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는 보통 사람과 다른 특별한 장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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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소리를 듣지 못하는 여동생이 있습니다 ㅣ 벨 이마주 60
D.K. 래이 그림, 존 W. 피터슨 글, 김서정 옮김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04년 4월

소리를 듣지 못하는 특별한 여동생 이야기를 잔잔하게 들려주는 언니의 목소리가 들린다. 혼자 읽어도 소리내어 읽으면 언니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져 뭉클함에 눈물이 왈칵 솟기도 한다. 초등생들도 이 책을 읽어주면 조용히 귀를 기울이느라 교실에 정적이 감돈다. 장애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긍정적인 생각을 갖도록 이끌어주는 책이다.

색깔을 베제한 연필 삽화는 소리 없는 소녀의 일상을 잘 보여준다. 피아노는 칠 줄 알지만 노래는 부르지 못하는 특별한 동생이다. 춤추고 구름사다리는 잘 타지만 '조심해!'라는 소리는 못 알아 듣는다. 하지만 풀밭의 작은 움직임까지 볼 수 있고, 라디오를 손으로 만져 켜졌는지 꺼졌는지도 알 수 있다.

학교에 다니기 시작한 동생을 위해 엄마는 입술 읽는 법이랑 말하는 법을 가르쳤다. 하지만 선생님이랑 친구들은 다 못 알아듣는다. 나처럼 5년을 함께 살지 않았으니까... 그래도 동생의 친구들은 '파랑'이라고 한 말도 알아 들었다.

내 동생은 내 말을 잘 알아 듣지만, 때론 '파자마'를 '바나나'로 잘못 알아듣기도 한다. 하지만 동생은 자기 기분을 전할 땐 말이나 손으로 다 못하고 얼굴이나 어깨로 누구보다 더 많이 말할 수 있다.

동생은 한밤중에 깜깜하고 불이 꺼져 있을 땐 울음을 터뜨리기도 한다. 어둠 속에서 귀를 막아 보면 아무 소리도 안 들리고 아무 것도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언니는 궁금하다~ 동생이 이런 기분일까?

이 책은 장애는 동정을 받거나 불쌍한 것이 아니라 보통 사람과 다른 특별한 장점을 가진 것이라고 조곤조곤 일러준다. 폭풍이 불거나 천둥 소리가 울려도 그 소리에 놀라 잠에서 깨어나 무서워하지 않아도 되고, 텔레비전 소리도 들리지 않게 하고 볼 수 있다. 등 뒤에서 부르는 소리는 듣지 못하지만 발을 쾅쾅 구르는 건 느낄 수 있다고...영어 원문에도 없는 '하지만(But)'을 넣어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드러냈던 번역의 오류를 바로 잡은 이 책은 일상에서 장애인 친구를 만났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깨닫게 한다. 마음 속의 편견을 버리면 친해질 수 있다는 것과, 장애는 부족함이나 슬픔이 아니라 또 하나의 장점이라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내게는 소리를 듣지 못하는 동생이 있습니다.
내 동생은 특별하지요.
그런 동생은 그리 흔하지 않답니다.

초등저학년을 위한 경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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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원으로 배우는 경제이야기 ㅣ 풀과바람 지식나무 1
나탈리 토르지만 외 글, 이브 칼라르누 그림, 조용희 옮김 / 풀과바람(영교출판) / 2002년 3월

초등 저학년에게 경제를 쉽게 설명하는 책이다. 경제의 시작은 우리가 하찮게 여기는 10원으로 시작된다. 표지에 10원을 강조해서 돈의 중요성과 돈의 역사 및 흐름과 더불어 경제용어를 그림을 곁들여 설명한다.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아이들잊 좋아할 동물들이라 그림으로도 시선을 끌만하다. 서울시교육청 독서지도매뉴얼 추천도서다

1장은 돈의 역사를 알려준다. 돈이 없었을 때는 물물교환을 했는데 문제점이 생겨 화폐를 발명하게 이르렀다는 것, 동전에서 지폐로 발전했고 은행통장과 전자화폐, 계좌이체를 알려준다. 유럽 각 나라의 화폐가 우리 돈으로 얼마나 하는지 비교해 보여준다.

