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펼쳐보는 전함 크로스 섹션 - 1800년대 영국 목조 군함을 살펴본다 한눈에 펼쳐보는 크로스 섹션
리처드 플라트 지음, 스티븐 비스티 그림, 권루시안(권국성) 옮김 / 진선아이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저렇게 큰 배가 어떻게 바다에 뜰까? 저렇게 큰 비행기가 어떻게 하늘을 날지? 어린이라면 한번쯤은 이런 궁금증을 가져봤을 것이다. 이런 궁금증은 나아가 '배는 어떻게 생겼을까?'라는 호기심을 갖게 한다. 요즘은 아이들의 호기심을 채워줄 수 있는 다양한 책들이 많이 출간되고 있는데, 그 중 눈에 띄는 책이 있다면 <한눈에 펼쳐보는 크로스 섹션> 시리즈이다. '크로스 섹션'이란 사물을 가로, 세로로 자른 그림을 말하는데, 이 시리즈는 세밀화를 통해서 평소 궁금해했던 사물의 모습을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자세히 살펴볼 수 있어서 아이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전함 크로스 섹션>>는 지금은 영국 포츠머스에 영구 정박하고 있지만, 1765년에 만들어지고 1805년 트라팔가르 해전에서 싸운 넬슨 제독의 기함인 제국 군함 '빅토리호'를 세밀화로 담아냈는데, 마치 선원이 된 듯 목조 군함을 세세하게 관찰하고 바다 위 선원들의 생활도 엿볼 수 있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큰 판형에 그려진 대형 그림에는 목조 군함의 내부와 바다 생활과 건강/식사 준비와 식사/ 여가와 보급품 등 선원들의 생활이 세밀화로 자세하게 그리고 재미있게 그려져 있다.
<<전함 크로스 섹션>>을 재미있는 보는 노하우가 있다면, 이 커다란 그림에서 '숨은 그림 찾기'를 하듯 인물을 찾아내는 것인데, 이렇게 주인공을 찾다보면 그림을 더 자세히 살펴볼 수 있고, 집중력을 높일 수 있어 그야말로 일석이조이다.
이 책에서는 '밀항자'를 찾아야 한다. 

 

  

일곱 살밖에 되지 않은 밀항자는 붉은 머리에 뿌루퉁한 표정이며, 쥐새끼처럼 닻줄을 타고 함선 안으로 기어 올라왔다. 이 밀항자의 소재를 신고하는 탑승원에게 함장의 지시에 따라 술 배급을 두 배로 늘려주는 포상이 지급되는데, 그림 구석구석 어딘가에 숨어있을 밀항자를 찾아가는 동안 목조 군함의 진면목도 함께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전함 크로스 섹션>>은 세계적인 일러스트 작가 스티븐 비스티가 그렸고, 배 안의 갖가지 이야기는 리처드 플라트에 의해 쓰여졌는데, 무엇보다 세밀화가 압권인 책이지만, 이야기 역시 흥미롭다. 백과사전처럼 지루할꺼라 생각했는데, 그동안 접해보지 못했던 목조 군함의 이야기라 그런지 새로운 사실에 대해 알아가는 즐거움이 있다.
칸막이를 두르지 않았기 때문에 일을 보는 동안 누구나 들여다 볼 수 있었던 변소, 쥐와 구더기, 바구미 등과 함께 나눠 먹어야 하는 비스킷에 구더기를 없애는 법, 선체의 나무를 쏠았던 굶주린 쥐, 전투가 시작되었을 때의 긴장감 등 곳곳에는 읽을거리가 가득하다. 

1800년 무렵 대영 제국 목조 군함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전함 크로스 섹션>>을 살펴보는 동안, 세밀화와 이야기 덕분에 마치 함께 항해하는 듯한 즐거움에 빠져 들 수 있었다.  

