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름 돋는 과학 퀴즈 앗, 이렇게 재미있는 과학이 150
닉 아놀드 지음, 김은숙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앗! 시리즈>는 1999년 첫 스타트를 끊은 후 굉장한 호응을 얻고 있는 시리즈인데, 다양한 주제와 구성으로 재미있고 쉽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소름 돋는 과학 퀴즈>>는 어렵고 까다로운 과학분야에 대한 선입견을 과감히 파괴시켜 줄 수 있는 소재로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작품이다. 또한 퀴즈 형식을 구성으로 하여,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과학 지식을 말랑말랑하게 전달하고 있다는 강점을 지녔다. 


 

<<소름 돋는 과학 퀴즈>>에서는 의학, 물리,천문, 화학, 생물, 고생물학 등 과학의 여러 분야를 수록하고 있는데, 이 분야에서 가장 오싹하고 흥미진진한 소재를 통해서 과학에 대한 호기심, 흥미로움을 이끌어준다. 

선생님이 모르는 사실을 알려 주는 책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책만 있다면 여러분 인생은 180도 달라질 텐데...
퀴즈와 만화가 잔뜩 들어 있고, 덤으로 선생님에게 낼 특별한 문제까지 들어 있는 책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면 과학 시간이 정말 기다려질텐데....
그래도 어떤 책인지 느낌이 오지 않는다면, 달리 생각해 보자.
과학을 오싹오싹하고 흥미진진하게 만들어 주는 이야기로 가득한 책이라고 상상해 보면 어떨까? (본문 7,8p) 

이런 책이 있다면 상상만으로도 과학이 정말 흥미롭고 재미있을 것이다. <<소름 돋는 과학 퀴즈>>는 이 상상의 책을 만들어냈다. 여러 분야의 과학 속에서 오싹하고 흥미진진한 소재만을 담았으니, 이제 과학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1905년 프랑스 보리우 박사는 막 목이 잘린 살인자의 머리를 조사했다. 과연 어떤 일을 겪었을까?
문제가 오싹하다. 답에 대한 궁금증, 호기심 때문에 과학에 조금씩 흥미가 생겨난다.
중세 유럽에서는 고대 이집트 미라의 일부를 사들여 약으로 썼다고 한다. 프랑스 국왕 프랑수아 1세(1494~1547년)도 몸이 아플 때마다 미라의 살을 한 움큼씩 베어 먹었으며, 1830년대 미국에서는 토마토케첩이 만병통치약으로 팔렸다고 하니, 책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물리학에서도 재미있는 이야기가 참 많다.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을 뉴턴은 과학 숙제를 하는데 고양이가 자꾸 들락날락하여 고양이를 위한 출입구를 발명했다고 하니, 과학은 우리의 실생활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님을 다시금 깨닫는다.
우주학에서는 좀 더럽지만 재미있는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우주선에서 화장실을 쓸때는 환풍기를 켜서 변기로 똥오줌이 빨려 나가게 해야한다고 한다. 환풍기를 켜지 않으면 똥오줌을 뒤집어 쓸 수 있게 되므로, 나중에 우주선에서 화장실을 갈 일이 생긴다면 꼭 기억해야 할 것이다.
나는 학창시절 과학 중 화학이 참 힘들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 책속에서 만나는 화학은 재미있고 흥미롭다. 

화학은 정말 멋진 과학 분야야! 집을 한번 둘러봐. 세제, 비누, 살균제, 페인트, 염색약이 눈에 띌 거야. 모두 화학 물질이지! (본문 68p) 

 

1864년 남부 연합군은 남북 전쟁에 화약이 떨어질지 몰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하지만 오줌에 들어 있는 질산에 칼륨을 녹여 질산칼륨을 만들고 그 질산칼륨으로 화약을 만들 수 있다. 그러니 오줌을 기부하기 바란다. 오줌 한 컵이면 화약이 한 움큼! (본문 77p) 

생물학도 예외는 아니다. 모기는 무려 47개나 되는 이빨을 가지고 있다고 하니 생물학도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분야가 아닌가. 

