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20.10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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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은 년중 가장 성스러운 달이라고 알고 있다. 오래전 조상에 제사를 지낼 때도

10월 상달에 지내곤 했다죠. 마침 제 생일도 있는 달이라 더욱 정이 갑니다.

코로나 사태로 모두가 힘든 2020년도 어느새 얼마 남지 않았네요.

 

 

 

이번호의 표지가 좀 난해해서 설명을 유심히 보니 솔밭이라고 하네요. 전 거미인줄.

이번호 특집은 '라떼는 말이야'네요. 이말을 하기 시작하면 꼰대라는데 그래도 라떼가 참 그립죠.

열두 형제의 사연도 짠하고 자신을 옳은길로 인도하신 스승님에 대한 이야기도 감동스럽네요.

10여 년전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신 내 스승님도 그리워졌습니다.

 

 

 

 

 

유독 족발과 보쌈을 좋아하는 나는 할머니의 부엌수업에 나온 레시피를 보니 얼마나 반갑던지요.

유명하신 정신분석 전문의 김혜남씨의 어머니가 만드신 밥상이라 더욱 와 닿는다.

구순이시라는데 사진으로 뵈니 정정해 보이신다. 우리 엄마도 저 나이에 저리 정정하셨으면.

 

 

 

 

 

용산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그런지 용산 이야기만 나오면 눈길이 더 갑니다. 오래전 원효로 근처에

삼호정이란 정자가 있었고 당시에 차별받았던 여성 5명의 모임이 열리곤 했다는 기사가 참 좋았습니다.

가난한 양반가의 딸이거나 서녀였던 여성들이 기생이나 소설로 살아야 했던 아픔을 시회로 달랬던 것 같습니다. 김금원이란 여성역시 의주부윤의 역임한 김덕희의 소실로 용산을 떠나 이사를 하면서 그 후 기록이 없다고 하는데 멋진 삶을 살았기 바란다는 설훈작가의 마음에 내 마음도 얹어봅니다.

 

 

 

 

얼마 전 TV에 출현해서 멋진 말을 들려주었던 천종호판사의 일화가 아주 감동적입니다

법대에 진학하려 했지만 성적 때문에 고심했던 소년이 우연히 길에서 만난 친구의 손을잡고

원서를 사서 부산대학교에 접수를 했고 결국 법대에 진학해서 그 유명한 '호통판사'가 되어

잠시 정도를 벗어난 청소년들에게 손을 잡아주고 있습니다.

정작 그 친구는 그 일을 기억도 못한다는데 천판사는 그 친구를 천사로 여기고 있다고 합니다.

정녕 '수호천사'가 잠시 그 친구의 몸을 빌렸던게 아닐까 싶습니다.

 

 

코로나 블루라고 우울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고 합니다.

다음호에도 더 감동적이고 익살스러운 이야기들로 풍성했으면 하고 얼른 모두가 행복해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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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의 범죄
요코제키 다이 지음, 임희선 옮김 / 샘터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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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그녀들에게 돌을 던질 수 있을까.

부유하게 자란 잘 생긴 남자는 대학시절 한 여자를 강간했고 사랑하지도 않은 여자와 결혼을 하고 하녀처럼 부리다가 바람까지 피운다. 이 정도의 죄는 용서될 수 있을 것인가.

법에 묻기를 포기한 여자들은 분연하게 일어서 이 남자를 단죄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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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넷의 유카리는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간호사로 근무하다가 부유하고 잘생긴 의사 도모아키를 만나 결혼한다. 누가봐도 어울리는 커플은 아니었다. 아들에 대한 기대가 컸던 부모도 실망했다.

유카리의 8년 동안의 결혼생활은 하녀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남편의 부모와 함께 살면서

집안일을 하고 밤늦게 돌아오는 남편과는 그럭저럭 지내고 있지만 성생활은 몇 개월째 하지 않는다.

손주를 기다리는 시어머니는 출산으로 유명한 신사에 함께 다니자며 유카리를 압박한다.

