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의 위로 - 매일 조금씩 마음이 자라는 반려식물 이야기
박원순 지음 / 행성B(행성비)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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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라면 질색이었던 내가 토리라는 강아지를 만나 가족이 되면서 그동안 예쁜지 몰랐던

다른 집 강아지들도 다 예뻐보이는 기적이 일어났다. 아 나도 살아있는 동물과 교감이 가능

하구나 싶었다. 금붕어를 키워봤지만 그렇게 예쁘다는 생각도 못했거니와 거의 죽어나갔었다.

그리고 딱딱한 아파트가 싫어 식물을 키워봤는데 이상하게 잘 되지 않았다.

그 이후 살아있는 것은 동물이나 식물 모두 거부감이 있었다.

오랜 꿈이었던 텃밭을 가꾸는 지금 생명의 소중함을 또 다시 느끼고 있는 중이다.

 

 

전업농부라면 더 크고 실한 곡식을 얻기 위해 약도 치고 거름도 하고 열심이겠지만 초보농사꾼인

내가 겨우 하는 일이란게 가물 때 물이나 좀 주고 풀이나 겨우 뽑는 수준인데도 녀석들은 알아서

먹을만큼 커주곤 한다. 아직 추위가 남은 초봄 감자를 심었더니 한 달 여후 싹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침에 보이지 않았던 녀석이 저녁무렵 싹이 돋아있는 걸 보고 이 맛에 뭔가를 키우는구나 싶고 녀석들이 너무 기특한 마음이다. 나에게 텃밭이란 또다른 반려가족인 셈이다.

  

 

원예학과를 졸업한 저자가 보는 식물의 세계는 우리와는 사뭇 다를 것이다. 일단 보이지 않은 것들이 더 보이고 들리지 않는 녀석들이 목소리를 들을 것 같다. 동물도 그렇지만 식물도 좋은 음악을 틀어주면 반응을 하고 생장이 촉진된다고 한다. 가만히 있는 것 같지만 치열하게 나름의 생을 살고 있다는 생각이다.

다만 녀석들의 마음을 읽고 생장 조건을 체크해서 관리해주는 것이 정말 중요할 것 같다.

그런 능력이 내겐 없는 것 같아 조금 아쉽지만 저자가 나누고 있는 식물과의 소통을 들어보니 그 세심함과 다정함에 은근 부러운 마음이 든다. 그걸 읽어내기까지 오랜 지켜봄이 있었을 것이고 기다림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성격급한 나는 자격이 조금 미달하는 사람이다.

 

식물이 건네는 소리와 자태를 보면서 느끼는 즐거움과 위로를 들을 줄 아는 사람은 그만큼 마음이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그저 사람이 정해준 자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면서도 나름의 삶을 꾸리는 식물의 이야기가 은은하게 아름답다.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든 식물을 사랑하는 사람이든 일단 마음이 아름다운 사람이 아니면 기르는 즐거움을 느끼지 못할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을 쓴 저자의 마음도 다정한 사람이 아닐까.

맛있는 음식을 먹고 좋은 옷을 입고 비싼 차를 몰고 다녀도 오는 허망함이란게 있다.

때로 마음이 고플 때 반려식물 하나 키워보면 어떨까.

작은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는 것은 물론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모습에서 오는 희열이 분명 있기

때문에 삶이 좀더 충만해질 것 같다.

 

이 책은 말하자면 현대를 살아가는 지친 사람들에게 건네는 마음 처방전이다.

요즘같은 봄날에 시장에 가면 온통 예쁜 식물들이 자라는 화분들이 눈에 들어온다.

눈이 즐겁고 마음이 즐거운 식물가꾸기로 부자가 되어보자 권하고 싶다.

다만 식물도 나름 개성이 강하다고 하니 저자의 조언대로 물 줄때 주고 잎 떼어줄 때 떼주는 정도의 상식은 필요해보인다. 그래야 오랫동안 반려식물로 곁에 둘 수 있다니 말이다.

이 봄 날 가족이 될 반려식물을 만나고 싶다면 필히 먼저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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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는 게 죽기보다 싫을 때 읽는 책 - 내 마음을 괴롭히는 관계습관 처방전
이시하라 가즈코 지음, 김한결 옮김 / 샘터사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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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자기애가 가장 강한 존재가 있다면 단연 나르시스가 아닐까.

호수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반하여 결국 죽음에 이르렀던 나르시스는 수선화로 거듭난다.

살아가면서 남을 배려하고 이해하는 존중심이 많은 것은 좋지만 자신을 너무 비하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자기애가 너무 강한 것은?

그래서 중용이 어렵다. 그래도 나는 남보다 내가 소중하다. 그래서 그냥 좀 이기적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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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욕을 먹을지언정 적어도 '홧병'으로 죽을일은 없지 않겠는가.

