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사놓고 읽지 못한채 부모님댁에 가져다 놓았던 정운현선생의 책 두 권을 내리 읽었다. 하라는 일은 안하고, 어제 과음한 탓에 잠을 설치다가 새벽에 겨우 운동을 하고 와서 밥을 먹고, 하루종일 자다깨다 하면서 골골대면서 하루를 보냈다.  중간에 간만에 다니던 대학교의 track을 뛰었는데, 몸이 무겁고 지친 탓인지 겨우 2마일을 걷다가 뛰는 정도였다.  그래도 날이 맑고 해가 따뜻한 field에서 내려다보이는 바다의 풍경은 최고였다.  명문대도 무엇도 이젠 필요하지 않고, 그저 이 학교의 학부에서 처음부터 다시 역사를 공부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갑자기 하려면 어려울 것 같고, 조금씩 공부를 해서 두뇌근육을 다시 키워야한다.  보통 시간이 많아지면 바쁠때 하리라 맘먹은 것들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이유는 준비의 부재가 아닌가 한다.  이번 학기는 어렵겠지만, 2017년 여름이나 가을학기에는 한 과목만이라도 저녁강의를 들었으면 한다.  가장 손쉽게 시작할 수 있고 일에 도움이 될 수도 있는 스페인어부터 욕심을 부려볼 생각이다.  


2017년은 2016년에 시작된 문제가 모두 해결되고, 나아가서 내 회사가, 또 나라는 사람이 한 단계 더 성장하는 해가 되었으면 한다. 좋은 기운을 타고 천시를 맞더라도 그러나 내가 준비가 되어야 하는데, 금년보다 더 열심히 그리고 꾸준하고 성실한 생활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책도 꾸준히 읽고, 공부하고, 수행과도 같이 운동을 하고, 이렇게 하면 2017년도 금방 지나갈 것이다.  2017년에는 천병희교수의 원전번역을 다 사들이고 싶다.  용케 절판되고 있지는 않지만 워낙 고가에 내가 갖지 못한 책이 30편 정도 되는데,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는 조바심에 늘 시달리고 있다. 이미 비슷한 이유로 일부 갖고 싶은 책이 절판되어버렸기 때문에...


Q&A형식으로 아주 쉽게 친일과 친일파에 대한 설명을 해놓은 가이드라고 볼 수 있다.  야스쿠니 신사를 일본 신사 (젠틀맨)으로 알고 있는 대학생이 있다고 하니 절통할 노릇이다.  3당야합을 통해 되살아난, 그리고 이명박-박근혜로 이어지는 지난 10년의 세월동안 꾸준히 이루어진 국사조작과 탄압의 결과가 아닌가 싶다.  요즘 젊은 친구들하고 얘기해보면 이념도 역사관도 다 별로인 경우를 종종 본다. 어떻게 저렇게 젊은 나이에 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그들이 중-고-대학교를 다닌 시기는 이명박-박근혜의 치세와 맞물려있다.  그야말로 잃어버린 세월, 잃어버린 세대가 아닐 수 없다.  2014년 세월호참사 이후 중-고-대학생, 특히 이제 대학교에 들어갈 세대에 조금 더 기대를 하고 있는 이유다.  광화문의 촛불과 그 승리를 본 세대, 그리고 망가진 정치가 어떻게 경제와 사회를 망치는지를 본 세대는 다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내 순진한 기대와 믿음이 배신당하지 않길 바랄 뿐이다.



위의 책이 개론서 또는 아주 쉬운 확인서라면 '조선의 딸, 총을 들다'는 여러 가지 이유로 잘 다뤄지지 않거나 알려지지 않았던 여성독립투쟁의 주요인물을 잘 소개해주는 책이다.  임종국선생도 그렇고 그 계보를 잇는 정운현선생같은 분들은 정말이지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는데 있어 보물이 아닐 수 없다.  