하늘을 봐야 별을 따지. 그러던 중 시어머니는 대신해 참석한 주민회의를 통해 이웃에 사는 미도리를 알게된다. 그녀는 남편인 도모아키와는 어린시절부터 이웃해 살았고 초등학교를 같이 다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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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도모아키가 바람을 피우는 것은 아닌지 유카리는 의심하기 시작한다. 미도리의 의견도

그랬다. 사실 미도리는 도모아키와 대학시절 잠시 사귄 사이이기도 했다.

부잣집 딸인 미도리는 자유분방한 성격으로 교사생활을 하기도 했지만 갑작스런 부모의 사망으로 충격을 받고 해외여행을 하면서 살고 있다. 평생 먹고 살 돈을 상속받았기 때문에 사는데 지장이 없다. 유카리는 결혼 후 친구도 없이 외로이 살다가 미도리와 친분을 가지면서 남편을 다시

바라보게 된다. 그리고 어느 날 새벽, 남편은 아침에 매고갔던 넥타이도 매지 않은 채 귀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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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회사 홍보실에 근무하고 있는 마유미는 서른 넷의 나이가 부담스럽다.

대부분의 여자들은 그 나이에 결혼을 하고 집에 들어 앉는다. 대학시절 치어리더로 인기를 끌 정도로 예뻤지만 아직 결혼에 이르지는 못했다. 취재차 나갔던 야구장에서 사고를 당하고 병원을 찾았다가 대학선배인 도모아키를 만나게 된다. 사실 마유미는 도모아키의 비밀을 알고 있다.

후배였던 A를 성폭행한 사실. 그 후배는 이후 사라져버렸고 그 사실을 알고 있는 마유미는 선배와 맞닥뜨린게 부담스럽다. 하지만 다정하게 다가오는 도모아키에게 빠져버리고 만다.

그가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처음엔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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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어느 날 어선에 의해 발견된 참혹한 시체 한 구!

이혼을 결심한 유카리의 시신이라고 판단한 경찰은 자살이라고 단정하지만 사건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마치 여전사들의 투쟁을 보는듯한 소설이다.

남자 하나 잘 만나는 것으로 팔자가 달라진다고 믿었던 시절의 이야기여서 이 여자들의 투쟁이

더 놀랍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살인을 정당회시켜야 할까.

모든 사실이 밝혀지고도 범인을 잡을 수 없었던 사연은 무엇일지 꼭 확인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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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의 시
류시화 엮음 / 수오서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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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을 보면서 그 안에 숨어있는 단어를 찾아내는 것을 상상하는 사람이 바로 시인이다.

그저 흑연을 품고 있을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연필이 쏟아낼 단어를 연상하다니.

그래서 시인이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태풍이 두어개 지나가고 나더니 갑자기 가을이 달려왔다. 하늘빛이 더 푸르렀다.

어떻게 시간이 지나가는지 올해는 내내 숨죽이고 견디고 살아와서 그런지 억울한 생각마저 든다.

그럼에도 이렇게 어느 특별한 시인이 글을 골라 시집을 내어 줘서 참 감사하다.

 

                            

코로나 시대에 많은 사람들이 집안에 갇혀 지내고 있다. 그래서 인테리어 업계가 호황이란다.

내가 머무는 공간만이라도 변화를 주고 싶어서다. 시집도 그런 이유로라도 많이 읽혔으면 좋겠다.

가끔은 옷도 차려입고 멋진 파티도 열고 창문을 열고 노래도 부르면 어떨까.

노래가 좀 그렇다면 여기 시인이 챙겨준 시라도 읊어줄까나.

 

                             

사랑을 포기하면 그 때부터 늙는 것이다...라는 말이 가슴에 콕 박힌다.

내 나이가 어때서..사랑하기 딱 좋은 나인데..라는 노랫말도 떠오른다.

늙어서 사랑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늙는다는 말이 참 아프다.

난 오래전 이미 늙어버려서.

 

                             

'시를 읽는다는 것은 자기 자신으로 돌아오는 것이고...여러 색의 감정을 경험하는 것'이란

시인의 말에 절대 공감한다.

내가 가지지 못한 감정을 아주 간단하게 전해받는 일...그조차도 안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안타까울 뿐.

