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세계 아티카
게리 킬워스 지음, 안인희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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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초등저학년 즈음, 우리 집에는 다락방이 있었다. 나만의 공간이라 생각하며 그곳에서 지내는 걸 좋아했는데 밤에도 혼자 다락방에서 자는 것을 즐겼다. 계단이 꽤 높은 다락방이었는데 그곳에는 작은 앉은뱅이 책상이 하나 있었고, 나는 그곳에서 숙제를 하기도 하고,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도 했다.
흔히 다락방에는 사용하지 않는 온갖 잡동사니가 가득 담겨져 있곤 했는데, 내 다락방도 예외는 아니었는데, 다락방을 가득채운 쓸모없는 물건들은 내게는 즐거운 장난감이 되기도 하고 상상을 펼치는 소재가 되기도 했다.
어린시절 이렇게 보냈던 기억들을 잊고 있었는데. <<잃어버린 세계 아티카>>를 읽다가 문득 오래전 기억을 끄집어내게 되었다. 

  

아티카(Attica)는 다락방(attic)라는 말에서 왔는데, 고대 그리스의 지방 이름이고, 아테네가 아티카 지방의 수도였다. 다락방에 가게 된 클로, 조디 그리고 알렉스는 끝없이 넓은 다락방을 아티카라고 불렀다.
새 아빠 벤의 외아들 조디, 아시아계 조상에게서 매우 아름다운 새카만 머리카락을 물려받은 소녀 클로는 엄마의 맏딸인데 약간 반항적인 기질이 있다. 알렉스는 클로의 남동생으로 좀처럼 속을 드러내지 않는 성품이 조용한 소년이다.
아이들은 아직도 부모의 새로운 결합이 익숙하지 않았고, 상대방의 부모를 어떻게 불러야 할지 어색해했다.
홀로 외롭게 지내는 노인 그랜덤 씨는 낯선 사람들과 집을 나누어 쓸 생각이 없었지만, 재정적인 어려움으로 윌슨네 가족에게 2층을 내주게 되었고, 이들은 이렇게 새로운 집에서 새로운 가족과 살아가게 되었다. 무뚝뚝한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이는 재주가 있다고 스스로 믿고 있는 클로는 그랜덤 씨와의 친하게 지내기 위해 노력했는데, 얼마 후 그랜덤 씨의 오래전 사랑 이야기를 듣게 된다. 수전이란 이름의 아가씨와 약혼을 하고, 전쟁에 나가기 전 '수도사 자크'의 멜로디가 나오는 시계를 선물받았다. 그러나 전쟁이 끝난 후 집으로 돌아왔을 때 그녀는 나이 많은 남자와 결혼하고 다른 곳으로 이사를 했다. 이에 그랜덤 씨는 시계를 다락방에 던져버렸는데, 지금은 수전의 기억과 화해하고 싶은 마음에 시계를 되찾기를 소망했다.
클로는 조디와 알렉스와 함께 다락방을 뒤져 시계를 찾아주겠다고 약속한다.  

"다락방에는 보물과 쓰레기가 뒤섞여 있지. 만일 보물을 찾아낸다면 아주 멋질 거야. 그렇지 않니?" (본문 21p) 

그랜덤 씨는 상냥한 클로에게 죄의식을 느꼈고, 그 애에게 경고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그들 자신이 찾아내게 내버려두기로 결정한다. 그랜덤 씨는 다락방에서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알고 있다는 뜻일게다. 어느 정도 위험과 흥분은 받아들여야 하므로.
이렇게 해서 클로, 조디, 알렉스는 다락방을 탐색하게 되는데 어느 새 이들은 다락방의 거대한 공간으로 들어서게 되었고 곧 길을 잃게 되고, 이 곳에서는 시계가 거꾸로 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우리, 도전받은 자들은 엄숙히 맹세한다. 우리는 그랜덤 씨의 잃어버린 시계를 찾아 이 다락방을 탐색하기로 한다. 우리는 두려움으로 인해 머뭇거리지 않을 것이다. 어떤 위험이 닥쳐도, 아주 깊은 골짜기나 큰 폭포나 높은 산을 만나도, 망설이지 않고 위험에 맞설 것이다. 우리는 서로의 안전을 마음에 새길 것이고, 누구든 위험에 처하면 즉시 달려가 도울 것이다. 우리는 두려움을 모르는 삼남내. 우리는 시계를 찾는 자들이다. 다른 사람들이 실패한 곳에서 우리는 이기고야 말 것이다!" (본문 51,52p) 