한국계 러시아인으로 태어나 러시아공산당으로서 무장투쟁을 하다 백러시아군에 잡혀 사형당한 김알렉산드라의 최후도 뭉클했고, 독립투쟁의 한 가운데서조차 남성위주의 사고에 눌려 묵묵히 뒷바라지를 했던 수많은 여성독립투쟁지도자들의 이야기도 좋았다.  윤봉길의사와 거사당일 함께 훙코우공원에 갔으며 이봉창의사가 폭탄을 숨길 수 있도록 바지를 수선해준 분의 이야기도 멋졌다.  단순히 지원 뿐이 아니라 직접 무장투쟁의 선봉에 선 분들도 있었고, 친일분자나 일제공직자에게 폭탄의거를 계획했던 분들도 있었다.  말 그대로 우리 독립투쟁사에 '유관순 누나'만 있는 것이 아니고, 수많은 여성동지들의 혁혁한 전공이 있었음이다.  인구의 반은 여성이기도 하거니와, 이런 투쟁의 역사를 보면 아직까지도 만족스럽게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여성의 지위, 양성평등, 여혐범죄 같은 것들이 너무 유감스럽다.  


한홍구 교수가 독재부역자들에 대한 책을 만들기 위한 전초작업을 하고 있다는 얘길 들었다.  추리고 추려도 필경 수백에서 천명 이상이 될 것이 분명한 방대한 작업이 될 것이고, 온갖 방해와 음해가 가해질 것도 분명하다.  문제는 돈이다.  이건 좀더 알아보고 아주 조금이라도 십시일반의 맘으로 지원하고 싶다.  내년엔 시사인도 정기구독하고, 이런 한국에 뿌리를 둔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좋은 일도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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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16-12-28 17: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두 권 중 한 권은 보관함에 있고, 한 권은 사놓고 아직 손을 못 대고 있네요.
일단 사놓은 책부터 빨리 읽어야겠어요.

독재부역자에 대한 책이라면 진짜 어마어마할 것 같네요.

transient-guest 2016-12-29 01:08   좋아요 0 | URL
늘 사놓은 것을 읽으면서 또 금방 새로 책을 사고, 무한반복이죠..ㅎㅎ 한홍구 교수도 그렇게 말합니다, 엄청난 규모라고...기대하고 있어요..

hnine 2016-12-28 19: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지금 만약 다시 공부를 하신다면 아마 학부때랑 완전 다른 느낌, 다른 기쁨이 있을거라 생각해요.
제 아이도 제2외국어로 스페인어를 배우고 있는데 그때 그때 외우라는 것 안외워가고 숙제 잘 안해가면서 재미없다고 툴툴 거리기만 해요. 숙제를 잘 안해온다고 선생님은 선생님대로 부모님의 도움을 요청하는 메일을 보내시고 ㅠㅠ 솔선수범해서 이 엄마가 한번 배워보련? 거의 결심 단계까지 가다 말다 그러고 있습니다 ^^

transient-guest 2016-12-29 01:09   좋아요 0 | URL
흔히 이 나이에 공부를 하면 머리가 굳은 건 단점이고 의식적으로는 좀더 확실한 목적이 있는 건 장정이라고 하더라구요. 스페인어가 한국어로 발음하기 좋아서 은근히 괜찮아요. 사용하는 인구도 많고. ㅎㅎ

몬스터 2017-01-03 20:43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 , hnine님 아이에서 제 모습을 봅니다.

cyrus 2016-12-28 19: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천병희 교수 번역의 《일리아스》와 《오뒷세이아》를 가지고 싶습니다. 몇 년 동안 위시리스트에 고정되었습니다. 다른 책들을 사게 되니까 이 두 권의 존재감이 묻혀졌어요. ^^;;

transient-guest 2016-12-29 01:10   좋아요 0 | URL
천병희 교수의 책은 원본번역이라는 면에서 기념비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전 다 모으고 싶어요..ㅎ
 

이곳 날짜로는 2016이 대략 4일 정도 남은 시점이다.  보통은 사무실 문을 닫고 휴무를 하기도 하는데, 난 1/3-1/11까지의 휴가를 잡아놨기에, 그리고 무엇보다 막판에 한꺼번에 들이닥친 밀린 업무를 정리하느라 거의 쉬지 못하고 일을 하고는 있다.  그러다가 갑자기 하루/이틀 정도 일정이 비어버린 탓에 붕 떠버린 상태.  막간을 이용해서 아직은 2016년의 독서량으로 잡힐 몇 권의 책을 읽고 있다.


