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의 시대:


"XX의 시대"라는 테마로 많은 책을 쓴 에릭 홉스봄이 아직 살아있었다면 "분열의 시대"라는 제목으로 새로운 책을 쓰려 하지 않았을까?  브렉시트로 시작된, 국가주의를 전면에 내세우지만 실상은 백인우월주의와 국수주의를 버무린 아젠다를 가진 범세계적인 일단의 세력이 준동하는 지금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다.  트럼프의 당선으로 다양한 자문역과 위원직 등의 요직을 차지한 이들은 그간 hate과 fear를 조장하는 거짓뉴스를 팔아 생계를 유지해온 과거의 듣보잡 이론가들이다.  공공연히 워싱턴을 deconstruct하겠다는 베논 같은 자, 괴벨스를 연상시키는 밀러, 완전 노답인 스파이서나 콘웨이 같은 자들이 트럼프의 귀를 차지하고 있는 지금의 미국은 마이클 무어에 따르면 나찌당이 처음으로 전국구세력으로 등장한 1933년의 독일과 상당히 유사한 패턴을 보인다고 한다.  러시아의 푸틴은 백인우월주의이상, 이런 미국의 행태가 심히 바람직할 것이, 브렉시트로 촉발된 EU의 분열과 미국의 독주는 결국 NATO의 약세로 이어질 수 있고, 나아가서 찢어진 유럽은 단일국가로는 러시아의 상대가 되기엔 역부족임은 이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점령을 보면 알 수 있다.  트럼프가 당선되자마자 프랑스의 극우전선을 이끌고 있는 르 펜이 비밀리에 트럼프의 측근들과 미국에서 만난 것을 보면 역시 매우 의심스러운 정황이다.  이런 음모론을 처음 들었을 때만 해도, 그 출처가 더구나 글랜 벡 인지라 별로 믿을 수가 없었는데, 요즘은 may be 라는 생각 이상의 확신을 하게 된다.  민주당은 아직도 수습이 덜 된 것 같고, 공화당은, 마치 나찌당을 이용해 반대세력을 구축하려던 1933년 당시 독일의 군부보수세력을 연상시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대대적인 시민연대로 트럼프의 다양한 정책시도에 저항하고 삼권분립이 살아있으며 언론이 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금요일 CNN을 비롯하여 그간 트럼프에 비우호적인 fact를 보도해온 일단의 뉴스를 백악관의 비공식브리핑에서 제외하는 사건이 터지자마자 각 뉴스매체에서 비난이 폭주했는데, 특히 FOX뉴스에서조차 "CNN은 거짓뉴스"가 아니며, free press는 민주주의의 근간이라는 실시간 발표가 있었다.  이건 한국으로 치면 조선일보가 손석희의 지지선언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  대대적인 불체자구금 및 추방작전이 가까운 시일내에 시작될 것 같은데, 이미 종교단체와 시민들의 network로 마치 흑인노예시절의 underground railway를 연상시키는 open house및 보호작전을 준비하고 있다. 


트럼프의 위기의식은 낮밤을 가리지 않는 트윗과 지지자결집연설에서 나타난다고 본다.  이미 탄핵꺼리가 넘치는데 필요한 것은 smoking gun이란 말까지 나온다.  아마 선거기간 동안 러시아-트럼프캠프의 유착이 구체적인 증거와 정황으로 확인이 된다면, 그리고 그 시점에 수많은 정책실패로 트럼프의 지지율이 더욱 떨어진다면 - 그래도 30%정도의 골수지지층은 남겠지만 - 아마도 탄핵은 기정사실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트럼프의 사고나 수준떨어지는 사고와 단어선택은 박근혜씨를 연상시킨다.  둘 다 애비의 돈을 불려 부자가 되었다는 점까지도 상당히 비슷하고, 자기 맘대로 무엇이든 하려는 것까지 같지만, 그나마 트럼프는 그래도 일을 하고 돈을 벌어온 능력을 보여주었다는 점이 박근혜씨보단 나은 점이 아닌가 한다.  물론 그래봐야 둘 다 천치.


지지부진 특검연장:


직권상정을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못 하는 것이라는 정세균의장의 말은 그간 민주당이 보여준 아쉬움, 그러니까 결정적인 한 방이 없거나, 결정적인 상황에서 패를 던지지 못하는 그런 아쉬움을 보여준다.  특검연장에 대한 뉴스가 없고, 슬슬 탄핵결정 이전에 자진사퇴라는 얘기도 나오다가 지금은 계속 탄핵반대집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직권상정을 지지하냐는 물음에 일단 특검연장을 요구하고 그게 안되면 직접 따지겠다며 호언장담하던 장뭐시기 의원은 지금 뭐하나?  역시 자유당이 바보당이나 그 나물에 그 밥이다.  하나는 박근혜의 호가호위, 다른 하나는 이명박의 세력이니 결국 한 뿌리에서 나온 쓰레기다.  합리적인 보수라는 말은 그만 했으면 좋겠다.  박근혜 옆에서 최측근이던 유승민이 갑자가 권력싸움에서 밀려나고서는 합리적인 보수라고 한다.  늘 그렇다.  나쁘거다 바보이거나.  


오늘 처리하려는 일의 진도가 나가주고, 내일부터 1-2주만 열심히 기초업무를 처리해놓으면 이젠 밀린 건 거의 모두 제 궤도에 올라간다.  홈피단장, 영문홈피정리 등 다양한 업무를 결국 일년을 미룬 끝에 내가 직접해야하는 상황이 되었다.  그저 열심히 살자는 각오와 다짐, 여기까지 왔다는 자부심만이 나를 버티게 한다.  


