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우리 1년만 쉴까?
문평온 지음 / 무한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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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이 아니더라도 딱 한달만 제주에서 살아보기를 소망하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
긍정의 아이콘인 저자 역시 해외여행도 제법 했지만 제주가 너무 좋았다고 말한다.
최근에 제주에서 한달 살아보기가 유행이 되면서 숙소사기단이 적발되기도 했다.
정말 아무리 준비를 꼼꼼해 해도 어디선가 말썽이 생길 수가 있어서 훌쩍 떠나기가
망설여진다. 그렇지만 끙끙 앓다가 시도도 못해보는 것 보다는 이렇게 알토란같은
경험자들의 조언을 참고로 저질러보면 어떨까.


7년동안 직장생활을 하면서 많이 지쳤다고 했다. 그래도 요즘사람들 결혼도 하지 않고
아이도 낳지 않겠다고 했는데 기특하게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아주었으니 고마운 일이다.
그런데 그런 아이에게 문제가 생겼다. 아이를 키워본 사람들은 알지만 예방주사 바늘이
아이에게 꽂히는 순간도 가슴이 저려온다. 그런데 심장에도 뇌에도 문제가 있다고 했으니
얼마나 놀랐을까.
하지만 위기를 기회로 잡아서 과감하게 사표를 던지고 육아를 선택하고 더구나 회사
잘 다니고 있는 남편까지 꼬득여서 육아휴직을 받아내어 말 그대로 땡땡이를 치다니..
놀랍지만 부럽다. 그럴 수 있는 환경이 되었다는 뜻이니 저자의 말 그대로 이런 호사를
누릴 수 있는 자신들처럼 그런 사람들이 많아지기를 바라본다.


밥을 벌기 위해, 혹은 어딘가 소속이 되어 사람구실을 하기 위해 직장을 다니는 일은
행복하다고 할 수는 없다. 그래도 부모님이 열심히 키워서 공부를 시켜놨으니 뭔가 구실을
해야한다. 그리고 몇 년 동안 만족감도 느끼고 자부심도 느꼈지만 스트레스는 매달고
다녀야했다고 한다. 어디 저자뿐이랴. 너무나 많은 직장인들이 느끼는 고통일 것이다.
그럼에도 월차, 년차 한 번 쓰는 것도 눈치가 보이는 시스템에서 휴가 한번 변변히 보내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저자는 아이의 건강이상으로 찾아온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결국 행복한
시간으로 바꿔놓고 만다.


늘 바다를 꿈꿨던 나 역시 몇 년전 섬으로 내려와 지낸다. 창밖에는 날씨를 닮은 바다가
출렁이고 텃밭이나 가꾸는 아주 소박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그럼에도 조금 더 나이들어 들어왔으면 좋았겠다 싶은데 젊은 사람들이 아픈 아이를 데리고
1년 간이나 보따리 살림을 하다니 참 대단하다.  집을 구하고 체험기에 도전하면서 생활비를
절약하는 야무진 사람이니 감당을 했을 것이다. 어찌됐든 본인들이 행복하면 그만이다.
부모님들도 흔쾌히 응원해주셨다니 참 멋지다.


자신에게 온 고통을 다른 아픈 사람들의 삶을 돌아보라는 선물로 해석하는 마음도
참 기특하다. 역시 긍정의 아이콘답다.
제주살이에 이어 가평, 거기에 베트남 여행까지 알뜰하게 해치운 1년 간의 기록을
한 시간만에 읽어버리고 말았다. 적절한 공간배치와 깔끔한 사진까지 아마추어같지가 않다.
아마도 몇 년 지나지 않으면 또 뭔가 저지를 것 같다. 그 때에도 행복한 여정이었으면 좋겠다.
떠나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을 대신해서 행복한 기운을 많이 전해주었으면 싶다.
그리고 사랑스런 아이 온유도 건강하게 무탈하게 잘 자라주기를 멀리서 응원합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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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용도 3 (반양장) - 파키스탄.아프가니스탄, 세계는 잔물견을 일으키며 당신을 통과하고, 당신은 잠시 물색깔을 띄게 된다 세상의 용도 3
니콜라 부비에 지음, 이재형 옮김 / 소동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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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니콜라 부비에의 첫 번째 여행이 거의 막바지에 다 달았다.
이란을 떠나 카불로 향하는 여정역시 쉽지 않았다. 신발과 같았던 자동차 피에트도
힘든 여정을 이기지 못하고 주저 앉았고 친구인 티에리조차 약혼자를 만나기 위해 실론으로
향했기 때문에 니콜라는 추운 날씨를 견디면서 트럭을 얻어타는 여정을 견뎌야했다.

