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의 비밀 문집 푸른숲 역사 동화 11
최나미 지음, 박세영 그림, 전국초등사회교과 모임 감수 / 푸른숲주니어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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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나미 작가의 성균관의 비밀 문집은 조선시대 정조대왕의 문체반정을 모티브로 삼고 있습니다. 문체반정은 노론과 남인 간의 정치적 균형을 맞추려는 정조대왕의 정치적 의도가 담겨져 있다고 합니다. 물론, 그런 이면에는 기존 질서를 위협할 수 있는 글들에 대한 경계의 마음도 담겨 있겠고요. 정조는 쉽고 다소 가벼운 소설체의 글을 쓰지 못하게 했답니다. 그래서 소설체의 글을 쓴 이는 반성문을 쓰게도 했고, 심지어 군복무를 하게도 했답니다.

 

바로 이런 문체반정을 모티브로 한 역사동화가 성균관의 비밀 문집입니다. 여기에 하나의 장르를 더 추가한다면 추리적 요소가 가득 담겨 있습니다. 성균관 유생이었던 삼촌이 성균관에서 쫓겨나 폐인처럼 되어버린 그 사건이 무엇인지. 그 안에 어떤 비밀이 담겨 있는지를 추격해 나가는 추리동화의 느낌도 납니다. 그러니, ‘문체반정을 모티브로 한 역사추리동화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휘는 그토록 총명하던 삼촌이 성균관에서 쫓겨났을 뿐더러 바보처럼 되어버린 이유가 무엇인지를 알고 싶습니다. 과연 성균관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던 건지. 삼촌은 무슨 일을 벌였던 건지. 사건의 진실은 무엇인지를 밝히려 합니다. 바로 자신이 성균관 유생으로 들어가서 말입니다.

 

이렇게 성균관 유생이 된 휘, 그리고 그의 오랜 친구 진기는 성균관 유생이 되었는데, 상재들의 눈 밖에 나 <천우담>을 만드는 일을 돕게 됩니다. 말이 돕는 것이지, 잡다한 심부름을 하는 겁니다. 그런데, <천우담>은 성균관 유생들이 자랑하는 문집으로 오랜 전통의 문집입니다.

 

이런 <천우담> 문집을 만드는 작업을 도우면서, 휘는 이상한 점을 발견합니다. 해마다 만들어졌던 문집 <천우담>은 성균관 도서관인 존경각에도 자랑스레 비치되어 있는데, 비어 있는 연도가 있는 겁니다. 과연 이렇게 비어 있는 연도, 그 문집에는 어떤 비밀이 담겨 있는 걸까요? 바로 여기에 휘의 삼촌 규원이 뒤집어 쓴 누명과 억울함이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 규원의 글에 대한 생각도 담겨 있고요.

 

과연 휘는 자신의 삼촌이 얽혔던 사건이 무엇인지 알아낼 수 있을까요? 여기에서 더 나아가 삼촌의 억울함을 풀어줄 수 있을까요?

 

이야기를 통해 생각해보게 되는 것은 아무래도 무엇이 좋은 글이냐는 생각입니다. 임금은 모범적인 글이 따로 있다고 여깁니다. 이는 예로부터 내려오던 좋은 책의 내용들입니다. 물론, 좋은 글이겠죠. 하지만, 옛 글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 좋은 글일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이미 정해진 틀이 있고, 범위가 주어져 있어, 그 안에서만 쓰여지는 것만이 용납되는 세상이라니 왠지 씁쓸한 생각이 드네요.

 

아울러 이렇게 인정받는 글들은 어렵게 쓰인 것들입니다. 같은 내용이라도 쉬운 문체로 쓰였을 때, 이는 가벼운 글이라 폄훼 당했고요. 더 나아가 그런 글들을 쓰지 못하도록 강요되어졌다고 하네요.

 

이렇게 강요되어졌던 이면에는 글이 쉬워지면 세상의 질서가 무너진다고 생각한 양반들의 이기적인 사고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글이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자신들만의 전유물이 될 테니까요. 그리고 이런 글을 통해 자신들의 특권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고요.

 

그런데, 이런 생각은 조선시대의 것만은 아니겠죠. 민중은 개돼지라 생각하는 권력자들. 이들은 여전히 자신들의 특권을 유지하고 신분제를 공고히 하기 위해 학생들을 줄서기 시키고 있죠. 물론, 그 앞에 서는 자들은 이미 정해져 있고요. 그래서 이미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은 시대에 맞지 않는 말에 불과하기에 씁쓸하고요.

