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광주에 둥지를 튼지 20년이 막 지났다. 광주살이 3년 만에 입에 착착 감기던 친정엄마 김치보다 전라도 김치가 입에 맞았다. 한 5년만 살고 가야지 생각할 때는 이웃들과도 말을 트고 지내기 싫어서 꼬박꼬박 존대했다. 그렇게 지내다가 남편이 다니던 회사에 사표를 내고, 집을 지어 살게 되니 올라가긴 틀렸구나, 맘을 접었다. 누군가 나를 알아줘야 살맛이 나고, 내가 주변부 인물이 아닌 중심 인물이 되어야 직성이 풀리는 순오기였건만, 하나둘 날개를 접고 10년 세월을 삼남매의 육아에 전념했다.  

아이들이 학교에 들어가면서 아이들 친구 엄마들과 마음을 나누고 정을 나누며 광주사람이 되어갔다. 10년 세월은 이웃들과 미주알고주알 사는 형편을 일일이 고하지 않아도 짐작하고 배려하는 형제같은 사이가 되었다. 좋은 일엔 이웃 사촌이고 궃은 일엔 형제라고 하지만, 내 이웃들은 궃은 일에도 형제같은 끈끈한 정을 나누는 사이다. 내가 광주살이에 정을 주고 떠날 생각을 하지 않는 근저엔 이들이 한몫한다. 

사는 게 힘들 때, 누군가 불쑥 가져온 상추 한 다발에 기운이 솟고, 5년째 김장하지 않아도 일년 열두 달 김장김치가 떨어지지 않고 사는 우리집은 사는 것 자체가 기적이다. 내가 무언가 필요해서 중얼거리면 하루 이틀 사이에 누군가, 마치  내말을 엿듣기라도 한 것처럼 필요한 그것을 가져온다. 수년간 이런 걸 지켜본 아이들은 '엄만, 정말 무서운 아줌마야!'라고 말할 정도다. 그러면 난 당당하게 말한다.

"이게 바로 엄마의 삶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그분의 사랑이야, 까마귀가 엘리야를 먹이듯 하느님이 우리 가족을 먹여 살리는 거지!"

내가 불혹의 나이가 되어서야 비로소 흔들리기 시작했고, 그 흔들림을 겪어낸 연후에 옛 어른들 말씀처럼 어느 것에도 흔들리지 않는다는 '불혹'을 깨닫게 되었다. 이제는 부끄럽게도 지천명에 도달했다. 하지만 내가 지천명의 도를 다 알지는 못한다. 그럼에도 지금껏 살아온 경험으로 세상일은 억지로 되는 것도 아니고, 혼자만 살아가는 게 아니라는 건 알겠더라. 

지난 주말엔 큰딸의 대학등록금과 기숙사비까지 우리에겐 꽤 많은 돈이 필요했다. 돈 마련이 안 된 남편은 보험을 해약하겠다고 전화했다. IMF때 집에서 하던 공부방을 접고 보험회사를 3년 다녔을 때, 노후대책이다 생각하고 큰딸 앞으로 들어논 보장성보험으로 만기가 22세니까 일년만 지나면 되는데 그걸 해약하겠단다. 세아이들 통장에 들어있는 돈이라도 찾을테니 해약하지 말라고 했다. 그날밤, 2층 세입자가 돈이 급해 이사한다기에 우여곡절을 겪고 100만원을 올려 부동산에 의뢰했는데 다음날 바로 계약이 성사 되었다. 그래서 13일까지 마감이었던 딸의 등록금 액수를 계약금으로 받아 등록할 수 있었다. 나는 이런 게 기적이라고 믿는다. 

알라딘 대박적립금을 형제들에게 책 한 권씩 나누고 알라딘에 조촐한 이벤트를 할 때, 간곡히 만류하는 서재인이 있었다. 나의 수고로 얻은 것이니 다 풀지 말고, 나를 위해서 쓰라는 사랑의 조언이었다. 진정 그 마음을 알기에 고맙게 접수했지만, 순오기의 복은 나눔에서 온다는 걸 알기에 예정대로 진행했다. 형제들이 속속 책을 신청해서 이제 26명에게 책을 보냈다. 방금 둘째 시누이 가족이 신청한 책이 엄청 비싸서 네 권에 75,000원이나 되기에 전화를 드렸다. 내가 일만원 선에서 신청하라고 했는데 못 들었거나 내가 말하지 않았거나 둘 중 하나였다. 그런데 형님이 식구들이 고른 책이니 그대로 보내주고, 당신이 우리 아들 교복을 사준다고 30만원 송금한다고 했다. 내가 이런 경험하면서 '나눔이 복'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겠는가? 나는 이런 게 바로 나눔의 기적이라고 믿는다! 

