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와 칼 - 일본 문화의 틀
루스 베네딕트 지음, 김윤식.오인석 옮김 / 을유문화사 / 200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4.2

마크 트웨인이 "고전이란 누구나 한번쯤 읽기를 바라지만, 사실은 아무도 읽고 싶어 하지 않는 책이다. A classic is something that everybody wants to have read and nobody wants to read."라고 했었답니다. [국화와 칼]은 지난 수십년간 일본에 대한 고전이라고 일컬어졌던 책입니다. 그래서 2008년 9월 1일에 사뒀지만 어제까지 읽지 않은 책이었습니다. 어제 회의차 서울에 가게 되었습니다. 서울로 가는 비행기를 탈 때에는 보통 책 한권을 들고 갑니다. 공항에서, 비행기 안에서, 회의 전에, 돌아오는 공항에서, 그리고 다시 비행기 안에서 읽기 위해서입니다. 지난 토요일에 빌린 책 중에서는 마땅한 게 없더군요. 그래서 책꽂이에 있던 것을 선택하였습니다.

제가 부제로 달아놓은 것처럼 이 책은 1940년대의 일본을 분석한 책입니다. 인류학자의 관점에서 본 것이므로 저자가 1장에서 말하는 것처럼 비교적 충분한 자료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저자에게 다행입니다. 당시의 일본인은 현재의 일본과는 다른 문화양상을 가진 민족입니다. 일본도 명치유신 이후 서구화가 되었다고 하지만 그 75년의 (책이 나오기 전까지의) 기간보다 그 이후 65년(책이 나온 다음의 기간)이 훨씬 큰 변화를 가져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음으로써 지금까지 일본에 대한 느낌 중 불명확했던 것의 일부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또한 뒤에 붙은 해설(이광규)처럼 우리의 일부 풍습이 일본의 것과 비슷했다는 것도 동의합니다. 어쩌면 그것은 바로 그 일본에 의해 우리나라가 지배를 받았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의 부모 세대는 일제시대에 태어나 청소년기까지 보낸 분들입니다. 그리고 그분들의 부모는 청소년기부터 일본의 지배를 받았던 분들이고요. 자연 기존의 것들 중 비슷한 것은 (자의든 타의든) 쉽게 대체가 가능했을 것이고, 다른 것도 일부는 받아들여졌을 것입니다. 물론, 그 전의 오랜 기간 동안 전해진 문화 때문에 유사한 것들도 있었을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비록 과거의 일본을 보여주지만, 그래도 한번쯤은 읽을 가치가 있는 책입니다. 루스 베네딕트가 고민했던 용어를 같이 고민해 보는 것도 즐거움의 하나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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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이보다 나를 더 사랑한다 - 아이보다 더 아픈 엄마들을 위한 심리학
신의진 지음 / 걷는나무 / 2009년 8월
평점 :
품절


4.0

삼백여 페이지이지만 한 시간 반 정도면 읽을 수 있습니다. 앞부분은 정리가 안 되어 있어 문단과 문단이 따로 노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소설도 아니고 목적을 갖고 만들어진 글이니 괜찮습니다. 

글을 읽다가 우리집 막내가 ADHD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래 뭔가 새로운 것을 배우면 자기(개인으로의 자기와 주변을 포함한 자기) 자신에게 먼저 적용해 보는게 바람직한(아니 당연한) 현상이 아니겠습니까? 다음 달에 가까운 정신과를 아이와 함께 방문해야겠습니다. 주의력 결핍은 심각하고(6-7/9) 과잉행동은 낮은데(3-4/9) 진단기준에 둘을 동시에 만족해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한쪽만 만족해도 되는지에 대한 언급이 없네요. (아내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상담은 좌절되었습니다. ㅎㅎㅎ 어쩌겠습니까? 부모는 단수가 아니라 복수니까요.)

그리고 책은 부제 - 아이보다 더 아픈 엄마를 위한 심리학-에 걸맞도록 내용의 대부분은 아빠를 포함한 '부모'가 아니라 부모로서의 '엄마'를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책 분류는 어디로 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그래도 심리학에 가까운 분야이므로 이 카테고리에 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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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 위버 - 소설로 읽는 유쾌한 철학 오디세이
잭 보웬 지음, 박이문.하정임 옮김 / 다른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3.0

이안이란 소년이 노인과 함께 꿈에서 토론과 경험을 하고 아침에 부모와 그에 대하여 대화를 하는 것처럼 된 형식의 책입니다. 사실 전개를 위해서라면 굳이 이렇게 복잡하게 꾸밀 필요가 있을까 했는데 마지막을 보면 어쩔 수 없는 선택임을 알 수 있습니다.