 

왠지 순문학만이 진짜라고 주장하는 이들의 모습도 오버랩 되기도 하네요. 민중을 움직이는 말들은 어려운 그들만의 언어가 아닌 쉬운 언어, 쉬운 글이라는 사실을 생각해보게 합니다.

 

아무튼 이 동화 성균관의 비밀 문집을 통해, 동화 속에서 쉬운 언어로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그대로 글로 담아내려던 젊은 유생의 꿈이 오늘 우리 아이들에게 전해지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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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 다이어리 1
정수현.김영은 지음 / 곁(beside)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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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현 작가, 김영은 작가의 공동작 한양 다이어리가 종이책으로 나왔다. 조선판 퓨전 사극 로맨스 소설. 시대는 흥선대원군의 권세가 막강하던 고종 시대. 대원군은 아들을 빌미로 막강한 권세를 휘두르고, 여기에 고종은 비록 왕이지만 여전히 꼼짝 못하는 시대다. 대원군과 함께 고종을 왕으로 세웠던 조비 세력은 토사구팽 정도는 아니더라도 개밥의 도토리 신세 정도여서 다시 권력을 잡으려 현안이 되어 있는 상태다. 여기에 또 다른 세력들이 있으니, 김씨 일가와 철종의 감춰진 후사를 세워 다시 왕권을 찾아야 한다는 미지의 세력들까지 존재한다.

 

이러한 정치적 구도 아래에서 두 명의 꽃미남이 소설의 주인공이다. 이태원과 을지로가 그들. 이태원은 고종이고, 을지로는 조비 세력의 핵심 인물인 병조판서의 아들(하지만 서자다.). 둘은 서로를 너무나도 위하는 절친인데, 이 둘이 한 여인에게 마음을 준다는 것이 문제의 발단이다. 물론, 이는 오해에서 시작된다. 을지로는 자신이 마음을 두고 있는 여인이 있다고 이태원에게 고백하고, 을지로가 잠시 한 여인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게 되는데, 이 장면을 이태원이 목격하고, 을지로가 마음에 두고 있는 여인이라 착각한다. 그 뒤에 이태원은 을지로가 마음에 두고 있는 여인 청담을 만나게 되고, 청담에게 알 수 없는 끌림이 계속된다.

 

이렇게 작은 오해에서 시작된 한 여인을 사이에 둔 조선 최고 꽃도령들의 사랑, 그 로맨스가 때론 재미나고, 때론 달달하게 전개된다. 이 두 멋진 남성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게 된 여인 청담은 누구일까? 그녀는 천애고아로 최고 유흥가인 구락부 원의 행수 혜화의 보살핌을 받는 여인이다. 청담은 신세계백화점의 주인. 웬 신세계백화점이냐고? 이곳은 여성들에게는 마치 신세계를 열어주는 곳과 같기에 신세계백화점이다. 청담은 향초와 화장품을 직접 만드는데, 이것들이 명품 중에 명품이다. 뭇 여성들이 갖고 싶어 안달이 나게 만들 그런 명품들. 이런 사업을 하는 여인이 청담이다. 비록 선머슴 같은 소녀이지만, 감춰진 미모가 대단하여 이태원과 을지로 두 꽃미남의 마음을 완전 휘어잡는다.

 

과연 청담은 누구를 선택하게 될까? 게다가 청담에게 감춰진 신분의 비밀이 있는데, 그건 무엇일까? 아버지 대원군의 그늘에서 벗어나 친정을 하길 원하는 고종(이태원)은 과연 친정에 성공할 수 있을까?

 

퓨전 사극 로맨스 소설답게 소설 속에는 재미난 풍경들이 참 많이 등장한다. 특히, 구락부 원의 모습은 오늘날 클럽의 풍경도 보이고, 타고 온 말을 발렛파킹하기도 하고, 사이키 조명이 등장하기도 한다. 물론, 모두 지금과 같은 모습이 아닌, 예스러운 모습으로 변형된 풍경이지만, 이런 풍경들을 만나는 재미가 쏠쏠하다.

 

게다가 무엇보다 로설답게 주인공들의 로맨스가 달달하니 재미지다. 특히 1권에서는 청담과 이태원(고종)간의 로맨스가 달달하고 애달프다. 여기에 바람둥이 을지로가 청담을 만나며 순정파가 되는 것도 재미나고.

