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별 아이들
티 선생님 지음, 설혜원 옮김 / 학산문화사(단행본)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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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가 이토록 재미나며 감동을 줄 수 있다니 놀랍다. 책을 읽고 난 후엔 어쩐지 마음이 더 많이 순수해지고 맑아진 느낌이다.

 

『지구별 아이들』은 유치원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다. 현직 유치원 선생님인 저자는 어느 날 전철 안에서의 우연한 만남이 자신의 진로를 결정했다고 한다. 맞은편에 앉은 다섯 살쯤 되는 여자아이가 자신을 향해 방긋 미소를 지어주던 순간 유치원 선생님이 되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한다. 그렇게 유치원 선생님이 되어 아이들과 함께 보내고 있는 20대 후반의 미혼 남성인 저자. 저자는 유치원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이야기들을 트위터에 올리기 시작했고, 좋은 반응으로 책으로 출간하기에 이르렀다고 한다.

 

책을 펼치는 순간 너무나도 사랑스럽고 귀여운 아이들이 전해주는 마법과 같은 이야기가 쏟아져 나온다. 아이들은 각양각색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 전대물(후뢰시맨, 파워 레인져 등과 같이 지구를 지켜내는 슈퍼 히어로가 등장하는 장르)에 빠져 있는 사나이 나츠, 연애고수 아키, 혼자 놀기의 달인 모미지, 누나 콤플렉스를 겪고 있는 후유 등 서로 다른 여덟 아이들이 등장한다. 이 아이들이 독자들에게 거는 마법은 종류는 서로 다를지 모른다. 하지만, 어느 아이들이든지 그들이 거는 마법은 금세 독자를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자신들이 사랑하는 총각 선생님에게 건네는 아이들 말들이 어찌 그리 사랑스러울 수 있을까. 책을 읽노라면 아이들이 너무 귀여워 꼭 안아주고 싶고 깨물어 주고 싶다는 진부한 표현과 감정만이 떠오른다. 순수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아이들. 때론 엉뚱하고, 때론 귀여운 허세를 부리기도 하고, 때론 앙큼하고, 때론 어른스러운 아이들. 이 아이들이 전해주는 행복한 기운이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을 훈훈하게 덥혀준다. 무더위에 훈훈하다니 덥게 느껴질지 모르겠다. 하지만, 아이들이 전해주는 훈훈함은 결코 덥지 않다. 오히려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는 훈훈함이다. 그렇기에 아이들이 고맙다.

 

역시 아이들은 축복이다. 아이들보다 더 큰 축복이 세상에 없음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아울러 때론 유치원 아이들이 어른보다 더 지혜롭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어찌 아이들에게 이런 통찰력이 있을까 싶다가도 순수한 눈으로 바라보기에 가능하구나 싶기도 하다.

 

이토록 사랑스러운 아이들에게 사랑받는 저자는 행복하다. 아이들이 전해주는 행복 에너지를 날마다 맛볼 수 있으니 말이다. 아니 어쩌면 이런 행복 에너지는 아이들을 향한 저자의 사랑이 만들어 냈을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이런 저자에게 지도받는 아이들이 어쩌면 더 행복할지도 모르겠다.

 

『지구별 아이들』, 아이들의 참 예쁜 이야기들이다. 예쁜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고. 또한 이런 아이들이 살고 있는 지구별 역시 예쁜 별이다. 우린 그 예쁜 별에서 살고 있다. 그렇기에 여전히 희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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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여 마땅한 사람들
피터 스완슨 지음, 노진선 옮김 / 푸른숲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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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 어느새 당신은 살인자를 응원하고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바로 이러한 문구와 함께 『죽여 마땅한 사람들』이란 다소 섬뜩한 제목의 소설을 만났다. 과연 정말 살인자를 응원하게 될까? 답은 그렇다. 물론 처음엔 살인에 대한 접근에 거부감이 없지 않았지만 말이다.

 

소설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테드와 릴리, 2부는 릴리와 미란다, 3부는 릴리와 킴볼(살인 사건을 쫓는 형사). 이렇게 각기 이들의 시점(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소설은 진행된다. 각 부는 두 사람씩 서로 각 단원이 교차되며 진행된다. 1부를 예로 든다면 테드, 릴리, 테드, 릴리, 이런 식으로 말이다.

