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이동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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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말하는 바대로, 재미가 최우선이 되는 독서법, 바로 내가 추구하는 바다.

왜 책을 읽는가?

다치바카 다카시가 잘 이야기해 준다.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책을 읽는다.

아름다워지고 싶은 욕구처럼 알고자 하는 호기심, 궁금증, 지식욕이 인간의 당연한 욕구라 생각하고 그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책을 읽게 된다.

책을 읽으면 더 많은 궁금증이 생기고 인식의 경계가 한없이 넓어진다.

그래서 독서는 질리지가 않는다.

읽으면 읽을수록 더욱더 알고 싶은 게 많아진다.

오직 시간이 부족할 뿐이다.

이 책은 독서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 아닐까 싶다.

좀더 실제적인 조언이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아쉽다.

이를테면 한 달에 책값으로 얼마나 쓰는가, 책을 하루에 몇 시간 정도 읽나, 책은 어떻게 보관하는가, 서평을 잘 쓰는 방법, 필요한 부분은 어떤 방식으로 메모하는가 등등.

나 같은 경우는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기 때문에 독서라는 취미 활동에 돈이 전혀 들지 않는다.

어려서는 정말 돈을 아끼기 위해서 빌려 읽었는데 요즘은 공간의 문제 때문에 빌리게 된다.

다치바나 다카시처럼 고양이 빌딩을 세울 능력이 된다면 원하는대로 다 사고 싶다.

다른 소비재에 비해 책값이 결코 비싸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보관할 공간은 엄청난 돈이 들기 때문에 살 엄두가 안 난다.

또 취미로서 독서를 할 때 어떻게 시간을 확보할 것인가가 요즘의 가장 큰 관심사다.

나 같은 경우는 어쩔 수 없이 잠을 줄이는 수밖에 없는데 독서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시간의 확보가 아닌가 싶다.

디자인과 편집이 잘 된, 그렇지만 내용은 너무 평이하고 가벼운 책이라 아쉽다.

행복에 관한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쾌락은 일회적이지만 매일 하는 습관이 행복한 사람이 정말 행복한 거라고.

반복되는 일상이 행복한 사람, 정말 그런 사람이 진짜 행복한 것 같다.

나에게는 딱 독서가 바로 그 행복인데 그 외의 일상도 행복한 느낌이 들도록 잘 가꿔 봐야겠다.


<인상깊은 구절>

44p

돈과 시간과 노력을 꾸준하게 투자하면서 상대적으로 삶을 능숙하게 잘 살아내는 방법인 것이죠. 그것이 책읽기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도서관에서 빌려 읽으면 돈이 한 푼도 들지 않는다)

141p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다. ... 한번 보면 죽을 때까지 못 잊을 것 같고, 실제로 가보면 그래요. 그런데 저는 그게 행복이 아니고 쾌락이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저는 쾌락은 일회적이라고, 행복은 반복이라고 생각해요. 쾌락은 크고 강렬한 것, 행복은 반복되는, 소소한 일상에 있는 일들이라고. ... 행복한 사람은 습관이 좋은 사람인 거예요. ... 우리 삶을 이루는 것 중 상당수는 사실 습관이고, 이 습관이 행복한 사람이 행복한 거예요. (독서가 습관이고 그래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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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9 : 서울편 1 - 만천명월 주인옹은 말한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9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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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믿고 보는 유홍준 교수의 문화유산답사기.

이번 일본 여행 때도 큰 도움이 됐고 최근작인 서울 궁궐 편도 역시나 만족도가 높다.

나같은 평범한 독자 수준에서 어렵지 않게 그러면서도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 준다.

동궐도를 늘 대충 봐서 어디가 어딘지 항상 헷갈리고, 특히 후원의 정자는 쉽게 눈에 안 들어왔는데 찬찬히 본문과 지도를 맞춰 보면서 읽어 나가니 이제는 확실히 감이 잡힌다.

창덕궁 후원 설명이 어찌나 맛깔스러운지 당장이라도 가 보고 싶다.

이번 교토 여행도 교수님의 답사기가 아니었다면 그렇게까지 인상깊게 보지는 못했을 것이다.

독자로써 늘 감사드린다.

아쉬운 점은 동궐도의 전체 부분과 해설하는 부분을 매칭시켜 보여 주면 좀더 이해하기 쉬웠을 것 같다.

