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스범스 21 - 공포의 지하 실험실 구스범스 21
R. L. 스타인 지음, 남동훈 그림, 이원경 옮김 / 고릴라박스(비룡소)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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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전 세계에서 ≪해리포터 시리즈≫ 다음으로 많이 판매된 책이 ≪구스범스 시리즈≫라고 한다. 물론 ≪구스범스 시리즈≫는 시리즈에 속한 책의 권수가 월등히 많기에(100권이 넘게 출간되었다고 한다.) 어쩌면 한 권 한 권의 판매량에 있어서 여타 다른 책들에 뒤질 수도 있겠다. 그럼에도 시리즈 전체로 봤을 때, 요즘 아이들 말로 넘사벽인 ≪해리포터 시리즈≫ 다음으로 많이 판매되었다는 건 그만큼 전 세계 아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조금 바꿔 말한다면, ≪구스범스 시리즈≫는 믿고 볼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믿고 볼 수 있는 시리즈, ≪구스범스 시리즈≫가 금번 고릴라박스(비룡소)에서 21번째 책이 번역 출간되었다. 제목은 『공포의 지하 실험실』(원제: Stay out of the basement)이며, 원 시리즈 2번째 책이다. 그럼, 작가 스타인이 선사하는 오싹한 공포 속으로 잠시 들어가 보자.

 

케이시와 마거릿 남매의 아빠는 연구원이다. 아니 연구원이었다. 이제 연구소에서 해고당해 집 지하실에서 홀로 연구에 매진하는 백수다. 남매에게 다정다감하던 아빠였는데, 해고당한 뒤로는 얼굴 보기도 힘들고, 가끔 마주쳐도 냉랭하기만 하다. 지하실에는 절대 내려오지 말라 거듭 경고하고.

 

인간이란 하지 말라면 더욱 하고 싶은 게 인지상정. 주인공 케이시와 마거릿 역시 그렇다. 어느 날 아빠가 잠시 지하실을 비운 사이 몰래 내려간 지하실 풍경은 딴 세상이다. 지하실이 온갖 식물들로 우거진 완전 밀림이다. 그런데, 어디선가 한숨 소리가 들려오고 숨 쉬는 소리도 들려온다. 온통 식물밖에 없는 곳에서 말이다. 심지어 넝쿨들은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케이시 오빠를 휘감기까지 하는데. 과연 이게 어찌된 일일까?

남매는 어느 날 더 놀라운 모습을 목격한다. 언제나 야구모자를 쓰고 다니던 아빠의 모자가 벗겨졌는데, 그곳엔 머리카락 대신 온통 나뭇잎으로 뒤덮여 있다. 심지어 마거릿은 아빠가 새벽에 뭔가를 몰래 먹는 것을 목격하는데, 그건 다름 아닌 냄새 나는 거름이다.

 

뭔가 끔찍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으스스한 지하실에 다시는 내려가고 싶지 않지만, 남매는 진실을 알기 위해 다시 용기를 내어 지하실로 향하게 되고, 그곳에서 얼마 전 집에 방문했던 연구소 소장(아빠의 전 상관)의 옷이 감춰져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연구소 소장은 집에 돌아가지 않았던 것이다. 이 모든 것은 아빠의 소행 같은데. 과연 남매는 아빠의 음모 앞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걸까?

이번 이야기 역시 재미나다. 여타 이야기와 조금 다른 느낌이라면 주인공들이 용기를 내어 싸워야할 대상이 아빠라는 점이다. 구스범스에서는 초자연적인 존재들로부터 가족을 지켜내기 위해 어린 주인공들이 용기를 끌어내는 이야기들을 주를 이루고 있다면, 이번엔 싸워야 할 대상이 오히려 아빠다. 뭔가 나쁜 짓을 벌이는 아빠를 대적하기 위해 용기를 내야만 한다. 이 점이 가장 색다른 느낌이다. 물론 여기엔 기대해도 좋을 반전이 기다리고 있지만.

