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제16회 노작문학상 수상작품집
신동옥 외 지음 / 새봄출판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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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노작문학상>이란 이름을 처음 들었다. 그리고 이렇게 처음 듣게 된 노작문학상 2016년 수상작품집을 읽게 되었다. 아무래도 <노작문학상>에 대해 간단한 설명이 필요하다 싶어 관련 홈페이지를 들어가 봤다. 바로 노작 홍사용 문학관홈피이지. 그곳에서 <노작문학상>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노작문학상>은 일제강점기를 치열하게 건너며, 동인지 백조(白潮)를 창간하는 등 낭만주의 시를 주도했던 시인이자, 극단 토월회를 이끌며 신극운동에 참여했던 예술인 노작(露雀)홍사용(洪思容. 1900-1947) 선생의 문학정신을 기리고자 지난 2001년부터 그 해 가장 주목할 만한 작품 활동을 펼친 중견시인에게 수여되고 있습니다.

자료출처 : 노작 홍사용 문학관 홈피(http://www.nojak.or.kr/)

 

이런 노작문학상은 두 부분을 시상한다고 한다. 시부문과 희곡부문. 시부문을 선정하는 기준은 다음과 같다.

 

시부문 : 전국에서 발행되는 문예지를 중심으로 각종 정기 간행물에 발표된 작품을 총 망라하여, 등단 10년 이상의 시인 1명을 수상자로 선정합니다.

자료출처 : 노작 홍사용 문학관 홈피(http://www.nojak.or.kr/)

 

노작 홍사용 선생의 문학정신을 기리며, 한 해 동안 가장 주목할 만한 작품을 선정하여 수여한다니, 시인들에겐 너무나도 명예로운 시상이 아닐까 싶다. 금번 수상된 시인은 신동옥 시인이다. 하지만, 시집엔 신동옥 시인의 시들만 수록된 것은 아니다(물론, 수상 시인의 시가 가장 많이 수록되어 있다.). 수상 시인 외에도 주목받았던 추천우수시인 여덟 명의 작품들도 함께 실려 있다.

 

이렇게 그 작품성을 인정할만한 시인들의 작품들이 함께 한 권의 시집에 실려 있다는 것만으로도 왠지 배부른 느낌이다. 각 시인의 시들을 접하면서, 먼저 이런 생각이 든다. 역시 시인과 독자 간에 공명이 일어나는 시가 따로 있다는 생각 말이다. 시의 문학적 수준이 어떤지 평가할 수준이 아닌 독자의 입장에서 여러 시인의 시들을, 그것도 한편의 시가 아닌 5편 가량의 시들을 함께 살펴볼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 각자 시인의 시가 다름이 무엇인지 어렴풋 느껴지기도 하고. 그런 가운데 나와 공명이 일어나는 작품이 있음에 행복하고. 더 나아가 이 시인들의 또 다른 시집을 검색하여 찾아보는 재미까지 있다.

 

또 이런 생각도 하게 된다. 시인이 시 한편을 내놓기 위해 얼마나 오랜 시간 각고의 아픔을 견뎌냈을까? 그렇게 내놓은 시인데, 시적 수준이 얕은 내 탓에 이해되지 못하는 시들이 있음이 못내 아쉽기도 하고, 또한 시인에게 미안하기도 하다. 또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해보게 된다. 아무리 좋은 시라 할지라도 그 시가 몇몇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공감되어지는 시라면? 이에 대한 평가를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생각도 함께 말이다. 물론, 그런 시를 이해 못하는 내 얕은 시적 수준 탓이 먼저겠지만 말이다.

