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셉션 1 - 조 밴더빈의 비밀
리 스트라우스 지음, 영리 옮김 / 곁(beside)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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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리 스트라우스의 장편소설 『퍼셉션』은 여러 장르가 혼재한 소설이다.

 

먼저, SF소설이다. 정확한 연대는 알 수 없지만, 소설은 미래사회가 그 배경이다. 이 시대의 인류는 둘로 나뉘어 있다. GAP(유전자 조작인간)과 네츄럴, 다시 말해 유전자 조작으로 태어나거나 탈바꿈한 인류와 그렇지 않고 자연 그대로 인간의 모습을 고수하는 자들로 말이다. 이 둘 가운데 GAP이 세상을 지배하며, 자신들만의 도시 ‘솔 시티’에서 완전하게 살아간다. 반면, 네츄럴들은 게이트 바깥에서 빈곤한 삶에 허덕인다.

 

GAP은 유전자 조작을 통해, 뛰어난 외모(전형적 백인우월주의의 모형이다. 금발에 초록 눈동자의 백인들.)와 건강, 그리고 200년이 넘는 수명을 누리며 살아간다. 반면, 네츄럴들은 여전히 수많은 질병과 짧은 수명에 허덕이며 빈곤한 삶을 살아간다.

 

이처럼 유전자 조작인간, 더 나아가 복제인간까지 등장할뿐더러 삶 속에서도 많은 부분 인공지능 로봇이 보편화되어 윤택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과 여전히 자연적 삶의 방식을 고집하며 낙후된 삶을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SF 소설이다.

 

소설의 또 하나의 장르는 로맨스다. GAP 중에서도 초상류 계급의 여자아이 조와 GAP에 대해 반대 시위를 하며, 과학의 남용을 경계하는 네츄럴 청년 노아와의 로맨스. 마치 철부지 공주와 사회에 불만이 가득한 투사 간의 로맨스 느낌이다.

 

조의 할아버지는 GAP 기술을 개발한 당사자로 재력뿐 아니라, 차기 대통령이 당연시 되는 권력을 가진 솔 씨티의 실질적 지배자다. 바로 이런 엄청난 상류층 소녀 조, 그리고 그녀의 가정에서 일하는 가정부의 아들이자, 네츄럴인 노아의 사랑이 소설의 가장 큰 축을 차지한다. 결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둘, 전혀 다른 둘이 서로 사랑하며 서로를 향해 마음을 열어가는 것. 이것이 어쩌면 소설의 제목인 ‘퍼셉션’이 갖는 의미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이 둘 간의 스파크가 파팍! 물론, 둘 간 에는 넘어야 할 산이 여전히 많다. 하지만, 아무리 높은 산이라도 둘이 함께라면 가능하다. 이 둘의 사랑의 여정이 앞으로도 기대된다.

 

여기에 또 하나의 장르는 미스터리다. 조의 오빠 리암이 사라졌다. 그리곤 얼마 후 솔 시티 바깥세상인 L.A.에서 시신으로 발견된다. 오빠의 실종신고에도, 그리고 시신으로 발견된 뒤에도 경찰은 왠지 수사에 미온적일뿐더러 뭔가를 감추는 분위기다. 이에 조는 오빠의 방에서 발견된 쪽지에 적힌 이름 ‘잭 덱스터’란 사람을 찾아 바깥세상으로 나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노아를 만나 노아의 도움으로 사건의 진실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간다. 과연 오빠의 죽음 뒤에는 어떤 진실이 감춰져 있는 걸까?

 

이처럼 다양한 장르가 복합적으로 섞여 있는 소설, 『퍼셉션』 1권은 「조 밴더 빈의 비밀」로 조와 노아의 만남과 사랑, 여기에 조의 오빠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찾아가는 작업, 그리고 조의 또 하나의 감춰진 비밀에 대해 이야기한다. 소설은 술술 읽힌다. 재미나다. 소설의 전체적인 분위기 역시 웹소설처럼 가벼운 느낌이 가득하다.

