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경향신문과 중앙일보가 '감정사회학'에 대한 언급을 연이어 하길래 기사를 읽었다. 아무래도 저널의 특성상 학문적 '추적'이라고 해야 할까 그 부분보다는 한국 사회와의 접점을 통해 '왜 이게 뜨는가' 같은 내용이 주였던 것 같다.

2. 엄밀히 말하자면, 감정사회학의 이로움은 '새' 학문이라는 특성이 아니라, 고전사회학을 재해석할 공간으로 작용한다는 점 아닐까 싶다. 이 사람이랬었어? 하는.

3. 다만 그랬을 때 연구자와 이런 연구자들을 주시하는 책 만드는 이 그리고 독자들이 따져볼 점은 감정사회학이 다분히 '클래시컬'한 요소가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도전을 해보면 '지루한 느낌'을 견뎌야 하는 과정이 꽤 있는 것 같다. 

4. 우리로서야 수사로든 어쨌든 그나마 '요즘 센스'가 있는 '에바 일루즈' 혹은 주제 선정과 그 결과물이 한국 사회와 잘 들어맞았던 '앨리 혹실드'가 감정사회학이라는 분과학문에 대한 홍보 효과가 되면서 고쪽의 재미를 계속 기대하지만, 진퉁으로 돌파해야 할 영역은 박형신 교수가 번역해놓은 저술과 그 경로들이긴 하다. 

5. 그런 과정 속에서 불가피하게 파고들어야 할 부분은 과거 '큰 사회학'에서 맡을 수 있던 사회심리학적 향취를 되돌아보는 작업 그리고 개선해볼 수 있는 지점을 찾아보는 작업일 거라 본다. (후자의 작업이 중요할 것 같다)

6. 어제는 미국사회학회 감정사회학회분과 사이트에 들어가 우수대학원생논문명단을 비롯해 우수논문과 저술을 행한 학자 명단, 공로상 명단을 쭉 봤다. 그리고 논문 주제와 초록들, 저술 관련 출판사 소개글 등을 조금씩 정리해보고 있는 중이다.
우수대학원생 논문명단에는 한국 사람도 있었다. 지금 멀리서든 여기서든 공부하는 친구들을 위해 기도하는 마음 보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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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이어트 Quiet - 시끄러운 세상에서 조용히 세상을 움직이는 힘
수전 케인 지음, 김우열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근래 몇 년간 출판계 트렌드 중 하나가 되어버린 `내향성의 시장`을 만드는 데 일조한 책. 이 책을 `대략` 읽은 사람들이 갖고 있는 편견에 비해 저자인 수전 케인이 갖고 있는 탄창이 꽤 실하고 든든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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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고 갈 사람, 버리고 갈 사람 - 민폐형 인간에게 시달리는 마음 여린 사람들을 위한 관계의 심리학
크리스토프 앙드레 지음, 이세진 옮김, 뮈조 그림 / 푸른숲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크리스토프 앙드레보다는 `뮈조`의 그림이 이 책의 매력을 더 돋보이게 한 것 같다. 근데 이 책 속에 언급된 내용이 지나치게 한국적으로 매끄럽다고 할까? 그것은 이 책의 재미이면서도 뭔가 그 매끄러움에 의심을 갖게 했다. `프랑스적인 걸` 너무 없앤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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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화 <인사이드 르윈>를 본 뒤 해외 리뷰를 쭈욱 읽었다. <애틀랜틱>의 팀 웨인라이트가 쓴 글이 가장 눈길을 끌었다. 웨인라이트는 '르윈이 곧 고양이다'라는 이론을 내세우면서, 르윈과 고양이의 병렬적인 위치를 영화 장면을 통해 설명해나간다. '정체성'과 '진정성'을 되묻는 영화임을 강조하면서 그가 꺼낸 단어 중 인상 깊었던 건 '고양이성cat-ness'이었다. 

이 말은 정식 용어라기보다는 하나의 조어라고 할 수 있겠다. 


