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드 몽테뉴, <에세 1>



철학을 한다는 것은 죽음을 준비하는 것에 다름 아니라고 키케로는 말한다. 연구와 사색은 우리 영혼을 어느 정도 우리 자신에게서 떼어 내 육체에서 벗어난 것에 몰두하게 하는데, 그것은 죽음과 유사한, 이를테면 죽음의 실습이기 때문이다. 또는 세상 모든 지혜와 논설이 결국 한 가지, 즉 죽기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가르치는 것에서 일치하기 때문이다.(160쪽)


⇨ 흘러가는 시간은 우리를 인생의 최종 목적지인 죽음에 이르게 한다. 죽음은 어떤 고민도 어떤 고통도 끝나게 한다. 그러므로 사는 동안 어떠한 고난과 역경이 있더라도 그 끝은 휴식처라는 것이 위로가 되기도 한다.  




하루하루가 너를 비추는 마지막 날이라고 상상하라, 그러면 네가 기대하지 않았던 시간을 감사히 받으리라.

호라티우스(171쪽)


생각해 보라. 실로 영원한 삶이란 것이 내가 준 삶보다 얼마나 더 힘겹고 고생스러울지를. 만일 너희에게 죽음이 없다면, 아마도 너희는 죽음을 주지 않았다고 쉬지 않고 나를 저주할 것이다. 죽음의 편익을 보고 너희가 너무 탐욕스럽고 무분별하게 덥석 끌어안지 못하게 하려고 나는 일부러 죽음에 약간의 쓰라림을 섞어 놓았다. 삶을 피하지도 않고, 죽음 앞에서 겁먹고 물러서지도 않는, 내가 너희에게 요구하는 그 중용에 마무르게 하려고, 삶과 죽음 둘 다 달콤함과 쓰라림 사이에 조절해 놓았다. 

나는 너희 현자들 중 맏이인 탈레스에게 사는 것과 죽는 것이 다르지 않음을 가르쳤다. 그래서 누가 그에게 “그렇다면 왜 죽지 않느냐.”라고 묻자 그는 “아무래도 좋으니까.”라고 아주 현명하게 답했던 것이다.(187쪽)


⇨ 만약 내가 백 년 이상을 산다면 지루해서 못 견딜 것 같다. 왜 죽음이 빨리 오지 않느냐며 기다릴 것 같다. 언젠가는 죽게 된다는 것을 생각하면 삶의 소중함이 느껴진다. 꽃이 늘 피어 있다면 우리는 꽃이 아름답다고 예찬하지 않을 것이다. 끝이 있어서 어떤 것은 소중한 것이 되고 어떤 것은 아름다운 것이 된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4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tella.K 2023-04-13 11: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니까요. 꽃이 한철만 피니까 아, 좋다하지 항상 피어있으면
그게 어디 꽃인가요? 조화지. 그래서 전 조화 별로 안 좋아해요.
쓰레기처리도 어렵다던데...ㅋㅋ
근데 어떤 사람 사는 게 넘 지루해서 스스로 안락사를 선택했다는데
그 맘이 어떨지 모르겠지만 잘 죽기를 바라고 기도해야할 것 같아요.

페크pek0501 2023-04-13 22:39   좋아요 2 | URL
항상 꽃이 피어 있다면 예쁘다고 생각하지 않겠지요. 여기저기 꽃이 흔하게 있어 지겹다고 할지도 몰라요.
외국 과학자 얘기군요. 안락사가 허용되는 스위스로 가서 안락사를 택한 것, 저도 알고 있어요.
우리나라도 안락사가 허용되면 좋겠어요. 살 만큼 살고 고통 없이 죽는 것 괜찮은 것 같아요.
좋은 봄날 보내세요...

stella.K 2023-04-14 09:49   좋아요 2 | URL
아, 제가 끝마무리를 잘 못 쓴거 같아요. 안락사가 아니라 그냥 사는 동안 잘 살고 잘 죽기를 바라며 살아야한다는 그런 뜻이었습니다.
그 과학자는 아는게 많으니 사람이 아는 것이 많으면 허무주의에 빠진다잖아요. 적당히 알고 앎을 추구하며 사는게 좋은 거 같아요.^^

페크pek0501 2023-04-15 10:17   좋아요 2 | URL
아, 다시 님의 댓글을 읽어 보니 제가 오독했어요. 스텔라 님이 잘못 쓰신 게 아니고요.
안락사, 라는 단어가 반갑다 보니 제가 문맥을 잘 살피지 못했네요. 죄송... 히히~~

세실 2023-04-15 08: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전 주말에도 일찍 일어납니다. 죽음뒤엔 영원한 휴식일테니... 그리고 더 나이 들면 하루종일 누워 있을수도...시아버님 노환으로 요양원 계실때 하루종일 누워 있는 모습 보며 먹먹했지요. 저도 안락사 찬성입니다.
건강할때 더 많이 움직일래요.

