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에 DC에 있을 때 몇 번 막차를 타고 뉴욕의 Penn Station까지 가서 새벽에 지역으로 내려가는 첫 광역기차가 움직이면 다시 친척이 살고 있는 Long Island로 가곤 했었다.  어려서 그랬는지 몰라서 용감했는지 그 시간대에 혼자 기차를 타고 가는 여정이 그리 무섭지 않았더랬다. 지금 생각해보면 NYC에서 Long Island까지 가는 중간에 위험한 동네를 여럿 지났던 것 같은데. 그래도 혼자의 기차여행은 즐겁기 그지 없었는데, 밤에 혼자 식당차에 앉아서 맥주를 한 병 마시고 책을 읽기도 하고 글을 쓰기도 하는 시간이 너무 낭만적이었기 때문이다.  노트북도 없었고 스마트폰은 뭔지도 알 수 없던 때라서 비록 Cellphone은 있었지만 거의 완벽한 단절이 가능했다. 


그 후 이런 저런 일을 거쳐 2019년의 오늘 나는 20년이 넘어 다시 기차로 어딘가를 가고 있다. 새벽 첫 차를 타고 3시간 정도를 달려 켈리포니아의 주도인 새크라맨토로 가는 것. 덕분에 오늘도 일찍 일어나 씻고 덜덜 떨면서 역으로 나와야 했지만, 게다가 일 때문에 가는 길이지만 뭔가 살짝 즐겁다. 책도 두 권을 챙겼고 일거리도 챙겼으니 왕복 7시간 가까이, 거기에 중간에 미팅과 세미나를 하기 전, 하고난 후의 시간을 그냥 보낼 필요도 없다. 생각해보면 1998년의 기차여행 때는 그 즐거움과는 별개로 중간에 남는 자투리시간을 보내는 것이 너무 힘들었던 것 같다. 지금은 미국의 기차에서도 WiFi를 주는 세상이라니...


덕분에 하루를 완전히 비워야 하고 사무실엔 나갈 수 없는 일정이 되어 버렸다. 직원은 어제 잠시 개인적인 일로 한국에 나가서 2월에나 다시 돌아올 것인데 공항에 데려다 주고 돌아온 어제 오후 집중해서 몇 가지 일을 끝내긴 했지만 갑자기 뭔가 막 밀리는 느낌이다. 12월 중으로는 끝내고 싶은 일도 몇 가지 있고 해서 게다가 추수감사절 연휴라는, 이곳의 연말이 시작되는 한 주라서 더욱 맘이 급하다.


잠을 좀 잘까 했는데 설레이는 기차여행이라서 그런지 커피도 못 마셨는데 그리 졸렵지는 않다. 난 확실히 morning person인 것으로...


이제 조금씩 동이 터오고 있다. 오늘은 점심 무렵부터는 비가 온다고 하던데 트렁크에 넣어두었던 걸로 기억하는 접이식우산이 보이지 않아서 역사에서 목적지까지 아니면 목적지에서 근처로 이동할 때는 비를 좀 맞을지 모르겠다만 뭐 괜찮다.


기차를 타고 이동하면 차나 비행기로 여행할 때는 절대로 볼 수 없는 많은 풍경들을 감상할 수 있다고 하는데 기차가 출발한지 약 십여 분만에 이를 실감하고 있다. 일단 도심에서는 공장지대와 고속도록의 뒷길로 철로가 나있고 좀더 외곽으로 가면 산이나 계곡을 따라서, 중심가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철로가 만들어져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여유를 즐기고 미팅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는 기차를 기다리면서 맥주라도 한 잔하면 딱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날씨에 따라 때로는 다른 이유로 아침에 일찍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운동을 가지 않는 날이 잦아지고 있다. 점심의 운동도 괜찮지만 시간이 넉넉하지 못하고 저녁의 경우엔 사람이 너무 많고 밤에는 힘이 빠지고 이를 무릅쓰고 운동을 하면 각성효과로 잠이 안 오고. 따라서 아저씨은 새벽에 운동을 해야 마땅하다고 본다.  오늘까지는 그냥 지나갔지만 내일부터는 힘을 내서 무조건 뛰어 나가야 하겠다.


