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생쥐 함께 사는 아름다운 세상 5
다니엘 커크 글 그림, 신유선 옮김 / 푸른날개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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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방학을 한 고1 아들, 방학이라지만 월욜에도 변함없이 등교한다. 단지 귀가 시간이 밤 11시에서 6시로 당겨졌으니 그것으로 만족해야지.^^ 국.영.수 성적으로만 심화반을 뽑는데 본인 말로 수학 하나 때문에 못 들어갔단다.ㅋㅋ 하나 더 맞았다고 심화반 들어갔을지는 모르지만, 이제서야 영어 수학을 어떻게 공부해야할지 좀 알 것 같단다. 수학에 약한 문과체질 우리아들은 어쩌면 글쓰기로 대학을 가야할지도 모른다고 했더니, 본인도 그렇게 생각한단다. 그래서 이 책 리뷰를 올려본다. 


도서관에 사는 생쥐 '샘'이 작가가 되는 이야기로 누구라도 작가가 될 수 있다고 알려주는 책이다.  

어린이 참고서 뒷칸 구멍에 사는 샘은 그림책과 읽기 책, 전기와 시, 유령 이야기나 추리 소설도 읽는다. 많은 책을 읽던 샘은 마침내 자신이 직접 책을 쓰기로 맘 먹는다. 샘이 쓴 책을 읽은 어린이들은 이렇게 재미있는 책을 쓴 작가을 만나고 싶어하는데... 과연 샘은 어린이들 앞에 나타날까?^^

누구라도 책을 읽고 또 읽다가 글을 쓰고 싶을 때 글을 쓴다면 작가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글을 잘 쓰기 위해선 읽고 생각하고 글을 써봐야 한다는 기본적인 얘기를 이 책은 깔끔한 그림과 같이 보여준다.

 
 
우리도 읽고 생각하기는 할 수 있는데, 직접 글을 쓰는 단계를 생략하기 때문에 작가도 시인도 되지 못한다. 쓰지 않고는 견딜 수없는 열정이 필요한데, 그게 딱 2% 부족한다 말이다.ㅜㅜ 우리도 생쥐 샘을 본받아 밤을 새워 끼적거리면 작가가 될까? ^^

 

샘이 밤새워 쓰고 그린 책을 보는 어린 독자들의 눈이 빛난다. 햐~ 이렇게 재미있는 책을 쓴 '샘'은 도대체 누굴까? 사서선생님께 작가를 만나게 해달라고 조르는 아이들.

 

영리하고 지혜로운 샘은 많은 사람들 앞에 나타나는 게 부끄러워, 기막힌 방법을 찾아냈다. 자~~ 상자를 들여다보면 작가를 만날 수 있다는데~ 그 속에 생쥐 샘이 있는 것일까?^^

자~ 어린 독자들은 상자 속에서 누구를 만났을까~ 샘을 만났다고요? 그럴리가~ ^^ 

상자 속을 들여다본 아이들은 너도 나도 작가가 되겠다고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등 한바탕 난리가 났어요. 이 정도면 해답이 되었겠죠?^^ 상자에서 만난 작가는 다름 아닌 바로 나 자신이었답니다. 센스쟁이 샘의 멋진 비밀 상자는 정말 대단하지요! 
단순히 '꿈은 이루어진다'고 말하는 게 아니라, 어린이로 하여금 꿈을 가질만한 동기를 유발시키고 그에 걸맞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알려주는 책이다. 지금은 창작이 아닌 자신의 영역에서 저작물을 내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 아이들이 자랐을 땐 글쓰기가 더 보편화 될거라 생각한다. 취미나 전문 분야에서의 글쓰기가 필수인 세상에 살려면 누구라도 기본적인 글쓰기 실력은 갖춰야 될 것 같다. 글쓰기를 잘 하려면 반드시 샘처럼 책을 읽고 써야 된다는 걸 놓치면 안된다. 누구라도 글을 써서 시인이나 작가가 될 수 있고, 혹은 그림을 그리는 화가도 될 수 있다고 마법을 걸어주는 이 책을 한번쯤 읽어보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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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18 23: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7-19 13: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9-07-18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오기언니. 그게 포인트네요. 꿈을 심어주는 것. 그뿐만 아니라 꿈이 있으면 열정과 노력을 가져야 한다고 얘기해주는 것. 좋은 책이에요.

주말은 잘 보내고 계신지요?

