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족을 소개합니다 - 조금은 달라도 행복한 나의 가족 이야기
이윤진 지음, 하의정 그림 / 초록우체통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초록우체통의 따끈한 신간도서다. 초등생을 주인공으로 한부모, 조부모, 재혼, 입양, 다문화가정 등 조금씩 다른 가족 이야기로 찡한 감동에 눈물까지 글썽이며 읽었다. 중학생 막내는 눈물이 안 났다는데, 나는 확실히 수도꼭지가 맞는 것 같다.^^   

이 책은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소재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줘 마음이 따뜻해진다. 누구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없는 가족, 조금씩 다르지만 소중한 가족 이야기를 3학년 3반이란 울타리 안에 모았다. 지역별로 좀 차이가 있지만 도시 변두리나 농촌지역에선 이 책에 나오는 상황의 가족들이 많다. 내가 사는 지역도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이 밀집된 지역이다.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중학교에선 급식지원자가 전교생의 삼분의 일을 차지하고, 길 건너 초등학교는 거의 절반 수준이나 된다. 그래서 두 학교는 우선 복지 대상학교로 지정되어 연간 1억 5천의 예산을 지원받는다. 부자동네에선 짐작도 못할 상황이 우리 현실이다. 

초등 2~3학년이 읽을 만한 따뜻한 가족이야기로 추천한다. 어른들의 잘못된 시선이나 고정관념이 자녀들에게도 전이돼서 순수하고 순진해야 될 아이들 세계도 어른들의 눈으로 판단하는 일이 많은데, 책 속에 나오는 아이들도 예외는 아니다. 그래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해결되는 과정에 위로가 된다. 이 책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새겨보고, 조금 다른 친구들의 가정도 이해하고 존종하는 마음을 가지면 좋겠다.  

차례에서 다섯 가족의 상황을 짧게 보여주는데 편집자의 센스가 돋보인다. 말주머니가 있는 삽화도 아이들의 관심을 끌만하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아빠랑 사는 현도, 회사일로 자꾸 늦는 아빠에게 사귀는 여자가 있는 것 아닐까 심통 부리는 아이 마음이 짠하게 읽힌다. 부모를 대신해 할머니 할아버지와 사는 재호는 우울한 할머니를 기쁘게 해드리려고 용돈을 모아 안경을 해드린다. 일찍 철든 아이 재호도 내 눈물샘을 건드렸다. 입양된 아이 선주는 엄마가 동생을 임신하자 버림받을까봐 고민하지만, 탯줄이 아닌 사랑의 끈으로 연결되었음을 알고 안심한다. 엄마의 재혼으로 새아빠와 성이 다른 지환이, 새혼가정의 진짜 한가족 되기가 잔잔한 감동을 준다. 필리핀 엄마를 둔 유미, 친구들이 알까봐 전전긍긍하지만 글쓰기 상을 받아 사연을 들은 친구들은 따뜻하게 감싸준다. 조금씩 달라도 모두 사랑하는 소중한 가족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책 속에 나오는 아이들이 자칫 삐뚤어질 수 있는 상황인데, 다들 철들었고 바른 마음으로 받아들이며 긍정적인 방향으로 해결돼서 다행이다. 동화에서 보여주는 따뜻함이 우리 현실에서도 볼 수 있는 풍경이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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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9-05-05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짠해지는 이야기들이었어요. 책 속 가족들처럼 모두가 행복해졌음 해요. 방황은 할지언정, 고민은 할지언정 결국엔 이렇게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고 더 아름다워지는 관계로요.

순오기 2009-05-06 21:09   좋아요 0 | URL
짠한 현실이 많아서 동화에도 반영되겠죠~ 행복한 가족이 곧 사회의 행복도 가져오는데 말예요.

세실 2009-05-05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힘든 상황이지만 스스로 이겨 나가려고 노력하는 모습들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어려운 상황은 더욱 단단한 아이로 성장하게 하는 원동력이 될듯. 맞아요. 현실의 아이들도 따뜻함을 잃지 않고 살아 갔으면 합니다.

순오기 2009-05-06 21:10   좋아요 0 | URL
어려움을 겪어야 단단해지는 것 확실하죠. 따뜻한 마음을 잃지 말고 살았으면...

