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 많은 고양이 엘러리 퀸 컬렉션 Ellery Queen Collection
엘러리 퀸 지음, 배지은 옮김 / 검은숲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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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동서미스터리문고로 읽은 기억은 책을 거의 다 보고나서 떠올렸을 만큼 다른 느낌의 제대로 된 번역이 반갑다. 동서판도 좋아하지만, 아무래도 일역판 중역은 좀 힘들다. 뉴욕을 떨게 한 연쇄살인사건을 추적하는 엘러리. 너무도 다른 결말에서 한번 더 뒤엎은 결말까지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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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간하면 돈 주고 산 책은 모두 읽자는 것이 나의 정책인데, 다음의 세 권은 모두 중간에 읽다가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결정적으로는 흥미가 떨어져서인 점이 가장 큰 이유가 된다.  


강의를 듣는 편이 더 나을 듯.  논문을 책으로 펴내면서 좀 길게 늘어진 부분이 없지 않고, 데이터를 비교하는 등 연구목적에 따른 구성 때문인지 반 정도 읽다가 던져 두게 되었다.  이번 대선후보 '안철수'를 보면서, 더더욱 정치인 안철수에 대한 실망이 커진 터라, 딱히 그를 어떤 테제로 연구한 것을 더 읽어볼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이다. 조기숙교수가 계속 좋은 책을 내고 있는 것 같은데, 조금은 선거철을 탄 것 같기도 하다.  다시 읽을지는 의문이다.


처음 반 정도는 그럭저럭 흥미를 갖고 읽었고, 어쩌면 읽기 위해 노력한 것인지도 모른다.  1947년에 태어난 저자는 어쩌면 그렇게 그 시대의 말투를 그대로 갖고 있는지, 흡사 내 아버지의 글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딱 그 60년대 후반에 젊은 시절을 보낸 사람의 냄새가 폴폴 풍기는 것이다.  하지만, 개인사를 넘어 한국문학에 대한 이야기로 들어가면서 조금씩 지겨워졌는데, 책의 탓 보다는 내가 너무 한국의 근대문학에 무지한 탓이다.  여기서 거론된 염상섭, 이광수 정도는 읽어야 이 책을 다시 들여다볼 맘이 날 것 같다.  어떤 작가나 책에 대해 이야기 하는 걸 제대로 읽으려면 그 주제에 대한 지식이 필요한데, 이 책의 어투나 단어도 꽤 옛스러워서 읽기 어려운 점도 있지만, 역시 배경지식의 부재가 이 책을 중간에 놓게 만든 가장 큰 이유가 되겠다.


아주 잠깐 가르침을 받았지만, 평생 갈만한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신 안경환 선생님의 책이라서 얼른 구했는데, 생각보다 흥미가 가지 않는다.  선생님의 다른 책은 예전의 기억으로는 굉장히 잘 빠져들게 만들었던 것 같은데.  이것이 다작의 한계인지, 에세이의 한계인지, 아니면 이젠 연세가 있어 상대적으로 어린 사람들의 공감대를 끌어내지 못하는 것인지 내가 감히 판단할 수가 없지만, 어쨌든 큰 기대를 갖고 펼친 책은 못내 그 내용이 그저 그렇게 느껴진다.  슬슬 중년의 위기속으로 들어가는 듯, 금년에는 벌써 이렇게 '남자' 운운하는 책을 몇 권 사들인 것 같고, 여기에 '기억력'운운 하는 책도 몇 권 구했는데, 영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읽을 책도 많고, 사고 싶은 책도 많은 가련한 중독자의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이러다가는 정말 흥미가 가는 책만 읽는 등, 사유가 좁아져 어느새 나도 모르게 노땅으로 머리가 굳어져 버릴 지도 모르겠다.  아니 이미 굳어지고 있는걸 나만 모르고 있는 것일지도.  