일단, 내가 아는 한에는 페넘브라의 24시 서점이란 책가게는 샌프란시스코에 없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관광지 포인트와 business district, 그리고 shopping district...그리고 차이나타운을 빼면 사실 샌프란시스코를 그닥 잘 안다고는 말 할 수 없지만, 분명히 그렇다.  ( 2017년에는 City Lights Bookstore은 꼭 가봐야지)   

이 기묘한 서점에서는 보통의 책도 팔기는 하지만 모기업의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기에 정작 직원의 주요업무는 일종의 사서라고 할 수 있다. 회원들에게만 대출되는 이상한 책들을 관리하는데, 엄선된 회원들은 영생의 비밀이 담겼다는 founder의 암호를 풀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  

암호해독은 오직 아날로그로만 가능하다는 것이 서점의 법칙인데, 전직 web designer인 주인공이 취직하면서 조금씩 이 법칙에 도전해간다.  구글의 최신기술과 imaging 기술을 동원하여 영 그 의미를 알 수 없는 text를 취합하고 3D로 구현하는데, 영생을 얻을지에 대한 이야기는 혹시 읽을 사람을 위해 남겨두겠다.  

전체적으로는 흥미있게 읽은 책인데, 플롯을 가져가는 방법과 발상은 괜찮았다.  하지만, 맺음이 조금 아쉬웠는데, 이건 저자가 전문적인 글쟁이는 아니기에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기술이 전부는 아니지만, 글쓰기에는 기술이 필요한 부분이 분명히 있고, 독학으로 이를 터득하는데에는 시간이 걸린다.  


상을 받았다고 해서 얼떨결에 구한 책. 큰 활자체를 감안하면 단편이나 중편에 가까운 양이다.  그렇다고 해서 복잡하거나 어려운 내용도 아니라서 나는 어제 오후에 스타벅스에 앉아 주문한 아메리카노를 식히면서 한 50분 정도에 다 읽은 것 같다.  읽고난 후의 느낌은 신판 모던타임즈 같다는 것.  

주인공은 어딘가 고장이 난 사람이다.  일종의 사이코패쓰 기질이 다분한 듯, 싸움을 말리기 위해 aggressor아이의 머리를 삽으로 때린다던가 히스테리를 부리는 선생님의 말리기 위해 스커트와 팬티를 잡아내린다던가 하는 등으로 초등학교 때부터 문제가 있었고, 이후 왕따는 아니지만, 간신히 남들과 비슷하게 자신을 숨겨온 채 18년 동안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편의점이라는 작은 구조의 기계와도 같은 시스템 속에서만 제몫을 할 수 있는 사람인데, 덕분에 편의점을 떠나면 심지어는 밥을 먹는 행위조차도 기계적으로 필요한 것을 입에 넣는 형태로 해결하는 사람이다.  