목요일 밤엔 running에서 개인기록을 갱신했다.  평균 시간당 6.5마일의 스피드로 3.5마일을 달렸고, 이후 걷다 뛰다를 반복하면서 최종적으로 65분간 5.7마일을 찍었다.  그 중에 대략 4.5마일 이상은 뛴 것 같다.  이번 주엔 수영에 도전하려고 했는데, 아직은 아침에 너무 추워서 시작하지 못했다.  날씨를 보니 이번 주부터는 비도 그치고 따뜻해진다고 한다.  잘하면 주말에 다시 도전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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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파랑길의 독백 - 28일간 해파랑길이 들려준 108가지 이야기
최영수 지음 / 북랩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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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솔한 글과 사진인데, 부러움 반 아쉬움 반이다. 조금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면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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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24 09: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2-24 09: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행정업무 때문에 업무진도가 별로 나가지 못했던 어제와는 달리 오늘은 대략 여섯 시간의 집중으로 오늘의 목표량을 달성하고도, 자잘한 케이스의 관련일처러까지 마칠 수 있었다.  잠시 사무실에 안자서 서류를 뒤적거리다가 마침 간만에 화창한 날씨가 좋아서 밖으로 나왔다.  다운타운의 카페에 갈까 잠깐 고민했지만, 사실 한 바퀴 돌고나면 달리 갈 곳이 없기에 자연히 서점에 나와 앉아버렸다. 사진책 한 권을 금방 읽고나서 일찍 퇴근할까 고민하다가 마침 카페에 자리가 나서 냉큼 앉아서 이렇게 막간의 즐거움을 누리고 있다.  


지난 주 30% 쿠폰을 사용하려 둘러보았을 때엔 나오지 않았던 스타크래프트 신간소설을 찾았다. 나갈 때 집어들면 제 값에 사는 것이고 아니면 다음 번 쿠폰을 기다려야 한다.  서점회원이라서 늘 10%는 감액을 받지만 신간하드커버는 요즘 25-30불 정도 하기 때문에 쿠폰을 적용하면 조금 더 나은 가격에 한 권을 구할 수 있다.  지난 5년간 알라딘의 플래티넘이 유지되었을만큼 많은 한국어책을 사들인 덕분에 지금 대략 파악되는 한국어-영어책의 비율은 7대 3정도가 된다.  인생의 반 이상을 미국에서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한글이 더 편하고 또 편하다.  영문으로만 구할 수 있는 책도 재미있은 것들이 많은데, 요즘 들어 정말 영어책을 읽지 않고 있다.  이건 2년째 개선되어야 하는 문제로 인식하고 있는데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


바로 엊그제 a 2001 Space Odyssey 하드커버를 영문판으로 구입했는데 알라딘에 보니 드디어 완역본이 나왔다.  다음 번 구매엔 결국 이를 주문하게 될 것이다.  정말이지 회사의 수입규모가 지금보타 두 배가 되면 매주 한 번씩 책을 사들일 것이다.  금년 한국어책 주문의 budget은 약 200불씩 한 달에 두 번이다.  최대한 자제하여 번외로 더 구매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  포인트가 쌓이면 여기에 한 번 정도는 더 주문을 넣을 수 있을 것이다.  보고싶은 책도 많고 갖고싶은 책도 넘치는데, 늘 모자란 듯한 목마름이 아쉽다.  사실은 죽을때까지 읽어도 다 못 보고 갈 정도로 많은 책을 이미 갖고 있는데.


오늘은 생각보다 좀 일찍 퇴근하게 될 것 같다.  이 글을 다시 보는 시점의 난 과연 스타크래프트 소설을 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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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2017-02-23 13: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슷한 심정입니다 저도 올해의 목표는 꾸준히 사고 꾸준히 읽자 입니다 ㅎㅎ

transient-guest 2017-02-24 03:20   좋아요 0 | URL
저는 조금 덜 사야해요 사실..ㅎㅎ 꾸준히 읽는 건 언제나..

이지 2017-02-23 14: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연, 샀나요?

transient-guest 2017-02-24 03:21   좋아요 0 | URL
아뇨..ㅎ 자제했습니다.

cyrus 2017-02-23 18: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퇴근하는 길에 서점 방문하기, 정말 행복한 시간입니다. ^^

transient-guest 2017-02-24 03:21   좋아요 0 | URL
아침하고는 또다른 느낌이더라구요.ㅎㅎ
 
미스틱 리버 - 상 밀리언셀러 클럽 11
데니스 루헤인 지음, 최필원 옮김 / 황금가지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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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영화로 볼 때보단 좀더 드라이한 느낌이다. 한국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장르나 내용에 따라 이렇게 emotion이 누락되어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내 생각에는 이 책도 그런 면이 없지 않다. 이제 반을 읽었으니 나머지 반을 보면 이미 정해진 결말을 볼 수 있겠다. 영화/원작의 차이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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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서양음악 순례
서경식 지음, 한승동 옮김 / 창비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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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또 보물일세. 쏟아지는 빗소리를 들으면서, 잔잔한 재즈와 클래식을 번갈아 들으면서 저녁부터 밤까지 내리 읽었다. 짙은 허무주의가 오늘은 딱이다. 언제나 배울 것이 많은 서경식 교수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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