동탄남자 2009-05-06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개할 가족이 별로 없어서... ㅡㅡ;;

순오기 2009-05-06 21:10   좋아요 0 | URL
소개할 가족이 별로 없으세요~ ^^
 
시간 상자 베틀북 그림책 86
데이비드 위스너 지음 / 베틀북 / 2007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데이비드 위즈너 사진리뷰전 덕분에 관심 갖게 되었는데 우리집의 중고딩 남매가 더 열광한 책이었다. 초등 저학년들은 무슨 얘긴지 살짝 어려워해서 내맘대로 읽어줬더니 오호~ 아주 좋아했다. 그래도 이 책은 아이들보다는 뭔가 기억할 거리가 많은 고학년과 어른들이 더 좋아할 책이다.
그림책이 대부분 교훈적인데 비해 데이비드 위즈너의 책은 노골적으로 드러난 교훈이 없다는 것과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그의 상상력은 최고의 찬사를 바쳐도 아깝지 않다.

현미경과 망원경, 돋보기를 챙겨 바닷가에 온 소년, 갑각류 게들을 관찰하다 파도에 풍덩~~~ 바닷가에 떠밀려 온 수중카메라를 얻었다. 대체 이건 누가 잃어버린 것일까?



데이비드 위즈너는 만화 기법을 좋아하는 듯... 그림을 조각으로 나눠 그리며 시간의 흐름과 사건의 진행을 친절하게 보여주신다. 엄마 아빠도 관심을 나타내고, 안전요원에게 습득물이라고 말했지만 그냥 가지라고 했을까?  카메라 속엔 필름이 들어 있었고... 무슨 사진일까 호기심 만땅!^^



더 이상은 못 참아~ 소년은 사진을 빨리 뽑는 가게로 달려가 필름을 맡기고~~ 기다리는 그 시간이 몸살 날 지경이다. 위즈너 아저씨, 사진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소년의 무료함을 잘게 쪼개어 보여주신다. 의자에 앉아 기다리다 누웠다, 의자 아래로 들어갔다 올라왔다~ㅋㅋㅋ



헉~~ 이 놀라움, 눈동자를 클로즈업 시킨 그림으로 놀라움이 극대화된다. 이 책은 첫장면도 클로즈업 된 눈동자로 시작했지만 놀라움의 눈동자가 여러번 나온다. ^^


 
소년이 들고 있는 사진은 바닷속 풍경?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위즈너의 상상력을 직접 확인하시라~~ 사진에 담긴 바닷 속 풍경은 이 책의 백미지만 사진 리뷰엔 하나도 담지 않았다. 오호호~ 아주 놀라워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는 것만 전한다.^^



그리고 수수께끼 같은 이 사진은 뭘까요? 소년은 돋보기로 들여다 봤지만, 더 이상 알아보기 어려웠어요.

 

도저히 알 수 없어 결국은 현미경으로 살펴봤더니, 오호~ 놀라워라~ 바로 사진 속에 담겨진 비밀의 얼굴들이 나타났어요.



바로 이 얼굴들~~~ 10배, 25배, 40배, 55배 70배율로 나타난 얼굴들~~~ 짜짠~~~~~ 이제 드러난 얼굴은 모두 열한 명이 되었어요.

 

소년은 종일 바닷가에서 사진만 탐색했어요. 엄마 아빠는 이제 돌아가자고 하네요. 하지만 소년에겐 아직 할 일이 남아 있어요. 바로 요렇게 사진을 찍는 일~ 

 

그리곤 사진과 카메라를 다시 바다로 보냈어요. 어느 바닷가에서 누군가 또 주워올리겠죠? 이렇게~ ^^



시간 상자는 이렇게 또 누군가의 손을 거쳐 계속 계속 기억을 담아낼 거예요. 우리의 기억도 시간 상자에 담겨지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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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09-05-03 2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매력적인 동화책이에요.
이 책은 애들을 위해서가 아니고 저를 위해서 구입했다니까요 ^^

순오기 2009-05-05 09:42   좋아요 0 | URL
하하~ 나도 물론 나를 위해 사들여요. 요거 중고샵에서 건져서 내일 올 거예요.^^

쟈니 2009-05-04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환상적인 느낌을 줄 거 같아요.. ^^ 저두 이 책 무지 궁금해요... 구해야겠네요..

