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8.7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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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하지인데 어느 새 한 여름이 다가온듯 햇살이 뜨겁습니다.
텃밭에 심어둔 고추가 힘없이 축 늘어져 있네요.
곧 장마가 오고 장마가 끝나면 불볕 더위가 시작일텐데 벌써부터 걱정입니다.
잠시 걱정을 접어두고 샘터 7월호를 펼쳐봅니다.


텃밭에 활짝 핀 호박꽃처럼 수더분하지만 아름다운 꽃과 같습니다.


 

이번호의 특집은 '국경을 넘은 인연'입니다. 낯선 곳에서 만난 이국의 인연들의 사연을
보니 오래전 미국에 첫발을 딛고 만난 예쁜 언니가 떠오르네요. 참 많은 도움을 받았지요.
지금은 연락이 끊겨 아쉽지만 항상 행복한 삶이 되길 기원합니다.
세상이 각박하다 해도 세계 곳곳에는 낯선 여행자들의 손을 잡아주는 소중한 인연들이 분명 있습니다.
그래서 살만하다고 자꾸 위로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인생아닐까요.

 


이 달에 유심히 보게 된 꼭지가 바로 '문화야 놀자!'입니다.
따로 꼭지가 없이 문화에 대한 정보는 있어왔는데 이렇게 집을 하나 지어두니 깔끔하고
집중이 잘 되어 보기 좋습니다. 집이 작다고 정보가 작지는 않다는 사실을 다시금 느낍니다.


샘터에는 이등병의 편지같은 군인들의 참여코너가 있는데요.
'군대고민상담소'가 새로 개원한것 같은데요. 얼마 전 군대를 제대한 아들녀석도 제대전에
고민이 참 많았을겁니다. 사회로 돌아와 적응하려면 많은 고민이 있겠습니다.
그래도 미처 우리가 생각지 못한 고민들이 많이 올라올 것 같네요.
샘터를 보는 군인이라면 군대의 느린 시간을 잘 이겨내고 건강하게 사회로 돌아오리라 믿습니다.

할머니가 싸주신 노란김밥에 대한 이야기며 딸 아이를 잃고 오랫동안 가슴앓이를 했다는
부부의 이야기. 가수보다 배우로 더 익숙했던 아이돌 신원호에 대한 기사도 신선합니다.
늘 좋았지만 이번호는 더 정돈되고 세심하고 깊은 장맛같은 기사가 그득해서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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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 - 출간 30주년 기념판
로버트 풀검 지음, 최정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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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살아가면서 알아야 할 것들은 정말 많다.
교육을 통해 기본적인 것들을 배우고 어른들의 가르침이나 책을 통해 지혜를 배운다.
이 책의 제목이 왜  '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인지 늘 궁금했다.
이 책은 이미 오래전 베스트셀러였고 몇 번의 증간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졌다.
그래서 언젠가 꼭 읽어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그 판단이 옳았음을 책을 덮으면서 느꼈다.


저자는 다양한 삶을 경험하고 많은 지혜를 스스로 습득한 사람이다.
그래서 그의 이야기는 세월이 흘러도 생생하고 시대와 상관없이 누구에게든 정답지가 된다.


인생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식이나 지혜가 학벌과는 전혀 상관없이 가장 기본적인
가르침을 배우는 유치원 정도의 교육으로 충분하다는 뜻이다.
이미 우리의 가슴속에는 무엇을 해야하는지 하지 말아야 하는지 유전적인 가르침이 있다.
때론 이 가르침을 잊어서 사회악을 일으키는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이 책이 필요한 것이다.


