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ive 드라이브 - 창조적인 사람들을 움직이는 자발적 동기부여의 힘
다니엘 핑크 지음, 김주환 옮김 / 청림출판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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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번역자인 김주환씨를 KBS 의 TV 특강에서 본 적이 있다.

그 때도 책에 나온 원숭이 실험과 양초 문제를 냈었고 긍정의 힘에 관한 강의를 해서 낯이 익은데 전공 분야라 그런지 역주도 꼼꼼하고 뒤에 실린 역주 해제도 책의 내용을 전반적으로 돌아볼 수 있는 좋은 내용이었다.

어설픈 번역자 대신 직접 전공한 학자의 번역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기 전, <자기 계발의 덫>이라는 자기계발서 비판서를 읽다 말아서 어찌 보면 상충되는 내용이라 비교해 보려고 했는데 서로 다른 맥락인 것 같다.

<자기 계발의 덫>에서는 끊임없는 자기 계발 열풍이 전통적인 남녀 역할 분담을 교묘하게 숨기고 있어 여자로 하여금 내조와 자녀 양육을 전담시키는 상태에서 남자로 하여금 사회적 성공에 올인하도록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고, 또 이러한 자기 계발 열풍은 불행하게도 고용 불안이라는 불안정한 사회 현실을 반영한다는 것을 지적했다.

끝까지 읽지 않아서 저자의 최종 주장이 뭔지는 모르겠으나 일단 앞부분의 비판에는 매우 공감하는 바다.

반면 이 책에서는 칙센트미하이가 강조하는 몰입의 순간을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 내재적 동기를 끌어내는 방법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자기결정이론에서는 외부 보상에 의존하지 않고 일을 통해 행복을 달성하는 방법으로 자율성, 유능감, 관계성을 강조했는데 저자는 이를 살짝 변형해 자율성, 숙련, 목적 의식 등을 제시한다.

 

인간은 자유로운 존재이기 때문에 타인에 의해 구속받거나 지시받을 때 타율적이 되서 일의 즐거움을 느끼기 힘들다.

반드시 일 뿐이 아니라 모든 상황에서 자기 하고 싶은대로 하려는 강한 욕구를 지니고 있다.

다른 말로 하면 매우 개성적이고 독립적인 존재다.

겨우 돌이 지난 아기가 벌써 의사 표현을 분명히 하고 호불호를 명확히 하는 모습을 보면서 인간의 자유에 대한 욕구가 얼마나 강한지 새삼 느끼고 있다.

따지고 보면 현대 사회로 오는 지난한 역사는 결국 자유를 위한 투쟁이 아니었나 싶다.

신분제가 철폐되고 모든 인간이 법적으로 타인에게 구속받지 않을 자유가 보장된 현대 사회에서도 우리는 끊임없이 인습과 편견으로부터의 자유를 여전히 추구하고 있으니까.

수술실에 들어가면 오퍼레이터를 제외하고는 꾸벅꾸벅 조는 어시스트들이 많은데 전에는 수술 같은 긴장된 상황에서 어떻게 잠이 올 수가 있는지 이해가 안 갔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오퍼레이터는 수술의 전 과정을 주관하는 자율적인 존재이고, 나머지 조력자들은 수동적으로 일이 어떻게 진행되어 가는지도 모르는 채 단순 작업만 반복하는 타율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피로가 겹치고 시간이 길어지면 꾸벅꾸벅 조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그래서 단순업무는 지루하고 보수도 낮고 기피하게 된다.

또 이미 현대 사회는 저자의 재밌는 표현대로 단순 지적 업무를 컴퓨터에 맡기고 있기 때문에 갈수록 이런 일은 임금이 떨어져 매력적인 직업군이 못 된다.

자신이 상황을 통제하고 의지대로 이끌어 갈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새삼 강조하지 않아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조직에서 이것을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책에 여러 방법들이 나오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의문스럽다.

일단은 내 자신의 업무에서 자율성을 획득하도록 노력해 보겠다.

 

두 번째 숙련이란 다른 말로 일의 유능감이라 할 수 있는데 칙센트미하이의 에서 잘 설명된 개념이다.

