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든 책방 - 제일 시끄러운 애가 하는 제일 조용한, 만만한 책방
노홍철 지음 / 벤치워머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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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노홍철 씨의 책 『철든 책방』을 읽게 되었습니다. 이 책에는 이런 부제가 달려 있습니다. 「제일 시끄러운 애가 하는 제일 조용한, 만만한 책방」이라고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아는 노홍철 씨는 세상에서 제일 시끄러운 사람이라고 손꼽을 만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왠지 밉지 않은 사람이기도 하죠. 물론, 극히 개인적인 견해이지만, 왠지 노홍철 씨의 행동들은 밉지 않더라고요. 방송에 보여 주는 얄미운 공작(?)들도 얄밉지 않고, 심지어 그의 불미스러운 일조차 미워 보이지 않은 사람이 노홍철 씨 같습니다. 무엇보다 그 시끄러움 속에 담겨진 진실함이 느껴지는 사람이 노홍철 씨 같아요.

 

아무튼 이렇게 밉진 않지만, 그럼에도 시끄러운 것이 사실인 노홍철 씨가 책방을 차렸는데, 그곳은 ‘제일 조용한’ 책방이라는 겁니다. 과연 가능할까 하는 의구심으로 책장을 펼쳐봅니다. 『철든 책방』은 바로 그곳 노홍철 씨가 만들어가는 ‘제일 시끄러운 애가 하는 제일 조용한, 만만한 책방’ ‘철든 책방’에 대한 이야기를 가득 담고 있습니다.

 

자신이 어떻게 해방촌에 대해 애정을 갖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곳에서 어떻게 책방을 시작하게 되었으며, 현재의 공간을 어떻게 가꿔 나가게 되었는지. 그곳을 만들어 갈 때, 도움을 준 고마운 사람들은 누가 있는지. 그리고 그곳을 어떤 공간으로 만들어가길 원하고 있는지 등 ‘철든 책방’에 대한 애정이 책 곳곳에 녹아 있습니다.

 

먼저, ‘철든 책방’이란 이름은 노홍‘철’이 들어 있는 공간이라는 의미입니다. 노홍철 씨가 철이 들었다는 의미가 아니라 말입니다. 물론, 노홍철 씨는 본인이 철들지 않은 철부지로 치부하지만, 그럼에도 그의 속은 꽉 차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합니다. 그러니, ‘철든 책방’은 단어 그대로 철든 노홍철이 만들어 가는 책방이라는 의미도 되겠네요. 어쩌면 책방이란 공간이 우리 모두를 철들게 만들어 주는 공간이란 의미도 있겠고요. 노홍철 씨의 말마따나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던 자신이 책읽기를 사랑하게 되고, 이렇게 책방까지 운영하게 됨은 책을 여전히 어려워하는 많은 분들을 책과 친해지게 하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책 속엔 많은 사진들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혹 그곳 ‘철든 책방’을 직접 방문하지 못하더라도 그곳의 느낌을 물씬 느낄 수 있어 좋네요.

 

이 책 『철든 책방』을 읽으며, 괜한 욕심 한 자락 부풀어 오릅니다. 읽고 싶은 책들을 마음껏 읽으며, 많은 글벗들과 함께 그 책들을 나누며, 때때로 글도 쓸 수 있는 이런 공간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그런 괜한 욕심 말입니다.

 

노홍철 씨의 ‘철든 책방’에서 많은 분들이 위로받고, 철들어 갈 수 있다면 좋겠네요. 그의 책방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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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얘기가 웃긴다고? 조심해! 나 까칠한 들고양이 에드가야! - 400일 동안 끄적인 일기
프레데릭 푸이에.수지 주파 지음, 리타 베르만 그림, 민수아 옮김 / 여운(주)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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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고양이를 만났다. 에드가라 불리는 고양이. 자칭 까칠한 고양이인데, 어째 하는 짓이 까칠하면서도 상당히 귀엽다. 귀엽다는 말을 에드가가 듣게 된다면 달려들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자신은 길들여지지 않은, 아니 길들여질 수도 없는 천생 들고양이라 말하지만, 야성은 찾아보려 해도 찾아볼 수 없다. 왠지 내 눈에는 그저 잘 길들여진 한 마리 고양이에 불과하게 보인다. 물론, 여전히 에드가는 말한다. 자신은 그저 배불리 먹고 난로 곁에서 낮잠을 즐기는 편안한 생활을 선호할 뿐, 길들여진 것은 아니라고 말이다.

