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이두/배 57분 495칼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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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한 날씨에 익숙하지 않아서 아직도 덥게 느껴지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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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 - 작가들이 사랑한 도시 체코 문학선 1
얀 네루다.프란츠 카프카 외 지음, 이정인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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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L시즌이 시작된 오늘 생각해보니 일요일에 책을 한 권 읽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오전 10시, 오후 1시, 오후 5시 각각 게임중계가 있고 한 게임당 3시간 정도가 소요되는 미식축구의 특성상 시간을 정말 많이 빼앗길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오늘은 아침에 조금 읽고 우리 팀의 10시 게임이 끝난 오후 1시부터는 다시 책을 잡고 읽어낼 수 있었다. 꾸준함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이고 그 다음으로는 보다 더 의미가 있는 책을 한 권이라도 더 읽어내는 것이다. 꾸준함이 유지되어 21권까지 마친다면 일단 원했던 걸 이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지난 한 주간의 생활이 너무 엉망이었기 때문에 이번 주 내내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 운동도 그렇지만 먹는 것이 진짜 망가졌고 무더위에 시달리면서 여러 가지로 몸이 무거워진 느낌이다. 이걸 던지려면 다시 운동에 힘쓰고 잘 먹어야 한다. 맛은 떨어지고 값은 30-40%가 비싸진 바깥 음식은 최대한 자제하고 좋은 걸 싸갈 생각이다. 일도 많이 해야 하니 그렇게 해서 시간도 아끼는 등 여러 가지로 편하다. 전날 조금 시간을 쓰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프라하에 다녀온 사람에 따르면 정말 가볼만한 곳이라고 한다. 90년대 말에도 이미 관광지로서 명성이 자자했기에 호텔은 비쌌지만 외식물가가 낮았던 당시 매일 저녁을 왕처럼 먹었다고 했다. 그 말을 들은 것이 2000년인데 2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못 갔으니 독만권서는 착실히 이루어가고 있지만 행만리로는 아직 시작도 못한 것이 많이 아쉽다. 


카렐 차페크, 프란츠 카프카를 제외하고는 모두 처음 접한 작가들과 작품들을 적절히 발췌하여 프라하의 요소마다 배치했다. 짧지만 탄탄한 책이고 나로써는 드물게 역자후기와 추천사 비슷한 글까지 읽었다. 도시의 명물에 얽힌 전설 같은 이야기도 좋았고 근대사를 반추하는 이야기도 괜찮았지만 '골렘'이 환상소설다운 명모가 있어 개인적으로는 가장 좋았다. 카렐 차페크는 '로봇'이란 단어를 만든 것으로 유명하고 프란츠 카프카는 더 언급할 필요가 없기에 둘 다 한국어로 번역되어 나온 책이 많지만 나머지의 수록작가들의 경우 번역이 시급하다. 


내 기준에서 옥의 티라면 역자가 밝힌 '중역'인데 예전에 이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의 댓글을 달았다가 뭔가 덕후스러운 일면식 없는 다른 이에게 댓글로 쿠사리를 먹은 적이 있다. 그때만 해도 좀 그런가 싶었지만 지나고 보면 역시 '중역'은 시대적 한계를 감안해주어야 하는 과거가 아닌 지금이라면 좀 반칙스럽게 느껴진다. 좋은 중역이 나쁜 완역보다 좋다는 식의 댓글로 기억하는데 그건 중역과 완역의 비교가 아닌 '좋은' 이란 전제와 '나쁜'이란 기준을 추가하여 어떻게 보면 완전히 다른 기준이 추가된 비교라는 걸 당시만 해도 깨닫지 못했다. 역시 빠른 머리회전과 임기응변에 싸움닭 같은 기질이 필요한 소송전문변호사가 되지 않길 잘했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이제 다시 한 주가 시작되고 자영업자임에도 불구하고 월요일에 대한 부담감에 Sundays Blues를 가진지도 오래다. 늘 일요일 저녁시간이 되면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그냥저냥 시간을 쓰게 된다. 구름이 잔뜩 낀 하루였고 한 시간 정도면 해가 질 지금 화씨 80도라서 무척 습하고 덥게 느낀다. 마음 내키는 대로 남은 하루의 시간을 정리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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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2-09-12 14: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이용복이란 맹인가수가...제목이 생각이 안 나는데
토요일도 싫고 일요일도 싫고 그 사람 만나는 월요일이 젤 좋다고
노래했는데 어떻게 월요일을...? 그러다 참 깜찍한 노래다 싶더군요.