 

한 사람의 시를 옮겨온 것이 아니라 아주 좋은 시들만 골라내어 시집을 꾸몄다.

그래서 더 배부르다. 시인은 아마 수천, 수만개의 단어중 고심끝에 골라냈을 것이다.

그러니 그 마음이 벌써 와 닿는다. 뭐라도 해주고 싶은 '챙김'이 이 시대에 큰 위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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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심리의 재구성 - 연쇄살인사건 프로파일러가 들려주는
고준채 지음 / 다른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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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역사가 계속되는 한 범죄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스위스의 오래된 빙하에서 발견된 원시인의 미이라는 자연사가 아닌 살해된 시신이었다고

하니 오래전부터 인류의 범죄는 시작되어왔고 지금까지 멈추지 않고 진행되어 왔다.

범죄는 단순한 것으로 시작되어 현재에 이르러서는 오히려 지능적으로 더 진화되었다.

그러다보니 범죄자를 잡는 일 또한 쉽지 않은 일이 되어버렸다.

 

                            

최근에 이르러서는 '묻지마 범죄'가 더 기승이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그리고 이런 범죄를 저지르는 인간들의 심리는 무엇일까. 이 책은 그동안 저질러진 범죄를

살펴보면서 가해자들의 심리를 파악하고 들여다본다.

최근에도 '비밀의 숲'이나 '시그널'같은 드라마에 수많은 범죄가 등장하고 수사관이나

프로파일러가 등장한다. 어려서부터 추리물을 좋아했던 난 다시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면

프로파일러가 되어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말하자면 셜록 홈즈같은 인물 말이다.

 

                   

최근에 뉴스나 시사프로에 프로파일러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이춘재사건이 마무리 되면서

그랬고 출소를 앞두고 있는 조두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시 과거 사건을 되짚는 장면이

많아진 것이다. 이 책에도 조두순 사건이 등장한다. 한 아이의 인생을 망가뜨린 극악무도한

범인이 고작 12년의 형을 살고 출소를 할 예정이라니 그가 살아가게 될 동네 사람들의 공포는

오죽할 것인가.

그가 왜 그런 적은 형량을 받았는지를 보면 한국적인 정서에 실소가 나온다.

그가 술을 먹고 정신이 없는 상황에서 범행을 저질렀으므로 오히려 감량이 된 것이다.

  

                             

이춘재나 강호순같은 연쇄살인마에게는 특이한 특징이 존재한다고 한다. 지리적 프로파일링이

등장하는데 범죄자는 범행 장소를 선택할 때 절대 무작위로 선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프로파일링을 위해 전문가들이 많이 필요한데 의외로 그 인원이 적어서 놀랐다.

더구나 대학에 전문학과가 없다고 한다. 유사한 학과-예를 들면 심리학과같은-데를 졸업한

사람들이 전문분야에 2년 이상 재직을 하면 프로파일링을 할 자격이 생긴다고 한다.

 

                          

그리고 드라마에 수차례 등장하는 범인들 대다수가 사이코패스로 나온다.

감정공감능력이 없고 대체로 집중력이 강한 사람들. 사실 이런 사람들이 곁에 있어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사이코패스가 다 범죄인이 되는 것도 아니다.

실제로 성공한 사람중에 사이코패스가 많다는 데이터도 있다.

 

칼로만 사람을 죽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요즘은 디지털 범죄로 사람을 살해하는 경우가

많다. 피해자들은 자살을 하거나 평생 트라우마로 고통받는다.

이런 악질적이고 지능적인 범죄를 추적하려면 더 지능적인 전문가가 필요하다.

오래전 범죄들이 단순했다면 요즘의 범죄는 다양하고 쫓기가 쉽지 않다.

좀 더 많은 전문가들을 양성해서 범죄자를 찾아내는 일이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오랫동안 이 분야에 종사한 전문가의 얘기를 듣다보니 갑자기 주변 사람들이 무서워진다.

