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짐승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9
모니카 마론 지음, 김미선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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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의 신곡 지옥 편 중 제5(2)에는 사랑 때문에 삶을 마친 영혼들이 나온다. 그들은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무섭게 휘몰아치는 바람에 휩쓸려 다니는 벌을 받는다. 이곳에서 부는 바람인 라 뷔페라 인페르날(la bufera infemal)은 멈춘 적이 없고 난폭하게 영혼들을 몰아붙이며 뒤집고 흔들면서 괴롭히고, 그들은 고통스럽게 태풍에 끌려 다닌다.(p.41~42, 신곡, 지옥, 단테, 열린책들)

 

시동생과 형수 사이인 파올로와 프란체스카도 서로 사랑하게 되었고, 남편인 잔초토는 두 사람을 죽인다. 지옥에서 그들 역시 쉬지 않는 바람에 휩쓸려 다니고 있다. 단테는 얼마나 달콤하고 큰 욕망이 있어야 이런 사랑을 선택할 수 있는지 궁금해 한다. 지옥에서만 함께 있을 수 있는 파올로와 프란체스카는 벌을 받으면서도 행복했을까?

 

 

사랑에 대한 기억만을 간직한 채, 소설속의 나는 세상과 단절한다. 그저 인생에서 놓쳐서 아쉬운 것은 사랑밖에 없다(p.20)’는 자신이 내린 씁쓸한 답만을 껴안고 산다. 그렇게 살아가다 지금은 머리에 떠오른 생각들이 사십 년 전의 것인지, 육십 년 전의 일인지도 잘 모르는 상태로 늙어버렸다.

 

프란츠와 화자는 각자 결혼한 사람들이었지만 그들은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진다. 그때부터 화자에게는 프란츠와의 사랑이 전부였지만, 대다수의 남자들이 그렇듯 프란츠는 아니었다. 프란츠는 자기 아내는 불행에 단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아내를 떠날 수 없다고 한다. 이 남자는 화자를 찾아 와 사랑을 나누고 밤 12시 반이면 어김없이 그의 아내에게로 돌아가는 사람이다.

 

화자의 사랑은 점점 집착으로 변해간다. 프란츠가 아내와 함께 스코틀랜드의 하드리아누스 방벽을 보기위해 여행을 가게 되었을 때, 공항으로 가서 프란츠의 아내가 어떤 사람인지 훔쳐본다. 그들이 여행지의 호텔에서 섹스하는 장면과 갈 만 한 곳, 다정한 행동들을 상상한다. 프란츠의 아내를 미행하며, 그녀 행동의 특징들을 살펴보기도 한다.


[브라키오사우루스 앞의 작은 감독관 의자에 앉아 있는 동안 우스운 내 상황을 의식하면서도 나는 이성을 찾을 수 없었다그때 잊고 있던 시구 하나가 내 머릿속에 서서히 떠올랐다. .........‘그러나 두 가지 중에서 재빨리 한 가지를 결정했어요그대를 차지하거나 아니면 죽는 것.’ 펜테질레아에 나오는 문장이었다. -p.106]

 

우리에게 어떤 방식으로든 사랑이 찾아오면, 그것이 순수한 상태로 지속되는 것은 짧은 순간에 불과하다. 화자의 연인인 프란츠가 화자의 집에 오면 항상 여러 식육식물들에 둘러싸여 있다. 이 소설에서 식육식물은 화자와 프란츠 사이를 암시하는 단어인 것 같다. 사랑 또한 식육식물처럼 두 사람이 자라온 환경, 생각과 이데올로기, 관습, 습관 등을 빨아들인다. 이것은 사랑을 변화, 왜곡시키고, 결론을 불행하게 만들기 쉽다.

 

동독에서 자란 화자는 자신이 기이한 시대를 살아냈다고 생각했다, 서독 사람인 프란츠와는 완전 다른 시대를 살았다. 화자는 불행했고, 현재가 아닌 미래의 삶과 자유를 얻는 것을 꿈꾸었다. 박물관에 박제되어 있는 거대한 브라키오사우루스를 관리하며, 언젠가는 매사추세츠 주 사우스해들리에 있는 플리니 무디의 정원으로 가 살아 움직였던 새의 발자국을 보기 원한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지 않았다면, 화자와 프란츠가 만날 수 없었겠지만, 이 장벽 때문에 그들의 사랑에는 무수한 벽이 있을 수밖에 없다. 찬송가를 전혀 모르는 화자는 프란츠에게 러시아어로 스탈린 찬가를 자신 있게 불러 줄 수 있었다.

 

모니카 마론의 슬픈 짐승』은 사랑에 관한 소설이다. 나는 화자가 선택한 삶을 완벽히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 소설에는 기이한 시대에 예속되어 있던 사람들(p.151)에 대한 여러 이야기들, 그들과 화자가 느꼈던 허무와 상처들이 섞인 상황이 있다. 이 내용들이 화자의 감정, 프란츠와의 사랑과 잘 어우러져 식상할 수 있었던 것을 상쇄해 주었다. 소설을 읽어갈수록 점점 이 소설의 화자에게 연민을 가질 수 있었다.

