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 - 진정한 나와 대면하는 변화의 기술
구본형 지음 / 김영사 / 200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금까지 읽어온 자기계발 서적 및 투자에 관한 서적이 200권은 안되어도 100권은 훌쩍 넘은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한창 간절하고 힘들던 시절의 느낌과는 많이 다르다.  하지만 그런 것이 이 책의 가치를 떨어뜨리지는 않는 것 같다. 

이 책에서 저자는  변화의 모델과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고, 상당부분 수긍할 수 있는 포인트를 보여준다.  하지만, 나로써 아쉬운 것은 무언가 catch fraise의 나열 같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는 것이다.  저자가 자주 사용하는 "~하라" 또는 "~하는 것이다"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라는 것인지는 쉽게 알겠지만, 어떻게 구체적으로 그런 것들을 할 수 있는지는 일일이 제시하지 않는다.  이런 것은 자칫하면 책을 교조적으로 만들 수도 있는 것들인데, 저자의 명성과 경험을 생각할 때 많이 아쉬운 부분이라 하겠다. 

하지만 이를 수장에 걸친 단계별 action plan으로 어느 정도 보완하는 듯 하니, 도움이 되는 책이라고 하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3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지음, 이영의 옮김 / 민음사 / 1998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람의 습관 또는 익숙해짐은 참으로 무서우면서도 탁월한 것이다.  역전 화장실에 처음 들어가면 물과 암모니아, 담배, 그리고 소독약 냄새에 시달리다가 변기에 앉은지 5분이 지나면 별 냄새를 맡지 못한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이 경험을 확대하면 데니소비치의 수용소에서의 하루에 대한 공감이 가능하다.  수형 생활이 8년째인 이반 데니소비치는 이미 수감에 대한 부당함, 죽음의 공포, 국가폭력...이런 것에 대한 저항은 없다.  그는 그저 하루 하루 평안하게, 그리고 가급적이면 적은 양의 일과, 더 많은 양의 식사를 원할 뿐이다.  탈없이 하루를 지나면 다음 날의 걱정은 다가오는 날의 것이고, 편히 잠들면 그만인 것이다.  우리 젊은이들의 군대 생활도 이와 크게 다르지는 않으리라. 

당장 살아남는 것만이 지상최대의 목표인 이런 생활에서는 이념이나 인권, 또는 기타의 가치관은 모두 사라진다.  그저 먹고 살고 자는 것만이 하루의 목표인 것이다.   

일견 담담해 보이는 이 묘사에서 작가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보게 된다.  혹 이런 장기적인 수형생활을 통해 인간이 인간성을 잃고 무위도식하는 동물처럼 생각하고 의심하는 힘이 모두 사라진, 어쩌면 위정자의 진정한 목적일 수도 있는 이런 시스템을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여러 책에서 인용되고 권장되는 책이니만큼 꼭 읽어보길 권한다.  하지만 책이 쉬운 만큼 의미를 찾아내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고 가는 저 구름아 세트 - 전7권
박종화 지음 / 문예당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앞서의 월탄 삼국지와 마찬가지로 2009년 말 눈이 조금씩 오던 날 청계천 헌책방 가에서 구입한 6권으로 나온 판인데, 권당 3,000하던 시절의 책이니 1985-7년 사이에 나온 판본인 것 같다.  글씨도 작고 워낙 책이 바랜 나머지 마지막 6권은 읽기에 매우 힘들고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내용이 워낙 탄탄하기에 정말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사놓고 빨리 읽지 못한 것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워낙 옛날 문체인지라 초반부가 지겹게 느껴졌고, 그래서 읽다 말다 했던 것이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모두 읽고 난 후의 느낌은 역시 잘 쓴 책이라는 것이 가장 크다.  삼국지만 해도 특별한 창작은 아니었기 때문에 월탄의 글 실력을 다 볼 수는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하여 나는 왜 월탄이 한 시대를 주름잡았던 대작가였는지를 알 수 있었다.  임진왜란 직전의 조선에서 인조반정까지가 시대적인 배경인데, 왜란과 이후 여진족의 발흥은 적절하게 필요한 부분만 다루고 나머지는 작가의 의도에 맞는 부분에 맞춰 중심을 잃지 않고 필요한 이야기를 서술하는 실력이 참으로 탁월하다.  많은 경우 이런 시대극은 유명한 장군, 대신, 또는 난에 대한 이야기로 상당한 부분을 낭비하기 때문에 월탄의 이런 적절한 맺고 끊음은 요즘의 작가들과 많이 비교되는 부분이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을 굳이 꼽자면 등장인물들의 시기에 따른 action에 대한 motive가 살짝 애매모호할 때가 있다는 것인데, 옥의 티라고 하겠다.  특히 월탄이 글을 쓰던 시기의 trend로 보아 특별히 다른 작가들보다 못하다고 이야기 할 수는 없다.  다만 조금 더 나은 심리적인 development을 보여주었더라면 더 흥미진진하고 설득력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뱀파이어 헌터 D 1 - 저주받은 신부
키쿠치 히데유키 지음, 안종두 옮김 / 시공사 / 1998년 12월
평점 :
절판