페크pek0501 2023-04-15 10:15   좋아요 1 | URL
반가운 세실 님!
저도 오늘 일찍 일어났어요. 아침에 눈이 떠지면 그냥 일어납니다. 일찍 일어나면 하루가 길게 느껴지거든요.
시계를 보고 아직 이 시간밖에 안 됐네, 하는 생각이 들면 기분이 좋더라고요.
저도 살 만큼 살다가 더 이상 사는 게 무의미하게 느껴지면 안락사가 좋을 것 같아요.
저도 많이 움직이겠습니다.^^

얄라알라 2023-04-16 00: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찍으신 사진은 미세먼지 수치 낮았던 청정하늘 아래서 찍으신 건가봐요
그래서 더 선명하고 꽃은 더 탐스럽네요^^

에쎄를 천천히, 엿 녹이듯 음미하며 천천히 읽으시는가봐요^^ 좋은 문장들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페크pek0501 2023-04-17 12:35   좋아요 1 | URL
얄라알라 님, 사진을 찍을 땐 서울 공기가 좋았답니다. 이달이었는데 말이죠. 정말 탐스러워요.
에세는 빨리 읽으면 안 되는 책 같아요. 커피 맛을 음미하듯 글을 음미하며 읽어야 하는 책이에요, 저에게는.
앞으로도 좋은 문장을 만나면 올리겠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2019년 제10회>



나의 영원한 동지이자 연인, 규에게


규.

우리가 우리 자신을 어떻게 사랑할 수 있니. 무슨 지력으로 사랑할 수 있니. 나를 보는 너의 눈을 경유해 나를 보고, 나를 사랑할 수 있을 뿐이잖니. 그러므로 네가 나를 제대로 봐주지 않는다면, 네 눈이 나를 초점화하지 않는다면, 네 눈이 동태눈깔이면 나는 나를 무어로 상상하고, 내가 무어로 존재할 수 있겠니. 네 시선, 기대, 실망 속에서 나는 더 좋은 사람이 돼. 아니 그러려고 노력해. 네 바라봄이 없다면 나는 아무것도 아니야. 살 수조차 없어. 지금 나는 생존에 대해 말하고 있어. 네 눈이라는 내 생존의 조건에 대해.(325~326쪽)-이미상의 ‘하긴’에서.


⇨ 소설 내용과 무관하게 읽는다면 이 글은 한 편의 시 같다. 



아내는 늘 자신만의 특별한 시선으로 나를 봐주었다. 그랬던 아내인데 언제부터 변한 걸까. 왜 잊어버린 걸까. 남자들이 실은 약하다는 것. 목숨을 여자에게 완전히 의지하고 있다는 것. 여자가 던지는 시선, 대상화의 프레임 속에서만이 살 수 있다는 것을 어쩌자고 잊은 걸까. 내가 잠시 바람을 피웠던 것도 결국에는 존재의 근거가 채워지지 않아서였다. 고작 젖과 좆과 질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이제 아내는 정말 둔하다. 어쩜 그렇게 둔할까.(326~327쪽)-이미상의 ‘하긴’에서.


⇨ 인간은 대체로 자신의 변심은 안중에 없고 상대의 변심은 눈에 잘 띈다. 그런데 놓치지 말자. 많은 경우 상대가 변한 이유는 본인에게 있다는 것을. 본인이 상대에게 무관심했는지 신경질을 냈는지 싫증나게 만들었는지 돌아봐야 한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3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새파랑 2023-04-12 16: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타인을 통하지 않고 나를 사랑하기는 어렵겠죠? ㅋ 네탓보다는 내탓을 먼저 해야 하는데 잘되지는 않더라구요 ㅎㅎ

이 작품 재미있을거 같아요~!!

페크pek0501 2023-04-12 16:11   좋아요 2 | URL
이미상 작가가 남자인 줄 알았어요. 너무 시원하게 쏴 주는 글을 써서요. 거릴낄 게 없음, 이 부럽더군요.
소심 소심하지 않고 조심 조심하지 않고 마구 쓰는 느낌이랄까요... 추천하고 싶은 작가입니다...^^

기억의집 2023-04-12 21: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예문에서.. 남자새끼 개새끼네 라는말이 절로 나오네요..

페크pek0501 2023-04-13 22:41   좋아요 0 | URL
하하하~~~ 시원하게 쏴 주시는군요. 저도 소설을 읽으면서 무슨 개소리인가, 그랬어요.ㅋㅋ
그런 남자 얘기는 싹 잊으시고 좋은 봄날 보내시길 바랍니다.^^
 


















에릭 와이너,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에피쿠로스처럼 즐기는 법(185~214)’에서 발췌함.