2017년 하고도 5월, 엘러지 때문에 잠을 설치는 나날들이 이어지고 있어, 아예 당분간은 잠이 오면 자고, 어려우면 딴 짓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기로 작정했다.  책을 보거나 TV 혹은 게임은 할 수 있어도 그 정신에 일을 하지는 않을 것 같다만, 사실 생활패턴이 그렇게 낮과 밤을 바꿔 익숙해진 것이 아니라면 시간의 경계에서는 달리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  


해롱거리면서도 아침의 업무를 마무리하고 오후까지도 열심히 필요한 걸 처리했다.  물론 신경을 많이 써야하는 creative한 업무는 내일과 모레로 다 미뤘지만, 어쩌랴.  사실 신명나가 일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매일의 일상에서 할 수 있는 걸 하나라도 미뤄내는 것도 이제 자영업 6년차에 들어선 지금, 터득한 하나의 노하우라고 하겠다.  그렇게 하루가 또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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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산책자 - 강상중의 도시 인문 에세이
강상중 지음, 송태욱 옮김 / 사계절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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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인이면서 아주 댄디한 강상중 선생의 에세이. 서경석 선생의 글보다는 많이 가볍다는 느낌, 그리고 좀더 멋을 부린다는 느낌. 자기관리를 잘 해서 이렇게 멋진 모습의 지식인으로 나이를 먹어가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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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스트레스를 반영하는 듯 금년에도 읽기는 무척 열심히 책을 읽고 있다만, 역시 지금까지도 상대적으로 덜 복잡한 책을 주로 읽는 것을 보면, 필요한 건 고민과 성찰이 가득한 책 보다는 일상을 떠날 수 있게 해주는 활극이나 추리, SF, 판타지를 몸이 더 필요로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내용은 다르지만, 기시감을 준다는 점에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비슷한 패턴을 보여주는 것 같다.  '너의 이름은'이 최근작, '초속 5센티미터'가 이전의 작품인데, 하나는 타임슬립과 어떤 연유인지는 모르지만 몸이 뒤바뀌는 경험을 하는 과거와 미래의 남녀의 이야기라면 다른 하나는 어린 시절의 연애담, 둘 다 지나친 후의 어른이 된 남자의 관점에서 떠올리는 과거의 회상으로 전개되는데, 둘 다 결론을 보여주지는 않는 오픈엔딩이다.  가벼운 책이지만, 유명한 애니매이션이기에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내가 남자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여성보다는 남성에게 좀더 큰 기시감을 주는 것 같다.  이런 특이한 연애경험을 모든 남자들이 갖고 있지는 않겠지만, 읽다보면 누구나 한번 정도는 이런 경험을 했을 것만 같은 그런 느낌.   DC을 오가며 잘 읽은 책.


두 작품 모두 우치다 야스오의 소설인데, 나온 순서상 이들보다 뒤인 '덴카와 전설 살인사건'을 먼저 읽은 후 작가에게 흥미를 갖게 되머 마저 구해서 읽게 되었다.  역시 괜찮은 작품들이고, 재미 또한 쏠쏠했다. '고토바...'는 아사미 탐정이 등장하는 첫 작품인 듯 한데, 현재의 살인사건의 단서를 찾아가면서 8년 전에 죽은 그의 여동생의 죽음의 실마리를 잡아가면서, 범인을 찾아간다. 비교적 무난한 추리.  '헤이케...'는 보험사기에 가담한 사람들, 그리고 하나씩 죽어나가는 이들의 뒤를 캐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아사미 탐정의 연애와 나름 기상천외하게 전개되는 뜻밖의 단서를 잘 따라가다보면 어느 정도 추측이 가능한 수준의 추리였다.  둘 다 나쁘지 않았고, 이야기가 어느 정도 흘러간 시점에서는 나도 용의자들의 범위를 좁힐 수 있는 수준의 트릭이라서 큰 부담은 없이 이야기를 즐길 수 있었다.  