 

(사진출처: '전함 크로스 섹션'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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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민과 잃어버린 목걸이 무민 그림동화 5
토베 얀손 글.그림, 이지영 옮김 / 어린이작가정신 / 2011년 10월
절판


'무민' 시리즈는 애니메이션, 드라마, 뮤지컬 등으로 만들어지면 70여 년이 넘도록 인기를 얻고 있는 캐릭터라고 한다. 그러나 내가 이 캐릭터를 알게 된 것은 불과 3년 정도 밖에 되지 않는데, 책을 통해서라기보다 이 캐릭터를 너무 좋아하는 이웃 블로거를 통해서였다. <무민 시리즈>는 1945년을 시작으로 26년에 걸쳐 8권의 동화와 4권의 그림책으로 출간되었다고 하는데, 1970년 저자 토베 얀손이 더 이상 무민 이야기를 집필하지 않기로 결심한 후로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무민과 잃어버린 목걸이>>는 무민 그림동화 시리즈 다섯 번째 이야기로 아이들에게 '내 것'과 '네 것'에 대한 구분을 일깨워주는 그림동화책이다.

눈부신 여름날 아침, 새소리에 잠이 깬 무민은 창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았다.
무민을 본 필리용크 아주머니네 아이들은 무민에게 정원으로 내려오라고 한다. 늘 자신들과 함게 놀아 주는 무민이 너무 좋은 아이들은 무민에게 선물을 하나 건넸다.
무민이 아이들이 직접 싼 포장지를 풀자, 파란 유리구슬이 달린 멋진 목걸이가 담겨져 있었다.

"혹시 마음에 들지 않으면 스노크 아가씨에게 줘도 돼."

깜짝 선물을 받고 어리둥절해 있던 무민에게 다가온 스노크 아가씨는 무민의 손에 든 목걸이를 궁금해했고, 무민은 스노크 아가씨에게 목걸이를 선물로 주었다.
스노크 아가씨가 고마운 마음에 무민의 뺨에 얼굴을 살짝 갖다 대자 무민은 꿈을 꾸는 것 같았다.
목걸이를 한 스노크 아가씨가 거울을 보러 집으로 들어가자, 무민 엄마에 대해 궁금해하셨다.
무민이 선물한 걸 알게 된 무민 엄마는 무민에게 중요한 사실을 일깨워주셨다.

"네가 스노크에게 줄 선물을 산 것도 몰랐구나."
"그게...사실은 필리용크 아주머니네 아이들이 준 거예요. 아이들이 스노크 아가씨에게 줘도 된다고 했거든요."
"그 아이들이 엄마한테 허락을 받고 너한테 준 거니? 한번 확인해 보렴."


그때 무민네 집으로 가던 꼬마 미이는 필리용크 아주머니네 집에서 큰 소리가 나는 것을 듣게 되었다.
필리용크 아주머니가 보석함에 넣어둔 오팔 목걸이가 없어져 경찰서장님을 모시러 가자, 아이들은 잔뜩 겁에 질려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은 꼬마 미이는 무민에게 목걸리를 건네받고, 후다닥 아주머니 집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아주머니와 경찰서장님이 오시면 집 안에 들어오지 못하게 막아 줘!"

무민와 스노크 아가씨가 시간을 끄는 동안, 꼬마 미이는 무사히 목걸이를 제자리에 놓아두었고, 보석함에서 목걸이를 발견한 경찰서장님은 어이없어 하셨고, 필리용크 아주머니는 어리둥절해졌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지혜롭게 사건을 해결한 꼬마 미이 덕분에 아이들은 어려운 상황을 무사히 넘어갈 수 있었다. 아직 어린 아이들에게는 '네 것'과 '내 것'에 대한 개념이 확실하지 않은데, <<무민과 잃어버린 목걸이>>에서는 그 개념을 이해시키고, 다른 사람의 물건을 주인의 허락없이 갖거나 만져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려준다.
다행이 영리한 꼬마 미이 덕분에 아이들은 상처받지 않고 자신의 잘못을 알고 반성하게 되었고, 꼬마 미이는 어른들에게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을 통해서 누구나 잘못을 저지를 수 있음을 일깨운다.
어른에 비해 아이들은 아직 모르는 것들이 너무도 많다. 부모들의 육아에 의해 조금씩 알아가기도 하고, 실수를 통해서 깨달아가기도 한다. 어른들은 이렇게 실수를 통해서 배우고 성장하는 과정을 이해하고, 꼬마 미이가 그랬던 것처럼 아이들이 상처 받지 않고 잘못 된 점을 고쳐줄 수 있는 지혜를 가져야할 듯 싶다.