그러나 곧 이들은 서로 뿔뿔히 흩어지게 되고, 각자의 모험 속에서 아티카의 주민들의 공격을 받기도 하고, 마네킹들에게 잡히기도 하며, 카터펠토의 공격을 받기도 한다. 거울들은 이들을 환영에 빠지는 위험한 상황에 몰아놓기도 하는데 이들은 서로 의지하고 도우며 위험에서 빠져나온다. 다락방의 물건들은 사람들에게 몹쓸 대우를 받고 내쳐지거나, 사람들에게 구박을 받고 버려진 후 이곳 다락방에서 생명을 가지게 되자 사람인 이들에게 복수를 하려는 것이었다.
이들은 위험한 상황에서 벗어나면서 조금씩 달라지는 자신을 느끼게 되는데, 알렉스는 그 변화가 눈에 띄게 달라진다. 

"우리가 여기 온 후로 내가 변한 것 같아. 난 너무 빨리 크고 있어 (본문 175p)
"지금 난 바닥떠돌이야. 언제나 내 속에 그런 것을 갖고 있었어. 그것이 지금 밖으로 드러난 것뿐이야." (본문 320p) 

헤어졌던 이들이 다시 만나게 되고, 집으로 돌아가는 지도를 손에 넣게 된다. 그러나 알렉스는 다락방에서 남으려 한다. 클로와 조디가 집으로 돌아가고 남겨진 알렉스는 그랜덤 씨의 시계를 찾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자신의 앞에서 심장마비로 죽은 아빠의 대한 트라우마를 이겨내고, 가족에 대한 그리움, 사랑을 알게 된다. 

"길거리에서 심장발작으로 돌아가셨어.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쓸모가 없었어. 그들은 물론 구급차를 불렀지. 하지만 너무 늦게 와서 아빠를 구하지 못했어. 난 그 사람들이 싫어. 누구든 무엇인가를 했어야지. 그들은 그냥 거기 서 있었어. 빌어먹을! 그냥 거기 서서 아무 일도 안 했다고."
"넌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알았겠구나?"
"나? 난 그냥 애였어."
"알렉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긴급 상황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거의 몰라. 그들은 훈련을 받지 못했어." (본문 397p) 

알렉스는 아빠를 구하지 못한 죄책감을 갖고 있었고, 그렇게 빨리, 고약한 방식으로 아빠를 잃어버리는 것을 견뎌내기가 힘들었다. 그렇게 쉽게 가족에게서 빼앗아가는 세계에서는 살기 힘들었고, 다음번에 엄마가 혹은 누나? 아미녀 새아빠나 형이? 그렇게 간다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에 휩싸여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세계를 떠나 그런 상실을 절대로 겪지 않게 될 아티카에 머물고 싶다는 게 이유였다.
그러나 그는 엄마가 울면서 나를 찾고 있다는 생각이 났고, 엄마의 요리가 그리워졌으며 그가 바닥떠돌이로 남으면 영원히 닿지 않는 곳에 있는 것들이 그리워졌다. 