 

그럼에도 소설은 몇몇 메시지를 우리에게 전한다. 무엇보다 소설 곳곳에서 미래사회의 과학적 진보가 인류에게 축복이 아닐 수 있음을 경고한다. 과학만능주의를 경계하고. 아울러 과학 이면의 신앙과 믿음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노아란 이름부터 예사롭지 않지만, 소설 속에서 노아의 아버지는 목사다. 그렇다고 해서 노아의 집안이 과학을 불신하진 않는다. 도리어 노아의 할아버지는 사실 조의 할아버지와 함께 GAP을 완성한 뛰어난 과학자다. 아울러 노아 역시 과학의 힘을 빌려 조의 오빠 사건을 추격해 나간다. 그러니 과학의 힘을 거부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과학 이면의 정신세계, 볼 수 없지만 믿을 수 있는 세계에 대해 관심을 갖는다.

 

이처럼 소설은 과학만능주의를 경계하며 그 중심을 잡으려 애쓴다. 또 한편으로는 유전자 조작인간 뿐 아니라, 복제인간 역시 온전한 인간임을 이야기한다. 이것이 조와 노아 간의 로맨스, 그 사랑을 통해 보여주고자 함이다. 노아는 과학의 남용을 경계하며 GAP 반대시위를 하지만, 한편으로는 복제인간인 조를 온전히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한다. 경계하기에 그 존재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경계하되 이미 만들어진 인간을 소모품이 아닌 영혼을 가진 존재로 인정하는 모습을 보인다. 정작 조는 자신의 비밀을 알고 자신의 존재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되는데 말이다.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소설 『퍼셉션』을 통해 작가가 던지는 화두가 아닐까 싶다. 내 인식 건너편에 있는 인식에 대한 새로운 접근과 균형 말이다. 아무튼 거두절미하고 소설은 재미나며,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고 있다. 아무래도 2권, 3권도 읽어야 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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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둘 - 어른이 되면 좋아하는 마음도 변하는 걸까? 찰리의 책꽂이
후쿠다 다카히로 지음, 고향옥 옮김 / 찰리북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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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다 다카히로 라는 작가 작품을 처음 만난 것은 얼마 전 『넘어진 교실』(서울: 도서출판 개암나무, 2016)이란 책을 통해서다. 왕따에 대해 다루었던 아동소설이었는데, 이번에는 비슷한 듯싶으면서도 많이 다른 느낌의 성장소설 『우리 둘』을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은 중학교 진학을 앞둔 두 아이, 준이치(남자아이)와 가스미(여자아이)의 이야기다. 가스미는 전학 온 여자아이다. 그리고 단지 전학 왔다는 이유만으로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한다.

 

그 애는 작년 겨울에 우리 학교에 전학 왔다. 이유가 있다면 단지 그뿐일 것이다. 그 애는 별 것 아닌 일로 못된 장난의 대상이 되거나 괴롭힘을 당하곤 했다. 우리 반은 전부터 학급 붕괴의 조짐이 보였으니 상대가 누구든 상관없었을 것이다. 그저 우연히 가스마가 6학년 3반의 배출구가 됐을 뿐이다.(10쪽)

 

이렇게 괴롭힘을 당하는 가스미를 보며, 반의 우등생인 준이치는 남몰래 가스미를 돕곤 한다. 아이들이 가스미 책상 속에 몰래 넣은 걸레를 다시 친구들 몰래 꺼내 놓는다든지 하면서 말이다.

 

그러던 어느 날 둘은 서로 같은 작가를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작가는 많은 책을 낸 유명한 추리소설 작가이지만, 필명만 알려졌을 뿐 누구인지 전혀 알려지지 않은 ‘복면작가’다. 그런데, 그 복면작가가 누구인지 그의 작품 속에 힌트가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두 친구는 함께 도서관에서 작가의 책을 읽으며, 작가의 또 다른 필명이 무엇인지 추리해 나간다. 과연 둘은 작가의 또 다른 이름을 밝혀낼 수 있을까?

 

여기까지 설명하면, 『우리 둘』은 추리물일까? 아니면 학교 폭력, 왕따 문제를 다루는 사회물일까? 물론 둘 다라고 할 수 있겠지만, 더 큰 내용은 풋풋한 첫사랑을 이야기하는 연애 동화라는 점이다. 준이치와 가스미는 도서관에서 함께 책을 읽어가며 서로를 향한 마음을 키워나가게 된다. 단지 함께 책을 읽고, ‘복면작가’가 누구인지 밝히기 위해 애쓰는 것뿐이지만, 이런 가운데 둘은 서로를 향한 자신의 마음을 알게 되고, 더욱 열어가게 된다.

