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덟, 페리의 선택
클라우스 코르돈 지음, 송소민 옮김 / 김영사on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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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열 여덟이란 나이는 어른이 되기 직전 아직은 혼란스럽고 여린 시기이다.
페리역시 대학입시를 위해 공부를 해야하고 미래를 위해 고민이 많은 열 여덟살 소녀였다.
엔지니어인 아빠와 치과의사인 엄마와 함께 여름휴가를 떠나지 않았다면 위기가 오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 열 여덟살이나 먹은 소녀가 부모와 함께 여행이라니...정말 휴가여행은
너무나 심심했고 그래서 우연히 마주친 외팔이 소년 밀란은 페리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외팔이 소년 밀란은 축구와 권투를 좋아하고 그림에도 소질이 있는 멋진 남자였다.
하지만 소년원에서 생활을 하다니..그의 지나온 시간에는 무슨 사건이 있었던걸까.
풍족한 집안에서 부러울 것 없이 자란 우등생 소녀 페리는 세상에 대한 거부감이 없었던 것 같다.
너무 곱게만 자라서인지 소년원에 사는 밀란과의 첫사랑이 전혀 두렵지 않았다.

 


한쪽 팔이 없었지만 충분히 매력적인 밀란과 준비없이 한몸이 되어버린 페리는 임신했다는 것을
알고 당황한다. 하지만 혼자서는 감당이 안되는 이 사실을 부모에게 알린다.
완벽주의자인 엄마는 자신의 일을 위해 페리하나만 낳을 정도로 이성적인 사람이고 그런 엄마를
사랑하는 아빠는 페리에게 다정하지만 역시 임신사실은 충격이었다.


 


페리는 친한 친구에게 의논하지만 두 친구의 의견은 갈린다. 너무나 어울리지 않는 소년과의
사랑이라니 임신중절을 권하는 친구와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는 다른 친구.
페리는 고민에 빠지고 결국 밀란을 찾아 소년원으로 향한다. 그리고 밀란에 대해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되고 심지어 다른 소녀와 키스를 하는 밀란을 보게 되면서 충격을 받은 페리는 밀란을 만나지도 않은 채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그리고 방황과 고민이 이어지면서 우등생 페리는 선생님과도 문제를 일으키면서 무단결석을 하게 된다.


 


성안에 공주처럼 자란 페리에게 임신이라는 사실은 무서운 결과였다. 그리고 현실감각이 다소
둔했던 여린 소녀는 밀란에게 향한 사랑이 배신으로 다가오지만 아이를 포기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페리는 그나마 행복한 소녀라고 생각했다.
보수적인 우리나라보다는 다소 개방적인 독일에서 태어났다는 것과 미혼모에 대한 시선이
우리보다는 덜 따갑다는 사실에 감사해야 할 것같다.
다만 대학입학을 앞두고 딸의 미래가 어두워질 것을 염려하는 부모의 심정은 우리와 다르지 않다.
비록 소년원에서 자랐지만 밝고 긍적적인 밀란이 페리의 미래의 남편이 될지는 모르지만
책임감 있게 아이를 받아들이고 미래를 준비하는 모습에서 희망이 느껴진다.
성교육이 꽤 잘 되어있을 것 같았는데 의외로 무지했던 페리와 밀란의 경험은 안타깝다.
하지만 이미 생긴 아이에 대한 문제는 쉽게 결정할 수 없다.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긴다면...내 아이가 페리라면...나는 어떤 결정을 할 수가 있을까.
읽는내내 자꾸 나를 대입시키게 된다. 그럼에도 쉽게 결론에 이를 수가 없었다.
하지만 페리와 밀란, 그리고 주위의 사람들의 현명한 결정에 박수를 보내는 마음이다.
우리도 이렇게 힘든 현실을 만난 아이들에게 손을 내밀어줄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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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내 것이었던
앨리스 피니 지음, 권도희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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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나와 닮은 사람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면 살짝 소름이 돋는다.
마치 콩깍지 안에 들어있는 완두콩처럼 닮은 소녀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제 열살이 되는 소녀는 가난한 부모때문에 여기저기 이사를 다녀야했고 유일하게 자신을
사랑해주었던 할머니는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 후 할머니가 살던 집에서 살게 된 소녀는
전학간 학교에서 테일러를 만나게 된다. 완두콩처럼 닮은.
라디오 진행자인 매들린의 팀에서 일하는 앰버는 리포터를 하던 시절 작가인 폴을 만나
결혼을 했고 아이를 기다리고 있지만 지금은 거의 포기한 상태이다.
까다롭고 이기적인 매들린때문에 앰버는 직장생활이 고달프다. 거기다 작품을 쓰느라
자신에게 소원해진 폴때문에 외로운 나날이 계속된다.
그러던 어느 날, 프로그램의 프로듀서인 매튜에게서 달라지지 않으면 그만두게 될 것이라는
통보를 받는다.