내가 있고 남이 있는거지 뭐...하면서 마음이 가는대로 살아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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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남을 의식하지 않고 살겠다고 살고 있지만 정말 이렇게 살기는 쉽지 않다.

혹시 이렇게 생각하면 어쩌나, 그래서 나를 싫어하면? 하는 순간들은 너무도 많다.

어차피 인간은 혼자 사는 존재가 아니니 당연히 의식해야하겠지만 지나친 의식은 자신을

소심하게 만들고 좌절을 부르기도 한다. 그러니 좀 이기적으로 사는게 건강에 더 도움이

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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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기 싫은 얘기도 들어줘야하고 언제 끊어야하는지 고민이 되는 순간은 언제든지 있다.

상대방이 기분나빠하지 않을 정도로 슬쩍 빠져야 하는 순간은 언제일까.

그렇게 눈치를 보다가 시간낭비에 감정낭비에 속이 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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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피지 않고 열심히 사는 일은 중요하다. 어차피 사는동안 생계를 위해서든 사회생활을 위해서든 최선을 다해야 하기 때문인데 정말 하기 싫은데도 남의 눈치 때문에 억지로 해야하는 경우도 정말 많다.            

저자는 어떻게 요런 순간들을 다 짚어낼 수 있는지 신통방통하다.

전작 '도망치고 싶을 때 읽는 책'도 그래서 사랑을 받았던가보다.

참을 수 있는 일은 참되, 죽기보다 싫을 때는 과감하게 거절하고 돌아서라!

속이 다 시원해지는 사이다팁이다.

길지 않은 인생 독고다이처럼 살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나 자신을 존중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도 사표를 가슴속에 품고 사는 사회인들. 혹은 화를 누를 수 없어 병원에 다니는 많은 사람들을 위한 처방서에 마음을 달래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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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것들의 구원 - 미학하는 사람 김용석의 하루의 사고
김용석 지음 / 천년의상상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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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사소한 것'은 없다.

들판에 핀 이름없는 꽃들에게도 이 세상에 온 의미가 있고 그 한송이에 우주가 깃들었다는게

내 생각이다. 이 책에서의 '사소한 것'이란 의미는 우리가 무심히 지나쳐버리는 무심한 일들을

빗대는 또 다른 이름이 아닐까. 그 무심한 일들을 세상밖으로 끄집어내어 사소하지 않게 한 것이

이 책인듯 하다.

 

 

 

왜 우리가 야구에 열광하는지, 포장마차에서 술 한잔 기울이는 친구의 딸이야기에서 무엇을 끌어내는지 듣다보면 정말 사소한 것들은 없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바로 엊그제 대통령은 청문회 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두 부처의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정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이유로 감행된 이 임명에

야당은 청문회가 왜 필요하냐고 아우성이다. 야당의 목소리가 반드시 국민의 목소리라고 단언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협의없이 임명된 앞선 몇 몇 장관의 업무능력이 어땠는지 돌아봐야하지 않을까.

대통령을 탄핵시켜 감옥에 보낼만큼 진보된 국민들이 이 문제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도덕성에 흠결이 있는 사람이 업무능력은 최고라고 한다면 그냥 봐주고 응원해줘야 하는 것인가.

이 점에 대한 저자의 일갈을 눈여겨 봐야 한다. 바로 그 자리에 올라가기 위해 자신의 흠결위에 올라선 공직자들이 말이다.

 

 

 

내가 가장 아팠던 문장은 '책의 죽음'에 관한 글이었다.

그동안 인류의 발전을 이끌어왔던 책들의 수명이 50년 혹은 100년밖에 남지 않았다니 외계인이

지구를 침공했다는 말보다 공포스럽다.

하지만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은 진실이다. 책을 읽지 않고 팔리지 않고 출판사들이 문을 닫는다.

 

 

 

과연 이런 와중에도 죽을 걸 뻔히 아는 전장터에 책을 내보내야 하는 출판인이나 저자들의 가슴은 어떤 심정일지 짐작도 못하겠다. 그냥 몰살하기보다 저항은 해봐야겠다는 안간힘이 느껴져 가슴아프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은 물론 인류의 문명이 가장 꽃피운 이 시간을 사는 사람들이라면 적어도 승산없는 이 전쟁에 구호품 하나쯤은 보내야 하지 않을까. '사랑의 손길'이 필요한 책에게.

그게 댓가없이 누리는 안락함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일테니까. 그리고 크게 남겨줄 유산도 없이

새로운 시대를 살아갈 후손들에 대한 의무가 아닐까.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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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이 모이는 디테일 - 빅데이터가 알려주는 창업의 비밀
박지훈.주시태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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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지 않은 세월을 사는 동안 몇 번의 경제 고비가 닥쳤다.