책을 읽을 때 저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만이 독서방법이 아니고 소설을 읽는 단 하나의 길도 아니라서 그런 노력은 일찌감치 포기했지만 읽는 동안 저자가 보여주고자 하는 건 무엇인가를 고민했다.  모던타임지를 보면 일을 하다가 기계처럼 바뀌는 사람을 볼 수 있는데, 주인공은 일이 그녀를 바꾸어 놓았다기 보다는 그 스스로 부품이 되어 정상인처럼 행동할 수 있는 곳은 편의점 밖에 없다는 자각에서 자신을 편의점에 특화된 인간으로 만들어 놓은 것 같다.  박사학위가 없는, 그러니까 천재성을 누락시킨 Sheldon Cooper (big bang theory 주인공)를 연상시키는 머릿속도 그렇고, 행동도 그렇고, 어쩌면 사회체제에 편입되어 하루의 업무를 마치고 월급을 받는 대다수의 직장인도 그럴지 모르겠다.  회사를 떠나면 스스로 무엇을 하는 것이 어려운 그런 현대판 로보트...편의점은 작게 스케일된 사회의 샘플 같은 것이 아닐까?  편의점 인간은 그렇다면 결국 우리 모두의 모습이 (비록 현실에서는 크고 작은 차별성을 갖고 있지만) 맞다.  19세기 이후 국가교육체계를 통해 초-중-고, 이후 적어도 한국에서는 남들 다 가는 대학이니 어디라도 대학교를 나와서 다시 취업시험을 공부하고 취직하고, 적당히 있다가 결혼하고...애 낳고...그 process에서 비집고 나오면 편의점을 떠난 인간, 혹은 애초에 편의점에도 들어가지 못한 인간으로 폐품취급을 받게 되는...특이점은 어쩌면 인간을 완전한 로보트로 만듦에서 시작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왕파리 한 마리가 블라인드 사이에 trap되어 나오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덕분에 꽤 시끄럽지만, 난 녀석을 구해줄 생각이 없다.  환기를 시키면 요즘처럼 쌀쌀한 날씨에는 꼭 한 마리씩 들어온다.  내가 잡는 더러움과 수고스러움을 블라인드가 해결해주고 있는 셈이다.  생명을 존중받아야 하지만, 나도 살고 보자는 그런 생각이 더 강해서 파리, 모기, termite, 바퀴벌레는 꼭 잡아버린다.  


연말에는 사무실을 좀더 정리하고 내년 9월까지 버티는 동안 쾌적한 환경을 만들 생각이었으나 내년으로 미루게 될 듯.  일단 책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고, 그간 쌓인 서류더미도 - 나중에 스캔하고 다 치울 - 무시할 수 없는데, 일단 큰 박스에 담아서 부모님 댁 차고에 보과할 생각이다.  


작년부터 추진한 일이 최하 6개월 정도 늦춰졌는데, 어쩔 수 없이 일단 내가 혼자 시작해야 한다.  그것도 오롯히 내년 초에 잡힌 업무몫으로 돌아간다.  그러니 쉴 수 있을때 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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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 그룹의 외식사업을 맡고 있는 계열사가 그간 80억원이 넘는 알바생들의 월급을 떼어먹어온 사실이 최근에 뉴스화되었다.  오늘 뉴스를 보니 계열사 대표를 해임하고 임원진을 강등시켰고, 내년까지 미지급된 임금을 모두 지불하겠다고 한다.  그런데 계열사 대표가 바보도 아닌데 왜 그런 짓을 했을까?  그렇게 한다고 그 미지급임금이 자기 돈이 되는 것도 아니었을텐데.  이자와 기회비용까지 계산하면 필경 100억원이 넘는 이 돈은 아마도 이랜드 그룹의 총이익에 포함되었을 터.  그간 이랜드 그룹이 저지른 각종 악행(?)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총수의 발언을 생각하면 누가 봐도 고의로 해석되는 이 범죄의 책임은 기실 계열사 사장이 아닌 총수의 것이 아닐까?  요즘 사회분위기가 이딴 짓을 하면 박근혜와 함께 쓸려갈 수도 있다는 해석하에 재빨리 꼬리를 내린 듯한 냄새가 난다. 