  

<<소름 돋는 과학 퀴즈>>는 그동안 다루지 않았던 과학의 흥미로운 소재를 다룸으로써 그동안 과학에서 느낄 수 없었던 오싹함, 흥미로움,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유도한다. '직접 해 보는 실험'을 통해 실험을 해보는 것도 정말 재미있다.
초등 3학년이 되면서부터 아이들은 과학,사회라는 생소한 분야를 접하게 되면서 어려워하고 까다로워하는데, 이렇듯 과학을 재미있게 느낄 수 있는 책을 읽는 것은 학습에도 능률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과학도 재미있구나! 흥미롭구나! 라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소름 돋는 과학 퀴즈>>로 과학의 재미와 흥미를 UP시켜보자. 

(사진출처: '소름 돋는 과학 퀴즈'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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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두들 놀이책 2 - 크리스마스와 겨울 친구들 똑똑한 두들 놀이책 2
피오나 와트 글, 에리카 해리슨.케이티 러벨 그림 / 진선아이 / 2011년 10월
절판


두들(doodle)이란, 자유롭게 쓱쓱 그리는 그림을 뜻하는 말이라고 한다. 정형화된 형태의 그림을 그리는 것이 미술 활동의 전부라고 생각했던 옛날과 달리 요즘은 마음껏 상상해서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면서 창의력과 상상력을 높이는 미술이 각광을 받고 있다.
아이들은 자신의 생각을 글로 쓰기보다는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을 더 좋아하는데, 어휘보다는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이 자신의 생각을 더 자유롭게 나타낼 수 있으며, 그림을 그리는 것은 학습이 아니라 하나의 놀이라고 생각하기에 더 즐겁게 활동할 수 있기 때문인 듯 싶다. 이런 잇점으로 인해 요즘은 미술을 이용한 다양한 학습 프로그램이 생겨나기도 한다.
<<똑똑한 두들 놀이책>>시리즈는 미술을 통해 어린이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높이며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표현할 수 있도록 다양한 미술활동을 담아낸 워크북이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작은 아이는 벌써부터 크리스마스를 기다리고 있다. 눈은 언제 내릴지? 크리스마스는 몇 밤을 자야되는지? 산타할아버지는 어떤 선물을 주실지? 벌써부터 설레임으로 크리스마스를 기다린다.
이번에 선보인 <<똑똑한 두들 놀이책 2>>는 크리스마스와 겨울 친구들을 주제로 하고 있는데, 이 책을 보자마자 너무 즐거워한다.
겨울이 선뜻 다가온 듯 행복한 모양이다.

책을 펼쳐보니 정말 다양하게 활동할 수 있는 내용들이 풍성하게 담겨져 있다.
다양한 색으로 색칠하기, 사물로 공간 채워넣기, 다양한 모습으로 디자인하기, 마음껏 상상해서 표현해보기 등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활동이 가득하다.

펑펑 눈이 내리면 커다란 눈사람을 만들 생각에 설레여하는 아이는 어떤 눈사람을 만들지 고민을 한다. 재미있는 모습의 눈사람을 그리면서 즐거워하고 기뻐한다. 자신이 그린 눈사람을 보며 박수를 치는 모습이 무척 행복해보인다.

야구하는 눈사람, 못생긴 눈사람, 땀 흘리는 눈사람, 우는 눈사람, 화난 눈사람, 꽁꽁 언 눈사람 등 그 모습이 참 다양하다.

양말 속에는 크리스마스날 산타할아버지에게 받고 싶은 로보트가 그려져있다. 멋지게 꾸민 양말 속에 로보트를 그리면서 얼마나 설레였을지 짐작이 간다.
크리스마스 트리도 멋지게 꾸미면서 겨울을 기다려본다.

상상력의 경계를 허물고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똑똑한 두들 놀이책>>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표현함으로써 자신감을 갖게 한다. 그림을 잘 그리고, 못 그린 것을 판단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어른들은 그저 아이의 상상 속 이야기를 들어주고, 표현할 수 있도록 격려해주면 되는 것이다.

그림을 그리면서 자신감이 쑥~ 자라는 아이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좋은 책을 선물했다는 생각에 뿌듯해진다.