내가 비록 6년째 교회출석을 방학중이지만, 난 그분을 믿는다고 고백함에 부끄럽지 않다. 혹자는 내가 교회를 다니면 더 잘 될텐데~ 라면서 출석을 권면한다. 하지만, 내가 잘되기 위해서 교회를 다니는 믿음은 아니라고 본다. 기독교의 진정한 가르침이 왜곡된 것 중에 하나가 바로 기복신앙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그분의 뜻을 행하고 이땅의 삶이 천국의 삶이 되었을 때, "네가 범사에 잘 되고 강건하기를 간구하노라!" 하신 그분의 말씀이 이루어지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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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9-02-23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삶의 구석구석에서 그분의 임재를 증명하고 계시는 순오기님, 멋지고 근사합니다. 나누는 삶의 아름다움도 실천해 보이시고요. 널리널리 퍼져야 할 미덕이에요. 짝짝짝!!!

글샘 2009-02-23 0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이미 지천명에 이르셨군요. ^^
60은 이순, 70은 종심(소욕불유구...는 논어 출처, 고희는 두보 출처)
77은 희수(喜壽, 흐뭇한 나이), 88은 미수(八十八을 합한 글자, 米), 99는 百에서 一을 뺀 백수(白壽)
71은 80을 본다고 망팔, 81은 90을 바라본다고 망구(望九, 할망구는 좋은 말 ^^)
...
자, 여기서 돌발 퀴즈...

65세는 무엇이라고 부를까요??? ㅋㅋ

자작나무 2009-02-23 0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월요일 아침에 참 좋은 글 만났습니다.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힘을 얻고 갑니다

프레이야 2009-02-23 0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 짓고 복 받고 사시는 모습, 흐뭇합니다.
저도 교회출석 방학이 오래 가고 있어요.^^

메르헨 2009-02-23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누고 나누고 나누어도...채워지더군요.^^
하물며...오병이어의 기적이겠습니까...
오...근데 65세는 무엇일까요? 궁금해요.하핫...

꿈꾸는섬 2009-02-23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의 삶을 또 배우네요.ㅎㅎ
딸아이 등록금에 기숙사비, 아이들 학비 너무 비싸요. 그래도 어찌어찌 잘 해결되었으니 참 감사할일이죠. 아이들 잘 키우신 것만으로도 참 값진일 하신 것 같아요.ㅎㅎ

전호인 2009-02-23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일, 서재일, 서방님과의 가정사, 이웃간의 사랑, 종교믿음에 대한 철학 그리고 나눔의 실천. 이 모든 근원이 바로설 수 있었던 것은 순오기님의 바지런함이 으뜸일 겝니다. 서재에서는 맏언니와 큰 누님으로서 역할을 해 내고 계시는 님이 있어 우리들이 더욱 풍성한 배려를 느끼는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알라뷰 ^*^

후애(厚愛) 2009-02-23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은 걸 배우고 많은 걸 느끼고 갑니다.
저도 순오기님처럼 나누면서 살아가도록 노력해야겠어요.^^

하늘바람 2009-02-23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지금 이순간은 다른 말은 떠 오르지 않습니다
일단 감동만 하고 갑니다 님

웽스북스 2009-02-24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저 좀 뭉클해요. 으으으.

찔레꽃 2009-02-24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물이 고였습니다. 눈이 뻑뻑해 눈을 비빈 탓만은 아니랍니다.

순오기 2009-02-25 0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들 비슷한 삶을 살아가겠죠. 동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글샘님의 돌발퀴즈엔 아무도 답을 안하셨네요~ 저도 모르겠어요.
글샘님이 답을 알려주셔야할 듯...^^

마노아 2009-02-25 12:36   좋아요 0 | URL
예순 다섯이요~ ㅋㅋㅋ
 

리뷰대회 상금으로 이런 것도 구입해요.^^
다음 주말 기숙사 들어가는 큰딸, 한학기 쓸 거 챙겨주고~ 막내와 나도 써야 되잖아요.
하여간 알라딘에서 이런 거는 처음 사는 거라 골고루 담아 봤어요.
에구~ 앞으로 얼마나 더 쓰게 될런지...남들 보니까 내 나이쯤이면 가버리던데...
갈 때 되니까 바짓가랑이 잡듯이 거시기도 잡고 싶구낭~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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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2-21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땡스투는 골고루~~~ 눈에 익은 아이디를 찾았더니 아르카디아님 뿐이더라~ ㅋㅋ

하늘바람 2009-02-21 1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증정사은품도 눈에 확 오네요

순오기 2009-02-21 18:58   좋아요 0 | URL
사은품 있는 것도 몰랐는데 주문하니까 사은품이 뜨네요~ ㅋㅋ

hnine 2009-02-21 1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이거 어디에 다 쌓아놓는답니까? ㅋㅋ

순오기 2009-02-21 18:57   좋아요 0 | URL
큰딸 갈때 5개월 쓸 거 보내면 남는 것도 별로 없을 듯...^^

마노아 2009-02-21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부는 말로만 출산을 장려하지 말고 이런 거 가격좀 내려주지...ㅜ.ㅜ
울 엄니는 자궁암 수술하셔서 마흔 살부터 뚝이었어요. ㅠ..ㅠ