 

베를린 장벽이 붕괴되고 자유를 얻었을 때, 화자는 자신의 이상향이었던 플리니 무디의 정원으로 가기 위해 뉴욕으로 떠난다. 뉴욕은 아늑했고 프란츠마저 생각나지 않게 해주었다. 그곳에서 잠시 평화롭게 지냈지만, 어느 날 화자는 검은 색 자동차에 치일 뻔한 일을 당한다. 죽음 직전의 상황에서 프란츠가 생각났고, 자유를 누리는 혼자인 삶보다 사랑이 있는 지옥의 삶을 다시 살기 위해 프란츠가 있는 곳으로 돌아온다.

 

뉴욕에서는 아무도 그녀의 마음과 존재를 알아주지 않고, 프란츠에게 자신의 처지와 고통을 각인시켜 줄 수도 없었다. 이 도시에서 느낀 부자연스러움은 인간은 자유보다는 사랑을 택할 수밖에 없는 존재이고 자신이 더 뻗어나갈 수 없다는 한계를 인정하게 해준다. 눈앞에 있음에도 꿈꾸었던 이상향으로 가지 않고 다시 지옥으로 돌아가는 인간은 미련하지만 숙명을 받아들이는 슬픈 짐승이다. 이 소설은 그런 과정을 잘 담고 있으며, 결국 슬픈 짐승은 화자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삶을 선택하는 우리 모두인 것이다.


[순수한 감사의 시간은 사랑의 첫 단계이다어떤 사랑이나 그럴 것이다어떤 사람이 우리를 변화시키는 데 성공한다우리가 원했던또는 심지어 우리 안에 파묻혀 깨어나지 않은 채 숨어 있던 특성들이 우리가 사랑에 빠지는 순간 우리가 더불어 사는 데 익숙해 있던 다른 특성들을 몰아낸다우리는 스스로를 다시 인식하게 된다우리는 더 아름다고 더 부드럽고 현명하다우리는 우리의 소심함과 우리의 악의에서 구원된다우리는 가장 사악한 적도 용서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다우리의 행복으로 모든 나무와 모든 거리와 모든 순간을 환하게 비추고 그때까지 발견하지 못했던 그것들의 아름다움에 대해 경탄한다우리는 마침내 이 세상에 속해 있고 또 마침내 이 세상에 속해 있지 않다. -p.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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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3-11-03 19: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그래서 나쁜 남자가 늘 인기인걸까요? ㅋㅋㅋ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각자가 나름의 지옥을 추구하는 것은 어쩜 숙명인것도 같습니다.

페넬로페 2023-11-03 20:05   좋아요 2 | URL
저한테는 좀 그래 보였는데 화자에게는 운명으로 다가 왔겠죠 ㅎㅎ
사랑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선택하는 것들이 이상향보다는 지옥행이 더 많을 것 같아요.
그게 인간의 삶이고 더 스펙타클하게 살 수 있지 않나 생각했습니다^^

새파랑 2023-11-04 09: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었던거 같은데 ㅋ 반전이 있었던거 같은데 기억이 안납니다 ㅡㅡ
그런데 이책을 읽었던 장소(카페)는 기억이 납니다 ㅎㅎ
사랑이 집착으로 변하는건 당연한거 같으면서도 슬픕니다 ㅜㅜ

페넬로페 2023-11-04 09:47   좋아요 1 | URL
새파랑님 리뷰에 제가 쓴 댓글과 새파랑님 댓글 다시 읽어봤어요 ㅎㅎ
반전이 있는데 약간 애매모호하게 표현되었더라고요.
저도 그 부분은 그냥 제외시켰어요^^
 
드립백 가을하다 - 12g, 7개입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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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가지 다른 맛이지만, 그 전에 출시되어 이미 한 번쯤 마셔 본 커피로 구성되어 아쉬웠다. 골라 먹는 재미로 유명한 아이스크림 가게처럼 알라딘 커피도 보다 더 다양하고 맛있는, 새로운 커피로 가을을 넘어 겨울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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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3-10-27 20: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기존의 세트로 구성되어 있어 아쉽기도 했었고, 신제품이 있었다면 이번 기회에 시음해 보면 좋았을텐데..라는 생각이 있긴 했었습니다.^^;;
그나저나 저도 백자평 써야 하는데...
계속 미루고만 있어요.^^;;

페넬로페 2023-10-27 22:24   좋아요 1 | URL
책 무료 배송이 만원에서 만 오천원으로 올라서 드립백 커피를 종류별로 하나씩 샀거든요. 그래서 여기 가을하다에 있는 커피는 다 마셔봐서 그 맛을 거의 알고 있어 아쉬웠어요. 저는 요즘 부산의 모모스커피에서 원두 배송받고 있는데 확실히 알라딘보다 맛있더라고요. 알라딘커피가 더 노력하고 새로워져야한다고 생각했어요.
100자평 쓰면 스탬프 준다고 하니, 책나무님, 10월 가기전에 어서 글 올려셔야 합니다 ㅎㅎ