에피쿠로스는 쾌락을 대부분의 사람들과는 다르게 규정했다. 우리는 존재의 차원에서, 심리학자들이 말하는 긍정 정서positive affect의 차원에서 쾌락을 떠올린다. 반면 에피쿠로스는 결핍과 부재의 측면에서 쾌락을 규정했다. 그리스인은 이러한 상태를 아타락시아ataraxia라고 불렀다. 말 그대로 ‘문제가 없다’는 뜻이다. 우리를 만족으로 이끄는 것은 어떤 것의 존재가 아니라 바로 불안의 부재다. 쾌락은 고통의 반대말이 아니라 고통의 부재를 뜻한다. (197쪽)


⇨ 나는 큰 욕심을 갖지 않는다. 무탈하게 지낼 수만 있다면 포도 한 접시로 즐거울 수 있고 커피 한 잔으로 즐거울 수 있다. 큰 병을 앓고 난 사람이라면 이에 동의할 것이다. 고통은 작은 것에서도 행복을 느끼게 만드니까. 힘들고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 본 사람이라면 행복하기 위해서는 고통이 부재한 상태가 되는 것이 첫 번째 요건임을 알게 된다. 이는 고통의 가치를 말해 주기도 한다. 고통을 겪어 본 자만이 삶의 진정한 행복을 알 수 있다.   


난 ‘행복’의 가까운 친구가 ‘감사’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감사를 느낄 줄 알면 행복할 수 있고, 감사를 느낄 줄 모르면 행복하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에피쿠로스는 “우리가 가진 것이 아니라 우리가 즐기는 것이 우리를 풍요롭게 한다”며, 올바른 마음가짐만 갖춘다면 아주 적은 양의 치즈만으로도 소박한 식사를 성대한 만찬으로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202쪽) 


⇨ 예를 들면 자기가 가진 고급 핸드백이나 비싼 보석이 우리를 풍요롭게 하는 게 아니라 즐길 줄 아는 마음이 우리를 풍요롭게 한다는 것이다. 사실 고급 핸드백이나 비싼 보석으로 며칠간 즐거울 수는 있으나 일년 내내 즐거울 수는 없다. 


나는 커피 한 잔 들고 책을 보거나 글을 쓸 때 행복하다고 느낀다. 이런 행복은 매일 느끼는 것도 가능한데, 이런 행복을 느끼기 위해서는 행복을 방해하는 요인이 없어야 하므로 다음과 같은 요건이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 건강한 몸과 마음, 경제적 안정, 가족 간의 화목, 큰 고민거리 없음 등등이다. 예컨대 부부 싸움을 하고 난 뒤 커피 한 잔으로 행복을 느끼기란 쉽지 않다. 



“고통 없는 순수한 쾌락은 극히 드물어요.” 톰이 말한다. “그래서 에피쿠로스의 철학이 저한테 딱 맞는 거예요. 전 엄청 우유부단한 사람이거든요”(210쪽)


⇨ 예를 들어 즐거운 여행을 하고 싶다면 피로를 감수해야 한다. 피로를 감수하기 싫다면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없다. 등산도 마찬가지다. 



에피쿠로스는 우정이 인생의 커다란 쾌락 중 하나라고 보았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축복받은 삶에 이바지하는 여러 가지 중에 우정만큼 중요하고 유익한 것은 없다.” 그리고 지금의 톰과 나처럼 친구는 식사의 필수 요소라고 덧붙였다. 친구 없이 먹고 마시는 것은 “사자와 늑대처럼 게걸스레 먹는 것”과 같다. (중략) 전체적으로 보면 우정은 고통을 완화하고 쾌락을 증진한다. 우정과 관련된 고통은 우정이 주는 쾌락으로 상쇄되고도 남는다.(213쪽)


⇨ 내가 갱년기 증상이 나타날 때 이런 나를 가장 잘 이해해 준 것은 남편도 아니고 아이들도 아니고 내 또래의 친구들이었다. ‘갱년기 여성’이라는 공통점이 있어서다. 친구가 없는 사람이 가장 외롭다고 하는 이유를 잘 알 수 있는 경험이었다.  

 


....................

저자 :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강연가, 철학적 여행가, 칼럼니스트. 미국. 1963년생. 글이 재밌고 사색적이다.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5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tella.K 2023-02-21 17: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소확행이 에피쿠로스 철학에서 나온 거군요! ㅎ
가끔 좋은 사람 만나 수다한판 떨고 들어오면 그 또한 행복한 일이죠.
그렇죠. 갱년기는 친구들만 알아요.
저의 엄니도 잘 모르시더군요. 물론 엄니 땐 갱년기란 단어 자체가
없어서 모르시는 거지만.
젊은 사람 부러운 게 있는데 풍부한 연골이더라구요.
아무리 다리가 아파도 하루 이틀 쉬면 낫잖아요.
지금은 연골보조제도 먹어줘야 해요. ㅠㅠ

2023-02-21 20: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2-22 09: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2-22 14: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2-22 20: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2-24 10: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고양이라디오 2023-02-27 13: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아하는 책인데, 좋은 구절을 다시 보니 너무 좋네요. 에피쿠로스의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고통없이는 행복도 쾌락도 없다는 말씀에 깊이 공감합니다. 우정의 중요성도요^^!

