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계급이 뭐예요? - 2016 볼로냐 라가치 상 논픽션 대상 수상작 내일을 위한 책 2
플란텔 팀 지음, 호안 네그레스콜로르 그림, 김정하 옮김, 배성호 추천 / 풀빛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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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책 사회 계급이 뭐예요?그림책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볼로냐 라가치상 수상작입니다. 2016년 논픽션 부분 대상 수상작인 <내일을 위한 책> 시리즈 4권 가운데 두 번째 책입니다. 이 책은 1978년에 처음 나왔고, 2015년에 그림이 새롭게 그려졌어요.

 

대한민국은 결코 계급사회가 아닙니다. 하지만, 정말 그런 걸까요? 2016년을 달군 화두 가운데 하나는 아마 금수저 흙수저이야기가 아닐까 싶어요. 이것 자체가 우리 사회는 철저한 계급사회라는 의미겠죠. 책에도 이런 그림이 나와요. 누군가는 태어나면서부터 진짜 말을 타죠(심지어 누군가는 이 말도 공짜로 선물 받고요.). 하지만, 누군가는 목마를 탈 수 있음에 만족해야만 하죠.

    

문제는 이렇게 한번 정해진 계급에서 상위계급으로 올라서기가 이제는 하늘의 별을 따는 것보다 더 어려워진 시대라는 것 아닐까요. 이미 개천에서 용 나는 시대는 지나버렸으니 말입니다.

 

힘 있는 몇몇 사람들이 사회 전반의 많은 것들을 독식하는 사회. 그렇기에 책은 이런 문제제기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 말하지만 결코 평등하지 않은 세상이라고 말입니다.

    

그리고 책은 이렇게 끝나고 있습니다.

 

이 책이 처음 나왔을 무렵, 사람들은 앞으로 부자와 가난한 사람 사이의 차이가 점점 줄어들고 평등한 세상이 올 것이라고 꿈을 꾸었어요. 하지만 그 바람과는 반대로, 최근 들어 차이는 더욱 심해졌어요. 중간 계급의 사람들이 말도 안 되게 가난해졌고 수많은 노동자 계급의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지요. 안타깝지만 이것이 현실이에요. 평등한 세상은 언제쯤 이루어질까요?

 

정말, 평등한 세상은 언제쯤 이뤄질까요? 젊은이들은 이제 다른 곳에 눈을 돌릴 수 없어요. 오로지 취업, 그리고 취업, 그 다음도 취업이죠. 그나마 이들에게 주어지는 일자리는 비정규직이 태반이고요. 고용의 기회를 늘리겠다는 허울 좋은 명분은 비정규직으로 젊은 인력들을 마음껏 쓰고 폐기처분해도 되는 명분을 만들어줬죠. 젊은이들은 낭만이 무엇인지, 잊은 지 오랩니다. 연애를 포기한 세대, 결혼을 포기한 세대, 출산을 포기한 세대가 되어버렸습니다.

 

물론, 누군가는 이게 무슨 말인가 싶겠지요. 아니, 부모의 부가 자신의 능력이라고, 부모의 입김이 센 것 역시 자신의 능력이고 말하는 자들에게, 오늘 젊은이들의 고민, 힘겨움은 무능력자들의 넋두리, 푸념으로 치부할 지도 모르죠.

 

평등한 세상은 정말 언제쯤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어쩌면, 이런 좋은 책을 우리 자녀들이 어려서부터 보고, 건강한 가치관을 가진 아이들이 성장한다면, 그리고 건강한 가치관을 가진 아이들이 많아진다면, 그 아이들이 어른이 되었을 즈음에는 지금보다 더 건강한 사회, 평등한 세상, 살기 좋은 세상이 만들어질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럴 수 있기만을 바랍니다. 제발~ 아니 반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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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란 이런 거예요 - 2016 볼로냐 라가치 상 논픽션 대상 수상작 내일을 위한 책 1
플란텔 팀 지음, 미켈 카살 그림, 김정하 옮김, 배성호 추천 / 풀빛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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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냐 라가치상은 흔히, ‘그림책의 노벨상이라고 불린다고 합니다. 세계 최대의 어린이 도서전인 이탈리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서 한 해 동안 출간된 전세계 어린이책을 대상으로 수상하는 상입니다. 국제아동도서전이 1964년에 시작되어 66년에 볼로냐 라가치상이 제정되었다고 하니, 이제 쉰 살이 넘은 역사가 있고, 권위 있는 문학상입니다. 픽션, 논픽션, 뉴호라이즌, 워드앤뮤직, 이렇게 네 분야에 걸쳐 시상을 하는데, 52회째를 맞는 올해는 오는 330일부터 42일까지 열린다고 합니다.