알렉스는 형과 누이의 얼굴이 자기를 보고 기쁨과 안도감으로 얼마나 빛나는지 분명히 보았다. 진짜 세계로 돌아오길 잘했다. 그냥 그들이 자기를 얼마나 생각하는지를 알기 위해서 만이라도 말이다. 자기가 사랑받는지 의심한 적이 있었다면 이제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이들이 내 가족이다. (본문 405p) 

현실 세계와 동떨어진 사람들이 잃어버린 그곳 아티카, 그들은 모험을 통해서 가족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다.
아티카는 인간의 이기심으로 만들어진 분노, 미움 등이 존재하는 곳이다. 이들 남매는 인간의 어두운 본성이 만들어낸 아티카에서 모험을 통해 성장한다.
새로운 가족의 결합은 이들에게 가족의 의미를 부여해주지 못했다. 아빠의 죽음에 대한 상실감과 상처가 아직 아물지 못했던 알렉스에게는 더더욱 힘든 일이었다. 그러나 다락방에서의 모험 속에서 그는 아빠의 죽음에 따른 트라우마를 이겨낼 수 있었으며 새롭게 결합된 가족을 받아들이는 계기가 된다.
<<잃어버린 세계 아티카>>는 상상의 세계가 펼쳐지는 다락방에서 모험이라는 판타지를 통해 '가족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처음으로 벤을 아빠라고 생각했어. 언젠가 이런 일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네." (본문 17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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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피토, 뭐하니? - 2012 책둥이 추천도서, 2011 (사)한국유치원총연합회 우수선정도서 책 읽는 우리 집 1
엘리사 아마도 지음, 노경실 옮김, 마누엘 몬로이 그림 / 북스토리아이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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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를 싫어하던 작은 아이가 어느 새 책 읽기에 푹 빠지게 되었다. '새로운 것에 대해 알아가는 즐거움'을 알게 된 이후 스스로 책을 읽기 시작한 것이다. 겨우 책 제목만 읽어줬을 뿐인데, '다 읽었다'하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장난감을 가지고 놀던 작은 아이의 이런 변화는 나에게는 무척이나 놀라운 일이었다. 곤충, 공룡 등의 자연이나 우주, 로보트 등의 과학 분야에 대한 책을 특히 좋아하는데, 엄마가 모르는 것을 '알고 있다'는 사실이 스스로에게 굉장히 뿌듯한 모양이다. 책 속에는 엄마도 모르는, 자신도 몰랐던 많은 내용들이 담겨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 바뀌어진 아들의 모습을 나는 오늘 <<체피토, 뭐하니?>>에서 다시 볼 수 있었다.

북스토리아이에서 출간된 책 읽는 우리집 시리즈 첫 번째 이야기 <<체피토, 무허니?>>는 각 분야에서 수상경력이 있는 작가와 일러스트가 만나 한 권의 멋진 그림책으로 탄생시킨 작품이다. 의자에 앉아 책 속에 빠져있는 아이의 모습이 참 예쁘다. 책 읽는 모습은 이렇게 예쁘기만 한데, 책 읽는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다. 어떻게 하면 책 읽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까? 그 해답은 이 그림책 속 체피토에게 물어보면 좋을 것이다.

"체피토! 오늘부터 학교에 다녀야 하는 걸 잊지 않았지?"
'학교에는 정말 가기 싫은데.'

오늘부터 학교에 가기로 한 체피토는 학교에 가기가 싫다. 문밖으로 후다닥 뛰어나가는 엄마는 체피토에게 늦지 말라고 하신다. 밖으로 나간 체피토는 무언가를 읽고 있는 사람들과 만나게 되고, 무엇을 읽는지, 왜 읽는지 여쭈어보았다.

"뭐 하시는 거예요?"
"신문을 읽는단다."
"왜요? 왜 읽는 거예요?"
"운동경기에서 누가 이겼는지 궁금해서 읽는 거야."

만화책을 보고 있는 여자아이는 만화책이 정말 재미있어서, 관광 안내서는 읽는 아가씨는 길을 잘 못 찾아서 읽고 있는 중이다.
기름때가 잔뜩 묻은 정비사는 자동차 설계도를 보고 있는 중인데, 자동차가 왜 말썽을 부리는지 원인을 찾으려고 하신단다.