페크pek0501 2023-02-27 18:35   좋아요 1 | URL
고양이라디오 님도 이 책의 진가를 아시는군요. 반갑습니다.
저자가 참 재밌게 써서 그 기술을 나도 익혀야겠다는 생각에 자주 들춰 보기로 한 책입니다.
당장 큰 근심이 생기면 근심이 없던 날들이 얼마나 행복했는가를 알 수 있죠!!

고양이라디오 2023-02-27 18:56   좋아요 1 | URL
네, 전 이 책 읽고 저자가 맘에 들어서 이분 책 다 읽었습니다. 글을 참 재미있게 잘 쓰고 그러면서도 한번씩 깊이있는 성찰을 주고 참 좋더라고요ㅎ

맞습니다. 문제가 생기면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감사하고 행복했는가를 깨닫게 됩니다ㅎ

페크pek0501 2023-02-28 12:10   좋아요 1 | URL
저도 이 저자의 다른 책을 읽어서 이 저자의 마니아가 되어야겠군요 하하~~.
좋은 정보에 감사드립니다.^^

고양이라디오 2023-02-28 13:04   좋아요 1 | URL
네~ 저자의 다른 책들도 모두 재밌었어요ㅎ

페크pek0501 2023-03-02 12:26   좋아요 1 | URL
옙..
좋은 하루 보내세요.^^
 















미셸 드 몽테뉴, <에세 1>


몽테뉴가 습관에 관하여 쓴 글이다. 


(209쪽) 어떤 시골 아낙이 갓 태어난 송아지를 두 팔에 안고 다니며 계속 쓰다듬다 보니 그 일에 익숙해져 다 큰 황소가 되었는데도 여전히 들고 다닐 수 있게 되었더라는 이야기를 처음 지어낸 사람은, 내 보기에 습관의 힘이 어떠한지를 아주 잘 아는 사람이다. 왜냐하면 습관이란 정말이지 포악하고 음흉한 여선생 같기 때문이다. 습관은 우리가 모르는 새에 조금씩 우리 안에 자기가 행사하는 권위의 발판을 세워 놓는다. 이처럼 유순하고 눈에 띄지 않게 일단 시작하고 나서는 시간의 도움을 받아 그것을 고정시켜 단단히 박아 넣은 뒤, 이윽고 폭군의 성난 얼굴을 우리에게 드러내며, 그 앞에 선 우리는 감히 눈을 들어 올려다볼 생각조차 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자연의 규칙이 언제나 습관에 의해 깨지는 것을 볼 수 있다.



⇨ 매주 발레를 배우면서 이런 생각을 하곤 한다. 내가 나이가 들어 70대가 되어도 이런 동작을 할 수 있을까? 만약 늙어서 발레 동작을 더 이상 할 수 없을 때 난 어떤 느낌을 갖게 될까? 나이가 많아져서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못한다는 것은 참 쓸쓸한 일이 아닐까. 


우리 애들은 스트레칭을 하는 나를 보면 발레를 해서 내 몸이 유연한 거라며 부러워한다. 그런데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내가 노화로 인해 발레를 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는 날이 올 것이다. 발레 슈즈가 쓸모없게 되는 날이 올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몽테뉴의 글이 말해 주듯 습관이란 힘이 센 것이어서 앞으로 계속 발레를 한다면 70대의 나이에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송아지를 두 팔에 안고 다니는 게 습관이 된 시골 아낙이 그 송아지가 다 큰 황소가 되었는데도 여전히 들고 다닐 수 있게 된 것처럼.  


글쓰기는 어떠할까? 70대가 되어도 글을 쓸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 80대에도 소설을 쓰는 작가들이 많으니까.  


나의 글쓰기는 어느 해 가을에 하나의 행동으로 시작됐다. 아이를 낳고 나서 이대로 전업 주부로 살 순 없다고 생각하여 아이를 친정에 맡기고 문학 배움터에 등록을 해 버렸던 것. 문학 강좌가 있는 배움터에 등록하면서 내 생활은 확 달라졌다. 거의 매일 책을 들고 살았고 글쓰기에 관심을 가졌다. 그리하여 나는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이 습관처럼 되어 버렸다.   


큰애가 초등학생 때 독서광이 되었던 것은 독서광으로 살았던 나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요즘은 성인이 된 둘째 아이가 책을 많이 읽는데 이 또한 나의 영향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습관은 지속시키는 힘이 셀 뿐만 아니라 전염시키는 힘도 세다.


(209쪽) “습관은 무슨 일에서나 가장 힘있는 주인이다.”(플리니우스)

















배명희, <엄마의 정원>


지인이 두 번째 소설집을 냈다. 일곱 편의 단편이 실린 <엄마의 정원>이라는 책이다. 

응원하는 마음으로 책을 구매했다. 여러분이 관심을 가져달라는 뜻에서 ‘작가의 말’을 옮겨 놓는다. 