2017년 이내에 검은숲에서 나온 예쁜 이 컬렉션을 일단 모두 모아보기로 했다.  엘러리 퀸이라는 필명은 두 사람이 함께 소설을 쓰면서 탄생한 건데, 미국추리소설의 황금시대에 속하는 이름이 아닌가 기억한다.  '퀸 수사국'은 단편을 모은 소품집 같은건데, 엘러리 퀸이 창조한 명탐정 드루리 레인이 등장하는 작품은 없고, 실명으로 엘러리 퀸이 직접 등장하는 시리즈의 이야기들 중 비교적 간단한 놀이(?)를 선사하는 수준의 짧은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역자의 말마따나 머리가 복잡할 때는 추리소설조차도 장편이나 진지한 이야기는 부담스러울 수 있어, 이런 정도의 이야기가 딱이다.  검은숲은 북스피어, 모비딕과 함께 참 고마운 출판사가 아닐 수 없다.  근데 마쓰모토 세이초나 란포의 책은 더 안 나오는 건가?  마쓰모토 세이초의 경우에는 신작을 기다린지도 꽤 오래된 것 같은데.


찍 잔 덕분에 일찍 일어났다.  주말일수록 어쩌면 하루를 길게 쓰는 것이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gym이 6시에 여니까, 이에 맞춰 나갈 생각이다.  날씨가 조금만 더 따뜻해지면 수영에도 도전해볼 생각.  조금 멀리 있는 다른 gym을 이용해야 하니 좀더 일찍 나가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weight후 가볍게 뛰어주고, 풀에서 땀을 식히는 것도 상쾌할 것 같다.  오늘의 오전 운동 후에는 역시 서점에 나가서 아침의 커피향기와 책냄새를 즐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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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중반을 지나면서 시간이 지나가는 속도가 무척 빨라졌음을 느끼기 시작했었다.  특히 이 시기는 내가 자영업자(?)로 돌아선 시점이기도 해서 그랬는지 몰라도, 자영업 2년차가 되면서부터는 정말 한 주가 빠르게 지나가는 걸 느꼈었는데, 6년차에 들어선 지금은 월-화-수요일까지 바쁘게 지나고 나면, 어느새 목요일 오전이 오고, 그럭저럭 버티고 하루를 마감하면 벌써 금요일이 오는 것으로 2017년의 1/3이 지나갔다.  더욱 열심히 살고, 열심히 좋아하는 것들을 해야만 후회가 적을 것이란 생각을 했다.  커피도 많이 마시고, 책도 더 많이 읽고, 음악도 많이 듣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틈새시간을 찾아서 게임도 조금씩 하고, 그러다가 가끔 chunk로 시간을 떼어내서 여행도 가고, 가능하면 출장과 여행을 적절히 섞으면 좋겠는데, 이건 회사의 사이즈가 조금 더 커져야 가능하다.  아직 그 흔한 협회세미나 한번을 가지 못했는데, 보통 연례행사나 분기별로 잡히는 행사는 보수교육을 겸해서 mixing과 networking을 할 수 있고, 더 좋은 점은 통상 관광지 또는 관광지에 가까운 곳에서 행사를 연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뉴올리언즈 hot한 지역, 샌디에고, DC 같은 곳, 겨울엔 잘 찾으면 스키리조트 같은 곳에서 3-4박 정도로 행사가 잡히는데, 일찍 예약하면 호텔도 좀더 낮은 가격에 잡는 등 혜택이 많은 것 같다.  언젠가는 가야지 하고 있는데, 경제적인 여유는 좀 나아졌지만, 시간을 낼 수가 없는 것이 문제.  이렇게 정리하는 것도 점점 밀리는 등, 아무래도 아나키스트가 장악하고 있는 내 시간경영을 국가주도의 계획경제나 공산주의로 바꿀 필요가 있겠다.