70년대의 '오일쇼크'는 내가 아직 어렸을 때라 크게 느껴지지 않았는데 아마 우리 부모님

세대들은 무척이나 고생을 했을 것이다. 산유국이 아니다 보니 국제 유가에 따라 우리 경제는

조마조마한 다리를 여러번 건너야만 했었다.

대한민국 건국 이래 가장 고통스러웠다는 IMF는 많은 사람들에게 절망이었고 심지어 목숨을

끊은 사람들도 있었다. 다행이랄까 당시 내가 다니던 회사는 오히려 직장을 잃은 가장을 대신해

생활전선에 뛰어든 주부들의 활약으로 성장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최근 섬에서 사는 나로서는 바다에서 고기가 많이 잡히느냐 관광객이 많이 들어오느냐에

따라 경제상황을 체감하는데 이건 정말 아무것도 아님을 도시로 나가면 실감하게 된다.

 

 

베이비붐세대인 우리 또래의 친구들은 몇 년전부터 하나 둘 직장을 그만두고 자영업을 시작했는데 정말 극적으로 성공해서 세를 얻어 들었던 가게가 들어있는 건물을 인수한 친구가 있다.

워낙 유명한 고깃집이 되어 가끔 TV에 나오기도 하고 덕분에 동창회 찬조금을 짭짤하게 낸다고 한다.

하지만 바로 그 옆에 오랫동안 고깃집을 했던 친구는 얼마전 가게를 비워주고 장사를 접었다.

'궁중족발사건'이 먼 이웃의 이야기인줄만 알았는데 바로 이 친구가 그런 경우에 휘말렸다고 한다.

이태원이 그렇게 확뜨기전부터 어린시절 이태원에서 낳고 자란 친구는 그닥 상권도 좋지 않았던

곳에 고깃집을 냈다. 워낙 인심이 좋고 평판이 좋아 몇 년전부터는 여러곳에 소개도 되고 제법

장사가 잘되는 핫스팟이 되었는데 아마 건물주가 가게를 비워달라고 한 모양이었다.

 

 

 

집주인이 나가라고 하는데 버틸 재간도 없도 결국 소송으로 이어졌고 며칠 전 친구의 아내는

스트레스를 극심하게 받았던지 아직 세상을 버릴 나이가 아님에도 갑작스럽게 떠나버렸다.

장례식장에 모인 친구들은 어떤 이유로 그의 아내가 세상을 떠난지 자세히 알지 못했고

눈이 퉁퉁 부을 정도로 비통함에 잠긴 친구를 위로조차 건네지 못했다고 한다.

참 돈이 뭔지 인간의 목숨보다 더 소중해진 시대가 되고 말아서 가슴이 답답하기만 하다.

 

 

 

무풍지대인 섬에서 가끔 도시로 나가면 어제까지 열려있던 가게앞에 '임대'가 붙여져있고 불과

석달 전에 예쁜 화분을 내놓고 개업을 알리던 가게마저 불이 꺼져있고 역시 임대푯말이 붙었다.

6백여 세대의 아파트 단지에 상가건물중 여려곳이 비어있고 건너편 상가쪽 건물들도 손님들의

발길이 뜸해서 보기 안타까울 정도이다. 그만큼 경제가 어렵고 상권이 바닥이라는 증거이다.

 

 

 

그래서 이 책이 더 소중하게 다가온다. 말하자면 창업을 하려는 사람들에게는 바이블과 같은 존재이다.

거대한 빅데이터를 보니 그저 아마추어 수준의 발품파는 정도가 아니다.

IMF때 가장 많이 외쳤던 구호가 '위기가 기회다'였다.

아무리 어려워도 누군가는 사람들이 필요로하는 것들을 팔아야하고 누군가는 그걸 이용해야만 한다.

사실 내 가족중에 누군가가 창업을 한다고 하면 말리고 싶은 심정이다.

이런 불황에 살아남을 업종이 과연 있기나 할까. 하지만 일자리도 없고 놀고만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 아닌가. 정말 이런 불황이 기회가 되어 오히려 성공할 수도 있지 않을까.

일말의 기대를 걸고 펼쳐본 책에 그득하게 나열되어 있는 정보들을 보니 눈이 다 휘둥그레해진다.  하긴 이 정도의 데이터도 없이 자신만만하게 창업을 하라고 권하지는 못할 것이다.

 

 

 

어렵다는 와중에도 줄을 서서 먹기를 기다리는 식당도 있고 만들어내기가 바쁘게 동이나는 빵집도 있다.

