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가 망하려면 반드시 근본이 먼저 쓰러진다.

   國將亡, 本必先顚(국장망, 본필선전)

 

나라가 망하려면 근본이 먼저 쓰러진다는 말은 나무로 말하자면 뿌리가 먼저 뽑힌다는 뜻이리라. 가지와 잎사귀는 나중에 부러지거나 쓰러진다. 그렇다면 나라의 근본은 무엇인가? 백성이다. 그리고 그 백성을 지탱하는 힘은 무엇일까? 위정자와 정책에 대한 백성의 믿음일 것이다. 근본이 먼저 무너진다는 것은 이런 믿음의 전복(顚覆)이 아니겠는가? 백성의 믿음이 무너지면 세상은 삭막해지고 사회는 타락한다. 오로지 나만 살고, 나만 잘되면 그만이라는 지독한 도덕적 타락이 동반된다. 내 편과 네 편을 가르고, 사정없이 서로를 공격한다. 특히 타락하고 부패한 기득권층은 내 것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어떤 짓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런 짓거리가 결국은 자신마저 무너뜨린다는 사실은 모른다. 사마천(司馬遷)의 말대로 나라가 망하려면 나라를 어지럽히는 자들이 귀한 몸이 된다. 도덕적 타락은 궁극적으로 도덕이란 근본의 붕괴로 이어지며, 물질세계도 이에 따라 붕괴된다. 백성의 믿음은 이런 점에서 물질과 정신적 타락의 바로미터로 작동한다. 민심을 얻으란 말이 괜한 말이 아니다.

 

춘추좌전』(春秋左傳) 민공」(閔公)

 

 

 

 

 

중국사의 오늘:

10831128(송 신종 원풍 610월 무자)

맹자를 추국공(鄒國公)에 봉하여 공자의 사당인 공묘(孔廟)에 배향하라는 조서를 내렸다.

 

 

* 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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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날 얼음이 단단히 얼지 않으면 봄여름의 초목이 무성하게 자라지 못한다.

   冬日之閉凍也不固, 則春夏之長草木也不茂(동일지폐동야불고, 즉춘하지장초목야불무)

 

한비자(韓非子)는 주공(周公)의 이 말에 이어서 이렇게 말한다. “천지간의 자연에서조차 늘 사치하고 낭비하는 일이 없거늘 하물며 자연의 일부인 사람이야 어떠할까? 세상의 만물에는 흥하고 쇠하는 때가 있으며, 모든 일에는 느슨할 때도 팽팽하게 긴장될 때도 있는 것이다.”(天地不能常侈常費, 而況於人乎. 故萬物必有盛衰, 萬事必有弛張)

얼음이 석 자씩 얼려면 하루 이틀 추워서는 안 된다. 겨울의 추위가 심한 해일수록 오는 봄의 나뭇잎은 한층 푸른 법이다. 만물의 이치가 그렇다는 말이다. 한비자가 하고자 하는 말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이런 만물의 이치에 둔감한 사람이 많다. 무지한 인간이다. 그런가 하면 이런 만물의 이치에 무모하게 도전하는 자도 많다. 무모한 인간이다. 또 만물의 이치를 무시하는 인간은 더 많다. 무서운 인간이다. 만물의 이치에는 당연히 인간사 이치도 포함된다. 무지하고 무모하고 무서운 인간으로 넘쳐 나는 세상이다. 천지만물의 운행 법칙과 인간사 돌아가는 이치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지구가 망가지고, 인간관계가 갈수록 파괴당하고 있는 까닭에 한시라도 급하다. 생명 운동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비자』(韓非子) 해로」(解老)

 

 

 

 

 

중국사의 오늘:

15421127(명 세종 가정 2110월 정유)

궁궐의 노비 양금영(楊金英) 등이 명나라 세종의 목을 졸라 살해하려다가 발각되어 처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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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실은 일시적이지만, 영욕은 천 년을 간다.