 

≪구스범스 시리즈≫가 전해주는 오싹함의 이면에는 가능하지 않은 초자연적 현상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번 이야기에서도 비슷하다. 식물이 동물의 특성을 가질 수 없다. 그런데, 그런 일이 삶 속에서 실제 일어난다면? 식물이 한숨을 쉬고, 식물이 신음하며, 식물이 무기를 들고 공격해 온다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일어나기에 우린 더 큰 공포에 빠지게 될 게다. 이번 이야기에서는 바로 이런 공포를 우리에게 선물한다.

 

이번 이야기 역시 오싹한 호러 속에서도 가족을 지켜내기 위한 아이들의 용기가 돋보인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반짝이는 지혜도 돋보이고. 아이들은 조금만 무서운 일이 벌어져도 두려워 떨 수밖에 없는 약자다. 그런 약자들이 ≪구스범스 시리즈≫에서는 용기를 내어 싸우고, 지혜를 발휘한다. 더 나아가 자신의 소중한 것을 지켜낸다. 이것이야말로 작가 스타인이 전해주는 오싹함 속에서 자리한 따스함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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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미운 내 꼬리 맛있는 책읽기 41
양인자 지음, 장연화 그림 / 파란정원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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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 아이들은 일곱 살 터울이다. 첫째가 딸, 둘째가 아들이다. 터울이 제법 나니 동생이 태어난 후에도 시샘하기보다는 귀여워하고 엄마 곁에서 동생을 위해 이런저런 심부름도 많이 한다. 그런데, 동생이 두 돌이 되자 간혹 딸아이의 목소리가 높아질 때가 있다. 누나의 물건들을 함부로 만지거나 어지럽히는 말 짓을 한다거나, 누나의 간식거리를 탐할 때가 그렇다.

 

그럴 때마다 우린 거의 대부분 누나의 양보를 은연중 강요하곤 한다.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동생을 위해 누나가 양보하고 참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동생이 잘못했음에도 언제나 누나가 참아야만 하는 것이 맞는 걸까? 양인자 작가의 동화 『얄미운 내 꼬리』를 읽고 더욱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얄미운 내 꼬리』는 언제나 언니를 따르고 의지하는 동생으로 인한 갈등과 고민을 그려내고 있다. 지현은 동생 세현 때문에 남모를 스트레스를 받는다. 학교를 오가는 길뿐 아니라 학원까지 지현은 동생과 함께 다녀야만 한다. 둘이 함께 다니는 모습이 보기에 좋긴 하지만, 지현은 동생 때문에 친구들과 함께 놀 수 없음이 언제나 아쉽다. 언제나 자신을 의지하고 따르는 동생으로 인해 지현은 자신만의 시간이 없다.

동생은 유독 지현을 의지한다. 속된 말로 껌딱지처럼 지현에게 딱 붙어 있다. 오죽하면 지현의 친구들이 동생 세현을 가리켜 ‘지현의 꼬리’라고 부를까? 이처럼 언제나 언니를 가만 놔두지 않는 동생. 뻔뻔하고 당당하게 언니에게 군것질 거리를 요구하는 동생. 그러면서도 동생은 부모님 앞에서는 깍쟁이처럼 얄밉게 굴기도 한다. 지현의 깍쟁이 짓에 부모님들은 언제나 끔벅하고. 동생은 언제나 얄밉게 자신의 실속을 차리는데, 부모님은 여전히 지현에게만 양보를 바란다. 언니라는 이유만으로 말이다.

과연 지현과 세현 둘의 관계 이대로 괜찮을까? 지현은 첫째라는 책임감에 언제나 양보하고 듬직하게 동생을 지켜줘야만 하는 걸까? 동생이기에 언니에게 의지하고 많은 것들을 요구함이 당연한 걸까?

 

이 동화는 첫째이기에 마땅하다고 여겼던 책임감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첫째이기에 요구되던 마땅한 덕목들이 오히려 첫째에게 또 다른 힘겨움이 될 수 있음을 생각하게 한다. 책임감과 첫째다움으로 인해 희생되어야 할 또 다른 뭔가가 있음을 말이다. 물론 그런 희생도 둘 간의 우애라는 더 큰 보상이 있지만 말이다.