(4쪽) 이 책에 실린 소설 속 사람들은 외롭다. 가난해서, 친구나 사랑이 부재해, 혹은 비가 내리거나 세상이 두려워.

인간이 안전하고, 행복하기 위해 스스로 걸어 들어간 제도. 가정, 사회, 그리고 강철로 만든 견고한 담장 안. 경계로 내몰린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불안하다.

고독과 달리 외로움은 위안을 받는 게 가능하다.

하지만 무엇이 그들을, 우리를 위로할 수 있는지 사실 모르겠다.

사람은 원래 외로운 존재이고, 타인의 도움은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말은 너무 쓸쓸하다.

삶이 그런 것이라 해도, 생명은 능동적이다.

약자에게 자꾸 가혹해지는 세상에서 소설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사람마다 능력과 역량이 다르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약자인 우리 모두 서로를 위로하고, 공감하는 것. 그것이 우선 내가 할 수 있는 일일 것이다.

위로가 될지 잘 모르겠다. 그저 할 수 있는 일이 그것뿐이다. - ‘작가의 말’에서








이렇게 준비해 놓고 책 보는 게 최고다. 






댓글(18) 먼댓글(0) 좋아요(5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레이스 2023-02-12 19: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주 좋은 비유네요
송아지를 안고 다니던 여인 이야기!^^
습관을 만드는 것 오랫동안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비결인듯요!~♡

페크pek0501 2023-02-13 11:09   좋아요 0 | URL
에세 1, 이란 책이 그래요. 수많은 모래알에서 저런 보석 같은 글을 찾는 재미가 있어요.
지금 생각난 건데, 허리 펴고 스트레칭을 매일 한다면 80대 노인이 되어서도 아마 어깨가 굽지 않고 키도 줄지 않을 거예요.^^

새파랑 2023-02-12 19: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습관이란 참 무서운거 같아요. 익숙해져서 버릴수도 없고 ㅋ 그래서 좋은 습관을 기르는게 중요한거 같습니다. 페크님의 독서 습관이 자녀들에게도 좋게 영향을 미쳤군요 ^^

페크pek0501 2023-02-13 11:12   좋아요 2 | URL
돈을 버느라 육아에 소홀한 건 아닌가 죄책감이 들던 때가 있었어요. 독서광으로 만든 걸로 자위합니다.
요즘 애들은 똑똑해요.^^

희선 2023-02-13 00: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송아지를 소가 되어도 들고 다니기는 좀 어렵겠지만, 그만큼 버릇이 들면 그렇게 된다는 거겠지요 맞는 말입니다 좋은 버릇을 많이 들이면 좋을 텐데 싶습니다 페크 님이 책읽기와 글쓰기를 하셔서 따님도 페크 님을 보고 배웠군요 부모가 하는 걸 아니는 보고 배우죠 그런 거 보면 뿌듯하시겠습니다 함께 하는 게 있으니, 같은 책을 보고 이야기 나누어도 좋겠네요

페크 님 발레와 글쓰기 앞으로도 하실 수 있을 거예요


희선

페크pek0501 2023-02-13 11:15   좋아요 3 | URL
송아지가 하루하루 체중이 늘겠지요. 어제보다 오늘 조금 더 무겁고 오늘보다 내일이 조금 더 무거울 테고...
매일 들고 다니면 그 체중 차이를 잘 모르겠지요. 아주 적은 차이니까요. 그래서 나중엔 소가 되었는데도
들고 다니는 거죠. 재밌는 이야기 같아요.
발레를 배우면서 이걸 내가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 시간이 흐르는 게 아깝답니다.^^

얄라알라 2023-02-13 07: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배명희 작가님 축하드립니다^^ 발레복 입으신 페크님의 허리까지 족히 올라올 책탑의 가장 꼭대기에 올라 있는 신간, [엄마의 정원] 두분의 우정도 아름답습니다!

페크pek0501 2023-02-13 11:16   좋아요 1 | URL
오우! 축하 감사합니다.
책탑은 일부러 만든 게 아니라 저절로 그렇게 돼 버렸고 그 위에 엄마의 정원, 책만 얹으면 되는 거였어요.
우정, 이란 말 좋네요.

얄라알라 2023-02-13 07: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에세에서 인용해주신 부분은 살포시 퍼가겠습니다. 저에게 필요한 말이네요^^ 달리기를 멈춘지 오래 되었습니다...^^;;;;;

페크pek0501 2023-02-13 11:17   좋아요 1 | URL
습관의 위대성을 다 알지만 좋은 습관 들이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달리기하시는 것, 읽었던 기억이 있네요. 다시 도전!!! 달리기를 응원합니다!!!

coolcat329 2023-02-13 14: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글을 읽으니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게 됩니다. 좋은 습관...요즘 학생들처럼 플래너를 써볼까 생각했었거든요.