틀에서 벗어난 여행에서 새롭고 즐거운 생각들이 샘솟듯 자유로운 드로잉은 아이의 그림에 특별한 창의력과 상상력을 선물합니다. (표지 中)

자유롭게 생각하고 그리면서 창의력과 상상력을 샘솟게하는 <<똑똑한 두들 그림책 2>>는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위한 좋은 선물이 될 듯 싶다.

(사진출처: '똑똑한 두들 그림책 2'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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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1-10-20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넘 관심가던 책이에요

동화세상 2011-10-20 13:29   좋아요 0 | URL
아이들이 참 좋아할 법한 구성이더라구요
 
그냥, 컬링 (양장) - 2011 제5회 블루픽션상 수상작
최상희 지음 / 비룡소 / 2011년 9월
평점 :
품절


다음 페이지가 궁금해서 사무실에서 몰래 책을 펼쳐놓고 읽었다. 히죽히죽 웃는 내 모습이 이상했는지 같이 일하는 직원이 날 쳐다본다. 으레 청소년 소설이 그렇듯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는 이들의 아픔이나 상처를 보듬어주는 이야기가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에 특별히 기대감없이 읽기 시작했는데, 읽는 순간부터 훅 빨려드는 것이, 곳곳에 유머 넘치는 대사와 장면의 묘사가 압권이다.
대부분의 청소년 소설에서 그렇듯, 이 책에서도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는 이들에게 희망을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그 무엇도 되지 못할까 봐 두려워하는 소년들에게 보내는 작은 메시지'를 위트 넘치는 이야기 속에 담아냈다. 

괜히 기분이 안 좋거나 괜히 기분이 좋은 날이 있다. 어떤 특별한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그야말로 '그냥' 그런 날이 있다. 꼭 어떤 특별한 이유를 부여하지 않고 말그대로 '그냥', 그런 날은 '그냥'이라는 단어 외에는 표현할 수 없다.
하물며, 내 기분을 표현하는 것 조차에도 '그냥' 외에는 표현할 길이 없는 날이 있기 마련인데 우리는 무슨 일을 할 때 꼭 의미를 부여하려고 한다. '그냥' 그 일이 하고 싶을 때가 있는데 누군가는 꼭 그 이유를 묻고, 의미를 찾으려고 한다. 그 의미를 부여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어른들이다. 어른들은 그 일이 성공으로 가는 열쇠가 되어야 하고, 돈을 잘 벌 수 있는 일이어야만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꼭 그런 의미가 아니라하더라도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것도 삶의 의미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컬링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몇 번 본 적은 있다. 박진감이 넘치거나 스릴이 넘치는 스포츠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인지, 나 역시도 비인기 종목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주인공 차을하 역시 마찬가지였다.
사흘 연속 지각한 벌로 혼자 남아 격하게 복도 바닥을 비질하고 있는 을하에게 산적 같은 강산 '산적'과 멸치대가리 같은 서인용 '며루치'가 다가온다. 비질하고 있는 팔의 힘과 브러시 동작이 우아하며 스피드도 훌륭하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는 이들이 원하는 것은 을하에게 함께 컬링을 하자는 것이었다. 네 명의 구성원이 필요한 이들에게 차을하는 컬링 꿈나무란다. 규율이 싫고, 학교하고 아무 상관없는 컬링을 할 필요가 없어 싫다고 말하는 을하에게 산적은 말한다.

"할 필요 없는 걸 뭐 하러 하냐?"
"넌......필요 있는 것만 하고 살았냐?"
(본문 16p) 

결국 산적의 딱딱한 표정과 기세에 눌린 을하는 예능 프로그램들이 텔레비전 황금 시간대를 달구기 시작하는 때에 컬링장에 서 있다. 왜 하는지도 모르겠고, 재미도 느끼지 못하던 을하는 결국 테이블 위의 단무지와 김치 사이를 뚫고 떢볶이 접시에 인 하고 싶은 욕망이 스멀스멀 피어나더니, 둥그스름한 것은 뭐든지 굴려 보고 싶은 열망이 용트림하고, 방바닥 위 머리카락은 단 한 올도 허용할 수 없는 결벽증까지 분출(본문 151p)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는사이, 을하는 산적과 며루치와 친구가 되었다.
이제 그들은 대회에 나가기 위해 '그냥 컬링팀'으로 참가 신청을 하게 되는데, 산적에게 뜻밖의 사고가 생긴다.
힘 있는 자와 없는 자의 승패가 무의미한 싸움에 걸려든 산적을 통해 아이들의 눈에 비추어지는 어른들의 추잡함을 보게 된다. 