 

이런 둘의 사랑이 풋풋하면서도 참 예쁘다. 공부할 나이에 무슨 연애질이야! 라고 할 법도 하지만, 전혀 그런 생각이 들지 않는다. 도리어 둘의 사랑을 살며시 응원하게 된다. 그만큼 그들의 사랑은 건전하며 예쁘다.

 

남자아이와 여자아이가 나란히 앉아 그저 묵묵히 책을 읽는다. 이런 모습은 어쩌면 다른 사람의 눈에는 이상하게 비칠 수도 있다.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아니니까. 하지만 나는 도서관에서 이런 식으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았다. 비록 이야기를 나누지 않더라도, 좋아하는 쓰키모리 가즈의 책을 둘이서 함께 읽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웠다.(71쪽)

 

이처럼 둘은 함께 책을 읽는 가운데, 서로를 향해 마음을 열게 되고, 또한 이렇게 서로의 마음을 확인해간다. 하지만, 또 한편 불확실한 미래, 아직 성인이 되기엔 너무 많은 시간이 기다리기에 그 시간 속에서 서로의 마음이 변하게 될까 두려워하기도 한다.

 

나는 가스미를 좋아하고, 그래서 그 애와 계속 함께 있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런데 엄마는 크면 여러 가지 상황이 변할 거라고 했다. 그토록 사이가 좋았던 아빠와 엄마가 헤어져 버렸듯이, 나도 언젠가는 가스미와 사이가 틀어져 헤어져 버리는 걸까.(157쪽)

 

어쩌면, 이런 고민이 우리 자녀들의 고민일 수도 있겠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은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건데. 그리고 아름답고 건전한 사랑을 이어가고 싶은 순수한 마음도 있다. 하지만 장차 둘이 변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이런 두려움이 존재할 수 있겠다.

 

그런 아이들에게 작가는 소설 속 아이들이 좋아하는 작가의 음성을 통해 말한다.

 

그래. 너희는 너희의 미래를 좀 더 믿어도 돼. 변할까 변하지 않을까, 또 좋을까 나쁠까, 그런 생각일랑 하지 말고 앞으로 다가올 너희의 미래를 믿어야 한다는 말이야. 자신을 가져도 돼.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느긋하게 천천히 나아가면 되지 않을까.(173쪽)

 

그렇다. 준이치와 가스미는 학생으로서의 자리에 충실하며, 여전히 도서관에서 함께 책을 읽는다. 함께 책 읽는 시간이 예쁘다. 조급하지 않게 현재에 충실하며 조금씩 미래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이 사랑스럽다. 우리 아이들 역시 이렇게 사랑하며 때론 아파하며 자신들의 미래를 향해 커 나가는 걸게다. 그런 아이들을 응원하며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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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우리말 백과사전
이재운 지음 / 책이있는마을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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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아버지의 서재는 괜히 금지구역처럼 느껴져 아버지가 계시지 않을 때면 더욱 찾게 되는 공간이었다. 그곳에 들어가 4면을 감싸고 있는 책장 가운데 어린 우리 형제들이 볼만한 책은 한정되어 있었다. 바로 그림이 많은 백과사전. 이 가운데 난 뱀 사진이 잔뜩 나오는 권을 좋아했더랬다. 언제나 그 책을 펴고 멋진 컬러 사진의 다양한 뱀을 보며 좋아하곤 했다(지금은 뱀을 좋아하지 않는데, 그땐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얼마나 뱀 사진을 좋아했던지, 요즘도 명절에 형제가 모이면 간혹 그때 이야기를 하곤 한다.).

 

백과사전이란 말은 나에겐 그 당시 그림만 쓱쓱 살피던 때를 떠올린다. 그런 나에게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우리말 백과사전』이란 책은 먼저,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해준다. 추억의 한 자락을 떠올려 보며, 책을 든다. 결코 두껍지 않은 아담한 크기의 예쁜 책 디자인이 먼저 색다르게 느껴진다. 백과사전이라고 하면 무지 두껍고 클뿐더러 외형 디자인은 칙칙함을 자랑하며, 게다가 여러 권이라는 선입견이 작용한 게다. 이렇게 예쁜 백과사전이라니 싶어 이채롭다.