순오기 2009-05-05 09:43   좋아요 0 | URL
사진을 안 올린 바닷속 풍경은 정말 놀라워요~~~ 이런 상상을 한다는 게 경이로울 뿐이죠.^^

하늘바람 2009-05-04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의 상상력은 정말 대단하지요?

순오기 2009-05-05 09:43   좋아요 0 | URL
경이롭지요~~ 이런 사람들은 뇌구조가 남다를까?ㅋㅋㅋ

2009-05-04 13: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5-05 09: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칠기공주 웅진 세계그림책 36
파트리스 파발로 지음, 윤정임 옮김, 프랑수와 말라발 그림 / 웅진주니어 / 2006년 6월
평점 :
절판


나는 이런 책이 좋다. 어린이 그림책이라고 무조건 꿈과 환상을 심어주는 것보다는, 세상의 문제를 바르게 가르쳐 주는 책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권력을 가진 자가 억압하고 횡포를 부리는 것도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고, 인류가 존재하면서 자행되었으니 어린이도 무엇이 옳고 그른지 알아야 한다.

양심과 표현의 자유를 위해 국제앰네스티와 함께 만든 그림책으로, 아이들에게 인권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는 책이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폭군과 그 아래서 고통 받는 백성들, 칠기 공주의 저항에서 시작된 낮은 목소리가 커다란 울림으로 변해가는 것을 그려냈다. 수십 년 간 독재 체제에 있는 미얀마 정부에 저항하여 민주화 운동을 벌이고 있는 아웅산 수지 여사를 빗댄 작품이라고 한다.

먼 옛날 미얀마의 어느 나라에 '칠기공주'로 불리는 아가씨가 있었다. 우탱이란 칠기쟁이 딸로 칠기를 장식하는 솜씨가 뛰어났다. 아버지가 접시나 항아리등을 빚으면 그 위에 그림을 새겨 칠기를 장식하는데, 칠기공주의 손길이 닿으면 그림이 살아났다.  

그 나라는 '태양보다 더 빛나는 왕'이라는 거만한 왕이 다스렸는데, 칠기공주의 소문을 들은 왕은 오직 자신만을 위해 칠기를 만들라고 신하를 보냈다. 신하는 왕이 내린 돈을 쓱싹 먹어치우고, 칠기공주에겐 재주껏 멋진 칠기를 만들라고 명령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돈을 먹어치우는 부패한 관리는 어디에나 있다.

아버지 우탱은 잘 자란 옻나무에서 진을 뽑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검은색을 얻었고, 칠기공주는 검은색으로 장식한 칠기를 시렁에 얹어 햇빛과 사람의 눈길도 닿지 않게 했다. 석 달이 지나 대신은 왕에게 가져갈 칠기를 싣고 궁궐로 갔고, 태양보다 더 빛나는 왕은 칠기를 꺼내 보고는 깜짝 놀랐다. 칠기의 문양은 가는 선으로 그려 넣었지만 고통받는 백성들의 모습이 검은 색과 강렬하게 대조되었다.



칠기공주는 오직 백성들의 처절한 삶을 칠기에 그렸고, 분개한 왕은 칠기 공주를 잡으러 왔다.
"네 그림들은 거짓말투성이야!"
"저는 제 눈으로 본 것들만 칠기에 그렸습니다." 



칠기공주의 눈을 뽑아버리겠다는 왕에게 아버지 우탱은 대신 벌을 받겠노라고 애원했고, 왕은 우탱을 나라 밖으로 쫒아내고 칠기공주는 빛이 들어갈 틈도 없는 감옥에 가두었다. 음식을 넣어주는 여닫이 문 하나만 남기곤 칠기공주를 밀어넣은 틈새까지 모조리 막아 버렸다.  

사람들의 세상에서 쫒겨나 어둠 속에 갖힌 칠기공주는 울부짖으며 손톱으로 벽을 긁었지만, 한 줄기 바람이 들어와 눈물을 말려주었다. 칠기공주는 바람이 들어온 틈으로 세상의 소리를 들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 아낙들의 노랫소리, 뱃사공의 외침까지...  