 

어린 시절 기분 좋은 선물은 여러 과자들을 모아놓은 선물세트였다. 당시엔 여러 과자들을 그저 종이 상자에 모아 포장한 것에 불과했지만, 여타 좋은 선물들보다도 기분 좋았던 선물이 과자선물세트였다. 이 시집 2016 16회 노작문학상 수상작품집을 읽고 감상하는 내내 드는 느낌은 바로 이런 느낌이었다. 어린 시절 과자선물세트를 받고 행복하며 든든해했던 느낌. 시집은 마치 고급과자선물세트와 같은 느낌이 아닐까 싶다. 선물세트를 통해, 여러 과자()를 맛봤으니, 이젠 내 입맛에 맞는 과자, 그 시집을 찾아 그 맛을 탐닉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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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는 자는 누구인가 - 유배탐정 김만중과 열 개의 사건
임종욱 지음 / 어문학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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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장편소설 남해는 잠들지 않는다로 제3회 김만중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바 있는 임종욱 작가의 추리소설 죽는 자는 누구인가가 출간되었다. 이 책에는 유배탐정 김만중과 열 개의 사건이란 부제가 붙어 있다. 그렇다. 이 책은 추리소설이다. <사씨 남정기><구운몽>의 저자인 서포 김만중이 소설 속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김만중은 남해에 유배를 가서 그곳에서 벌어지는 여러 사건들을 해결하는 명탐정으로 등장한다. 주로 안락의자탐정의 유형을 보인다. 남해 포교인 박태수가 해결하기 힘든 사건에 대해 물어오면, 박태수로부터 사건들에 대해 이런저런 내용들을 듣고, 마치 사건을 눈앞에서 본 것처럼 추리해나간다. 그래서 김만중의 활약은 새로운 안락의자탐정의 출현으로 느껴진다.

 

물론, 모든 사건을 안락의자탐정 유형으로 풀어나가는 것은 아니고, 나중엔 사건 현장을 직접 살피고 사건을 추리해나가기도 한다. 밀실살인사건의 전말을 밝혀내기도 하고, 심지어 귀신의 원한을 풀어주기도 하며, 자서전을 읽으며 그 행간에 감춰진 진실을 보며 저자의 감춰진 추악한 범행을 밝혀내기도 한다.

 

이처럼 탐정 김만중은 마치 앉아서 천리 밖을 보는 것과 같은 명탐정으로 등장한다. 미스터리 사건의 감춰진 수수께끼를 추리를 통해 밝혀내는 명탐정 김만중. 그러니 소설은 본격추리소설이라 할 수 있다. 본격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읽고 후회하지 않을 그런 추리소설이다.

 

김만중이란 캐릭터를 곁에서 돕는 등장인물들이 있다. 먼저, 김만중의 호위무사인 호우. 그는 선비인 김만중의 부족한 육체적인 부분, 무술 부분을 채워주는 캐릭터다. 또한 호우와 마찬가지로 어린 시절부터 김만중 가정에서 자란 하녀 아미가 있다. 아미는 음식솜씨가 뛰어날뿐더러, 의술에 일가견이 있다. 탐정 곁에 의술의 대가가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도움이 되겠는가. 여기에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인물은 포교 박태수란 자다. 뭔가 비밀스러운 과거가 있는 인물이며, 부패한 관리이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사건 해결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인물이다. 사건에 대한 열정으로 김만중을 의지하며, 따르는 인물이다. 여기에 김만중의 제자인 나정언 역시 사건 해결에 음으로 양으로 도움이 되는 인물이다. 나정언은 얌전한 선비이지만, 남해 유지인 아버지의 배경이 때때로 김만중의 사건 해결에 도움을 준다.

 

이렇게 여러 돕는 이들과 함께 열 개의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김만중의 매력에 추리소설을 사랑하는 분들이라면 금세 빠져들게 될 책이다. 5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이지만 전혀 지루할 새 없이 신나는 추리의 세계 속에 빠져들게 된다. 아울러 소설 말미에는 서포 김만중에 대한 작가의 소논문도 함께 실려 있어, 김만중에 대해 알아갈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된다.

 

탐정 김만중이란 캐릭터가 대단히 매력적이어서, 계속하여 또 다른 사건들로 만나게 된다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며 서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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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짧은 연애 이야기 크레용하우스 청소년 시집
이묘신 지음 / 크레용하우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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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동시를 좋아하여 가까이 하곤 한다. 동시를 감상하면 맑은 마음이 공급되는 느낌 때문에 더욱 그렇다. 이런 동시는 평소 많이 접하고 가까이 하지만, ‘청소년시는 처음이다. 동시가 어른이 동심을 갖고 쓴 시라고 정의한다면, 청소년시 역시 유사하게 정의할 수 있겠다. 어른이 청소년의 마음으로 써내려간 시가 청소년시라고 할 수 있겠다.