<무민 시리즈>는 귀엽운 캐릭터와 다양한 성격을 가진 친구들의 친근한 캐릭터를 통해서 공감을 형성하고, 올바르게 성장하도록 이끌어주고 있기에 오랜 시간동안 사랑받을 수 있었던 거 같다.
<<무민과 잃어버린 목걸이>>를 통해서 처음 이 시리즈와 만나게 되었는데, 이 작품에서 미처 만나보지 못한 캐릭터와 다른 이야기도 사뭇 궁금해진다.

(사진출처: '무민과 잃어버린 목걸이'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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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쥐가 잠자러 가요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35
박정완 글.그림 / 시공주니어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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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볼로냐 국제 어린이 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된 쾌거를 올린 이 작품은 저자가 세상에 내보인 첫 작품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작가가 국제전에서 이렇게 인정을 받게 되면 왠지 저도 뿌듯해집니다.
첫 작품에서 인정을 받은 저자의 이력이 눈길을 사로잡는데, 대학교에서 약학을 공부하고 약사가 된 저자는 그림을 그리고 싶은 꿈을 이루기 위해 그림 공부를 시작했다고 하네요.
저자의 이런 이력이 아이들에게 꿈을 갖게 하고, 용기를 줄 수 있으리라는 생각도 곁들여 봅니다.

가을이 깊어가면서 어둠이 일찍 찾아왔습니다. 컴퓨터 앞에 앉은 이 시각, 온 세상에 잠든 듯 적막해집니다.
마치 고요함이 온 세상에 내려온 듯한 세상의 모습을 담은 그림책의 표지가 아름답게 그려졌네요. 밤하늘 아래 자리잡은 마을의 모습은 아기자기 귀엽게 그려졌는데, 동판화와 콜라주를 혼합하였다고 합니다.
이 밤에 아주 잘 어울리는 그림책인데, 잠들기 싫어하는 아이들, 잠투정하는 아이들에게 읽어주면 안성맞춤일 듯 싶네요.

파란 지붕에 어둠이 내리고 창밖이 캄캄해지면 잠자리에 들 시간이 됩니다.
노랑, 분홍, 초록 예쁜 잠옷을 입은 세 아이가 각자 좋아하는 인형을 꼬옥 안고 잠자리에 들었네요.
자장자장 자장자장
아기 곰, 아기 토끼, 아귀 쥐도 모두 자장자장 잠을 이루는데, 왠일인지 노란 옷을 입은 아이는 왠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마치 밤의 고요함을 무서워하는 듯 합니다.

별님이 하품을 하고, 달님이 떠오른 이 밤에, 아기 쥐도 잠자러 갑니다.
쌔근쌔근 잠들면 꿈속에서 아빠 얼굴, 엄마 얼굴을 만날 수도 있지요. 이제 노란 옷을 입은 아이도 잠이 들었나 봅니다.


앗~!!
그런데 아직 잠을 이루지 못한 쥐 한마리 때문에 아이가 잠에서 깨어나고 말았네요.
겁이 난 아이가 야옹야옹 야옹야옹 고양이를 부르자, 멀리서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리고, 아이는 그 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이 들고 말았습니다.

아기 쥐도 잠이 들고, 온 세상도 잠이 들었지요.
자장자장 자장자장

한 편의 동시를 읽는 듯한 느낌을 주는 아기자기한 그림책입니다. 작은 소품 하나하나가 너무 귀엽고 깜찍하지요. 입체적으로 그리지 않고 쫙~ 펼쳐 놓은 듯 그려놓은 삽화가 기존의 삽화와는 다른 느낌을 주고 있어 보는 즐거움을 더하고, 의성어 의태어가 많이 수록되어 있어 운율이 느껴져 마치 자장가를 부르는 듯 재미납니다.
어둠이 내려앉은 세상의 아름다운 모습이 이야기와 삽화 속에서 잘 묻어나는 아름다운 그림책이네요.
밤이 무서운 아이들, 쉽게 잠들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이 이야기는 아빠 얼굴, 엄마 얼굴 그리고 친구와 별님 달님을 만날 수 있는 재미있는 꿈 속으로 안내할 것입니다.
저도 어쩐지 자장자장 자장자장 스르르 잠이 오네요.