던져지는 말들은 결국 작가의 한계 내에서 이루어집니다. 우리가 추리소설을 읽을 때 작가의 역량에 따라 재미있게 볼 수도 있고, 다 보기도 전에 화를 내기도 하는 이유입니다. 그 누구도 저자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을 그 작품에서 얻을 수는 없지요. 게다가 어떤 것은 혼란만 일으킨 채 끝나기도 합니다. 원래 철학이란 시간이 충분히 있어야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적어도 저에게는) 그냥 소설 읽듯이 지나갔으니 복잡하게 느껴지는 것이겠지요. 그래도 소설 형식으로 꾸몄다는 것은 (독자의) 노력을 적게 기울이고도 이야기를 전달하겠다는 의지일 텐데 부족한 감이 있습니다.

이안에게 주어진 것처럼 저자는 문제를 던져놓고 일부 관련된 또는 상반된 지식을 노인과 부모를 통하여 전달하고 있습니다. 나머진 읽는 사람의 몫이죠. 그렇기 때문에 저는 중립점수를 줄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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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에는 사기, 오른손에는 삼국지를 들어라
밍더 지음, 홍순도 옮김, 김영수 감수 / 더숲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3.0

'明德식 처세술'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 2부로 나누어 각각 사기와 삼국지에서 저자가 생각하는 처세술을 따왔습니다. 사기와 삼국지를 읽은 분이라면 '이 사람은 이렇게 생각하는군' 이라고 감상하면서 읽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시겠지만 이 책 자체는 뭐 그리 대단한 책이 아닙니다. 안 읽어도 됩니다. 둘을 안 읽었던 분이라면 봐도 무관한데 전체를 조망하는 게 아니라 몇 가지 사례를 들먹이는 것이므로 진짜 사기나 삼국지와는 좀 거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 책에서의 삼국지는 '삼국지연의'를 말합니다.

몇 사례는 잘못 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어쩌면 동일한 한자어를 (한국과 중국이) 다르게 사용하는 것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또는 사고방식이 달라서이기도 할 것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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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의 티마이오스 헬라스 고전 출판 기획 시리즈 2
플라톤 지음, 박종현/김영균 옮김 / 서광사 /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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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2008년 7월 15일에 구입한 것입니다. '20개월을 책꽂이에 박혀있다가 읽혀지게 되었습니다.' (책의 관점이고요, 제 관점에서는 '20개월 간 처박아 놓았다가 꺼내 읽었습니다'가 됩니다.)

앞에 나온 설명을 읽으면 역시 크리티아스와 비슷한 이야기를 합니다. [국가]-[티마이오스]-[크리티아스]-[헤르모크라테스]로 이루어지는 것 같다는. [크리티아스]는 이야기를 시작하다가 중단됩니다. 그래서 '시작은 반이다'라는 말을 차용하자면 반쪽짜리 책입니다. [헤르모크라테스]는 이 세상에 없는 책입니다. 그런데 티마이오스의 앞을 보면 전에(본문에는 '어제'라고 나옵니다) 언급한 내용이 있는데 이게 [국가]의 2권이라네요. 그래서 시기가 어떻게 되는지 불확실하다고 합니다. 아무튼 이것도 대화처럼 구성되어 있습니다. 다만 초기에만 네 사람(소크라테스, 티마이오스, 크리티아스, 헤르모크라테스)가 주거니 받거니 하는 식으로 어제 토론했던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리곤 제목에 맞게 '티마이오스'가 우주에서 시작하여 소우주인 (인간의) 몸으로 이야기를 길게 이끌어갑니다. 내용은 지금의 관점에서 볼 때 초라합니다. 왜냐하면 알려진 지식이 적었던 시기여서 그 적은 지식을 확장하고 또 재확장해서 개념을 펼쳐나가야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비교적 일관된 '개념' 자체가 있기 때문에 나름대로 체계적인 전개가 가능했던 것일 것입니다. 그런 점은 본받을 만한 것입니다.

책 자체를 보면 머릿말, 해제, 일러두기가 대략 38페이지입니다. 본문이 210페이지이고, 나머진 부록과 참고문헌, 그리고 색인입니다. 본문의 대략 절반은 주석입니다. 주석은 각 페이지 아래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이전에 읽었던 [크리티아스]에서는 책 뒤에 몰려 있었는데 (적어도 비전문가인 저에게는) 그것보다 훨씬 나은 배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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