순오기 2009-02-22 11:45   좋아요 0 | URL
맞아요~ 우리도 셋이 쓰려면 장난이 아니예요.ㅜㅠ
어머니는 그러셨군요~ 나도 불과 얼마 안 남았지 싶어요.
큰동서 거시기 가버릴 때, 동갑인 둘째 동서라 형님 놀려먹었는데~~
둘째 동서는 작년에 가버리고 이젠 내 차례네요.ㅠㅜ

이매지 2009-02-21 2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리대 면세 품목인데 사실 별 효용이 없는 듯 -_-;

순오기 2009-02-22 11:46   좋아요 0 | URL
면세돼도 별 차이가 안나는군요.ㅠㅜ

세실 2009-02-22 0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개월이라...따님은 어디에 보관할까요. 흐~
저두 마트 갈때마다 삽니다. 보림양이 초보로 어찌나 많이 쓰는지 원..

순오기 2009-02-22 11:47   좋아요 0 | URL
필요한 물건 박스에 담아서 택배하면 기숙사에 개인 옷장 있으니까 거기에 두면 되거든요.^^ 우리도 막내가 많이 씁니다~ㅋㅋㅋ

행복희망꿈 2009-02-22 0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여성들만 보라는 말씀에 달려왔는데~ 감을 잡았었다는~ㅎㅎㅎ
이렇게 많아도 어느순간 확~ 줄겠죠? ㅎㅎㅎ
저도 몇년후면 이렇게 많은거 한꺼번에 쌓아두어도 확~ 줄어들때가 오겠지요?
그 돈을 감당하려면 돈 많이 모아두어야겠어요. ^^

순오기 2009-02-22 11:48   좋아요 0 | URL
ㅋㅋㅋ 감 잡으셨어요? 멍석 깔아도 되겠군요~~^^
세모녀가 쓰려면 장난 아니지요. 그렇다고 천으로 하기엔 너무 번거롭고...ㅠㅜ

다락방 2009-02-22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이야 여동생이 결혼해서 딴집살림을 하지만, 저희도 같이 살았을 때는 세모녀였지요. 으윽, 생리대 돈 대기 힘들었어요. 나라에서 정말 생리대는 그냥 줬으면 좋겠어요. 으흣.
게다가 요즘엔 생리대 너무 비싸요. 십오년 전쯤에는 500원짜리도 있었는데..미라젤이라고 ㅜㅡ

순오기 2009-02-23 16:24   좋아요 0 | URL
세모녀가 쓰면 장난 아니지요.ㅋㅋㅋ
이런 건 무상으로 대줘야 하는데 말이죠~~ 미라젤은 저도 알지요.^^

딸기 2009-02-23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순면 생리대 쓰고 있어요.
순면 생리대(말 그대로, 순면으로 된 천이면 뭐든 다 됩니다. 낡은 러닝셔츠 잘라서, 아이 키웠던 집은 아기 기저귀 남은 거 잘라서, 낡은 수건 잘라서 등등)
한번 써보세요. 넘 좋아요. 순면 생리대 쓴 다음부터 생리하는게 (좀 과장해서 말하면) 즐거울 정도예요. ^^ 염증 없지, 버석거리지 않지, 흡수 잘 되면서 오히려 더 오래 가지, 냄새도 안 나지, 알러지 없지, 돈 안 들지....
저는 완전 순면생리대 예찬론자가 됐답니다.

순오기 2009-02-23 16:49   좋아요 0 | URL
우와~ 부지런하시군요.
30년도 더 전에 중3에 초경할 때 엄마가 만들어준 순면생리대 쓰고는 언제 바꿔 쓰게 됐는지 생각도 안 납니다.^^ 다시 그렇게는 못 할 것 같아요.ㅜㅜ

딸기 2009-02-27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빨아쓰려고 하면 부담스러워 못 쓰지요.
한나절 쓰고 버린다, 이렇게 생각하면 돼요.
실제로 순면 기저귀 시장에서 끊어다가 쓰고 1회용으로버리는 편이,
시판 생리대 사다 쓰는 것보다 돈도 적게 들어가고 환경오염도 안 되니까요.

순오기 2009-03-01 19:43   좋아요 0 | URL
빨아쓰지 않고 그냥 버리는군요.
물오염이 안되니까 환경적으로 더 좋으려나... ^^
 
제4회 알라딘리뷰대회~ 순오기 대박이요!

예정보다 며칠 늦었지만 종합 1등 상금을 제외한 리뷰대회 상금이 적립되었다.  

2009-02-10   [알라딘]좋은 서평이 좋은 책 살린다, 제4회 알라딘 우수 리뷰 대회 당첨   +20,000        
 
2009-02-10   [알라딘]좋은 서평이 좋은 책 살린다, 제4회 알라딘 우수 리뷰 대회 당첨   +20,000        
 
2009-02-10   [알라딘]좋은 서평이 좋은 책 살린다, 제4회 알라딘 우수 리뷰 대회 당첨   +20,000        
 
2009-02-10   [알라딘] 제4회 알라딘 우수 리뷰 대회 당첨   +50,000        

마구마구 복이 쏟아지는 순오기, 하는 일마다 만사형통이다! 작년엔 일본문학기행에 뽑혀 처음으로 3박 4일 해외여행도 했고, 이번엔 리뷰대회 1등으로 100만원(제세공과금 22만원 차감)의 상금을 받게 됐으니 이 정도면 대박 아닌가!^^ 그동안 담금질 받은 만큼 이제는 복받을 차례인가 싶어, 모든 일에 감사하고 근신하는 자세로 살며 나누려고 노력중이다.
  