 

 

앰버에게는 여동생인 클레어가 있다. 앰버보다 예쁘고 더 날씬하고 더구나 자신에게 없는
예쁜 쌍동이아기까지 있다. 해외여행중에 돌아가신 부모님도 자신보다는 클레어를 더 사랑했다.
뭐든 자신만만한 클레어에게 주눅이 든 채로 살아가던 앰버는 요즘 폴과 클레어사이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어려서부터 사람들은 자신보다 클레어를 더 사랑했고 클레어는 앰버가 가져야 할 것까지 독차지할만큼 욕심이 많았고 무엇보다 앰버를 힘들게 하는 것들을 치워주는 동생이었다.
그리고 앰버가 누려할 할 행복까지도 차지하려고 한다. 앰버는 그렇게 믿었다.

가난했던 소녀는 테일러는 보는 순간 자신의 영원한 짝이라고 생각했고 알콜중독에다 무능한
부모가 세상을 떠나기를 간절히 바랬다. 그래서 소녀는 기다리지 않고 자신이 처리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리고 부자이면서도 다정한 테일러의 부모가 자신을 입양하도록 모든 걸 꾸민다.
테일러와는 동갑이었지만 그냥 여동생으로 살기로 한다.
그리고 테일러가 누려야 할 것들을 하나씩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간다.
테일러는 소녀의 악행을 알지만 소녀의 협박으로 입을 다문 채 성장했고 자신의 모든 것들을 잃어갔다.


 


친구였던 소녀가 자신의 동생이 되고 자신의 것들을 하나씩 뺏어갈 때마다 방관자처럼
당하기만 했던 테일러는 앰버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고 동생은 클레어가 되어 서로
이웃이 되어 살아가게 된다.
그리고 앰버는 오래전 헤어졌던 첫사랑과 만나게 되고 그가 오랫동안 자신의 일상을 쫒는
스토커라는 사실을 알게된다. 그리고.....어느 날, 앰버는 사고를 당하고 식물인간이 되어
거의 모든 감각을 잃게 된다. 다만 듣는 기능만이 남아 자신의 병실에 드나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깨어나지 못하는 원인에 첫사랑의 남자가 있음을 알게된다.
그리고 서서히 자신이 왜 사고를 당했는지를 떠올리게 된다.


 


코마상태에서 깨어난 앰버는 자신이 잃었던 모든 것들을 되찾기 위해 계획해온 일들을
한다. 그리고 거의 완벽하게 되찾는다.