조금 더 나은 상태가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과정이 바로 숙련이고 이것을 통해 성장하고 일의 과정에서 기쁨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자기 실력을 크게 넘어서는 일이 주어지면 불안과 두려움, 좌절을 느껴 포기하지만 반대로 너무 쉬운 일을 주면 금새 지루해져 능률이 오르지 않는다.

그러므로 자기 수준보다 약간 높은 업무를 제시하는 것이 가장 좋다.

이 "약간" 높은 수준의 업무를 찾는 것이 핵심인데 매우 어려운 일이고 심지어 자녀를 매일 관찰하는 부모에게도 이 적절한 수준의 과제를 찾는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 같다.

자녀 교육에 이런 숙련 개념을 응용하려면 결국 끊임없이 자녀와 대화하고 자녀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게 우선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 자신의 업무에 적용할 때도 사실 내 의지로 업무 내용을 조정할 수 없는 일이므로 (프로젝트가 떨어지면 쉽든 어렵든 수행해야 하는 직장인이기 때문에) 적절한 난이도를 찾는다는 건 참 어렵다.

어쨌든 내가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는 느낌을 갖게 되면 자신감이 생기고 주도적이 돼서 일에 흥미를 느낀다.

이 통제감의 필수 요건이 바로 숙련, 곧 유능감이기 때문에 끊임없는 반복을 통해 조금 더 향상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끝없는 연습에 대한 필요성 혹은 찬양은 <지하철과 코코넛>에서도 제시된 바다.

인생은 특별히 내가 잘나서가 아니라 상당 부분 우연에 의해 좌우되므로 노력해도 안 되는 대부분의 것들을 운에 맡기고 (즉 마음을 비우고 상황을 받아들여야) 대신 할 수 있는 부분, 즉 업무의 숙련도를 높히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라고 했다.

이 책에서는 긍정 심리학을 비판하면서 단지 긍정적인 정서를 가진다고 해서 사회적 성공에 가까워지는 건 아니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분명히 통찰력을 갖기 위해 자기 일에 능숙해지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필요는 있다고 강조했다.

그 예로 든 사람이 연습벌레인 타이거 우즈이니, 그만한 재능을 가지지도 못한 나 같은 평범한 사람들의 연습량이야 더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제시한 목적의식이란, 내가 하고 있는 업무가 단순한 일이 아니라 보다 의미있고 큰 목적을 가지고 있는 중요한 일이라는 의식을 가지라는 것이다.

이를테면 인류 행복을 위해 일한다거나 가난한 이들을 돕는다거나 하는 보다 높은 목표를 가지라고 한다.

자신의 업무가 보다 큰 목표에 통합된다면 사람들은 단지 돈을 위해 일하는 것보다 훨씬 더 행보감을 느낄 것이라고 했다.

자원봉사나 구호 활동 같은 물질적 보상이 없는 일을 열심히 하는 까닭일 것이다.

저자가 지적한 대로 나 역시 나 자신을 위해 물건을 살 때 보다 가족을 위해 뭔가 도움이 되는 일을 했을 때 훨씬 뿌듯하고 기쁨을 느낀다.

이런 감정은 <이타적 유전자>에서도 확인한 바다.

인간에게 남을 도우려는 선한 본성이 없다면 봉사 활동을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자기결정이론에서는 목적의식 대신 관계성을 강조했는데 이 부분도 매우 중요하다.

관계성이란 공감능력이라 할 수 있는데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적절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심리적 안정감에 큰 도움이 된다.

인간은 누구나 사랑받고 싶어하고 홀로 외롭게 지내려 하지 않는다.

돌이 막 지난 우리 딸을 봐도 그런데, 절대 혼자 안 있으려 하고 사람들 틈에 같이 끼어 있고 싶어한다.

전에 키웠던 강아지도 사람들이 만지는 건 싫어하면서도 멀리 떨어져 있지 않고 꼭 가족들 옆에 웅크리고 있었다.

함께 있고 싶어하는 것은 사회적 동물의 중요한 특성 같다.

역자에 따르면 학습이나 업무의 효율성은 아이큐 보다는 오히려 심적 안정감을 주는 관계성에 기초한다고 했다.