"사람들은 말이다. 자기가 힘이 없다는 걸 알고 있어. 하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은 거야. 절대 인정 안 하지. 대신 자기보다 힘이 약한 사람을 찾아내. 어떻게든 찾아내지. 누군가를 희생양으로 삼아야 안심이 되거든. 옳고 그른 건 상관없어. 자기만 아니면 돼. 강 군은 지금 그 희생양이 된 거야." (본문 245p) 

그렇다. 누군가에게 산적은 힘 없는 약자이다. 아버지의 죽음과 엄마의 가출, 빚, 가난 등이 산적을 힘없는 약자로 결정해 놓았다. 하지만 산적은 그렇게 힘이 약한 존재가 아니다. 비겁한 그들과 다르게 사는 법을 깨달았고, 혼자 힘으로 나아가는 법을 알게 되었다.  

"생각해 보니 내가 진 빚도 아니야. 내가 갚아야 할 빚도 아니고. 그런데도 우리 가족은 이렇게 됐어. 빚만 다 갚으면 엄마랑 모여 살 수 있겠지. 우리도 남들처럼 살 수 있겠지. 그렇게 생각했어. 그런데 말이야. 이런 식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해. 남들과 똑같은 방법으로는 말이야. 내가 아무리 기를 쓰고 달려도 벌써 남들은 그만큼 앞서 나가 있어. 그리고 더 나쁜 건, 앞선 놈들을 내가 추격조차 할 수 없게 만든다는 거야. 그래서 나, 이제 뒤쫓는 건 그만두려고. 이제 다른 방법으로 빚을 갚아 보려고 해. 그래서 학교, 이참에 그만둘까 한다." (본문 272,273p) 

마음대로 되는 게 별로 없는 산적에게 컬링은 야구를 하지 못하게 된 상처를 씻어주었고, 숨통을 툭 트이게 해주었다.  

아무도 관심을 가지 않고, 전혀 중요치 않은 일이다. 그래도 우리는 하고 있다, 컬링. 이 어둠 속, 혼자서 아니라서 좋다. 달려간다. 함께하기 위해서. 아마도 그래서 하는 것이다. 컬링, 우리는 하고 있다. (본문 279p) 

어떤 일에 꼭 의미를 부여해야만 하는 것은 아닌 듯 하다. 어떤 목적이나 목표가 아니라해도, '그냥' 하고싶은 순수한 에너지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 '진짜 살기싫은 표정'을 하고 있는 을하에게 컬링과 친구는 삶의 의미가 되었으니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지금 우리 사회는 돈도 없고 빽도 없으면 당하는 세상이다. 그래서 죽어라고 공부해서 돈도 벌어야하고, 사회적 지위도 얻어야만 한다. 그래야 좀 살만해지니까. 그런데 정말 행복할까? 그 목표와 목적을 죽어라고 쫓아가는 것이 행복한 일인가 말이다.
대전에서 '제2의 김연아'로 불리던 을하 동생 연화는 어떠한가? 말을 잃어버린 연화에게 '그냥'이라는 탈출구는 존재하지 않았다. 

"왜 하는 거냐, 컬링?"
'"그게....중요하냐?"
"듣고 싶다. 왜냐?"
"그냥."
"그. 냥."  

"숨통이 툭 트이더라. 왠지 모르지만. 그냥." (본문 275,276p)

위트넘치는 대사와 장면들이 배시시 웃음이 나게 하는 이야기지만, 그 속에는 무거운 주제들이 내포되어 있다. 자식 때문에 살아가는 엄마, 자식을 버리고 가출한 엄마, 빽을 믿고 멋대로 행동하는 야구부, 그 빽으로 인해 당해야하는 약자들, 아이들의 진실에 귀기울이지 않는 교사, 진실을 밝혀내지 않는 경찰 등등등 곳곳에 담겨진 이야기들은 충분이 이 책을 암울하게 만들어낼 수 있었지만, 저자는 무거운 이야기를 위트로 넘기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코 가볍지 않게. 