 

성공한 사업가 테드는 어느 날 아내 미란다가 바람 난 것을 알게 된다. 그럼에도 감쪽같이 거짓말을 하는 미란다를 보며, 테드는 만남부터 지금까지 아내가 한 번도 자신에게 진실한 적이 없었음을 깨닫게 된다. 그런 테드는 공항에서 한 여인(릴리)을 만나게 되고, 장차 다시 만날 일이 없을 것이라 여긴 이 여인에게 자신의 사연을 이야기한다. 아내와 정부를 둘 다 죽이고 싶다는 말과 함께. 그리고 릴리는 테드의 살인계획을 돕겠다고 한다. 진지하게 말이다.

 

이렇게 둘의 살인 계획은 시작된다. 릴리는 어떻게 처음 만난 남자의 살인 계획에 동조하게 된 걸까? 사실, 릴리는 미란다를 알고 있었다. 대학 시절 둘은 한 남자를 사이에 두고 있던 악연이 있다. 릴리는 또한 미란다라는 여인이 어떤 여인인지를 알고 있다. 살아 있을 가치가 없는 여인임을 말이다.

 

과연 둘의 살인 계획은 성공할 수 있을까? 놀랍게도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대부분 과거 살인의 경력이 있거나 현재 살인을 벌이기도 한다(테드, 릴리는 과거에, 미란다와 브래드는 현재에). 이처럼 살인이 보편화 되어 있다고 생각하니 다소 이질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처음 소설을 읽어나가면서, 아무래도 살인에 대한 주인공들의 견해에 동조하기가 쉽지는 않다. 예를 들면 이런 논리를 편다.

 

솔직히 난 살인이 사람들 말처럼 그렇게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사람은 누구나 죽어요. 썩은 사과 몇 개를 신의 의도보다 조금 일찍 추려낸다고 해서 달라질 게 뭔가요? 게다가 예를 들어, 당신 부인은 죽어 마땅한 부류 같은데요.(48쪽)

- 릴리의 말 가운데

 

내 아내와 잔 것에 대한 벌이라서가 아니라 지구상에서 브래드가 사라지는 것은 좋은 일이기 때문이다. 그의 존재로 인해 조금이라도 삶이 나아지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그의 아이들도, 전 부인도 아니다. 술집의 폴리도 아니다. 그녀는 아마도 자기가 브래드의 여자 친구라고 생각할 것이다. 브래드는 머저리였고, 이 세상에서 머저리 하나가 사라지는 것은 모두에게 좋은 일이다.(141쪽)

- 테드의 생각

 

아무래도 이런 논리에 동조하기 쉽지 않다. 어차피 죽으니 조금 일찍 도려낸다고 해서 뭐가 문제인가라는 논리가 다소 뻔뻔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게다가 죽어 마땅한 부류라는 판단은 과연 누가 내릴 수 있는가. 그리고 그 사람에게 그런 판단의 권위가 주어지는 걸까. 또한 머저리와 같은 인생이라고 해서 살아갈 가치가 없는 걸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지 못하는 인생은 죽어 마땅한 존재라는 논리가 과연 정당한가. 등 살인에 대한 이런 접근에 거부감이 여전하다.

 

그럼에도 소설에 빠져들기 시작하며, 출판사에서 선전한 문구처럼, 자신도 모르게 이들 주인공(릴리, 테드)의 살인이 성공하길 응원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그만큼 소설에 빠져들었다는 반증일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혹 비윤리적인 소설 아니냐 걱정할 필요는 없다. 소설은 독자의 안타까움을 일으킬 만한 결말을 맺고 있으니 말이다. 완전범죄를 꿈꾸었고, 완전범죄에 성공하게 되지만, 결국 생각지도 못한 결말이 기다리고 있음으로 결말을 맺으니 말이다.

 

그러니, 독자들은 윤리적 강박관념을 잠시 내려놓고 소설을 즐기자. 아울러 소설을 읽은 후엔 소설은 소설일 뿐임을 잊지 말자. 장마 뒤에 또 다시 우릴 엄습할 무더위 가운데 이런 재미난 소설 한 권 읽어봄이 어떨까? 무더위 속에서 읽을 소설로 추천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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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그런 아이 도도 내책꽂이
원유순 지음, 한호진 그림 / 크레용하우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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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아이 콤플렉스라는 것을 백과사전은 이렇게 정의합니다.