(사진출처: '아기 쥐가 잠자러 가요' 본문,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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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석 강아지 봅 - <책 먹는 여우> 프란치스카 비어만의
프란치스카 비어만 글.그림, 임정희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1년 9월
구판절판


오랫동안 어린이분야 스테디셀러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작품 <책 먹는 여우>는 저학년 어린이 추천도서 목록에서도 빠지지 않는 그림책이다. 이런 이유로 <책 먹는 여우> 작가 프란치스카 비어만의 신작이 나왔다는 소식은 반가움과 기대감을 갖게한다. 이번에는 어떤 기발한 이야기를 들려줄지 기대가 되었는데, 책을 읽어보면서 <책 먹는 여우> 못지 않은 멋진 작품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동생이 태어나는 일은 정말 놀랍고 행복하고 신기한 일이다. 그런데 그렇게 좋은 일만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동생이 있었으면 좋겠다던 큰 아이는 남동생이 생기자 너무 예뻐하며 기저귀를 갈아준다, 우유를 먹어본다, 하며 하루종일 동생 옆에서 꼼짝하지 않았다.
그런데 가족의 관심이 모두 동생에서 쏠리자 서운함을 드러냈고, 동생이 기어다니기 시작하면서 귀찮게 하자 급기야는 동생이 싫어지기까지 했으니 동생이 생겼다고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닌가보다.
요즘은 동생이 생기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 동화책들이 많이 출간되면서 아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기도 하며, 형제애를 알려주기도 한다.
<<자석 강아지 봅>>도 이런 주제를 다루고 있는데, 자칫 식상할 수 있을 법한 이야기를 프란치스카 비어만의 기발한 상상력을 통해서 멋진 이야기로 탄생시켰다.

오통통한 강아지 봅이 태어나자 가족 모두 엄청나게 기뻐했는데 누나 에트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자 그만 그 기쁨이 사라졌는데, 잠자고, 깽깽거리고, 침을 질질 흘리고, 쩝쩝거리며 먹고, 오줌만 싸는 아기 봅에게 실망한 탓에 무척 기분이 상했다. 다른 가족들은 여전히 봅을 좋아했으나, 에트나는 자신이 완전히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학교에 다니는 에트나는 하루 종일 우울하지는 않았지만, 잔뜩 화가 나 있었기에 누구하고라도 당장 싸울 기세였다.

반면 봅은 집안을 돌아다니면서 보이는 것마나 건드려보았고, 장난감들을 있는 대로 빨고, 핥고, 씹고, 물어 뜯었다. 뿐만 아니라 에트나가 아끼는 이불에도 종종 오줌을 싸기도 했으니, 폭발할 것 같은 에트나의 기분을 이해해 줘야할 거 같다.

화가 난 에트나는 손수 뜨개질한 아기용 입마개를 씌워 문제를 해결했으나, 이를 보고 화를 내는 엄마 때문에 오히려 벌을 받아야했다. 이제 에트나는 아주 많이 고달픈 일이지만, 봅을 지켜보면서 자신이 아끼는 물건을 안전하게 치워 두기로 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이죠?

봅을 지켜보던 에트나는 동생의 몸에 물건들이 척척 달라붙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고, 봅에게 자석처럼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이건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에트나는 봅을 데리고 놀이터로 간 뒤, 봅의 몸에 묶인 줄로 손잡이를 만들어 바닥에서 3cm 정도 올라오게 남동생을 번쩍 든 다음 놀이터를 한 바퀴 쭉 돌면서 녹슨 열쇠, 작은 보온병, 쇠로 만든 조그만 토끼, 낡았지만 징이 박힌 예쁜 개 목걸이, 가방 고리와 50원짜리 멍멍이 동전까지 찾아냈다.

이거야말로 진짜 보물찾기예요!

며칠동안 에트나는 딴 사람이 되었다. 친절하고 명랑했다. 봅이 하수구에서 건져 올린 동전으로 친구들에게 사탕과 과자를 잔뜩 사주었고, 오후 내내 누군가의 품에 안겨 동네를 돌아다니며 늘 사탕을 먹은 봅도 아주 신 났다.
그런데 아뿔사! 동전이 잔뜩 든 가방을 들고 달아나는 은행 강도의 가방에 그만 봅이 붙어 버리고만 것이다. 강도가 도망가는 동안 봅의 몸에는 쇼핑 수레 여섯 대가 달라붙었고, 이삿짐 트럭을 지날 때는 뭐가 주렁주렁 매달리고 말았다.
다행이도 철사로 된 울타리에 들러붙어 무사할 수 있었으니 천만다행이지 싶다.

그런데, 강아지 봅은 왜 자석처럼 물건들이 들러붙게 되었을까?

