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탕 1 - 미래에서 온 살인자, 김영탁 장편소설
김영탁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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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묘한 끌림. 서스펜스는 늘 궁금함에 마음을 급하게 한다. 이를 끌고가는 솜씨가 훌륭하다만, 다소 늘어지는 느낌도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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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팔기 현암사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13
나쓰메 소세키 지음, 송태욱 옮김 / 현암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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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을 보면 속이 갑갑하고, 매우 공감하게 되는 부분도 많이 있다. 성공이나 출세는 상대적인 것. 하지만 피곤함은 남는다. 전반적으로 소세키의 자전소설로 봐도 무방한데, ‘한눈팔기‘라는 제목이 중의적으로 ‘길가에 난 풀‘이라는 뜻으로도 해석된다고 하니 더더욱 그리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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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한가롭다고 말할 수 없는 일상이고, 내 업계에서 볼 때는 상당히 엄혹한 시절이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일주일에 한 두번 정도는 서점에서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한다. 인생에서 힘들었던 시기 몇 번을 이미 서점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많은 위안을 얻었고 비록 한 때였지만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던 사람들을 얻었던 것도 서점이었고, 지금도 그냥 넓은 서점의 공간을 돌아다니면서 이런 저런 책구경으로 시간을 보내는 것이 큰 즐거움이기 때문이다.  이번 주말에는 membership 20%적용을 받아서 몇 권의 책을 무척 싸게 살 수 있었는데, 그런 기회가 있기에 본래 큰 관심을 두지 않던 책이나 작가와 아무런 기대도 없이 만나게 되고, 그런 와중에 한 순간을 특별하게 보낼 수 있는 책을 만나기도 한다.  그간 작은 서점들을 기업형 대형서점들이 잡아먹은 전쟁의 끝에 판이 완전히 달라진 amazon.com의 세상이 온 지금 근처에 하나 남아있는 반스앤노블이 얼마나 소중한지 모르겠다.  


서점카페에서 차가운 Iced Coffee나 Iced Tea, 쌀쌀한 날이나 비오는 날에는 따뜻한 brew coffee한 잔을 빼들고 이리 저리 section들 사이를 기웃거리면서 책을 구경한다.  우선은 가볍게 잡지 section을 돌면서 새로 나온 게임잡지를 들춰보다가 그 옆에 있는 Science Fiction으로 넘어가 그 주 혹은 그 달의 신간을 구경하면서 혹시 쿠폰이나 세일이 있는 책이 있는지, 그 중에 내 관심을 끌 책이 있는지를 보다가 바로 옆의 Fantasy로 넘어가면 다른 세상이 펼쳐지는 것이다.  이때 책을 구경하면서 표지그림이나 제목, 혹은 작가에 따라 관심이 옮겨다니는데 표지그림이 상당히 중요하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그 다음으로 넘어가면 Comic section인데 영어로 번역된 일본의 코믹스만화 외에도 다양한 미국의 그래픽노블을 구경할 수 있다. 그래픽노블의 경우에는 all color에 저작권도 세서 그런지 값이 상당하다.  그 끝자락에는 이런 저런 잡다한 것들이 섞여 있는데 oversize로 나온 게임의 공략본이나 일러스트북 같은 것들을 둘러보게 된다. 


생뚱맞게도 그 다음 section은 온통 romance novel로 가득해서 얼른 발길을 돌려 중간지점의 역사, 체육, business, 요리에 관련된 책들로 옮겨간다.  아니면 다시 방향을 바꿔 mystery section이나 멀리 있는 travel section을 둘러보고 이 와중에 염가로 떨이되는 책들을 모아놓은 곳을 둘러보기도 한다.  대충 이런 시간들, 책을 읽거나 글을 쓰는 시간을 합치면 그럭저럭 내가 한번 서점에서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채워진다.  가끔씩 안면이 있는 사람을 만나거나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내가 서점에서 보내는 시간은 온전히 나의 것으로 남는데, 이런 귀중한 '고독'의 시간은 나이를 먹을수록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아주 나이가 들면 널린 것이 '고독'의 시간일 수도 있겠지만, 지금 나이와 환경에서 필요한만큼의 '고독'한 시간을 갖는 것은 머리가 복잡한 나 같은 사람에게는 무척 필요한 휴식이다.  


생각해보면 혼자 무엇을 하는 것을 더 즐기는 면이 확실히 없지 않다. gym에 가는 것도 혼자 다니는 것이 더 즐겁고, 함께 운동한 crew가 아닌 이상 남들과 시간을 배로 써서 적은 운동을 하거나 원하는 걸 다 못하는 것도 싫다.  party는 party 나름대로 즐거운 시간이지만 술도 가끔은 혼자 마셔야 제맛이다.  


