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지 않는 사람들 - 20세기를 온몸으로 살아간 49인의 초상
서경식 지음, 이목 옮김 / 돌베개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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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49인의 대찬 인생. 일본과 한국, 그리고 fictional 캐릭터까지도 망라한 20세기의 인물열전. 서경식 교수와 가족의 역사는 한국 근대사의 축소판 같아서 그의 책을 읽으면 항상 가슴이 먹먹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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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증인 재일 조선인 - 한일 젊은 세대를 위한 서경식의 바른 역사 강의
서경식 지음, 형진의 옮김 / 반비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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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식 교수의 책은 계속 사들여 읽어가고 있다. 일본인에 의한 차별, 남북한에 의한 차별, 무심결에 발생하는 차별, 재일조선인들이 당해온 차별의 역사가 왜, 그리고 어떤 이유로 일본의 역사이며 책임인지를 아주 쉽게 설명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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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2-07 12: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경식 선생은 우리나라에서 과소평가받는 지식인 중 한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강상중 교수도 그렇고요. 재일조선인 출신의 지식인들이 국내에서는 커다란 반응을 얻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transient-guest 2017-02-08 02:02   좋아요 0 | URL
지방의 토호문화 같은, 뿌리깊은 학계의 줄타기도 그렇고, 한국의 중심에서 크게 관심을 갖고 있지 않은 주제를 다루는 분들이라서 그런지도 모르겠어요. 저는 서경식 선생은 정말 한국 근대사의 축소판이라고 보거든요. 이 분 책을 읽으면 늘 가슴이 아픈 까닭입니다.

이건 좀 다른 얘기지만, 한국의 학계, 교수판을 복마전이라고 하더라구요. 서경식 선생도 강상중 교수도 설사 한국에서 이름을 얻는다해도 학계에 진출하는 건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고객들의 자료를 기다리느라 잠깐 시간이 비었다.  이 시간에 다른 행정업무를 보면 좋을텐데 막상 선후순위를 정해놓고서 보니 갑자기 그렇게 전혀 다른 일을 시작하는 것이 어렵다. 덕분에 비가 오는 꾸질꾸질한 아침, 간략하게 몇 가지 메일답변을 보낸 후 사무실을 둘러보며 어떻게 정리해야 좀더 깔끔한 업무환경을 만들수 있나 고민하고 있다. 


처음에 시작할 때만 해도 책상과 책장이 전부라서 부랴부랴 집에 있는 책을 가져다 방을 채웠는데, 다년간의 무분별한(?) 구매로 인해 지금은 책장은 물론이고 눈에 띄는 공간에는 모조리 책이나 서류더미로 가득해진 결과, 일에 차분하게 집중하기 어려운 환경으로 변해버렸다.  아무래도 하루 날을 잡아서 정리해야할 것 같다만, 여기에도 딜레마가 있다.  사무실을 이전하거나 지금 사는 곳보다 조금 더 넓은 곳으로 이사를 가면 다시 또 이 '정리'라는 짓거리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계속 미뤄오긴 했는데, 아무래도 사무실은 당장 일년 정도는 그냥 사용할 것 같고, 이사는 갈 수도 있고, 안 갈 수도 있으니까, 정리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결론이다.  


책을 옮길 때에는 박스에 차곡차곡 담에 나르면 편할 것 같지만, 무게도 그렇고 들기도 그래서, 요즘 가장 선호하는 방식은 에코쇼핑백에 담는 것이다.  워낙 질긴 재질이고, 기본적인 용량이 있어서 잘 담으면 15-20권 정도가 들어가는데, 이걸 한번에 두 개씩은 들 수 있으니까, 쇼핑백만 넉넉하게 갖고오면 의외로 한번에 상당히 많은 권수를 옮길 수 있다.  금년에는 더 늙어가는 강아지 진주와 시간을 보내기 위해 금요일마다 정기적으로 일거리를 들고 부모님 댁에서 오전-오후까지 근무할 생각을 하고 있으니까, 이때 조금씩 옮길 생각이다.















다니구치 지로가 그린 만화의 원작이 되는 책 '사냥개 탐정'을 읽었다.  그런데 알고보니 '세인트 메리의 리본'과 함께 두 권이더라.  어쩐지 만화책에서 다룬 내용과 비교하면 토막이 난 이야기 같더라. 2월의 첫 번째 주문을 오늘 보냈으니까, 두 번째 주문에 포함될 것이다.  내용은 만화와 거의 같기 때문에 만화에서 보여주는 주인공의 오두막, 이를 둘러싼 숲이 아주 쉽게 머릿속에 그려졌다.  나만의 재주는 아니지만, 보통 책을 읽으면 나도 모르게 책에서 묘사하고 있는 정경이 영화처럼 눈앞에 펼쳐지는 것을 경험하기에 사실 만화를 읽지 않았더라도 쉽게 이야기가 시각화되었을 것이다.  