칠기공주는 그 틈에 대고 칠기에 그려 넣을 수 없는 것들을 말하기 시작했다. 밤낮없이 시간의 흐름도 잊고 배고프거나 목마른 줄도 모르고 이야기를 할 때마다 칠기공주의 몸은 가벼워져 비로소 자유로워졌다.
  
누구도 믿지 못한 왕은 백성이 무서워 궁궐에서 꼼짝하지 못했다. 어느 날 첩자가 칠기공주가 그린 것과 똑같은 칠기를 가져왔다. 왕은 깜짝 놀라 가짜 공주를 잡아들이러 왔다. 하지만 이라와디 강가 마을의 수많은 칠기작업장에는 칠기공주가 그렸던 것과 똑같은 그림이 새겨진 칠기가 수없이 많았다. 그토록 많은 칠기가 나도는 것을 어느 누가 막을 수 있으랴!  

이 책은 화려하지만 튀지 않는 색과 점묘법으로 이국적인 풍경을 잘 살려냈다. 뒤에 실린 작가의 글과 국제앰네스티에 대한 소개는 인권 문제를 처음으로 배워가는 아이들에게 좋은 자료가 된다. 

촛불은 두려워하면서 신경민 앵커를 밀어낸 MBC와 방송 및 언론을 장악하려는 MB악법은 역시 닮은꼴인가? 우리 어린이들이 이런 책을 보면서 자란다는 걸 그들은 알까? 칠기공주를 빛이 없는 감옥에 가두었지만 그 정신이 퍼져나가 온 마을 사람들이 칠기공주의 그림과 똑같은 칠기를 만들었으니 그 얼마나 두려웠으랴! 어둠이 빛을 가릴 수없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듯이, 지금 행해지는 온갖 불법이 수년만 지나도 드러난다는 것을 정녕 모른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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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어린이와 함께 보는 인권 이야기
    from 엄마는 독서중 2010-01-15 02:45 
    그림책은 어린이만 보는 책이 아니라, 어린이부터 모두가 보는 책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림책은 어린이가 보는 책이라고 인식하는 분들이 많다. 다행히 알라딘에는 그림책을 즐기는 어른들이 많아서 참 좋다. 나도 그 중 한 사람으로 매번 그림책을 보면서 감탄하는 건, 어려운 주제를 어쩌면 이리도 쉽게 풀어낼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처음엔 그야말로 닥치는 대로 읽었는데, 자칭 마니아가 되면서 주제별로 찾아 읽는 재미도 얻게 되었다.
 
 
쟈니 2009-05-02 0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둠은 빛을 이길수 없습니다"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인권은 감수성이라고 생각해요. 이 책은 아이들에게 그 감수성을 풍부하게 해줄 거 같군요..

순오기 2009-05-02 08:12   좋아요 0 | URL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지요~ 인권은 감수성이다, 좋은 말씀 기억할게요.

마노아 2009-05-03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헤이리 리브로에서 이 책을 보았는데 인권책이었군요. 표지랑 제목만 읽고 지나쳤어요. 익숙치 않은 미얀마라고 하니 더 관심이 가요. 보관함에 담아가요.^^

순오기 2009-05-03 16:20   좋아요 0 | URL
이 책 괜찮아요~ 예전에도 빌려다 수업했는데 중고샵에 나오면 사려고 기웃기웃.^^
 
폭풍을 불러온 나비 - 그림으로 읽는 나비효과
로저 본 카 지음, 앤 제임스 그림, 윤나래 외 옮김 / 다섯수레 / 200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과학용어를 쉽게 설명하기란 쉽지 않아요. 멋진 그림으로 '나비효과'를 쉽게 알려주는 작가의 센스가 고맙네요. 초등 저학년들도 어렵지 않게 이해했어요. 아주 작은 일, 보잘 것없는 것이 엄청난 결과를 가져오는 나비효과, 자기들이 경험한 나비효과에 어떤 게 있는지 이야기 보따리를 풀게 했더니 줄줄줄 나오더라고요. 어떤 이야기인지 궁금하지 않으세요~~ㅋㅋㅋ  