생물학적인 의미에서 사람이 살기 위해 필요한 건 의외로 단순하다. 충분한 물, 음식, 그리고 공기.  21세기에는 깨끗한 공기도 점점 commodity가 되어 가는 경향이 있는데, 환경오염이 이어진다면 90년대 영화에서 즐겨 희화화하던 공기를 사마시는 광경이 일상화될 것 같다만, 어쨌든 공기는 그나마 자연상태에서 찾을 수 있으니 남은 물과 음식은 정말 survival에 있어 essential한 두 가지가 된다.  작물이 거의 다 죽는 병이 퍼지고 남은 건 뿌리식물과 물고기 정도로 한정된 재앙이 오면 문명과 법, 도덕, 종교 같은 사회의 근간이 되는 가치들이 얼마나 쉽게 내던져지는지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소설.  나쁜 짓이란 것이 원래 처음이 어렵지 두 번째, 세 번째로 가면 그 죄책감이나 도덕의식이 점점 무뎌지는데, 하물며 살아남기 위한 '나쁜'짓이라면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그렇게 살아남기 위해 런던에서 형님이 상속한 농장으로 가는 여정에서 문명사화의 일원이었던 일군의 사람들이 원시부족의 모습으로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을 큰 여과 없이 보면서 Nat Geo 채널에서 다룬 Doomsday Preppers라는 다큐를 떠올렸다.  우리가 생각하는 격벽과도 같은 사회장치들이 연쇄적으로 무너지고 나면 남는 것은 아마도 '북두의 권'이나 그 원작이 되었던 '매드 맥스' 같은 세상에서 먹고 마실 것을 둘러싸고 싸움을 벌이는 사람들의 모습이 다양한 버전으로 펼쳐질 것 같다.  이미 이들을 빼고서는 pollination을 이야기할 수 없다는 벌이 자꾸 죽어가고 개체수가 감소하고 있다고 하는데, 트럼프같은 멍청이를 내세운 개발주의자들과 미국처럼 되려는 중국, 그리고 인도, 그 나머지의 개발된 국가들은 '과학'과 '자본'의 논리로 이를 애써 무시하고 있으니 '풀의 죽음'같은 시대가 우리들의 살아생전에 오지 않는다고 누가 보장할 것인가?  이런 생각을 하다보면 나 역시도 Doomsday Preppers같은 준비를 시작해야하는것은 아닌지 고민하게 된다.  


유익한 독서여정이었다. 시간을 좀 많이 두고 읽느라 고생을 했고, 그리스희극과 비극에 너무 무지했던 탓에 잘 이해하지 못하고 공감하지도 못했던 부분도 많이 있지만 그간 유명했던 역사의 장면들, 신화이야기, 유명인물들로만 알고 있었던 고대그리스가 실상은 다양한 모습을 가진 실재하던, 그리고 그 존속기간에 비해 훨씬 덜 알려진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사실 고대그리스에서만 해도 도리아인으로만 알려진 해양민족이 미케네문명을 멸망시키고 그리스의 해안도시들을 파괴해버린 후 약 3세기 이상의 긴 시간동안의 모든 역사와 문화가 사실상 소멸되었었다고 하니 우리가 아는 고대그리스의 모습이란 결국 피상적이고 사실에 입각한 추론이 되어버릴 수 밖에 없다.  그리스의 희비극, 철학에 대한 지식을 갖고나서 읽으면 더 좋을 책이다.  


한 작가의 전집도 좋지만, '동서'의 편집시리즈도 상당히 좋다. 전혀 알지 못했을 다양한 작가들의 대표작을 선별해서 구성을 꾸린 덕분에 여기서 더 관심이 가는 작가는 따로 찾아서 전작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기준으로 보아도 무척 raw하게 묘사되는 것이 West Virginia 산속에서 사는 사람들인데, 그 당시에는 오죽했을까. 이 책에서 나오는 에피소드마다 그런 거친 삶이 절절히 묻어나오는데, 이렇게 이웃과 이웃사이가 멀리 떨어져있고 경찰은 더 멀리 있는 삶이라면 집집마다 혼시용화기는 필수가 된다.  이런 현실적인 고려에다가 군산복합체로 대변되는 업계의 이해, 여기에 원리주의적으로 신봉되는 수정헌법2조까지 섞어버리면 매년 학교의 총기사건으로 죽는 학생들이 100이 넘어도 비교적 합리적이고 비교적 다수가 happy할 수 있는 법안이 논의되지 못하는 것이다.  내가 모으고 싶은 시리즈에 꼭 '동서미스테리문고'가 포함되는건 따로 구하기는 커녕 관심도 가질 수 없는 다양한 작가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미 시리즈에서 절판된 것도 많이 있고, 전작시리즈로 중복구매를 피할 수 없는 책들도 많이 있지만, 가능하면 이 부분은 지금 추진중인 '한국문학을 권하다', 천병희선생, 박종현선생의 책 모으기와 함께 조금씩 도전할 생각이다.  원하는 책을 사 읽기 위해서라도 좀 많이 잘 벌어야한다는 생각에 새삼 마음이 무거워진다.


책읽기가 워낙 더뎌진 요즘이고 소설보다는 묵직한 책을 펼치느라 그런 탓도 있고. 해서, 요즘 내가 페이퍼에 올리는 글은 그냥 잡다한 내 푸념과 일상의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뭐 어쩔 수 없다. 내가 쓰는 글, 읽는 책, 아니 모든 행동과 행위는 결국 내가 사는 지금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할 수 밖에 없으니, 지금 내가 사는 꼴이 딱 그 모습이라는 증거... 


P.S. 이 글을 포스팅하고 딱 5분도 안 지나서 2-3주 동안 자제하면서 담아둔 장바구니의 상품을 주문해버렸다.  이 정도면 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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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이야기 3 - 에우리피데스에서 알렉산드로스까지
앙드레 보나르 지음, 김희균 옮김, 강대진 감수 / 책과함께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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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내내, 그러니까 3부작 내내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떠올리게 한 mixed feeling이 있는 시리즈를 드디어 완독하다. 그간 내 머릿속의 그리스는 신화와 소설을 위주로 구성된 것임을 깨닫게 한 사실적으로 그려낸 그리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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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클 애브너의 지혜 동서 미스터리 북스 36
멜빌 데이비슨 포스트 지음, 김우탁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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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상당히 외진 서버지니아주의 개척시대 모습이 잘 나타나 있는 책. 온갖 양념으로 버무려진, 마치 ‘제7기병대‘ 같은 모험소설을 보는 듯. 대단한 추리보다는 상식과 원치, 그리고 주의 깊은 관찰에 따른 결과의 산물인 애브너 삼촌의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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