희선 2023-11-01 03: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 님 시월이 가고 십일월이 왔네요 시월 한달이 빨리 가다니... 남은 십일월이나 십이월도 다르지 않을 것 같네요 페넬로페 님 감기 조심하시고 십일월 하고 싶은 거 하시면서 보내시기 바랍니다


희선

페넬로페 2023-11-01 09:41   좋아요 0 | URL
10월의 마지막 날과 11월의 첫 날은 하루 차이인데도 느낌이 다르네요.
올해가 얼마남지 않았고, 요즘 나이 들어가는 것에 좀 민감해 맘이 심란해지는 것 같아요.
그래도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야겠죠!
건강 챙기며 11월도 잘 살아 보겠습니다^^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2 사계절 만화가 열전 21
이창현 지음, 유희 그림 / 사계절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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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저녁까지 시간이 날 때마다 책을 읽는다. 책에 관심도 많고 다양한 책을 많이 읽고자 하는 욕심도 있다. 현재 내 삶에서 책은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책읽기가 좋고 즐겁다. 하지만 한 번씩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건가?’하는 의문이 들 때도 있다. 책읽기에 몰두하면서 중요한 것을 놓치고 사는 건 아닌지도 걱정된다.

 

책을 좋아하는 내가 과연 독서 중독자가 맞는지 궁금하여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을 읽었다. 어떤 면에서는 책으로 인해 내 삶이 조금 뒤죽박죽 엉키는 느낌도 들어 독서 중독자들에게 위로를 받고 싶은 심정이기도 했다. 이 책에서 정해 놓은 독서 중독자의 기준은 엄청 높다. 내가 이제껏 읽은 책 정도로는 독서 중독자에 낄 수도 없다. 운동이 배드민턴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남편의 말이 생각난다. “그 어디를 가도 고수는 늘 존재한다.” 배드민턴계에서 매번 좌절하는 남편의 심정을 너무나 잘 알 것 같다.


-p.5

 

(페넬로페)4남매 중 막내로, 부모가 강요하지 않아도 책 읽기를 좋아했고, 그 결과로 생각과 고민이 많으며 성격이 급하고 예민하지만, 그 나머지는 아닌 걸로....


나의 입가에 흡족한 미소가 번지지 않았다.

 

 

아무도 책을 읽지 않는 집안에서 설기는 혼자 책을 좋아한 아이였다. 사서로 일하면 한적하게 책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도서관에 취업하지만, 막상 그곳에서 하는 일은 그녀의 생각과 달랐다. 사서 업무는 책과 관련 없는 엉뚱한 일을 처리해야 할 때가 많았으며, 특히 도서관 행사를 기획하는 일을 해야 했다. 일에 지치고 오히려 독서량이 줄어든 설기는 독서 중독자들이 포진한 독서모임에 참가하기로 결심한다. 설기가 참가한 첫 날, 독서 모임에서는 전통에 따라 새 회원인 설기에게 슈테판 츠바이크의 글을 읽어 준다.


[책은 인간과는 달리 마음을 짓누르거나 수다를 떨거나 떼어 버리기 어렵지가 않다. 책은 불러내지 않으면 다가오지 않는다. 마음 내키는 대로 이 책이나 저 책을 집어 들 수 있다.

 

책들이 자기들의 의견을 말하면 그도 자신의 견해를 말했다그들은 나름의 생각을 발언하고 그에게 생각하도록 자극한다그가 침묵하면 전혀 그를 방해하지 않고 오직 그가 물어볼 때만 말을 한다.

 

책과 그의 관계는 다른 모든 일과의 관계가 그렇듯이 자유의 관계였다.

-슈테판 츠바이크위로하는 정신-p37


 이런 구절을 읽으면 당장 츠바이크의 책 전부를 읽고 싶어진다.

 


계속해서 독서 모임에 참가한 설기는 그곳에서 독서에 대해 다양한 얘기를 듣는다.

 

1) 책은 순서대로 읽어야 하는가? 읽고 싶은 부분부터 읽어야 하는가?

2) ‘잘 알아서 끌리는 주제잘 몰라서 끌리는 주제

3) ‘blind date with a book’-서점이나 도서관에서 자주 하는 이벤트

4) 뉴스에서 전문가를 인터뷰할 때 배경에 보이는 책장의 책에 관심이 간다. 인터뷰 내용은 전혀 들리지 않는다.

5) 아무리 책을 많이 읽은 독서 중독자라도 책을 추천해달라는 질문에는 난처해진다. 누군가에게 전혀 취향이 다른 책 선물을 받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

6) 수십 년간 헤비하게 책을 읽어 온 결과, 독서 중독자들의 취향은 복잡하고 확고하고 제 각각이다.(p.84)


-p80~81

 

처음 만난 자리에서도 독서 중독자들의 내공은 빛난다초심자와는 다르다.


-p.127~128

 

사람들은 자세한 사정도 모르면서 성급히 판단을 내리지만 독서 중독자들은 독서를 통해 논리적 추론 능력이 강화되어 맥락을 살펴볼 줄 알고 판단을 뒤로 미룰 수 있다.