설마 내가 피해자가 되지 않겠지 하는 안일함에 정신이 번쩍 들게한 전문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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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오늘도 너무 잘 샀잖아 - 확고한 기준으로 가치를 소비하는 이 시대의 생활비법
안희진 지음 / 웨일북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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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가 이어지면서 경제는 빨간불이 들어왔다. 이른 바 돈이 돌지 않는다.

'소비가 미덕'이라는 말도 있고 '절약'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지금 같아서는

억지로라도 소비를 좀 해야하는데 일단 나가지 못하게 하니 시장에 가도 텅텅 비었다.

덕분에 온라인 쇼핑과 배달업이 호황을 맞았다는데 역시 경기는 바닥이다.

 

                             

여기 '쇼핑왕'이 등장했다. 마구 사재끼는 미친 쇼핑왕이라기보다는 현명한 소비를 지향하는

나름 확고한 가치를 가진 경제를 이끌로 가는 역군이다. 본인만 그렇게 생각하는건지는 모른다.

암튼 책에 등장한 사재기를 보면 나도 같이 지르고 싶어지는 따라쟁이가 된다.

그러다가 쪽박신세가 될까봐 실제 저지르지는 못했지만 검색은 나도 꽤나 했다.

대세 아이템을 건진 얘기며 동네에서 슬슬 걸어서 나갈만한 곳에 있는 술집까지 꽤 상세한

지르기 이야기가 퍽 재미있다.

 

                            

자신만 사는 것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사재기꾼이란 오명을 씻으려고 하는지 쇼핑지르기에

사람들을 자꾸 끌어들인다. 그리고 정말 잘 샀다고 피트백이 오면 느끼는 포만감이라니...

하긴 나도 가끔은 필요한 제품이 있는데 어떻게 알뜰하게 현명하게 질러야 하나 고민이 많다.

그럴 때 요런 친구하나 곁에 있으면 참 도움이 될텐데.

 

                             

아주 어릴 적 여고시절, 친구들에게 나는 서른까지만 살겠다고 큰 소리를 친 적이 있었다.

왜 서른이었는지, 김광석의 노래때문이었는지는 기억에 없지만 막연하게 서른 정도면 '어른'이란

소리를 듣는 나이라고 짐작했던 것 같다. 어른이 되기 싫었던걸까.

저자가 어른의 쇼핑을 얘기하는데 문득 추억에 잠겨본다. 그리고 정말 마트에 갈 때는 배고플 때

가면 안된다. 이런 현명한 쇼퍼라니...

 

                          

그나마 따박따박 월급이 나오는 직장에 안착해 있으니 정말 다행이다. 아직 취준생이거나

비정규직에서 허덕이는 사람이었다면 이런 지르기는 어렸웠을테니 말이다.

그나저나 이렇게 막 지르고 다니면 엄마한테 안 혼나나? 매월 월급을 받으면서도 아직 적금 하나

넣지 못하는 딸아이를 보면서 혀를 차는 나라면 월급통장을 빼앗았을지도 모른다.

하긴 서른 넘긴 성인 딸의 경제활동에 왈가왈부하는 것도 이상하긴 하다.

 

                           

나름 확고한 기준으로 소비를 잘 하고 있는 것 같아 위안이 된다. 제발 통장만 너덜너덜해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이 책이 빵구난 카드값에 도움이 되길 바라겠고 덕분에 글을 더 잘써서 유명한

작가가 되어 소설같은 작품으로도 만나고 싶다.

잘써야 잘 지를테니 응원이라고 팍팍 보내야지.

소확행의 삶에서 '확'을 선택한 용기가 참 가상하고 어차피 지를 것 빨리 질러서 즐기자는

주의에 살짝 공감을 얹어본다. 뭔가를 고르고 담고 지르는 그 순간들이 얼마나 행복한지.

읽는내내 나도 행복했다. 내 통장 빵구나는 일은 아니니까.

 

그래도 어차피 살 거 망설이지 말고 늦게도 말고 빨리 질러서 빨리 행복해지자. 그럼.

쇼핑의 팁을 전해주는 책인줄 알았는데 행복의 팁을 전해준 것 같아 즐거웠다.

글도 제법 잘 쓰네. 원래 똑똑한 사람들이 뭐든 잘하는 법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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