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당근의 비밀 - 롤리와 폴리의 신나는 모험여행 논리의 자유 (자유로운 아이 책읽기 레벨 3) 1
마티아스 조트케 글.그림, 이병서 옮김 / 도미노주니어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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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황금 당근의 비밀 

 

처음에는 초등 3학년인 아이에게 좀 쉽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었다.

어려운 퀴즈가 나오는 부분은 금방 답이 찾아지는데 오히려 쉬운 부분에서 아리송하게 고민하는 모습에 적정 연령대가 초등 1학년에서 3학년 정도면 딱이겠구나 싶었다.

한 시간 남짓 걸려 바로 읽어버리고는 재미있다는 평과 함께 엄마도 한 번 읽어봐 하고 건네받은 책.

토끼 롤리와 개구리 폴리가 다락방에서 찾은 오래된 상자 속 낡은 사진과 함께 나온 황금 당근이 있는 곳을 알려주마고 호기심과 모험심을 부르는 편지 한 장.

고조 할아버지 달쏭이가 한쪽 귀가 구부러진 할아버지 귀동이에게 건네줬던 편지는 롤리와 폴리에게 발견이 되고 둘의 심심한 일상에 잔잔한 파문이 일어난다.

상자를 열기 위한 열쇠를 맞추는 문제에서부터 시작해서 집안 지도 그림 그리기와 얼굴을 닮은 바위의 왼쪽으로 갈 것인가 오른쪽으로 가야 할 것인가, 물에 있는 배쪽을 찾되 말을 거꾸로 해야 하는 등의 알쏭달쏭 수수께끼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난다.

결국 찾은 황금 당근은 근사한 노오란 삐리리였다는데 어찌 생각해보면 실망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찾는 동안의 즐거움과 설레임, 정말 배가 고플 때에는 씹을 수 없는 황금이 중요한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우리 배를 채울 수 있는 게 황금보다 소중할지 모른다는 가벼워 보이나 결코 가볍지 않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데 의미를 둔다면 행복한 여정이었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상상의 세계, 논리의 세계, 뒤에 일어날 일이 계속해서 궁금해지는 호기심의 세계, 문제를 풀어나가는 동안 쌓이는 실력까지.

상상의 자유, 표현의 자유, 논리의 자유, 꿈의 자유, 지식의 자유, 진리의 자유라는 시리즈로 나오는 책의 한 권을 읽었지만 다른 책들도 아이들의 마음에 흡족할 것이라 어렵지 않게 상상이 된다.

롤리와 폴리의 또 다른 모험이 궁금하고 더불어 생각하는 힘까지 더 기를 수 있을 것 같아 시리즈의 다른 책도 읽어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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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수대통 수학왕 읽기의 즐거움 5
스티브 밀스 외 지음, 최제니 옮김, 나오미양 그림 / 개암나무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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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수대통 수학왕

 

수학에 별 재미가 없었거나 수학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던 아이라도 수학에 이런 재미있는 면이 있었나 하는 부분을 발견할 것 같다. 특별한 재미가 있는 책이다. 아니, 독특하다고 해야 할까.

수학 하면 대개 딱딱하고 어렵고, 혹은 골치 아프거나 막연히 등줄기가 서늘하고 배가 아파오는 것 같은 두려움이 느껴지는 학문이라 생각하는 이들이 많지 않을까? 수학은 정말 재미있고 쉽고 즐거운 학문이라 말하는 몇몇 선택받은 이들을 제외하고 말이다.

선택받은 이들이 먼저 발견한 수학에의 특별한 즐거움을 미처 접근해보지 못하고 이런 부분이 있을 거라 생각하지 못했던 이들을 위해 풀어놓은 선물 보따리 같은 책이 운수대통 수학왕이다.