선생님이 말씀하실 때 떠드는 친구 때문에 벌을 받는데, 어떤 녀석이 말대꾸를 해서 기분 나빠진 선생님이 단체 기합을 받았다면서 나비효라라는군요.^^  엄마랑 아빠가 싸움을 해서 그 불똥이 튄 사례도 나비효과라 하고... 긍정적인 나비효과는 없었는지 물었더니, 시험 잘 봤다고 엄마 아빠랑 외식하거나 피자나 통닭을 쏘는 것도 좋은 나비효과라네요. 이 정도면 나비효과를 이해했다 봐야겠죠.^^ 

  

말나니는 아빠가 코끼리랑 일하는 숲 속으로 놀러갔어요. 나비가 꽃잎에 살짝 내려 앉다가 뭔가에 놀랐는지 날개를 팔랑거렸어요. 그 자그마한 날개짓에 공기가 살랑거리며 움직였고요. 바람 한줄기가 살랑거리는 공기와 만났고, 덕분에 바람은 기운을 얻어 산들바람이 되어 여행을 떠났어요. 다시 살아난 산들바람은 다른 산들바람을 만나고, 멀리 몽고에서 달려온 바람과 만나 건들바람이 되어 나무들을 흔들며 계속 달려갔어요. 바닷가에 다다른 바람은 모래밭을 가로질러 바다를 건넜어요.

 

바람은 바다를 지나면서 다른 바람과 만나 커다란 나무들이 흔들릴만큼 센 바람이 되었어요.그리고 계속 달려갔어요. 글자의 크기와 색깔이나 모양을 다르게 해서 분위기를 상승시키네요.



바람은 점점 세어지고 뜨거워졌어요. 알제리 살마들 다리를 휘감고 모래를 흩날렸어요. 그래도 바람은 뒤돌아보지 않고 계속 달렸어요. 바다로 나가자 다시 차가워졌지만  사그라들지 않고 오히려 더 큰 바람이 되어 브라질 해안에 닿아 파도를 철썩이게 했어요. 

 

바람은 소떼가 풀을 뜯는 들판을 달리며 키 큰 풀들을 사정없이 흔들었어요. 바람은 이제 페루 해안을 빠져 지나며 엄청난 파도를 일으켰어요. 남쪽으로 달려 오스트레일리아까지 가서 다시 더워져 사막을 지나며 엄청난 모래바람을 일으켰고요. 이제 사나운 노대바람이 되었어요. 

 

노대바람은 인도양을 갈가리 찢으며 지나갔고, 높고 거친 파도에 커다란 배도 겁어 질렸어요. 바람이 바닷가로 성난 파도를 몰고 가며 쿠르릉거렸고, 숲 사이를 지나가자 큰 나무들이 휘어지고 뽑혔어요. 



아빠와 말라니는 돌개바람이 불어오는 소리를 듣고, 코끼리 등에 타고 안전한 곳으로 피했어요. 예쁜나비도 데려가고 싶었지만 그럴 시간이 없었고, 코끼리조차 무서워서 벌벌 떨며 뛰었어요. 



나비도 돌개바람이 오는 소리를 들었지만 피할 곳이 없었어요. 성난 바람은 나비를 잡아채어 위로 위로, 위로 소용돌이치며 올라갔어요. 



단 한 번 날갯짓을 했을 뿐인데 이렇게 엄청난 힘이 생겨날 줄, 나비는 정말 몰랐어요. 나비의 조그만 날개에 그런 힘이 있을 줄은 말라니도 몰랐지요. 힘센 코끼리조차 벌벌 떨게 하는 그런 힘이 나올 줄은 몰랐다고요.^^  

기상학자 에드워드 로렌초의 연구에서 영감을 가져온 '카오스 이론'에 대한 이야기 '폭풍을 불러온 나비'는 출판된 1996년에 '중요한 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네요. 과학과 생활, 뗄래야 뗄 수없는 관계니까 쉽게 이해하도록 그림책으로 보여주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과학을 어렵지 않게 생각하는 것도 미래의 과학자를 길러내는 힘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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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피는 아이
옌 보이토비치 지음, 스티브 애덤스 그림, 왕인애 옮김 / 느림보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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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아이들도 자기와 마음이 통하는 친구를 찾는 건 쉽지 않다. 하지만 내가 먼저 손 내밀고 다가간다면 쉽게 발견할 수도 있지 않을까? 이 책은 서로 다름을 인정한 두 아이가 좋은 친구가 되는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다. 아름다운 환타지 동화를 보고 나선 내 마음 속에도 예쁜 장미꽃이 피어나지 않을까 기대가 되었다.^^