-p.244~245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1은 약간 싱겁기는 했지만 웃음을 주는 임팩트와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21보다는 재미가 없었다. ‘독서 중독자들의 독서 리스트가 너무 거창할 정도였다. 약간 유치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 책에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만이 느낄 수 있는 감성과 공통분모가 들어있다. 행간을 읽을 수만 있다면 나름 괜찮다.


-p.166

 

어쨌거나 독서 중독자들은 숨을 쉬듯 끊임없이 책을 읽는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책이 좋아 도끼자루 썩는 줄을 모를 뿐이다.

 

 

요 며칠 내가 좋아하는 이선균 배우에 대한 소식을 듣고 충격에 빠져 있다. 영화와 드라마에서 정상에 서 있고 아내도 유명한 배우이며, 두 아들을 두고 있으면서 그는 왜 그런 행동을 하고 나쁜 중독에 빠졌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남들에게는 화려하고 좋아 보이지만 그들에게도 고민이 있고, 힘든 것이 있다는 걸 물론 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했다. 그가 책을 읽었다면 어땠을까? 차라리 독서 중독자였다면 그런 길로 빠지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은 세상의 얘기로 시작해 자신을 들여다 볼 수 있게 하고, 더 넓은 시각과 마음으로 다시 세계를 볼 수 있게 만들어 준다. 이 책에서 말하는 독서 중독자의 조건에서 누구에게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는 있어도 자신을 망치게 내버려 두지는 않는다. 자신을 냉정하게 바라보기도 하지만, 결국 사랑하게 해 주고 자존감을 높여 준다. 적어도 나에게 책은 이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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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3-10-23 02: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여기에서 말하는 독서중독자 아니네요 책도 제목 아는 책 몇 권 없고 읽은 책 겨우 한권이네요 《어린 왕자》... 사람은 책을 읽지 않아도 살지만, 읽으면 좀 더 나을지도 모르죠 그렇게 되려면 읽지만 않고 생각해야겠네요 읽으면서 이런저런 생각하겠지만...


희선

페넬로페 2023-10-23 14:29   좋아요 3 | URL
이 책에서 독서 중독자들이 어린 왕자를 선물받고 화를 내는 장면이 있어요 ㅎㅎ
희선님은 여기에 있는 책 말고 다른 책 많이 읽으시니 독서 중독자 맞아요.
책을 엄청 좋아하시잖아요.

dollC 2023-10-23 08: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다행입니다. 전 독서중독자가 아니군요😀
아무렴 어때요. 어쨋든 책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으로 성장했지만 주변에 해악을 끼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사람으로 살아갈테니까요.

페넬로페 2023-10-23 14:31   좋아요 2 | URL
네, 그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남에게 해 끼치지 않는 것~~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우리는 남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들이라 믿고 싶어요.

yamoo 2023-10-23 09: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 전 중독자는 아니네요..ㅎㅎㅎㅎ

페넬로페 2023-10-23 14:32   좋아요 3 | URL
여기 기준으로는 그런데 서재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은 모두 중독자라고 인정하고 싶습니다.

새파랑 2023-10-23 12: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은 진정한 독서 중독자 이십니다~!

저도 가짜뉴스에 안속아 넘어갑니다. 뉴스자체를 잘안봐서... ㅋㅋㅋ

책 읽어봤자 누구에게도 전혀 도움이 안되는거 같아요. 예외라면 출판사? ㅋㅋㅋ

페넬로페 2023-10-23 14:34   좋아요 2 | URL
사실 책 읽느라 유튜브나 Tv를 잘 안봐 가짜뉴스를 잘 접하지 않는 것 같아요. 책을 좋아하니 나를 위해 독서를 하는 것 같은데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남을 더 잘 이해하게 될 거라고 생각해요.
독서하면서 계속 성장할 것 같아요.

청아 2023-10-23 14: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페님이 1권보다 별로라 하시고
저도 그럴거라 예상해 아직 2권 엄두를 내지 않았는데 페페님의 이 글 때문에 2권을 꼭 읽어보고 싶어집니다. 저도 중독자 해당 사항에 꼭 맞진 않아 씁쓸한 미소가...ㅋㅋㅋㅋㅋㅋ

페넬로페 2023-10-23 14:37   좋아요 3 | URL
1권보다 많이 재미없고 별로였는데~~
참새가 방앗간 그냥 지나갈 수 없듯 독서 중독자들이란 단어에 그냥 지나갈 수가 없더라고요 ㅎㅎ
사실 저기 기준은 좀 너무하지 않습니까? 10대때는 다른 즐거운 일이 많은데요~~

서곡 2023-10-23 14: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ㅇㅅㄱ 배우 소식에 깜놀했습니다...아휴

페넬로페 2023-10-23 14:38   좋아요 2 | URL
충격적이었어요~~

서곡 2023-10-23 14: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독서중독자 이야기보다 이배우 소식에 댓글 달게 되는 저는 독서중독자가 아닙니다 ㅎㅎㅎ