 

천연덕스럽게 온갖 만행을 저지르지만, 정작 왜 그만한 일들로 사람들은 경악하고 히스테리를 부리는지 에드가는 알지 못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에드가의 만행은 귀여운 만행이다.

 

이 책, 『내 얘기가 웃긴다고? 조심해! 나 까칠한 들고양이 에드가야!』는 자칭 들고양이인 에드가가 주인(물론, 진짜 주인이 누군지는 알 수 없다. 왜냐하면 ‘가축’에 불과한 에드가는 ‘주인’이 저녁 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소파 쿠션에 기대 한잠 푹 잘 수 있으니 말이다. 이 정도면, 누가 주인인지 혼란스럽긴 하다.)인 사람들을 만나 지낸 400일의 여정을 짧은 읽기의 형식으로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다.

 

때론 엉뚱하고, 때론 귀엽고, 때론 시크하며, 때론 발칙한 고양이 에드가, 그가 전해주는 이야기는 유쾌하지 못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한줄기 환한 빛처럼 즐거움을 전해준다. 또한 에드가의 모습은 때론 이 시대의 우리 부끄러움을 꼬집는 듯 느껴지기도 한다. 우리의 어리석음을 꾸짖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고. 그런 면에서 에드가는 풍자적인 고양이이기도 하다.

 

엉뚱하고 시크하고 무엇보다 까칠한 고양이, 에드가와의 만남은 분명 독자들을 유쾌한 시간으로 인도할 것이다. 비록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는 이들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답답하고 분개할 수밖에 없는 정국이기에 이처럼 까칠한 고양이 한 마리 만나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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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소원은 전쟁
장강명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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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명 작가의 신간 소설 『우리의 소원은 전쟁』을 읽었다. 소설의 제목부터 심상찮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목 놓아 부르며 성장한 나에겐 『우리의 소원은 전쟁』이란 제목이 다소 불경(?)스럽게 느끼기도 한다.

 

소설은 북한 정권이 무너져 내린 이후의 북녘땅을 지리적 배경으로 하고 있다. 남과 북의 완전 통일을 앞둔 과도기적 상황이 그 배경이다. 남과 북의 왕래가 이제 자유로워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남과 북은 구분 지어진다. 휴전선 철책이 그대로 있고, 비무장지대 역시 그대로다. 그러니, 북은 무너져 내려 남과 북의 왕래가 자유로워진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북녘 땅은 자치권이 어느 정도 인정되는 상태라고 볼 수 있겠다.

 

북에는 평화유지군이라는 이름으로 다국적 군대가 파견되어 있다. 물론, 남한의 군대 역시 포함되어 있고, 평화유지군 유지비용은 모두 남측이 제공한다. 이렇게 북녘 땅 전반의 치안을 담당해야 할 평화유지군의 병력 충원을 위해 많은 예비역들이 다시 군의 부름을 받게 된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강민준 대위 역시 이렇게 하여 평화유지군의 신분으로 북으로 파견된다(강준민 대위와 말레이시아 헌병 장교인 미셀 롱 대위 간의 케미가 재미지다. 하지만, 이들이 주연은 아니다.).

 

소설의 무대는 온전히 북녘 땅이다. 그 중 남과 맞닿은 곳 장풍군이 지리적 배경인데, 이곳을 장악하고 있는 폭력 조직 둘이 나온다. 이 가운데 신흥조직인 최태룡 조직이 기존 강자를 몰아내고 새롭게 장풍군을 장악하게 되는데, 여기에는 조선해방군의 도움 그리고 부패한 평화유지군인과의 결탁이 크게 작용한다.