 


여정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나는 왜 니콜라가 여행이 아직은 쉽지 않은 그 시대에
길을 떠나야만 했는지 궁금해졌다. 사실 니콜라는 이 여정 이후에도 오랫동안 여행작가로
세계를 누비긴 했으니까 아마도 그의 운명에 '역마살'이 있었던게 아닌가 싶다.
그가 지닌 감수성의 표현으로 아주 세밀하고 아름답게 그리긴 했지만 분명 당시에는
여행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거들먹 거리는 세관원이나 경찰, 군인들이 등장하고
거지나 술주정뱅이, 창녀들이 등장하는 무대는 지금 우리가 상상하는 풍경과는 사뭇
달랐을 것이다.


글쓰는 재주 하나로 여행경비를 마련하기에는 턱없이 힘들었을테고 친구인 티베리의 그림이
아니었다면 여행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티베리는 아프가니스탄에서 황달에 걸려
도중에 여행을 포기하게 된다. 니콜라에게 그동안 벌어놓은 돈을 나눠주는 모습에서 그들의
우정이 느껴진다. 결국 책의 말미에 인도로 향하는 것으로 이 여행을 막을 내리게 된다.
동반자가 없어 외로웠거나 경비가 없어 포기했거나 하지 않았을까.


얻어탄 트럭에는 다 죽어가는 닭들과 닭똥을 묻히고도 실실 웃는 노인과 율법학자들이
같이 타고 있었다.  더구나 운전기사들은 짐칸을 개조하여 거대한 짐을 싣지 못할만큼
싣고 다녔고 아직 엉망진창인 도로와 절벽의 사잇길을 운전해야했다.
사고가 나도 다 신의 뜻, 혹은 운명이라 여기며 니콜라는 점점 아시아인들의 사고를
닮아가는 것 같았다. 그는 자신의 나라보다 미개하다고 믿어지는 아프가니스탄이 좋다고 말한다.
그가 누렸던 문명이나 문화조차 없는 그 가난한 나라의 무엇이 그를 매료시켰을까.


60여년이 훨씬 지난 지금 이 책을 읽어도 과이 거리감이 없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아마도 시대를 초월해도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은 어디나 비슷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그들의 가난한 여행에 도움을 주었던 수많은 사람들의 모습에서 인간의 참모습이 느껴졌다.
단순하지만 신의 뜻대로 순하게 살아가던 아프가니스탄은 어느 민족에게도 두려움이 없었는데
결국 몇 십년후 소련으로부터 침공을 당하는 아픔을 겪게 된다.
그저 너무 순하고 남을 믿으면 이런 결과를 당하는 것이다. 그럴 이유가 없는데도 말이다.
후에 니콜라는 실론(지금의 스리랑카)에서 친구인 티베리를 만나 1년여 동안 머물렀다고 한다.
그리고 일본, 한국에까지 여행을 했다니 그의 발길이 우리나라 어디를 머물렀는지도 궁금해진다.
닿지 못했던 시대와 공간을 잠시 타임슬립하듯 가벼운 마음으로 돌아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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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용도 2 (반양장) - 중앙아시아.이란, 떨어지고 또 떨어지는 모든 물 그것은 내 눈에서 흐르는 눈물이라 세상의 용도 2
니콜라 부비에 지음, 이재형 옮김 / 소동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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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의 제네바 출신인 저자 니콜라는 1953년 6월 친구인 티에리와 여행을 떠난다.
이탈리아 차인 피아트를 타고 유고슬라비아를 시작으로 1954년 12월까지 계속된 이 여정중에
2편은 5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페르시아제국의 지금모습, 바로 이란의 모습이 담겨있다.