론섬삼 꼭대기에 사는 링크네 가족은 다들 이상한 능력을 갖고 있다. 링크는 보름 밤이면 몸에서 가장 예쁘고 달콤한 향기를 내뿜으며 예쁜 꽃이 피어 난다. 다음 날 아침에 엄마가 꽃을 꺾어 주면 학교에 가는 아이. 생각하는 것과 읽는 것을 좋아하고, 조용하고 부끄럼을 많이 타는 아이였다. 친구들은 링크네 식구들이 이상하다는 걸 알고 곁에 가지 않았다. 선생님은 아이들이 링크를 괴롭히지 못하도록 맨 뒤에 앉혔다.  



오른쪽 귀에 항상 꽃을 꽂고 있는 앤젤리나가 전학을 왔다. 미소가 아주 예쁜데 오른쪽 다리가 왼쪽 다리보다 조금 짧았다. 링크는 앤젤리나를 보는 순간부터 좋아했다. 앤젤리나는 특별한 아이라 항상 아이들에게 둘러 싸였다. 앤젤리나는 교실 맨 뒤에 앉은 링크가 어떤 아인지 궁금했지만, 친구들은 링크네 식구들이 이상하다고만 할 뿐, 링크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사실 링크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으니까.ㅜㅜ 



토요일 밤 교회 강당에서 열리는 댄스 대회에 친구들이 같이 가자고 했지만, 앤젤리나는 자기에게 어울리는 파트너가 없을 거라며 사양했다. 하지만 링크는 앤젤리나도 가도 싶어한다는 걸 알았다. 집으로 돌아온 링크는 방울뱀 껍질과 비단실 뭉치와 바늘과 말안장을 찾아내 앤젤리나에게 줄 구두를 만들었다. 목요일 오후부터 토요일 아침까지 오른쪽 구두가 더 높은 앤젤리나의 구두를 완성했다. 그러자 보름달이 뜨지 않았는데도 링크의 머리 위에서 장미꽃이 피어났다. 



앤젤리나는 링크가 만들어 준 구두를 신고 처음으로 똑바로 섰다. 링크는 앤젤리나의 파트너가 되어 춤을 배웠다. 앤젤리나 집은 댄스교실이기 때문에 앤젤리나는 춤추는 걸 모두 알고 있었다. ^^



댄스 대회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둘은 서로에게 가족 이야기를 들려줬다. 물론 보름달이 떠 있는 동안 온몸에 꽃이 핀다는 것도. 앤젤리나는 환하게 웃으며 오른쪽 귀 뒤를 보여줬는데, 놀랍게도 앤젤리나의 귀 뒤에서도 꽃이 피어나고 있었다.^ ^ 



앤젤리나는 링크가 만들어 준 구두만 신고 다녔고, 링크는 25년째 앤젤리나의 구두를 만들고 있다. 어른이 된 두 사람은 결혼해서 론섬산 꼭대기에 살지만 이젠 별난 가족이 아니라 아름다운 꽃동산으로 유명해졌다. 태어난 일곱 명의 아이들 모두가 정원을 가꾸는 뛰어난 능력을 가졌고!^^ 

옌 보이토비치는 자폐증세가 있는 남동생의 영향을  받아 이 작품을 썼다고 한다. 자폐아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특별히 집중하기 때문에 잘하는 것이 있다. 부족한 점보다는 장점을 찾아내고 인정해주면 함께 어울려 살 수 있지 않을까? 이상한 사람이라고 수군대기 보다 좋은 점을 찾아내고 인정해주는 따뜻한 시선이 필요할 듯... 앤젤리나와 링크처럼 남들과 달리 몸에서 꽃이 피어나지만, 흉이나 장애가 아닌 '다름'이라고 인정하고 받아주는 따뜻한 마음이 필요하다. 서로 남을 배려할 줄 안다면 함께 사는 세상은 더 아름다워지리라. 예쁜 마음을 가지면 내 몸 어딘가에서 은밀하게 꽃이 피어나는 것은 아닐까, 신비로운 상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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