 

여기에 더하여 그동안 역사소설로 많이 만났던 이재운 작가가 써낸 백과사전이란 점 역시 특별함으로 다가온다(이재운 작가는 벌써 이런 작업물을 여러 권 내놓았는데, 난 소설만 여러 권 읽었을 뿐 이런 작업물은 처음 만났다.). 이처럼 다양한 감정을 버무려 책장을 펼쳐본다.

 

책을 읽는 가운데 또 하나의 색다른 느낌에 빠져든다. 백과사전이라면 그 내용이 따분할 것이라 여겨졌는데, 전혀 지루하지 않다. 오히려 그동안 모호하게 여겼던 많은 내용들을 마치 개그코너 <애정남>에서 명확하게 가르마를 타주는 것 마냥 알려주고 있어 신나게 끝까지 읽게 된다. 정독하는 백과사전이라니, 세상에 이런 일이...^^ 마치 일반 상식에 관한 여러 정보들을 전해주는 것 같아 재미나게 읽게 된다. 게다가 금세 읽힌다(물론 몇몇 개념들은 조금 딱딱한 감이 없진 않지만, 이런 내용들 역시 명확하게 짚어주기에 유익하다.).

 

물론 모든 어휘, 개념을 명확하게 가르마를 타주는 것만은 아니다. 어떤 정의는 여전히 명확하게 정의 내릴 수 없는 것들도 있다. 그렇기에 책제목에 ‘상대적이며’란 단어가 들어가는 것 같다. 그럼에도 이견이 없는 정의를 내릴 수 있는 개념들, 어휘들이 있어, 정확하고 절대적인 정의를 내려주기에, ‘절대적인’이란 단어 역시 책제목에 들어간다.

 

여기에 책 제목을 또 하나 살펴보면, ‘우리말 백과사전’이다. 그럼, 여기 사전은 사전(事典)일까, 사전(辭典)일까? 저자는 들어가는 말에서 이 책에 대해 설명하며, 이렇게 말한다. “우리말 어휘를 더 바르고 정확하게 정의한 사전이다.” 그러니, 어휘에 대해 정의를 내리는 사전(辭典)의 의미가 있겠다. 하지만, 실제 많은 내용들은 단순히 어휘에 대한 정의보다는 어떤 사물에 대한 정의 개념이 더 많다. 예를 든다면, 과일과 채소를 나누는 기준은? 찌개와 전골의 차이? 나비와 나방의 차이? ‘벚꽃이 피었다’고 말하기 위해선 얼마나 피어야 하나? 등 사전(事典)으로서의 내용들이 훨씬 더 많다. 그래서 저자는 이렇게 덧붙이고 있지 않나 싶다. “아울러 우리말 어휘에 생명과 힘을 부여한 성과물이다.”라고 말이다.

 

이 책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우리말 백과사전』을 통해, 그동안 궁금했던 많은 내용들에 대해 정확한 정의를 알게 된 것들이 참 많다. 작은 책이지만, 많은 지식은 단번에 습득한 마냥 배부르다. 이제 이런 내용들을 바탕으로 실생활 속에서 우리말을 보다 더 바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애써야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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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 왜 목숨 걸고 국경을 넘을까? 세계 시민 수업 1
박진숙 지음, 소복이 그림 / 풀빛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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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좋은 책들로 독자들을 찾는 도서출판 풀빛에서 또 다시 좋은 책들을 내놓았다. <세계 시민 수업 시리즈>가 그것이다. 1권은 「난민-왜 목숨 걸고 국경을 넘을까?」이고, 2권은 「석유 에너지-전쟁을 일으키는 악마의 눈물」, 3권은 「식량 불평등-남아도는 식량, 굶주리는 사람들」이다. 제목을 통해, 각 책들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대략 짐작할 수 있다.

 

이 가운데 첫 번째 책인 『난민』은 난민 관련 단체의 대표인 저자가 난민에 대해 여러 가지 내용을 가르쳐주고 있다. 첫 시작은 나와는 상관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난민에 대한 문제가 결코 멀리 있는 문제가 아닌, 바로 나의 문제임을 이야기한다. 책은 난민의 정의가 무엇인지, 우린 난민에 대해 어떤 시선으로 바라봐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그 다음에는 시리아 난민, 콩고 난민, 티베트 난민, 버마 난민(책은 미얀마가 아닌 버마란 이름을 사용한다. 책속에서 그 이유를 설명한다.)등의 같지만 서로 다른 상황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마지막엔 대한민국에서 난민들이 어떤 대접을 받으며,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지를 이야기함으로 오늘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게 된다.