 

또 하나의 재미는 권력을 둘러싼 음모다. 권력을 잡기 위해 철종의 후사들을 죽이고 권력을 잡은 대원군과 조비 일당. 여기에 살아남은 철종의 후사, 그 감춰진 자를 추격하고 죽이려는 세력들. 이런 죽음의 세력에게서 도망치는 긴박감. 그리고 복수. 아무래도 이런 재미가 있어 소설이 더욱 흥미진진하고 긴장감이 넘치지 않나 싶다. 이제 2권을 주문해서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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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섹시해지는 추리 퀴즈 2단계 섹시한 두뇌계발 시리즈 3
팀 데도풀로스 지음, 박미영 옮김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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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섹시해지는 추리퀴즈 2단계란 제목의 책. 이 책은 도합 20개의 이야기를 싣고 있다. 각자 작은 스토리를 간직한 사건들이 제시되어지고, 이런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주인공들(메리 밀러, 올리버 제임스, 파나키 경감) 세 사람이 각각의 이야기 속에 한 사람씩 등장한다. 이들 주인공이 용의자 또는 목격자들의 진술을 듣는 가운데, 사건을 해결한다.

 

물론, 각 사건은 독자가 해결해야 한다. 독자 역시 사건의 배경, 사건이 벌어진 상태, 그리고 용의자들의 진술을 들으며, 어떤 용의자가 거짓을 말하고 있는지, 또는 어떤 용의자의 진술에 빈틈이 있는지, 목격자의 진술을 통해 알 수 있는 단서는 무엇인지 등을 살피고 이런 단서들을 통해 사건을 해결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이렇게 독자 스스로 사건을 해결 할 수 있음이 무엇보다 큰 이 책만의 매력이다. 물론, 어떤 사건들은 범인이 누구인지까지는 밝힐 수 없는 경우도 있다. 그런 경우라도, 모두가 자살로 판단하는 사건이 왜 자살이 아닌 타살일 수밖에 없는지를 알게 해준다는 식으로 사건의 실마리를 이야기 속에서 집어내야 한다.

 

그렇기에 짧은 이야기를 집중해서 살펴야 한다. 단지 심증으로 범임을 찍는 것이 아니라, 진술 속에 담겨진 힌트를 통해 범인을 지목해 낼 때의 기분은 마치 내가 진짜 탐정이 되어 범인을 잡는 것과 같은 기쁨을 느끼게도 해준다.

 

이 책은 뇌가 섹시해지는 추리퀴즈2단계다. 그러니, 1단계 책이 있다는 말이다. 이 책보다는 조금 난이도가 낮은 책이 말이다. 바꿔 말하면, 이 책은 1단계 책의 심화편이라고 볼 수 있다.

 

비록 부피가 두꺼운 책은 아니다. 고작 200페이지 조금 넘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 안에 실려진 20편의 사건들을 함께 따라가고 나면 왠지 추리소설 여러 권을 읽은 것과 같은 배부름을 느낄 수 있다. 그만큼 편하게 이야기를 읽는데서 그치지 않고, 범인이 누구인지 생각하고, 혹시 진술 속에 트릭은 없는지, 사건 현장 속에서 단서를 찾을 수는 없는지 등을 주의 깊게 살피며 읽기에 몰입도도 높을뿐더러 정신력의 소모도 제법 큰 편이다. 그래서 마치 여러 권의 추리 소설을 섭렵한 것과 같은 성취감이 느껴지는 것이 아닐까 싶다.

 

모든 용의자를 의심해보라. 분명 그 안에 범인이 있을 테니 말이다. , 범인이 누구인지는 각 사건 이야기에 이어 실려 있다. 하지만, 이 페이지들은 거꾸로 인쇄되어 있어 일부러 책을 뒤집지 않는 한 읽을 수 없다. 그러니, 책을 거꾸로 돌려 범인이 누구인지 알려 하기 보다는 앞 페이지부터 다시 훑어보면 좋겠다. 그럼, 대체로 범인이 누구일지 알게 될 테니 말이다. 그리고 사건의 힌트 부분은 굳이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때론 이 힌트가 사건을 오리무중으로 빠뜨리는 트릭이기도 하니 말이다. 이야기를 촘촘히 살펴보며 빈틈을 찾는 것이 더 낫겠다. 아무튼 이 책 매력적인 책이다. 제목처럼 뇌가 섹시해질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뇌가 조금은 예리해 지리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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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6-12-21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 있나요? 얼핏봐서 꽤 흥미로운데요!^^