페크pek0501 2023-02-14 12:01   좋아요 0 | URL
좋은 습관이 좋은 인생을 만든다는데 저에게도 나쁜 습관이 있어서 고칠 점인데... 그냥 살래요.ㅋㅋ
마음을 한 번 다잡게 되신 건 좋은 일입니다. 저도 계획은 잘 세운답니다. 항상 실천이 문제지요.
오늘 미세먼지가 없어 창문 열어 실내 환기를 했어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stella.K 2023-02-13 18: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역시 책을 책꽂이나 책장에 다 못 세워놓고 저렇게 눕혀 놓는 건
책 좋아하는 사람의 어쩔 수 없는 운명 같습니다. ㅋㅋ
오늘 페이퍼 알흠답습니다.^^

아, 서재 벽지도 산뜻하게 바뀌고 곧 푸르른 계절이 오겠죠? ㅎ

페크pek0501 2023-02-14 12:04   좋아요 1 | URL
책장이 꽉 차서 책이 많이 누워 있습니다. 하하~~ 좋은 점은 먼지가 덜 앉는 점입니다. 책 위만 닦으면 됩니다.
알흠답다니 듣기 좋군요.
겨울이라 계절에 맞게 서재 벽지를 설경으로 해 놨더니 서재에 들어올 때마다 마음이 춥더라고요. 겨울엔 따뜻한 느낌을 주는 풍경이 좋다는 걸 알게 되었죠. 설경은 여름에 써먹겠습니다.^^

물감 2023-02-15 09: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글을 꾸준히 쓰는 분들은, 글쓰기 취미를 갖게 된 계기가 꼭 있더라고요. 저 또한 그런데요, 그 계기가 글쓰기를 유지시켜주는 원동력이 되어 남은 평생을 즐겁게 쓰다 갈 수 있겠다 싶습니다. 페크님의 세계관을 보다보면 느끼는 바가 참 많아요. 좋은 글 항상 감사합니다^^

페크pek0501 2023-02-16 13:52   좋아요 1 | URL
기분 좋게 하는 댓글, 감사합니다.
글쓰기 취미가 있는 이들은 지루하거나 심심할 시간이 없고, 늙어서도 소일거리가 있고, 치매 예방에 좋고.
혼자 즐거움을 누릴 수 있기 때문에 누군가에 대한 기대치가 높지 않아 가족 간, 친구 간 불화가 없고.
책이 가장 좋다 보니 다른 것들 이를테면 명품백이나 자동차 같은 것이 시시하니 물욕이 없고.
장점이 많지요. 단 하나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으니 디스크, 소화 불량 같은 걸 조심해야 해서
틈틈이 걷기 운동으로 보충해 줘야 해요. 그것만 지키고 살면 끝, 이죠.ㅋㅋ^^

yamoo 2023-02-18 10: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습관에 대해 고찰하다가 몽테뉴의 저 부분을 봤습니다. 근데 습관에 대해 너무 짤막하게 소개돼 있어 당시 습관을 다룬 한 권짜리 책을 찾는 중이라 넘겼죠. 그리고 찾은 책이 라베송의 책이었습니다. 드뎌 찾게됐죠..ㅎㅎ

근데 <엄마의 정원>아래 책탑 높네요!!

페크pek0501 2023-02-20 12:01   좋아요 0 | URL
그림에 대한 안목뿐만 아니라 책에 대한 안목까지 갖추시다니... 이건 불공평하잖아요!!!ㅋㅋ
책탑이 저것만 있는 게 아니랍니다. 많이 버렸지만, 더 이상 읽지 않을 책을 골라 버려야 하는데
자꾸 미루게 됩니다. 버리고 나서 찾게 될까 봐 버린 책의 목록까지 작성해야 하니 이것도 일, 이에요.
참고로, <엄마의 정원>은 신간입니다.^^
 


경인일보에 기고한 지 1년이 넘었다. 글을 쓸 때마다 글감을 찾기 어려워서 1년만 기고하고 끝내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난 1월에 신문사 측에서 ‘1년간 연장’이라는 통보가 오니 생각이 바뀌었다. 앞으로 1년 더 기고하기로 했다. 


글감을 찾기 위해 이 책 저 책 뒤적거리다가 다음 글을 읽게 되었다. 음미할 만한 글인 것 같아 옮겨 쓰고 그것에 대한 단상을 써 봤다. 



사랑의 의미


사랑은 다른 사람의 인간성을 가장 깊은 곳까지 파악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사랑하지 않고서는 어느 누구도 그 사람의 본질을 완전히 파악할 수 없다. 사랑으로써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이 지니고 있는 본질적인 특성과 개성을 볼 수 있으며, 더 나아가 그 사람이 잠재적으로 가지고 있는 것, 아직 실현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실현돼야 할 것이 무엇인지도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인간은 사랑의 힘으로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이 잠재력을 발휘하도록 도와줄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그리고 자신이 어떻게 돼야 하는지를 깨닫게 함으로써 잠재 능력을 실현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167쪽)


⇨ 서로 좋아하는 연인들이라면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에 서로에 대해 깊이 알 수 있어서 인간을 이해하는 기회를 갖게 된다. 


