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2 - 완결
강풀 지음 / 재미주의 / 2012년 2월
품절


나는...... 경비 아저씨가 죽기 전에 해줬던 이야기를 이 낯선 세 사람에게 자세히 이야기해주었다......

내가 알고 있는 이야기......

아무도 모르게 집 밖에도 안 나가고......
혼자서 집 안에서만 외롭게 살다가......
자기 피로 옷을 빨갛게 물들이고 죽은 그 여자 이야기를......

어쩌면 슬픈 그 이야기를......

외롭게 죽은 여자......
집 안에서만 살다가......
나가지도 않고......
죽었다는 그 여자......

외롭게...... 혼자서......
외롭게...... 혼자서만 지냈다고......
마치 나처럼......

그럼...... 의자에 묻은 피는
그 여자의 피란 말인가......
죽었다는 그 빨간 옷의 여자가
이 아파를
돌아다닌다는 건가......

외롭게...... 혼자서 살다가 죽었다구...... 이미......
외롭게 혼자서 살다가...... 이미 죽었다구......

나, 나는 그 여자를 구하려고 했는데......
내, 내가...... 너무 늦었단 말인가......

내가 봤던 그 여자는 누구지......
그 외로워 보이던 그 여자는......
누구지......?

내가...... 너무...... 너무 늦은 건가......
너무 늦은 건가......

나처럼 지내다
결국 귀신이 되었단 말이야......?-183~186쪽

옆집에 살던 사람이 귀신이 되어서
우리 집에 찾아왔었던 건가......

귀신이라......
귀신이라...... 그런데......
그걸 막아야 한단
말이지......
막을 방법이......
아...... 단 한 사람......!!

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는 이야기는 하나도 없다......
하지만......!! 이걸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

그 남자가 말했지......
그 남자......
그 남자라면......!

귀신도 있는데 저승사자가 없겠냐고......!!

그렇다면 결국 귀신을 막을 수 있는 것은......
그 연쇄살인 사건의 용의자뿐이란 말인가......!!-183~18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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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2 - 완결
강풀 지음 / 재미주의 / 2012년 2월
품절


누구야!!!
누구......
흐윽......흑......
누, 누구세요......
내 집 문이 열려버렸어......
괜찮습니까......?
저 남자는 누구지......?
내가 위험한 걸 어떻게 알았지......
아무일 없습니까......?
사람...... 사람이야......
흑흑...... 흐으윽......
여, 여기서...... 여기서......
나가고 싶어요......
문을 부수고 들어온 사람......
나 혼자 스스로 갇혀 살던 이곳을 부수고 들어온 사람......
용기가 없어서......
흑흑...... 흑......
나, 나가고 싶은데......
나가고 싶은데......
흑흑......
세상 밖으로 나갈 용기가 없어서......
못 나가겠어요......!!
도저히...... 도저히......
못 나가겠어요...... 어떡하죠......
나, 나갈 수가 없어요......
역시...... 난......
못 나가겠어......
무서워......
밖으로 나가기가 무서워......
자......
내 손을 잡고 나갑시다.
손......
내, 내손을 잡아 이끄는 손......
밖으로......
...... 밖으로 잡아 이끄는 손......-126~12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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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1 강풀 미스터리 심리썰렁물 1
강풀 지음 / 재미주의 / 2012년 2월
품절


가늘게 떨리고 있었지만 단호하던 목소리......

아아... 지금 불이 꺼졌으니 누군가가 이미 들어와 있을지도.....
704호...... 그 여자......
위험해......
어......!!
여기 있어요!
나오지 말고!!

그 남자는 나 혼자만 집 안에 두고 갑자기 밖으로 달려 나갔어.
누군가, 그 사람만은 구해야 한다면서 급하게......
그 사람......?
704호......?
거, 거긴......!
그런데...... 잠깐.......
704......?
704호......?
704호엔 사람이 안 살잖아......!!!-163쪽

으으으......!!
안 열려!!
나는 이미 제정신이 아니었습니다.
이봐요!
문 좀
열어봐요!!!
이봐요!
이봐요!
문을 열어요!!
오직 그녀를 이 저주받은 아파트에서 구해야 한다는 일념뿐.......
불이 꺼지고...... 누군가 불이 꺼진 집을 돌아다니면......
이봐요!!
지금 당신은 혼자 있으면 안 돼요!
빨리, 빨리!!
문을 열어요!!
그러면...... 혼자서 사는 그녀가 위험합니다......!