 

착한아이 콤플렉스란 타인으로부터 착한아이라는 반응을 듣기 위해 내면의 욕구나 소망을 억압하는 말과 행동을 반복하는 심리적 콤플렉스를 뜻한다.

- 한국어 위키백과

 

만약 언제나 이처럼 착한아이 콤플렉스를 가지고 살아간다면 어떨까요? 칭찬은 많이 들을지 모르지만, 그 사람의 마음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곪게 되지 않을까요? 곪은 곳은 터뜨리고 고름을 짜줘야만 하죠. 여기 그처럼 착한아이 콤플렉스로 인해 마음이 곪게 되고, 결국엔 멋지게 터뜨려 고름을 짜줌으로 그 마음이 다시 치유되는 그런 재미난 동화가 있습니다. 금번 크레용하우스에서 출간된 원유순 작가의 『그저 그런 아이 도도』란 동화입니다.

 

도도는 착한아이라는 칭찬을 받으면 기분이 좋아요. 그래서 마음에 들지 않는 음식도 기분 좋게 먹죠. 맛나서 먹는 것이 아니라 칭찬을 받기 위해서랍니다. 친구들이 싫어하는 건 자신이 자청해서 하곤 합니다. 정말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라, 칭찬을 받기 위해서입니다. 이렇게 칭찬받기 위해 하기 싫은 것도 하고, 먹기 싫은 것도 먹는 가운데 도도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속에서부터 문제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만약 이대로 두면 큰일 날 것 같습니다.

그런 도도네 집에 달달 할머니가 옵니다. 달달 할머니는 뭐든 달달 볶아서 달달 할머니랍니다. 음식도 뭐든 달달 볶습니다. 그런 할머니가 도도 방에 이상한 팬티 하나를 살짝 놔둡니다. 빨간 팬티인데, 속이 부글부글 끓을 때, 이 팬티를 입으면 속이 뻥~ 뚫린대요. 단, 조건이 있습니다.

 

하나, 절대로 벗지 말 것

둘, 절대로 빨지 말 것

셋, 절대로 남에게 보여 주지 말 것

 

이 세 가지만 지키면 됩니다. 도도는 이 팬티를 입은 후엔 이젠 굳이 맘에도 없는 일들을 칭찬듣기 위해 하지 않습니다. 도리어 자기 멋대로 하죠. 그래서 다른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요. 하지만, 도도의 마음은 정말 뻥~ 뚫린답니다. 그런데, 도도 이대로 둬도 괜찮을까요?

이 동화는 먼저, 착한아이 콤플렉스를 벗어던질 것을 이야기합니다. 작가의 말합니다. 잘난 가면을 오래 쓰고 있으면 지쳐서 빨리 쓰러진다고요. 그러니 가면을 벗어던지라는 거죠. 가면을 벗어던지면 다른 세상이 보인다고요.

 

맞아요. 지나치게 감정표현을 억제하는 것은 오히려 병을 키우게 됩니다. 착한아이 콤플렉스는 동화처럼 분명 병을 키울 수도 있고요. 하지만, 그렇다고 자기 멋대로 하는 것이 옳다는 말을 하는 걸까요? 도도의 행동이 조금은 지나쳐 보이거든요. 하지만, 걱정 마세요. 빨간 팬티를 입는 조건을 잘 보면, 결코 오래 지속될 수 없는 조건임을 알 수 있어요. 팬티를 빨지도 않고 영원이 입을 순 없으니까요. 그럼 정말 큰일 날걸요? 도도 역시 마찬가지고요. 그러니, 언제나 자기 멋대로 하라는 건 아니에요. 단지 병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억제하며 살아가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을 말하는 거죠.

