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저스 2 - 골란의 폐허
존 플래너건 지음, 박중서 옮김 / 서울교육(와이즈아이북스)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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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자신의 바람과는 달리 레인저 수습생이 되었던 윌은 이제 위대한 레인저 홀트 아래에서 레인저로서 갖춰야 할 것들을 착실히 배워나가게 된다. 이제 2권 「골란의 폐허」에서는 윌이 헤쳐 나가게 될 또 다른 모험들이 시작된다.

 

2권에 등장하는 사건은 크게 3가지다. 엄청나게 커다란 멧돼지 사냥, 호레이스를 괴롭히던 상급생들, 그리고 1권에서 언급했던 어마무시한 괴물들 칼카라와의 대결이다.

 

첫 번째 사건 멧돼지 사냥에서 윌은 또 하나의 평생 동지를 만들게 된다. 바로 호레이스. 호레이스는 윌과 같은 고아원 출신이다. 하지만, 윌과는 달리 덩치가 엄청나게 큰 녀석. 그래서 언제나 윌을 괴롭히던 녀석이다(이 부분은 일방적인 괴롭힘은 아니다. 둘이 앙숙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옳겠다. 윌의 입장에서는 호레이스가 큰 덩치로 자신을 괴롭혔다 생각하지만, 호레이스 입장에서도 윌이 사사건건 자신을 괴롭히고 도망치던 못된 녀석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러니 둘 사이는 좋을 턱이 없다. 이런 호레이스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전투학교에 들어가게 되었고, 학교에서도 검술 능력을 인정받기에 이른다. 이런 호레이스와 윌은 1권 마지막 부분에서 서로 한바탕 싸우게 된다. 그 뒤 화해하지 못했던 둘은 멧돼지 사냥에서의 위기의 순간 서로를 돌봄으로 위험을 함께 나눈 사람들만이 지닐 수 있는 특별한 유대가 둘 사이에는 생겨나게 되고, 특히, 호레이스는 윌을 자신의 생명의 은인으로 여기게 된다.

 

또 한 가지 주된 사건은 호레이스를 상습적을 괴롭히던 상급생들의 폭력이다. 이 녀석들은 덩치는 크고 검술 재능이 뛰어나지만 순진하기만 한 호레이스를 그동안 상습적으로 괴롭혀 왔다. 고아라는 점을 조롱하고, 물리적인 폭력을 행하면서 끈질기게 괴롭힘으로 전투학교 내에서 호레이스의 성적에도 영향을 끼치고, 대인관계도 차단해 버린 악질적 괴롭힘, 폭력이다. 이런 못된 녀석들, 그들의 괴롭힘이 어떻게 해결될지 기대하시리라. 너무나도 통쾌한 문제해결을 말이다.

 

마지막 사건은 칼카라와의 대결인데. 이 녀석들 어마무시한 괴물들은 비록 둘 뿐이지만 왕국 전체를 두려움에 몰아넣을 만큼 무시무시한 녀석들이다. 아랄루엔 왕국의 주요 요인들 두 명이 의문의 죽음을 맞게 되는데, 홀트는 이 둘의 죽음이 칼카라의 소행임을 눈치 챈다. 이에 홀트는 레인저로서 이들을 쫓게 된다. 그의 옛 제자인 길런, 그리고 현재의 수습생 윌을 대동하고 말이다. 과연 이 추격이 어떤 결과를 낳게 될까?

 

『레인저스』 2권 「골란의 폐허」 역시 신나는 모험이 가득하다. 이런 모험을 통해, 윌은 위기에 처하기도 하지만, 위기를 통해 오히려 동료를 얻기도 한다. 2권에서 윌은 자신의 평생 동료가 되고 서로에게 힘이 될 사람으로 호레이스와 선배 레인저 길런을 만나게 된다. 이 둘과의 또 다른 모험이 뒤에 기다리고 있다. 이것 역시 기대하시라.