어려서부터 인생은 무엇인지 제대로 살아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늘 궁금했었다.
어린 나는 책에서 그 해답을 찾기 위해 독서를 참 많이 했다. 지금도 그 선택에는 후회가 없다.
그리고 많은 어른들의 가르침 대신 책을 통해 얻은 지혜를 내 형제들에게 가르치고 싶었다.
하지만 어린 형제들은 그 말을 흘려들었고 결국 내가 우려했던 대로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고단한 삶을 이어가게 되었다.
그래서 느낀 점은 많은 길이 나타났을 때 누군가 쉽고 편한 길을 가르쳐주어도 신뢰가 없다면
다른 길을 선택하거나 돌아가거나 해서 힘든 시간을 보내더라는 것이다.
그 후로 누구에겐가 조언이나 충고를 하지 않기로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귀를 닫고 이미 예정된 길을 가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등장하는 많은 인물들에 대한 경험담은 무척 인상적이다.
낡은 구두를 고치는 수선장이며 이웃에 새로 이사온 소년이 낙엽을 치워주겠다고 오는 장면같은
것들은 이 책이 왜 많은 사람들에게 읽힐 수 밖에 없는지를 보여준다.
낙엽을 쌓아놓는 것을 좋아하는 저자는 낙엽을 치워주겠다는 소년의 제의를 차마 거절하지
못하고 소년이 낙엽을 치우면 약간의 돈을 주고 다시 마당에 흩뿌려놓기로 마음 먹는다.
하지만 날이 저물어 낙엽을 치우다 말고 돌아간 소년이 다음 날 아침 일찍 낙엽을 다 치우자
결국 소년의 업적을 남겨두기로 한다. 소년에게 낙엽 치우는 일은 말하자면 미션완성 같은 것일테니..
그걸 치우지 않았던 저자의 마음씀이 아름답게 다가온다.

목회일을 할 정도로 청렴결백하게 살아온 저자는 그렇다고 소심하거나 고지식한 가르침을
전하진 않는다. 의사인 아내와의 신경전까지 솔직하게 고백하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을 썼을 때의 등장인물이 그 후 어떻게 변화된 삶을 살고 있는지 살짝 귀띔해주기도 한다.
얼마 전 방영된 도깨비란 드라마에서 주인공 공유는 자신이 건넷던 수많은 샌드위치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신은 언제나 곁에 있었고 수많은 기회를 주었지만 그걸 알아채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고..

이 책은 바로 신을 대신한 저자가 우리에게 건네는 샌드위치일지도 모른다.
맛있게 먹고 힘을 내서 다시 살아가는 것은 우리 몫이다.
아직 샌드위치가 건네졌음을 모르는 사람과 아예 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사람은 결코 오지 않을 행운이다.  잘 간직하고 있다고 내 아이들에게 손주들에게 읽히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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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못 드는 수지를 위하여 - 수다쟁이 가족들의 괴상한 잠 이야기
릴리 레이나우스 지음, 마르게 넬크 그림, 정진 옮김 / 레드스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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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할머니 무릎을 베고 누워 들었던 옛날이야기가 있었나요?
특히 깜깜한 밤에 들려주시던 귀신이며 도깨비 이야기에 무서워 잠못 들었던 기억은요?
네 살짜리 아이 수지는 낮에 어린이집에 다니고 밖은 아직 어두워지기도 전에
잠들어야 합니다.  아직 거실에서는 아빠가 컴퓨터를 하고 있는 엄마는 잡지를
읽고 있는 시간인데 말이죠.


아직 밤이 오지도 않았는데 잠을 자야하다니 당연히 잠들지 못하고 거실로 내려오고 맙니다.
그런 수지를 보고 가족들은 한마디씩 합니다.
"양을 세어보지 그러니."
하긴 양을 세는 방법은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습니다. 저도 꽤나 세어봤지요.
하지만 잠이 오기는 커녕 눈만 더 말똥해졌었는데 수지도 그랬나 봅니다.


다섯 살이 많은 오빠 사이먼은 고양이를 세어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수지네 고양이는 겨우 두마리 뿐인걸요.
가족들은 다시 소나 여우, 하마나 뱀을 세어 보라고 합니다.
하지만 캄캄한 밤에 혼자서 뱀을 세어보라니 상상만 해도 무섭기만 합니다.


수지네가 사는 곳에는 아주 작은 사람으로 아이들 눈에다 모래를 뿌리고 다니는 아저씨가 있다고
하네요.  아무리 좋은 아저씨라고 하지만 눈에 모래가 들어가는 건 정말 싫지요.

 

렇게 수지는 자루귀신이며 비밀경찰, 도깨비에 대한 이야기를 듣습니다.
잠이 오기는 커녕 점점 더 무서워지는 것 같아요.
그래도 수지는 그날 밤 경찰복을 입은 모래 아저씨가 큰 자루에서 모래를 흩뿌리는
꿈을 꾸면서 잠이 듭니다.