 

동화 속에 등장하는 두 자매의 모습은 어느 쪽으로도 과하지 않다. 동생 세현은 깍쟁이처럼 얄밉게 굴 때도 있고 언니만 의지하는 것 같지만, 속이 꽉 차 있다. 언니를 의지하는 마음만큼 언니를 아끼고 사랑한다. 지현 역시 마찬가지다. 때론 귀찮을 때가 많지만, 그럼에도 동생이 있음으로 많은 부분 의지가 되어 왔음을 알게 된다.

 

이런 두 예쁜 자매의 알콩달콩 함께 하는 모습이 때론 조마조마하고, 때론 안타까울 때도 있지만, 따스하다. 두 자매의 사랑이 전해지기에 마음이 곱게 물드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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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글쓰기 좀 가르쳐 주세요 - 초등 고학년-중학생을 위한 실전 작문법
김래주 지음 / 북네스트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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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글 잘 쓰는 사람이 부럽다. 이는 글 욕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그렇지 않을까 싶다. 어느 날 갑자기 글 솜씨가 확 좋아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쓰다보면 언젠간 좋아지리라. 물론, 도움이 되는 조언에 귀를 기울인다면 좋을 것이고.

 

여기, 글쓰기에 있어 좋은 조언을 건네주는 책이 있다. 김래주 작가의 『아빠, 글쓰기 좀 가르쳐 주세요』란 제목의 책이다. 제목에서 느낄 수 있듯이 이 책은 어린이들 글쓰기 실력배양을 일차적 목적으로 삼고 있다. 초등학생들의 경우 부모님이 이 책을 숙지하고 아이들을 지도하면 되고, 중학생 이상은 본인이 혼자 읽으며 익힐 수 있다고 책은 말한다.

 

오해하지 말 것은 어린이들의 글쓰기를 위한 책이라고 해서 어른들에게 필요 없다는 말은 아니다. 어른들이 보기에도 그 내용이 전혀 부족함이 없다. 아니,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고 있기에 쉽고, 구체적인 내용들로 채워져 있어 여타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글쓰기 책들보다 더 좋은 느낌을 받았다. 더 많이 배부른 느낌이다.

 

게다가 가장 좋은 공부는 누군가를 가르치는 것이라 하지 않는가. 가르치기 위해 준비하며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될 테니 말이다. 우리 아이들을 이 책을 교재 삼아 실제 가르치며 공부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글쓰기 솜씨가 좋아졌음을 느끼게 되리라 싶다.

 

이 책에서 강조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글쓰기의 절반은 글 설계법이란다. 그렇기에 글을 설계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특히, 이야기나무 만들기 부분은 글을 설계하는 데 있어 구체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을 배우게 되어 좋다. 저자는 말한다. 글쓰기는 마치 요리와 같다고. 같은 재료를 가지고도 서로 다른 맛을 내는 것처럼, 글쓰기 역시 그러하다는 것. 같은 재료를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글의 맛이 달라진다. 그렇기에 글을 어떻게 설계하느냐 하는 것이 글쓰기의 절반을 차지하게 된단다.

 

둘째, 어법 바로잡기를 강조하고 있다. 한국인이지만 한국어 사용에 있어 바르지 않은 어법 사용이 많다는 것이다. 그렇게 될 때, 글은 읽기 힘겹고 맛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 신경을 써야 하는지를 여러 가지 가르쳐주고 있다. 그 가운데 다음과 같은 내용들이 있다.

 

- 주술관계가 명확해야 한다.

- 수동과 능동을 한 문장에 섞어 쓰지 말아야 한다.

- 두 가지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문장은 쓰지 않아야 한다.

- 접속사를 줄여야 한다.

- 같은 단어나 조사가 겹치지 않게 해야 한다.

- 수동태를 남발해서는 안 된다. 특히 이중 수동은 나쁜 문장으로 가는 길이라고 말한다.