역시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소설이다.
피해자라고 믿었던 앰버의 반전은 놀랍기만 하다. 그동안 모든 것들을 잃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치밀하게 모든 것들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리고 완벽한 승리를 거두기까지의 과정이 반전에 반전을 더한다.
더구나 코마상태의 위험한 순간은 앰버의 계획에는 없던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앰버는 자신의 계획을 훌륭하게 해낸다. 그래서 무서웠다.
모든 것을 누렸다고 여겼던 여자의 행복은 계획된 밑밥이었는지도 모른다.
'원래 그녀의 것이었던'것들을 찾아가는 과정이 등골을 오싹하게 만든다. 잠시 더위를 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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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D] 이별이 길면 그리움도 깊다
현해당 지음 / 부크크(bookk)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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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만날 때마다 떠오르는 시 한편이 있다.
함민복의 '긍정적인 밥'이다.
'시 한편에 삼 만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
시인들은 가난하다. 시로만 밥을 버는 시인이 있다면 정말 행운아다.
이 시가 나온게 대략 1999년 쯤이니 당시 쌀 한말이 얼마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시 한편이 쌀 두말이 되어 밥이 되는 '시'가 너무 행복하다는 시인의 말이 중요하다.
요즘에야 쌀을 한 말, 두 말 사먹는 사람이 없지만 당시에 시인은 그렇게 사먹었던가보다.
당시 시인은 보증금도 없는 셋집에서 가난과 동거하면서도 시를 썼다.
쌀 한말을 벌기 위해서 썼는지 작가 누구의 말처럼 쓰지 않고는 배기지 못하는 배냇병이 있어서
인지는 시인만이 알일이다. 암튼 시인들은 가난하다.
그래서 내가 기억하는 많은 시인들은 시만 쓰지 못한다.
시가 밥도 되고 고기도 되고 비행기표도 되는 시대가 오기는 하려나.
그래서 시집을 보면 가슴이 짠하다.
대략 만 원 언저리의 가격을 붙이고 서점에 나올 수 있는 시를 쓴 시인은 그나마 행복한 사람이다.
빛도 보지 못하고 어딘가에 숨어있는 시를 쌓아놓은 시인들이 더 많기 때문에.
암튼 나는 어찌어찌 이 시집을 손에 넣었다.


표지를 보니 나와는 분명 인연이 있는 시집임을 알겠다.
섬에 사는 사람에게 갈매기는 한 이웃이 아닌가.
진정한 자아와 자유를 갈망했던 리처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이 연상되는 표지이다.
하긴 나도 자주 하늘을 나는 꿈을 꾸곤한다. 꿈이지만 하늘을 날면서 막혔던 숨이 터지는 것 같은
황홀감을 느낀다. '비상'의 꿈은 현실의 도피이면서 이상의 실현이라고 믿는다.


'grace'를 '그라세'로 읽어내는 장면이나 액세서리를 파는 가게 앞에 서서
'accessory'를 '악세살이(惡世)'로 읽어내리는 시인의 눈이 남다르다. 고단하게 사는 일이
어디 나뿐이랴. 그저 시인이 건네는 위로의 언어에 마음이 또 짠해진다.


쉰 살이니까 쉰내가 난다는 말에 가슴이 철렁해진다. 나도 쉰내가 날까?
수선화향기가 나던 스무 살의 나는 박제가 되어 앨범속에 있고 제대로 된 시인도
못된 사내의 시 한줄이 왜 이리 가슴에 박힐까.
그래도 죽지 않고 살아있는 시가 이리 누군가에게 읽히고 있으니 어찌 죽은 시인이랴.
시가 뭐냐고 묻는 제자들에게 감탄사 '쉬~'라고 말하고
시집은 변기통이라고 답하는 장면에서 폭소가 절로 터진다.
배설의 중요성, 뭔가 쏟아내지 않으면 견디지 못하는 작가의 애절함 같은 거....
그리고 시인의 고달픔 같은 것들이 그냥 녹아든 위트가 아닌가.


이렇게 쏟아놓을 수 있으니 부럽다.
여기 저기 산사로 꽤나 돌아다녔을 시인의 일상이 그대로 그려진다.
그래도 내가 사는 가까운 곳의 동백 시가 얼른 눈에 들어온다.
누구든 동백을 보고는 그냥 지나치기 어렵지.
시인이 아니더라도 감탄사 한 번이라도 남길 수 밖에 없는 향일암 동백은
붉은 빛이 너무 선명해서, 너무 아름다울 때 지고 말아서 더욱 애틋하다.
거기서 배를 타고 두어시간만 오면 내가 사는 섬이다.
막걸리 한 잔 따라드리고 싶으니 한번 건너 오시라.
여기 섬에 작가들이 제법 살고 있다는.
그래서 섬 시도 한번 멋들어지게 읊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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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겠어요, 이렇게 좋은데 - 시시한 행복이 체질이다 보니
김유래 지음 / 레드박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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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 친구의 남편이 그랬다. 환갑이 되면 그 때부터 일년에 한 달씩 살고 싶은 도시에서
살아보겠다고. 국내가 아니고 파리, 런던, 로마정도 되는 도시를 스쳐가는 여행이 아니라
살 부디끼며 살아보는 것이 소원이라고 했다. 듣고보니 정말 나도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훌쩍 떠나서 한 달 동안은 여행객이 아닌 주민으로 살아보는 것이 가능할 수만 있다면 말이다.
유래(遊來)라는 한자이름은 사실 잘 쓰이질 않을 것이다. 아주 오랫동안 이름때문에 마음 아팠다는 말이 이해가 간다. 하지만 한 살 터울의 남동생이 잘 놀고 돌아오라는 뜻일거라는 말에 드디어
이름에 대한 컴플렉스를 극복했다니 참 다행스럽다. 나도 천상병 시인의 '소풍'을 떠올렸으니까.
산다는 건 그저 잠시 머물다 오는 소풍과 같음을 이름을 지어주신 할아버지는 일찍 알았던 것이 아닐까.