tg님도 월요일 날 만날 수 있는 애인은 없으셔고
월요일 날 좋아하는 일을 정해서 하시면 Sundays Blues를
조금 벗어나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ㅋ
저는 거의 백수에 가까운 삶을 살다보니 오히려 주말 보다 주초가
낫다고 느낄 때도 있어요. ㅎㅎ

transient-guest 2022-09-13 01:20   좋아요 1 | URL
그럼 저는 일을 할 수 있는 월요일이 젤 좋다고 해야 할까요? ㅎㅎ
기실 한 주의 일을 시작하는 것도 그렇고 보통 정말 바쁜 날이라서 더 그런 것 같습니다. 사람마다 같은 날을 두고도 느끼는 감정이 다 다를 수 있네요.ㅎ

얄라알라 2022-09-12 21: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방금 전에 김경일 교수의 에세이를 읽다가 한국인들의 ˝우리~˝ 사랑 파트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transient님께서도 외국 생활 오래 하셨어도 ˝우리 팀˝이라 하시니 굉장히 정겹게 들리네요^^

8 out of 21 화이팅!

transient-guest 2022-09-13 01:22   좋아요 1 | URL
그게 그러네요. 사실 ‘우리나라‘라는 표현은 정말 한국사람의 표현 같아요. 영어로는 좀처럼 ‘out country‘란 말을 쓰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종종 어색하게 알아들어요 그렇게 말하면. 감사합니다!
 
프라하 - 작가들이 사랑한 도시 체코 문학선 1
얀 네루다.프란츠 카프카 외 지음, 이정인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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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작가를 소개 받다. 발췌본까지 포함해서 다양한 작품에서 묘사된 프라하의 어떤 지역과 어떤 시대를 그렸다. 이런 책을 읽고 프라하를 간다면 그야말로 text와 context가 어우러지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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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25년 전의 이야기. 다 떠오르네요.



순수해서 바보같았던 시절.

내년이나 후년엔 그때의 장마를 느껴보려 여름에 한국에 가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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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YLA 2022-09-12 17: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리 환영합니다~~^^

transient-guest 2022-09-13 00:2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ㅎㅎ
 
몽테뉴 여행기
미셸 에켐 드 몽테뉴 지음, 뫼니에 드 케를롱 엮음, 이채영 옮김 / 필로소픽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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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의 1/3지점이다. 주말에는 그런대로 긴 호흡의 책도 도전해보겠는데 평일에는 까딱 잘못하면 저녁에 퇴근해서 잠들기 전까지의 4-5시간에 다 읽어야 할 수도 있어서 역시 묵직한 책을 평일에 읽을 엄두가 나지는 않는다. 


Indian Summer인지 Climate Crisis가 불러온 heatwave인지 모르겠지만 이번 주의 무더위는 오늘부터 꺾이는 듯 견디기엔 좀 더 낫다. 그래도 아직 더위의 여파가 있어서 시원하다는 기분은 들지 않지만 다음 주부터는 확실히 달라지는 것으로 예측이 되고 있으니 다행이다. 


이미 오늘 읽으려고 뽑아놓았던 책이다. 몽테뉴의 수상록으로 유명한 그 몽테뉴가 말년에 17개월 하고도 8일간 프랑스에서 독일과 스위스를 거쳐 이탈리아를 여행하고 온 이야기라고 한다. 생전에는 출판되지 않았고 존재는 사후 200년 정도가 지나서 우연히 발견되어 당시 상당히 치밀한 고증을 거쳐 몽테뉴의 원고임을 입증 받았고 출판이 되어 다시 200년이 더 지나서 한국에서 번역이 되었다고 한다. 