나와 남편은 형제 중 끄트머리다 보니 늘 받기만 했다. 그래서 이번에 받은 상금으로 한 턱 거하게 쏘기로 했다. 어려울 때 늘 힘이 되어준 나의 친정형제와 시댁형제들에게! 친정엄마와 시아버지를 비롯한 양쪽 형제와 자녀들의 자녀까지 머릿수를 헤아리니 45명이나 되었다. 헉~ 두 가정에서 참 많이도 퍼뜨렸구나~ㅋㅋㅋ 2주 전에 각자 읽고 싶은 책을 e메일로 신청하라 알렸고, 접수된 것은 10일날 주문했다.

*친정엄마에게는 이해인 수녀님의 ’엄마’를 선물했다.
수녀님 엄마처럼 우리 엄마도 바느질 솜씨가 좋아 한복도 짓고, 조각천으로 뭐든 잘 만드셨다. 게다가 단추를 모아 활용하는 것까지 닮아서, 시집을 읽으며 엄마 생각 많이 했다. 엄마에겐 10년 전 커다란 성경책을 사드렸을 뿐, 책선물은 난생 처음이다. 



*시아버님은 80이 넘으셨지만, 서예도 하고 족보를 감수할 정도의 실력을 가진 분이다. 우리집에서 한강, 태백산맥, 아리랑도 가져다 보셨고, 당신이 사서 읽은 책을 형제들이 돌려보라며 가끔씩 건네시는 분이다. 세 권을 골라 보내셨기에 특별히 두 권, 내 아버지로부터의 꿈’만들어진 신’주문했다.

 

           
*차문화를 즐기는 도인 같은 큰 시숙님은 종교에 깊이 심취하신 분답게 
’한권으로 읽는 빠알리 경전’을 고르셨기에 바로 주문했다. 

 

 

 *큰시누이 딸, 세 식구가 주문한 책은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엄마를 부탁해, 미안해 엄마가 몰랐어’  

  


 

*큰시누이 아들, 세 식구가 주문한 책은 ’부모와 아이 사이, 내 아이를 위한 사랑의 기술, 사라진 공룡의 세계’. 우리 아이들 키울때 곁에 살아서 우리 애들도 잘 봐주고 공유하는 추억도 많은데 모처럼 외숙모 노릇을 한 듯...

 

 

*친정 남동생 아들딸 주문한 책은 네 권, 엄마 아빠 몫을 애들에게 양보한 듯... 고2 되는 딸은 ’눈먼 자들의 도시, 눈뜬 자들의 도시’ 중3되는 아들은 ’기프트, 보이스-서부 해안 연대기 1.2부’. 청소년의 관심세계는 환타지?^^ 

 
----------일단 10일까지 접수된 책을 주문했다. 알라딘에서 상금을 받으니 모두 알라딘에서 구입해야 되지만, 1등 상금이 늦게 들어오는 바람에 아버님과 시숙님께 드릴 책은 00공원에 쌓인 적립금으로 구입했다. 알라딘에서 구입하면서 땡스투는 순오기와 소통하는 서재인에게 골고루~ 위에 있는 책으로 땡스투 적립금이 들어왔다면 순오기가 땡스투 했을지도...^^ 

하여간 형제들 모두에게 알렸지만 책을 골라 신청하는 수고를 하지 않으면, 나도 모른척 패스할 수도 있다. 그래야 나도 남는 장사를 하지~ ㅋㅋ   

우리가족을 위해서는, 남편은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스트로베일 하우스' 큰딸은 '조윤범의 파워클래식'과 '대한민국표류기',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아들은 '브이 포 벤데타', 막내는 '조선왕조실록13'

 

 

 

 

순오기를 위해서는 21년 쓴 가스렌지 교체~~~ 알라딘에서 정말 별별 것을 다 팔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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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품] 동양매직 황토가스오븐레인지 GOR4206VR 
판매가 690,000원 

 [2007년형] 동양매직 가스오븐레인지 GOR4103PR
판매가 590,00원 

 

*가스오븐렌지는 비싸다~~ ㅜㅜ 
일반매장 가격과 비교해보고 결정해야지. 

*서재인들을 위한 조촐한 이벤트는 1등 적립금 들어오는 월요일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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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순오기의 조촐한 이벤트
    from 엄마는 독서중 2009-02-16 20:53 
    드디어 제4회 알라딘 리뷰대회 1등 상금이 적립되었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09-02-13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인척들과 책을 주고 받고...부럽네요.