 

작가 이묘신의 청소년 시집 내 짧은 연애 이야기는 마치 한편의 소설과 같은 시집이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이 시집은 청소년 아이의 첫 사랑에 대한 테마 시집이다. 각각의 시가 서로 별개의 내용이 아닌, 순차적으로 이어지는 내용이다.

 

만남 이전, 만남, 행복한 순간들, 이별, 그 이후까지. 마치 한편의 소설처럼 서사를 갖고 노래하고 있는 시집이다. 한 여자 아이가 문득 눈에 들어와 그 아이를 생각할 때마다 두근거리던 순간. 만남을 앞두고 설레던 가슴. 다가가고 싶지만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망설임의 순간들. 거짓말처럼 사귐이 시작되어 한껏 부풀어 오른 행복하던 순간들. 알콩달콩 사귐의 시간들. 처음 손을 잡던 그 행복한 순간. 하지만, 공부해야 한다는 어른들의 반대(어쩌면 공부만 해야 한다는 생각일지도.)로 인해 결국 이별을 맞게 되고. 이별 뒤의 아픔까지 시인은 노래한다.

 

시집을 읽는 내내 마치 중학생 철부지 순간으로 돌아간 느낌을 가득 받게 된다. 아울러, 이렇게 청소년들의 사랑을 한 편의 드라마처럼 노래할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고. 서사가 있는 시집. 무엇보다 청소년들의 마음을 오롯이 잘 표현하고 있음에 시를 통해, 청소년들의 예쁜 사랑, 그 설렘 속으로 들어가게 해준다.

 

또한 시집을 통해, 나의 학창시절도 떠올려보게 되고. 그래, 그땐 그랬지, 내 얘기 같아, 하는 회상에도 젖어보고. 아울러 그때 어른들의 반대가 그토록 밉고 싫었는데, 이젠 내가 그 어른들의 모습을 닮아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깜짝 놀라게도 된다.

 

우리 아이들의 사랑을 물론 어른으로서 잘 지도해야 하겠지만, 그럼에도 그들의 사랑을 아무것도 아닌 것 마냥 만들어버리고 있진 않은지 하는 반성도 해보게 되고. 비록 어설프지만, 아이들이 이런 사랑도 나중엔 예쁜 추억이 되길 빌어보기도 하고.

 

아무튼 시집 내 짧은 연애 이야기는 청소년들의 사랑을 오롯이 잘 표현하고 있는 시집이다. 때론 민망하기도 하고, 때론 애틋하기도 하며, 때론 사랑의 감정에 달달하기도 하고, 때론 사랑의 아픔까지. 그 서툴지만 예쁜 사랑의 노래들을 만나보는 행복한 시간을 누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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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에어 위대한 클래식
샬럿 브론테 지음, 이선미 옮김 / 크레용하우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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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용하우스에서 계속하여 출간되고 있는 어린이를 위한 고전, <위대한 클래식> 시리즈 열 번째 책은 제인 에어. 제인 에어를 쓴 샬롯 브론테를 이야기하자면, 빠뜨릴 수 없는 게 샬롯 브론테의 자매들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문학사에 브론테 자매들만큼 커다란 족적을 남긴 이들도 드물 게다. 제인 에어의 샬롯 브론테, 폭풍의 언덕의 에밀리 브론테, 여기에 이들의 동생인 앤 브론테 역시 뛰어난 작가다. 앤 브론테의 작품 아그네스 그레이은 언니들의 작품만큼 우리에게 익숙한 작품은 아니지만, 19세기 빅토리아 시대의 중류층 여성의 삶을 솔직하게 표현하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3자매가 모두 그 작품을 인정받고 널리 알려지는 것도 흔치 않은 일일 게다.