본격적인 관광책은 아니니 어쩔 수 없겠지만 구글 검색으로 지도 찾아 보느라 시간이 꽤 걸렸다.

아무래도 동궐도를 구입해서 같이 봐야 할 것 같다.


1) 세종은 정말 다방면에 천재적인 군주였던 모양이다.

세종 대왕의 업적 중에 아악 정비가 나오길래, 그냥 했나 보다 싶었는데 책을 읽어 보니 놀라울 따름이다.

루이 14세는 스스로 발레도 췄다고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유학자였던 세종이 음악에도 조예가 깊었다니, 이런 분이 왕조 국가의 수장이었다는 사실이 놀랍다.

러시아를 건설한 표트르 대제와 비슷한 위상이라고 해야 하나 싶다.

종묘제례 과정이 자세히 나오는데, 이를 보면 유학이 단순한 국가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서양으로 치면 기독교와 비슷한 위치가 아니었을까 싶다.

일상생활의 의례를 규정하는 내용이 워낙 많아 종교가 아닌 마치 단순한 철학 같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조상신을 섬기는 종교가 아니었을까?

2) 조선 궁궐의 미학을 설명하면서 삼국사기의 <백제본기>에 나왔다는 "儉而不陋 華而不侈"를 매우 강조한다.

사실 그 말 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는데 이번에 오사카 도자미술관에 가서 한중일 세 도자기를 보면서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중국와 일본 도자기에 비해, 혹은 고려 청자에 비해 확실히 조선 백자는 좋게 말해 순박하고 얌전하지 화려한 매력이 없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주로 우리 백자만 봤을 때는 잘 몰랐는데 셋을 동등하게 비교해 놓으니 확실히 차이가 난다.

이런 검소함을 사대부들이 추구했던 것 같다.

유교, 특히 성리학 혹은 주자학과 상업은, 특히나 21세기의 자본주의와는 도저히 함께 갈 수가 없는 사상임을 새삼 느꼈다.

3) 승화루 서목에 따르면 3천여 점의 서첩과 화첩 등이 있었다고 하는데, 조선 왕실이 망하면서 사라져 버렸다고 한다.

보관되어 있었다면 최고의 왕실 수장품으로 격조높은 작품들이었을텐데 정말 아쉽다.

그런 걸 보면 8세기 무렵의 왕실 수장품이 여전히 전해져 내려오는 일본의 정창원은 정말 놀랍다.

읽다 보니 사도세자에 관한 부분이 위키백과에 있는 내용과 거의 일치한다.

위키백과 내용을 요약해서 쓴 것 같다.

요즘은 인터넷 검색이 너무 잘 되니 출처 표기에 매우 민감해야 할 듯 하다.


<인상깊은 구절>

지금 천석정에는 霽月光風樓라는 편액이 걸려 있는데 이는 조선시대 문인들이 사랑하던 문구다. 송대의 문인 황정견이 유학자 주돈이의 고상한 인격을 칭송하며 그의 마음이 '화창한 바람, 비갠 달과 같다'고 한 데서 유래한 것이다.

311p

육당 최남선이 <심춘순례>에서 선암사 강선루에 올라 정자에 걸린 다섯 편의 시를 한 번 소리 내어 읽어보고는 두 번 읽고 싶은 시는 없다고 한 대목에 주눅이 들었다. 나는 '소리 내서 읽을 수 있는 시가 하나도 없구나'라고 해야 할 판이다. 이런 한이 있어 지금도 한 달에 한 번씩 열리는 한문 강독 모임 세 곳에 참석하며 공부하고 있지만 마냥 어려운 것이 한문이다. 

(저자가 문화재청장 시절에 펴낸 책이 <궁궐의 현판과 주련>이라고 한다. 이럴 수가! 답사기 책도 좋지만 이 책도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모른다. 감사한 마음이 마냥 샘솟는다)


<오류>

38p

사도세자, 효명세자처럼 나중에 왕으로 추존된 분이 열 분이나 되기 때문이다.

->왕으로 추존된 분은 덕종, 원종, 진종, 장조, 문조 등 다섯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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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편 4 - 교토의 명소, 그들에겐 내력이 있고 우리에겐 사연이 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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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권은 교토의 역사, 4권은 명소에 관한 이야기다.

시대적 순서대로 장소를 옮기면서 해설하는 방식을 취하니 과연 서문에 나온대로 일본 역사를 쭉 훑게 된다.