내가 남보다 비뚤어지기는 커녕, 남의 말을 잘 믿는 편이니까, 특별히 꼬인 시선으로 이랜드를 보는 건 아니다.  노동법 알기를 길가의 똥만도 못하게 보는 기업풍토, 노동부는 친기업 노동관리부에 가까운 나라, 기업이 법을 이용해서 노동자를 탄압하고, 이런 짓거리에 법원과 검찰이 동원되는 나라, 다섯 살 꼬마의 머리만도 못한 검사와 판사의 두뇌수준과 legal mind와 출세와 영달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법을 이용한 약자탄압에 도구가 되어주는 검사와 판사...내 말이 틀렸나?  진경준의 뇌물수수죄가 무죄로 나온 나라에서 뭘 기대할까?  내부거래를 해서 50억인가를 벌었는데, 그 50억을 만든, 그러니까 내부거래에 사용된 돈 2-3억만 뇌물수수를 적용한 애초부터 무뇌충적인 기소도 화가 나지만, 그게 무죄로 나온 걸 보면, 검사나 판사가 다 거기서 거기...


문제가 생기고나서 뻑하면 하는 소리가 대다수는 멀정한데 오직 "일부"의 나쁜짓이라고 한다.  그 놈의 "일부" 기독교인, "일부" 목사, "일부" 검사, "일부" 판사, "일부" 정치인...웃기는 소리다.  이명박이, 박근혜가, 최순실이...혼자 그딴 짓을 할 수 있었을까?  국가라는 말이 무색한, 모든 것이 말기적인 상태인 대한민국은 "일부"가 그래서가 아닌 "대다수"가 개방정을 떤 결과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일례로 국회의원의 의전과 특혜, 뇌물수수, 권력남용을 문제삼는데, 그런 건 아주 말단 공무원까지, 시의회, 아니 구의회라는 낮은 단계의 입법관계자들이 늘 벌이는 일이 아닌가.  대다수가 지방토호들로 구성된 지역의회는 온갖 비리와 부정의 온상임에도 불구하고 그저 뉴스화되지 않을 뿐이다.  기실 언론도 개판인데, 조중동은 말하면 입 아프고, 주로 광고비로 먹고사는 온라인 매체나 지역의 유력일간지는 양아치처럼 기사를 빙자한 협박성 폭로를 손에 쥐고 광고를 따먹는 것이 주 업무라고 하니, 감시자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기관은 공공기관도 민간에도 없는 셈이다.


최순실인가 박근혜인가.. 변호사들 중 유영하라는 놈이 있는데 전직검사다.  그런데 이놈이 검사대 나이트클럽 사장에게 향응을 받아 징계를 받은 비리검사였고, 이후의 경력도 - 정치적인 부분을 빼고라도 - 문제가 많은 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변협은 이놈에게 변호사면허를 허가했다.  이경렬 전 판사의 경우 아직도 면허가 나오지 않는데, 이 사람이 법원에서 쫓겨난 이유는 그 유명한 가카새끼짬뽕...비리검사가 면허를 받을 수 있다면 이경렬 판사도 면허를 받을 수 있어야 마땅함에도 불구하고, 역시 변협도 똥통...지금 찾아보니 2010년 크게 문제가 되어 특검까지 했던 섹스검사 박기준도 무혐의처리되고 (주 혐의는 공소시효가 지나서 무죄, 나머지는 죄로 볼 수 없다는 결론으로) 버젓히 변호사 개업도 했고, 역시나 새누리당 중앙연수원 부원장으로 활동했으며 2016년 초, 보궐선거에 출마했었다...-_-:: wTf


내가 외국에 살고 있어 더 그런지 모르겠지만, 난 한국의 시스템에 아무런 respect가 없다.  바로 이런 사유로...