특별한 느낌은 없고, 왜 '별에서 온 그대'에서 테제로 김수현이란 잘 생긴 녀석이 계속 들고 있었는지는 알겠다.  솔직히 이런 테마나 구성은 예전에도 접한 기억이 있는데, 약간은 몽환적인 느낌이 좀 특이했다면 그렇다고 하겠다.  뭔가 짠한걸 기대한 부분도 없지는 않지만, 도서관에서 빌려서 본 것이 좀 다행이란 생각도 하고, 대략 그렇다.  나쁘진 않았지만, 내가 사서 보았을 만큼은 아니라는 생각도 들고. 근데, 다른 이들이 보면 또 더 좋은 것을 느꼈을 수도 있으니 이건 뭐라 딱 부러지게 말하기는 어렵다.  표지는 참 맘에 드는데, 그 외엔 달리, 더구나 지금에 와서 떠오르는 건 없으니 참 나의 독서란 것도 이렇게 금방 잊혀지는 것이라서, 한심한 점이 없지 않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전투에서 공성전이나 시가전은 여러 모로 가장 참혹할 수 밖에 없다.  현대전에서 성이 갖는 의미는 거의 없으니, 사실 시가전이 거의 독보적으로 끔찍한 형태의 전투가 되는데, 대개의 경우 민간인이 모두 소개되지 않았고, 오히려 이들을 방패 삼는 점, 침략군과 방어군 양쪽에서 두들겨 맞는 것이 민간인이라는 점, 그리고 거점파괴나, 중군을 함락해서 끝나는 전투가 아닌, 시작도 끝도 없고, 밤낮이 따로 없으며 전방과 후방이 없이, 그렇게 계속 피와 고름이 나는 상처처럼, 계속 이어진다는 점, 그런데 무기는 현대식이라서 대량살육과 무차별폭격이 가능하고, 소규모부대로 편성된 타깃형태의 공격과 방어가 가능하기에 거의 전천후적인 살인환경이 조성된다는 점에서, 게다가 스탈린그라드라는 상징성, 무능한 소비에트 정권의 수뇌, 히틀러의 광기와 집착, 이에 맞먹는 스탈린의 무능과 집착이 빚어낸 2차대전 최고의 분기점이자 참혹했던 전투였던 것.  읽는 내내 책을 내려놓기 힘들 정도로 이 두꺼운 책이 잘 읽혔고, 앞서 읽은 같은 저자의 '스페인 내전'보다는 더 나은 번역이라서 훨씬 부드럽게 넘어갔다.  홀로코스트가 종전 직후엔 그리 big issue가 아니었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뿌리깊은 서구의 반유대주의도 있었겠지만, 그 이상, 소비에트의 경우 추산 2000만에서 3500만명 이상이 희생되었던 탓에 600만 정도는 상대적으로 대단한 숫자로 보이지 않았을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물론 특정민족을 타깃으로 하여 조직적이고 계획적으로 이루어진 대량학살이란 점에서 홀로코스트는 그 특유의 비극성을 갖고 있지만, 다른 의미로 스탈린그라드 공방전에서 상징적으로 보여진 동부전선의 비극은 사상자 숫자의 면에서, 그리고 이후 야기된 소비에트의 복수로 인한 추가사상자발생의 면에서 그 느낌이 확연히 다른 건 사실이다.  역사에 가정은 없지만, 히틀러가 서부전선에 치중했다면 아마 소비에트의 동부유럽과 함께 유럽을 양분했을 것이고, 동화작업을 통해 하나의 제국을 이룰 수 있었다면 우리가 아는 세계는 상당히 달라졌을 것 같다.  2차대전의 아이러니가 여기에 있는데 히틀러라는 희대의 미치광이를 상대하기 위해 운명적으로 영국의 처칠, 프랑스의 드골, 그리고 소련의 스탈린 같은 단순무식하고 고집이 센 리더가 역사의 중심에서 활약했다는 점이다.  역사를 공부하고 책을 읽다보면 이런 아이러니를 보는 것이 참 즐겁다. 


아직 정리할 책이 여섯 권 정도 남았는데, 일단 성격이 비슷한 것들을 따로 모아서 하나씩 주말에 써봐야겠다.  이젠 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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