이매지 2009-02-13 0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스렌지 두번째에 동야매직은 ㅎㅎㅎㅎ
정말 친척끼리 책선물 주는 풍경이 부럽네요 :)
그나저나 순오기님 옆동네에서 이것저것 받으실 것도 있잖아요~ ㅎㅎ
책 덕분에 한 살림 장만하시는듯 ㅎ

순오기 2009-02-14 00:15   좋아요 0 | URL
동양매직의 오타인듯...^^
옆동네서 보내준다는 것들 다음 주엔 도착차겠죠.^^

바람돌이 2009-02-13 0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얼마전에 겨우 10년만에 가스렌지 바꿨는데요. ㅠ.ㅠ 근데 제가 바꾼게 저기 첫번째에 있는 218,000원짜리군요. 오븐렌지 아니면 가격대비 저거 성능 좋아요. ^^
순오기님 덕분에 가족분 모두가 행복해지네요. 보기 좋아요. ^^

순오기 2009-02-14 00:16   좋아요 0 | URL
음, 나도 그게 제일 마음에 들어요.^^

마노아 2009-02-13 0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금을 아름답게 실례를 보여주셨어요. 친척분들과 책을 나누는 모습이 너무 고와요. 가스렌지 좋은 것으로 고르셔요~

하늘바람 2009-02-13 0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스레인지라 우와 정말 대단하고 멋지네요.

hnine 2009-02-13 0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에 가스레인지까지 있는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습니다 ^^
나누시는 모습, 배우고 갑니다. 복 받으실 거예요 ^^

Kitty 2009-02-13 0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저도 알라딘에 가스레인지까지 있는 줄 몰랐어요 ^^;;;

후애(厚愛) 2009-02-13 0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들만 있는 줄 알았는데 알라딘에서 가스레인지까지 있다니 정말 놀랐어요.^^ 책을 나누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요.^^;;

다락방 2009-02-13 0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에 가스레인지라니. 하하하핫!!
이럴때를 대비하여, 순오기님을 위해 알라딘에서 미리 마련해 놓은게 아닐까요? 후훗

순오기 2009-02-14 00:16   좋아요 0 | URL
하하하~ 알라딘의 센스, 좋아요!^^

행복희망꿈 2009-02-13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척분들께 좋은선물 하실수 있는 기회가 되었네요. ^^
알라딘에서 가스레인지도 판매하는군요.
21년동안 쓰셨다니 정말 대단하신데요.
적립금으로 순오기님께 행복한 선물도 많이 하시면 좋겠네요.

순오기 2009-02-14 00:17   좋아요 0 | URL
선물하고 남는 건 다 제거예요.ㅋㅋ

마늘빵 2009-02-13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야 정말 대박이군요. 1등 말고도 많이 되셨어요! ^^ 그래스물넷에 김치를 팔더니, 알라딘에 가스렌지까지. 정말 거금 생기면 일단 기프트 코너를 들어가봐야해요.

순오기 2009-02-14 00:19   좋아요 0 | URL
기프트, 정말 별별거 다 있어요.^^

미설 2009-02-13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스렌지는 타 사이트랑 가격비교 꼭 해보고 사시길요^^축하드립니다.

꿈꾸는섬 2009-02-13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너무 멋진 선물을 준비하셨네요. 가족들 모두 좋아라하시겠어요.ㅎㅎ
가스렌지 교체 축하드려요. 저흰 결혼할때 두번째 모델(2004년형이 2007년형이랑 거의 비슷하네요)을 받았는데 좋더라구요.

울보 2009-02-13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정말 골고루 나누어 주셨네요,,
역시 순오기님이세요,,

Kir 2009-02-13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넉넉하고 고운 마음을 가지고 사시기 때문에 좋은 일도 대박으로 생기신 것 같아요^^
순오기님, 부디 상금 중 일부로 가스렌지 외에 보고 싶으셨던 책도 구입하세요. 이렇게 아낌없이 베푸시는 모습을 보니, 가스렌지 이후에 또 울컥합니다;

순오기 2009-02-14 00:18   좋아요 0 | URL
나눔이 또 복으로 돌아온다는 걸 알지요.ㅋㅋ
가스렌지~ 내게는 최고의 아이템인데요.^^

채윤맘깡소 2009-04-05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ㅡ진작에 책 골라보고 이모가 쏘는거 받을걸
아쉽네 아쉬워~ ㅡ.ㅜ

순오기 2009-04-05 21:03   좋아요 0 | URL
ㅋㅋ~ 오늘 적립금 다 털어서 책이랑 앨범 사서 이젠 없어~
 

  나는 가계부를 잘 쓰지 않는다. 결혼 초에는 그런대로 썼는데 그것도 연초 몇 달만 쓰다가 흐지부지 되기 때문에 제대로 쓴 해가 없었다. 핑계는 쓸 돈이 없다는 거였지만, 실제는 게으름과 계획적인 가정경제를 꾸리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쉰이 된 내 인생에서 가장 후회되는 일이 있다면, 결혼 15년쯤 살림을 정리하려고 그동안 모았던 가계부와 월급봉투를 버린 일과, 고등학교 때까지 모았던 성적표와 상장 및 자격증을 모두 버린 일이다. 그래서 내 아이들의 흔적은 절대 버리지 않는다. 사진을 비롯한 성장기의 자료들을 잘 모아서 죽을 때 유물로 줄 것이다. 미리 주었다가 홧김에 버리는 나의 전철을 되밟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 중이다. 보고 싶거나 필요하면 용돈을 두둑이 갖고 손주들을 데려 오면 보여줄 것이다. 이것이 내 노후대책이다.^^ 