순오기 2009-07-19 13:39   좋아요 0 | URL
하고 싶은 게 없는 아이들은 이뤄야 할 목표가 없으니 열정도 생길리 만무지요. 목표가 설정되면 이루어진다는 '믿음'을 갖고 노력하게 되겠죠~ 좋은 책이에요. 그림도 예쁘고요.^^

마노아 2009-07-18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멋져요! 아름다운 마무리예요. 알라딘에 새로 생긴 '창작블로그'가 많은 분들에게 작가의 소망을 심어줬으면 해요.^^

순오기 2009-07-19 13:39   좋아요 0 | URL
아름다운 마무리~ ^^
창작블로그 구경가봐야겠네요~
 
창비 좋은 어린이책 독서감상문 대회 8월 31일까지
마법사 똥맨 신나는 책읽기 15
송언 지음, 김유대 그림 / 창비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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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 좋은 어린이책 독서감상문 대회 저학년 도서, 송언 선생님의 '마법사 똥맨'은 유쾌한 동화다.  

선생님과 맞짱 뜨는 당돌한 3학년, 실제 이런 녀석이 있다면 교실은 난장판이라 선생님은 미치고 팔짝 뛰겠지만 아이들은 심심치 않겠다. 아니, 아이들은 좋다고 열광하고 선생님은 그야말로 돌아버리기 일보 직전이겠다.^^  공부는 좀 못해도 무엇에나 당당한 녀석들이 많아지는 교실이라야 학교가 살아나는 것 아닐까? 분위기를 압도하는 카리스마와 선생님의 구박에도 아랑곳 않는 마법사 똥맨에게 박수를 보낸다. 김유대선생님의 익살맞은 그림은 동화 보는 재미를 더한다.  

누구나 누는 똥도 학교 화장실에선 맘대로 누지 못하는 아이들이 의외로 많다. 하지만 우리의 주인공 똥맨 고귀남은 공부시간에도 당당하게 똥싸러 간다. 동수는 그런 똥맨이 부럽다. "누구나 다 누는 똥인데 뭐가 부끄럽냐? 소리나도 괜찮아~ 시원하게 팍 싸버려!" 똥맨의 짝꿍인 똥수는 드디어 맘놓고 푸데덱 푸데덱 똥을 싸버린다. 무슨 일이든 기죽지 않고 당당할 수 있는 아이로 키우는 것, 엄마들이 먼저 신경 써야할 일이 아닌가 생각된다.   




아이들은 대체로 똥이야기에 열광한다. 하지만 자신이 똥이야기의 주인공이 된다면 질색이다. 책 속 의 똥수처럼 의외로 학교에서 똥을 못 누는 아이들이 많다. 집에는 편안한 좌변기인데 학교는 좌변기가 아닌 곳이 아직 많다. 우리 아이들이 다니던 초등학교도 좌변기로 교체해달라는 학부모들의 건의가 해마다 있었지만 예산문제로 아직 개선되지 못했다. 그래서 아이들이 학교 화장실을 이용하지 못하고 참고 집까지 달려온다는 이야기도 종종 들린다.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서도 맘놓고 똥을 싸게 하고 싶다면, 똥이야기보다 더 재미있는 '마법사 똥맨'을 읽히자. 그럼 그날부터 똥문제를 해결하게 될거라 장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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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하늘 2009-07-18 1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얼마전에 봤는데 너무 재미나요...
하지만 순오기님처럼 열성이 없어서 리뷰는 아직도 못 올리고 있지요...^^

우리 아이 양변기 아닌 화장실에서 어찌해야 할지 몰라서 당황하던 모습이 생각나네요...

순오기 2009-07-19 13:49   좋아요 0 | URL
책값을 엄청 투자했으니 리뷰라도 열심히 써야지요.^^
양변기 아닌 화장실, 애들이 당황스러워하죠~~
 
창비 좋은 어린이책 독서감상문 대회 8월 31일까지
수박씨 - 최명란 동시집
최명란 지음, 김동수 그림 / 창비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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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1학기 쓰기에 실린 '수박씨'를 표제로 한 창비 좋은 어린이책 독서감상문 대회 저학년 도서다.
나는 동시집을 읽을 때마다 '아하~ 이 정도는 나도 쓸 수 있겠는데... '라는 가당치도 않은 착각에 빠져든다. 이 책을 보면서는 그 정도가 더 심했음을 고백한다. 실제 두어 편 끼적이기도 했단 말이지.^^ 

이 동시집은 그만큼 동시에 만만함을 갖게 하는데, 다른 동시집보다 유독 짧은 동시가 많다. 아이들이 뱉어낸 말만 주워 담아도 동시가 될 거 같단 생각이 절로 든다. 정말 그런지 몇 편의 시를 보시면 내가 과장하는 게 아니란 걸 알 수 있다.^^