 


우리가 이란여행을 하면 볼 수 있는 물담배와 당시에는 흔했던 아편쟁이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이란에도 역시 각국의 사람들이 모여사는 곳이고 지금도 분쟁국에서 등장하는 쿠르드족의
모습도 보인다. 당시에도 꽤나 문제를 일으켰던 민족이었던가보다.
니콜라역시 이들을 만나면 긴장하는 모습을 보인다.  중동국가이기 때문에 겨울에도 따듯할 것이란 예상은 빗나가고 만다. 꽤나 극심한 추위로 고생하는 장면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아 이란도
겨울에는 춥구나.


 


각국의 음식에 대한 평가도 볼만하다. 국가마다 주식인 빵맛도 다르고 그 빵에서 민족성을
감지하는 장면에서 니콜라의 감수성이 느껴진다.


여기저기서 모여든 민족들에 다양한 언어에도 민족성이 담겨있다는 말에 다른나라에서
느끼는 우리의 언어는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진다.

제자들을 가르치면서 머물렀던 타브리스, 테헤란, 이스파한, 아바데, 시라즈의 여정을 거쳐
파키스탄으로 향하는 여정은 더위와 사고로 몹시 힘들게 느껴진다.
표지에 있는 차를 보니 고작 이런 차를 가지고 여행을 하고 있다는게 놀랍기만 하다.



뒤에 달려있는 통은 아마도 휘발유를 담은 통인듯 싶다. 저렇게 조그만 차를 타고
몇 개국을 여행했다니 대담함이 느껴진다. 결국 사고가 터졌지만 다행스럽게도 많이
다치지는 않았다. 그래도 교도소에 갇히는 장면은 재미있었다.
손님인지 죄수인지 아리송한 위치이긴 했지만 그것도 니콜라에게는 좋은 글감이 되지 않았을까.
국경에서 니콜라는 그래도 페르시아에 대한 애정을 느낀다.
자 다음 여정에는 또 무슨 사고가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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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용도 1 (반양장) - 발칸반도.그리스.터키, 봄꽃들이여, 무얼 기다리니 세상의 용도 1
니콜라 부비에 지음, 이재형 옮김 / 소동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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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책을 쓴 니콜라 부비에라는 남자부터 살펴봐야겠다.
1929년 스위스의 제네바 인근에서 태어난 막내아들로 제네바 대학에서 문학과 법을 전공하고
중세사에도 관심이 많았던 젊은이였다. 24살에 화가친구인 티에리와 함께 이탈리아 차인 피아트를
타고 여행을 시작한다. 53년이라면 우리나라는 전후 피폐한 시간이었기에 여행을 꿈도 꾸지 못할
시절이었을테고 중립국에서 태어나 전쟁을 겪지 않은 니콜라였지만 경제적으로 아직 여유가 없던
시절이라 타국으로의 여행이 쉽지 않았을텐데 참 용기가 대단한 젊은이였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의 용도'는 그의 첫 책이자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인정받았고 이 책을 시작으로 니콜라는
여행작가로서의 삶이 시작된다.
1편은 발칸반도부터 시작된다. '세계의 화약고'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정치적으로 가장 위험한
지역으로의 여행은 어땠을까. 당시는 소비에트연방에 속한 지역으로 지금은 7개국으로 독립된
지역이다. 그는 '인민'이라는 단어로 당시의 정치상황을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여행이 부자유스럽거나
힘들지는 않았던 것 같다. 지금으로부터 65년전의 모습이라 더 들여다보게 된다.