그러고보니 우리에게도 이런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전해옵니다.
동지 섣달 잠이 들면 눈썹이 하야진다거나 신발을 훔쳐가는 도둑에 관한 이야기죠.
지금도 할머니가 들려주시던 무서운 귀신이야기가 생각나네요.

수다쟁이 가족들이 수지가 잠들도록 들려준 이야기에 저도 행복했습니다.
수지야 꿀잠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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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시간을 멈추는 법
매트 헤이그 지음, 최필원 옮김 / 북폴리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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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죽지 않는 도깨비 공유의 드라마가 나를 홀렸던 게 엊그제 같은데 지금 막
마지막 장을 덮은 이 소설은 대략 1500년을 살아가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다.
어느쪽이 더 행복한지, 혹은 더 불행한지 모르겠다. 영원한 삶과 너무 오래 살아야 하는 삶.
일단 지금의 세상에서는 톰이란 이름으로 살아가는 마흔 중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있다.
정확히 그는 447년을 살아왔지만 인간의 보편적인 노화의 정도는 마흔정도다.
오래전 그는 자신에게 내려진 형벌로 여겨 허친슨박사에게 고백했지만 정신병자로 몰렸다.
결국 삼십 년이 더 흐른후에야 외모가 전혀 변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서야 믿어줬지만.
그리고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앨버라는 이름을 붙이고 며칠 후 살해당한다.


앨버중에서도 나이가 가장 많은 헨드릭은 평범한 인간속에 섞여 살아가는 앨버들을 모아
앨버트로스 소사이어티를 만들어 앨버들을 보호해준다. 아니 그렇게 말해왔다.
톰은 선택의 여지없이 소사이어티에 가입해야만 했다. 보호냐 종말중 종말은 엄마와의
약속을 깨는 것이니까. 그리고 유일한 핏줄인 딸 매리언을 찾아야 하니까.
톰은 젊은 시절 단 한번 사랑에 빠졌었다. 로즈라는 여인에게.
그 사이에서 태어난 딸 매리언은 어느 날 사라지고 말았고 로즈는 병에 걸려 죽었다.
그리고 홀로 남겨진 톰은 고통스런 시간들을 보내지만 살아남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도 없었다.

 


톰은 오래 사는 일이 축복이 아니고 고통인 사람이었다.
인간은 오랜시간을 진화해오면서 수명이 연장되어왔다. 지금도 노화와 수명에 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백세 정도의 수명이 언젠가는 그 배가 될 미래가 올지도 모를 일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늙지 않는 비밀을 지키기위해 숨어 살아가야 하는 앨버들은 과연
행복할까. 소설에서는 왜 앨버들이 탄생되는지 적혀있지 않았다.
수명이나 부모를 선택해서 태어나지 못한 모든 인간들과 같은 이유라고만 짐작된다.
그렇게 숨어다니던 톰은 오래전 로즈와 사랑에 빠졌던 런던에 돌아와 역사교사가 된다.

남들에게 '에너제리아'라는게 밝혀지면 위험해진다고 경고한 헨드릭은 톰에게
앨버들을 찾아가 소사이어티에 가입시키는 임무를 부여한다.
8년 마다 신분을 세탁해주고 안전을 보장해주는 조건으로.

톰은 자신이 살아온 과거 시간들과 교차되면서 그동안 만났던 사람들과 운명에 대해 이야기한다.
세익스피어도 있었고 가장 최근에는 찰리 체플린도 있었다.
그리고 학교에서 자신을 사랑스런 느낌으로 바라봐주는 카미유라는 여인도 만났다.
로즈 이외의 사랑이 없었던 톰은 카미유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몇 세기만에 사랑이었다.

사백 년을 넘게 살아오면서 수많은 사람들의 죽음을 지켜봤고 외로움과 싸워온 톰은
죽음을 간전히 원한다. 하지만 딸인 매리언을 찾기 전까지 불가능하다.
카미유라는 여인을 통해 다시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즐거운 인생이 다가오는 과정이
담담하게 그려졌다.
그토록 찾던 매리언에 관한 소식을 들은 것은 과거에 갑자기 사라진 한 여인에 의해서였다.
과연 매리언을 찾을 수 있을까.