 

좋은 동료를 만난다는 것은 축복이다. 어느 부모나 자녀들이 좋은 동료들을 만나길 기도한다. 학창시절엔 좋은 선생님과 좋은 친구들을 만나길 기도하며, 사회생활을 할 나이가 되면 좋은 선배와 동료들을 만나길 소망한다. 『레인저스』 2권을 읽으며, 잠시 앞으로의 삶 가운데 좋은 사람들, 아름다운 사람들과의 만남이 기다리고 있길 소망해본다.

 

특히, 고아였던 윌이 스승을 만나게 되고, 선배를 알게 되면서, 점차 새로운 집단 안의 일원이 되는 것은 점점 윌을 또 다른 측면으로 성장하게 만든다. 언제나 아름다운 만남은 축복이다. 좋은 모임, 아름다운 공동체에 속한다는 것 역시 축복이고.

 

친근한 분위기의 침묵 속에서, 윌은 이제 자기가 이 특별하면서도 긴밀하게 짜여진 집단의 일원이 되었다는 생각에 안도감을 느꼈다. 그야말로 어딘가에 속했다는 훈훈한 기분이었다. 마치 난생 처음으로 자기 집에 도착한 사람 같은 기분 말이다.(111쪽)

 

≪레인저스 시리즈≫를 읽는다는 건 무엇보다 재미나고 신나는 시간이다. 하지만, 이런 판타지소설이 단지 재미만 허락하는 건 아니다. 무엇보다 ≪레인저스 시리즈≫ 용기를 보여준다. 두렵지 않은 것이 아니다. 겁나지 않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겁과 두려움을 딛고 용기를 내며 나아가는 주인공의 모습은 우리에게 용기가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이런 모험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아이들이 자연스레 용기라는 덕목을 마음 한 켠에서 키워나갈 수 있기 소망한다. 주인공 윌의 용기가 우리 아이들의 것이 되길 바라며, 이제 3권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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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저스 1 - 선택의 날
존 플래너건 지음, 박중서 옮김 / 서울교육(와이즈아이북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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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보고 싶던 판타지 소설 가운데 하나가 『레인저스』시리즈였다. 이미 절판된 시리즈이기에 중고서적을 기웃거리던 시리즈였는데, 알〇딘 중고서점에 책이 있음을 검색하고 곧장 달려가 구입했다. 물론, 아쉽게도 1-4권뿐이지만.

 

작가 존 플래너건을 알게 된 것은 그의 두 번째 작품인 ≪브라더 밴드 시리즈≫를 통해서다. 이 작품은 현재 4권까지 출간되었다. ≪브라더 밴드 시리즈≫는 여타 판타지 소설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 물론, 이렇게 차이가 있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판타지에 대한 잘못된 인식일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존 플래너건의 소설은 판타지이면서도 많은 판타지 소설처럼 마법이 등장하지 않는다. 아울러 뭔가 실현 불가능한 환상적인 일들이 벌어지지도 않는다. 단지 모험소설이라고나 할까? 물론, 다소 과장된 모험소설이긴 하지만. ≪브라더 밴드 시리즈≫를 통해 작가의 첫 번째 시리즈는 과연 어떨까 궁금하였는데, ≪레인저스 시리즈≫ 역시 마법도 마법사도 등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판타지적 요소가 없진 않다. 특히, 특별한 종족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자신의 아들에게 읽혀주고 싶어 쓰기 시작했다는 ≪레인저스 시리즈≫ 1-4권까지는 아랄루엔 왕국의 반란자 모가라스와의 대결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 모가라스 군대의 대표적 병력은 워갈이란 종족이다. 땅딸막한 기형적 생명체인데, 절반은 사람 같은 모습으로 기다란 송곳니를 가진 지능이 떨어지는 종족이다. 사람의 말을 하진 못하고 노래 비슷한 리듬을 가진 그들만의 언어가 있다(물론, 이 가운데서는 인간의 언어를 하는 이들이 몇몇 있긴 하다. 4권에서 등장).