내년은 more or less the same이 아닌, 정말로 무엇인가 큰 변화가 있었으면 좋겠다.  Trump놈은 취임하자마자 탄핵되었으면 좋겠고, 박근혜와 최순실/정유라라는 큰 똥덩어리를 잘 굴려서 한국 곳곳의 똥덩어리들을 뭉쳐서 한꺼번에 쓸어버릴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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雨香 2016-12-27 23: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물론 이랜드는 뇌물을 주거나 하진 않지만(최소한 우리나라에서는 그런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요즘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아낀 돈으로 선교 헌금으로 쓰는 것이 꽤심합니다.

transient-guest 2016-12-27 23:54   좋아요 0 | URL
떼어먹은 임금과 이자, 기회비용을 치면 벌금도 낮고, 지금 돈을 돌려준다고 해도, 그간 얻은 이익을 무시할 순 없죠...선교도 좋고 맘대로 하겠지만, 자기들이 표방하는 가치와 이들의 사회인식 및 준법정신은 아주 먼 것 같습니다.

syo 2016-12-28 07: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부 몰지각한˝ 이라는 말이 겨냥하는 것은 사실 ˝난 아님˝이라고 생각해요. 지만 아니라고 말하면 오만해 보이거나 적을 만들까봐 저런 태도를 취하는데, 그런 관점이 오히려 현재의 개판을 호도하고 진정한 개선을 지연시키는 것 같아요.

transient-guest 2016-12-28 10:25   좋아요 0 | URL
˝일부˝라는 표현에 숨어있는 진의죠.. 자신이 아니다, 자신의 XX만은 아니란 말을 하고 싶은거죠. 제대로 현실을 직시하고 개혁하고 개선해나갈 소지가 없어요...

yureka01 2016-12-28 09: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회사 제무재표 보면 . 손익계산서에 이익금 규모가 딱 인건비 떼먹은 금액만큼이더군요....아주 악질!~

transient-guest 2016-12-28 10:26   좋아요 0 | URL
아주 나쁜 놈들이에요..도대체 기독교 정신 같은거 내세울 자격도 없는 것들이 입만 열면 선교니 뭐니...

saint236 2016-12-28 10: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랜드 하면 아직도 기억나는 것이...홈에버 사태입니다. 여전히 이랜드는 정신을 못차리고 있습니다. 불법으로 선교헌금을 한다는 것이 그저...면죄부를 사는 것도 아니고..

transient-guest 2016-12-28 10:27   좋아요 0 | URL
saint님 간만입니다. 잘 지내시죠? 이랜드도 그렇고 절대 ˝일부˝가 아니죠...말씀지상주의와 행동에 대한 중요성을 배제시킨 믿음 = 천국이라는 교육의 결과물이 아닌가 싶습니다.

울보 2016-12-28 16: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세상이 참 싫어지네요.
무섭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고 나만 바본가라는 생각도 들게 만드는 2016년 끝자락이네요

transient-guest 2016-12-28 16:04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대다수의 사람들이 믿는 길은 정도라고는 하지만 너무 멀리 돌아가는 느낌이에요. 딱 한번만 예외가 허용된다면 법절차를 무시하고 싹 처리해버리고 싶은 인간들 투성이랍니다.
 

지금은 세계의 종교가 크게 그리스도교 (구교/신교/정교회/성공회 등), 이슬람, 불교 정도로 나눠지지만, 고대의 종교는 지역에 따라 민족에 따라, 또 특정 민족의 주요산업 - 농업, 낙농업, 임업, 무역, 전쟁 등 -에 따라 다르게 표현되었었다.  서구세계가 세계의 주축이 되면서 거의 이들의 문화를 trace하여 그리스-로마의 만신전, 게르만 및 북구신화의 만신전은 비교적 보존이 잘 되었고, 이에 관한 연구나 문학활동도 활발한 덕분에 학구적인 궁금을 해소할 좋은 책이 많이 나와있다.  그런데, 어떻게 보면 이들보다 더 깊이, 더 먼 과거로 가면, 이들의 뿌리가 될 수도 있는 중근동의 신화는 고대 수메르/바빌로니아를 빼면 그리 많은 책이 보이지는 않는다.  물론 영어권의 책은 아마존을 뒤지면 좀 나오겠지만, 한국어로 번역된 것은 거의 없다고 본다.  