- 표기법을 잘못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 단어 하나, 토씨 하나가 문장 전체를 흔들 수 있다.

- 시제에 유의해야 한다. 대과거는 우리말에 없으니, 쓰지 않아야 한다.

- 이중 부정은 되도록 쓰지 않아야 한다.

- 수식어는 강조어 또는 긴 수식어를 먼저 쓴다.

 

그 외에도 글쓰기 실력을 높여줄 중요한 내용들을 많이 알려주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내용을 실제적인 용례와 함께 살펴보고 공부하다보면, 글쓰기가 더욱 매끄럽고 맛깔나게 되지 않을까 싶다. 또한 10강이 끝난 뒤편에는 기본적인 맞춤법과 틀리기 쉬운 단어들을 제시해주고 있어 이 부분도 큰 도움이 된다.

 

이러한 내용들을 잘 숙지하고 글을 써나감으로 글 수준이 한 단계 올라서게 되길 꿈꿔본다. 아울러 이 책의 일차적 목적인 자녀들의 글쓰기 실력을 위한 공부임을 잊지 않고, 딸아이와 함께 글쓰기 연습을 하길 계획해본다. 딸아이가 아빠보다는 훨씬 나은 글쓰기 실력을 갖길 소망하며 말이다. 글쓰기 실력에 신경을 쓰는 모든 분들이 읽으면 좋을 그런 책으로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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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역사를 들려주는 세계의 벽
마기 번스 나이트 지음, 앤 시블리 오브라이언 그림, 이충호 옮김 / 다림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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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이란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니, 이런 의미들을 가지고 있네요.

 

1. 방이나 집 등의 둘레를 막은 수직 건조물.

2. 극복하기 어려운 곤경이나 장애, 한계 따위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3. 사물의 관계나 교류를 가로막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그렇다면, 이런 ‘벽’이 갖는 역할은 무엇일까 생각해봅니다. 그 역할을 이렇게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 방이나 집 안에 있는 사람이나 재산을 지켜내는 역할.

- 타인과 내 영역을 구분 짓기는 경계.

- 타인과의 단절.

여기 벽에 대한 책이 있습니다. 『문화와 역사를 들려주는 세계의 벽』이란 제목의 책입니다. 이 책은 세계 곳곳의 의미 있는 벽 27곳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만리장성부터 시작하여 세계 곳곳을 돌아 우리나라의 임진각 철조망까지 27곳을 소개합니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그림책이기에 그 설명이 자세하진 않아요. 각 장소의 그림과 함께 간단한 설명을 덧붙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설명이 부족하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어요. 책 뒤편에는 조금 더 자세히 27곳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으니 말입니다.

이들 벽을 살펴보며, 세상엔 참 다양한 ‘벽’이 존재하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자신들을 지켜내기 위한 벽도 있습니다. 종교적 열정으로 세워진 벽들도 참 많아요. 예술적 가치가 있는 벽들도 있고요.

 

무엇보다 ‘단절’의 역할을 하는 벽들도 발견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누군가와의 소통을 단절시키는 벽이 다시 소통을 향해 허물어지게 되는 곳을 발견하는 기쁨도 있습니다. 또한 소통을 꿈꾸는 벽도 존재하고요. 오히려 소통을 위해 세워진 벽들도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소통을 위해 세워지다니 궁금하죠? 역사 속에 다시는 반복되어서는 안 되는 슬픈 역사를 기억하기 위해 세워진 벽들은 가히 소통을 위한 벽이라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또한 역사의 흔적이 새겨져 있기에 우리가 보존해야 할 벽들도 있습니다. 이런 벽들을 보며, 이 책은 언급하지 않지만, 자랑스러운 우리 문화유산 반구대 암각화를 떠올려 보게 됩니다. 너무나도 자랑스럽고 가치 있는 벽이지만, 지혜롭게 보존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네 모습이 부끄럽기도 하고요.