그러나 사랑에 눈이 멀어 상대를 가장 모르는 게 연인일 수 있다. 가장 가까이 있는 부모가 자식에 대해 모르듯이, 상대에 대해서 남들은 다 아는 것을 연인만 모를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상대의 어떤 점에 대해서는 깊이 알지만 다른 점에 대해서는 남들보다 더 모를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기 때문이기도 하고, 모든 측면에서 한 사람을 안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만약에 본인은 없고 친구들만 있는 자리에서 연인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 A 씨가 기분이 상했다고 하자. ‘내가 없는 자리에서도 저렇게 즐거워하다니’ 하면서 말이다. A 씨가 상대를 사랑한다고 하는데, 그게 사실일까? 내가 알기로는 사랑하면 상대가 즐거워하는 모습이 A 씨를 기분 좋게 만들어야 한다. 이처럼 차원 높은 사랑을 할 수는 없을까. 


연인이나 배우자는 어떤 사람이면 좋을까? 상대방에 집착하고 사랑을 심하게 갈구하는 사람보다는 상대방에 집착하지 않는 사람, 상대방을 존중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 상대방이 더 나은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 낫다고 생각한다. 내 딸이 만날 사람도 그랬으면 좋겠다. 














빅터 프랭클,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사랑의 의미
사랑은 다른 사람의 인간성을 가장 깊은 곳까지 파악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사랑하지 않고서는 어느 누구도 그 사람의 본질을 완전히 파악할 수 없다. 사랑으로써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이 지니고 있는 본질적인 특성과 개성을 볼 수 있으며, 더 나아가 그 사람이 잠재적으로 가지고 있는 것, 아직 실현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실현돼야 할 것이 무엇인지도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인간은 사랑의 힘으로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이 잠재력을 발휘하도록 도와줄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그리고 자신이 어떻게 돼야 하는지를 깨닫게 함으로써 잠재 능력을 실현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167쪽)


댓글(26) 먼댓글(0) 좋아요(4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tella.K 2023-02-07 15: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우, 축하해요!
원래 글이란 게 쓸거리를 쟁여두고 쓰게 되지는 않더군요.
다 좌짜가면서 쓰는 거지. 그러다 어느 날 팍 자라있음을 발견하는 거잖아요.
올해 또 의미있는 씨름을 하게 되었군요. 응원합니다. 홧팅!!

2023-02-07 19: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23-02-07 18:57   좋아요 1 | URL
홧팅, 고맙습니다.
남들은 쓸 글이 넘쳐 나는 것 같은데 저는 고갈된 상태이니 걱정입니다. 정 안 되겠다 싶을 땐
6개월 정도만 하고 기권, 해야죠 뭐. 그럴 땐 필자를 구할 시간을 충분히 주고 알려야겠지요.
제가 언제까지 쓸 수 있는지 저도 궁금합니다!!

2023-02-07 19: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2-07 19: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2-07 19: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물감 2023-02-07 16: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키보드 누를 힘이 없어질 그 날까지, 페크님의 칼럼은 영원하라~~

페크pek0501 2023-02-07 19:08   좋아요 1 | URL
푸하하~~~ 물감 님이 저를 웃겼어요.
물감 님도 키보드 누를 힘이 없어질 그날까지 영원히 글 쓰십시오. 제가 딱 지켜보겠습니당~~~

blanca 2023-02-07 19: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정말 근사합니다. 페크님이 그만큼 독자들과 신문사에 기여하는 바가 있다는 얘기이겠지요. 응원합니다!

페크pek0501 2023-02-07 20:22   좋아요 0 | URL
아, 아닙니다 blanca 님. 그런 오해는 하지 말아 주세요.ㅋㅋ
오랜만에 방문하셨습니다. 반갑습니다. 응원은 감사하게 접수합니당~~

기억의집 2023-02-07 23: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글감 찾는 거 쉽지 않지만 글쓰기 위해 세상을 더 넓게 보려고 하시잖아요. 페크님 올 한 해도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페크pek0501 2023-02-08 15:43   좋아요 0 | URL
맞아요, 글감을 찾기 위해 이 책 저 책 찾게 되고 또 글 쓰면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되니 세상을 더 넓게 보게
되기는 합니다. 그래도 우물 안의 개구리일 테지만 글 쓰기 전에 비하면 조금이라도 넓어졌겠죠.
감사합니다.^^

페넬로페 2023-02-08 12: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페크님!
글 쓰는게 쉽지 않은데 그것도 신문에 칼럼 을 계속 연재하시니 정말 대단하세요~~
응원합니다
건강도 유의하시고요^^