중동이 2016-12-21 11:28   좋아요 1 | URL
서사가 있는 추리퀴즈입니다. 퀴즈라고 하기에도, 소설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하죠. 이 둘을 합쳐놓은 형태인데요. 아무래도 서사는 약합니다. 서사를 생각하면 재미없고요. 그래도 이야기를 통해 추리하는 능력을 키운다고 생각하면 재미있어요. 추리의 능력을 키우길 원하는 분들에게는 유용하리라 여겨져요. 상당히 흥미로운 책이라고 할 수 있겠어요~^^

[그장소] 2016-12-21 12:36   좋아요 0 | URL
추리 상식 ㅡ 같은 걸까요? 셜록이 왓슨에 추정한 얘길 들려주듯 ㅡ 그런거요! ㅎㅎ

중동이 2016-12-21 22:15   좋아요 1 | URL
음... 셜록이 왓슨에게 들려주는 것과는 조금 다른데요. 거꾸로보는 정답 페이지까지 한다면 비슷하다고 말할 수도 있어요.^^ 실제 셜록이 왓슨에게 설명해주는 것처럼 설명되기도 하니까요.
주로 이런 식이에요. 사건이 벌어지고, 주인공이 그 사건현장을 방문하여 용의자들의 진술을 들어요. 한 사람 한 사람. 이러쿵 저러쿵 사건에 대해, 또는 자신들의 알리바이에 대해 이런 저런 설명을 하죠.
그리고 나면, 주인공이 말하죠. ˝범인을 알았어˝ 이런 식으로요.
뭘 알았다는 건지??? ㅎㅎㅎ
이걸 독자가 앞의 내용에서 찾아내는 거죠. 설명이 잘 됐는지 모르겠어요.~^^

[그장소] 2016-12-22 10:51   좋아요 1 | URL
아..알것 같아요! ^^ 설명 잘하시는걸요?
 
연애, 안 하는 게 아니라 못 하는 겁니다 - 우리 시대, 연애하지 않는 젊은이들에 대한 심층 보고서
우시쿠보 메구미 지음, 서라미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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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왜 애인이 없냐, 왜 연애를 못하는 거냐.’는 질문에 자연스레, ‘난 연애 못 하는 것이 아니라 안 하는 거야.’란 대답이 따르곤 했더랬다. 실제로는 어떤 이유에서건 연애를 못하는 것이라 할지라도 안하는 거라고 짐짓 허세를 부려보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그렇게 스스로 난 연애 못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거야. , 그렇고말고.’ 이런 식으로 위안을 삼았을 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 책은 제목부터 이렇게 말한다. 연애, 안 하는 게 아니라 못 하는 겁니다, 이 책은 우시쿠모 메구미의 저작으로 사회과학서적으로 볼 수 있겠다. 오늘날 일본 젊은이들이 연애를 안 하는 건지 아님 못 하는 건지를 이야기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못 하는 거다. 물론, 각자 개인적 선택에 의해 안 하는 것이라 말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런 개인적 선택 이면에는 그들이 그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다양한 사회적인 이유가 도사리고 있다. 그렇기에 실제적으로는 연애를 못하는 세대가 되어 버린 것이다. 물론, 이것은 일본 사회를 진단한 서적이다. 하지만, 오늘 한국 사회와 그리 큰 차이는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더욱 책을 읽는 내내 안타깝고, 괜스레 오늘날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요즘 젊은이들은 연애포기세대가 되어버렸다. 연애불황을 겪어야만 하는 시대. 왜 그럴까?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을까? 책은 다양한 사회적 이유들을 들고 있다. 여러 이유에도 불구하고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이유다. 경제의 거품이 걷히고, 빈곤을 당첨 받은 세대, 그들은 연애불황을 겪을 수밖에 없다. 낭만은 가난이란 현실 앞에 그저 구시대의 유물로 전락해 버렸다. 그들은 연애보다는 야근을 택해야만 한다. 가난한 시대에 자신의 미래를 개척해나가야만 하는 젊은이들에게 연애는 사치가 되어버렸다.