꾸준한 운동에서 효과는 많지만 식사량을 조절하지 못하거나 술을 많이 마시면 몸짱이 될 수는 없음이다. 하지만 기초체력이란 것이 한번에 좋아지는 것이 아니고 다년간의 단련으로 갖춰지게 되는 바, 다른 건 몰라도 무거운 물건을 들 때, 그러니까 14.2kg정도 나오는 bottled water 셋트 두 박스정도는 손으로 받치고 2층으로 올라갈 정도의 힘, 또는 장을 보고 양어깨에 한 짐씩 걸고, 양손 가득 봉지들을 움켜쥐고 걸어서 2층으로 올라갈 정도의 힘을 갖게 된 것도 꾸준한 단련의 결과이고, 시차적응이나 여행 후 쌓인 피로가 하룻밤이면 개운하게 날아가는 정도의 체력 또한 고련 끝에 얻은 수혜라고 하겠다.  몸짱이 되는 건 너무 어렵지만 다른 의미로는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것도 좋고 1-2시간 정도를 온전하게 나를 위해 쓰는 시간이 그리 흔하지 않은 나이라서 더욱 소중하다. 


그래도 오늘은 아침에 일어나서 일찌감치 '마의 산' 50페이지를 읽었다. 다가오는 목요일이면 드디어 다 끝난다.  아~ 이 성취감이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오전 7시 조금 넘어서 사무실에 나와서 오후 4시까지 쉬지 않고 업무처리를 했다. 최근에 좀 slow했던 일정이라서 매일 조금씩 일하면서 하나씩 꾸준히 진행하던 걸 어쩌다 보니 이번 주에는 매일 뭔가를 끝내야 하는 일정이 되어버린 덕분에.  하지만 가끔 있는 좋은 고객이 방문하면서 제과점에서 빵을 박스로 사다 주시고 점심은 따로 챙겨서 사오신 덕분에 밥도 거르지 않고 목표한 수준의 업무를 달성했다.  45세에 은퇴하고 싶었는데 아무래도 55세로 옮겨질 가능성이 높은 내 하와이로의 은퇴를 위해서라도 열심히 달려야 한다.  일에 끌려가는 건 이번 해를 마지막으로 하고 언제나 일을 끌고 가겠다는 각오로. 


남은 시간은 집에 가져갈 일거리를 챙기고 5시에 맞춰 퇴근하여 NFL의 우리 팀인 SF의 Monday Night Football경기를 챙겨본 후 가능하면 gym에서 달리기를 좀 해주고, 약간의 일처리 후 자고 내일 일찍 일어날 생각이다.  오전의 운동은 좀 무리가 있겠지만 가능하다면 점심 때 요가를 해주고 저녁 땐 가벼운 전신운동도 나쁘지 않겠다.  gym에서 하는 요가보다 community center에서 하는 요가가 더 나은 점은 선생님이 관심을 갖고 동작을 수정해준다던가 하기 때문이다.  가능하면 갈 생각이다.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  집에 가면 쉬면서 TV도 보고 '마의 산' 오늘 분량도 읽어야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당분간은 State Court에 불려갈 일이 없을 것이다. 오늘 오전에 가서 두 시간 넘게 절차를 기다리다가가 결국 excuse가 되어 더 이상 나가지 않아도 된다, 당분간은. 가서 들으니 1급살인에 대한 형사재판이라서 배심원으로 참여하고 싶었으나 11월 8일까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재판에 참여하려면 한 달 이상 밥벌이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법원에 사정을 설명하고 다행히 그렇게 excuse가 된 것이다. 


11시부터 회사에 나와서 일하고 있고, 내일도, 어쩌면 토요일도 일을 할지 모르겠다. 어쨌든 신경을 많이 쓰던 일이 해결되어 다행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We are Hong Kong
홍콩의 민주화를 지지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