페넬로페 2023-10-23 14:38   좋아요 2 | URL
독서중독자라서 그 배우에 대해 더 안타까움을 느낄 것 같아요.
˝책을 읽었더라면˝ 이라는 생각이 자꾸 들어요 ㅠㅠ

책읽는나무 2023-10-24 08: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생각과 고민이 많고 어휘력이 풍부하지만 남에게 별도움이 되지 않는다.
ㅋㅋㅋ 전 입가에 미소가 아니라 마지막 문장에서 빵 터졌는데 이건 독서 중독자인 듯 중독자가 아닌 듯 그런 거겠죠?
남에게 별도움 되지 않는다! 넘 공감됩니다.ㅋㅋ
이 책 반응 좋던데 왜 그런지 좀 알 것 같네요.^^
이선균 배우는 저도 충격이었습니다.
앞서 유아인 배우도 안타까웠는데 이선균 배우는 가정까지 있는 사람이....
제발 아니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네요.
그런 자리에 갔다는 것 자체가 이미 발을 뺄 수 없는 것일까요?
페페님의 마지막 문단들이 모두에게 명언입니다.

페넬로페 2023-10-24 12:44   좋아요 1 | URL
우리 모두는 독서 중독자인게 확실하다고 생각해요.
책을 사서 읽고, 도서관 가서 대여해 오고, 서재 친구가 좋다는 책, 찜하고~~
책때문에 몸과 마음이 바쁘잖아요 ㅎㅎ
이 책 정말 유치한데 사람을 약간 성찰하게 해줘요 ㅎㅎ
책을 좋아서 읽긴 하는데 과연 이런 책만 읽는 삶이 맞는지 고민되었어요.

제가 유아이도, 이선균 배우도 좋아 하거든요.
제발 아니길 바라지만
사람 시선 돌리느라고 터트린 거라 정황이 없지는 않을 것 같아요 ㅠㅠ
 
아침 그리고 저녁
욘 포세 지음, 박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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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본다. 그럴 때마다 나 자신이 완전히 소멸되고 어느 것도 인식할 수 없다는 것,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에 혼자 있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무섭고 막막하다. 종교를 믿고 있기에 영생의 삶이 존재한다고 받아들이기도 하지만, 사실 죽는 순간, 모든 것이 없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죽음에는 언제나 만약이라는 가정과 상상만이 있을 뿐이다. 아무도 죽음에 대해 자신 있게 말할 수 없다.

 

2023년 노벨문학상 수상이 아니었다면 만나지 않을 수도 있었던 작가, 욘 포세의 아침 그리고 저녁은 작가가 상상하는 죽음에 대한 얘기이다. 짧은 분량의 이 소설에서 서술된 죽음은 담담하고 가볍다. 그렇지만 이 책을 읽는 내내 긴 호흡으로 계속 숨을 내 뱉어야 했다. 이 책의 표지에 있는 그림처럼 산과 바다로 둘러싸인 외딴섬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집에 혼자 있는 기분이 들 정도로 고독과 쓸쓸함이 느껴졌다.

 

요한네스가 태어난 날에 그의 아버지 올라이가 느끼는 감정, ‘다 잘될 거야라는 축복, 세월이 훌쩍 흘러 요한네스에게 주마등처럼 지나가는 생의 모습들, 의아하고 슬프지만 아버지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요한네스의 막내딸인 싱네....거창한 서사 없이 그저 한 인간에 초점 맞춰진 이 소설은 죽음을 말함으로써 삶을 생각하게 한다.

 

아침 그리고 저녁이란 제목처럼 인생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금세 옮겨지며 요한네스가 지나온 무수한 그리고의 과정이 녹록지 않았다는 것, 힘들었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기에 견디며 살아갈 수 있었던, 우리가 다 겪는 삶의 과정이 평범하지만 식상하지 않게 연결된다. 죽음 앞에서 느껴지는 온갖 생각들과 엄숙함, 만감의 교차가 내 의식 속에서도 동시에 일어났다.

 

이 소설은 문장과 함께 쉼표와 물음표가 반복적으로 서술되어 있다. 어쩌면 삶은 쉼표와 물음표로만 이루어진 과정인지도 모른다. 희로애락의 순간들이 끝없이 이어지고, 나이가 들어가도 도통 알 수 없는 인간의 길을 매번 질문하며 살아가야 한다. 고통에 지배당하며, 이해할 수 없는 것투성이인 세상을 받아들여야만 한다. 그런 것에서 벗어났기에 요한네스는 그의 마지막 날에 오히려 몸이 가볍고, 홀가분함을 느꼈을 것이다.

 

어부로 살아가며 7명의 자녀를 키워야했던 가난한 요한네스는 돈을 아끼기 위해 친구 페테르와 오랫동안 서로의 머리를 깎아준다. 먼 길을 떠나야하는 요한네스를 친구 페테르가 데리러온다. 바다가 삶의 터전이었지만 위험해서 그들이 섣불리 가보지 못했던 서쪽의 난바다로 그 두 사람은 떠난다. 그들에게 죽음은 가보지 못한 곳으로 향하는, 끝까지 마침표가 없는 새로운 쉼표의 여정이었다.