 


친구인 티에리는 그림을 그려 팔고 니콜라는 기사원고를 쓰면서 비용을 마련한다.
당시의 사람들의 삶은 풍요롭지는 않았지만 매우 순박하게 다가온다.
이웃 여인을 유혹하기 위해 허세를 떠는 남자들의 이야기며 가는 곳마다 춤으로 인생을
즐기는 사람들은 유쾌하다. 지금은 거의 보이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집시들의 모습도
인상깊다.


 


자신의 집을 찾아준 손님을 위해 월급의 4분의 1을 쓸만큼 관대한 사람들의 모습에서
세르비아인들의 관대함과 인정스러움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역시 술을 좋아하는 것은 그 때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잠시 숨을 고르고 생각하니 이 책에 등장한 인물들은 지금 이 세상에 없다는 것이
시간의 무상함을 느끼게 된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여행하는 기분이랄까.


 


과거 터키는 오스만제국의 당당함이 더했던가 보다.  지금은 정치적으로 매우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니콜라가 만난 터키는 과거 영광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고 역시 유쾌한 민족성을
그대로 간직한 모습이었다.
니콜라가 지나는 곳의 풍경이 영화를 보듯 세세하게 펼쳐진 멋진 여행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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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감성 - 여행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휴식 같은 타인의 일상
남자휴식위원회 지음, 홍민경 옮김 / 생각정거장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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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여행은 지친 일상을 회복시키고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설렘이다.
잠시 일상을 내려놓고 여행을 떠날 수 있다면 행복한 사람이다.
그런데 이 세 남자-자신들을 남자휴식위원회라고 부르는-의 교토사랑은 여행이라고
하기엔 좀 남다르다. 그중에서도 사쿄라고 부르는 지역에 대한 사랑은 지역에 사는 사람
못지않다. 주마간산격의 스쳐가는 여행이 아니라 마치 현지인처럼 골목 사이를 누빈다.
특히 책과 서점에 대한 사랑은 유별나다고 할만큼이다.

 


오래전 딸아이가 어릴 때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일본 여행을 한 적이 있었다.
오사카와 교토를 돌아봤는데 그야말로 슬쩍 겉만 훑고 오는 정도였다. 일단 어학에 자신이
없기도 했었고 시간이며 경비에 여유가 없기도 해서 그랬다.  지금 이 책을 보니 참 아쉬운
여정이다 싶다.


남자휴식위원회원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는 서점에서 만난 그것도 사쿄를 대표하는
모리미 도미히코의 흔적은 나도 반가웠다. 최근에 그의 신작 '거룩한 게으름뱅이의 모험'도
교토가 배경이었던 것 같다. 전작에 비해 조금 지루한 소설이긴 했지만 그의 고향사랑이 느껴졌었다.


일본에 가면 누구나 눈에 들어오는 첫장면은 자전거가 아닐까싶다.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자동차보다 더 타는 것 같았다. 역시 이 여행자들도 비싼 교통비를 절약하고
교토를 좀더 깊이 들여다보기 위해 자전거를 이용했다. 이방인들에게도 대여를 해준다니 팁을 보고
시도해보면 좋겠다.


사실 우리나라만큼 밤문화가 발달된 곳이 없다. 고작 24시간 문을 여는 편의점정도만 불빛을 밝히지
않을까 했는데 라멘집들이 불야성을 이룬다니 과이 라멘의 본고장답다는 생각이 든다.
라멘집뿐만이 아니라 곳곳에 숨어있는 집밥같은 요리를 내어주는 식당이나 빵집소개가 그득하다.


물가 비싼 일본에서 500엔 동전 하나로 아침식사를 해결하는 팁은 참 유용하다.
우리나라처럼 반찬인심이 좋은 나라가 아니라 추가분에 돈을 내야하는 일본에서는
편의점 음식이 참 다양하면서도 맛있다는 소문을 들었다. 가끔 한끼 정도는 요런 해결법도
괜찮을 듯.
구석구석 이런 좋은 곳들이 그득한 걸 이제야 알았으니 언제 꼭 교토여행을 다시 해야할 것 같다.
친구와 딸내미랑 '여자휴식위원회'라도 조직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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