내 경우를 봐도 안 좋은 일이 있거나 사이가 나쁜 사람이 있으면 신경이 쓰여 일을 제대로 못한다.

관계성은 업무 향상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능력이다.

 

역자는 단순히 외적 보상이 업무의 생산성을 깍아 먹는 것만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자기 계발서의 한계라고도 하는데, 일의 특성에 따라 외적 보상을 주면 더 잘하는 것이 있고 반대로 내적 동기가 중요한 일도 있다.

21세기 같은 창의적인 사회는 확실히 내적 동기가 중요할 것 같기는 하다.

단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 기준적 보상의 선인데, 한마디로 기본적인 보상은 충족이 되야 한다는 얘기다.

행복과 돈의 상관관계를 봐도 돈이 많다고 해서 무한히 행복해지는 건 아니지만, 일정 부분을 충족시킬 때까지는 돈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저자는 평균보다 약간 높은 급여와 공정한 인센티브를 제안한다.

급여 부분에서 충족이 된다면 (즉 인센티브가 크기 보다는 기본급이 높다면) 업무 테이블에서 돈 문제를 들고 나오지는 않을 거라고 한다.

평균보다 약간 더 많은 급여, 자율적인 작업 환경을 준다는 것이 경영자 입장에서는 결코 쉬운 선택은 아닌 것 같다.

전통적인 업무 환경 자체가 창의성을 증진시키기 보다는 규율과 통제를 통해 생산성을 높히는 방법을 써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글의 예에서도 보듯 21세기는 확실히 창의력이 중요한 시대로 흐르고 있고 점차 조직 문화도 바뀔 것 같다.

내 업무에 적용하기 위해 여러가지 생각을 해 봤는데 일종의 패러다임 전환이라 쉽지는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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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속고 있는 28가지 재테크의 비밀 - 현 자산관리사가 폭로하는 금융사의 실체와 진짜 부자 되는 법
박창모 지음 / 알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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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저축 드는 문제로 요즘 고민하고 있던 터에 누가 추천해 줘서 읽은 책이다.

가능하면 이런 자기계발류나 재테크 책은 안 읽으려고 하는데 자극적인 제목과는 달리 내용은 비교적 건전한 편이라 성공한 독서라 하겠다.

저자의 마인드가 마음에 든다.

먼 미래의 은퇴 자금 먼저 걱정할 게 아니라 당장 종잣돈 만드는 게 우선이고 더 중요한 것은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여 목돈이 급하게 필요할 때 적금이나 펀드 등을 헐지 않고 쓸 수 있게 계획을 세우라는 것이다.

전에 읽은, 은퇴자금은 3억으로 충분하다는 책에서도 이런 얘기를 봤던 것 같다.

국민연금을 기본적으로 준비하고 개인 연금 하나 정도 들면 되고 나머지는 노후에도 은퇴할 생각하지 말고 작은 월급이라도 나오는 곳에서 일하라는 것.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저축성 보험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다.

기본적으로 사업비를 10% 정도 차감하기 때문에 적어도 7년 이상은 유지해야 겨우 원금이 나오고, 10년 이상 묵혀 둬야 수익이 나기 때문에 현금 유동성 확보에 장애가 되고, 차라리 적립식 펀드에 투자하는 게 낫다는 입장이다.

기본적으로 나는 보험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사람이라 이런 조언은 수긍하는 바다.

할머니가 폐암으로 돌아가셨는데 워낙 건강하셨고 옛날 분이시라 보험 같은 건 전혀 없었다.

그래서 치료비 걱정을 많이 했는데 뜻밖에 국가암환자 관리에 등록이 되어 실제 치료비는 거의 나오지 않았다.

물론 간병인 대신 가족들이 간호를 했기 때문에 그 부분은 비용적인 면이 발생할 것 같다.

어쨌든 의외로 병원비가 많이 나오지 않아 깜짝 놀랬던 기억이 난다.

그 다음부터는 의료보험에 대해 신뢰를 하게 됐고 굳이 사보험을 따로 들지 않으려고 한다.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기본적으로 아이들은 입원해야 할 만큼 중병이 드물 뿐더러 입원을 하게 돼도 6세 미만은 국가에서 10% 본인부담금만 내면 전부 지원해 준다.