 

또 하나 칼카라라는 무시무시한 짐승이 등장한다. 이들은 어마무시한 살인병기들이지만, 오히려 워갈보다 지능이 뛰어나 더욱 위험한 녀석들이다. 개체수가 많지 않아, 오직 2마리(?) 밖에 남지 않았는데, 이들이 2권에서 주인공과 그 스승을 위기에 몰아세우기도 한다.

 

이런 몇몇 특별한 종족을 제외하면, 나머지 부분은 여타 청소년 모험 소설이라 볼 수 있는 판타지 소설, 『레인저스』 그 속으로 한번 들어가 보자.

 

먼저, 소설의 무대를 살펴보자. 소설의 무대는 중세 유럽을 모티브로 한 아랄루엔 왕국(물론 역사적 공간이 아닌 가상의 공간이다.)이란 곳이다. 이곳은 모두 50개의 영지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영지는 남작이 관할한다. 이들 남작은 왕국의 덩컨 왕에게 충성한다. 그리고 각 영지마다 특별한 존재가 있으니 바로 레인저다.

 

그럼, 이번엔 레인저가 뭔지를 살펴보자. 책은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 레인저 >

아랄루엔 왕국의 특수 첩보 정예부대 요원.

왕국의 눈이자 귀이며, 정보 수집자이고, 정찰자이자 해결사.

 

레인저는 전투병력이 아니다. 기사도 아니다. 각 영지마다 한 사람씩 있지만, 이들은 각 영지를 다스리는 남작의 지배를 받는다기보다는 왕의 직할 부대로서 왕의 명령을 따르는 독특한 존재들이다. 주인공 윌은 바로 이런 레인저 수습생이 된다.

 

이쯤에서 주인공 윌에 대해 알아보자. 윌은 아랄루엔 왕국의 영지 가운데 하나인 레드몬트 영지의 고아원에서 살고 있는 고아다. 부모님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고아. 그런 윌은 기사가 되는 것을 꿈꾼다. 이제 15세가 된 고아들은 자신들의 장기에 따라 여러 분야의 견습생이 될 기회를 갖게 되는데, 윌은 기사가 되기 위해 전투 학교 견습생이 되길 꿈꾼다.

 

하지만, 이 꿈은 윌이 보기에도 실현 가능성이 적다. 왜냐하면, 윌은 너무나도 작은 아이이기 때문. 물론 민첩하고 재치가 뛰어나며, 힘이 약하지도 않지만, 너무 작은 덩치는 전투학교 입학에 큰 장애물임에 분명하다. 과연 윌은 전투학교 수습생이 될 수 있을까?

 

당연히 안 된다. 윌은 전투학교가 아닌 레인저 수습생이 된다. 가장 신비한 조직이며, 두려움의 대상이기도 한 레인저. 한 번도 꿈꿔 본적도 없고, 사실 직접 본 적도 없는 레인저. 바로 그 신비한 레인저의 수습생이 되어 위대한 레인저 홀트와 함께 살게 된 윌. 과연 윌은 멋진 레인저가 될 수 있을까?

 

이처럼 1권 「선택의 날」은 윌이 레인저 수습생이 되는 과정을 주로 이야기한다. 그 과정이 상당히 흥미진진하다. 마치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마법 모자 통해, 그린핀도르, 슬리데린, 레번클로, 후플루트 등으로 나뉘는 장면처럼 말이다. 물론, 그처럼 스케일이 크고 신비한 느낌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자신이 원하는 분야의 수습생이 되기 위한 그 간절함과 긴장감, 그리고 아기자기함이 오히려 돋보인다. 특히, 윌이 자신이 원하던 전투학교가 아닌 레인저 수습생이 되는 과정이야말로 흥미진진 재미나다.

 

고아라는 불우한 환경을 딛고 일어서서 자신의 삶을 개척해나갈뿐더러 모험의 순간순간을 견뎌내며 극복해나가는 주인공 윌의 모습이야말로 어쩌면 ≪레인저스 시리즈≫의 가장 큰 축이 아닐까 싶다. 이제 그 출발의 첫 걸음을 디뎠다. 앞으로 윌 앞에 펼쳐질 모험의 순간들이 기대된다.