잡지를 뒤져 보는 이모는 남자 친구 만날 때, 어떻게 머리 모양을 해야 예쁘게 보일지 알아보기 위해서였고,
돌기둥에 새겨진 옛날 사람들의 글자를 읽는 고고학자는 천 년도 넘은 옛날 사람들이 써놓은 글을 재미있게 읽고 계신다.

엄마와 학교로 간 체피토는 교실 안에 책장에 꽂힌 책들을 보았고, 이번에도 선생님께 여쭈어 보았다.

"뭐 하시는 거예요?"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 줄거야." 선생님이 대답했지요.

학교에 돌아와 가방에서 책을 꺼내 읽는 체피토에게 이번에는 엄마가 물어보신다. "뭐 하는 거니?"

아직 글 읽는 법을 배우지 못했지만, 체피토는 그림을 보며 책을 읽었고 동생에게도 책을 읽어주려한다.

"왜? 왜 읽어 주려는 건데?"
'책은 재미있으니까 읽어주려는 거지.'

체피토는 사람들이 책을 읽는 이유는 알게 되었고, 책 속에는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많은 것들이 담겨져 있다는 것과 책 읽는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 책 읽기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책 읽기를 강요'하고 있다. 왜 책을 읽어야하는지도 모르는 아이들은 엄마의 잔소리에 책 읽기가 더 싫어진다. <<체피토, 뭐하니?>>는 책 읽는 즐거움과 책 읽기의 유익함을 스스로 깨우칠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여기서, 어른들이 꼭 기억해야 할 것은, 아이들은 어른들의 모습을 보면서 자란다는 것이다. 책을 읽는 어른들의 모습이 궁금했던 체피토는 그들에게 이유를 묻고,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 책 읽는 즐거움을 깨우쳤던 것처럼, 아이들에게 책 읽기를 강요하기 보다는,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독서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부록으로 첨부된 워크북은 부모와 아이가 함께 책을 읽고 함께 활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데, 이런 과정을 통해서 아이들이 책 읽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사진출처: '체피토, 뭐하니?'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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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공부왕! - 전설의 암산왕 이정희 선생님의 100일간의 주산암산 프로젝트
이정희 지음, 시은경 그림 / 월드김영사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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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주산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초등학교 4학년때였다. 옆집 친구가 주산 학원을 다니는 것이 마냥 부러워 주산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다니겠다고 졸라서 다니기 시작한 것이 주산과의 첫 만남이었다.
1원이요, 2원이요, 3원이요...하는 선생님의 낭랑했던 목소리가 마음에 들었고, 주판알을 튕기는 소리가 좋아 나는 금새 주산에 매료되었는데, 처음 받은 문제집을 하루만에 다 풀고 갔던 기억이 난다.
주산 실력은 점점 좋아졌고, 결국 우리 학원에서는 주산을 제일 잘하는 아이로 통하게 되었다. 저자 이정희 선생님처럼 11단까지는 아니었지만, 3단까지 주산을 배웠기에 주산을 배울 때의 그 장점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세상이 급속도로 변화하고, 컴퓨터의 활성화로 주산 학원은 점점 설 자리를 잃게 되었고, 이제는 주산 학원 대신 컴퓨터 학원이 자리잡게 되었다.
나 역시도 컴퓨터와 계산기로 처리하면서 주판을 튕기는 일은 사라졌지만, 난 여전히 길을 가다 만나는 자동차 번호판을 더하는 오랜 습관만은 버리지 못했다. 