  과거나 현재까지 내 인생의 유일한 충동구매는 책 뿐이다. 하지만 정작 사놓고 읽지 않은 책들이 쌓여가고 선물받은 책들도 미처 읽지 못하고 늘어만 간다. 그래서 가계부도 쓰지 않던 순오기가 2009년 1월부터 책 구매일지를 기록한다. 그렇다면 책을 충동구매하는 일도 줄어 들 것이기에......

2009년 1월 31일 현재까지
발급받은 총 마일리지 : 405,374 점,
  

2009-01-13   18,290원(쿠폰할인 530원, 적립금 할인 200원) 실결제액 17,560원  마일리지 1170점 
2009-01-21   52,020원(3개월 할부, 신한카드)                                              마일리지 8560점
1월 적립금  9,160(땡스투 104회 8,160원, 설문응답 1,000원)

---2009. 1월 알라딘 구매액 70,310원  실결제액 69,280원  적립금+마일리지= 18,890원
    <책선물 지식e3-1권 11,520원, 엄마를 부탁해 2권 18,000원 합계 39,520원>   

구입한 도서 

  

그리고 중고샵에서 건진 책들~ ^^

 

 

 엄마는 독서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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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의 달인 TOP100  리뷰의 달인 TOP100  마이페이퍼의 달인 TOP100  


서재지수 49180 점
마이리뷰 565 편
마이리스트 65 편
마이페이퍼 390 편
Thanksto 1323 회
"너희들이 되고 싶은 것이면 그게 무엇이든, 바로 그것을 이루기 바란다" 랜디 포시

**이 정도면 잘 해내갈 것 같은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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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01 09: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2-01 10: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이드 2009-02-01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알라딘 가계부 (혹자는 책계부라고 하더군요 ^^)가 생각나 한숨만 날 뿐입니다. ㅡㅜ

순오기 2009-02-01 11:53   좋아요 0 | URL
책계부~ 그거 좋은데요.^^
저도 이렇게 공개하면 줄지 않을까 싶어서요~ㅎㅎㅎ
그런데 문제는 이웃동네에서 사들이는 것도 있다는 거~~ ㅜㅜ
 

 서울에서 광주까지 7시간이 걸렸다는 뉴스를 접할 때마다, 한 시간 거리의 시댁이 참 고맙다. 내가 인천에서 살았다면 민족의 대이동이라는 저 대열에 합류했을 거라고 상상하면 겁난다. 명절마다 고향을 찾느라 고생하는 그들에게 존경을 표한다. 우린 설 전날 아침 10시에 집을 나서 광주 무안 고속도로를 이용하니 한 시간이면 족하다. (사진 시간에서 - 40분)

아이들이 어려야 설 분위기도 산다. 곱게 차려 입은 한복 만큼이나 세뱃돈을 기대하는 아이들의 눈빛이 반짝여서 좋다. 우리 아이들 어릴때만 해도 그랬는데, 이젠 막내가 열다섯이니 반짝이는 눈빛보다는 '세뱃돈 많이 벌어야지(?)...' 음흉한 계산이 작동한다. 

93년 1월 우리 큰딸이 네 살, 증조할머니께 천원짜리 세뱃돈을 받는다.^^ 아버님이 빳빳한 새돈을 담아 봉투를 드리면 하나 둘 헤아려서 증손주와 손주들에게 주셨다. 곱고 단아한 모습으로 한 세기를 넘겨 102살까지 사셨으니, 이 사진 이후로도 10년이나 지속되었던 설날 풍경이다.   

증조할머니부터 할아버지 할머니, 큰엄마 큰아빠~~ 순서대로 세배를 마치면 큰집 조카들은 우리 민주에게 절을 받고 세뱃돈을 주며 즐거워했는데 이젠 결혼을 앞둔 꽉 찬 나이가 되었다. 이번 설에는 예비고딩인 우리 둘째에게 '물 흐르듯이 살면 안된다'는 당부의 말을 전하며 금일봉까지 하사해 온당지기의 모습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 접힌 부분 펼치기 >>

이번 설에는 아이들이 팀을 짜서 전도 부치고 만두도 만들어, 20년째 전을 부치던 나는 처음으로 손을 놓았다. 그럼 뭘 했냐고? 전과 만두 소를 준비하고 드디어 생선을 찌는 자리로 등극했다. 그동안 큰동서의 지휘하에 나물은 했어도 생선을 찌는 건 20년 만에 처음 했다.^^  