 

또 하나 1권 「선택의 날」에서 중요한 내용은 윌이 그의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들을 만나게 된다는 점이다. 첫째는 그의 스승이 되는 위대한 레인저 홀트, 다음은 그의 조랑말 터그다. 터그는 겉보기에는 별 볼 일 없어 보이는 보잘 것 없는 조그마한 조랑말에 불과하지만, 여느 말보다도 더 뛰어나다.

 

이 책을 읽는 모든 청소년들이 윌처럼 자신의 삶을 세워나갈 수 있길 소망한다. 때론 힘겹고 위험한 순간들이 있겠지만, 결국은 이겨내는 그런 진짜 모험을 감당해 나가는 멋진 청소년들이 되길 말이다. 아울러 윌처럼 멋진 만남도 갖게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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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 대동여지도
이재운 지음 / 책이있는마을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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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한 가지에 몰입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 지 우리는 잘 안다. 하지만, 알면서도 쉽게 몰입하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흔히 말하듯 뭔가에 미치는 것이 쉽지마는 않다. 개인적인 나태함 때문일 수도 있겠고, 그 사람이 처한 상황에 내몰려 그럴 수도 있겠다. 물론 누군가는 열정보다 눈앞에 보이는 유익이 더 크게 보여, 가슴 뛰게 만드는 그것을 내몰아 버릴 수도 있겠고. 하지만, 그 어떤 상황 속에서도 뭔가에 미쳤던 사람들, 자신이 꿈꾸는 바를 향해 끝내 나아갔던 사람들의 족적이야말로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흔적을 역사 속에 남기게 마련이다.

 

여기 그런 한 사람이 있다. 지도에 미쳤던 사람. 누가 시키는 것도 아니고, 그 일로 인해 뭔가 커다란 유익을 얻는 것도 없었건만(오히려 이 일은 그와 그의 가정에 커다란 상처만을 안겨준다.). 제대로 된 지도가 없어 삶 속에서 어려움을 겪게 되는 다양한 모습에 자신의 일생을 지도 만드는 일로 내몰았던 사람. 바로 고산자 김정호다.

 

이재운 작가의 신작소설 『김정호 대동여지도』는 고산자 김정호의 지도 제작을 향한 열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재운 작가의 소설은 술술 읽혀 좋다. 아울러 한 인물을 오롯이 만나게 해주기에 설렘이 있다. 소설을 읽는 내내 고산자 김정호란 인물을 알아가게 되고, 만나게 되는 행복이 있다.

 

중인의 신분으로 태어났지만, 학문에 대한 목마름은 그러한 신분의 한계마저 뛰어넘었던 사람. 진정한 학문이란 그저 방 안에 들어 앉아 하는 것이 아니라, 널리 백성들에게 이로운 것이 무엇인지를 살피며 그 부족한 것을 메워나가는 것이라 생각하며 실학을 붙잡았던 사람. 지도는 발로 그리는 것임을 어느 누구보다 잘 알고, 발로 조선팔도 한반도의 지도를 완성한 사람. 국가의 어떤 도움도 없이, 아니 때론 첩자라는 오해를 사 옥에 갇히기도 하고, 매를 맞아 가면서도 조선의 지도를 꿈꿨던 사람. 바로 그 고산자 김정호의 열정을 물씬 느끼게 해주는 소설이다.