 

특히, 젊은이들은 비정규직의 확산이란 괴물에 쫓기고 있다. 이는 일본만의 문제가 아닌 오늘 우리 사회의 문제이기도 하다. 어떤 멍청한 인간들이 이를 고용기회의 확산이라 말하고 있는지. 그들의 뇌구조는 어떤지 의심스럽다. 그런 자들이 국가 정책을 만들었으니, 한심스럽다는 생각도.

 

20대 남성의 경우 비정규직 남성 가운데 모태 솔로가 41%나 된단다. 이들은 연애 경험도 없을뿐더러(고로 연애 기술이 없어 기회가 되더라도 실패할 확률이 커졌다.), 경제적 능력도 되지 않기에 자신감도 없다. 그렇기에 이들의 연애 악순환은 더욱 깊어지게 된다. 한숨밖에 나오지 않는다. 요즘 젊은이들에게 낭만이란 단어는 별나라의 언어처럼 되어버렸기에 말이다.

 

물론, 이런 이유 외에도 다양한 사회적 원인들을 들고 있다. 그런 예로, 캥거루족의 증가. 다양한 연애 리스크의 증가(예전에 비해 스토커, 성희롱, 데이트 폭력, 리벤지 포르노 등 다양한 연애 리스크가 증가함으로 연애에 대해 공포감을 갖게 되고, 연애로부터 멀어지게 된다는 것.). 미디어를 통해 성에 대해 빨리 눈 뜨기 때문에 성에 대한 설렘이 없어지고, 또한 가상연애를 통해 성적 욕구를 쉽게 해결하기에 거추장스러운 연애의 욕구가 낮아지게 됨. 세대는 바뀜에도 여전한 옛 연애의 환상들과 현실의 충돌로 인해 연애로부터 멀어짐. 부모의 지나친 사랑의 탓. 등 다양한 이유들을 들고 있다. 물론, 이들 각각의 경우, 보다 더 상세하고 다양한 이유와 경우의 수들을 쉽게 설명해주고 있다.

 

책은 이런 설명들을 알기 쉽게(너무 자세하여 다소 지루한 느낌도 없진 않다. 그만큼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하고 있어 술술 읽힌다. 무엇보다 이런 연애불황의 시대, 연애포기의 시대를 맞아 고군분투하는 젊은이들을 생각할 때, 가슴이 먹먹하다. 오늘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낭만이란 두 글자가 살아날 수 있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땅의 젊은이들이 비록 쓰러지고 실패하더라도 다시 일어서고 올라 설 수 있는 그런 세상이 만들어질 수 있길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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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끄 라깡 왜! 예수 사랑을 욕망하는가? - 정신분석학이 사랑의 존재를 답하다
윤정 지음 / 북보자기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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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참 독특하다. 자끄 라깡 왜! 예수 사랑을 욕망하는가?책 제목은 이런 짐작을 가능케 한다. 이 책은 라깡의 정신분석학으로 예수 사랑을 바라보는 책이라는 것을 말이다.

 

자끄 라깡, 솔직히 잘 모른다. 그저 정신분석학자라는 정도. 저자는 라깡이 정신 분석의 사상가라 불린다고 말한다. ‘사상가란 칭호에서 느낌이 온다. 어쩜 이 책, 머리가 지끈지끈한 내용일 것이라는. ‘정신 분석의 사상가라는 라깡이 예수 사랑을 욕망한단다. 정신분석학도 머리 아플 텐데, 거기에 사상가란 칭호까지 더해졌으니, 얼마나 어려운 말들이 가득할까 걱정이 든다. 혹 머리에 쥐가 나면 안 되는 데 하는 걱정이 앞서지만, 그래도 분량이 얼마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한 가닥 희망을 품고 책을 읽어본다.

 

책은,,, ~ 어렵다. 물론 누군가는 쉽다 말하겠지만, 난 어렵다. 그러니, 이건 전적으로 나의 무지 탓일 게다. 라깡을 잘 모른다는 사실, 게다가 기독교에 대해 누구 못지않게 잘 안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은 이 책을 더 힘들게 만든다. 아마도 영성의 색깔이나 신학의 색깔의 다름이 더 힘들게 만들지 않았을까 싶다(물론, 저자는 신학적 접근이 아니라 말하지만, 결국 그의 정신분석학적 관점에서 예수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신학이 될 수 있기에 이런 독특함은 오히려 선지식과 충돌하며 혼란스럽게 만든다.). 그러니, 결국 책이 어려운 이유는 전적으로 독자인 내 탓이겠다.