 

이들 자매에게는 어떤 특별한 유전 인자가 있기에 이런 위대한 작품들을 남겼을까 하는 부러움이 먼저 든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을 해보게 된다. 이들 자매가 어린 시절 겪었던 힘들었던 시간들, 그 시간들이 어쩌면 이들에게 위대한 문학적 영감을 허락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말이다.

 

샬롯 브론테의 제인 에어역시 샬롯의 어린 시절 경험이 오롯이 담겨 있는 작품이다. 주인공 제인 에어처럼, 샬롯 역시 기숙학교에서 어린 시절을 힘들게 보냈으며, 이 기숙학교에서 샬롯은 두 명의 언니를 결핵으로 잃게 된다. 또한 유부남과의 사랑에 빠지기도 하고, 가정교사를 한 이런 모든 이력들이 그녀의 작품 제인 에어에 오롯이 녹아 있다.

 

고아로 외숙모에게 맡겨져 어린 시절을 보내는 제인 에어는 집안의 이질적 존재다. 마치 미운 오리새끼마냥 온갖 구박과 차별 아래 성장한다. 그러다 가게 된 기숙학교는 물론 엄격한 생활로 어려움이 없지 않지만, 그나마 외숙모 아래 살던 때보다는 낫다. 이렇게 불우한 환경에서 성장하게 된 제인 에어는 그럼에도 올곧고 바르게 성장한다. 무엇보다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하려는 그런 자립심 강한 여성으로 말이다. 이렇게 성장한 제인 에어는 기숙학교의 교사를 하던 중, 어느 시골 부자 가문의 가정교사로 가게 된다. 로체스터 씨 저택인데, 이곳에서 제인 에어는 로체스터와 사랑에 빠지게 되고, 그 사랑은 우여곡절 끝에 안타깝고 아프지만, 아름다운 결말을 맞게 된다.

 

제인 에어를 통해 느끼게 되는 첫 번째는 제인 에어의 불우한 어린 시절이다. 마치 콩쥐마냥 힘겹게 성장한 제인 에어. 동서양을 막론하고 이렇게 유사한 내용의 이야기들이 전해지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힘겹게 성장한 어린이들이 많았다는 반증이겠다. 이렇게 힘겹게 성장한 제인 에어.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개척해 나간다. 이것이 소설 제인 에어가 갖는 가장 큰 힘이겠다. 비록 앞이 꽉 막힌 것과 같은 상황일지라도, 벗어나려 아무리 애써도 벗어날 수 없는 삶의 힘겨움이 있다할지라도 그럼에도 여전히 자신의 인생을 일으켜 세우려는 의지. 그리고 주변의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과 도움. 이런 것들이 제인 에어의 행복을 만들어가는 요소일 게다.

 

특히, 샬롯 브론테가 이 작품을 쓸 당시의 여성상은 남성들 위주의 사회에서 수동적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시대였다. 그런 시대에 제인 에어의 모습은 가히 혁명적이지 않을까 싶다. 물론, 그럼에도 여전히 로체스터 씨와의 결혼으로 끝을 맺고 있으며, 부자와의 결혼이 최종적으로 제인 에어의 결말이라는 시대적 한계를 안고 있는 것도 사살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런 시대적 한계는 어쩔 수 없는 시대적 한계로 인정해야 한다.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자신의 삶을 개척해나가는 그 모습을 보자. 그리고 이런 모습이 오늘 우리 아이들에게 입혀지길 소망해 본다. , 힘겨운 삶의 상황 때문에 출발부터 망설이고 있는 아이들이 있다면 제인 에어의 모습을 통해, 힘을 얻고, 제인 에어처럼 멋지게 각자의 인생을 개척해나갈 수 있기를 소망한다.