목적지까지 가는 속도가 5세기 전과는 비교할 수도 없을만큼 빨라진 지금도 사실 지구사람들 대다수에게는 여행이란 돈과 시간이 어느 정도는 갖춰져야 가능한 '사치' 아닌 '사치'가 아닌가 생각한다. 바빠서, 돈이 없어서, 여유가 안되서, 등등의 이유로. 술은 마시고 친구를 만날 작은 여유는 가능해도 막상 여행을 하려고 생각하면 걸리는 것이 너무 많다. 근처의 여행은 그 수준 (짧은 거리, 익숙한 그곳, 짧은 일정 등)에 비해 너무 비싸게 느껴지고 아주 조금이라도 그럴 듯하게 일정을 잡아보려면 주머니도 그렇지만 우선 시간을 빼는 것이 쉽지 않다. 


자영업 노동자라고 자신을 규정하지만 어쨌든 이젠 그럭저럭 아쉬운 소리는 안 하고 사는 요즘도 그래서 여행이란 것이 그렇게 쉽게 그냥 맘 내키는 대로 갈 수가 없는 것이 나의 처지라서 너무 안되겠다 싶어서 내년부터는 근처의 가까운 도시부터 하나씩 주말에 가볼 생각이다. Portland나 Seattle처럼 같은 서부에 있어서 비행기로 가면 금방 갈 수 있고 차도 빌릴 필요가 없는 도시 하나씩을 잡아서 말이다. 기왕에 생각난 김에 왜 금년부터 가지 않냐고 물으시면 그건 그 나름대로의 복잡한 사정이 있어서, 하지만 딱히 합리적인 대답을 할 수가 없다. 그렇다. 어른의 사정이란 절대로 쉬울 수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젊은 시절, 모두들 먹고 사느라 분투하는 걸 뻔히 아는데 나이가 들면서 시간이 중요하다는둥 그래도 젊을 때 다녀야한다는 둥 하면서 꼰대스러운 말을 할 생각은 없다. 원래 젊을 땐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고 늙어서는 돈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경우가 많고 이로 인한 서로의 입장의 간극은 영원히 좁힐 수 없기 때문에 그냥 그러려니 할 뿐이다. 사실 늙어서도 못 다니고 젊은 사람도 인생의 방향을 다르게 설정하여 실컷 놀러다니는 경우도 있으니까.


다시 몽테뉴로 돌아와서.


여행을 다니는 내내 나름 명사의 대접을 받고 치안이 개판이었을 당시의 기준으로 보면 큰 말썽이 없이 여행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안전성이 보장되는 신분. 하루 벌어 하루 먹기 바쁜 보통사람의 대다수, 아니 자신이 태어난 곳을 떠나는 것도 그리 쉽지 않았을 대다수의 사람들과는 달리 17개월 8일의 시간을 내서 교통도 좋지 못했을 시대에 여행을 했으니 어찌 글로 남기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문제는 이 글이 신장결석에 좋다는 온천욕과 온천수 드링킹이 반 정도고, 거기서 거의 매일의 대소변을 관찰하면서 돌과 모레가 얼만큼 나왔다는 이야기가 추가되고, 먹고 마시고 잔 이야기를 뺀 나머지가 도시와 문화, 종교에 대한 이야기였다는 것. 의학이 퇴보했던 시대라서 뭔가 치료를 한다는 건 그저 몸에서 빼는 것이니 부항을 뜨거나 먹어서 배출하는 것 외엔 마취가 없는 수술 정도였으니 만성으로 신장결석을 앓는 사람이 온천수 (보통 매우 mineral이 풍부한)를 마시고 당연하게도 그 결과로 마신 만큼의 돌과 모레를 쏟아내는 것에 집착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인가. 