 

동화가 재미나면서도 우리의 행동의 동기를 생각해보게 하는 좋은 동화네요. 무작정 착한아이가 되라는 것도, 그렇다고 마음대로 하라는 것도 아닌, 균형감각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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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이 열리는 나무
김정선 그림, 박혜선 글 / 크레용하우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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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이 열리는 나무』라는 제목을 보며, 먼저 든 생각은 어쩌다 신발이 나무 위에 걸리게 됐을까 였어요. 강아지 그림이 있는 걸 보니, 강아지가 물어다 놨나? 하지만, 강아지가 신발을 나무에 걸 순 없을 텐데, 어떻게 신발이 나무에 걸렸을까?

 

궁금증을 안고 책을 펼쳐봅니다. 먼저, 마음이 포근해지는 그림들이 눈을 정화시켜줍니다. 왠지 고향생각도 나고,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도 나게 하며, 어린 시절을 추억하게 하는 힘이 있는 그림들이네요.

 

누렁이는 할머니의 신발 냄새를 잘 압니다. 그래서 마실 나가셨던 할머니가 짝짝이 신발로 나타나자 할머니 신발이 아닌 쪽 신을 입에 물고 다녀오며 할머니 신발을 찾아오네요. 이렇게 기특한 누렁이지만, 언제나 기특한 것만은 아니랍니다. 할머니의 칭찬을 받았기 때문일까요? 그 뒤론 자꾸 다른 사람들 신발을 집으로 물고 오네요. 동네의 신발이란 신발은 다 물어 온 것 같아요. 그리곤 신발들을 곳곳에 감춰둡니다.

저런, 큰일 났네요. 동네 사람들의 신발을 다 가져왔을 뿐더러 망쳐놨으니 어떻게 하면 좋죠? 그런데, 이게 웬일일까요? 텃밭에서 이상한 모양의 싹이 납니다. 마치 신발 모양의 싹이에요. 그리곤 마치 잭의 콩나무처럼 금세 커지네요. 물론, 하늘 위까지 커지진 않았지만, 순식간에 커다란 나무가 된 그곳에선 여러 가지 신발들이 열리기 시작합니다. 이게 바로 ‘신발이 열리는 나무’였네요.

 

마침 얼마 전 오이 미에코라는 일본 작가의 동화집을 읽었는데, 그 가운데 하나인 「신기한 국자 이야기」란 동화에서도 구두가 잔뜩 열리는 나무가 등장해요. 그 이야기의 주인공 할아버지는 직접 구두를 만들어 가난한 사람들에게 선물하거든요. 하지만,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죠. 그런 할아버지가 마법의 국자를 얻었어요. 그리곤 구두를 땅에 묻고 마법의 국자로 물을 줬더니, 구두가 열리는 나무가 다음날 나타난 거예요. 가난한 사람들에게 많은 구두를 선물하게 됐고요.

 

두 동화 모두 나무에 신발이 걸리는 이유가 있어요. 그건 바로 타인을 위해서죠. 이 책 『신발이 열리는 나무』 역시 동네 사람들의 신발을 물어와 망쳐놨으니 얼마나 큰 민폐인 가요? 하지만, 작가의 상상력은 그런 민폐를 한 방에 날려버릴 ‘신발이 열리는 나무’를 키워냈답니다. 그리곤 자신이 잃어버린 신발을 보상받고 즐거워하죠. 게다가 마법 같은 일을 경험하니 얼마나 좋겠어요?

‘신발이 열리는 나무’는 결국엔 누렁이의 잘못을 감춰주는 나무일뿐더러 마을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는 ‘행복이 열리는 나무’네요.

 

어린 시절 시골마을에서 자랄 때, 간혹 강아지가 운동화를 물고 가선 망가뜨릴 때가 있었어요. 그럼 어찌 화가 나던지. 강아지를 정말 때려주고 싶었답니다. 그런데, 이 동화는 같은 상황에서도 전혀 언짢거나 화를 내는 모습들이 없어 더욱 예쁘네요. 정말 예쁜 마음이 열리는 나무처럼 느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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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선 학교 - 개정판 창비아동문고 286
김남중 지음, 정현 그림 / 창비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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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엔 모험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갖게 마련다. 나도 어린 시절 모험을 꿈꾸곤 했다. 특히, 광활한 바다는 이런 모험을 꿈꾸기에 안성맞춤이다. 범선을 타고 먼 바다에 나가 해적들과 싸운다던지, 해적의 비밀섬을 찾아내 감춰둔 보물을 획득하는 꿈을 꾸기도 했다. 허클베리 핀과 톰 소여처럼 무인도로 여행을 떠나 생존모험을 즐기고, 깊은 동굴 속 탐험을 통해 보물을 찾는 상상을 하기도 하고. 때론 상상에 그치지 않고, 실제 모험을 감행하기도 하고. 거창한 모헙은 아니지만, 두툼한 스티로폼을 나무판에 붙여 뗏목을 만들어 개울을 항해(?)하는 모험을 즐기기도 했다. 지금 생각하면 별 것 아니지만, 당시엔 이런 모험도 신나기만 했다.