  

큰 아이가 초등1학년인 2005년 즈음, 주산의 좋은 점을 잘 알고 있는 나는 아이에게 직접 주산을 가르치기로 결심했지만, 문제집을 구하는 일이 그리 쉽지 않았다. 때마침 주산의 장점이 부각되면서 주산을 이용한 셈학원이 생겨나기 시작했지만, 얼마가지 못해서 그 열기가 사그라들었다. 주산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참 안타까운 일이었는데, 얼마전 저자 이정희 선생님이 SBS 스타킹에 출현하면서 주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한 듯 싶다. 방송을 직접 시청하지 못해서 좀 아쉬운 마음이 들었는데, 책으로 만나게 되어 아쉬움을 덜 수 있었다. 특히 문제집을 쉽게 구하지 못해서 주산을 가르치기를 포기했던 큰 아이와는 달리 이렇게 좋은 문제집과 만났으니 둘째 아이에게 주산을 가르쳐 볼 수 있겠다 싶어 흐뭇해진다. 

  

PART 1에서는 전설의 암산왕 이정희 선생님의 경험담과 4명의 친구들이 주산을 배운 후의 경험담을 들려준다. 주산이 좋은 점은 나 역시도 경험을 통해서 알고 있었는데, 주산을 배우면 책을 빠르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은 처음 알게 되었다. 

"주산암산을 할 때 짧은 시간에 많은 숫자를 머리에 넣고 계산을 하잖아. 그런 훈련을 많이 했기 때문에 책을 읽을 때도 그런 능력이 발휘되는 거란다. 단어와 문장들을 금방 이해할 수 있게 된 거야." (본문 24p) 

  

  

주산은 집중력, 암기력, 수학 능력을 높이는데 탁월한 공부법인데, PART 2에서는 주산의 기본을 익히고, 100일간의 주산암산 프로젝트를 통해서 공부왕이 되는 지름길로 들어서는 방법을 알려준다.
PRAT 3에서는 주산암산에 대한 궁금한 것들을 문답식 구성을 통해 궁금증을 풀어준다.
또한 주산암산 문제집이 별책으로 첨부되어 있어, 실력을 다지기에 충분한 듯 싶다. 

  

산만한 어린이, 수학에 자신없는 어린이, 자신감이 없는 어린이에게 '주산암산'을 적극 권하고 싶다. 컴퓨터, 스마트폰, 계산기 등으로 언제든지 쉽게 계산할 수 있는 시대이지만, 주산은 계산만을 목적으로 배우는 것이 결코 아니다.
주산암산은 집중력, 암기력, 수학 능력을 높여주기 때문에, 수학 뿐만 아니라 공부 자체에 자신감을 갖게 해주기 때문이다.
<<나도 공부왕- 100일간의 주산암산 프로젝트>>로 주산을 익히는 동안, 점차 달라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산만한 우리 작은 녀석과 나도 이제부터 100일간의 프로젝트에 동참해야겠다. 

(사진출처: '나도 공부왕!'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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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가 되렴 (문고판) 네버엔딩스토리 35
이금이 지음, 원유미 그림 / 네버엔딩스토리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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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이금이 동화작가의 신작인 줄 알고 반가운 마음에 서둘러 책을 펼쳐보았는데, 놀랍게도 이 작품은 이금이 작가의 첫 장편동화라고 한다. 1988년 <가슴에서 자라는 나무>로 출간되었던 작품인데, 2005년 개정판으로 낸 이후, 올해 새롭게 문고본으로 재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사람과 세상 사이의 다리가 되길 바라는 열망으로 가득 찼던 초보 작가 때의 마음'(본문 5p)이 고스란히 담긴 작품이라고 하는데, 이금이 작가의 책을 처음 만나는 것처럼 왠지 설레였다.
이금이 작가의 책 <밤티마을 시리즈><너도 하늘말나리야> 등을 보면, 작가는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소재를 통해 감동을 전해주는데, 이 이야기를 통해 요즘 다양한 형태의 모습이 가정이 늘어나면서 그들이 받을 상처를 보듬고, 그들에 대한 편견이나 선입견을 바꾸어주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 주었다. 반면 <<다리가 되렴>>은 조금은 소외되어있던 그들과 우리들 사이에 다리를 놓아주는 이야기로, 그 속에 용서와 화해를 보여줌으로써, 서로에게 각각 다르게 다가왔던 감동을 하나로 맺어주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작고 간편한 네이버엔딩스토리의 <문고본> 시리즈는 출퇴근길 버스안에서 읽기에 정말 안성맞춤이다. 특히, 고급재질이나 양장본으로 책 가격이 높아지고 있는 요즘 출판업계의 동향을 볼 때, 저렴한 가격으로 감동과 꿈을 심어주는 이 시리즈는 내 마음에 쏙 든다. 설레임으로 읽기 시작한 <<다리가 되렴>>은 결국 감동과 기쁨으로 눈가를 촉촉히 적셨는데, 점점 삭막해져가고 사람들의 이기심이 커져가는 요즘 사회 속에서 이 책은 사람과 사람사이에 다리가 되어줄 수 있는 동화가 되리라 생각된다. 