 

공자왈 맹자왈 하면서 양반 상놈 찾는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고나 할까요? 진정으로 학문을 하는 사람은 상투 틀고 방 안에만 들어앉아 있는 것이 아니라, 널리 백성들에게 이로운 것이 무엇일까 살피어 그 부족한 것을 메워나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159쪽)

 

이 나라 땅덩어리를 직접 답사하고 발로 지도를 그리는 작업은 그야말로 산 공부였다. 정호는 다니면 다닐수록 지도란 단지 땅의 모양을 그리는 것만이 아니라, 이 나라의 역사와 백성의 삶이 녹아있는 생생한 그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164쪽)

 

고산자의 삶은 한계에 매어있던 삶이 아닌, 한계를 뛰어넘는 삶이기에 위대하다. 홀로 그 길을 걸어갔던 길이기에 위대하다. 자신의 유익이 아닌, 백성의 유익을 품고 이루어낸 업적이기에 위대하다. 물론, 그 길을 감으로 인해 가족의 힘겨움을 돌보지 못한 아픔이 있지만(가족을 희생으로 한 꿈이 옳은지는 차치하고.), 어쩌면 이런 아픔마저 감당한 길이었기에 더욱 위대할 수 있다. 이런 멋진 고산자를 일부나마 만나게 해준 작가에게 고맙다.

 

고산자 김정호처럼 뭔가 아름다운 일, 건강한 일에 미칠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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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신연의 3
허중림 지음, 홍상훈 옮김 / 솔출판사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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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신연의』3권은 무도한 정치의 끝판 왕 주왕의 횡포로 인해 수많은 영웅호걸들이 주나라에 모여드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렇게 모여드는 대표적인 인물이 무성왕 황비호이다. 상나라의 충신으로 주왕에게 바른 소리를 하며, 또 충신들의 사정을 암암리에 봐주었던 황비호가 2권 말미에 주왕에게 반기를 든다. 주왕과 달기의 방탕함이 극에 달해, 황비호의 아내를 주왕이 탐하다 죽이게 되고, 또 황비호의 여동생인 황비까지 죽음으로 몰아넣은 만행이 그 원인이다.

 

이렇게 극악무도 한 주왕에게 반기를 든 황비호는 이제 주나라에 투신하기 위해 목숨을 건 도주를 감행하게 된다. 2권에서는 문왕 서태후의 천라지망을 뚫는 도주가 그려졌다면, 3권은 황비호의 도주로 시작된다. 황비호의 목숨을 건 도주와 이를 막기 위한 상나라 충신 문중(상나라의 태사 太師) 의 추격 장면으로 3권은 시작한다.

아울러 황비호 외에도 수많은 영웅호걸들이 주나라로 몰려들어 새롭게 둥지를 틀게 되고, 이렇게 모여든 영웅들과 상나라의 충신 문중 간의 격전이 거듭하여 펼쳐진다. 천하의 운명을 결정짓게 될 강상과 문중 간의 대결은 누구의 승리로 돌아가게 될까? 3권은 이처럼 상나라와 주나라의 본격적인 전투의 시작이다.

 

3권에서 또 하나 주목하게 되는 점은 이제 본격적으로 도교 신선들 간의 대결이 펼쳐지게 된다는 점이다. 도교의 커다란 두 지류 천교(闡敎)와 절교(截敎)의 신선들 간의 대결을 통해, 천계와 지계의 경계가 모호해지기도 한다. 주나라의 강상은 천교 원시천존의 제자이고, 상나라 문중은 절교 금령성모의 제자다. 이런 관계로 인해, 소설 속에 수많은 신선들이 등장하는 데, 이들은 아직은 우화등선하지 않은 수련가운데 있는 도사들이라고 보면 적당하지 않을까 싶다. 아직은 우화등선하지 못한 도사들과 그 제자들이 ‘상나라 vs. 주나라’, ‘천교 vs. 절교’ 라는 공식으로 서로 대립하게 된다고 보면 되겠다.

 

아울러 소설 속에서는 천교가 정통적이고 정도를 걷는 도교의 지류이고, 절교는 이단사설로 묘사된다. 천교 도사들은 술과 육식을 금하지만, 절교는 이 모든 것에 구애받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런 모습을 통해, 소설은 독자로 하여금 암암리에 절교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을 심어준다. 소설 속의 절교는 좌도방문으로 폄하된다(이건 온전히 소설 속의 견해이지, 종교적으로 실제 그렇다는 의미는 아닐 게다.).