 

최태룡 조직을 돕는 조선해방군은 북의 전설적 부대인 신천복수대를 거의 흡수하여 량강도에서 실질적인 자치지구를 구상하고 있는 조직이다. 이들은 량강도에서 엄청난 양의 필로폰을 생산해내고 있다. 바로 그 판로를 위해 남한과 맞닿아 있는 장풍군 현지 폭력조직과 손을 잡은 것. 그리고 안전한 필로폰 운송 방법을 모색하기 위한 일명 ‘눈호랑이 작전’을 진행하게 되는데, 과연 그 작전은 어떤 작전인걸까?

 

이처럼 조선해방군과 최태룡 조직, 그리고 부패한 군인이 서로 야합하여 뭔가 엄청난 일을 계획하고 있는 그곳 장풍군에 한 남자가 도착한다(마치 잭 리처처럼.). 신천복수대 출신인 장리철이란 인간병기가 그 주인공. 그는 와해되어진 신천복수대의 마지막 행군에 담긴 비밀을 풀기 위해 신천복수대 출신들을 찾아다니고 있는데, 바로 이 사람 장리철이 소설의 주인공이다. 그는 우연히 장풍군에 들어왔다가 최태룡 파와 평화유지군, 그리고 은명화로 위시되는 여인들 사이에 끼어들어 마치 역사의 심판자 같은 행보를 걷게 된다. 그것도 엄청난 살인병기의 위력을 발휘하며 말이다.

 

소설은 마치 리 차일드의 <잭 리처 시리즈>와 같은 느낌을 갖는 느와르 풍 소설이다. 그런데 그럴 수밖에 없음을 알게 된다. 작가의 말을 보면, 장리철이란 이름 역시 잭 리처에서 따왔다고 한다. 그러니 장리철에서는 잭 리처의 향기가 난다.

 

소설 『우리의 소원은 전쟁』은 한 순간도 방심하지 못하고 몰입하여 읽게 될만큼 재미나다. 하지만, 단지 재미만 보장된다면 장강명이란 작가의 이름이 무색하리라. 그렇다. 책은 남성 독자들이 좋아할 그런 느와르 풍 소설이면서 또 한편으로는 그 무대가 되는 북녘땅의 오래된 부조리 등을 고발하고 있다(아니, 사실은 북녘 땅의 부조리를 통해, 오늘 우리 정권의 부조리를 고발한다.).

 

이미 무너져 내린 북 정권이지만, 그 땅에서 태어나 살아가는 이들에겐 온통 한숨과 부조리로 가득하다. 오죽하면, 그들은 자신들이 미친 나라에서 태어났노라고(79쪽), 태어나서는 안 될 나라에서 태어났노라고(348쪽) 한탄할까?

 

우린 다 태어나서는 안 될 나라에 태어났다는 생각이 들어. 그동안은 막연히 그래도 참고 살아야 한다. 버텨야 한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명화야, 나는 여기까지가 한계인 것 같구나. 이대로는 억이 막혀 살 수가 없어. 나는 내 아들이 어떻게 죽었는지 꼭 진상을 알고 싶어. 그리고 내 아들을 죽인 자들에게 벌을 주고 싶어.(348쪽)

 

이런 외침이 소설 속 북녘땅 여인의 외침만이 아니기에 더욱 답답하다. 소설은 온통 북녘땅의 부조리 속에서 태어나 살아가는 이들의 억울함, 외침을 들려준다. 하지만, 그들의 외침은 남녘땅에서 살아가는 오늘 우리들의 외침과 다르지 않다. 묘하게 다르면서도 묘하게 닮은 모습. 이런 측면에서 소설은 오늘 우리의 시대를 풍자적으로 꼬집고 있다. 우리 역시 어쩌면 태어나서는 안 될 나라에서 태어난 것 아니냐고. 우리 역시 미친 나라에서 태어나 여태 살아가고 있노라 소설은 외친다.