덕분에 가마쿠라 막부와 무로마치 막부, 원정정치, 남북조 시대 등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

일본 정원의 독특함이라 할 수 있는 마른 산수, 석정 등에 대해 관심이 생긴다.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이라 그런지 도판이 어두운 게 많아 아쉽지만 사진만으로도 너무나 매혹적이다.

특히 고보리 엔슈가 조성했다고 여겨지는 가쓰라 이궁이 무척 인상적이다.

다이묘가 조경 건축가였다는 점도 신기한데 중국 원림이나 창덕궁의 후원 등과는 또다른 정갈하면서도 감각적인 느낌의 일본식 정원에 마음이 간다.

저자가 교토 박물관에서 셋슈 서거 500년 특별전을 보기 위해 새치기한 에피소드를 소개하면서 일본인의 줄 맞추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너무 공감했던 것이, 작년 여름 도쿄 디즈니랜드를 갔을 때 퍼레이드를 구경하던 생각이 난다.

대충 앉으면 될 줄 알고 적당히 자리를 잡았더니 안내원이 와서 계속 줄을 맞춰 앉으라는 거다.

줄서기를 하는 것도 아니고 길가에서 공연보려고 앉아 있는 것도 나란히 줄을 맞춰야 하다니 처음에는 무시했는데 두 번 세 번 와서 지적을 하니 어쩔 수 없이 옆사람과 줄을 맞춰 앉을 수밖에 없었다.

나중에 보니 내 뒤로도 네댓 줄이 열맞춰 앉아 있는 걸 보고 질서의 나라임을 새삼 느꼈던 기억이 난다.


<인상깊은 구절>

220p

철학자 니시다 기타로의 비가 있는데 이렇게 쓰여 있다.

"사람은 사람, 나는 나, 어찌 됐든 내가 가는 길을 가는 간다"

236p

더욱이 그것이 은각사에서 보았듯이 기술 집단에 의해 제작되어 장인도 대접받고 생산량이 많았던 데에는 부러움도 느끼게 된다. 실제로 조선왕조에서 기술을 천기로 생각하여 건축, 무용, 음악, 도자기, 목기, 금속공예의 장인들을 모두 '쟁이'로 취급함으로써 장인의 이름 석 자를 거의 남기지 않은 것과 크게 대비되는 대목이다. ... 이에 반해 조선왕조의 예술에서 공예는 이름 없는 장인에게 의지했지만 서화만은 '쟁이'에게 다 맡기지는 않았다. 사대부가 직접 참여하거나 중인 신분의 화원들로 하여금 담당하게 했다. 화원도 문인 취미라는 것을 이해해야 대가가 되었다. 이것은 서화가 지닌 미학이 기술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인문정신을 갖추어야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었다. 특히 조선왕조에서는 장식화보다 감상화가 주류였기 때문에 예술의 본령에 다가가려는 노력이 끊임없이 계속되었다.

244p
와쓰지 데쓰로는 자신이 왜 古寺순례를 쓰려고 하는가를 이렇게 토로한 적이 있다.
"사실 고미술 연구는 나 스스로에게는 옆길이라 생각된다. 이번 여행도 고미술의 힘을 享受함으로써 내 마음을 닦고, 나아가 풍족하게 하려는 데 지나지 않는다. 본래 감상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연구도 필요하다."
269p
답사란 장소에 대한 확인만으로도 뜻을 새길 수 있는 것이다.
325p
요란한 장치나 기발한 구조로 사람의 눈을 끄는 것이 아니라 평범성을 유지하면서도 세련되고 우아하며 기능에 충실한 형식을 갖췄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타우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현대건축의 발전에서 가장 중요한 기초는 기능에서 찾지 않으면 안 된다고 주장하며 '모든 뛰어난 기능을 갖는 것은 동시에 형식도 뛰어나다'라는 명제를 내걸었다. 때때로 이 말은 오해를 낳았자민 가쓰라 이궁은 나의 주장이 맞았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410p
우리 유물을 조사하자는데 왜 이리 까다로우냐고 항의를 하니까, 이렇게 철저히 비공개로 하는 것이 사찰의 엄격한 보관 원칙이라면서 그렇게 보관했기 때문에 700년 이상 된 불화가 지금까지 잘 보존되고 있는 것 아니냐며 양해해달라고 했다. 이런 식의 답변에는 달리 방도가 없었다.
434p
신유한은 비와호를 지나면서 그 풍광에 취해 "어떤 오랑캐가 이렇게 좋은 강산을 차지했을까"하고 탄식했으며 ... 
신유한은 문예 교류에 대해 증언하면서 일본은 무인이 지배하는 문화이기 때문에 문장이 볼품없고 졸렬하다고 여러 번 말했다.