모든 것을 숫자와 연결 짓기를 좋아하는 리로이 스톤. 아침에 눈을 뜨면 벽지 무늬를 세는 일부터 시작해서 친구들과 선생님의 이름을 숫자로 계산하고, 수업 시간에 설명에 집중을 못하고 수학적인 상상과 수학 일기를 즐겨 쓰는 독특한 아이. 리로이의 수학 일기 덕에 우리도 재미있는 사실들을 알게 되었다.

성인 한 사람의 몸에 있는 혈관의 길이가 달까지 가는 거리의 절반 정도에 해당되고, 세계에서 가장 빠른 수영 선수는 시속 8킬로미터로 헤엄치는데 뱀상어는 시속 53킬로미터, 돛새치는 시속 109킬로미터로 헤엄친다하니 우와 고속도로를 달리는 것보다 빠른 셈이다.

목이 길디 긴 기린의 목뼈가 사람의 목뼈와 같은 7개라는 것도 신기한 일이고, 제곱수를 구하는 방법으로 그 숫자의 앞, 뒤 숫자를 곱해 일을 더하면 나온다는 것도 신기하다.

영국과 미국의 빌리언, 밀리언, 트릴리언의 친구들이 같은 숫자를 뜻하지 않는 것도 알게 되고, 평행하다는 뜻의 영어 단어 철자를 리로이 덕에 쉽게 외우는 방법을 얻을 수도 있었다.

그런 리로이의 수학 일기도 재미있었지만 이름이 비슷한 짝 얄미운 리 로이스톤을 혼동한 새로 오신 교장선생님 덕에 학교 대표 퀴즈쇼에 나가게 된 리로이의 긴장 되고 흥미진진한 에피소드도 무척 재미있었다.

수학이 이렇게 재미있다는 걸 진작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우리 아이들은 재미나고 즐거운 수학의 세계에 풍덩 빠져 행복한 비명을 마음껏 질렀으면 좋겠다.

수학, 그거 복잡하고 어려운 것만은 아니라는 리로이의 수줍으면서도 경쾌한 웃음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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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꽃 필 무렵 (문고판) 네버엔딩스토리 32
이효석 지음 / 네버엔딩스토리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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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꽃 필 무렵 

 

언젠가 여행지에서 보았던 하얀 안개꽃처럼 작은 꽃들이 한 밭 가득 피어 바람결에 흔들리는 걸 본 적 있다. 무릎을 살짝 치고 올라와 허벅지, 허리까지 피었었는데 이게 메밀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바로 떠올린 게 이효석님의 메밀꽃 필 무렵의 한 구절이었다.

산허리에 걸린 길을 걸으며 장돌뱅이 조선달과 허생원은 그 옛날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으로 아름다웠던 시절의 추억을 이야기한다. 뒤따라 오는 동이에게는 그 이야기가 들리지 않지만 함께 읽는 독자들의 숨죽인 긴장감이 소롯이 느껴진다. 나 또한 그러했으니.

학교에서 단체로 노루를 잡도록 시키는 일에 회의를 느끼는 학보는 죽은 노루를 보고 입맛을 잃지만 어머니가 차려준 노루고기-모르고 먹었던-를 먹고 입맛을 찾는다는 사냥, 어른을 무서워하지 않는 홍수를 동경하는 아이들이 홍수를 통해 담배를 배워가는 이야기가 담긴 고사리, 금단의 과일 능금을 따고 학교에서 무기정학을 받고 여자 친구 복녀에게도 채인 을손은 자신의 비참한 모습이 꼭 키우는 수탉 같아 보여 자신에게는 큰 재산-한 달 수업료와 맞먹는-인 수탉을 죽이고 만다는 이야기 수탉, 이외 들과 석류, 산과 돈, 도시의 유령 등 서정적이면서도 전원적인 풍경 아래 사춘기 혹은 그 시절을 살아난 이들의 애잔한 삶들이 한 폭의 풍경화처럼 펼쳐진다. 짧은 단편들이지만 이효석님 소설 특유의 분위기와 느낌을 그대로 읽을 수 있는 좋은 책이다.