아이들이 크니까 왜 여자들만 일하고 남자들은 먹고 즐기기만 하냐면서 자기들 세대에선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강력하게 제기됐다. 서른이 된 조카는 곧 결혼하면 자기 색시 고생할까봐 주방에서 살거라는 큰엄마의 설득으로 큰조카는 빼고, 성주도 큰엄마와 짝을 이뤄 고기전도 부치고 만두도 빚었다. 사실 남편은 내가 안 키웠으니 뭐라 할 말 없지만, 시대가 시대인지라 내가 키우는 아들은 청소기며 설거지를 시켜서인지 음식하는 것도 손에 익은 듯 잘 해냈다. 우리 아들은 반드시 '사랑받는 남편'이 되게 할거얌!ㅋㅋㅋ 좁은 주방에서 옹기종기 일하느라 사진은 따로 따로 찍었다. 보장되지 않는 초상권을 스스로 지키는 컨셉이란다.^^   

>> 접힌 부분 펼치기 >>

아이들이 빚은 만두를 쪄냈다. 김치를 넣은 것과 넣지 않은 두 가지라 색깔이 다르지만 김치만두가 인기 있었다.^^



이번 설에는 차 문화를 즐기는 큰아주버님 덕분에 우아하고 고상하게 차 강의를 들었다. 일명 '물고문'이라 불린다. 설 전날엔 민주가 큰아버지와 차를 마시며 장장 3시간에 걸친 강의를 들었는데, 차를 즐기는 친구 덕분에 관심이 있었는지 큰아버지의 명강의를 즐긴 듯하다. 찻잔도 하나 얻었고 다음에 친구를 데려오면 차를 대접한다고 약속했다면 좋아했다.

 

설날엔 남자들만 성묘를 다녀왔고, 민주는 처음으로 설거지를 하느라 고생했다. 대학생이라고 세뱃돈도 두둑이 받았으니 권리만 누리지 말고 의무도 행하라는 엄마의 압력에 의한 봉사였지만 느낀게 많은 듯.^^ 오후엔 막내 시누이네가 와서 점심을 먹고 시숙님의 다문화 강의 2탄~~~ 우아하게 차를 마시며 화기애애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좋았다.



차를 즐기는 사람들끼리 공유하는 세계에 우리도 한발을 디딘 셈이다. 막내 시누이와 우리 남편은 진즉 다구를 얻어 즐기기 시작했는데, 이번에도 각종 차와 자사호를 하나씩 얻었다. 오른쪽이 우리집에 온 것. 덩치나 색상을 봐선 왼쪽 걸 고를 줄 알았는데 작고 깜찍한(?) 마누라 고르듯 오른쪽 걸 골랐다.ㅋㅋㅋ

 

보이차는 우리나라 스님들이 먼저 마시기 시작해 3~40년쯤 되었고, 녹차는 오래되면 안 좋아지는데 보이차는 오래될수록 좋은 차가 되어 가보로 물려주기도 한단다. 첫물은 버리고 두번째부터 보통 다섯 번까지 우린 차를 마신다. 처음 마신 차는 철관음, 생차는 일반적이고 전통적인 방법으로 만든 차, 인위적으로 숙성시킨 차를 숙차(와인색이 나지만 탁하고 맛이 달달하다), 산차(덩어리지지 않고 잎이 하나 하나 떨어진 차로 향은 강하지만 색이 옅고 맛은 떨어진다) 광운공병은 와인색이 나고 맑은데 구하기가 어렵단다.  

내가 경험한 생차는 녹차향이 나고 숙차는 지푸라기 같은 향이 났다. 초보자가 오묘한 맛의 세계를 감지하거나 표현할 능력이 없으니 이 정도로... 우린 2~3년 된 차부터 10년 20년 된 차를 마셨는데, 민주는 거의 3시간 가까이 강의를 들으면서 더 마시겠다고 해서, 큰아버지도 일년에 한번 마신다는 40년 된 차를 마셨단다. 우리 딸은 큰아버지의 다문화를 전승할 수제자(애제자)의 자리에 오른 듯하다.^^ 



자사호(자사로 만든 차주전자?^^) 자사는 오래될수록 좋은 품질로 인정하기에 호에도 뜨거운 물을 자주 부어주면 색깔이 변하고 촉감도 부드럽게 된단다. 다른 차를 마실때마다 호를 다른 것으로 해야 차의 맛과 향을 구별할 수 있단다. 여기 보이는 자사호가 일곱 개니까 우리가 마신 차도 일곱 가지였다는 것~~~  



포대화상인데, 뒤에 자루를 달고 다니며 구걸해서 없는 사람들에게 나눠주었다고 한다. 요것도 자사로 만든 것으로 여기에도 자주 차물을 부어준다.  아래 우렁이도 같은 용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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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탄남자 2009-01-28 0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대가족입니다. 설날 만두는 중부지방 이상의 사람들만의 음식인줄 알았는데, 남도에서도 하는군요?