 


성격이라는 건 대체로 타고난다고 믿는 나는 어린시절부터 소심했고 상처를 많이 받았다는
저자의 고백에 토닥토닥 위로의 말을 건네고 싶다. '당신 잘못이 아니에요'
스스로도 참 답답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그 답답할 것만 같은 소심함속에 이렇게 저돌적인
구석이 있었다니 기특하기도 하다. 스스로 선택한 발리의 우붓으로 향했다는 것만 봐도
대단하지 않은가.


 


너무나도 유명한 발리섬의 한켠이 아마도 우붓인 것 같다. 우연히 갔었는지 많은 계획을 하고
떠났는지는 모르지만 떠나기 전부터 잠을 이루지못할만큼 걱정이었다는 말에 그녀가 얼마나
연약한 마음을 지녔는지 짐작하게 된다.
그냥 물 흐르듯 살아온 것 같은 시간들도 사실은 너무 많이 염려하고 지나치게 완벽하고 싶었던
시간들이었다고 했다. 사실 누구나 그런 면이 있다. 하지만 그녀는 강박에 가까운 시간들을
보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지쳤고 쓰러지기 직전 우붓으로 향했다.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라는 갸륵한 심성이 그녀를 옭죄었던가보다.
누군가에게 상처주지 않고 싶었고 차라리 내가 상처받고 말지 할만큼 좋은 사람이었다.
자기 전에 하루를 돌아보며 오늘 뭔가 잘못하지는 않았는지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지는
않았는지 곱씹었을만큼 자신을 극도로 소모하는 삶이었다.
걸핏하면 길을 잃고 날아다니는 바퀴벌레며 도마뱀에도 기절할만큼 놀라고 꼬박 밤을
새울만큼 겁쟁이 여행자가 두번 세번 우붓을 찾아갈만큼 그곳은 치유의 낙원이었던 것
같다. 그래도 이곳의 삶을 잠시 내려놓고 훌쩍 떠나서 주민처럼 살아볼 수 있다는 것이
부러웠다.