일곱 살 때 엄마가 세상을 떠나고, 화가이자 중학교 미술 선생님이었던 아빠의 방황으로 은지는 고모네 집에서 살게 되었다. 엄마 없는 아이, 고모네 집에 얹혀 사는 아이로 수군거림의 대상이었던 은지는 고모네 가족의 사랑으로도 아빠의 자리를 메울 수 없었다. 은지가 5학년이 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소식이 끊긴 지 거의 1년 만에 아빠가 찾아왔고, 그동안의 바람대로 은지는 아빠와 함께 시골 안터말에서 함께 살게 되었다. 은지는 시골과는 금방 친해졌지만, 정작 아이들과는 그렇지 못해 동네 친구를 만드는 일이 밀린 숙제처럼 여겨졌다.
그랬던 은지는 비 오는 날 고아원 '희망원'에 사는 윤철이에게 먼저 우산의 한쪽을 그 애에게 비워 주며 인사를 건넸다. 윤철이가 희망원생인 지 몰랐던 은지는 윤철이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면서 선입견을 갖지만, 윤철에게 따뜻함을 느끼며 동네 아이들과 윤철이 사이에 다리가 되기로 결심한다. 

"희망원 아이들과 안터말 아이들 사이에 넓은 강물이 흐르는 것 같아. 그 강물을 건널 수 있게 다리가 있었으면 좋겠어."
"네가 다리가 되렴." (본문 65,66p) 

그런 은지의 마음을 헤아리 듯, 전쟁의 아픔으로 안터말을 떠났다가 삼십 년만에 안터말을 찾은 기와집 덕진 할아버지는 아이들을 위해 방학동안 글방을 열어 희망원 아이들을 초대했고, 은지 아빠는 희망원 아이들에게 그림을 가르치며 아이들에게 마음을 여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전쟁 때 덕진 할아버지네 가족을 죽음으로 이르게 한 순보 할아버지의 등장으로 마을은 술렁이지만, 덕진 할아버지는 아이들을 통해서 순보 할아버지를 용서하게 된다. 

"난 평생을 가슴 속에 순보에 대한 미움을 담고 살았어요. 하지만 역사의 수레바퀴 아래서 순보 역시 희생자였음을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전쟁이 아니었으면 순보 이 사람은 평생을 순박하게 농사 지으며 가족하고 오순도순 살았을 겝니다. 이 사람 역시 전쟁의 피해자였던 게지요. 그걸 아이들이 일깨워 줬어요." (본문 154p) 