주인공, 류몬은 개와 함께 산속에서 살아가는 '사냥개 탐정'인데, 홈즈의 'Consulting Detective'만큼이나 희귀한 일을 업으로 삼고 있다.  주로 하는 일은 사냥안내와 잃어버린 개를 찾아주는 것이고, '조'라는 늑대인지 개인지 모를, 맥주를 즐겨 마시는 sidekick과 함께 한다.  일인칭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는 그야말로 르와르 그 자체라서 아주 쉽게 그 매력에 빠져들 수 밖에 없었다.  


책만 가득하다면 이런 삶도 나쁘지는 않겠다.  하지만, 임야를 낀 집터가 될만한 땅을 사서 집을 짓는 것보다 더 어려운 건 유지보수인데, 책을 끼고 살려면 특히 습기에 조심해야 하고, 따라서 오두막은 절대 사절이다.  주방을 따로 야외에 만들더라도 최소한 책과 함께 살 주거공간 만큼은 제대로 만들어져야 하고, 주기적으로 지붕이나 벽을 손봐야 할 것이다.  숲에 둘러싸인 평평한 곳을 고르고 이렇게 집을 짓고 개 두 마리 정도와 함께 살면서 지금 하는 일을 원격으로 할 수 있다면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만, 아직도 face to face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고, 사무실이 위치한 지역의 상징성을 따지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섣불리 실행에 옮길 수 없는 요망이다.  여기까지 쓰고 보니 꽤 자세하게 생각을 해봤다는 걸 알게 된다.  살짝 쓴웃음이 나온다.


다니구치 지로의 작품 몇 개를 더 읽었다.  아주 흥미진진한 먼 미래의 이야기, 그리고 아메리칸 인디언의 슬픈 투쟁에, 우연히 미국에 이민간 구 아이즈 번 무사출신의 두 남자가 얽혀드는 활극까지 즐겁게 시간을 보냈다.  다니구치 지로의 작품에는 좀더 어른스러운 무엇인가가 있다.


곧 운동을 가야할 것 같다.  오늘은 잠시 쉬어가는 페이지.  내일은 세무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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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a 2017-02-03 04: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처음 접하게된 작가인데 읽고 싶어지네요

transient-guest 2017-02-03 05:23   좋아요 0 | URL
다니구치 지로 작화도 좋고 원작도 훌륭하네요.ㅎ

cyrus 2017-02-03 12: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헌책방이나 중고매장에 가면 에코백을 챙깁니다. 가방(백팩)을 들고 가면 그 안에 넣을 수 있을 정도로 책을 많이 사게 됩니다. 그런데 에코백을 들고 가면 책을 더 사고 싶어도 많이 못 사요. ^^

transient-guest 2017-02-04 02:11   좋아요 0 | URL
일종의 자기통제 같은 거네요.ㅎㅎ 한국에서 헌책방에 갔을 땐 정말이지 자가용을 타고 갔으면 싶더라구요. 사고 싶은 건 많은데 들고 오는 것이 힘들어서. 그런 이유로, 아벨서점에서는 그 자리에서 계산을 하고 추가비용을 내면 택배를 해주는 것이 좋았습니다.
 
사냥개 탐정 하우미 컬렉션 2
이나미 이쓰라 지음, 신정원 옮김 / 손안의책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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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판 필립 말로를 보는 듯. 만화로 구현된 작품을 먼저 봤는데, 산속에 있는, 숲에 둘러싸인 너른 땅에 집을 한 채 짓고, 그럭저럭 살아갈 수 있다면 그것도 좋겠다. 조금만 더 업무환경이 유비쿼터스해지면 가능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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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2월의 첫째 날이다.  20대 후반엔가 택시기사님이 나이에 정비례해서 시간이 지나가는 속도가 빠르게 느껴진다고 했던 것이 기억난다.  한국에 나가서 다닐 때 택시기사님들하고 대화하는 것을 은근히 즐긴다.  요즘은 모르겠지만, 정치 이야기를 빼면 나름 좋은 대화를 할 수 있고 뉴스나 신문이 아닌 말 그대로 아주 생생한 민심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가본 건 벌써 5년이나 되어간다.  또 얼마나 많이 변했을지.  