 

친구 비아(친구이지만 그녀는 나보다 10살이 어리다)와 커피를 마시며 요한네스와 페테르에 대해 얘기해 주었다. 우리에게도 이 소설에 나오는 죽음이 주어진다면, 분명 내가 먼저 죽을 것이니 네가 죽을 때 내가 데리러 오겠다고 했다. 그런 말을 하는 도중에 내 마음이 조금 슬퍼졌다. 죽음은 언제나 슬프다. 그것이 어떤 종류의 것이든.


[이제 아이는 추운 세상으로 나와야 한다그리고 그곳에서 그는 혼자가 된다마르타와 분리되어다른 모든 사람과 분리되어 혼자가 될 것이며언제나 혼자일 것이다그러고 나서모든 것이 지나가그의 때가 되면스러져 다시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왔던 곳으로 돌아갈 것이다무에서 무로그것이 살아가는 과정이다, -p.15

 

야생초들과 그가 아는 모든 것그 모든 것이 이 세상에서 그가 속한 자리다그의 것이다언덕보트하우스해변의 돌들그 전부가그런데 그것들을 다시는 볼 수 없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하지만 그것들은 마치 소리처럼그렇다 그 안의 소리처럼 그의 일부로 그 안에 머물 것이었다, -p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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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3-10-20 19: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에 혼자 있어야 할 것 같은 느낌˝ 유구무언입니다...어느새 오늘이 이십일이네요 좋은 저녁되시길요!

페넬로페 2023-10-20 20:43   좋아요 2 | URL
벌써 20일이고 오늘 날씨가 엄청 추워요. 이렇게 겨울이 오고 저에게도 저녁이 오는 것 같기도 하고요.
죽음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었습니다.
서곡님!
감기 조심하시고 주말 즐겁게 보내시기 바래요^^

청아 2023-10-20 21: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무에서 무로, 그것이 살아가는 과정이다.‘ 이런 문장을 마주하면 마음 한편이 홀가분해지는 기분이예요. 오늘 마침 ‘멜랑콜리아‘가 궁금하던차에 반가운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

페넬로페 2023-10-20 21:56   좋아요 3 | URL
무에서 무로~~정말 당연한 말인데도 매번 그걸 잊고 사는 저를 만나게 돼요. ㅠㅠ
욘 포세를 읽으려면 이 소설로 시작하라고 하더라고요.
전 느낌이 좋았고 제 취향과 맞았어요.
멜랑콜리아도 읽어보려고 해요^^

은오 2023-10-20 22: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페넬로페님 리뷰 읽으니까 이거 궁금해지네요. 삶은 쉼표와 물음표로만 이루어진 과정인지도 모른다. 어떤 종류의 것이든 죽음은 언제나 슬프다. 공감합니다. 너무 아름다운 리뷰!!
전 부모님한테 난 엄빠 없이 못사니까 나보다 오래 살아야 한다고 불효발언을 종종 하곤 하는데 ㅋㅋㅋㅋㅋ 정말 그러면 좋겠다 싶을 만큼 제 죽음에 대해선 별 생각 안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생각하면 너무 슬퍼져요. 엉엉. 저 빼고 다 오래 살았으면.... ㅋㅋㅋㅋㅋㅋㅋ 🤣

페넬로페 2023-10-20 23:04   좋아요 1 | URL
저의 딸아이는 자기가 죽을때까지 엄빠가 살았으면 좋겠다고 해요.
그럼 제가 몇 년을 더 살아야하는지 ㅠㅠ
죽음, 넘 슬퍼요.
나이 들어가니 제 주위에 탄생보다는 죽음이 더 많이 기다리고 있으니 그걸 다 어떻게 견딜지 걱정됩니다 ㅠㅠ
우리 모두 오래 살기위해 건강하자구요^^

희선 2023-10-21 03: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람은 다 언젠가 죽겠지요 그런데도 자신은 죽지 않을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습니다 죽음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을 텐데, 살다보면 그걸 잊고 살기도 하죠 살아가는 건 참 긴 듯한데, 지나가면 아주 빠른 느낌도 듭니다 죽을 때가 찾아오면 한순간이었다고 느낄지... 그때까지 즐겁게 살면 좋을 텐데, 그것도 쉽지 않네요


희선

페넬로페 2023-10-21 09:19   좋아요 1 | URL
죽음은 가까이 있는데 그걸 매번 의식하고 살지는 못하죠. 또 그럴 필요도 없고요.
세월도 빠르고, 언젠가는 누구나 죽는데 모두 다 해복한 죽음을 맞이하면 좋겠어요.
이 세상에 너무 어이없고 불행한 죽음이 많아요 ㅠㅠ

새파랑 2023-10-21 15: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벌써 읽으셨군요~!!
이 책 표지랑 제목은 마음에 드는데
막 재미있는 작품은 아닌가봐요 ㅋ

삶은 쉼표, 물음표의 반복이 그런 의미일수도 있겠군요~! 저도 쉼표 물음표 좋아하는데 왠지 어떻게 쓰여있을지 궁금합니다~!!