Vampire Hunter D라는 책은 공상과학과 호러라는 두 장르를 매우 교묘하고 흥미롭게 섞은 Sci-Fi Horror라고 할 수 있는 이종교배장르의 대가인 키쿠치 히데유키의 명작이다. 현재 영문 번역본으로는 14권까지 나와있는 이 책을 나는 원래 일본 아니메로 처음 접했다. DVD라는 것이 없던 시절, 비디오를 통해 재생되는 아날로그 화면은 당시 일본 아니메를 처음 접하던, 상당히 늦은 편인, 고등학생인 나에게 큰 충격이었다. 비록 그림체는 좀 낡아 보였어도, 스토리와 비주얼은 이후 내가 이 시리즈, 나아가서 키쿠치의 작품들, 그리고 일본 아니메의 팬이 되는데 큰 역할을 했음이다.

세세한 스토리는 스포일을 피하기 위해, 그리고 중간중간 끊긴 내 기억을 위해 접어두도록 하자. 일단 세계관만 파악해도 이 책은 매우 흥미롭다. 방금 전의 인터넷 검색에 의하면 출판 후 85쇄까지 나왔다니 전 세계의 독자들도 나와 공감하는 것 같다.

이 세계는 서기 1만년 하고도 2천년의 세상을 배경으로 하는데, 우리의 21세기 시대가 훨씬 더 지났을 때의 인류의 황혼기에 갑자기 나타나기 시작한 벰파이어들이 “귀족”으로서 세상을 지배하고, 인간들을 피와 노동, 그리고 잔인한 실험과 쾌락의 대상으로 삼아 암흑기에 빠뜨린 밤의 시대를 거쳐 다시 벰파이어들의 황혼기를 지나, 인류가 겨우 recover하기 시작하는, 하지만, 벰파이어와 그들이 만들어낸 괴물들이 공존하는 시대이다. 이 밖에도 서부시대와, 중세, 그리고 미래의 과학세상을 교묘하게 배합한 미신과 과학이 공존하는 시대로써의 무대장치는 이 시리즈를 매우 재미있게 만들어 주고 있다.

1998년경에 한국에도 번역되어 들어오다가 말은 것 같은데, 일본적인 세계관 때문에 그리고 1999년을 앞두고 있던 시대의 “merit”이 모두 없어져버린 덕에 품절이 된 것 같다. 그런 작품을 요시타카 아마노의 원작 일러스트와 함께 읽어가고 있으니 상당히 행복하다고 하겠다.

모두 16권이 마지막이라고 하는데, 아직 2권이 더 남은 결말이 궁금하다. 특히 절대로 죽지 않고, 지지도 않는 D는 과연 모든 벰파이어들을 다 없앨 것인지? 그러고 나면 그 자신도 없어질 것인지?

이 작가의 책으로 유명한 것들은 D시리즈 외에도 요수도시 신주쿠 (극장판 아니메화된 바 있다), 요수도시등 매우 많은데 놀랍게도 상당량이 영문으로 번역되어 나와 있다는 것이다. 당연히 모두 구해서 읽어 볼 것을 계획하고 있고, D시리즈는 16권까지 모두 완결하면, 서재를 구비하게 되는 시기에 다시 처음부터 끝까지 쉬지 않고 읽어 일세 영웅과 매우 흥미로운 세계의 맺음을 기념하려 한다. 국문으로도 계속 번역이 되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외딴섬 악마 동서 미스터리 북스 145
에도가와 란포 지음, 김문운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작품은 일인칭으로 서술된 한 남자의 회고로 시작된다. 왜 그의 아내의 몸에는 뭐라 설명하기 어려운 흉터가 있는지, 또 왜 그의 머리는 하얗게 샜는지.

이 이야기 역시 그간 읽어온 일본 추리소설 특유의 그로테스크함과 란포가 좋아하는 밀실트릭으로 가득 차 있는데, 특이한 점은 곳곳에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장치들을 깔아놓은 것이다. 그 밖에도 동시대 우리나라의 작품에서는 볼 수 없는 동성애라던가 하는 것들을 교묘하게 깔아놓아 독자의 추리를 방해(?)한다. 다만 정통추리물에서는 볼 수 없는 기묘한 트릭, 즉 작가의 의도를 충실히 실행하기 위한 변칙적인 등장인물이나 스토리의 전개는 역시 애드거 알란 포의 오귀스트 뒤팽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upgrade버전이라고 할까?

일본 작품에서 즐겨 쓰이는 주제들로 이제 내가 recognize할 수 있는 것들은:

1. 건축양식에 따른 밀실이면서 밀실이 아닌, 즉 access가 가능한 일본식 집/방
2. 난쟁이, 변태 등 특이인물
3. 치정관계
4. 변태적인 성관계
5. 무위도식하는 학사나 박사

뭐랄까 클레식을 읽는 듯한 가벼운 마음으로 담담하게 전개를 볼 수는 있으나 특별히 추리를 즐기기는 어려운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