저자 프라치스카 비어만은 경고하고 있다. 절대 절대 따라하면 안된다고 말이다. 그런데 정말 봅과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는걸까? 살짝 궁금하기는 하다. 그래도 절대 절대 따라하면 안된다고 했으니, 그 궁금증은 상상의 세계에서나 풀어보면 좋을 것이다.

이 책에는 동생의 탄생에 대한 기쁨, 실망 그리고 화나고 속상한 누나의 기분이 그림책 속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우리 큰아이가 느꼈던 슬픔을 엿볼 수 있어 짠한 마음이 든다.
우리 집 남매들은 여전히 으르렁댄다. 하루에도 몇 번씩 싸우지말라는 나의 잔소리가 쩌렁쩌렁 온 집안을 울린다.
동생을 사랑하게 된 에트나처럼 우리 아이들도 <<자석 강아지 봅>>을 통해서 동생,누나가 가진 좋은 점을 발견해 보면 어떨까?
좋은 점 찾아보기도 굉장한 보물찾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사랑, 상상력이라는 두 가지의 놀라움을 재미있는 이야기 속에 담아낸 <<자석 강아지 봅>>은 <책 먹는 여우> 못지 않은 사랑을 받을 법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늘부터 내 가족들이 가진 좋은 점, 놀라운 점을 찾아보는 재미있는 보물찾기를 해봐야겠다. 분명 엄청난 일이 일어날 것이다.

(사진출처: '자석 강아지 봅'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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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1-10-27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책을 벌써 리뷰쓰셨군요

동화세상 2011-10-28 09:11   좋아요 0 | URL
원래 읽어본 책이라서요..^^
 
선생님, 우리 얘기 들리세요? - 아이들의 닫힌 마음을 여는 따뜻한 이야기
롭 부예 지음, 김선희 옮김 / 다른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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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우리 얘기가 들리세요?>>는 2010년 '미국 아동서점협회 ABC 최고의 책'으로 선정된 작품으로 저자 롭 부예의 첫 작품이라고 한다. 코네티컷 주 베서니에서 3,4학년 학생들을 6년 동안 가르친 저자는 학생들에게 읽기와 쓰기를 재미있게 가르치기 위해 고민하던 중에 먼저 독자와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아동 문학이 명작들을 탐독하고 직접 어린이 책을 쓰게 (저자 소개中) 되었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책 곳곳에는 수학 수업시간에 했던 1달러로 된 단어가 소개되어 있으며, 책을 좋아하는 주인공 제시카를 통해서 어린이들이 읽으면 좋을법한 책 제목들을 알려준다.
여기서 1달러 단어란, A는 1센트, B는 2센트, C는 3센트, 이런 식으로 26센트인 Z까지 값을 매긴 후에 알파벳 하나하나의 값을 더해 총 1달러가 되는 단어를 찾는 거다. (본문 24p) 

훌쩍,훌쩍...책을 읽다가 결국 눈물을 흘리고야 말았다. 선생님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걱정하는 아이들, 아이들의 마음을 열게 한 테업트 선생님과의 교감이 너무도 감동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5학년 11살의 아이들 7명이 등장하는데,
장난치기를 좋아하는 공식 악동 '피터'와 엄마 아빠의 이혼으로 마음의 상처를 갖게 된 제시카, 똑똑하지만 고집불통인 루크, 친구들 사이를 이간질하며 편을 나누고 그들 사이에서 군림하고 싶어하는 알렉시아, 늘 조용하고 모든 일에 시큰둥하지만 아픈 비밀을 가진 제프리, 뚱뚱한 외모 때문에 놀림을 당하고 알렉시아 앞에서 늘 작아지는 대니엘, 27살의 엄마를 둔 늘 말이 없는 애나가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아이들에게 "오늘 학교에서 어땠니?"하고 물어보세요. 20명이 한 반이라면 아마 20개의 대답이 돌아올 겁니다. 제 책 속의 일곱 친구들도 테업트 선생님과 보낸 1년을 여러분에게 이야기하고 싶어 했어요. 모두가 할 말이 있었던 거지요.(저자와의 인터뷰 中) 

이 책은 버지니아 외버 울프의 작품 <Bat 6>에서 영향을 받은 저자가 5학년 새학기가 시작된 9월부터 6월까지의 이야기를 매 사건마다 7명의 아이들의 각각의 시각과 생각을 담은 형식으로 담아냈다. 