은지의 다리 역할로 아이들은 서로에게 손을 내밀게 되지만, 엄마의 죽음에 이어 은지는 또 한번의 상처를 받게 되지만, 자신을 보듬어준 덕진 할아버지, 할머니의 도움으로 상처를 이겨낸다. 서로에게 다리가 되어주면서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은 이렇게 상처를 이겨내고 살아가는 힘을 얻게 된다. 순보 할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은지와 윤철이, 희망원 아이들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점점 삭막해져가는 사회 속에서 사람들 개개인의 이기심은 커져가고, 소외된 계층들은 더욱 큰 상처를 받으며 살아간다. 지금 우리는 은지처럼 누군가의 다리가 되어주는 마음이 필요하다.
이금이 작가의 첫 장편동화였던 이 작품은 <너도 하늘말나리야><밤티마을 시리즈> 등 좋은 작품을 탄생시키는 데 기반이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조금씩 서로 닮아있지만, 다른 감동을 주는 이 작품들을 통해서 어린이, 청소년들이 서로에게 다리가 되어줄 수 있는 넓은 마음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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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한 주스 가게 - 제9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푸른도서관 49
유하순.강미.신지영 지음 / 푸른책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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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딸을 둔 엄마인 탓인지, 청소년 소설을 만나면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하루종일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쉴새없이 문자를 보내거나, 이어폰을 꽂고 대중가요에 심취한 딸과 조금씩 소통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도대체 요즘 아이들을 이해할 수가 없다. 듣도못한 단어를 사용하여 대화에 집중할 수 없는데다, 자신의 꿈이나 이상이 아닌 연예인 이야기에 열을 올리는 모습을 보면 화가 먼저 치밀어 오른다. 사춘기 시절, 어른들의 고리타분한 생각을 싫어했던 나였기에, 그런 딸의 마음을 헤아려보려 청소년 소설을 애독하게 되었다. 조금씩 그들의 생각, 그들의 문화를 이해해 보려한다. 그래서 읽어보게 된 또 하나의 청소년 소설이 '제9회 푸른문학상 수상작'인 <<불량한 주스가게>>이다. 

불량한 포스에 먼가 불만이 많은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표지 그림이 영락없는 요즘 청소년들의 모습 그대로다. 표제작의 제목처럼 정말 불량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어떤 이유가 분명 있을 것이고, 꿈이나 희망을 꿈꾸고 있을 것이다. 나는 이 책 속에서 그것을 찾아보려한다.
푸른문학상 수상작 모음집인 이 소설은 표제작인 <불량한 주스가게> 외에도 <올빼미, 채널링을 하다><프레임><텐텐텐 클럽> 4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는데, 각각의 주인공들을 통해서 청소년들의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 

표제작 <불량한 주스가게>의 성호는 폭력으로 정학을 맞았다. 병원 옆에서 주스가게를 하는 엄마는 싫다는 성호에게 가게를 맡기고 여행을 가겠다고 한다. 함께 어울리는 친구들은 함께 오토바이 날치기를 하자고 권하고, 돈이 필요했던 성호는 장을 보라고 남겨둔 엄마의 현금 카드로 은행에서 돈을 찾다가, 병원 간호사로부터 엄마가 결석으로 수술을 하기 위해 입원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오토바이를 뺏는 일에서 빠지기로 하고, 장사를 하면서 성호는 조금씩 달라지고 있었다.
이 단편에서 재미있는 것은 정학을 맞은 성호의 반성문인데, 이야기 중간중간 실린 반성문에는 성호의 심리적인 변화가 잘 담겨져 있다. 

"엄마, 왜 나한테 가게를 맡겼어? 내가 말아 먹었으면 어쩌려고."
"널 믿고 싶었어."
목 안쪽이 박하사탕이라도 문 듯 싸해왔다. (본문 31p) 

엄마의 여행으로 서로 언성을 높이며 갈등을 보였던 모자는 대화의 물꼬를 트면서 서로 이해하는 과정을 보여주었는데, 정학을 맞은 자신을 믿어준 엄마에 대한 마음이 성호를 한층 성장시키는 계기가 되었던 듯 싶다. 