학교 다닐 때 읽었었는데 오래 되어 잊고 있었던 이야기도 있었고 메밀꽃 필 무렵처럼 내내 가슴에 담고 있는 이야기도 있었다. 자라는 지금 우리 세대 아이들도 한국 문학의 큰 줄기가 되었던 이효석님의 글을 마음으로 느끼며 그리며 읽었으면 좋겠다. 

쫙 펼치면 어른 손바닥 안에 쏙 들어오는 아주 자그마한, 합리적인 가격의 이 책이 무척 마음에 든다. 이효석님의 마른 풀냄새 나는 글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네버엔딩 스토리에서 펴낸 메밀꽃 필 무렵.

여기 저기 지하철 안에서 아이들의 가방 속에서 나와 손에 펼쳐 든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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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하는 거실, 글쓰기 식탁 - 자기주도학습을 완성하는
박기복 지음 / 행복한미래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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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하는 거실, 글쓰기 식탁 

 

남자 아이 특유의 기질인지 물어보는 말 말고는 별로 말이 없다. 저희 친구들끼리 노는 걸 보면 결코 말이 적은 편이 아닌데도. 서재가 된 거실 그곳에서 아이들과 조용히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그런 일상을 꿈꾸었다. 늦은 밤 리모컨을 쥐고 드러누워 거실에 있기를 고집하는 남편도 이유 중 하나로 아직 그 꿈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맑은 눈을 빛내며 이것 저것 물어오던 아이가 초등을 입학하고 벌써 중반에 접어들어 시험 기간이면 따가운 잔소리가 귓가에 내려앉도록 들어야 하는 나이가 되어버렸다. 제법 제 고집도 생기고 어설픈 반항도 해보는데 무거운 잔소리 켜켜이 내려앉기 전에 저 스스로 성취감을 맛보며 학습하는 일이 습관이 되려면 아직 멀었는지 아이가 오기를 기다려 잔소리는 따라붙어야 하고 해놓고도 가볍지 않은 마음이 아이의 눈치를 슬그머니 살피게 된다. 거실과 식탁 분위기는 토론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시도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니 일상 대화 듣기에서부터 시작하라는 저자의 말에 귀를 기울여, 아니 눈에 힘을 주고 봐 본다. 편독이 나쁘다는 편견을 접고 오히려 아이가 편독을 하면 끝을 볼 수 있게끔 그 끌림을 인정해주고 격려해주라 한다. 대화하는 가정의 가장 좋은 첫번째 열쇠로 역할 토론을 알려주는데 간식을 준비한 거실에 몇 가지 역할토론에 필요한 간단한 소품을 준비하고 부모와 아이가 함께 책을 읽는 기쁨을 누리며 그런데가 아니라 그리고를 사용하며, 핵심 논리를 성급히 말하지 말고 기꺼이 옆길로 새는 토론을 즐기라 한다. 토론이라 하여 그리 거창하고 무거운 것만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토론의 시작점으로 낭독을 권장하며 비판이 아니라 애정으로 대화를 함께 나누어 생각을 글로 끌어내는 과정까지 적절한 예와 알짜배기 팁과 함께 저자의 노하우를 가득 싣고 있어 결코 한 번 읽고 꽂아둘 책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주별로 다양한 책과 사례와 함께 조곤조곤 알려주어 따라하는 것만으로도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 같다.

왜 진작 보지 못했던가 하는 생각이 진하게 들만큼 많이 활용하고 다른 이들에게도 알려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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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은 - 책으로 만든 노래
김경은 노래 / 파고뮤직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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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만든 노래 

 

바람마저 기분 좋게 불던 고즈넉한 가을 하늘, 아이들 가고난 시간에 끼고 듣는 책으로 만든 노래. 눈 감고 들으면 노란 은행잎 길이 눈부시게 아름답던 올 가을 풍경이 떠오른다. 그 가을 끝자락을 잡고 남은 몇 닢 떨궈내던 겨울비도 마른 나뭇가지 끝에 매달려 함께 음률이 된다.

