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작삼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지음, 이소영 옮김 / 봄고양이 / 2017년 7월
평점 :
품절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묘한 이야기‘에서 다룬 작품과 한 이야기가 겹치는 건 옥의 티. otherwise, 역시 잔잔하고 부담 없이 읽은 희한한 이야기들. 천천히 알아가는 맛이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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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한 이야기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선집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지음, 이소영 옮김 / 봄고양이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묘하고 짧은 이야기를 모은 책.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나 다른 유명한 작가들을 이런 방식으로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야말로 기담이나 소품처럼 부담 없는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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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의 댓가, 아니면 전날 밤 과음의 댓가였다.  운동을 즐기고 일찍 커피향을 맡으면서 책을 읽기에 좋은 건 역시 주말이다. 게다가 자영업자의 숙명으로 점점 자투리일과 중요도 높은 일을 함께 처리하는 것이 버거워지는 요즘이라서 특히 평일이나 주말이나 새벽시간은 나에게 매우 소중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주일만에 맥주를 마시면서 조금 놓아버린(?) 탓인지 살짝 과음을 했고 때문에 소중한 일요일 아침이 매우 늦어지고 말았다. 컨디션의 난조로 일어나서 바로 gym으로 달려가지 못하고 숙취를 가라앉히기 위해 조금 더 누워있다가 일어나니 벌써 오전 9시가 된 것이다. 9시면 보통은 근육운동을 끝내고 런닝까지 마친 후 넉넉하게 씻고 서점에 나가는 시간인데. 술맛이야 밤이 깊어갈수록 더하지만 그래도 가능하면 일찍 마시고 일찍 자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아침이다.  


트럼프의 행정 및 정치력 부재로 인해 혼란스러운 집권 첫 해가 지나가고 있다. 생각할 수록 트럼프는 이명박과 박근혜의 단점 (장점이 있었나??)만 모아서 단백질과 지방을 적절히 버무린 thing에 넣어버린 듯한 생각이 든다. 도무지 되는 것이 하나도 없고, 돈욕심은 가카처럼, 일은 503처럼 하고 있으니 역대 미국대통령들 중에서 골프실력 하나는 최고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이런 저런 이유로 주식지수는 호황이지만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이어지고 있고, 렌트도 무엇도 개판인 이런 시절은, 나중에 뒤돌아보면 이미 균열이 시작된 시점이라고 생각하게 될 것 같다.  조금 slow했던 10월 동안 일을 많이 밀어내고 있으니 11-12월엔 계획했던 재정비를 시작하게 될 수도 있겠다면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데, 결국은 살아남는 자가 강하다는 세상의 이치가 맞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박균호님의 책을 보면서 느끼는 가장 신기한 건, 그 개방성이 아닌가 싶다. 실명으로 자신과 가족의 이야기를 큰 필터링 없이 이렇게 펼쳐내는 건 나에게는 무리다. 좋은 이야기만 하고 싶은 마음이 아니라 그냥 나의 개인적인 이야기와 나라는 사람은 분리하고 싶은거다.  사실 전업작가도 아니기에 일견 타당한 부분이 있지만, 사실 글을 솔직해서 하고, 그만큼 숨기지 않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삶 - 신변잡기라면 - 이 뒷받침이 된다는 이야기도 되는데, 이런 면에서 박균호님의 책을 보면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주로는 자신이 느끼는 일상의 작은 일들에 대한 생각이지만, 그래도 쉽지는 않을 것 같은데, 서민님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이야기를 펼쳐내는 것에 주저함이 없다. 얼굴을 그대로 드러낸, 아니 드러내는 것이 목적성과도 부합하는 인터넷 방송인들과는 분명히 다른 삶일텐데. 


나이탓인지 가족의 알콩달콩한 이야기를 보면서는 아버지와 남편으로서의 자리 말고는 점점 많은 것을 잃어가는 듯한 중장년 남성의 위태함이 안쓰럽다.  하지만 나를 먹먹하게 하는 건 그의 자당에 대한 이야기다.  지금은 요양원에 머물고 계시다는, 평생 농사를 지으면 자식을 부양하고 집을 지킨 그 어머니를 떠올리는 아들의 마음과 생각, 그 전에는 몰랐거나 간과했던 것들이 하나씩 떠오르는 그런 순간들의 묘사가 비슷한 이제 40줄에 접어든 나의 마음에 울리는 것이다. 


기왕 명랑하려면 그래, 정신건강과 육체적인 건강을 잘 유지하면서 그저 하고 싶은 것을 조금 더 하고, 이를 위해서 일상의 의무와 일을 잘 관리하는 것 그것이 지금 나의 role이 아닌가 싶다. 나의 삶이라는 role playing game에서 나의 role을 game속의 주인공처럼 만들어갈 것이다. 


