다.  좀더 백석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


31세의 나이로 요절한 일본의 근대 소설가인 가지이 모토지로의 작품집이다.  마음에 전혀 다가오는 바가 없었는데, 사소설의 냄새도 나고, 다자이 오사무 계열의 퇴폐적인 느낌도 있으며, 다른 근대 일본의 소설가들의 글에서 보이는 일상생활에서의 모습도 보인다.  각 작품에 대한 특별한 감회가 없고, 공부하는 마음으로 끝까지 읽었는데, '하'권은 좀 더 나을까?  일본의 근대문학을 찾는 노력만큼이나 같은 시대, 우리의 문학의 자취를 따라가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한다는 생각.


조금씩 burn-out에 다가가는 느낌이다.  어떻게 하든지, 일을 좀더 체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게 당분간의 화두가 될 것 같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북깨비 2016-04-26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전에 모리사키 서점의 나날들을 읽으면서 일본 작가들을 쭈욱 검색해 봤어요. 번역본이 안 나온 작가들이 대부분이었지만 가지이 모토지로의 책이 몇 권 있길래 관심을 두고 있었거든요. 때마침 트게님 리뷰에서 이 책을 보니 너무너무 반가운데 하권을 기대해 봅니다. :-)

transient-guest 2016-04-27 00:54   좋아요 0 | URL
제대로 리뷰한 것도 아니어서 ...ㅎㅎ 저도 기억해보면 모리사키 서점의 나날들에서도 몇 권을 소개받았던 것 같습니다. 일본 근대문학에 관심이 많은데, 막상 읽어보면 대단한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네요.

몬스터 2016-04-26 1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쉬어가면서 하세요.

사랑을 하는 행위는 세대 / 나라 불문 누구의 삶에나 하나 이상의 이야기는 만드는가 봐요

transient-guest 2016-04-27 00:55   좋아요 0 | URL
네. 쉬엄쉬엄 하고 있어요.ㅎ 감사합니다. 말씀처럼 백석의 삶에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그야말로 파란만장한 삶이었다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그것만으로도 그는 시인다운 삶을 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일본의 추리소설은 서양의 추리소설과는 또다른 맛이 있다.  그로테스크한 디테일이나 약간의 SF적인 요소가 가미된 요즘의 작품들도 나름대로의 재미가 있지만, 일본의 추리소설하면 역시 조금 지난 예전 작가들의 작품이 역시 깊은 맛을 낸다.  


모리무라 세이이치는 마쓰모토 세이초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꽤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사회파 작가인데, 160여 편이 넘는 작품을 썼으며, 사회적인 의식도 상당한 듯 하다.  일본의 731부대의 만행을 파헤친 소설로 당시 꽤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직접 합창단을 조직하여 공연을 한 적도 있다고 하니, 한국인의 입장에서는 꽤 괜찮은 일본의 작가라고 생각된다.


이번에 모리무라 세이이치의 '증명 3부작'을 구해서 읽었다.  이들 중 한 권은 동서미스터리문고의 역본으로 읽었었는데, 일본판 중역을 잘 하는 출판사라서 그런지 번역은 꽤 매끄러웠던 것 같다.  굳이 한 권을 빼놓고 사는 건 좀 그래서 3부작을 모두 구했고, 번역이가 책 디자인 모두 맘에 들었고,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각각 '인간', '야성', '청춘'의 증명으로 구성된 이 3부작은 각각의 테제에 맞춰 이야기를 풀어내는데, 허무하기도 하고, 권선징악의 요소도 보이며, 비극적인 결말도 사용되는데, 각 테제에 걸맞는 결말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보니 그의 작품은 '고층의 사각지대'도 읽었던 것이 기억난다.  당시의 시대상을 보여주듯 '수사는 발로 뛰면서 하는 것'이라던 고참형사의 말도 생각이 나고, 전화번호와 통화기록을 일일이 사람이 대조하던 모습이 새삼 요즘과 다른 모습이라서 기억에 남는다.


시리즈의 첫 번째, '인간의 증명'에서 던지는 질문은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정도로 해석된다.  


미군정 시절, 여인을 희롱하던 군인들을 말리다가 맞아 죽은 아버지, 그 아버지를 모른체하고 도망친 여자, 그 트라우마를 갖고 자란 아이는 형사가 되어있고.  우발적인 교통사고를 내고, 희생자의 시신을 유기한, 유명한 아동심리작가인 엄마와 정치인의 아들.  죽은 희생자를 찾는 남편과 내연남.  그리고 길거리에서 칼에 찔린 채 택시를 타고 어디론가 향하던 흑인남자.  미국에서 온 이 흑인남자의 과거 행적을 조사하는 NYPD 형사.  


독자에게 모든 것을 제시하고 함께 사건을 따라가는 형식, 그러니까 전통적인 brain game으로 독자에게 도전하는 방식은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흐름을 따라가면서 연결고리에 집중하는 재미가 있다.  모든 것은 여자의 과거를 찾는 것에서 해결되고, 그 아들의 이야기는 어쩌면 좀더 곁가지로 제공된 것이지만, 결과적으로 책임이 있는 사람들은 모두 그에 상응하는 댓가를 치루는 것으로 마무리를 짓는다.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증명'이 무엇인지...'모정'도 '부성'도 모르겠고, 여기서 가장 인간다워 보이는 건 엄정하던 시절 군인들을 말리다가 죽은 '아버지'정도.  다른 작품도 그렇지만, 시원한 결말보다는 끝이 찝찝한 느낌이다.


어느날, 한 마을의 사람들이 몰살당하는 사건에서 시작되는 이야기.  몇 년 후, 보험 외판원과 함께 살고 있는 유일한 생존자인 소녀.  여기에는 주변의 마을을 손에 쥐고 있는 집안과 야쿠자의 유착관계, 또다른 살인사건 등 다양한 일들이 어우러져 있다.  결말은 의외의 반전이 있는데, 역시 사건상으로는 쉽게 유추할 수 없고, 독자에게 clue가 주어지지도 않았기 때문에 조금은 아쉽게 느껴졌다.  '야성'에 대한 '증명'을 이들 사건으로 설명하는 건 조금 무리. 


다 읽고 나면 마치 청춘은 무지와 결벽, 그리고 무모할 만큼 순수한 열정이나 증오로 이루어졌다고 말하는 것 같다.  적당한 경험과 세월의 연륜이 쌓이지 않은 순백의 모든 것들로 여럿의 삶이 이상하게 꼬이고 뒤틀린 끝에 맺어지는 결말도 씁쓸하기는 마찬가지.  청춘의 순수함 그 이면의 열정, 어떤 형태나 방향으로든지, 꼭 긍정적이라고는 말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 같다.  



마중물을 부어가고 있으나 책읽기가 쉽지 않은 나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출장도 다녀오고, 회사를 경영하면서, 일을 하고, 문제가 생긴 걸 급하게 처리하고, 그러면서 장기적인 계획에 따른 구상을 실행하는 것까지 모두 내가 처리하는 일이다.  


꿈자리가 뒤숭숭하더니 지난 주 부터는 계속 골치아픈 일이 생겨서 맘이 사방을 뛰어다니고 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하면서 열심히 수습하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