사실 그리스도교, 정확하게는 구약시대 이스라엘의 역사과 평행한 지역의 신화도 굉장히 재미있게 보이는데 말이다.  얼마 전, 이런 흥미가 생겨 이리저리 책을 찾아보고 있다.  성서에서 그 존재가 뚜렷한 다곤, 바알, 아세라 등, 현재 거의 악마수준으로 취급되는 고대 중근동의 신들, 아니 만신전 같은 걸 연구하는 학자들이 없지는 않을텐데...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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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24 10: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27 05: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금년의 통계를 보니 - 어떻게 카피해야 서재에 올리는지 모르겠다 - 새책으로만 970권 정도를 샀고, 내 나이대에서 0.1%에 들었다고 한다.  헌책과 미국에서 구한 책까지 더하면 최소한 1000권의 새로운 책을 2016년에 구입한 셈이다.  현재까지의 읽은 통계는 만화책을 제외하고 274권이니까, 약 25% 정도의 비율로 읽은 것으로 생각된다.  2017년에는 더 개선할 점이다.  그래도 이번 해에는 당장 읽으려고 산 책이 아닌, 그야말로 미래를 위해, 또는 절판이 두려워서 사들인 책이 많아서 내년에는 조금 줄어들 수도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기대해본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고전문학 - 민음사, 열린책방, 문학동네, 모던클래식 - 을 나름 numbering해가면 짝을 맞추는 것이 일종의 숙원사업이라서 돈이 많이 들어오면 거기에 맞춰 또 많은 책을 사들일 것이라는 예측된 사실에서 오는 불안감을 지울 수가 없다.  거기에 늘 한 권씩 사들여 짝을 맞춰가고 있는 천병희교수의 원전번역시리즈와 추리소설까지 계산하면 신간을 전혀 구매하지 않더라도 역시 엄청난 양의 책을 사들이게 될 것 같다.  조심 또 조심이다.


한국이나 이곳이나, 아니 세계정세가 너무 불안정하다.  긴 평화의 시기를 넘어 다시 전쟁과 분열의 시대로 갈 것인가, 아니면 밝은 SF의 미래처럼 이것도 통합의 과정일까?  부의 양극화도 문제지만, 의식의 양극화가 더 큰 문제 같다는 생각이다.  의식의 양극화야말로 부의 양극화, 권력의 사유화, 온갖 무질서와 무법천지 부자들의 발호를 feed하는게 아닐까?  지금도 한국의 30% 정도는 그야말로 노답이고, 이곳도 대략 그 정도의 비율로 rust-belt, bread basket, 및 Bible belt는 답이 없다는 생각이다.  진화론을 가르치는 과학기술교수는 서울대와 KAIST를 넘어 다분히 global한 중증의 전염병이고, 마찬가지로 박사모나 백인우월주의자 group은 근본적으로 같은 똥덩어리들이다.  


똥은 더러워서 피하는 것이라고 지금까지 말해왔지만, 이젠 길에서 똥을 치워야할 때가 온 것 같다.  정치-재계-학계-법조계도 문제지만, 수꼴관변단체들을 이끄는 자들, 흑막에서 이들을 지원하는 자들, 그리고 그 사이에 다리를 놓는 자들의 면면을 보면 아무래도 과거 중정이나 안기부, 공안과에서 악명을 자랑하는 고문변태들과 5.18광주에서 시민들을 상대로 총검을 휘두른 변태들이 다수 포함되었다는 의심이 든다.  제대로 파보면 그들의 추악한 과거를 까버릴텐데...


이번 주에 방영된 '푸른 바다의 전설'의 찜질방 scene에서 자고 있는 전지현에게 굴러가려다 이민호에게 배를 밟힌 변태를 연기한 조역을 보다 깜짝 놀랐다.  변희재가 전업한 줄 알고...잠시 요즘은 잠잠한 비언 드보르쟙의 '변태'를 본 듯하여 즐거웠다.