#2

구글을 통해 검색해보니 윅셔너리에서 고양이성이 무엇인지 정의한 인용문이 나와 있었다. 시인이자 교육자 정치인이었던 레베카 맥클러너헌의 에세이에는 '고양이성'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그녀가 보기에 고양이성이란 주의 깊고, 내면적이며, 나름의 질서가 있되 그것을 잘 드러내지 않는 자기만의 영역이 있는 것을 강조하는 성향을 뜻한다. 그녀는 사람에게 고양이성이란 것이 다분히 있다고 믿는 사람이다(그녀는 참고로 '개성dog-ness'이란 것도 정의했는데 개성은 충동적이며 보다 육체적인 것에 민감하며 사회적인 성향이라 말한다. 이 구분이 반드시 정확하다곤 볼 수 없다. 사실 이는 이론이기보다는 하나의 비유로서 우리는 이미 문학 작품 등이나 잡지 속 칼럼을 통해 이 고양이성에 대한 언급을 봐왔다.


#3

한때 트위터에 왜 이렇게 고양이가 사진으로 많이 올라올까? 궁금한 적이 있었다. 고양이와 인간, 이를 엮어주는 미디어 마지막으로 이 3항을 통해 조성되는 '감정 환경'. 다시 <애틀랜틱>에 실린 팀 웨인라이트의 영화 리뷰를 읽으면서 이 감정 환경과 영화 <인사이드 르윈>의 몇몇 장면을 복기해봤다. 화장실에 들어간 르윈 데이비스가 화장실 낙서에서 본 "What are you doing?"


영화는 우리네 삶에서 가장 멀리하고 싶으면서도 때론 가장 가까이 있으면 하는 두 말을 르윈 데이비스의 여정을 통해 꺼내고 있다. '이게 사는 건가' 그리고 '여기까지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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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예술도서 전문 브랜드 타셴의 편집자이자 사진작가인 앨리슨 캐슬은 스탠리 큐브릭의 아카이브를 정리한 도서 2권으로 명성을 날렸다. 
(북 에디터로서 그녀의 이야기는 따로 정리해볼 생각이다)

1.뉴욕대에서 사진과 영화를 전공한 그녀는 큐브릭을 좋아하는 영화광이었고, 이러한 열정은 큐브릭과 관련된 어마어마한 자료집 책임편집으로 이어졌다.
그녀는 큐브릭의 모든 일상을 샅샅이 조사하고 수집했는데, 그중 캐슬이 2005년에 가디언과 인터뷰한 내용이 흥미롭다. 
캐슬이 가디언과 한 인터뷰에서 눈여겨볼 지점은 '매체 애호가'로서의 큐브릭을 소개했다는 점이다.

2. 인터뷰 내용을 요약하자면, 
스탠리 큐브릭은 컴퓨터 애호가였고, 얼리 어답터였다. 그는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 최신 IBM 컴퓨터를 사서 작업했으며, 신기술을 통한 기기의 업그레이드에 신경 쓴 영화감독이었다. 
인터뷰어는 캐슬에게 묻는다. 큐브릭은 '인터넷'에도 흥미가 있었냐라고.
캐슬의 대답에 따르면, 큐브릭은 오늘날 같은 인터넷 시스템이 아닌 전화선을 사용한 느린 모뎀의 시대를 살고 있었다. 
(아마 그가 인터넷이 활발한 시대에도 살았다면 우린 더 재미있는 그의 면모를 볼 수 있었을 것이다)

3. 이외에도 큐브릭은 '자료광'으로서의 면모를 보였는데, 이에 착안한 앨리슨 캐슬의 또 다른 프로젝트가 『스탠리 큐브릭의 위대한 영화는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의 출간이었다. 만들어지지 못한 작품 <나폴레옹>에 관한 
2800쪽에 달하는 스탠리 큐브릭의 영화 제작을 위한 자료집은 영화문헌사가 있다면 반드시 기록되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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