가족사진 

엄마 아빠 결혼사진에
내가 없다
삼촌 고모 이모 다 있는데
나만 없다
 

동생을 더 갖고 싶어 

엄마가 동생을
낳아 주지 않으면
로봇에게 부탁해야지 

어미 닭 

어미 닭이
알을 품었어요
쫄쫄 굶으며
꼼짝도 안 해요
 

부끄럼 

비빔밥 그릇은
부끄럼이 참 많아요
밥을 다 먹고 나도
얼굴이 빨개요

우리 집 도깨비 

엄마는 도깨비야
귀엽기도 하고 무섭기도 해
 

나는 초승달 

나는 엄마 품 안의
초승달이다
품 안에서 점점
보름달로 자란다
 

---그리고 1학년 1학기 쓰기에 실린 '수박씨'는 정말 압권이다 

수박씨 

아~함
동생이 하품을 한다
입 안이
빨갛게 익은 수박 속 같다
충치는 까맣게 잘 익은 수박씨
 


아이들은 글쓰기가 싫을 때, 가장 만만한 게 동시라서 "오늘은 동시 써요!"라는 소리를 곧잘 한다. 이 동시집은 아이들의 그런 마음을 충분히 알고 있는 듯, '너희들도 나처럼 써 봐!' 유혹하는 듯하다. 두 줄이나 세 줄, 혹은 네 줄, 다섯 줄로 아이의 마음을 잘 표현한 동시들이 눈길을 끈다. 게다가 그림도 색깔을 절제하듯 살짝 덧입혀서 아이들 일기장 한 귀퉁이에 그려넣은 그림 같다.^^ 

 

책 뒤에 정호승 시인이 쓴 해설에도 충분히 끄덕끄덕 공감된다.
"아무리 어른이 아이의 마음이 되어 동시를 쓴다 하더라도 결국은 아이를 흉내 내는 데 불과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최명란 시인은 그 경계를 간단하게 무너뜨렸다. 분명 '어른 최명란'이 썼지만 분명 '아이 최명란'이 쓴 동시다. 이 동시집을 낸 이가 어른이라는 사실을 감춘다면 이 동시집은 분명 아이가 쓴 동시라고 생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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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9-07-16 0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이게 어른이 쓴 동시란 말이에요? 정말 아이가 썼다고 믿겠어요.
'나는 초승달'이 특히 마음에 들어요.
창비가 독서 감상문 대회를 하고 있군요. 전에 본 것 같은데 그새 까먹었어요.^^;;;

순오기 2009-07-18 01:16   좋아요 0 | URL
정말 아이가 쓴 거 같죠? 초승달도 좋지요.^^
챙길 이벤트가 너무 많아서~ ㅋㅋ

울보 2009-07-16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류가 보면 너무너무 좋아할책이네요,
저 바로 찜합니다,
요즘 시쓰는 재미에 푹 빠진 딸이거든요,,ㅎㅎ

순오기 2009-07-18 01:17   좋아요 0 | URL
류가 시를 쓰면 정말 이런 시가 될 거 같아요.^^
아이들은 뱉어내는 말이 다 시가 되잖아요.

후애(厚愛) 2009-07-16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제목이 '수박씨'라고 해서 동화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자세히 보니 동시집이었어요.
저도 '나는 초승달'이 마음에 들어요.^^
요즘 정말 선물하고픈 책들이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순오기 2009-07-18 01:18   좋아요 0 | URL
동시집을 꽤 여러 편 봤는데 이 시집은 정말 아이가 쓴 거 같아요.^^

뽀송이 2009-07-16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시집이 참 예쁘군요.^^ 동시들도 사랑스럽고 말입니다.
함축되어져 있는 동시들에 “그래 바로 그거야!!!” 하면서 맞장구 쳐질 때가 아주 많습니다. 저도~~^^
순오기님~~~ 저는 요즘 느무 가끔씩만 알라딘을 드나들기에,,, 글 올리는 방법도 다 까먹었어요.^^;; ㅋ ㅋ ㅋ
순오기님은 아주 많은 일이 있으시고, 아주 멋진 곳도 다니시고~~~~
여전히 정성스런 리뷰들도 열심히 올리고 계시군요.^^* 존경스러워요.^^
저는 허둥지둥 바쁘기만 하고 해놓은 일은 아무것도 없어서 맘이 허전해요.^^;;
그래도 제게 늘~~ 격려의 말씀 해주시니 힘 얻고 갑니다.^^ 불끈!!! 고마워용.^^

순오기 2009-07-18 01:19   좋아요 0 | URL
뽀송이님은 어른들 챙기느라 힘들고 바쁘시지요.
가끔 알라딘 마실이 위로가 되고 활력소가 되면 좋겠어요.^^

꿈꾸는섬 2009-07-16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핏 보고는 아이가 썼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군요.ㅎㅎ 재밌어요.