이 책을 끝으로 시오노 나나미는 거의 졸업했다고 본다.  로마인 이야기로 시작한 시오노 나나미의 책은 국내에 번역된 것들은 거의 다 읽은 것 같은데, 최근에 와서 보면 정치색도 맘에 들지 않고 내용도 많이 식상하다.  정치색은 사실 그간의 글을 보면 충분히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어야 하는데, 그 시절에도 그랬도 지금도 그런 것이 책은 그저 재미있게 읽을 뿐 비평의 시각이 부족하기 때문에 작가의 정치색까지 볼 정도로 행간을 짚어내는 능력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알지 못했다.  사람이 갑자기 변할리가 없으니 원래 그랬던 사람인데 교묘하게 포장되었기도 하고, 애써 그런 사관은 외면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 사람도 나이가 들면서 점점 꼰대가 되어 노골적인 일본의 팽창과 천박한 근대사관을 드러내는 바람에 이젠 매우 obvious해진 것이다.  다시 이 사람의 책을 사게 될지는 모르겠다.  로마인 이야기를 비롯해서 과거에 재미있게 읽은 책은 여전히 상당한 명작이라고 생각하지만, 적어도 최근 7-8년의 글은 읽지 않을 것 같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무척 피곤하고 지겹게 읽었다고 기억된다.


이동진-김중혁의 대담을 좋아한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이동진 혼자서 말하는 것, 책을 읽는 그의 잔잔하고 익숙한 DJ-ing을 좋아하는 것이다.  김중혁 작가의 책을 좋아는 하지만, 은근 눌변이라서 듣고 있으면 조금 답답하거니와, 가끔은 shallow하게 느껴지는 면이 있어서 역시 똘똘이 스머프 같은 책벌레-장서가이자 영화광인 이동진 DJ의 '빨간 책방'이 좋다.  이 책은 그런 팬심으로 산 책이다.  어차피 예전에 나온 '빨간 책방'의 책처럼 대담집 100%의 느낌이 강할 것이란 생각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사들인 것을 보면 확실히 그렇다.  그간 방송된 팟캐스트에서 잘 나온, 그리고 흥미있는 주제와 책이 다뤄졌던 부분을 거의 그대로 가져다 책으로 꾸렸기 때문에 특별히 강한 인상을 남긴 글은 없었다.  좋은 점은 역시 reference된 책의 목록이다.  흥미가는 책이 꽤 있다.



이런 책은 한숨에 읽어내면 좋다.  긴 호흡으로 읽을만큼 어렵지도 않고, 잔잔한 내용을 읽다보면 잠깐이지만 다른 세상에 있는 듯 쉬는 느낌을 받는다.  아무리 프리터 문화가 발달했고 기초임금이 높아서 큰 욕심만 부리지 않는다면 알바로 충분히 살 수 있다는 일본이지만 '편의점 인간'에서 나오는 것처럼 생각하는 만큼 petty job으로 먹고사는 인생이 만만할 것 같지는 않다.  따라서 이 책에서 다뤄지는 주인공의 모습도 그저 하나의 cliche라고 봐야하겠지만, 그래도 SF나 판타지를 읽는 것처럼, 조금 더 slow하고 조금 덜 원하고, 소소하게 만족하면서 살 수 있는 인생은 그 나름대로 축복이 아닌가 싶다.  벌수록 더 벌어야할 것 같은 불안함을 달래주지 못하는 대도시의 삶이 싫어진지도 꽤 됐다.  그저 대안이 좀 없어 결정하기 어려울 뿐인데, 늘 고민은 하고 있다.  표지도 예쁘고 가끔 꺼내먹기 좋은 책.


어제 두 건의 주문이 도착했는데 다니구치 지로의 만화책이 많이 와서 쉬는 시간에 조금씩 읽고 있다.  머리가 복잡할 때엔 만화나 추리소설, 무협지, 활극 같은 것이 역시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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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17-02-02 21: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번에 방문한 한국은 공기가 너무 안좋아서 깜짝 놀랐어요. 겨울의 청명한 하늘을 볼 수 없게 된건가 싶어 슬펐습니다.

transient-guest 2017-02-03 02:49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중국의 영향도 있고 지난 8년의 급진적이고 지속적인 환경파괴의 영향이 아닌가 싶어요. 지방의 중소도시, 아니 시골에 가도 벌판 한 가운데에 떡 하니 아파트가 한 채 서 있는 풍경이 너무 이상하더라구요. 늘 중국탓을 하는데, 사실 내부적으로 더 큰 문제가 있는 것을 외부탓으로 돌리는 느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