페크pek0501 2023-02-08 15:46   좋아요 1 | URL
페넬로페 님, 감사합니다.
그 대단한? 일을 처음 하니 많이 떤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재하고 싶은 걸 어쩌겠어요.
글 쓰는 사람들은 일부러 편한 길을 놔 두고 스스로 힘든 길을 택해 걷는 자들입니다. 누가 말리겠어요...
님도 건강 유의하시고 행복한 하루하루 이어가시길 바랍니다.^^

독서괭 2023-02-08 16: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대단하세요. 꼬박꼬박 기고하는 게 진짜 어려운 일일 것 같은데.. 그래도 보람도 많이 느끼실 것 같습니다. 저도 제 딸이 그런 사람 만나면 좋겠어요^^

페크pek0501 2023-02-09 13:58   좋아요 1 | URL
집착형은 상대도 자신에게 집착하길 바라고 그 기대에 어긋나면 화를 낼 거예요. 만나자고 하는데 쉬고 싶어서
안 만나 주면 삐지고 그러면 또 그 마음을 풀어 주려고 노력해야 하고... 참 피로한 일입니다.
딸 가진 부모라면 딸이 너그러운 남자를 만나길 바라는 마음이 같을 것 같네요. 댓글 고맙습니다.^^

가필드 2023-02-09 17: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페크님 계속해서 연장도 응원드립니다 🥳

페크pek0501 2023-02-10 13:28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저 또한 가필드 님을 응원하겠습니다.🥳

yamoo 2023-02-11 12: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첫 단락 읽으면서 빵터졌습니다..ㅋㅋㅋㅋ
페크 님두 유혹에는 어쩔 수 없구나...ㅎㅎ

사랑의 의미...모든 사랑의 의미에 대한 썰을 많이 봐왔지만..개인적으로 인용하신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에리히 프롬의 짧은 언명을 아주 좋아합니다.
˝사랑은 인간실존 문제에 대한 해답˝
<사랑의 기술> 부제였죠. 사랑의 의미에 이만한 대답도 없다고 봅니다만..^^;;

페크pek0501 2023-02-12 15:58   좋아요 0 | URL
후훗~~~ 제 마음을 꿰뚫으셨나 봅니다. 잘 쓸 자신도 없으면서 유혹엔 약하지요...ㅋㅋ
사랑의 기술을 정독했습니다만, 부제는 기억하지 못했어요. 훌륭하십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서니데이 2023-02-11 17: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올해 1년 더 연장하시는군요.
칼럼을 연재하는 건 시간이 많이 들고 부담되는 일이지만, 글을 쓸 수 있는 지면이 있다는 것은 좋은 소식 같아요.
올해도 좋은 글 많이 쓰시고, 그리고 좋은 책도 많이 읽으시면 좋겠습니다.
날씨가 많이 춥지 않아서 좋은 주말입니다.
편안한 오후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3-02-12 16:01   좋아요 1 | URL
그게 그렇게 됐어요. 연재는 정말 부담스런 일이에요. 마감은 다가오는데 적당한 글감을 못 찾을 땐 속이 타지요.
그걸 알면서도 뿌리치지 못했어요. ㅋㅋ
서니데이 님도 책과 함께 행복하기를요..
미세먼지가 없으면 춥고 따뜻해서 좋다 싶으면 오늘처럼 미세먼지가 말썽이더라고요.
편안한 오후 보내세요.^^

희선 2023-02-13 00: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한해 더 하시게 되다니... 페크 님이 쓰신 글이 좋아서겠습니다 이번에도 잘 쓰시면 다음해에도... 다음보다 2023년만 생각하고 쓰시면 괜찮을 거예요


희선

페크pek0501 2023-02-13 12:09   좋아요 0 | URL
연재를 맡으면 한 해가 금방 가는 것 같아요.
더 나은 글을 써야 할 텐데, 하며 걱정이 되기도 한답니다.
2023년도 희선 님도 저도 열심히 읽고 써야겠지요.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감은빛 2023-02-24 10: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몇 해 전에 지역 신문에 글 연재할 때 글감을 구하지 못해 난감했던 경우가 많았어요.
마감이 닥치면 어떻게든 글감을 구해보려고 별의 별 생각들을 다 해보곤 했었어요.
꾸준히 좋은 글 써주셔서 고맙습니다! ^^
덕분에 1년 더 멋진 글들을 읽을 수 있겠네요.

페크pek0501 2023-02-24 12:08   좋아요 0 | URL
경험해 보셔서 잘 아시겠네요. 연재하는 일이 즐겁지만은 않은 것을...ㅋ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왜 글을 쓰는 걸까요... 이것도 중독인듯...
저 역시 마감이 닥치면 어떻게든 글 하나 완성이 됩니다. 쓰면서, 이번엔 망했다, 이러죠.
감은빛 님이 멋진 글이라 말씀해 주시니 황송합니다.
연재 맡으면 딱 하나 좋은 점 있어요. 글 하나 완성한다는 거요. 연재하지 않으면 글감이 없네, 하면서
글을 쓰지 않았을 거예요. 그러면 글도 늘지 않을 테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