 

이 책, 독재란 이런 거예요2016년 논픽션 부분 대상을 수상한 <내일을 위한 책> 시리즈 4권 가운데, 첫 번째 책입니다. 4권은 각기 독재란 이런 거예요, 사회 계급이 뭐예요?, 민주주의를 어떻게 이룰까요?, 여자와 남자는 같아요입니다.

 

첫 번째 책 독재란 이런 거예요는 독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책은 말합니다. 이 책이 처음 나온 것은 40여 년 전이었다고 합니다. 그때 전 세계적으로 독재정권이 40개국 가량이었데요. 40여년이 지난 지금 얼마나 변하였을까요? 2015년 기준으로 36개 국가래요. 40여년이 지났지만, 세상은 그리 많이 좋아지진 않았음을 알 수 있어요.

 

게다가 독재 정부라 불리지는 않지만 독재와 큰 차이가 없는 정부도 많다는데, 우리는 어떤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독재자, 독재 정권을 설명하는 글 가운데 이런 글이 있어요.

 

독재 정권에서는 독재자가 허락한 것만 생각할 수 있어요.

독재자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은 부당한 대우를 받아요.

그리고 그 생각을 남들에게 말하면 훨씬 더 비참해져요.

 

어째, 우리의 모습을 그대로 설명하는 내용처럼 느껴지네요. 역사마저 자신들이 허락한 것만을 가르치고 배워야 한다는 생각. 자신들과 다른 생각, 다른 성향을 가진 사람들 명단을 뽑아놓고 관리하는 정부가 바로 지금 우리의 정부이니 말입니다.

    

또한 그림 가운데 이런 그림이 있어요. 독재자는 알고 보면 그리 강하지는 않대요. 아니 독재자일수록 자신이 무시하는 민중을 무서워하죠. 그래서 그런 그들이 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바로 자신의 말만 하고는 어떤 질문도 용납하지 않는 거죠. 어째 많이 본 풍경이네요.

 

이런 독재정권에서 눌려 살던 민중들은 점점 알게 된대요. “이 나라가 몇몇 사람에게만 만족스러울 뿐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공평하지 못하고 어떤 사람에게는 아주 잔인하다는 사실을말입니다. 여전히, 많은 국민들이 소리를 높여도 어떤 이들은 지금 이대로가 유지되길 소망하겠죠. 그들에겐 지금 이대로가 최상일 테니 말입니다. 수많은 민중들은 잔인한 정부를 원망하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 그리고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들에게 국가는 과연 어떤 국가로 비춰질까요.

 

이 책은 비록 짧은 그림책입니다. 하지만,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게다가 그림 하나 하나 역시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떤 그림들은 글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책은 이렇게 끝을 맺고 있습니다.

 

독재의 역사가 끝이 나면,

곧바로 새로운 역사가 시작됩니다.

 

우리에게도 이런 새로운 역사가 펼쳐지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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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빌리지 학습도감 5 : 마법사쥐 - 만화로 보는 생물 백과 드래곤빌리지 학습도감 5
하이브로 지음 / (주)하이브로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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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로에서 나온 드래곤 빌리지 학습도감5권의 제목은 마법사쥐입니다. 먼저, 하이브로에 대한 설명을 책날개에 적힌 내용으로 적어봅니다.

 

highbrow는 문화를 만드는 복합 문화 콘텐츠 기업입니다.