생활하는데 꼭 필요한 돈을 어떻게 벌 수 있으며, 돈으로 어떤 것들을 할 수 있는지 알려준다. 과연 살아가는데 얼만큼의 돈이 필요할까?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일반적인 방법과, 가장 비싼 방법, 가장 힘드는 방법, 가장 불확실한 방법, 가장 어려운 방법, 가장 나쁜 방법에 이르기까지 어린이 눈높이에 맞게 잘 설명했다.

물건의 값은 어떻게 매겨지는지 운동화를 쓱쓱 톱질한 그림으로 보여주는 센스~ 생산자가 40, 운송업자가 15%, 상인이 25%, 국가가 20%를 차지한다고 보여주는데 모든 물건에 일정하게 적용되는 건 아니다.

4장에선 은행의 역학을 설명한다. 거대한 돼지 저금통으로 그려진 은행들이 마치 코끼리나 공룡처럼 압도한다. 은행에서 하는 일, 은행의 주인은 누구이고 돈을 빌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은행이 개인이나 기업에 빌려준 돈을 못 받아 파산하면 국가가 국민의 세금으로 도와준다는 것도 알 수 있다.

경제의 중심, 돈이 어떻게 유통되고 통제되는지 보여준다. 나라마다 다른 화폐의 단위와 환율, 강한 돈과 약한 돈이 있다는 것도 알려준다. 금융위기와 인플레, 달러와 유로의 차이도 알 수 있다. 돈 없이 살 수 없는 세상이 되었으니 돈의 가치를 제대로 알고 잘 활용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10원의 경제학, 이 책은 한번 보고 말 책이 아니고 보고 또 보면서 용어와 개념을 이해해서 그야말로 똑! 소리나는 꼬마 경제학자로 키워 줄 책이다.

역시, 반전의 대가 로알드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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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여우 씨 ㅣ 동화는 내 친구 48
로알드 달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퀸틴 블레이크 그림 / 논장 / 2007년 2월

'가장 대담하고, 신나고, 뻔뻔스럽고, 재미있는' 어린이책을 만든 작가라는 평을 받으며, 구미 어린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로 손꼽힌다는 로알드 달의 작품으로 재미있는 삽화도 있어 초등 저학년도 읽을만한 책이다. 표지를 꼼꼼히 살펴보면 어떤 이야기일지 감이 좀 잡히지 않을까?

친절하게도 등장인물을 몽땅 모아 놓았다. 멋진 여우씨와 여우 부인, 그리고 올망졸망한 새끼여우 네 마리와 후반에 합류하는 너무 착한 오소리. 닭을 키우는 뚱뚱보 보기스, 오리와 거위를 키우는 배불뚝이 빈스, 칠면조와 사과를 키우며 사과술만 먹는 꼬챙이처럼 말랐지만 셋 중에 제일 머리 좋은 빈. 이들은 각자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기대 만땅이다!

골짜기 위 언덕에 숲이 하나 있고 아름드리 나무 아래 굴 속에 사는 여우네 가족 여섯 식구. 날마다 저녁이 되면 여우씨는 부인이 먹고 싶은 것을 농장에서 훔쳐 온다. 남에게 공짜로 주는 것도 싫어하는 농장주인 세 사람은 여우한테 날마다 도둑 맞으니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드디어 농장주인들은 여우가족 소탕작전을 벌인다. 욕심쟁이 농장주인들과 영리한 여우씨의 싸움은 어떻게 될까? 로알드 달은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몰고 간다. 농장주인들은 굴을 파서 잡으려다 만만치 않자 굴착기까지 동원해 언덕을 초토화시킨다. 이제 굴 속에 갇혀 나올수도 없는 여우 가족이 굶주림에 지쳐 제발로 나오기를 기다리며 밤샘하는데, 과연 그럴까?ㅋㅋㅋ

역시 반전의 대가 로알드 달은 동화에서도 그 진수를 보여준다. 영리한 여우는 어떻게 농장주인들을 골탕 먹이는지 직접 보시라.^^ 사흘째 굴을 둘러싸고 지키는 그들은 굴 속에 사는 동물들(오소리, 족제비, 두더지, 토끼)이 굶주림에 지쳐가다가 멋진 여우씨의 지혜로 성대한 만찬을 즐기고 있을 줄은 꿈에도 모른다. 하하하~~