아주 독특한 소재의 소설이다.
어쩌면 이렇게 오랫동안 살아가는 '에너제리아'가 실제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평범한 인간들 틈에 섞여 살아가고 있을지도.
천형인지 축복인지는 시간을 어떻게 느끼고 살아가는지에 달린 것은 아닐까.
백 년도 채 살지 못하는 삶의 시간들이 더 소중하게 다가온다.
오래전 축축했던 런던의 풍경을 살아있는 듯 그려낸 것이 인상적이다.
결국 누구라도 시간을 멈출 수는 없다. 오로지 죽음에 의해 정지될 뿐.
멋진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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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레폴레 아프리카
김수진 지음 / 샘터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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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는 생명의 원천인 땅이지만 기아와 전쟁으로 피폐된 곳이라는 선입견 때문인지
그닥 가고 싶다는 생각이 없는 곳이다.
검은 대륙 아프리카의 고통은 무엇인지 궁금하기는 했다. 그리고 문명이라는 게 있기는 할까.
아프리카 특파원으로 선발된 저자의 글에 그 해답을 찾아보기로 했다.

                


한국전 참전국으로 알고 있는 에티오피아로부터 시작하여 남수단, 케냐, 탄자니아, 짐바브웨,
남아공화국에 이르는 여정이 젊은이의 눈답게 발랄하게 그려져있다.
전기도 부족하고 환경도 열약하지만 그래서 더 순박한 풍경은 우리나라의 60~70년 대쯤의
모습인 듯하다. 과거 우리가 그랬듯이 살기는 어렵지만 인정스럽고 급격한 자본의 유입으로
'돈맛'을 알아가는 모습까지도.

                


한류의 바람은 동남아를 넘어서 남미로 향하더니 이제 아프리카까지 도달한 모양이다.
드라마를 보고 노래를 따라부르기 위해 한국어까지 공부하고 있는 아이들을 보니 돈들여가며
외교하는 것보다 낫다는 생각이 든다. 한류덕분에 한국은 그들이 가장 가고픈 국가가 되었단다.
그런 한국에 살고 있는 우리는 행복한지 되묻고 싶다.

                


아프리카 대륙은 곳곳헤 상흔이 가득하다. 내전으로 인해 살육의 무대가 되었고 여전히 위험한
곳이 많다고 한다. 해골 상태의 시신이 그대로 전시된 곳을 보니 그 아픔이 절절하게 다가온다.
왜 서로에게 총과 칼을 겨누고 증오하는 것인지...인간 내면의 본 모습을 가장 많이 간직하고
있을 것 같은 아프리카의 모습을 보니 인간의 본모습은 무엇인지 생각이 많아진다.

                


그럼에도 초보 아프리카 여행객 저자를 돕는 귀인들이 도처에 즐비했다.
여행지 어디에서나 만나게 되는 사기꾼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인정스럽고 순진한
친구들의 도움으로 여정을 헤쳐나가는 모습이 기특하기만 하다.
어디에나 선과 악은 빛과 그림자처럼 따라붙기 마련이니까.

                


기아로 허덕이는 곳이 즐비할 거란 예상은 사실 정확한 것은 아니었다.
가뭄과 내전으로 그런 위기를 겪는 곳이 다수이긴 하지만 다양한 요리와 패션까지 예상치
못한 풍요로움이 좀 놀랍기도 하다.

별 어려움 없이 컸을 저자가 모든 것이 불편한 아프리카 대륙을 탐험했으니 얼마나 불편했을까.
그럼에도 아프리카의 미래를 보고 아픔을 공유하는 모습이 참 아름답다.
부처의 눈에는 부처만 보인다고 검은 대륙을 희망적으로 잘 그렸다.
아마 이 여정이 남은 인생의 디딤돌이 될 것임을 짐작하고도 남는다.
덕분에 우리도 평생 닿을 가능성이 없는 아프리카 땅을 잘 밟았다.
그 가능성의 땅에 우리도 뭔가 기여할 부분은 없는지 고민할 시간이 된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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