게임, 도서, 완구, 애니메이션 등 아이들이 밝고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건전한 학습·놀이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highbrow’는 지식인 또는 교양 있는 사람을 뜻합니다. highbrow의 도서는 많은 아이들이 서로 지식을 나누면서 즐겁고 활기찬 에너지를 공유하기를 희망합니다.

- 책날개(앞부분)에서

 

이 설명에서 알 수 있듯, 드래곤 빌리지는 재미와 교양을 함께 전해주는 책입니다. <드래곤 빌리지>는 게임으로도 나와 있습니다. 이 책은 게임과 같은 캐릭터의 귀여운 공룡들이 등장하는 학습도감 만화입니다. 책은 분량 면에서 각기 비슷하게 두 부분에 할애하고 있습니다. 분량의 절반 정도는 스토리가 있는 만화입니다. 그리고 절반 정도는 책에 등장하는 설치류에 대한 도감 그림과 설명입니다.

 

먼저, 스토리를 보면, 도시에 쥐들이 잔뜩 나타나 피해가 거듭되자, 흑룡 시장은 쥐들을 없애주는 사람에게는 엄청난 현상금을 약속합니다(자신이 줄 능력도 없는 그런 엄청난 양입니다.). 이에 기다렸다는 듯이 정체불명의 피리 부는 드래곤이 나타나 피리 한 방에 쥐들을 모두 해결하죠(피리 부는 용이 등장하네요.). 그런데, 이렇게 허망하게 쥐 문제가 해결되자, 현상금을 줄 능력이 없는 흑룡 시장이 현상금을 줄 수 없다 잡아뗍니다. 못된 행정자라고요? 그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진짜 못된 녀석이 누구인지는 책을 보면 밝혀집니다. 아무튼 흑룡 시장이 현상금을 주지 않자, 피리 부는 드래곤, 일명 피곤이 흑룡 시장을 쥐로 만들어 납치해 버립니다. 이에 흑룡 시장을 구하기 위한 용들로 팀이 구성되고, 이들의 활약을 만화는 보여줍니다. 과연 흑룡 시장을 구할 수 있을까요?

    

스토리에 등장하는 용들은 참 귀엽네요. 전혀 무섭지 않고 예쁘고 귀여운 용들, 다소 허당기가 많은 용들을 만나는 것도 재미나네요. 그리고 이들 용들은 이번 작전에서 다양한 쥐들에게 도움을 받기도 하고, 다양한 쥐들에게 방해를 받기도 합니다. 그러며 자연스럽게 수많은 종류의 쥐들이 이야기 속에 등장합니다.

    

아울러 도감 부분에서는 다양한 쥐들 뿐 아니라, 다람쥐, 호저, 비버 등의 다양한 설치류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이 책의 중요한 부분들은 이런 도감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수많은 쥐들을 사실적인 그림으로 소개해주고, 특징들도 간략하게 알려주고 있어 대단히 유익한 부분입니다.

    

또한 게임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책 뒤편에 실려 있는 아이템 코드 번호를 통해, 게임 <드레곤 빌리지>의 스페셜 아이템, 미스틱 티니와 미스틱 아츠 이렇게 두 아이템을 가질 수 있는 기회도 주고 있답니다.

 

어린이들로 하여금 만화와 스토리를 통해 쉽게 접근하도록 할뿐더러, 도감으로도 내용이 충실한 그런 참 좋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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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떨어진다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49
제임스 프렐러 지음, 서애경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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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프렐러의 누구나 떨어진다란 제목의 소설은 청소년들의 왕따, 그리고 자살을 다루고 있는 무거운 주제의 소설이다.

 

모건이란 소녀는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는 소녀다. 특별히 학교에서 폭력을 당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도 모건과 친구하지 않는다. 게다가 모건을 향한 언어폭력이 온라인상에서 이루어진다. 익명이라는 안전장치 뒤에 숨어서 말이다. 한 아이의 주도하에 학교 아이들은 돌아가며 모건에 대한 온갖 괴롭히는 글귀를 모건의 sns 계정에 올린다.