 

세계 곳곳의 벽 27곳에 대한 소개. 담담한 소개이지만, 하나하나가 커다란 의미로 다가오는 벽들입니다. 이 외에도 또 다른 벽들에 대한 소개가 덧붙여질 수 있길 기대해봅니다. 이 책은 2014년에 출간되었지만, 20여전 년에 같은 이름의 책으로 나왔고, 그 후속작이 나오면서, 두 권의 내용을 한 권으로 수정 보완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앞으로도 또 다른 의미 있는 벽들이 추가되길 기대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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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고양이 사계절 웃는 코끼리 18
위기철 지음, 안미영 그림 / 사계절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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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사랑하는 가족이 사라지게 된다면 어떨까요? 아마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겠죠. 머리가 텅 비거나, 아님 생각이 멈출지도 모르겠네요. 아! 생각해보니 ‘단장(斷腸)’이란 말도 사랑하는 새끼를 잃어버린 어미 원숭이의 슬픔을 이야기하는 거네요. 새끼를 잃은 어미의 슬픔이 얼마나 크면 창자가 다 끊어질 정도일까요?

 

이렇게 슬픈 상황인데 어째 하나도 슬프지 않고 도리어 예쁜 느낌을 갖게 하는 동화가 있습니다. 바로 위기철 작가의 『초록 고양이』란 동화입니다. 이 동화는 도합 3개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이야기에서 바로 이런 슬픈 상황이 등장합니다. 꽃담이는 엄마를 잃어버렸습니다. 초록 고양이가 엄마를 데려갔거든요. 그런데, 초록고양이가 말하네요. 커다란 항아리 40개 가운데 한 곳에 꽃담이네 엄마가 있다고요. 엄마가 있는 항아리를 선택할 기회는 딱 한 번. 만일 틀린 항아리를 고르게 되면 영영 엄마를 찾지 못한대요. 그런데도 꽃담이는 하나도 걱정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엄마가 계신 항아리에서는 엄마 냄새가 나기 때문이래요.

꽃담이와 엄마는 이처럼 아름다운 향기로 연결되어 있네요. 엄마의 향기는 다름 아닌 사랑의 향기겠죠. 이처럼 사랑의 향기로 묶여 있는 가족, 참 아름답네요. 물론, 우리 모두의 가정이 이렇게 향기로 연결되어 있죠. 잘 깨닫지 못할 때가 있긴 하지만요.

그런데, 이번엔 꽃담이를 데려갔답니다. 이번에도 초록 고양이가 범인이고요. 엄마에게 말하네요. 40개의 항아리 가운데 한 곳에 꽃담이가 있는데, 뚜껑을 열어봐서도 안 되고, 이름을 불러서도 안 된대요. 엄마는 어떻게 찾을 까요? 엄마는 모든 항아리를 열지 않고 넘어뜨려 깨뜨린답니다. 고양이가 반칙이라고 하지만 엄마는 딸 구하는 일에 물불을 가릴 수 없다고 말하네요.

자녀를 향한 부모의 심정을 너무 잘 표현하고 있어요. 자녀를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게 바로 부모겠죠. 우리 역시 그런 사랑 받으며 자랐고, 이제 그 사랑을 자녀들에게 전하고 있죠. 어때요? 하나도 슬프지 않죠? 사랑하는 자녀를 잃어버렸다면 분명 뇌가 멈출 지경일 텐데, 어째 아름답기만 하죠? 이 동화를 읽고 느낀 첫 번째 생각은 바로 이거에요. 슬퍼야만 할 상황이 도리어 아름다운 것. 이것이야말로 이 동화의 힘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슬픈 상황이 아름답게 되는 그 저변에는 가족을 향한 사랑이 있네요. 어쩌면 사랑의 힘이라고 해야 맞겠네요.

 

이렇게 꽃담이의 가족이 되는 초록 고양이와 만들어가는 또 다른 2개의 이야기들 역시 기대해도 좋습니다. 초등 저학년 아이들이 읽으면 좋을 동화입니다. 잔잔하면서도 가슴이 따뜻해지고, 아름다워지는 동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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