 

하지만, 그럼에도 조심스레 저자 탓으로 돌려본다면, 저자는 친절하지 않다. 친절한 설명보다는 때론 비약과 때론 배배 꼬인 장문으로 내용을 어렵게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어쩌면 저자가 시인이라는 점도 어느 정도 작용하지 않았을까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행간을 뛰어넘는 듯한 표현들이 제법 많다. 물론, 이것 역시 솔직히 말하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나의 미천한 책읽기의 수준 때문이겠지만.

 

아무튼 저자는 서론에서 이렇게 말한다. “생의 롤 모델인 예수를 인간적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공감을 끌어내고 싶었다.”고 말이다. 그래서 정신분석의 관점에서 예수가 왜 인성에서 신성이 되었는지를 예수의 사랑을 가지고 해답을 찾고자 했다.”고 말이다.

 

저자는 정신분석학을 통해 말한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수많은 상실을 경험하게 된다고. 이것을 탯줄거세, 구강거세, 항문거세,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거세, 성욕거세, 언어거세, 죽음거세, 이렇게 일곱 단계로 말한다. 이런 각각의 단계를 성경구절과 예수 사랑으로 투영하며 풀어나간다. 여기에 시인답게 묵상의 시 한편으로 각 단원을 마치고 있다.

 

태어나 성장하면서 겪게 되는 수많은 자연스러운 장벽들, 이로 인한 거세 즉 상실들, 이러한 상실은 삶에 상처를 낳게 되고, 이런 상처를 외면하기보다는 상처를 바라보며 상처를 껴안을 때 자신을 비로소 사랑할 수 있게 된다는 역설을 저자는 말하고 있다. 아울러 사랑받으려는 욕망보다는 사랑하려는 욕망이 될 때, 우리의 인생이 사랑에 머물게 되고, 이런 사랑을 실천하며 살아갈 때, 내 삶의 공간은 보이지 않는 하늘나라가 된다고도 말한다.

 

솔직히 저자가 말하는 모든 내용이 다 이해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하나 힘이 되는 것은 삶에 상처가 없는 인생은 가짜인 듯 말하고 있다는 점. 게다가 이런 상처를 오롯이 보듬어 안을 때, 그 안에서 자신을 사랑할 힘이 솟아난다는 점. 이런 대표적 예가 바로 예수였다는 저자의 말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특히 신앙인인 나에게는 알 수 없는 힘이 됨이 사실이다.

 

우린 세상을 살아가며 얼마나 많은 상처를 입고 살아가는가. 상처 없는 인생이 어디에 있을까? 그럼에도 상처 없는 인생인양, 쇼윈도 행복을 만들어간다면 오히려 우리 인생은 걷잡을 수 없는 파경에 이르게 될지도 모르겠다. 내 안의 상처를 솔직히 인정하고 직시할뿐더러 소중하게 끌어 안음으로 예수 사랑을 욕망하고, 그 예수 사랑으로 나를 사랑하며, 타인을 사랑하는 인생이 된다면. 그렇게 함으로 더 나아가 보이지 않는 하늘나라를 내 삶의 공간으로 끌어와 하늘나라를 살아낸다면. 이런 인생, 이런 상처, 사랑스럽지 않을까 싶다.

 

,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건 전적으로 내 부족함 탓이다. 솔직히 여전히 잘 모르겠으니 말이다. 하지만, 다 이해하지 못했으면 또 어떤가. 그 안에서 뭔가 내 삶에 힘이 될 몇 가지 얻었으면 족하지 않을까.

 

얇은 책자라고 얕봤다가 이 책 읽느라 제법 많은 시간과 정신력을 소비했다. 피곤하다. 이것 역시 또 하나의 상실, 또 하나의 상처일까?

 

마지막으로 저자의 후기 가운데 한 구절을 적어본다.

 

사랑은 사랑받고 싶은 상처 속에 머물기에, 그 상처를 사랑할 때에야 비로소 자신을 사랑하고 사랑할 수 있다. 그 사랑은 진리를 깨닫게 하고 자유함을 준다. 그 자유는 충동적인 쾌락이 아니라 고통을 딛고 선 생명이다. 그 생명은 사랑이기에 죽음마저 생명이고 싶은 욕망이다.(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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