 

우리에게 왕따 게임은 장난이었다. 나도 그랬다. 이런 말을 하는 내가 지구에서 가장 멍청한 바보천치 같다는 걸 알지만, 진짜 처음엔 장난이었다. 우리가 올린 글을 보면서 낄낄댔다. 우리는 최대한 추잡하고 더럽고 험악한 글을 쓰려고 했다. 우리에겐 도전이었다. 그래서 다음번에는 또 어떤 말도 안 되는 글이 올라올까 모두 손꼽아 기다렸다.(17-8)

 

이렇게 모건은 다른 아이들에게는 피해야 할 괴물, 온갖 험담을 퍼부어야 할 괴물로 만들어졌고, 모건은 철저하게 혼자가 된다.

 

그런데, 모건이 숲 가장자리 급수탑에서 몸을 던졌다. 이런 모건의 죽음 이후 한 소년의 후회와 반성, 그리고 사죄와 용서 등을 소설은 그려내고 있다.

 

주인공 샘은 모건의 죽음 이후 자신의 행동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를 돌아보게 된다. 아울러 모건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를 갖고 있었는지도. 사실 샘은 모건과 친구관계였다. 다른 아이들에게 그런 관계가 들통 날까 두려웠지만, 둘은 조금씩 우정을 쌓고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왕따인 모건 편에 서지 못했던 비겁한 사내아이.

 

샘은 모건의 죽음 이후 용기를 내어 모건과의 일들을 떠올리고 기억하려 할뿐더러 모건의 가족에게 사죄한다. 자신도 똑같은 가해자였음을 말이다.

 

내가 그날 한 일이라곤 모건을 외면한 것뿐이었다. 그게 내가 한 일의 전부다.

일이 너무 심각해질 때까지 난 그저 내버려두었다. 그 일을 멈추려고 애썼어야 했다. 그랬어야 했는데...(68,70)

 

소설은 샘의 시선을 통해, 남은 자들의 모습들을 그려내고 있다. 어떤 이들은 후회하고 자책한다. 또 어떤 이들은 이 일로 인해 비난 받게 되고, 또 어떤 이는 왕따 주동자란 꼬리표가 붙게 된다. 하지만 또 어떤 이들은 이 일을 또 하나의 장난처럼 접근하는 자들도 없지 않다.

 

젠장, 모건이 우리 놀이터를 망쳐버렸잖아. 왕짜증!(42)

 

소설은 이들 모두가 가해자임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두를 정죄하지도 않는다. 심지어 왕따의 주동자였던 소녀마저.

 

왜 그럴까? 어쩌면 소설 제목에 답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누구나 떨어진다.” 원제는 그냥 The Fall 이지만, 어쩐지 누구나 떨어진다란 제목이 더 좋다. 모건 뿐 아니라, 샘도, 그리고 왕따의 주도자였던 아이도, 그리고 익명의 방패 뒤에서 함께 동조하고 살인의 언어를 생산해 낸 아이들도. 모건의 죽음조차 조롱의 재료로 삼는 아이들조차도. 어쩌면 모두 떨어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독자들 역시 마찬가지로 말이다. 그랬기에 소설은 진실을 드러내지만, 정죄하지는 않는가 보다.

 

어쩌면 오늘 우리 사회 역시 이처럼, ‘누구나 떨어지고 있진 않을까?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는 사회정의가 땅에 떨어졌음에도 깨닫지 못하는 시대는 아닌가. 아니 사회정의보다는 자신의 유익이 우선이고 진리인 시대. 부정과 부패, 온갖 비리가 드러나도, 시인과 사죄보다는 부정과 모르쇠로 일관하는 시대. 오히려 힘을 모아 죄를 덮으려 하는 시대.