 

그렇기에 장리철에게 열광하게 된다. 물론, 폭력이란 도구를 사용하며 사건을 접근하고 헤집어 나가고 있다. 그리고 소설 속에서도 이러한 폭력 사용의 정당화에 대한 회의가 곳곳에서 비춰진다. 하지만, 그럼에도 말이 통하지 않는 시대, 온국민의 외침과 수백만의 타오르는 촛불마저 외면하는 정권이기에 소설 속 장리철의 행보는 통쾌함을 느끼게 해준다. 이런 나라였구나 싶은(양쪽 모두) 답답함과 함께 또 한편으로 막힌 곳을 뻥~ 뚫리게 해주는 그런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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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눈사람 - 내 안에 간직해온 세상 가장 따뜻한 삶의 의미
박동규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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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따뜻하고 깊이 있는 에세이집을 읽게 되었다. 박동규의 『어머니의 눈사람』이란 에세이집이다. 먼저 저자에 대해 책날개에 적혀 있는 내용 일부를 옮겨본다.

 

1939년 경북 경주에서 박목월 시인의 장남으로 출생했다. 서울대 문리대 국문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1962년 현대문학에 평론으로 추천되었으며 문학 평론가이다. 서울대 국문과 교수를 지냈고, 현재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로 있다.

 

아무래도 박목월 시인의 장남이라는 부분이 눈에 띤다. 시를 특별히 좋아하지 않는 분들에게라도 익히 그 명성이 알려진 박목월 시인. 그의 장남이라는 타이틀이 어쩌면 저자의 삶에 커다란 후광이 되었을 것이고, 또 한편으로는 굴레가 되기도 했으리라.

 

하지만, 아버지의 후광만이 아닌 그 스스로 이젠 원로 문학인이자 학계 어른이라 불릴만한 저자. 저자의 글들을 읽는 가운데 그의 글이 주는 묘한 매력에 빠져들게 된다.

 

무엇보다 저자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만큼 소중한 게 가족이기 때문이리라. 많은 이야기 가운데 특히 마음을 울린 부분은 어린 시절 저자의 어머니의 배려의 모습이다. 시인인 남편이 조용한 가운데 시를 쓸 수 있도록 배려하며 눈 오는 날 어린 딸을 등에 업고 눈을 맞으며 밖에 나가 피신하던 어머니의 모습은 잔잔한 감동을 준다(책 제목이 바로 이 사건에서 유래했으리라.). 당시 어머님들의 남편을 향한 배려가 왠지 멋스럽게 느껴지는 장면이다. 이 외에도 가난하던 집안 살림으로 인해 겪었던 많은 해프닝들을 이야기한다. 가족 뿐 아니라 주변 친지들과의 있었던 소소한 일들을 통해 삶의 통찰을 전해주기도 한다. 뿐 아니라, 격려, 성실, 정직, 협동, 책임감, 신뢰 등의 인성 주제들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저자의 이런 이야기들을 읽으며 때론 나의 어린 시절을 추억하기도 하고, 부모님과의 잊힌 시간들이 다시 살아나기도 한다. 이러한 추억 여행을 하며, 지금 나의 모습을 되돌아보기도 한다.

 

이 책이 주는 커다란 힘 가운데 하나는 힘겨운 삶을 견뎌내며 이길 힘을 함께 전해주고 있다는 점이다.