프레이야 2009-01-28 0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엄마표 만두 생각이 나요. 저도 결혼 전 명절이면 꼭 여동생이랑 만들었는데
지금은 안 만들어요. 엄마도 손맛이 변했는지 별로 맛이 없더라구요 ㅎㅎ
오기언니 정말 부러운 가족풍경이야요. 큰아버지의 차사랑을 민주가 이어받겠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bookJourney 2009-01-28 0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복한 대가족 풍경이에요~ ^^
보이차에 생차와 숙차가 있군요. 제가 마신 것은 지푸라기(또는 흙 ^^;) 향이 나는 숙차였던 모양이네요. 고급 차라고 하는데 저는 영~ 적응이 안되더라구요.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조선인 2009-01-28 0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눈 휘둥그레지는 수집품입니다. 저도 언제 사사받을 수 있음 좋겠어요. @,@

전호인 2009-01-28 0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으로 다복한 가정과 가족들입니다.
명절의 전형적인 풍경은 가족과의 만남후 서로 명절에 맞는 음식을 만들고 먹으며 나누는 가족끼리의 훈훈한 대화이지요. 점점 메말라가는 도시의 가족 풍경이 안타깝다면 옛스러움이 그대로 남아있는 시골의 가족풍경은 정을 잊고 살아가는 요즈음의 세대들에게 반성의 기회와 더불어 전통을 살려가야 한다는 사명감까지 느끼게 합니다.

하늘바람 2009-01-28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다복하고 좋네요
부럽습니다

행복희망꿈 2009-01-28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부들은 힘들지만 그래도 이렇게 명절이 있으니 가족들이 다 모일수 있잖아요.
일년에 몇번 되지않으니 다행이기도 하구요. ㅎㅎㅎ
순오기님 몸살은 나지않으셨나요?
올해는 더욱 건강한 모습으로 왕성한 활동하세요. ^*^

순오기 2009-01-28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로그인하지 않고 살짝 눈팅만 하고 영화보러 가려는데~
주렁주렁 댓글 남기신 분들이 많아 고맙단 말씀 남겨요.^^

실비 2009-01-28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만으로 봐도 왠지 푸근하고 든든하네요...

쟈니 2009-01-28 2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의 어린 시절 모습과, 현재의 모습을 보니 따뜻하고 부러워요~~ ^^ 포대화상의 싱글벙글 웃음도 좋네요~~ 소의 해인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Kir 2009-01-29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훈훈하고 보기 좋은 광경이네요. 순오기님 댁 아이들이 참 부럽습니다...

해숨 2009-01-29 2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옛날 사진이 절 로긴하게 만드네용... ㅋㅋㅋ
저도 없는 사진인거 같은뎅...
어렸을때도 오빠랑 저랑 세배받는걸 즐거워하는 모습에 웃음이 나오네용~
자주자주 놀러올께요~~~

순오기 2009-01-30 06:52   좋아요 0 | URL
앗~ 수미?ㅎㅎㅎ내서재는 로긴 안해도 댓글 달 수 있는데...^^
한복 입은 사진 내가 찍고 민주 앨범에만 끼웠나봐~~ 설날 카메라 들기 미안해서 못 찍었는지 민경이가 한복 입고 찍은 건 안보여서, 민경인 자기만 없다고 난리고~~~ㅋㅋㅋ

wispond 2009-01-29 2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게 쓰셨네요.
잘 계신지요?.
두가지 정정해 드립니다.
우리나라에서 보이차를 마시기는 30-40년 정도되며
맨 아래 사진은 '달팽이'가 아니라 '우렁이'입니다.
날마다 즐거운 날들되기시 바랍니다.

순오기 2009-01-30 06:51   좋아요 0 | URL
뉘신지요?
보이차 마시기는 3~40년, 일단 수정했는데 이번 주말에 다시 가니까 '도사'님께 여쭤볼게요. 내가 잘못 기억했을 수도 있거든요.^^
우렁이라고 생각하며 글자는 달팽이로 쓴 듯...제가 촌사람이라 우렁이 잡으며 컷거든요.ㅋㅋㅋ
고맙습니다~ 제가 이래서 알라딘을 살아있는 백과사전이라 부르지요.^^

2009-02-02 21:39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아빠세욤...
작은엄마 댓글이 달렸는지 다시한번 가보라구 어찌나 재촉하시는지....
저글도 엄마랑 아빠랑 너무 재미있게 보셨답니다!

순오기 2009-02-03 08:43   좋아요 0 | URL
민주랑 댓글 보고 '큰아빠'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실수할까봐~ ^^
엄마랑 아빠가 재미있게 보셨다고~~ 아웅 부끄러워라!
이번 주말에 봐~~ ^^

후애(厚愛) 2009-01-30 0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다구는 깜찍하면서도 곱네요. 이곳은 깜찍하고 곱게 생긴 다구가 없는지 모르겠네요. 있으면 바로 구입을 할텐데 말이지요. 너무 아쉽습니다.^^;

순오기 2009-02-22 11:50   좋아요 0 | URL
가족이 함께 한다는 건 아름답지요~ ^^
미국에선 고운 다구를 만나기 어려운가 봅니다. 한국 오실때 사 가시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