 

위대한 클래식 시리즈 다음 이야기는 또 어떤 소중한 작품을 만나게 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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빤짝 빤짝 꾀돌이 막둥이 감성을 키우는 우리 옛이야기 3
정진아 지음, 한태희 그림 / 아이앤북(I&BOOK)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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빤짝 빤짝 꾀돌이 막둥이는 아이앤북에서 출간되고 있는 <감성을 키우는 우리 옛이야기> 시리즈 3번째 책입니다. 이 시리즈는 옛이야기를 통해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슬기를 느낄 수 있고, 그 안에서 또한 재미와 웃음을 만날 수 있는 이야기들입니다. 빤짝 빤짝 꾀돌이 막둥이는 무엇보다 막둥이의 재치가 돋보이는 이야기입니다.

 

막둥이는 부모가 누구인줄도 몰라요. 자신의 나이도 정확히 모르고요. 그런 막둥이가 어느 날 마을에서 제일 부자인 김 진사 집으로 들어오게 됩니다. 김 진사 집 하인이 막둥이를 데려왔거든요. 집안의 막내 하인으로 모든 잔심부름과 잡일을 하게 되는 막둥이.

    

그렇게 십 년쯤 지난 어느 날 김 진사가 과거를 보러 가는데, 막둥이를 데려갑니다. 그런데, 김 진사 얄밉게도 배가 고픈 막둥이에게 밥도 안 주네요. 이때부터 막둥이의 김 진사 놀리기가 시작됩니다. 싸온 도시락을 먹자고 하지만 먹지 않는 김 진사(혼자 먹으려는 속셈이랍니다.)에게 막둥이는 도시락을 남 먹고 오래 두면 똥이 된다고 말해요. 그리곤 김 진사가 마침 갑자기 똥을 누러가자 김 진사의 도시락을 다 까먹어 버리곤 그 안에 똥을 눕니다. 그리곤 모른 척, 정말 옛말이 틀리지 않다는 식으로 행동하죠.

 

그뿐 아닙니다. 온갖 꾀를 써서 김 진사에게서 먹을 것을 빼앗아 먹습니다. 냉면을 사오라는 김 진사의 심부름에 그 안에 새똥이 떨어졌다는 식으로 거짓말을 하곤 혼자 먹죠. 이런 막둥이의 꾀보가 참 대단합니다. 물론, 때론 조금 못됐다 싶을 정도로 김 진사를 속입니다. 그런데, 그 이유가 있습니다. 김 진사는 뭘 먹어도 한 그릇만 시켜 먹거든요. 그러니, 막둥이는 온갖 꾀를 써서 결국엔 다 빼앗아 먹고 맙니다.

    

심지어 막둥이가 얄미워 집에 돌아가라면서 막둥이 등에 이 아이를 죽이라는 글을 써 보내지만, 이를 미리 알고는 그 글을 김 진사 딸과 결혼시키라는 말로 바꿔 버리네요. 온통 재치 가득한 막둥이의 활약은 이야기를 읽는 내내 감탄과 함께 웃게 만듭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막둥이의 재치, 지혜, 꾀는 사실 모두 남을 속이는 것들뿐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그래서 왠지 씁쓸하기도 합니다. 속이는 것 말고, 뭔가 더 멋진 재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이야기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런 속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신분, 자신의 나이도, 부모도, 이름도 모르는 한 아이가 재치와 지혜를 통해 자신의 인생을 멋지게 개척해 나가는 모습에 초점이 맞춰져 있음을 말입니다. 이런 재치가 밑바닥에서 삶을 건져 올리고 있음을 우리에게 보여주려는 거겠죠.

    

어쩌면 아무런 희망도 없을 것 같은 막둥이지만, 결국엔 김 진사의 딸과 결혼하고, 김 진사를 여전히 앙큼하게 괴롭히면서 잘 봉양하는 모습도 보인답니다. 이런 모습이야말로 우리 아이들에게는 용기를 심어주지 않을까요? 현재의 힘겨운 삶의 조건이 다가 아님을 알게 해주니 말입니다.

 

읽는 내내 웃을 만큼 재미난 것도 사실이고요. 또한 책 모서리가 라운딩이 되어 있는 것도 너무 좋네요. 이런 하드카버 책들은 모서리의 뾰족함이 흉기 같더라고요.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염려 전혀 없는 안전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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