 

누구든지 어려운 현실 속에 던져져 있다. 그러나 어려운 현실은 마치 얼어붙은 얼음 밑에 깔려 있는 거 같아도 내 스스로 생명의 약동을 지니고 있으면 얼음이 녹는 날이 오고 쑥 냄새를 온 마을에 뿌리듯이 그렇게 향기는 삶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기회가 오지 않겠는가. 무작정하는 결심만이 아니라 참고 이기는 힘이 꽃으로 바뀌는 봄이 이제 정말 신년처럼 오고 있다.(174쪽)

 

책을 통해 얻게 되는 또 하나의 선물은 글 속에서 소개하고 있는 시들이다. 대부분의 글들에서 저자는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와 어울리는 시 한편을 소개하며 그 시를 통해 또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다. 물론, 저자의 아버지인 박목월 시인의 시들이 많이 소개되고 있는데, 그 외에도 많은 시인들의 주옥같은 시들을 소개하고 있어, 이 시들을 소개받고 만난다는 것만으로도 또 하나의 충분한 즐거움을 누리게 된다.

 

단지 작은 아쉬움은 의외로 오타가 많다는 점이다. 출판사도 메이저 출판사이고, 저자 역시 어느 누구보다 문학적 오류가 적어야 마땅할 텐데, 상당히 많은 오타가 있기에 다소 의외의 아쉬움을 남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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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로의 겨울방학 제멋대로 휴가 시리즈 5
무라카미 시이코 지음, 하세가와 요시후미 그림 / 북뱅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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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의 의인화가 돋보이는 동화 <제멋대로 휴가 시리즈> 5번째 책이 나왔습니다. 제목은 『난로의 겨울방학』입니다.

 

겐이치 가정은 겨울방학을 맞아 스키장에 가려 합니다. 여행을 떠나며 집안 정리를 꼼꼼하게 하는데, 분명 뽑아둔 고타쓰(전기 식탁)의 코드가 다시 꽂혀 있네요. 이상하네요. 게다가 난로가 사라졌습니다. 멀쩡하게 있던 난로가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난로가 발이 있어 걸어간 것도 아닐 텐데 말입니다.

그런데, 난로가 발이 있어 걸을 수 있답니다. 어떻게 그런 일이 있냐고요? 그러니 동화입니다. 동화가 갖는 멋진 힘이죠. 난로가 마치 인간처럼 움직인답니다. 말도 하고요. 이렇게 살아 움직이는 난로는 겐이치 겨울방학을 맞아 자신도 방학에 들어 간데요. 방학이니 이제 자신의 역할(몸을 덥혀 방을 따뜻하게 하는 역할)을 쉬겠다는 겁니다. 그래서 방이 추워져 난로는 뽑힌 고타쓰 코드를 다시 꽂은 거랍니다. 그리곤 그 아래에 쏙 들어가 있었던 거죠.

겨울방학을 맞아 사람처럼 살아난 난로 녀석. 휴가를 맞아 집을 비우게 되는데, 이처럼 난로 혼자 집에 놔둔다는 것은 너무 위험한 일이랍니다. 다른 것도 아닌 난로가 혼자 집안을 돌아다닌다면 혹시 불이 날 수도 있으니 말이죠. 그래서 겐이치 가정은 난로 역시 데리고 휴가를 떠납니다. 가기 싫다는 난로를 일부로 꼬여서 말이죠.

이렇게 시작된 겨울방학 휴가. 난로는 겐이치의 동생처럼 재미나게 보내게 됩니다. 함께 스키를 배우기도 합니다. 겐이치는 정말 의젓한 형처럼 난로를 위해줍니다. 스키를 전혀 못타는 난로를 위해 자신의 즐거움을 희생할 줄 아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네요. 형제가 없는 겐이치, 난로를 통해 형제간의 우애도 느끼게 된 뜻 깊은 시간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난로의 겨울방학』은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이 읽으면 좋을 책입니다. 이 시리즈는 무엇보다 사물의 의인화가 돋보입니다. 단순한 의인화가 아닌 실제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가 되죠. 그러니, 의인화가 아닌 활유(活喩)라고 표현해야 맞겠네요. 이렇게 사물의 의인화 내지 활유로 표현된 동화는 읽는 아이들로 하여금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을 보다 따스하게 만들어주지 않을까 싶어요. 사물을 소중하게 대할 수 있겠고요.

 

재미난 창작동화, 『난로의 겨울방학』을 통해, 난로의 변신이 주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멋진 동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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