이제 을하는 삶의 의미를 찾게 되었다. 뚜렷한 목적, 목표가 없이도, 삶의 의미는 충분히 부여된다. 그 속에서 새로운 목표와 열정은 충분히 찾아낼 수 있지 않겠는가. 

'그냥'이라는 단어는 굉장히 성의없는 단어라고 생각했다. 대답하기 싫은 말도 어물쩡 넘겨버리는 가벼운 단어라고 생각했는데, <<그냥, 컬링>>을 읽고 난 뒤에는 이 단어가 굉장히 큰 단어라는 생각이 든다. 나 자신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삶의 의미와 행복을 전부 담아내고 있으므로. 난 이 책이 마음에 든다. 그냥 내 마음에 쏙 들었다. 그걸로 충분한 거 아닌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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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1-10-19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읽고 싶었어요

동화세상 2011-10-19 15:07   좋아요 0 | URL
너무 재미있었어요. 기회되면 한번 읽어보세요~
 
언페어
하타 타케히코 지음, 김경인 옮김 / 북스토리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아주 오랜만에 마음에 드는 추리소설 한편을 만나게 되었다. 책을 읽기시작하면서부터 손을 놓기가 어려울 정도였기에,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는 동안에도 놀라운 집중력으로 책을 읽었다. 범인을 추리해가는 동안, 작가는 독자로 하여금 혼돈을 주고 있는데 범인이다,라고 확신할 때 쯤이면 또다른 용의자가 등장한다. 독자의 추리는 점점 미궁 속으로 빠지게 되는데 이 정도면 작가의 구성력이나 필력이 얼마나 뛰어난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이 소설은 흥미로움과 재미 그리고 긴장감을 모두 갖추고 있는 작품이기에 이미 영화와 드라마로 만들어졌다는 점이 놀라운 일도 아닌 거 같다. 9월 일본에서 개봉을 앞두고 있다고 하니 이 또한 궁금하다. 

<<언페어>>추리소설 속에는 T.H. <추리소설>이 등장한다. 소설 속에 또 다른 소설이 등장하는 형식으로, 소설 속 살인 사건이 실제로 일어나면서 독자,형사 그리고 범인과의 두뇌싸움이 시작된다.  

6월 14일 건설 중인 채로 몇 년째 방치되어 있는 빌딩 앞에서 접점을 알 수 없는 두 명이 피살된 채 발견된다. 

"이것이, 리얼리티."
"그리고, 독창성." (본문 12p) 

범인은 범죄현장에 '불공정한 것은, 누구인가?'라는 책갈피를 남겨둔다. 

유키히라는 검거율 1위로 '쓸데없이' 미인인 여형사로 이 사건에 투입되는데, 소설 속 개성강한 캐릭터 중에서도 단연 으뜸인 인물로 굉장한 매력을 가진 주인공이다. 지칠줄 모르는 체력과 사건에 대한 집중력이 뛰어나며 굉장한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어 수사1과 과장인 야마지, 파트너 형사인 안도 역시 그녀에게 감히 반감의 의사를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이다.
하지만 강한 그녀에게도 악몽같은 사건이 있었는데,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의 총기 발사로 인한 여론의 비난과 가족의 분열이었다. 

그리고 범인이 아닐까?라는 의구심을 들게하는 독자와 형사를 헤깔리게 하는 인물들이 존재한다.
이와사키 출판 편집자로 '실제 판매부수 10만 부. 매출 1억 6천만 엔'이라는 영업목표를 달성해야하는 감정보다는 이성적이면서도 냉철한 인물 세자키.
미스터리 작가로 소재의 고갈로 인해 미스터리 연구회 소속 소설가가 꿈인 다구치의 아이디어를 제공받는 다루메.
W대학 문학부 7학년생으로 다루메를 통해 추리소설가가 되기 위해 다루메의 소설을 대필하는 리에코와 미키의 관심을 받고 있는 다구치.
다구치와 같은 대학 4학년생으로 2년째 행방불명이며, 리에코에게 사랑을 고백했다가 차인 경험이 있는 히라이.
살인 사건이 발생하기전 사건을 암시하는 듯한 문자를 받게 되며, 히라이가 범인임을 확신하는 리에코.
작가 구루메의 비서로 소설 속 짧은 분량 속에서도 굉장히 의심스러운 행동을 보이는 마리. 