<오류>

94p

고다이고 천황의 할아버지인 고사가 천황이 이궁을 세웠고, 아버지인 가메야마 천황이 여기에 머물러~

->고사가 천황은 고다이고 천황의 할아버지가 아니라 증조부이고, 조부가 가메야마이고, 아버지가 고우다 천황이다.

231p

1628년에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도요토미 히데요시 사이에서 벌어진 '오사카의 여름 전투'에서 희생된 장수들의~

->오사카 여름 전투는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아들인 히데요리 사이의 전투다.

343p

고미즈노오 상황은 삼촌과 조카가 대를 이어 지은 가쓰라 이궁에 두 번을 다녀오며

->가쓰라 이궁은 고미즈노오 상황의 삼촌인 도시히토 친왕과 그 아들인 도시타다가 지은 궁이다. 그러므로 삼촌과 사촌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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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편 3 - 교토의 역사 “오늘의 교토는 이렇게 만들어졌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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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근 20여 년 만에 교토에 가보려고 한다.

일본에 대해 전혀 모르던 때라 기억에 남는 건 나라 동대사의 사슴 밖에 없다.

일본 역사에 대해 나름 관심이 생기고 책도 열심히 읽은 터라 이번 여행은 일정은 짧지만 제대로 보고 와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유홍준씨 답사기를 재독했다.

항상 느끼는 바지만 베스트셀러는 독자를 끌어들이는 힘이 있다.

다른 편도 다 좋지만 특히 일본 편은 편집이나 디자인이 참 잘 나왔다.

문장도 너무나 쉽게 잘 읽히고 마치 한 편의 소설을 읽는 것처럼 흡입력 있다.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이 대부분인 듯 한데 도판도 괜찮은 편이다.

저자의 의도대로 교토의 명소들을 답사하면서 자연스레 일본의 역사도 같이 익힐 수 있었다.


1) 헤이안 시대 불상 조각이 힘이 넘친다. 

일본의 놀라운 조각 전통. 육바라밀사의 공야 상인 입상.가마쿠라 시대의 초상조각. 

삼십삼간당의 천수관음상 등신대 불상 1000구. 설치미술 같은 느낌.

2) 마쓰리의 나라. 1500년 째 계속되는 축제. 진정한 전통의 나라.

3) 일본 정원의 아름다움. 석정의 독특함.


<인상깊은 구절>

35p

중용의 저자는 공자의 말씀을 이렇게 전하고 있다.

"어떤 사람은 나면서부터 알고, 어떤 사람은 배워서 알며, 어떤 사람은 노력해서 안다. 그러나 이루어지면 매한가지다."

72p

전에도 이런 경험이 있었는데 그것은 단순한 친절성이 아니었다. 운전사라는 직업이 생계를 위한 돈벌이 수단일 뿐이라는 생각에서는 절대로 이런 모습은 나타나지 않는다. 내가 일본인들의 강점 중 하나로 꼽는 것은, 직업의 귀천을 가리지 않고, 철저히 자기 일에 충실한다는 확고한 직업의식을 갖고 있는 점이다.

133p

역사는 유물과 함께 기억해야 명확한 이미지를 갖게 되고, 지리와 함게 익혀야 현장감을 갖게 된다.

186p

홍법대사 공해가 지은 노래라는 설이 있다.

"꽃은 화려해도 지고 마나니 우리의 인생살이 누구인들 영원하리. 덧없는 인생의 깊은 산을 오늘도 넘어가노니 헛된 꿈 꾸지도 않고 취하지도 않으리라."

269p

'국가는 문화 창조의 가장 유력한 패트론'이라는 사실을 언제나 알게 될 것인가. 그때나 지금이나 정부의 예산 배정 우선순위는 '복지'에 있다. '복지'자가 들어가지 않으면 통하지 않는다.