며칠을 두고 촐촐히 내리는 비가 마음을 적시더니 잠시 난 햇빛을 시샘하고 다시 먹구름이 낮게 내려앉았다.

청소기를 벽에 젖혀두고 밀던 걸레도 놓아두고 읽고싶었던 책을 쌓아놓은 책상에 살그머니 다가앉았다.

처음에는 몰랐다. 책으로 만든 노래 음반의 표지 디자인이 이 쌓아놓은 책들이 빚어낸 예술인 것을. 막연히 서가를 떠올렸었는데 많이 읽은 손때 묻은 책 옆면에서 펼치면 더 진하게 흘러나올 그리운, 머금은 먼지마저 반갑게 느껴질 종이 냄새가 느껴진다. 오래 두고 더 읽고싶었던.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4:25

우리말을 가장 아름답게 다듬어 썼다던 김영랑 시인의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첫 곡이다. 부드러우면서도 힘차다. 젊은 시절의 열정이 꿈을 향해 좇는 길이 느껴지기도 한다. 시를 향한 마음을 하얀색 순수의 마음이라 했던 시인의 말처럼 보드레한 실비단 하늘가를 향하는, 쉬임없이 흐르는 부드러운 구름 같기도 하다.

나의 엄마 1:00

기타 한 대로 그 느낌을 채우는 나의 엄마. 짧지만 길게 느껴지는 여운을 채 감추지 못하고 이어지는 곡 엄마를 부탁해가 연달아 나온다.

엄마를 부탁해 5:04

너무 당연한 사람이었던, 나무 같은 한 사람이었던, 항상 곁에 있는 줄 알고서 철없이 받는 것 밖에 몰랐던 내게 변함없이 사랑을 부어주는 그녀. 사랑한다는 그 말 한 마디 건네주기가 왜 그리 인색했는지 창 밖 빗방울에 물어본다. 들으며 함께 읽어보고싶은 책이 되어버린 엄마를 부탁해. 또 다른 느낌으로 다시 찾아올 것 같다.

바둑이송 1:17

한복을 혹은 양장 치마를 입고, 혹은 동생을 등에 업고 따라왔던 소풍지. 흔들흔들 의자와 초록색 페인팅 둘이 앉는 책상 위. 가슴에 손수건 달고 앉아 철수와 영희, 바둑이랑 같이 놀았던 국민학교 1학년. 그 아련한 추억을 되새기게 하는 바둑이 송. 그런데 이 곡은 마냥 경쾌하지만은 않다. 뜻밖의 복날 풍경에 잠시 놀라 눈이 커졌다.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 3:58

옆으로 삐쭉 땋은 머리 뻗치고 특유의 롱스타킹, 주근깨의 천하장사 소녀 삐삐. 어린 시절 함께 했던 좋은 친구. 내 맘대로 그대의 뜻대로 펼쳐지는 이 세상의 주인이 되세요. 놀러오세요. 뒤죽박죽 삐삐의 별장. 이렇게 초대하는 삐삐 롱스타킹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삐삐의 모습 그대로 환하게 웃으며 함께 했던 그 어린 시절의 웃음을 되돌려준다.

그건 사랑이었네 4:23

아직 읽어보지 못했지만 꼭 한 번 읽어보고싶게 만드는 책. 아니 그렇게 만드는 노래. 결코 맺을 수 없는 사랑이라 해도 꿈이라 해도 세상 끝까지 사랑하리라는 고백이 이 노래에, 그리고 한비야님의 책에 더 애절한 마음을 담게 만든다.

더 듣고싶고 더 알고싶고 더 함께 하고싶은 책과 음악이 담긴 한 장의 앨범. 리터팝의 미니 앨범이라는 이 한 장의 음반이 앞으로 더 성장하고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게 될 북밴의 꺼지지 않는 횃불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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