 

이러한 시대이기에 도리어 소설 속 주동가해자가 그립다. 적어도 소설 속 그 아이는 자신의 죄를 스스로 깨닫고 있기 때문이다. 적어도 그 아이는 아무도 자신을 정죄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정죄하며 아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적어도 아파할 줄 아는 악인이기에 말이다. 어쩌면 작가는 이것을 말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모를 일이다. 하지만, 누구나 떨어지는 이 시대, 더 이상 폭력의 희생, 그 떨어짐은 없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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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임당의 비밀편지
신아연 지음 / 책과나무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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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임당에 대한 우리의 이미지는 현모양처의 이미지가 강하다. 아마도 이런 이미지가 신사임당을 한국은행권 가장 고액권의 주인공으로 만드는데 한 몫 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정말 신사임당이 현모양처일까? 신사임당을 이야기하는 소설들은 대개 그렇게 해석하지 않는다. 오히려 도전의식이 강한 여인, 여인으로서의 한계를 뛰어넘고자 했던 여인으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소설이 갖는 특성 탓일 수도 있겠다. 뭔가 새로운 해석을 갈망하는. 하지만 그럼에도 결혼 후에도 오랜 세월 처가에서 살았던 전력, 그리고 남편의 바람과 따로 생활하던 모습 등은 분명 신사임당을 현모양처로 바라보기에는 무리가 있음도 사실이다.

 

그럼 신사임당의 진짜 민낯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물론, 우린 그 민낯을 온전히 알 순 없다. 그럼에도 여기 신사임당의 또 하나의 민낯을 보여주는 소설이 있다. 신아연 작가의 사임당의 비밀편지라는 제목의 소설이다.

 

이 소설은 어찌 사임당을 이렇게까지 바라볼 수 있을까 싶은 내용들도 적지 않다. 특히, 마지막 부분 사임당의 사랑 이야기는 어쩜 누군가에게는 거북한 해석, 불경한 해석으로 비춰질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런 해석들이 어쩌면 사임당을 그 옛날 이미 죽어버린 여인, 그리고 오만 원 권에 박제되어진 여인이 아닌, 살아 생동감 있는 여인으로 새롭게 생명력을 불어 넣지 않을까 싶다.

 

소설은 두 명의 신인선이 등장한다. 현재의 신인선은 호주에서 오랜 세월 살다 폭력적이고, 다소 찌질한 남편으로부터 이혼을 통해 독립하고 대한민국에서 글을 쓰며 살아가는 여인이다. 이 여인에게 어느 날 과거의 신인선(사임당)이 찾아온다. 그리곤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렇게 들려주는 이야기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현재의 인선과 겹쳐지게 된다(사임당의 남편 이원수는 더욱 찌질한 남편으로 묘사된다.). 이렇게 사임당의 솔직한 자기 이야기가 시작된다.

 

소설은 사임당의 민낯을 새롭게 보여준다는 면에 있어 좋다. 사임당에 대해 그동안 이런저런 경로를 통해 알고 있던 다양한 내용들이 이 소설에 모두 망라되어 있다는 느낌, 사임당에 대해 갖고 있던 여러 생각들을 작가가 대변해준다는 느낌도 가질 만큼 사임당에 대해 작가가 새롭게 해석하는 민낯들을 보여준다. 그렇기에 사임당에 대한 흥미로운 민낯을 보길 원하는 독자라면 읽어보길 권한다.

 

하지만, 다소 아쉬운 점들 역시 없지 않다. 먼저, 소설은 사임당이 현재의 인선의 컴퓨터 모니터에 자신의 이야기를 적어간다는 접근이다. 이런 접근이 글쎄, 참신하다는 느낌보다는 다소 황당하면서도 그리 설득력을 갖지 못하는 느낌이 솔직한 느낌이다. 그리고 이처럼, 사임당이 모니터에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설정이기에 소설은 거의 대부분의 분량이 대화임에도 실제 대화는 없다. 소설 전체가 대화 없는 대화로 이루어진 소설, 어쩐지 맛이 나지 않는다. 그리고 이런 사임당의 고백은 사실 독백, 아니 독백을 넘어 푸념과 넋두리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처럼 실제적인 대화는 거의 전무하다시피하기에 소설 특유의 맛보다는 사임당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나 묵상을 읽는 느낌이 강하다.

 

소설의 느낌이 약하긴 하지만, 사임당의 민낯을 보여준다는 측면에서는 새롭게 느껴지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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