반전소설 '맛'과 '찰리와 초콜릿 공장'이나 '마틸다' 같은 작품에도 세상에 대한 조롱과 냉소가 번뜩이지만, 이 책도 역시 그런 맛이 살아 있다. 욕심쟁이 농장주인과 약자의 여우가 '멋진 여우씨'가 되는 과정엔 권선징악의 도덕관도 비쳐진다. 어린이들이 게임 대신에 책을 들게 했다는 것만으로도 찬양받아 마땅한 로알드 달은 어린이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팬층이 다양하고 확실하다.
논장의 '동화는 내친구 시리즈-초등학교 저학년 동화'로 누구나 읽어도 그 재미에 쏙 빠져들 책이다. 제 말을 믿고 일단 읽어 보시라니까요!^^

부모의 이혼으로 받은 자녀의 상처를 치유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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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고 싶지 않아! ㅣ 그림책 보물창고 47
지니 프란츠 랜섬 글, 캐서린 쿤츠 피니 그림, 이순미 옮김 / 보물창고 / 2009년 5월

표지의 포효하는 사자가 바로 부모의 이혼에 분노하는 아이 마음이라 생각되었다. 자녀가 부모의 이혼을 받아 들이거나 그로 인한 상처를 치유하는 것 또한 쉽지 않다. 부모가 헤어지지만 변함없이 너를 사랑한다는 믿음을 주어 그 상처를 치유하는 책이다.
글밥이 제법 많아서 저학년에게 좋을 책이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기 전에 어떤 때 말하고 싶지 않은지 물어봤더니
"귀찮아서, 부끄러워서, 슬퍼서, 잠이 와서, 화가 나서, 심심해서, 외로워서, 배고파서, 괴로워서, 짜증나서, 무서워서, 섭섭해서, 미워서, 혼나서, 불쌍해서, 가족이 없어서, 친구가 없어서" 이런 답이 나왔다. 이 책 속에는 아이들이 말한 감정들도 들어 있다.

그것-부모의 이혼이 두려웠고 믿고 싶지 않은 아이 마음이 드러나는 장면이다. 아이가 받을 상처를 생각한다면 부모가 참고 살아야 되는 거 아닐까? 나도 이혼하려고 서류까지 준비했던 사람으로서 마음이 편치 않은 책읽기였다. 우리 아이들도 이혼하려는 상황과 엄마 아빠를 이해는 했지만, 상처를 갖고 있어 미안하고 죄인된 심정으로 한동안 힘들었다. 지금은 오히려 이혼하지 않은 걸 감사하라고 뻔뻔하게 큰소리 치는 입장이지만...^^

부모의 이혼을 납득시키려 할 때, 아이는 '말하고 싶지 않아!'라는 말만 할 뿐이다. 그리곤 거북이나 코끼리, 야생마, 고슴도치, 악어로 변신하여 자신의 감정을 폭발시키고 싶어한다. 물고기가 되면 얼마나 울었는지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할 거란 생각에 나도 울컥했다. 부모의 이혼은 아이를 이렇게 힘들게 하는구나 싶어 마음이 짠했다.

아이의 두려움이나 복잡한 감정을 이해하는 엄마 아빠는, 네 잘못은 하나도 없으며 너를 사랑함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아이는 결국 큰소리를 치고 만다.
"싫어요! 말하고 싶지 않다고요!"
포효하는 사자 그림과 더불어 붉은 색으로 크게 써 놓았다.

아이는 말로 설득하려는 부모에게 아기 캥거루가 되어 엄마 아빠 주머니에 들어가고 싶다고 말한다. 엄마 아빠가 자기 곁을 떠나지 않게...울새가 되어 엄마 아빠에게서 멀리 날아가고 싶다고도 한다. 복잡하고 불안한 아이의 감정을 받아 주고 변함없는 사랑을 확인시켜 주는 것이 우선이다. 엄마 아빠랑 함께 같은 곳을 바라보는 행복을 아이도 꿈꾸고 있을 테니까.

얼마동안은 엄마랑 또 얼마동안은 아빠랑 지낼 수 있으며 자주 만나고 원하면 언제든 전화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아이는 엄마 아빠랑 함께 살았을 때처럼 변함없는 생활을 원한다. 요리나 체커를 하고 영화도 같이 보던 아빠, 화초를 가꾸고 책을 읽으며 산책하던 엄마를 잃고 싶지 않은 것이다.