그래서 나는 태아 보험도 안 들고 아이들 보험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다.

차라리 어떤 일이 생겼을 때 대처할 수 있도록 평소에 저축을 잘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강제적인 저축이 제일 좋다는 점에서 이 책의 저자와 같은 입장이다.

 

물론 은행 이자가 물가상승률 따라 잡기도 힘든 상황에서 투자 개념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책에 나온 바대로 불의의 사고에 대비하여 남겨진 가족들을 위해 만 65세 정도까지 보장이 되는 사망보험금도 하나쯤 있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단, 여유가 된다면 말이다.

저자는 일단 돈의 흐름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므로 지출과 급여 통장을 분리하고 지출 통장에서 체크카드를 만들어 변동지출을 관리하라고 한다.

사실 나도 신용카드 사용에 대해 부정적인데 (결산하기가 참 힘들다) 신랑이 카드는 다양하게 쓸수록 좋다는 주의라 이 부분이 맞추기가 참 힘들다.

신용카드로 쓰나 체크카드로 쓰나 어차피 나가는 돈은 비슷하고 체크카드를 쓸 경우 통장 잔액을 계속 의식해야 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이다.

신랑이 크게 과소비하는 타입은 아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 부분은 나도 양보하고 있다.

이 놈의 신용카드 때문에 한 달 수입과 지출 맞추기가 참 힘들다.

이 달에 쓴 돈이 다음달에 나오니 정확히 얼마를 썼는지 감이 잘 안 오고 할부 같은 게 있으면 더 복잡해진다.

(사실 나는 할부도 싫어해서 일시불 할인받아 사는데 반대로 신랑은 왜 무이자 할부 제도를 이용하지 않냐는 주의다, 심지어 차를 살 때나 인터넷 쇼핑을 할 때도 돈이 있는데도 꼭 장기 할부를 선택한다. 한꺼번에 돈이 나가는 것보다 조금씩 나가는 게 이익이라는 주의다)

 

목적에 맞게 통장을 분리하라는 조언은 많이 들어 봤다.

귀찮아서 대충 한 달 쓰고 남은 돈은 따로 모으기만 하는데 적어도 여행용 통장 정도 만드는 건 좋을 것 같다.

휴가 때 여행을 가게 되면 갑자기 적자가 되는데 이 규모가 생각보다 크다.

6개월 단기 적금으로 들어 모은 돈 안에서 예산을 잡아 떠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경조사비나 예상치 못한 병원비 등은 비상금 통장에서 해결하라고 한다.

보너스가 나오면 다른 통장에 따로 모아야 흐지부지 없어지지 않고 의미있는 일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재테크도 사람의 심리를 이용하는 게임이라는 말이 와 닿는다.

지출 통제가 되고 종자돈이 모이면 다음에 할 일이 바로 투자인데 저자는 적립식 펀드를 장기간 투자할 것을 권한다.

한창 펀드 열풍이 불 때 은행 직원 말에 혹해서 동양종금에 두 개 정도 했었다.

말 그래도 매월 적립식이라 통장에서 빠져 나가는대로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목돈이 필요해 적금 뿐 아니라 이 펀드도 해약을 하게 됐다.

다행히 오르는 시점이었는지 꽤 수익이 났던 기억이 난다.

그 후로는 완전히 잊어 버리고 있었는데 (늘 돈이 쪼들려 펀드할 여력이 전혀 없었다) 이제는 좀 해볼까 싶기도 하다.

저자 말대로 여기 저기 종목을 나누어 분산투자하고 매월 적립하고 적어도 3년 이상 기다리면서 목표수익율에 도달할 때 환매한다면 큰 스트레스 없이 할 수 있을 것 같다.

 

요즘 제일 걱정되는 게 은퇴 후 연금 마련과 자녀들의 대학 등록금 문제다.

연금은 일단 집을 먼저 마련한 후 몇 년 후에 생각해도 늦지 않을 것 같고, 그보다는 대학 등록금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이 부분에 대해 조언을 받고 싶다.

저자의 생각이 내 스타일에 잘 맞아 이 사람이 쓴 다른 책도 좀 찾아볼까 싶다.