 

3권에서는 문 태사 문중의 초청에 응하여 오게 된 10명의 도인들이 펼치는 10개의 진법도 대단히 인상적이다. 무협소설에 단골메뉴로 등장하는 진법의 원형격인 10개의 진법을 펼치는 도인들. 그 모습이야말로 판타지의 끝판이라는 느낌이 든다. 이 장면만으로도 영화 한 편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마치 메이즈 러너(The Maze Runner; 2014) 같은 영화 한 편 거뜬하지 않을까? 진속에는 다양한 생문과 사문이 존재하기에 더욱 풍성하고 환상적인 그림들을 만들어낼 것 같다. 그 환상적인 결투로의 초대가 독자들을 즐겁게 만든다.

아울러 여러 영웅호걸들에 의해 등장하게 되는 각종 보물들(둔륜장, 건곤권, 오구, 교룡금편, 막야, 취풍번 등)과 각종 영물들(옥기린, 묵기린, 사불상, 오색신우 등)의 존재도 소설을 더욱 환상적으로 만들어주는 요소이기도 하다. 이런 존재들은 무협소설을 사랑하는 독자들에게는 반가울뿐더러 무협소설에서 종종 보게 되던 이런 요소들이 『봉신연의』에 그 뿌리를 두고 있음도 알게 한다. 이 또한 『봉신연의』가 주는 소소한 선물이다.

 

여전히 3권에서도 주왕의 극악무도한 횡포들을 통해, 과연 그릇된 천자의 지시를 따르는 것이 선인가? 오만방자한 악행을 묵인하는 것이 옳은가? 하는 질문들을 던지고 있다(어쩌면 이는 주나라가 세워져야 하는 당위성을 이야기해야 하기에 계속 거듭될 것 같다.). 오늘 우리는 진정한 선을 따르고 있는지 돌아보게 한다.

 

참, 3권쯤 오니, 스토리 사이사이에 나오는 수많은 시구들에 익숙해지게 된다. 솔직히 처음엔 스토리를 방해는 느낌이 컸는데, 오히려 3권쯤 진행되니, 이들 시구가 당시 풍광을 묘사하는 역할을 하기도 하고(자연 풍광을 묘사하는 장면은 『서유기』를 많이 인용하고 있음도 『봉신연의』의 특징일 수 있겠다.), 내용을 정리하거나 미리 보여주는 역할을 하기도 하여 톡톡히 그 독특한 느낌을 전해주고 있어 빠뜨릴 수 없는 부분이 되기도 한다. 이제 과연 천하의 운명을 건 대결은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한 마음을 품고 3권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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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신연의 2
허중림 지음, 홍상훈 옮김 / 솔출판사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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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신연의』1권이 상나라 주왕의 폭군정치와 함께 주왕과 소호의 대치, 그리고 소호의 딸 달기를 후궁으로 맞아들이는 모습, 달기로 인해 더욱 난폭해지는 주왕의 정치 등을 보여주었다면, 이제 2권에서는 『봉신연의』의 주인공 강상(강태공)이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원시천존의 제자로 수행하던 강상은 이제 하산하여 상나라로 간다. 하지만, 그곳에서 하는 일마다 망하던 강상은 우여곡절 끝에 주왕의 신하가 되고, 주왕의 명에 의해 녹대를 건설할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된다. 하지만, 달기에 현혹되어 백성들을 돌보기보다는 자신의 욕망을 좇으며 살아가는 주왕이 또 다른 방탕한 연락을 위해 녹대를 쌓는 일은 백성들의 피와 땀을 빠는 짓이라는 생각에 강상은 거부하고 은거하게 된다(이때부터 그 유명한 강태공의 세월을 낚는 낚시가 시작된다. 아울러 2권 중반 부분에서 드디어 강상은 자신을 알아주는 주군을 만나게 된다. 이렇게 상나라를 무너뜨리고 주나라를 세울 기반이 하나하나 세워진다.).