Leisure로써의 여행이란 개념은 극히 일부에게만 해당했던 시대였고 집안이나 배경과 명성이란 것도 결국 소수의 계층에만 적용되었을 터, 몽테뉴가 가는 곳마다 만나는 사람들은 귀족, 주교, 수녀원장 (귀족집안출신의), 영주부인 등이고 이미 어느 정도 서로에 대해 알고 있었고 쉽게 만나고 선물을 주고 받는 걸 본다. 


이 시대 한국은 임진왜란을 7-8년 정도 앞둔 시점이었는데 둘 다 전제왕정국가였지만 뭔가 1982년에 나온 Fast time at Ridgemont High을 보면서 광주를 잔인하게 진압한 신군부 치하의 한국이 떠오르는 것처럼 묘한 기분을 느낀다.


17개월 8일의 여행이란 어떤 의미일까. 지금 같으면 세계일주도 가능할 것 같은 긴 시간인데 그 긴 시간 집을 떠나있으면서도 딱히 집에 가고싶다거나 고향이 그립다는 말은 없다. 심지어 신장결석으로 매일 고통을 받으면서도 말이다. 과연 진정한 귀족의 호화판 여행인가 하면 딱히 그랬던 것 같지도 않지만 (이것 요즘 기준으로 볼때 여행수단이나 묵는 곳, 음식이 별로라서 그런 것 같다) 몽테뉴가 여행을 좋아하긴 했었구나 싶다. 


소설을 읽은 것도 아니고 철학을 (이해하지 못하지만) 읽은 것도 아니라서 뭔가 긴 책을 마구 읽었는데 남는 건 계속된 의문이다. 신장결석이 있는 사람이 온천욕을 하는 건 좋겠지만 왜 온천수를 마실 생각을 했을까, 그것도 엄청 많이. 


지금부터 딱 10년 후엔 나도 17개월 8일의 여행을 할 수 있을까? 아마 못할 것이다. 일단 여행이 그렇게 길다면 정말 곳곳으로 떠돌아 다녀야 하기 때문에. 그리고 아마도 일을 완전히 던지지는 못할 것이라서. 


그저 하와이에서 은퇴를 꿈꾸고 있고 세계여행을 꿈꾸고 있고 그 일환으로 언젠가 Malta에서 교환학생으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지중해에 위치한 작은 공화국이고 성요한기사단의 마지막 거처였던 곳이고, 현재의 기준으로는 꽤 저렴한 체류비용이 요구되니까 이탈리아어를 배운다는 명목으로 학생비자를 받고 작은 아파트를 빌려서 공부하는 틈틈이 지중해에 면한 유럽을 돌아다닐 꼼수를 상상하고 있는 것이다. 


어쨌든 오늘까지 딱 일곱 권을, 한 권씩 매일 읽는 것으로 지난 일요일 세운 목표를 채웠다. 재주가 있는 사람은 quality도 따지고 깊이나 집중력을 따지겠지만 나같은 보통사람은 그저 꾸준함과 양으로 승부할 뿐이다. 뭐라도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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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2-09-11 13: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의식의흐름기법 여행기인가요?
17개월 8일이라니...요즘으로 이야기하면 단기 이민같은...

당대의 민속의학? 민간요법을 알기에 좋은 자료가 숨어 있을 것 같아요

9월 중순을 향해 가는데 heatwave를 의심할 만큼 더운 날씨라 하시니 기후이상을 실감하게 됩니다
한국은 다음 태풍 이야기가 솔솔 나오고 있어요

transient-guest 2022-09-11 13:38   좋아요 1 | URL
정말 이렇게 매번 확인을 주시니 제가 21일의 프로젝트를 꼭 해낼 용기가 납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제 글이 의식의 흐름에 가깝고 여행기는 매우 단순하게 매일의 여정을 기록합니다. 민간요법과 정식의료 모두 포함된 것 같고 사실 이 당시 의술이 별볼일이 없었기 때문에 오히려 민간에 전승되어온 것들이 더 나았을지도 몰라요. 아프면 그냥 사혈하는게 거의 전부였거든요.

여기도 켈리 남부에서는 태풍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냥 하루를 살아내는 것이 전부인지도 모르겠어요.

2022-09-11 13: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11 14:06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