<올빼미, 채널링을 하다>는 살짝꿍 판타지를 가미한 느낌을 주는 단편이다. 이 작품에서는 '소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말귀가 어두워 '올빼미'라는 별명을 갖게 된 박유성을 통해서 소통하는 법을 알려준다. 

"고모, 사람들이 하는 말 한 번에 딱 알아듣는 비법 없어?"
"비법이 어디 있어. 그냥 상대방이 하는 말을 잘 들어. 건성으로 말고 온몸으로. 눈빛, 표정, 말투 하나도 놓치지 말고. 그게 경청이야. 그런 뒤에는 공감해 줘야 하는데 진정한 소통은 상대방 감정을 수용하려는 마음이 있어야..." (본문 36p) 

유성은 편의점에 갔다가 우연히 채털링에 대해 알게 된다. 지구에는 우주에 있는 생명체와 파장 즉, 텔레파시를 통해 교신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활동을 채널링(본문 40p)이라고 한다. 마음속으로 소리가 들려온다는 텔레파시가 필요했던 유성은 이 모임에 몇 번 참석하게 되는데, 교실과 지하철에서 채널링을 직접 체험하게 되면서, 소통의 의미를 깨달아간다.   

난 더 이상 외계인과의 채널링을 꿈꾸지 않는다. 마음을 모아 사람들 말에 귀 기울일 때, 내 느낌과 생각에 가만히 마음을 열 때 나는 이미 채널러다. (본문 67p) 

<프레임>에서는 중간고사에 일어난 에피소드를 통해서 성적, 대학등에 대한 이들의 고민을 이야기한다. 사각 프레임 속에 갇혀 오로지 좋은 성적, 일류 대학만이 목표가 된 아이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저쪽으로 가면 정상이 나오나 봐."
"대개는 그렇지. 근데 몇 번 다녀 보니까 사방이 길이더라. 올라오는 길, 내려오는 길도 따로 없어서 이리저리 다녀 봤어. 그런데 참 이상하지. 방향만 약간 바뀌었을 뿐인데 경치가 아주 다르게 보여. 덕분에 내 눈도 좀 키워진 느낌이고." (본문 82,83p) 

정해진 길로 가야 정상에 도착할 수 있는 것은 아님을, 중간고사의 실패로 낙심하던 성택이의 새로운 결심은 또 다른 길이 있으며, 실패가 곧 인생의 패배가 아님을 일깨운다. 

<텐텐텐 클럽>은 서른 둘의 아빠, 스물 둘에 아빠와 결혼한 누나, 열두살의 나, 이렇게 에누리 없이 열 살씩 차이가 나는 가족들의 이야기이다. 아빠의 죽음으로 새엄마인 누나와 살게 된 진은 누나에게 애인이 생긴 것을 알게 된다. 자신을 사랑하는 누나의 마음을 알게 되고, 누나의 남자친구를 받아들이는 이야기가 재미있게 그려졌다. 

4편의 이야기에는 청소년들의 심리가 잘 담겨져 있는데, 개인적으로 '소통'의 의미를 재미있게 표현한 <올빼미, 채널링을 하다>를 재미있게 읽었다. 뒷면 신형건의 발행인의 중 '섣불리 아는 척하는 가식을 과감히 떨쳐 버리고 서로 이해하고 인정하려 애쓸 때에야 비로소 진정한 소통과 교감의 채널이 열리게 되겠지요'(본문 124,125p)라는 구절이 있는데, 이 구절은 내 딸을 이해하고 있다는 내 판단이 잘 못 되었음을 깨닫게 해주었다.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서 '섣불리 아는 척'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이 소설을 통해서 비로소 소통의 의미를 조금이나마 깨닫게 된 듯 싶다. 이해는 머리가 아니라, 마음으로 해야한다는 것을 늦지 않게 알게 되어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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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1-11-02 1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부터 아주 궁금한 책이네요

동화세상 2011-11-03 09:07   좋아요 0 | URL
제9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모음집인데, 괜찮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