처음 살인사건이 발생 후 조금의 해결점을 찾지 못하는 상황 속에 또 하나의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세자키가 운영하는 출판사에서 개최하고, 구루메가 심사위원으로 진행되는 '신인문학상' 시상식에서 세자키의 친구 구리야마가 독극물에 의해 사망한다. 범인이 남긴 책갈피는 세자키의 양복 주머니에서 발견되고 곧이어  여러 출판사들과 경찰에 범인이 쓴 작품이라 짐작되는<추리소설> 상권이 배달된다.

이 소설 속에는 그동안 일어난 살인 사건이 기록되어 있었으며, 범인은 이 소설의 다음 이야기를 낙찰하라는 요구과 함께 일주일의 기한동안 3사의 신문에 최저입찰가 3천만 엔을 게재할 것을 요구하였고, 입찰하지 않을 경우 또 한명의 희생자가 발생할 수 있음을 예고한다. 

무차별 살인일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는 걸까?
편집자 구리야마 소헤이. 회사원 스즈키 히로무, 여고생 다츠이 마도카, 그리고 'S'라고만 표기한 남자 - 그들 간의 연관성을 찾을 수 없다. 네 명의 인간이 있으면, 이론상으로는 여섯 개의 관계 라인을 그릴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여전히 경찰은 한 개의 라인도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 (본문 141p) 

이렇게 사건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을 때, 세자키는 사건의 실마리가 될 만한 2년전 한 청년의 응모작을 생각해내고, 유키히라는 점점 수사망을 좁히게 되지만, 사건은 계속 일어나고 범인은 또 한번의 살인 사건을 예고한다. 

이 살인의 책임은, 내 소설을 무시한 경찰과 매스컴에 있다.
다음 살인은 1주일 후. 최저입찰가 1억 엔.
다음 피해자는 일곱 살 소녀. 그 아이의 목숨을 구하고 싶다면 나의 <추리소설>을 낙찰하라! (본문 203p) 

우리가 추리 소설을 볼 때는 몇 가지 법칙이 존재한다. 그 법칙으로 인해서 독자는 범인을 추리해나가게 되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된다. 그 법칙 중에는 '범인은 클라이맥스에서 절대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가 존재하는데, 책을 읽는 동안 이 사람이 범인이 아닐까?라고 주목한 인물 중에 진실을 말하는 자는 과연 누구일까? 이 소설은 끝까지 긴장감을 놓지 않고 있다.
독자들이 추리소설을 읽을 때 '리얼리티와 독창성'이라는 부분에 중점을 둔다. 범인이 누구인지가 뻔한 내용과 결말에 대해서는 인색한 점수를 준다. 이런 소설에 대해서는 악평과 독자들의 외면만이 남게 되는데 이 소설 속에 등장하는 <추리소설>은 '리얼리티와 독창성'을 추구하는 독자와 편집자들을 꼬집고 있는 셈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명탐정의 규칙>>에서 작가는 독자,추리소설을 쓰는 작가 등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한 적이 있는데, 이 소설 속에서도 독자와 편집자, 출판사에 대한 저자의 아쉬움이 숨겨져 있는 듯 보인다. 


 

저자의 의도가 어찌되었건 간에 이 책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쉴새없는 긴장감과 탄탄한 구성력으로 책을 읽기 시작하면 절대 놓칠 수 없는 흡입력을 가진 작품이라는 점이다. 또한 인물 하나하나의 묘사와 뚜렷한 개성 그리고 사건에 대한 뛰어난 묘사로 인해 리얼리티가 살아있다. 오랜만에 정말 흥미진진하고 재미와 긴장감을 모두 갖춘 추리소설 한편과 만나게 되었다. 범인이 밝혀질 때의 그 놀라움과 통쾌함이 무더위를 한방에 날려버렸다. 