 

우린 난민에 대해 나와 상관없는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나는 일일 뿐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래서 관심조차 갖지 않기도 한다. 하지만, 작가는 말한다. 누구나 난민이 될 수 있다고. 아울러, 우리 민족이야말로 전쟁난민이란 아픈 경험을 가진 민족이라고 말이다. 아울러 우리 곁에 찾아온 난민들에 대해 우린 자칫 그들을 비하하는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데, 저자는 말한다. 난민은 어려운 일을 당해 잠시 보호와 도움을 받으러 온 손님이라고.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손님에게 따스한 도움을 전하는 것이야말로 책이 말하는 ‘세계 시민’이 되는 비결이 아닐까?

 

아울러 난민들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라는 사실, 그들 역시 우리처럼 일상의 삶을 살던 사람들이었다는 사실, 그들이 엄청나게 특별한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닌 다시 일상의 삶을 회복하기만을 원한다는 것도 기억하자. 책의 내용을 일일이 다 언급할 순 없지만, 난민에 대한 실천 방안으로 저자가 언급하는 내용을 적어본다.

 

- 난민에 대해 관심을 갖고 뉴스에서 관련된 기사들을 유심히 본다.

- 난민에 관한 책을 읽고 친구들과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눈다.

- 난민 단체들이 벌이는 행사에 찾아가서 참여한다.

- 난민을 지원하는 단체들을 찾아보고 적은 금액부터 후원을 시작한다.

- 난민 단체들을 통해 난민 아이들과 친구가 되어 집으로 초청한다.(102-3쪽)

 

우리의 작은 관심과 배움이 이 땅의 수많은 난민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그들의 상황을 진전시킬 수 있는 힘이 되길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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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망진창 나라의 앨리스
존 켄드릭 뱅스 지음, 윤경미 옮김 / 책읽는귀족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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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켄드릭 뱅스(1862-1922)란 작가를 알게 된 것은 『내가 만난 유령』(고양: 책읽는 귀족, 2016)을 통해서였다. 아마도 이 책이 그의 저작이 국내에 소개된 첫 번째 책이었을 게다. 『내가 만난 유령』을 읽으며, 독특한 유머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분이구나 싶었다. 소설 아닌 듯 소설이면서도 인문학 서적인 듯싶으면서도 아닌 듯 느껴지는 책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이제 그의 책을 두 번째 만나게 되었다. 『엉망진창 나라의 앨리스』란 책이다.

 

어째 이 책은 첫 번째 만남보다 더 독특한 만남이 될 것이란 예감이 든다. 아닌 게 아니라 책은 온통 풍자와 해학으로 가득하다. 게다가 책이 패러디하고 있는 작품인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거울 나라의 앨리스』 마냥 언어유희가 가득하다. 언어유희 역시 풍자적이다. 물론 이 언어유희로 인해 책의 가독성은 다소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언어유희 단어에 대한 각주를 읽어야 하니 말이다.

 

이 책 『엉망진창 나라의 앨리스』는 이미 110년 전의 책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오늘 우리의 세태를 향한 풍자가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세월은 흘러 세상이 긍정적 방향으로 발전한 것처럼 느껴지지만, 여전히 권력을 가진 자들의 세태는 달라지지 않아서는 아닐까? 특히, 오늘의 세태, 오늘의 대한민국이야말로 ‘엉망진창 나라’라고 부를 만하지 않은가? 오늘 우리들 역시 앨리스처럼 환상의 나라에 들어와 있는 걸까? 만약 그렇다면 깨어나면 되겠지만, 그렇지 않고 현실임에 오늘 우리의 아픔이 있고, 답답함이 있겠다. 그럼에도 『엉망진창 나라의 앨리스』를 통해 오늘 우리의 진면목을 발견하는 것도 의미 있는 작업이 되겠다.

