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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라이어 - 성공의 기회를 발견한 사람들
말콤 글래드웰 지음, 노정태 옮김, 최인철 감수 / 김영사 / 200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작년부터 읽어야겠다 맘만 먹다가 드디어 읽게 된 책이다.
그렇고 그런 뻔한 자기 계발서 같아서 안 보려고 했는데 교수님이 추천하시길래 관심이 갔다.
독특한 구석이 있긴 하다.
성공이 자기가 잘나서만 되는 게 아니라 시대적 상황이 맞물려야 큰 성공을 할 수 있다는,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물론 여기에는 1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본인의 노력도 가미되야 한다.
시대가 영웅을 만든다는 말과 일맥상통 한달까?
제일 인상깊었던 대목은 집중양육이라는 개념이었다.
한국의 엄청난 교육열은 서구의 창의적 교육과 비교되어 항상 비난의 대상이었는데 비교적 긍정적으로 그려진다.
아마 저자도 한국에 부는 이 미친 사교육 열풍을 제대로 알지 못해서 긍정적인 면만 부각시킨 것 같다.
그렇긴 하지만, 어쨌든 교육이 계급의 사다리를 올라가는데 있어서 중요한 요소임은 분명하고, 특히 아시아 이민자들은 자식 교육에 많은 투자를 하기 때문에 미국 사회의 엘리트 계층으로 진입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벼농사가 밀농사에 비해 많은 노력과 시간을 요한다는 점도 문화적 배경으로 꼽고 있다.
그러고 보니 한국이나 중국의 농부들은 이른 새벽부터 해질녘까지 허리 한 번 펴지 않고 논바닥에 엎드려 벼와 씨름을 해 왔던 것 같다.
나는 그게 키우는 작물의 문제라기 보다는 우리나라의 농지가 워낙 적어 단위 집약적 농업을 하기 때문에 노동량도 많다고 생각했는데 밀농사에 비해 손이 많이 간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다.
그래서 전세계적으로 쌀농사 보다는 밀농사가 더 많이 행해지는 걸까?
나는 지금까지 유전자 결정론을 믿었다.
양육이냐 본성이냐는 논쟁에서 지금까지 내가 읽은 책의 결론은 유전자가 대부분을 결정한다고 했다.
간단히 말해 될 놈은 어떤 환경에서도 다 된다는 것.
그래서 사교육을 아무리 많이 시켜도 근본적인 차이는 발생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을 보니 확실히 집중양육의 이점이 있긴 한 것 같다.
하긴 그렇지 않고서야 사람들이 바보도 아닌데 그 엄청난 돈을 교육에 쏟아 붓겠는가.
적어도 언어 교육 같은 경우는 어려서부터 외국어에 노출되는 빈도가 늘수록 유리한 건 사실이니까.
(결국은 영어 유치원을 보내야 한다는 얘긴가?)
방학 때 아이를 혼자 알아서 놀도록 방치하는 것과 엄마가 끼고 돌면서 다양한 교육을 시키는 것의 차이는 확실히 크다고 한다.
많은 경험을 할수록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면에서는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아이의 자존감을 높히고 자기 의견을 다른 사람 앞에서 분명히 밝힐 수 있도록 훈련시키는 것, 남과 협상하는 법을 배우는 것 등은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영재교육의 효과는 아직은 잘 모르겠으나, 적어도 경험의 폭을 넓힌다는 점에서는 나도 집중양육에 어느 정도 찬성하는 바다.
이러니 갈수록 아이에게 드는 교육비가 올라가고 저출산은 피할 수 없는 문제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