페넬로페 2023-10-21 15:36   좋아요 2 | URL
재미있지는 않은데 가독성이 나쁘지 않습니다. 앉은 자리에서 바로 읽을 수 있을 정도로요.
평범한 이야기인데 왠지 울컥하고 먹먹했어요.
북유럽의 분위기도 조금 느껴졌고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일어났다. 그리고 17일엔 누구의 소행인지(양쪽 다 상대방이 벌인 일이라고 주장한다)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가자 지구의 한 병원이 공습을 당해 500명에 이르는 민간인이 사망했다. 그들 사이의 반목은 워낙 뿌리가 깊고,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며, 전쟁을 벌이는 이유도 분명하다. 이제는 누가 옳고 그른지도 잘 모를 정도로 서로를 향한 끊임없는 폭력적인 복수만 되풀이되고 있다. 어느 한 편이 그 땅을 떠나야만 약간의 평화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아마 그건 절대 불가능할 것이다.

 

얼마 전에 일어난 이 암울한 소식을 들으며, 마침 잠자냥님의 소개로 읽고 있는 하워드 진역사의 힘의 한 구절이 생각났다. 소제목이 홀로코스트를 기리며인데, ‘프로그레시브에 실린 이 글에 엄청난 반응(긍정과 비판)이 일어났다고 한다.

 

보스턴 대학교에서 가르치고 있을 때, 저자는 유대인 모임의 학생들에게 홀로코스트에 관한 강연 요청을 받았다. 그는 그 제안을 수락했고 강의를 했지만 정작 강의의 내용은 제2차 세계대전의 홀로코스트, 유대인 600만 명의 대량 학살에 관한 것이 아니었다. 하워드 진은 과테말라와 엘살바도르에서 죽어 간, 미국 정책의 희생자들인 수십만 소작농들에 관해 그날 강의를 했다.


[내 요점은 유대인들이 겪은 홀로코스트의 기억이 철조망에 둘러싸이거나 도덕적으로 게토화돼서역사 속의 다른 대량 학살과 고립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그 기억이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모든 잔혹함에 맞선 의분분노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유대인들이 겪은 일을 기억한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잃게 된다는 것이 내 생각이었다.-p.84]

 

이 강의로 저자는 다른 유대인 교수의 항의를 받는다. 그 유대인 교수는 홀로코스트는 신성한 기억이며 유일무이한 사건으로서 다른 사건과 비교할 수 없다며 격분했다.


[다른 민족과의 결혼과 동화 탓에 고유의 정체성이 위협받고 있다고 생각한 일부 유대인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보존하기 위한 일환으로 홀로코스트를 이용했다. 1967년 전쟁 이래 시온주의자들은 이스라엘의 영토를 팔레스타인까지 확장하려는 계획과 사면초가에 빠진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얻기 위해홀로코스트를 이용했다그리고 비유대계 정치인들은 수는 적지만 영향력 있는 유대인 유권자들한테서 정치적 지지를 얻기 위해홀로코스트를 이용했다분노로 가득 찬 유대인 유권자들의 감정을 고조시키려고 대통령들이 야물카(유대인 남성들이 머리에 쓰는 원형 모자)를 쓴 채 엄숙하게 연설하던 모습을 떠올려 보라-p.85]


이 세상의 어떤 사람이라도 유대인들이 겪은 고통에 대해 분노하지 않고 슬픔을 느끼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사실도 인정한다. 하지만 자신들의 고통과 역사에만 몰입해 다른 사람의 고통을 외면하고, 보상만을 받으려 한다면 그건 이기적인 행동이다. 저자는 유대인들이 홀로코스트가 조금이라도 희석되는 것을 막기 위해 다른 민족에게 저지르는 그들의 수치스러운 행동을 비판한다. 전 세계적으로 유대인의 영향력이 워낙 큰 탓에 그들은 막강한 힘으로 로비를 벌이고 미국의 정치인들에게 압력을 가한다.


[유대인들이 겪은 홀로코스트의 특별함 주위에 장벽을 두르는 것은 인류가 하나이고 우리 모두 피부색국적종교에 관계없이 동등하게 행복추구의 권리를 누릴 가치가 있다는 생각을 포기하는 일이다히틀러 치하에서 유대인들이 겪은 일은 세부적으로는 특별할지 몰라도 인류 역사의 다른 많은 사건들즉 대서양 노예무역아메리카 원주민 학살인간의 생명을 앞에 놓고도 이윤을 창출하려는 자본주의 정신의 희생자가 된 수백만 노동자들의 부상과 죽음 등에서 나타나는 보편적인 특징을 공유한다.-p.86]

 