'교실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훤히 꿰뚫고 있어.' 이렇게.
난 그런 선생님이 썩 맘에 들었다. 확실히 재미있겠어. 게다가 난 재미있는 녀석이니까. 올해는 어쩐지 학교생활이 재미있을 것 같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본문 19p) 

테업트 선생님은 아이들을 윽박지르거나 안된다고 말씀하시지 않는다. 수업시간에 화장실을 들락거리는 피터에게는 "우리 할아버지가 나한테 그러셨지. 고추 좀 묶고 다니라고." (본문 19p) 라고 말씀하시거나, 축구장에 풀잎이 모두 몇 개인지를 맞추는 문제를 내기도 하고, '식물 키우기' 시간에는 일주일 동안 주고 싶은 것은 뭐든지 주면서 마음대로 콩을 키워보라고 하신다.
아이들은 샐러드드레싱을 넣거나, 고양이 똥 상자에 까는 흙과 탄산음료와 메이플 시럽 등을 섞어 넣어주기도 했고, 오렌지 주스에 커쳅과 배탈 약을 섞어서 주기도 했다.
교실에서 일어난 일들을 모두 꿰뚫어보고 계셨고, 아이들이 서로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기회를 주기도 했다.
피터가 교실을 물바다로 만든 것도, 알렉시아가 대니엘을 뚱뚱하다고 놀리고, 제시카와 대니엘을 사이를 떼어놓는 심술궂은 행동을 하는 것도 알고 계셨고, 아이들이 어떤 상처를 안고 있는지도 알고 계셨다.
아이들은 모두 선생님을 좋아했고, 선생님의 도움으로 친구들의 관계도 조금씩 나아지는 듯 했지만, 고작 1초로 모든 것이 산산히 부서지고 말았다. 

루크-테업트 선생님이 우리를 말렸어야 했다. 선생님은 우리를 너무 내벼려뒀다.
피터-되돌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걸 던지려고 했던 게 아니었는데...
애나-제발 우리 선생님이 무사하기를... (본문 177,178,179p) 

테업트 선생님은 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지게 되지만, 아이들은 서로를 이해하고 감싸는 법을 배웠으며 그들 안에 존재했던 상처들을 대면하고 치유하는 법과 화해,용서 그리고 기다리고 노력하는 법을 알려주셨다.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다. (중략) 난 이제 이 사고가 알렉시아한테 뭘 가져다 줬는지 알게 됐다. 이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다면, 알렉시아는 우리랑 다시 친구가 되지 못했을거다. 이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다면, 대니엘이 애나네 집에 가지 못했을 거다. (본문 233,234p)
나는 노력했다. 테업트 선생님은 노력하는 법까지 가르쳐 주셨다. (본문 262p) 

얽혀있던 실타래가 조금씩 풀리듯, 그들이 가진 아픔과 상처가 조금씩 아물기 시작했고, 닫혀있던 마음의 문이 조금씩 열리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죄의식과 슬픔을 견디고 훌쩍 자라게 되었다. 마지막 편 '6월 1달러짜리 남자'에서 보여주는 감동은 오랫동안 눈가를 촉촉하게 해주었는데, 기쁨과 안도 그리고 행복 등의 눈물이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테업트 선생님은 현 교육환경과 교권 등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학업,성적, 숫자로만 아이들을 평가하고, 아이들과 교사와의 교감보다는 경쟁만 부추기는 교육현실에 안타까움을 갖게 한다. 청소년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현 우리 사회에서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교사와 학생들과의 교감, 부모와 자녀와의 교감이 아닐까?
<<선생님, 우리 얘기 들리세요?>>는 우리들의 마음을 봐 달라는, 이 시대 아이들의 외침(출판사 서평 中)이듯, 저자는 우리 아이들의 마음을 책을 통해서 전달한다. 이제 교사,부모는 아이들의 그 외침에 대답해주어야 할때가 아닌가 싶다.
부록에 실린 저자와의 인터뷰에서 저자는 2012년 가을 이 작품의 뒷이야기가 출간될 예정이라고 했다. 벌써부터 테업트 선생님과 아이들과의 에피소드가 설레임과 기대감으로 기다려진다. 

 

(이미지출처: '선생님, 우리 얘기 들리세요?'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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