그렇게 외롭게 혼자 있다가
아무도 모르게 죽게 할 수는 없었습니다.

어떻게든 구하고 싶었습니다.......
날 믿어봐요!
날 믿고 문을 열어봐요!!
당신을 구하려고 왔어요!!
당신이 위험하다구요!

어떻게든...... 살리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혼자 살다가 죽게 할 수는 없었습니다.-164~1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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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우야담
유몽인 지음, 신익철, 이형대, 조융희, 노영미 옮김 / 돌베개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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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은 산이 험하고 땅이 북쪽에 가까워 큰눈이 많이 내려, 매양 한겨울이면 꽁꽁 얼어붙고 쌓인 눈이 산을 덮고 골짜기를 평지로 만든다. 산에 다니는 사냥꾼들은 대부분 썰매를 타고 다니는데, 긴 판자때기를 양 발에 신고 높은 산봉우리를 달리는 것이다. 그건 마치 네 마리 말이 끄는 수레가 넓은 거리를 달리는 듯하다. 유점사楡岾寺의 탑은 높이가 열 길인데 탑 꼭대기에 달린 뾰족한 쇠가 썰매에 부딪혀 기울어졌으니 쌓인 눈의 깊이를 상상할 수 있다.
고성군高城郡은 금강산 아래에 있는데, 가정嘉靖(1522~1566) 연간에 큰눈이 산을 덮어 산에 길이 없어진 지가 여러 달이나 되었다. 태수가 밤에 꿈을 꾸니, 한 신인神人이 관아의 문을 엿보며 말했다.
"나는 월출봉月出峰의 산신령이오. 적조암寂照庵의 중이 눈에 막혀 음식을 못 먹은 지 이미 닷새가 되었소. 태수가 그를 살려 주기 바라오."
꿈에서 깨어나 기이하게 여기고는 사냥꾼을 불러 마른 양식을 싸서 썰매를 타고 월출봉을 찾아가도록 했다. 적조암의 중을 부르니 그가 깊은 눈속에서 대답하는 것이었다. 마침내 눈을 뚫고 양식을 주었는데, 중은 굶은지 이미 닷새째였다.-67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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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우야담
유몽인 지음, 신익철, 이형대, 조융희, 노영미 옮김 / 돌베개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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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은 외진 변방에서 태어나 비록 전적에 의거하여 글의 뜻은 대강 안다 하지만, 한단지보邯鄲之步*나 요동지시遼東之豕*와 무엇이 다르겠는가?
『좌전』에 이르길,
"화살이 내 손을 뚫고 팔꿈치에 미쳤으나 내가 부러트리고 말을 몰았다."
라고 했는데, 나는 이를 화살을 뽑아 그 화살을 부러트렸다는 뜻으로 생각했다.
임진왜란 때 중국 병사 한 사람을 만났는데, 그가 얼굴에 나 있는 상처자국을 가리키며 말했다.
"평양성 싸움에서 화살이 얼굴을 관통했지요. 뽑아서 버리려 했는데 피가 화살 구멍에서 쏟아져 나와 금방 현기증이 나 쓰러질 것 같았어요. 그래서 화살의 반 쪽은 부러뜨리고 나머지 반 쪽은 얼굴에 남겨 둔 채 죽기를 작정하고 싸워 왜놈 둘을 베었지요. 진중에 돌아와 그 화살촉을 뽑고 약으로 상처 구멍을 막아 죽지 않을 수 있었소."
대개 군사가 싸우는 법은 자고로 이러할 터이니, 진중에 임한 자들은 배워 두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내가 처음에 듣고는 기이하게 여겼으며, 이에 『좌전』의 기록이 거짓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6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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