많이 공부하고 연구하면 정말 위기가 기회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아이템을 가지고 어떤 상권에 도전을 할 수 있을지 창업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창업을 엄두도 내지 못하는 나도 빅데이터에 등장한 지역의 맛집을 가보고 싶을 정도였다.

널린 빈 가게를 성공의 발판으로 이끌 멋진 창업서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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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한 문장이 남았다 - 시대를 이끈 한 구절의 지성
허연 지음 / 생각정거장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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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힘도 대단하지만 글의 힘은 말을 뛰어 넘는다. 말은 공중에 흩어지지만 글은 남기

때문이 아닐까. 책을 많이 읽지만 지금 떠올려보면 감동적이거나 충격적인 내용은 기억이

나는데 외울 정도의 문장은 거의 기억에 없다. 그 사이 나를 스쳐간 그 수많은 문장가들의

글이 시원치 않아서가 아니라 내 읽힘이 시원치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요근래 하도 이 소설의 첫문장이 여기저기 나오는 바람에 나도 하나 외워둔 글이 있다.

톨스토이의 '안나카레니나'의 첫 문장이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하게 닮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번역에 따라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같다.

고작 요 정도의 기억력을 가진게 전부인 나이기에 이 책의 수많은 문장앞에서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도서실에서 아무 책이나 펼쳐내어 문장 하나씩을 골라낸 것이 아니라

더욱 그렇다.

 

 

 

60여편이 조금 못되는 책에서 골라낸 문장은 아쉽게도 내가 읽은 책이 몇 되지 않는다.

저자의 박학과 다식함에 놀라면서 그나마 등장한 몇 안되는 읽은 책 중에서도 문장들은

거의 기억에 없다. 그동안 나는 무엇을 읽었던 것일까.

 

 

 

'에드먼드 버크'란 인물도 처음 만났다. 왕과 귀족을 끌어내린 프랑스혁명은 가히 세계사를

압도할만한 혁명임에도 이 버크란 인물은 혁명 뒤에 숨은 비극을 알아챘다고 했다.

내가 이 문장에 한표 던지고 싶어진 것은 우리 역사가, 아니 모든 역사가 이런 비극을 반복하기

때문이다. 암울한 이 시대를 벗어나고자 시민들의 혁명이 휩쓸고 지나가도 결국 다시 변혁을

요구하는 시간이 도래한다. 바꾸면 나아지겠지 싶지만 또 다른 이유로 사회를 고갈되고 분해된다.  '문제가 있는 부분만 변혁해야 한다'는 말에 공감 백표!

 

 

 

진보라고 주장하는 놈들도 보수로 지키겠다는 놈들도 다 똑같다. 제대로 된 정치가 없는 사회인데 또 누군가를 뽑아야 되는 시간들이 가까워지고 있다. 보수의 품격? 진보의 참신함?

개풀 뜯어먹는 소리다.

 

 

 

사실 작가들의 글을 보면 자신의 삶에서 건져낸 글들이 많다. 그런 글이야 말로 살아있는 문장이

되고 독자들을 끌어들인다. 미국의 극작가 유진 오닐의 문장에서 자신의 상처를 드러냈다고 한다.

그렇게라도 꺼내놓을 수 있다면 다행이다. 상처받았던 시간들이 지나도 흉터는 지워지지 않았고

그렇게 아파했던 사람이 세상을 떠나도 문장은 남는다. 그게 글의 힘이다.

그러니 자신의 숨이 멎어도 뒤에 남을 문장을 쓰는 사람들의 책임은 크다. 죽지 않기 때문에.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파인만은 평생 권위를 거부한 채 마음이 시키는 대로 살았던 인물이라고 한다.

그렇게 살기는 정말 어렵다. 어쩌면 파인만은 그렇게 살만큼 세상에 도도하기도 했거니와 자신감이 있었던 것 같다. 타협하지 않고 눈치보지 않고 살 수 있을만큼 탁월한 자신감과 능력.

'나는 타인들의 기대대로 살지 않는다. 내가 타인들이 원했던 것을 성취해주지 못했다면 그것은

그들의 실패지, 내 실패가 아니다.'이렇게 멋진 일갈이 있을까. 물리학자의 이 한문장이 가슴에

고인다.

 

문장 하나에 작가의 이상, 인생, 그리고 역사까지 담겨있다.

읽어보지 못한 책을 다 읽은 듯도 하고 만나보지 못한 저자와 고뇌에 찬 인생을 논한 것도 같다.

대체로 치열하게 고독하게 전투같은 삶들을 살다갔다.

그래서 남겨진 한 문장은 그의 삶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고고하다. 누구라도 허물수 없다.

한 문장에 대한 해설 혹은 해석은 고작 두어장 정도이다. 하지만 담긴 여운은 너무 길고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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