변액연금이니 변액유니버셜이니 하는 저축성 보험에 대해서는 딱 맘을 접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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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플래너 - 세상에서 가장 쉬운 21일 행복 실천법
레지나 리드 지음, 이고은 옮김 / 나무발전소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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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북세션에 소개된 신간.

뻔한 내용 같아 읽을까 말까 고민했는데 그래도 신년인만큼 뭔가 좀 해 보려는 욕구가 생겨 마침 국립중앙도서관에 있길래 읽게 됐다.

익히 알고 있지만 실천하지 못하는 내용들.

공간과 시간, 인간관계의 다이어트 이 정도로 생각하면 될까?

공간에 질서를 부여하는 정리법은 결국 버리기에서 시작하는 것 같다.

산더미처럼 밀려 있는 서류들, 처리되지 못하고 나를 기다리는 이 서류들을 먼저 정리해야 공간 뿐 아니라 마음의 여유도 생긴다.

그런데 일을 미루는 이유는 저자의 말대로 두려움 때문인 것 같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 일 자체에 대한 두려움, 막판에 가서야 집중력이 생길 것 같다거나 (마감 효과) 완벽주의 때문에 마감을 못하고 계속 미루는 것 등등...

다 공감하는 바다.

나 역시 약간은 완벽주의적 성향이 강한 강박증적 성격이라 세세한 부분에 집착하다 보니 일의 진척이 느리다.

또 과제를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처음 시작을 못하는 경우도 많다.

결국 마감 시간이 닥쳐서야 미친듯이 몰아쳐 마무리를 하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스트레스를 엄청 주는 편.

저자는 먼저 며칠 앞서서 나만의 마감 시간을 정하고 프로젝트를 완성하기 위한 단계를 여러 개로 나누어 각자에 대해서도 마감 시한을 정하라고 한다.

목표 세분화는 다른 책에서도 많이 언급된 바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왜 나왔는지 이해가 된다.

두렵지만 일단 시작하는 것, 하다 보면 관성의 법칙이 생겨 일을 추진하는 힘이 생긴다는 것!

 

버리기도 매우 중요한 정리법이다.

혹시 필요할지 몰라 보관하고 있는 철지난 자료들이나 물건들이 얼마나 많은지.

옷장을 열어 보면 몇 년간 자리만 차지하는 옛날 옷들이 가득하다.

결국 물건이란 소비적인 것이므로 필요할 때 사서 부지런히 쓰고 필요가 다하면 바로 버릴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잡지 지난호도 버리라는 말에 뜨끔했다.

책에 대해서는 아무리 오래된 거라도 선뜻 버리질 못해 가능하면 안 사고 빌려 읽으려고 한다.

공간 다이어트의 핵심은 일 미루지 않고 바로 처리하기와 버리기에 있는 것 같다.

 

자기 전에 하루를 정리하고 다음 날을 계획하기, 미리 준비해서 여유있는 아침을 맞기, 뭐 이런 세세한 팁들이 이어진다.

나도 올해는 플래너에 기록하는 습관을 가져보려 한다.

그냥 생각하는 것과 쓰는 건 확실히 다른 것 같다.

플래너 한 권을 다 못 쓰고 1년이 가버리는 걸 보면 꾸준히 뭔가를 기록한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자기 전에 감사한 일 세 가지를 매일 써 보라는 조언은 다른 곳에서도 들은 적이 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일종의 습관이라고 할까?

최악의 상황을 설정하여 심리적으로 대비하는 게 습관인 나로서는 이 훈련도 열심히 해 봐야겠다.

실수를 통해 배운다, 실패를 두려워 하지 말라.

이런 조언은 참 실천하기가 힘들다.

그런데 확실히 경험이 많아지면 (성공이든 실패든) 어떤 일에 대한 요령이나 감이 생기는 것 같기는 하다.

 

이루고 싶은 목표들을 자세히 쓴 다음, 카테고리로 분류하여 다시 세분화 시키라는 말도 있다.

큰 범주로 나누자면, 직장, 가족, 개인, 집 정도로 분류할 수 있겠다.

특이한 게 바로 집이라는 항목이었는데 집을 꾸준히 관리해 줘야 유지가 된다는 점에서 이것도 필요한 항목 같기는 하다.