아침에 눈을 뜨면 짹짹 울어주는 새소리도 좋고 길가에 새겨진 조각상들도 아름답고
꽃이며 나무가 지천인 환경도 좋았겠지만 역시 그녀가 가장 마음을 열었던 것은 사람이었다.
게스트하우스에서 자신을 돌봐주었던 직원들, 명상을 하면서 친해진 영국인 친구,
멋진 바에서 노래를 들려주던 가수며 모기장을 선뜻 빌려주던 한국인 부부까지.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그래서 나온 것이 아닐까.
급할 것도 없고 초록이 지천이 곳에서는 사람들이 아름다와지고 싶어질 것 같다.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시켜가는 과정이 좌충우돌 그려져서 웃음이 나오기도 하고
우물쭈물 헤매기 일쑤인 어설픔 때문에 안타깝기도 하지만 비가 오는 날 우산을 접고
맨몸으로 비를 느끼며 소리를 지르던 모습에서 알을 깨고 나오는 어린 새의 모습을 보았다.
이제 세상밖으로 나왔으니 하늘을 훨훨 날고 충분히 자유를 만끽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렇게 좋은 섬에서 한 달을 살아보려면 얼마나 준비가 필요한지 자세히 나왔으면
좋았겠다 싶다. 머무르는 비용이라든지 현지 물가, 군데군데 누릴 멋진 곳들이 좀더 상세하게
소개되었으면 좋았을텐데. 아마도 자신의 책을 읽고 와하고 몰려갈까봐 아까와서 일부로
누락시켰는지도 모른다.  이제는 훌쩍 떠나는 일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나는 그녀의 책으로
잠시 갈증을 달랠 수밖에. 스스로 자신이 얼마나 멋진 사람인지를 알 수 있기를.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제공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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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연기하지 말아요 - 비교하고 꾸미지 않아도 충분히 아름다운 당신
니시자와 야스오 지음, 최은지 옮김 / 샘터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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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확행'이 유행이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란 무엇일까.
아마도 대단한 것이 아닐지라도 작은것에도 행복을 느끼는 마음을 표현한 것이 아닐까.
누구든 이 세상에 태어나고 싶어서 온 사람은 없다.
또 누구든 불행한 삶을 살다 떠나고 싶은 사람도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행복'을 누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운이 좋은 사람들은 행복한
삶을 누리기도 한다. 하지만 '행복'의 정의는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만원으로도 행복함을
느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몇 억으로도 행복함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인간은 이기적이고 허세가 있는 편이라 자신이 남들에 비해 행복한 삶을 누리고 있다고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있다.
이런 인간의 허영에 못을 박는 제목이 바로 '행복을 연기하지 말아요'가 아닐까.


 


실제로 자신은 행복하지 않지만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연기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라면
정말 불행하고 억지스러운 삶이 되어버린다.
하지만 스스로 작은 것에도 감사하고 행복을 느낀다면 그 것이야 말로 참 행복이 될 것이다.
이 책에는 저자가 직접 보거나 주변인들이 겪은 이야기를 엮어서 실제감이 충만하다.



이름을 날리는 유명 연예인이라 하더라도 무명의 세월이 있었듯이 그 시간을 어떻게
견디며 지내왔는지에 따라 불행한 시간이 되기도 하고 행복한 기다림의 시간이 되기도 한다.
그야말로 맘먹기에 따라 행과 불행의 시간이 갈린다는 것이다.
그리고 준비없이 기회를 기다리는 한심한 시간이 아니라 늘 행복을 기다리는 준비된 사람만이
그 달콤한 열매를 맛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심지어 피로 이어진 부모 자식간이라도 서로 노력하지 않으면 애정이 그냥 솟아오르지는 않는다.
서로 부딪히고 느껴가는 시간이 있음으로서 끈끈한 애정이 생겨나는 것이다.

저자는 홍자성이 지은 '채근담'을 인용하여 삼가할 세가지 덕목을 알려준다.
'다른 이의 작은 실수를 비난 하는 것'
내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면서 남의 눈에 티를 욕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는 뜻일게다.
'다른 이의 비밀을 또 다른 이에게 폭로하는 것'
사실 이 부분은 나를 포함해서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저지르는 실수 이기에 부끄러움이 앞선다.
'너만 알고 있어'하는 순간에 비밀은 사라지고 만다. 이런 잘못을 죄책감없이 얼마나 저질렀는지.
'과거의 잘못을 다시 꺼내는 것'
역시 너무도 많이 저지른 실수이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반복해서 과거의 잘못을 들추어냈던
일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스스로의 쪼잔함에 고개를 들 수가 없을 지경이다.

인간이기에 우리는 실수와 실패를 할 수밖에 없다. 누구든 완벽한 삶을 살아갈 수는 없다.
다만 완벽한 삶을 살고자 노력할 뿐이다. 그럼에도 행복을 보장받는 것도 아니다.
좀 헐렁하더라도 실수가 있더라도 겸허하게 살아가다 보면 소소한 행복을 느끼는 소박한
삶 정도는 보장받지 않을까..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예시를 들은 많은 사람들은 대체로 겸손하고 남을 배려하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었다.
꾸미지 않아도 비교하지 않아도 나는 충분히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지 되묻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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