순오기 2009-07-18 01:19   좋아요 0 | URL
재밌는 시들이 많아요~
현수나 현준이가 하는 말도 적어보면 이런 시가 되지 않을까요?^^

같은하늘 2009-07-17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빌려서 봤는데...
저런 동시를 쓰는 어른의 마음은 어떤 마음일지 궁금해요...^^

순오기 2009-07-18 01:20   좋아요 0 | URL
우리도 한번 써 볼까요?ㅋㅋ
그럼 이런 시를 쓰는 어른의 마음을 알게 될 거 같아요.^^
 
홍길동
홍영우 글.그림 / 보리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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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조선인 2세인 홍영우씨가 우리 말과 글을 배우고 동포어린이들을 위해 우리 정신이 잘 살아있는 홍길동전을 기획 출판했다고 한다. 이 책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는 세로 쓰기와 수묵화와 채색화의 우리 그림으로 이야기를 풀어냈는데, 서정오선생님이 글을 다듬었다고 한다. 



천한 종을 어머니로 태어났기 때문에 하늘을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이조판서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했던 서자의 한으로 주먹을 부르쥐고 길동이는 다짐한다.
"두고 봐라. 내 힘으로 꼭 이 잘못된 세상을 바로잡고야 말겠다" 



사나이가 뜻을 세웠으면 이루기 위해 노력을 해야지, 길동이는 날마다 산에 올라 재주를 갈고 닦았다. 칼쓰기와 활쏘기, 둔갑술과 분실술도 길렀다. 몇 해가 지나가 길동이의 재주는 당해 낼 이가 없었다. 이제 세상을 바로잡으려 길을 떠난 길동, 눈에 보이는 건 사치하고 으스대는 양반과 벼슬아치들이고 백성들은 그날 먹을 것도 없이 고달프게 살아가고 있었다. 이 불쌍한 백성들을 위해 하루 빨리 좋은 세상을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다. 



배고프고 지친 길동은 동굴에서 깜박 잠이 들었다가 세상을 등지고 사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힘이 제일 센 사람을 두목으로 세우는 내기를 하게 됐다. 꿈쩍도 않던 바위를 두 손으로 들어올린 길동이는 그들의 두목이 되었다. 



두목이 된 길동은 나쁜짓하는 벼슬아치를 혼내주고 불쌍한 백성을 위해 싸우기로 했다. 볏짚으로 허수아비 일곱 개를 만들어 주문을 외우자 길동이로 변신했다. 진짜 길동이까지 여덟 명의 길동이가 조선 팔도로 흩어져 활동을 시작했다. 해인사에선 양반과 짜고 나쁜짓을 일삼는 중들을 혼내주고, 가장 썩어빠졌다는 함경도 감영에 쳐들어가 불을 지르고 곡식을 내어 백성에게 골고루 나눠줬다.  



'가난한 백성들을 살리는 무리'라는 뜻으로 '활빈당'이라 이름 지은 길동을 양반과 벼슬아치들은 무서워 벌벌 떨었고, 가난한 백성들을 하늘이 보내 준 영웅이라 떠받들었다. 시끌벅적 야단법석 온 나라가 떠들썩해지자 조정의 신하들은 홍길동을 귀신이라 생각했고, 임금님은 어떻게 하면 홍길동을 잡을까 의논을 했다. 길동을 잡아오면 큰 상을 내린다고 방을 붙였지만 어림도 없었다. 마침내 임금님은 길동의 아버지에게 길동을 잡아 들이라고 명을 내렸다. 



순순히 아버지에게 나타나 자신을 붙잡아 임금님께 끌고 가라 했으나, 임금님 앞에 나타난 여덟 명의 길동이를 보자 혼비백산했다. 화가 난 임금님이 모두 목을 베라 했더니 허수아비들은 풀썩 쓰러져 버렸다. 공중에 떠오른 진짜 길동은 백성을 괴롭힌 나쁜 벼슬아치를 벌주고 다시는 나쁜 짓을 하지 못하게 한다면 나타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임금님의 약속을 받은 길동은 그 뒤로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은 배에 싣고 조선 땅을 떠나 새로운 나라를 세웠다고 한다. 그 나라에선 가난하고 배고픈 사람이 하나도 없이 모두가 행복하게 잘 살았다고 하지만, 그 새로운 나라가 어디에 있는지는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 