타이머를 이용해 15분 청소법, 이런 것도 아이디어 같다.

시간을 많이 잡아 먹지 않고 범위를 좁혀 빨리 해치우는 것이다.

결국은 버리는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겠지만.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정리법을 적용하라고 한다.

간단히 말하면 no 라고 말하기라고 할까?

그런데 말하는 요령이 중요하다.

상대방이 나에게 의지하지 않고 일처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생각으로 최대한 완곡하게 거절하는 것.

결국은 내 시간 뺏지 말라의 부드러운 표현이겠으나 불필요한 잡담이나 감정의 전이 등이 내 기분을 망치는 건 사실인 것 같다.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것이야 말로 감정의 낭비를 막는 최고의 길 같다.

누가 부정적인 말을 하면 그 기분에 휩쓸리지 말고 머리에서 차단해야 하는데 이게 참 어렵다.

그래서 긍정적인 생각도 훈련이 필요하다고 했나 보다.

인간이 원래 공감 능력이 발달한 종족이라 그런가?

나부터라도 주변에 좋은 기분을 전파하는 사람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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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억으로 돈 걱정 없는 노후 30년 - 집자산 2억 연금자산 1억으로 지금 당장 시작하는 노후 전략
홍사황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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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순위에서 밀리는 책인데도 신간 코너에 꽂혀 있길래 외면하기가 어려웠다.

자기계발류는 가능하면 안 읽으려고 하지만 가끔 자극이 필요할 때가 있으니, 요새 걱정이 노후 준비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또 눈길이 간다.

엄마 아빠처럼 퇴직 후 연금이 안정적으로 나오고 은퇴도 회사보다는 비교적 늦은 65세라고 하면 노후 준비에 큰 걱정을 안 해도 될텐데 나처럼 이직이 심하거나 자영업자들은 노후 준비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다행인 점은, 맞벌이기 때문에 가계를 두 사람이 책임질 수 있어 부담감이 줄어 든다는 점이고, 자격증이 있다는 건 예전에는 큰 메리트로 생각했는데 치열한 경쟁 구도를 몸으로 체험하다 보니 과연 60대에도 직업 전선에서 생존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이 책의 핵심은, 자기 소유의 주택 2억과 국민연금과 개인연금 1억이면 나머지는 계속 일을 해서 돈을 벌면 된다는 것인데 노동시장이 좀 더 유연해지지 않는 이상 과연 가능한 일일까 싶다.

빌딩 청소부처럼 아침부터 저녁까지 허리를 펼 새도 없이 하루 종일 일하는 60대 여성 노동자들은 겨우 한 달 버는 돈이 100만원 남짓이고 TV 프로그램에 흔히 극빈자층으로 묘사되어 나온다.

저자의 이론에 따르면 한 달에 180만원만 있어도 충분하다는데 왜 이 정도 수입이 있는 사람은 실제 생활에서 가처분소득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올까?

사회 구조 자체가 변하지 않는 이상, 즉 노년층의 일자리가 지금보다 훨씬 더 확대되지 않는 이상, 3억 가지고 여유있는 노년을 맞기란 어려운 문제 같다.

또 지병을 갖게 될 확률이 크기 때문에 60대는 그렇다 치더라도 70대에도 여전히 현장에서 활동할 수 있는 직업인이 몇이나 될까?

집이 있어 월세가 나가지 않고 개인연금과 국민연금을 합하여 한 달에 120만원씩 나오면 자식들에게 손내밀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

소비의 통제라는 점은 일단 수긍하는 바다.

사교육비를 줄이라는 조언도 현실적으로 충분히 받아들이고 있다.

그렇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60대 이후에도 현역에서 일하면 된다는 조언은 현실적으로 와 닿지가 않는다.

저자는 지금 받는 월급의 50%만 받아도 된다는데 50%건 30% 건 노인층 고용 자체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으니 내 사업체가 있지 않는 이상 나를 고용할 회사가 얼마나 될까?

 

저자는 대학 등록금과 결혼자금 마련도 학자금 대출이나 아르바이트 등을 통해 스스로 해결하면 된다고 하지만, 등록금 천만원 시대에 학교를 다니고 있는 대학생들이 졸업과 동시에 채무자가 되어 빚을 갚아야 하는데 (이것도 바로 취직이 된다는 전제하에) 그렇다면 언제 돈을 모아 결혼자금을 만들 것인가?