287p

라이샤워는 <동양문화사>에서 한국과 일본이 중국문화의 강력한 영향을 받았으면서도 자기 문화의 아이덴티티를 견지할 수 있었던 여러 이유 중 하나는 각기 독자적인 언어를 갖고 있었다는 점을 들고 있다. 특히 일본은 이미 10세기에 가나가 발명되어 소설이 나오고 일본인의 서정을 담은 와카라는 시 형식까지 갖추었다. 일본이 이처럼 일찍이 국풍문화로 갈 수 있었던 것은 역시 가나의 발명과 그것의 적극적 사용 덕분이었다.

327p

이 엄청난 규모의 절을 어떻게 유지하며 몇십년간 불상 보수를 이어갈 수 있었는지 궁금했는데, 주지 스님이 말하기를 "관광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참배"가 있어서 가능하다고 했다. 즉 입장 수입으로 유지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고시라카와 상황은 분명 조상들로부터 용서를 받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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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문화로 보는 일본 기행 - 세계 인문 기행 4 세계인문기행 4
이경덕 지음 / 예담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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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정말 이 인문기행 시리즈는 내용이 알차고 사진 도판이 훌륭하다.

2001년에 나온 책이니 벌써 20년 가까이 되버렸는데도 어쩜 이렇게 세련됐는지!

서점에는 기행문이 넘쳐나는데 정작 읽을 만한 수준의 책은 참 드물다.

1인 블로그에나 끄적여야 할 글들을 그럴 듯 하게 편집만 해서 책으로 내다 보니, 1인 미디어 시대의 폐해란 생각마저 든다.

누구나 책을 낼 수 있는 그야말로 대중적인 출판 환경이 됐으나 그만큼 필자의 질이 떨어진다고 해야 할까.

절판이 돼서 너무 아쉽고, 다시 새롭게 단장해서 출간하면 좋겠다.

사진 도판이나 편집도 전혀 촌스럽지 않고 무엇보다 필자들 수준이 괜찮다.


오래 전에 교토에 가 보고 근 20여 년 만에 다시 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

책에서 금각사나 청수사, 료안지 등의 사진을 보니 정말 감회가 새롭고 중국이나 한국의 절과는 다르게 잘 다음어진 일본 특유의 미감이 돋보인다.

도쿄 편에서는 작년 여름에 다녀와서인지 반가운 곳들이 많다.

도쿄 근처 아사쿠사의 센소지, 도쿄국립박물관, 도쿄 도청 등 사진을 보니 즐거운 기억이 새록해진다.

일정이 짧아 하코네를 못 가본 게 무척 아쉽다.

일본 전 지역을 다섯 개로 나눠 간략하게 그러나 역사적 배경과 의의를 잘 짚어서 소개한다.

문체도 읽기 편하고 중언부언 하지 않아 좋다.


<인상 깊은 구절>

16p

유네스코는 교토의 불교 문화재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시켰다. 교토라는 도시 전체가 세계인의 문화자산이 된 셈이다.

105p

평소에 칼을 가까이 하지 않는 사람이 칼로 자기 배를 그을 생각은 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칼에 대한 숭배와 죽음을 초월할 수 있는 이데올로기가 없으면 할복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이때 이데올로기가 바로 무사도다.



<오류>

58p

고토쿠 천황은 다이카 개신을 통해 권력을 움켜쥔 소가를 몰아냈고 다음 천황인 쇼무는 오사카의 옛 지명인 나니와로 도읍을 옮겼다.

->고교쿠 천황 당시 권력을 쥐고 있던 소가노 이루카를 죽인 을사의 변이 아들인 나카노오에 황자, 즉 후의 덴지 천황에 의해 일어나고 이에 충격을 받은 어머니가 물러난 후 옹립된 이가 외숙인 고토쿠 천황이다. 그 후 다이카 개신이 일어난다. 고토쿠 천황이 다이카 개신을 단행했다기 보다 주체는 조카인 덴지 천황이다. 나니와로 도읍을 옮긴 쇼무 천황은 고토쿠 천황으로부터 한참 후의 사람으로, 덴지 천황의 외증손이다.

81p

임진왜란 때 함경도에서 왜군을 크게 무찌른 의병을 기념해서 세운 비석인데 왜 야스쿠니 신사에 있는 걸까?

->북관대첩비는 함경도 길주에 있었는데 러일전쟁 당시 전리품으로 가져가 야스쿠니 신사에 안치됐다. 2006년 북한에 반환됐는데 2001년 책이라 업데이트가 안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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