오늘 보니 2016년 서재의 달인이 되어 있다.  4월부터 급전직하한 방문자 숫자 때문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덕분에 예쁜 달력과 머그컴, 그리고 다이어리를 받게 되었다.  이 머그컵은 이제 다섯 개가 되는데, 이렇게 모인 컵은 언젠가 좀 더 넓은 공간으로 사무실을 확장하면 kitchen에 갖다놓고 두고두고 자랑질(?)하면 사용할 것이다.  크게 사무실과 집, 이렇게 두 공간에 모든 책과 미디어를 분산배치하고 즐길 것이고, 더 늙고, 조금 더 잘 되면, 언젠가는 책과 미디어를 모아두는 공간을 따로 확보하고 싶다. 다치바나 선생처럼 건물을 지을 수는 없겠지만, 한 30평 정도의 적절한 공간, 부동산거품이 많이 꺼진 down-term에 싸고 깨끗한 condo - 한국의 빌라개념 - 를 하나 구해서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  아예 출근도 가끔은 거기로 하고, 일거리는 온라인으로 또는 미리 싸들고 와서 책기운을 받으면서 힐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하와이나 콜로라도는 여전히 꿈...


지금은 오전 10시.  11시까지만 서점에 있다가 사무실에 잠깐 들러서 몇 가지 잡무를 처리하고 이번 주는 마감할 예정이다.  바깥에서 뛰려고 했는데 비가 오는 날씨라서 모르겠다.  요즘은 1시간 이내에 5 mile이상을 뛰고 걷고 하는 것을 일주일 기준 4회 정도를 해주는데, 기계에서 뛰면 무릎이 아프기 때문에 최대한 track에서 뛰는 걸 늘리려고 한다.  내년 봄, 날씨가 풀리면 더욱 바깥에서 뛰는 시간을 늘리고 수영을 추가하면 기존의 weight training의 혜택과 함께 사이즈를 건강하게 줄여갈 수 있겠다.  그리고 역시 매년 숙원인 검도로의 복귀 혹은 다른 무술...영춘권을 고려하고 있었고, 크라브마가도 관심이 가는데, 접근성과 편리를 보면 근처의 MMA에서 킥복싱을 하는 것이 가장 ideal하다.  2년째 계속 기회만 보고 있는데...small step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조급해하는 건, 나이 때문이다, 아무래도...


한국은 이제 12/24 성탄이브...모두들 행복하길.  잠시나마 거지 같은 자들과 세상을 잊고 즐거움 가득하길.. 무엇보다 외롭지 말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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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랑코 2016-12-24 03: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서재의 달인, 축하드립니다!!! 즐거운 크리스마스 되시고요~

transient-guest 2016-12-24 05:04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Merry Christmas!!!

[그장소] 2016-12-24 04: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스크롤 복사해서 ㅡ일단 메모장에 붙였다가 서재에 복붙하면 될거라고 , 그래야 오류가 덜하단 애길 들어서요. 이벤트 화면 말고도 같은 방법이겠죠..? 아무 래도..저는 스마트폰 캡쳐기능을 쓰기도 했는데..

아! 서제의달인 ㅡ축하드려요!^^

transient-guest 2016-12-24 05:05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그런 방법이 있네요. 저는 사이트 안내대로 했는데 어떻게 붙이는지 모르겠더라구요..ㅎ

[그장소] 2016-12-24 09:45   좋아요 0 | URL
저도 복사해붙이기는 안해봤어요. 그냥 캡쳐화면을 갤러리에 저장했다가 다시 불러냈거든요. 잘되면 좋겠는데..^^

雨香 2016-12-24 12: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transient-guest님 서재를 뒤늦게 알게되어, 종종 방문하여 배우고 있습니다.
타국에 계신듯하니, 성탄 인사 드립니다.
Merry Christmas ^^

transient-guest 2016-12-27 05:53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즐거운 성탄 보내셨기를..ㅎ

2016-12-25 23: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27 05: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6-12-28 15: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transient-guest님 서재의 달인에 선정되어 축하합니다.

transient-guest 2016-12-28 15:51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2016-12-28 15: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28 16:0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