내가 쓴 <추리소설>은 완성된다. 현실적으로 관측되고, 증명된, 리얼리티 넘치는 소설이 된다. (본문 286p) 

이 문구는 어쩌면 작가 자신이 이 작품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를 기록한 내용은 아니었을까? ^^ 

(사진출처: '언페어'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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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지와 빵집주인 비룡소의 그림동화 57
코키 폴 그림, 로빈 자네스 글, 김중철 옮김 / 비룡소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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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0월 말경에 있을 작은 아이의 독서퀴즈대회에 다섯 권의 책이 선정되었는데, 선정된 책은 바로 <칠판 앞에 나가기 싫어><황소의 도깨비><무지개 물고기><강아지 똥> 그리고 이 책 <<샌지와 빵집 주인>>이다. 이번 기회로 이 그림책을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삽화를 그린 아티스트 이름에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바로 <마녀 위니> 시리즈의 아티스트 코키 폴이었기 때문이다.
<마녀 위니> 시리즈에서도 그랬지만, 이 작품에서도 그림을 보는 즐거움을 주고 있는데, 디테일한 삽화가 압권이다.

독서의 유익함에 대해서 열거하자면 손가락 발가락이 부족할 정도인데,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아이들에게 옳고 그름을 구별할 수 있는 지혜를 갖추기 위함일 것이다. 이런 지혜를 주는 이야기 중의 하나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솔로몬의 지혜'인데, <<샌지와 빵집 주인>>에서도 이런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샌지는 젊었을 때 여행을 많이 했는데, 어느 날 전설의 도시 후라치아에 도착하게 되었다.
이곳은 장수꾼들이 향료, 보석 그리고 울긋불긋한 비단을 팔고 사는 멋진 곳이었고, 샌지는 이곳에 잠시 머물기로 했다.

샌지는 작고 아담했지만 아주 아늑한 마음에 드는 방을 찾았는데, 무엇보다 이 방 밑에 빵집이 있다는 게 가장 좋았다.
아침에 눈을 뜨면, 아주 맛있는 냄새가 빵집에서 풍겨 왔고, 베란다에 서서 숨을 한 번 크게 들이 쉬어 기가 막히게 좋은 냄새를 코로 훅훅 들이마셨다.
샌지가 빵 냄새를 맡는다는 걸 알게 된 빵집 주인은 샌지가 여러 날동안 빵 냄새를 들이마시는 걸 쳐다보았다.

어느 날 저녁, 빵집 주인은 샌지를 향해 "이 도둑놈아! 넌 내 빵 냄새를 훔쳤어!"라며 빵 냄새 값을 달라고 위협했고, 샌지를 고소했다.

이야기를 들은 재판관은 두 사람을 내일 아침 9시에 다시 오라고 했고, 샌지에게는 은닢 다섯 냥을 가지고 오라고 했다.
은닢 다섯 냥이 없는 샌지는 친구들에게 빌려야만 했고, 다시 갚을 일을 걱정해야했다.

하지만, 재판관의 현명한 판결로 인해 샌지의 걱정은 씻은 듯이 사라지게 되었다.

'솔로몬의 지혜'와 비슷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조금 아쉬운 점이 남지만, 구석구석 볼거리가 많은 삽화가 그 아쉬움을 채워주기에 충분한 듯 싶다. 다양한 인물들의 표정이 익살스러우면서도 풍부하고, 소품 하나하나도 디테일하게 그려졌다. 뿐만 아니라, 샌지가 은닢을 빌리러 다니는 그림 중에는 코키 폴의 또다른 주인공 '마녀 위기'가 특별출현(?)하고 있어 즐거움을 더한다.
은닢을 무사히 들고 나온 샌지를 향해 손을 내밀고 있는 친구들의 모습은 또 얼마나 우스운지..... 삽화 하나하나를 보는 즐거움을 가득한 그림책이다.

어린이들이 독서를 통해서 탐욕스러운 빵집 주인이 아닌, 이 책의 재판관처럼 혹은 솔로몬처럼 지혜로운 사람으로 자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샌지와 빵집 주인>>은 유익한 내용 뿐만 아니라 볼거리라 너무도 많은 그림책이다. 1학년 독서퀴즈대회 도서로 선정되기에 충분한 작품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사진출처: '샌지와 빵집 주인'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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