   得失一朝, 榮辱千載(득실일조, 영욕천재)

 

한나라 때 사람 순열(荀悅)이 편찬한 신감에 보이는 대목이다. 좀 더 부연하자면 물질적 득실은 일시적이지만, 인격의 영욕은 영원하다는 뜻이다. 영예와 치욕에 대한 생각인 영욕관’(榮辱觀)이란 영예와 치욕을 대하는 태도로부터 출발한다. 어떤 일을 하는 것이 영예이며, 어떤 일을 하는 것이 치욕인가를 보는 관점은 도덕적 지향이 선명하게 보이는 실질적인 가치관이자 도덕관이다. 마찬가지로 어떤 일을 해야 하며, 어떤 하지 말아야 하는 것에 대한 가치 판단도 영욕관을 가르는 기준이 된다. 명예와 치욕의 문제가 추상적 개념이 아닌 까닭이다. 그러므로 자랑스러움과 부끄러움을 모르는 자를 조직이나 나라의 리더로 선택해서는 안 된다. 스스럼없이 조직과 나라를 사유화하고, 나아가 조직과 나라를 망치는 자가 바로 이런 자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영욕관에 대한 인식이 확고하게 정립되어야 한다. 부끄러움을 모르면 사람이 아니란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신감(申鑑) 시사(時事)

 

 

 

 

 

중국사의 오늘:

19051126

중국 동맹회(同盟會)가 기관지 민보(民報)를 일본 도쿄에서 창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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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음악은 쉽고, 큰 예절은 간략하다.

   大樂必易, 大禮必簡(대악필이, 대례필간)

 

이 대목을 온전히 인용해 보면 다음과 같다. “음악은 안에서 나오고, 예는 밖에서 일어난다. 음악은 안에서부터 나오기에 차분하고, 예는 밖에서부터 일어나기에 꾸밈이 있다. 좋은 음악은 쉽고, 큰 예절은 간략하다. 음악이 지극하면 원망이 없고, 예절이 지극하면 다투지 않는다.”(樂由中出, 禮自外作. 樂由中出故靜, 禮自外作故文. 大樂必易, 大禮必簡. 樂至則無怨, 禮至則不爭)

마찬가지 이치로 가장 수준 높은 정책이나 정치는 간략하고 쉬워야 한다. 유방(劉邦)이 함양성에 입성하여 오피니언 리더들을 모아 놓고, 번잡하고 가혹한 진나라 법률을 다 없앤 다음 세 조항만 남긴약법삼장(約法三章)을 공약으로 내걸어 관중의 민심을 단박에 휘어잡을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이치를 체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번잡하고 조변석개(朝變夕改) 내지 조령석개(朝令夕改) 하는 정책은 백성을 괴롭힐 뿐이다. 공부도 같다. 공부를 제대로 한 사람의 말과 글은 쉽다. 그렇지 못한 자들이 무지를 감추기 위해 어려운 용어를 잔뜩 늘어놓고, 주장이나 논지를 이리저리 뒤틀어 애매모호하게 만들어 사람들의 눈을 가리고 판단을 흐리게 하는 것이다.

 

예기(禮記) 악기(樂記)

 

 

 

 

 

중국사의 오늘:

2201125(동한 헌제 연강 원년 10월 을묘)

헌제가 황제 자리를 조비에게 선양하니 동한이 멸망했다. 동한 모두 14명의 황제가 196년을 지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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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 원한이 공적인 일에 개입되어서는 안 된다.

   私仇不及公(사구불급공)

 

이어지는 문장은 좋아한다고 해서 잘못을 감출 수 없고, 미워한다고 해서 잘한 행동을 없앨 수 없다.”(好不廢過, 惡不去善)이다. 원한이나 묵은 감정을 푸는 석원’(釋怨)의 전제 조건이 엄격한 공사 구별에 있음을 지적한 명구이다.

삼국지』(三國志) 허정전」(許靖傳)에 보면 정말 그 사람을 얻고 싶다면 원수라도 반드시 추천하라. 정말 그 사람이 아니다 싶으면 친인척이라도 받아들이지 마라.”(苟得其人, 雖仇必擧. 苟非其人, 雖親不授)라는 구절이다. 진정으로 인재를 얻고 싶으면 사사로운 감정에 치우쳐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인재는 조직은 물론 국가의 안위를 좌우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사 구분의 자세는 필수다. 부자』(傅子)에서는 사사로움을 없애지 못하면 공공의 도가 없어진다.”(私不則公道亡)라고 했다.

 

춘추좌전』(春秋左傳) 애공」(哀公)

 

 

 

 

 

중국사의 오늘:

18941124

손문이 단향산(檀香山)에서 중국 최초의 부르주아 혁명단체인 중흥회(中興會)를 설립했다.

 

 

 

* 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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