허균이 쓴 홍길동전을 저학년 어린이 눈높이에 맞게 그려냈다. 어린이에게 '호형호제' 하지 못했던 당시의 신분제도를 보충설명해주니 '말도 안돼요!'라면서 홍길동의 울분을 같이 느끼는 아이들이 많았다. 지금도 불합리한 제도와 썩을대로 썩은 정치인과 지도자들이 많은 우리의 현실이 안타까워, 현대판 홍길동이 나타나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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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하늘 2009-07-15 1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새로~~~ 나는 이 나이에도 새로로 된 책을 보면 줄이 헷갈린다... @.@~~

순오기 2009-07-15 18:40   좋아요 0 | URL
'새로'가 아니고 '세로'줄로 된 책은 달랑 두 권 읽었어요.
바로 요 책과 '도깨비와 범벅장수' 뿐이죠.^^
 
백만마리 고양이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2
완다 가그 글 그림, 강무환 옮김 / 시공주니어 / 199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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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 '백만 마리 고양이'와 '아무것도 아닌 개'로 칼데곳 상을 받았다는데 나는 처음 접한 작가다. 이 이야기는 보헤미아의 민화라는데 세계 어디서나 통하는 이야기로 사랑받을 만하다.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고양이를 찾아내는 방법이 허를 찌르는 반전이긴 하지만, 검은색으로만 그린 그림이 더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수백, 수천마리 고양이들의 포즈와 행진이 시선을 뺏기는 즐거움도 크다. 



산골에서 외롭게 살던 노부부는 고양이 한 마리만 있으면 좋겠다는 할머니의 한숨에 할아버지는 길을 떠난다. 털이 보들보들하고 앙증맞은 새끼 고양이 한마리를 구해다 주겠다고... 언덕과 골짜기를 지나 걷고 또 걸어 마침내 고양이들로 가득찬 언덕에 이르렀다. 



할아버지는 가장 예쁜 고양이 한 마리를 골라 데려가려고 했지만, 예쁜 고양이가 너무 많아 결국 언덕에 있던 고양이를 모두 골라 버렸다.ㅋㅋㅋ할머니에게 보여 줄 예쁜 고양이들은 수백 마리, 수천 마리, 수백만 마리, 수억 마리 고양이들을 데리고 언덕을 넘어 집으로 돌아온다. 할아버지 뒤를 줄줄 따라오는 고양이들의 행렬은 장관이었다. 



수억 마리 고양이들이 목이 말라 연못의 물을 한 모금씩 마시니 말라버렸고, 배고픈 고양이들이 언덕의 풀도 한 입씩 뜯어먹자 곧 벌거숭이가 되고 말았다. 입이 얼마나 무서운지 정말 실감나는 상황이다. 헉~~ 대체 이 많은 고양이를 어떻게 키우려는지 걱정이 앞선다. 



"영감! 도대체 무슨 일이에요? 고양이 한 마리람 닜으면 된댔는데, 이게 다 뭐예요?"
할머니의 놀란 외침에 제 정신이 든 할아버지~ ㅋㅋㅋ 어른들이 남자들은 죽을 때까지 철이 안 든다고 하셨는데, 이런 말이 다른 나라에도 있는지 모르지만 이 할아버지에겐 딱 맞는 말이다. 한마리만 필요한데 어쩌자고 수백만 마리 고양이를 다 데려오는 거냐고욧? ^^ 



제일 예쁜 고양이 한 마리만 고르려고 했지만, 모두가 자기가 잘났다 하니 고를 수가 없다. 결국 저희들끼리 알아서 제일 예쁜 고양이 한 마리만 고르게 했다니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어린들은 이런 걸 예상할 수 있을까? 끔찍하고 놀라워라~~~~  



모두가 잘났다고 싸움박질할 때, 스스로 못났다며 수풀 속에 웅크리고 있던 고양이 한마리만 남았다.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못생긴 고양이를 데려다 목욕시키고 빗질하며 날마다 우유를 듬뿍 주었더니 금세 포동포동해졌다. 수백 마리, 수천 마리, 수백만 마리, 수억 마리 고양이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고양이가 된 것이다. 

모두가 잘났다고 내가 최고라고 뽐낼 때, 스스로 못나고 부족하다며 겸손히 낮은 자리를 찾은 고양이는 삶의 지혜를 깨닫게 한다. 못났다고 겸손한 고양이가 제일 아름다운 고양이가 되었다는 이야기는 심오한 인생철학이 녹아든 그림책으로 어린이들도 찡한 울림을 얻게 된다. 철없이 착한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세상에거 제일 아름다운 고양이와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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