 

여기 이런 모험심을 자극하는 모험동화가 있다. 그것도 범선을 타고 바다 여행을 떠나는 모험동화가 말이다.

초등5학년인 복오에겐 아빠가 없다. 배를 타던 아빠가 사고로 돌아가셨기 때문이다. 그 뒤로도 엄마와 함께 바닷가 완진항에서 살고 있지만, 엄마는 어떻게든 바다를 떠나 서울로 가고 싶어 한다. 엄마에게 바다는 애증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엄마와 달리 복오는 바다가 좋다. 괜스레 바다로 모험을 떠나고 싶은 마음도 있고.

 

그런 복오에게 우연히 기회가 왔다. 서울에서 내려온 남준이란 친구를 알게 되었는데, 남준은 부모님의 요구에 의해 배를 타야만 한다. 그것도 언제나 완진항에 정박해 있던 범선을 말이다. 남준은 배를 타고 싶지 않고, 복오는 배를 타고 모험을 떠나고 싶다. 그럼 답은 나왔다. 복오가 남준 행세를 하며 대신 배에 오르는 것. 그것도 대한민국 유일한 범선인 코리나 호에 말이다. 이렇게 복오의 모험이 시작된다.

 

김남중 작가의 장편동화 『수평선 학교』는 본격 해양동화다. 예쁘고 어쩐지 예스런 느낌도 갖게 하는 표지 그림이 파란 바다를 향해 달려가고픈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물론, 표지 그림으로는 복오 뿐 아니라 세 친구의 모험일 거라 생각했는데, 두 친구는 모험에서 제외되어 조금 의외이기도 했지만, 이는 혼자 속은 것이니 할 말 없고.

 

동화를 읽다보면 작가가 바다와 배에 대해 많은 연구조사를 하였음을 느끼게 된다. 이런 부분이 조금은 신나는 모험위주가 아니라 조금 따분하게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바다와 배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 아이들이라면 더욱 재미나게 읽을 수 있으리라 싶기도 하다.

 

예스런 느낌의 범선을 타고 하는 모험이기에 괜스레 낭만적인 느낌도 갖게 한다. 이 신나는 모험을 통해, 복오는 바다를 더욱 사랑하게 된다. 뿐 아니라, 자신의 꿈을 발견하게 되어 꿈을 향해 나가게 하는 뜻 깊은 시간이 되기도 한다. 아울러 이 모험은 해양사고로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해 더욱 알아가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이런 복오와 함께 여행을 하는 동안 어린이 독자들도 자신의 꿈 한 덩이 넘실거리는 바다 위로 띄우면 어떨까?

다른 나라 범선들(일본, 러시아, 중국)과 오직 바람만으로 독도를 돌아오는 시합을 하는 장면에서는 나라사랑의 열정이 솟아나 코리나 호를 응원하게도 되고. 시합보다는 위기에 처한 배와 인명구조를 최우선으로 삼고 시합을 포기하는 코리나 호의 모습은 오늘 우리가 무엇을 가장 귀한 가치로 삼고 살아야 할지를 깨닫게 한다.

 

이처럼 바다 위에서 펼쳐지는 모험 가득한 동화를 통해, 우리 어린이 독자들이 모험심을 가슴 한 쪽에 키울 수 있다면 좋겠다. 아울러 진정 붙잡아야 할 소중한 가치가 무엇인지도 깨닫는 시간이 되면 좋겠고. 이번 여름 본격 해양모험동화 『수평선 학교』와 함께 의미 있는 모험을 떠나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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