아이는 살 집이 두 군데가 되는 것이고, 어디에 있든지 사랑받을 거란 믿음으로 엄마 아빠를 꼭 끌어안으며 마무리 된다. 부모 이혼의 충격을 충분한 대화로서 풀어주고, 앞으로 닥칠 변화에 긍정적으로 적응하도록 이끌어 준다. 책 말미에 '이혼한 부모를 위한 지침서'를 붙여 현실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게 조언한다. 아이가 갖게 될 죄책감이나 슬픔과 분노, 혼동과 공포심을 이해하고 충분한 대화를 하거나 감정을 표현하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역시 가장 좋은 방법은 이혼하지 않고 변함없이 사랑하는 것임은 두 말할 필요가 없지만... 이혼을 생각하는 부모라면 이 책을 읽어보시라 권하고 싶다. 어쩔 수없이 이혼이 늘어가는 현실이니 사후약방문 같지만 이런 처방과 조언이 필요하리라.

책귀신이 된 세종과 온달을 만나요

책귀신 세종대왕 ㅣ 책귀신 2
이상배 지음, 백명식 그림 / 처음주니어 / 2009년 4월

책귀신 시리즈 두 번째 책이다. 첫 번째 '책읽는 도깨비'를 재미있게 읽어서 이 책도 망설이지 않고 구입했는데, '책읽는 도깨비'를 읽을 때처럼 낄낄거리는 재미는 덜하지만, 주제가 분명한 교훈적인 책이다. 책을 통해 시대를 초월한 만남(유년의 세종과 고려시대 평강공주와 온달과의 만남)과 독서로 책맛을 알아가는 재미를 잘 보여준다. 또한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책귀신이 된다는 설정은, 나도 이 다음에 책귀신이 되어 세종과 온달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은근 기대가 되더라는...^^   

첫머리에 나오는 등장인물의 소개는 예전에 어려서 읽던 책맛을 느끼게 한다. 그때는 책에 나오는 등장인물을 꼭 소개해 주었다.^^ 이 책은 그런 추억이 스멀거려서 좋았고, 책 속의 책으로 세종의 유년기 심부름 잘하는 막둥이 '도'가 세자 양녕대군이 건네준 '평강일기'를 읽고, 이야기의 재미를 알고 책읽기에 몰입하는 걸 그려낸다. 1,400년 전의 온달과 600년 전의 세종이 책으로 만나는 건, 오늘날 우리가 옛사람을 책에서 만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세종의 유년기와 평강공주와 온달의 이야기가 교차진술되어 저학년들은 조금 어렵지 않을까 싶지만, 세종과 온달을 아는 어린이라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무것도 모르던 나무꾼 온달은 평강공주를 만나서 글을 배우고 책을 읽으며 장군으로 다듬어졌다. 책맛을 알기 위해 서책을 불태운 재를 물에 타서 마신 온달의 의지도 놀랍다. 책귀신 온달도 평강공주를 만났기에 가능했다. '독서백편의자현(讀書百編義自見) - 뜻이 어려운 글도 자꾸 되풀이해서 읽으면 그 뜻을 스스로 깨우쳐 알게 된다'고 했다. 독서가 온달의 삶을 바꾼 것처럼 오늘 우리의 삶도 바꿀 수 있겠다. 

평강일기를 읽는 유년의 세종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를 했으며, 정독과 반복 독서로 그 뜻을 이해하고 자기 생각을 적은 독서 서책을 기록하는 독후활동까지 한다. 책을 읽고도 자기의 생각을 풀어내지 못하면 책벙어리와 같다는 말에 공감이 된다. 밥보다 책을 더 좋아한 세종은 훈민정음을  창제하고, 성군이 된 것도 독서의 내공이라 생각한다.작가의 상상으로 그려진 세종의 유년기를 엿보는 재미와, 옛 서책에서 인용된 문자를 읊고 그 뜻을 새기며 폼을 잡을 수도 있다.^^

學于古訓 乃有獲(학우고훈 내유획) - 고금의 뛰어난 사람이 남긴 가르침이 있으니, 그 가르침을 배워 가기만 하면 반드시 얻는 바가 있다. 

교학상장(敎學相長) - 가르친다는 것과 배운다는 것은 서로 도와서 커지는 것이다. 가르치는 것이 곧 배우는 것이 되고 배우는 것이 곧 가르치는 것이 된다.

5월 15일은 스승의 날이다. 왜, 5월 15일을 스승의 날로 정했을까? 세종은 우리 민족의 최대 스승으로 존경받기에 세종의 탄신일(1397년)인 5월 15일을 스승의 날로 정했다고 한다. 스승의 날, 책귀신이 된 세종대왕을 만나는 즐거움에 빠지는 것도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