읽는 내내 '공각기동대'의 잔영이 어른거렸다. 영체의 개념, 완전히 소멸되지만 않는다면 저장되고, 깨어나서 다시 활동할 수 있는 '유령'이 물질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세상.  '공각기동대'를 만든 오시이 마모루에게 영감을 준 건 '블레이드 런너'로 알고 있는데, 이 영화의 원작이 필립 K. 딕의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라는 걸 보면 '바벨-17'은 그 테제적인 의미로 '공각기동대'의 모티브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블레이드 런너'의 비주얼적인 면과 '바벨-17'의 영체개념이 '공각기동대'에서 구현된 세계관의 양대 축처럼 생각이 되는 것이다.  내가 무식해서 그렇지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미 다른 이들이 여기에 대해 충분히 서술했을 것 같다만...


줄거리를 파악하는 건 조금 어려웠다. 번역의 문제만은 아니었을 것이고 내가 건성으로 읽은 탓이 큰데 다시 읽어야 한다.


여기까지 쓰고 노트북 베터리가 다 나가서 일단 멈췄다.  운동을 하려다가 집에 들어가서 식사를 마치고 오후 2:30 정도에 gym에 가서 weight와 spin을 하니 수치상 대략 1338 kcal를 태웠다고 나왔다. 과학적인 근거라기 보다는 하나의 측정통계로써 받아들이는 편인데, 저녁을 가볍게 먹었더니 아침이 꽤 상쾌한 걸 보면 아주 근거가 없지는 않다고 생각된다.


어제 이사가는 이웃이 해체하여 넘긴 책장을 잠깐 집에 가져다놨는데, 대문사진의 4X4 IKEA책장이고 색도 같아서 다음이나 그 다음 주말정도에 사무실을 정리해서 한쪽 벽에 세워두려고 한다.  덕분에 오전-오후의 일정이 좀 흐트러졌는데, 이번 주에 분류한 큰 업무가 3개 정도라서 그럭저럭 한주의 첫째날부터 여유를 부리게 되었다.  오후근무를 마치고 바로 gym으로 갈 예정인데, 스케줄 펑크만 나지 않으면 내 몸과 정신에 도움이 되는 운동은 가급적 편하게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늘어지는 처연함이 조금은 긴 호흡이라서 힘들었다. 책을 읽기보다는 다른 이가 책을 읽는 모습을 관찰하고 그들이 읽고 있는 책에 대한 이야기로 접근하는 주제의 신선함이 남는다.  책을 구할 때의 기대는 물론 하루종일 지하철과 지하철 사이를 부유하면서 책을 읽는 사람의 뭔가 낭만적인 고독의 향유 같은 것들이었다.  머리가 복잡한 시대에 살면 아무래도 easy하게 다가오는 이야기를 기대하기 마련이니까.  그런데 기대한 것과는 한참 멀게도 이 책은 읽는 내내 무엇인가 처연하고 먹먹하게 다가오는 걸 보여주었다.  일상의 피로가 묻어났고, 스마트폰만 보는 시대에 지하철에서 굳이 책을 들고 있는 이들의 아름다움에서 보이는 그 이면의 것들에 대한 이야기로 느껴졌는데, 조금 더 잘 끊어주었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  책표지만 보아도 살짝 힘이 들 정도로 그런 기분을 느끼게 하는 무엇인가가 책읽기를 힘들게 했다.  언젠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날을 기다려본다.


운동을 하면서 읽고, 주말에 갑자기 불이 붙어 읽고 해서 세 권의 책, 정확히는 두 작품에 대한 이야기가 밀렸다.  기분이 날 때 마저 써볼 생각이다.  특히 '기사단장 죽이기'는 간만에 하루키다운 이야기를 본 것 같아 아주 즐겁게 읽을 수 있었기 때문에 좀더 시간을 두고 생각나는 것들을 적어볼 생각이다.


10월도 다 끝나간다.  2017년도 이제 2개월 정도면 끝이다.  시간이 지나가는게 너무도 무섭게 느껴지는 하루.  2-3000권 정도를 더 읽으면 난 50이 되어있을 것이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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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17-10-24 07: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전히 왕성하고 활기찬 독서생활이네요 ㅎㅎ 간만에 인사 드립니다 ^^

transient-guest 2017-10-24 07:44   좋아요 0 | URL
야클님 정말 오랜만입니다 잘 지내시죠?? 전 계속 같네요 ㅎㅎ

박균호 2017-10-24 10: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부족한 제 책을 읽어나가시니 고맙고 부끄럽습니다. 실은 저 책을 어머니와의 일을 기록으로 남겨둬야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했습니다. 아버지와의 추억과 기억이 너무 없어서 어머니와의 추억을 남겨두고 싶었어요.

transient-guest 2017-10-25 02:26   좋아요 1 | URL
책을 쓴다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추억을 남길 수 있는 매개체가 될 수도 있겠네요. 늘 건강하세요.
 
일러스트레이티드 맨 - 문신을 새긴 사나이와 열여덟 편의 이야기 환상문학전집 35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장성주 옮김 / 황금가지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단편집. 레이 브래드버리라는 이름도 그렇고, 그 이름에 손색이 없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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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기사단장 죽이기 - 전2권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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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다 읽음.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은 언제나 반갑게 맞이할 수 있는데, 지난 번의 색체가 없었던 다자키의 순례보다는 더 흥미로운 전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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