여자들은 그나마 혼수만 장만하면 된다지만 남자들은 적어도 전세값은 만들어야 하는데 서울 시내 작은 평수 아파트 치고 1억 안 되는 곳이 있을까?

더군다나 남자들은 군대까지 갔다 와서 취업해야 하니 취업과 동시에 학자금 대출 갚으면서 1억이 넘는 돈을 결혼 적령기까지 모으는 게 가능할까?

부모가 도와주지 않는 이상 집을 사는 것은 고사하고 전세값 만드는 것도 어렵다고 본다.

저자는 등록금이나 결혼자금을 스스로 마련해야 한다고 하는데 현실적으로는 사회 생활과 동시에 채무자가 되지 않는 이상 불가능한 얘기 같다.

 

노후 준비를 어렵게 하는 또다른 요인으로 저자는 부모 봉양을 들고 있는데 이것도 현실적으로 외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내 경우 친정 부모는 여전히 현역이고 (65세까지 정년이 보장된다는 점에서 매우 부러운 직업군이다) 퇴직 후에도 둘 다 연금이 나오기 때문에 자식들이 신경쓸 일이 전혀 없다.

반면 시부모의 경우는 노후 준비가 안 되어 있어 전적으로 자녀들에게 의존해야 한다.

이미 직업전선에서 물러나 더이상의 소득이 없고 심지어 시아버지의 경우 몇 달째 병원에 입원해 있는 처지라 병원비나 간병인비도 전적으로 자식들이 책임져야 한다.

부모로부터 재산을 전혀 받지 못하고 대출로 신혼살림을 시작한 처지에 부모의 생계까지 책임져야 할 입장이다 보니 현실적으로 내 노후 준비는 돌아볼 여력이 없다.

그렇다고 노후 준비가 안 된 부모를 외면할 수도 없지 않은가.

 

따져 보면 죄다 우울한 얘기 뿐이고 책에서 제시한대로 3억만 있으면 노후 걱정 안 해도 된다고 속편하게 생각할 수가 없다.

그런 줄 알고 본 책이긴 하지만 그래도 맥이 빠진다.

마음의 위안을 얻었던 점은, 삶을 단순화 시키라는 것.

업무나 재무 상태 뿐 아니라 인간관계도 단순화 시키라는 조언은 와 닿는다.

인맥 관리를 강조하는 세상이다 보니 정말 경조사비도 넘치게 나간다.

이제는 결혼식이나 장례식도 정말 가까운 분만 초대하여 부담주지 않는 선에서 조용히 치뤄야 할 것 같다.

그런 점에서 돌잔치 안 한 건 잘한 선택이라 생각한다.

약간은 관계가 삭막해지는 느낌도 들지만 체면치례 허례허식은 요새 같은 개인주의 사회에서는 없어져야 할 풍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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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테크 성공학
김정운 지음 / 명진출판사 / 2003년 7월
평점 :
품절


너무 오래된 책을 읽은 건가?
저자의 최근 저작이 대출 중이라 비슷한 내용 같아 골랐는데 일단은 내용이 좀 허술하다.
주장하는 바에는 공감하지만 너무 쉽게 쓴 책 같다.
이런 책에 비하면 칙센트미하이의 <Flow> 같은 건 얼마나 명저인지! 
다른 것보다 여가와 휴식에 가치를 부여한 저자의 생각에는 적극 동의한다.
다들 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스펙 쌓으려고 난리들인데 일 외의 내 시간을 갖는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패러다임의 전환은 필요하다고 본다.
나도 일하기 싫고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은 최소화 시키고 싶다.
그런데 놀면 월급이 줄어들고 노는데 또 돈을 쓰게 되므로 이중으로 가난해진다.
그래서 건물주 되는 게 제일 팔자 편한 건가 보다.
유노동 유임금, 무노동 무임금의 어쩔 수 없는 프롤레타리아 팔자니 일주일에 하루 쉬는 시간이라도 알차게 보내기 위해 애써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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