 

먼저, 작가가 이런 풍자를 하게 된 것은 공산주의의 시작과 맞물려 있다. 공산주의가 세상을 구원할 것 같지만, 그럴 수 없다. 왜냐하면 그 이유는 사상에 있다기보다는 그 안에 있는 사람에게 있다. 아무리 좋은 이상을 가지고 시작할지라도 그 이념 안에 담겨진 사람들의 탐욕 앞에 공산주의는 더욱 엉망진창의 모습을 연출하게 될 테니 말이다. 작가는 바로 이런 점을 통찰력을 가지고 예언하듯 쓴 글이 본 서적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예언은 결과로 드러났다. 공산주의건 민주주의건 중요한 것은 그 안에 담겨진 사람이다. 특히, 권력을 가진 지도자들이 어떤 모습이냐에 따라 엉망진창 나라가 될 수도 있고, 파라다이스가 될 수도 있다.

 

그럼, 책 속으로 잠시 들어가 보자. ‘이상한 나라’와 ‘거울 나라’를 모두 여행하고 돌아온 앨리스는 또 다시 새로운 나라로의 여행을 하게 된다. 그곳은 바로 ‘엉망진창 나라’다.

 

정말 그곳은 엉망진창 나라다. 모든 것을 개인 소유가 아닌 시가 소유한다면서 심지어 사람들의 이빨마저 시가 소유한다. 이가 튼튼한 사람도, 부실한 사람도, 모두 평등한 혜택을 누려야 한다며 말이다. 시 뿐 아니다. 아이들도 시가 소유하고, 문학 예술 역시 모두 시가 소유한다. 사회적 평등주의에 대한 풍자가 가득 담겨 있다.

 

앨리스는 그곳에서 커다란 철도를 만나게 된다. 시 전체를 휘두르고 있는 기다란 철도, 하지만 움직이지 않는 철도다. 이 철도가 움직이지 않고 고정되어 있는 이유는 나름 타당하다(물론, 시장인 모자 장수의 입장에서 타당한 이유지만.). 이렇게 열차가 움직이지 않으니, 사고의 위험성이 사라졌다. 항상 서 있으니 열차를 놓치는 사람도 없다. 열차가 덜컹거릴 걱정도 없다. 그러니 가장 좋은 결과란다. 어쩐지 이런 엉망진창 나라를 보며, 파울로 코엘료의 말이 생각난다. “배는 항구에 있을 때 가장 안전하지만 배는 항구에 머물기 위해 만들어진 게 아닙니다.”

 

왜 이들 나라가 엉망진창 나라일 수밖에 없는지 알게 된다. 그뿐 아니다. 가스공장에서 가스의 냄새가 난다고, 가스를 향수로 바꿔버렸다. 이제 가스의 악취가 나지 않고, 가스폭발의 염려마저 사라졌다고 자랑하는 모자 장수의 모습은 정말 어이없을 뿐이다.

 

시의 모든 아이들은 시가 소유하여 시 당국이 기르게 된다. 그런데, 그 책임자는 다름 아닌 공작부인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아기가 운다고 때리고 버렸던 그 공작부인이 시의 모든 아이들을 맡아 기르는 책임자요, 엄마가 된다. 인재기용 능력이 참 대단하다. 그러니 엉망진창나라일 수밖에.

 

(詩)를 관장하는 부서가 있어, 시를 마치 공장에서 물건을 찍어내듯 찍어낸다. 그러면서 그 시스템이 얼마나 유익한지 떠벌리는 모자 장수라니.

 

그 외에도 말할 수 없을 만큼 온통 엉망진창인 나라. 그곳의 앨리스는 어떤 기분이었을까? 어쩌면 앨리스의 기분을 알 것 같다. 왜냐하면, 오늘 대한민국의 대다수 국민들이 느끼는 기분이 바로 ‘엉망진창 나라’ 속의 앨리스가 느끼는 기분이기에 말이다.

 

모자 장수가 낯설지 않은 것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알고 있어서만은 아닐 게다. 그나마 소설 속에서 존재하는 그들은 위험하지 않다. 소설 속에만 존재하기에. 하지만, 현실 속에 존재하는 이 시대의 모자 장수들의 전횡은 어찌해야 할까? 110년 전에 썼던 『엉망진창 나라의 앨리스』가 오늘 현실에도 여전하다는 것, 너무 안타깝고 답답한 일이다. 하지만, 어쩌랴! 이것이 현실인 것을. 결국엔 이 꿈같은 현실을 벗어나야 한다. 아니 현실을 변혁시켜나가야 한다. ‘엉망진창 나라’에서 말이다.

 

『엉망진창 나라의 앨리스』, 오늘 우리 시대를 풍자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촌철살인 같은 풍자와 해학이 가득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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