어쩌면 하워드 진의 말들이 오해를 불러 올수도 있다. 하지만 그 말을 사심 없이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그가 하려는 말의 진의를 이해할 수 있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뿌리 깊은 분쟁의 이유에는 분명 유대인들의 홀로코스트에 대한 보상심리도 들어 있을 것이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대해 인터넷 검색을 하고 그것에 대한 댓글을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도 양쪽으로 나뉜다. 어떤 사람은 이스라엘을, 누군가는 팔레스타인을 나쁘게 보고 있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고 각자의 의견이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하워드 진의 말처럼 그 어떤 것도 게토화 내지는 고립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지금 대한민국은 심하게 양 진영으로 나눠져 있고 각자의 영역에서만 생각하고 인식한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도 마찬가지이다. 이쯤에서 하워드 진이 한 말을 한 번이라도 진지하게 새겨들으면 어떨까? ‘인류는 하나이고, 우리 모두는 동등하게 행복추구의 권리를 누릴 가치가 있다는 것’, 그것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마음을 열어야만 한다는 것(이것은 나의 말).....폴스타프님께서 무척이나 낭만적이라고 말씀 하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맥락이 있고, 납득된다면 인간은 언제나 낭만을 추구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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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3-10-19 03: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홀로코스트는 잊지 않아야 할 일이기도 하지만, 그 일만 중요하게 여기면 안 되겠습니다 다른 나라 사람도 억압받고 죽임 당하기도 했는데... 성경에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말도 있는데... 그건 생각하지 않는지...


희선

페넬로페 2023-10-19 08:42   좋아요 2 | URL
이런 이슈가 엄청 민감한 사항인데,
저는 이 글이 주는 메시지가 좋더라고요. 제가 항상 지향하는 생각이기도 하고요.
종교를 앞세운 전쟁이 다 그런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배후에 더 이기적이고 물질적인 면이 더 많겠죠.ㅠㅠ

독서괭 2023-10-19 09: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히틀러 치하에서 유대인들이 겪은 일은 세부적으로는 특별할지 몰라도 인류 역사의 다른 많은 사건들, 즉 대서양 노예무역, 아메리카 원주민 학살, 인간의 생명을 앞에 놓고도 이윤을 창출하려는 자본주의 정신의 희생자가 된 수백만 노동자들의 부상과 죽음 등에서 나타나는 보편적인 특징을 공유한다˝ => 아, 이 부분 참 좋네요. 피해자가 언제까지 피해자이기만 하진 않는 것.. 단발님의 글과도 일맥상통하는 것 같고요.

페넬로페 2023-10-19 09:49   좋아요 2 | URL
인용한 문장 외에도 마음에 와 닿는 구절이 많았어요. 이 부분 전체를 인용하고 싶을 정도였어요.

우리가 홀로코스트의 피해자가 아니기에 또 여러가지 생각이 교차되는 부분인것도 같았어요.

그저 평화만을 바랄 뿐입니다 ㅠㅠ

새파랑 2023-10-19 09: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홀로코스트에 대한 색다른 시각이네요. 저는 저렇게 생각해본적이 없었어서 놀랍습니다~!

어떻게든 피해없이 분쟁이 잘 끝났으면 좋겠습니다 ㅜㅜ

페넬로페 2023-10-19 14:31   좋아요 2 | URL
네, 저도 이렇게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정말 색다르게 다가오더라고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이 쉽게 끝날 것 같지는 않은데 얼른 빨리 평화를 되찾았으면 좋겠어요^^

청아 2023-10-19 15: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을 며칠 전에 중고로 구입했어요.^^ 하워드 진의 말은 너무 당연해 보이는데 이스라엘 사람들에게는 아직까지도 쉽지 않은 시각인가 봅니다. 지켜보는 다른 나라의 시민들까지 편이 갈리는걸 보면 해결의 실마리는 더 요원해보이고요. 그나마 최근에는 인근 지역에서 이스라엘의 존재를 대체로 받아들이는 분이기였다는데(경제 협력도 코앞이었던..) 이를 못마땅하게 생각한 이란측이 테러의 배후라는 설도 힘을 얻고 있더군요.

페넬로페 2023-10-19 17:44   좋아요 1 | URL
유대인의 입장에서 보면 홀로코스트가 천추의 한이겠지만, 팔레스타인 입장에서는 또 어이없는 일이기도 했구요. 쉽지 않겠지만 뭔가 공생할 수 있는 대안이 있어야 하는데 과격단체나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이 옆에서 들쑤시니까 그게 또 문제가 되고~~이란이라는 나라도 참 그렇죠?

이 상황에서 하워드 진의 생각이 무척 참신했어요. 사람들이 그런 생각을 조금이라도 받아들이면 좋겠어요^^

페크pek0501 2023-10-20 17: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워드 진의 책을 갖고 있는데 어디 숨어 있는지 찾아봐야겠습니다. 이래서 알라딘 서재를 좋아합니다. 저를 공부하게 만들거든요. 저는 노란색 표지의 책이에요.
평화롭게 살기에도 삶이 만만치 않은데 모든 전쟁이 빨리 종식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페넬로페 2023-10-20 19:18   좋아요 0 | URL
네, 저도 알라딘 서재를 통해 계속 좋은 책을 알게 됩니다, 이 책도 그렇고요.
전쟁을 겪는 사람들이 엄청 고통스러울 것이고, 특히 아이들을 포함한 민간인이 걱정되네요. 빨리 분쟁이 해결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