한편, 여전히 주왕의 무도한 정치는 계속된다. 달기의 속삭임에 포락형에 이어 채분형이라는 천인공노할 형벌을 만들어 함부로 생명을 빼앗는다. 또한 강 황후를 죽인 일로 인해 제후들이 혹 반발할 것을 염려한 주왕은 제후들을 불러들여 죽인다. 이 때, 서백후(나중의 문왕)는 목숨을 부지하기는 하지만, 7년간 구금되기도 한다. 이렇게 구금되었던 문왕이 주왕의 마수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을 2권에서는 상당 부분 할애하여 보여주고 있다. 이 장면은 천라지망을 뚫고 탈출하는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과연 문왕은 주왕의 마수에서 벗어나 자신의 영토인 서기로 돌아갈 수 있을까?

이제 2권은 강상이 전면에 등장할뿐더러, 또 한 편으로는 문왕의 목숨을 건 탈출이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이런 과정 가운데 무협소설에 등장하는 많은 개념들(선천진기, 삼매진화 등.), 다양한 무기이름 등이 곳곳에서 등장하게 되는데, 이런 것들을 발견하는 재미도 특별한 기쁨이 된다. 아울러 1권보다는 조금 더 판타지적인 요소들이 많이 나오고 있음도 하나의 특징이라 할 수 있겠다(물론, 이런 판타지적 요소는 앞으로 더 많이 나오겠지만.).

 

2권 역시 어리석은 군주로 인해 얼마나 큰 불행이 나라에 임하게 되는지를 생각해 보게 된다. 어리석은 군주 한 사람으로 인해 수많은 생명이 사라져야만 하는 부조리, 이것을 묵인하는 것이 정의일까? 무도하고 타락한 군주, 과연 그런 군주에게 충성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 충성과 절개, 지조와 의리라는 덕목들은 삶에서 포기해선 안 되는 덕목들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주왕처럼 무도한 군주 아래에서도 이런 덕목들이 선한 덕목이 될 수 있는가?

 

반역이나 배신은 분명 부정적인 덕목이다. 하지만, 그 대상이 주왕이라면 어떨까? 주왕을 배신하고 바른 군주를 찾아 떠나는 행위를 배신이라 치부할 수 있을까? 백성은 섬김의 대상이 아닌, 자신의 방탕과 향락을 위해 제공되어져야 할 수단에 불과하다 여기는 군주를 향해 반역의 기치를 세우는 것도 나쁘다 말 할 수 있을까?

 

『봉신연의』는 스토리의 전개가 재미날뿐더러 이런 질문을 던져주는 무거움도 있다. 아울러 판타지적인 요소가 가득한 정말 종합선물세트와 같다는 느낌이다.

 

또한 2권에서 만나는 강상의 모습은 많은 것을 생각게 한다. 수십 년간 도를 수행하고 내려온 도인 강상이 세속 속에서 하는 일들마다 실패한다. 국가를 경영할 능력은커녕 자신의 삶을 헤쳐 나가기에도 벅찬 모습이다. 거듭하여 실패하는 모습은 단지 운이 없어서라기보다는 무능한 자의 모습, 다소 어수룩한 모습으로 비춰진다. 이런 모습에 아내에게 날마다 구박받다 결국 버림받는 인생이다. 그런 강상이 과연 어떤 큰일을 할 수 있을까 싶다. 그런데, 강상은 자신의 뜻을 펼칠 시대, 주군을 만나길 기다리며 세월을 낚는다. 그리고 결국엔 주나라의 승상이 되어 새로운 제국을 세우며,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이런 강상의 모습을 보며, 과연 우리를 세울 시대는 언제일까 생각해보기도 한다. 나에게 정해진 시대, 때를 만나게 되길 기다려본다.

 

이러한 강상이 과연 어떤 활약을 본격적으로 펼치게 될지 궁금한 마음을 품고, 3권으로 손을 내밀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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