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 곤충나라 생명을 사랑하는 어린이문고 1
김정환 글.사진 / 지성사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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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동물에 대한 이런 저런 책들을 살펴보고 있다. 그 가운데 이 책, 열려라! 곤충나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곤충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은 질문과 이에 대한 대답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여기에 실린 질문들은 1997EBS<열린교실 과학나라>1998KBS <전국은 지금>에 출연하여 받았던 질문들에 대한 답이라고 한다. 여러 곤충들에 대해 우리가 흔히 가질 법한 다양한 궁금증을 91개의 질문을 통해 만나게 되고 궁금증을 풀게 된다.

 

여러 가지 질문들이 있다. 나비와 나방을 구분하는 방법은 무엇인지(여태 날개를 접는 유무를 통해 구분했는데, 이보다는 더듬이의 끝 모양으로의 구분이 더 정확하다고 한다.). 나비의 날개가루는 인체에 해로운지. 왜 나방은 불 속에 뛰어드는지. 파리는 어떻게 천장에 거꾸로 매달릴 수 있는지. 파리는 왜 손을 싹싹 빌고 있는지. 매미가 갑자기 늘어난 것 같은데 이유는 무엇인지. 꿀벌들이 꿀을 발견하면 다른 벌들에게 어떻게 알려주는지. 거미에는 독거미가 많다고 하는데 정말인지(거미는 곤충이 아니지만, 아이들이 거미를 곤충으로 생각하여 질문한 내용들이 많기에 거미에 대한 질문과 대답 역시 상당수 책에 실려 있다.). 거미는 어떻게 자기가 만든 거미에 걸리지 않고 잘 다닐 수 있는지. 하루살이는 정말 하루만 사는지. 모기가 벽에 앉았을 때 뒷다리 한 쌍을 드는 이유는 무엇인지. 잠자리의 눈은 몇 개인지. 여름잠을 자는 곤충, 겨울잠을 자는 곤충은 어떤 것이 있는지. 남극과 북극에도 곤충이 사는지. 등 다양하고 재미난 내용들을 만날 수 있다.

 

한 마디로 이 책은 곤충에 대한 상식을 얻게 해주는 좋은 책이다. 물론 저자가 말하는 내용 가운데 어떤 부분은 다른 학자들이 말하는 것과 상치되는 부분도 없진 않다. 이는 과학이란 것이 여전히 발전단계에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 특히, 다른 생명체에 대한 우리들의 관찰과 연구, 그 앎이란 완전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니 말이다. 그렇기에 이 책에서 말하는 모든 것이 정답이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그럼에도 곤충학자로서 우리에게 들려주는 곤충에 대한 상식들은 곤충들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얻게 해 줄뿐더러, 여기에서 발전되는 관심으로도 이어지게 할 것이다.

 

특히, 책은 몇몇 잘못된 정보를 수정해 주기도 하며, 우리가 흔히 알고 있던 잘못된 통설에 대한 교정을 해 주기도 한다. 사마귀를 예로 든다면, 우리는 흔히 사마귀는 교미 후 암컷이 수컷을 잡아먹는다고 알고 있다. 이는 파브르 이후 끊임없이 주장되어온 정설인데, 저자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물론 실내에서 관찰하는 경우 잡아먹기도 하지만 자연 상태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심지어 이런 장면에 대한 촬영영상마저 실상은 조작된 것이라 말하기도 한다. 아울러, 사마귀에 물리면 그 자리에 사마귀가 생긴다거나, 이렇게 생긴 사마귀는 다시 사마귀가 먹게 해야 낫는다는 통설은 근거 없는 통설에 불과하다고 일축하기도 한다. 나 역시 어린 시절 동네 어른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다행스럽게도 사마귀가 없어 내 피부를 사마귀에게 맡기는 일은 없었으니 다행이다. 역시 약은 약사에게 곤충은 곤충학자에게 물어보자.^^

 

아무튼 다양한 곤충들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게 되는 좋은 책이다. 아울러 모든 사진은 컬러로 실려 있어, 곤충에 대해 눈으로 보는 학습효과도 좋은 그런 책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책 제목 그대로 곤충에 대한 눈이 열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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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에서 태어난 아이 생각쑥쑥문고 8
유강 지음, 장은경 그림 / 아름다운사람들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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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강 작가의 장편동화 화성에서 태어난 아이는 미래 시대(2050)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화성에서 상주하는 사람들이 생긴 시대다(동화 속에서는 2035년에 처음 상주에 성공하게 된다.). 물론 극소수이긴 하지만 말이다. 게다가 이렇게 상주 연구원 내지 시민들이 생기면서 그곳에서 출생하는 아이도 있게 된다. 그 첫 열매가 에이알이란 아이인데, 이야기 속에선 이제 13살이 되었다. 에이알이 바로 이 동화의 주인공이다.

 

동화를 읽으며 먼저 이런 생각을 해보게 된다. 동화 속 이야기가 결코 상상 속에만 머물지 않고, 이제 곧 현실화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말이다. 어쩌면 동화가 말하는 2050년이 오기 전에 과학은 우리 삶의 공간을 화성으로 확장시켜주지 않을까? 그래서 어쩌면 가까운 미래에 동화 속 주인공 에이알처럼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자라나는 아이들도 생기지 않을까?

 

이처럼 아직은 이루어지지 않은 상상의 이야기에 불과하지만, 그 상상은 조만간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점이야 말로 이 이야기 화성에서 태어난 아이가 갖는 힘이 아닐까 싶다. 상상의 이야기가 현실 속에서 이루어진다면, 동화 속에서 보이는 화성 기지에서의 갈등 역시 현실이 되지 말란 법이 없다.

    

동화 속 화성 기지는 세계 각국 출신이 함께 하고 있다. 이들은 화성에서 상주하는 시민, 화성인이라는 정체성 속에서 살아간다. 하지만, 이들은 여전히 지구의 영향을 받는다. 특히, 지구에서 벌어지는 각국의 갈등 상황은 화성 기지 속에서 즉각 전달되어, 아직 지구는 실제적인 전쟁이나 분쟁이 일어나지 않았음에도 화성에서는 실제적 갈등을 연출하기도 한다.

 

이런 갈등을 해소하는 일을 에이알이 감당하게 된다. 지구에서 온 이들로 인해 의문의 실종을 당한 아빠. 그 일에 대한 복수심을 누르고 화성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결정을 하게 되는 에이알의 성숙한 결정과 행동은 동화를 읽는 우리의 마음을 따스하게 할뿐더러, 부끄럽게 만들기도 한다.

 

동화는 화성이란 특수한 공간적 배경, 아빠의 불의의 사고, 지구에서 전해온 갈등의 불씨, 화성의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해 필요한 것들, 그리고 갈등을 뛰어넘은 화해와 발전 등을 그려내고 있다. 흥미로운 소재이지만, 무게의 축은 흥미위주보다는 뭔가를 생각하게 하고, 느끼게 하려는 작가의 의도가 더 크게 다가오는 동화다.

    

물론 다소 엉성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없지 않다. 지구의 에너지 공급원인 솔라 씰(지구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다.)을 에이알과 쌍둥이 아이들이 함께 우주정거장에서 가져와 화성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든다는 설정은 사실 조금은 엉성하다. 이들이 어린이여서가 아니라, 이들의 행위 자체가 아무런 설득적 장치 없이 정당화되기 때문이다. 이는 해적과 다를 바가 없다. 게다가 이렇게 한다면 지구에서 가만히 있는 것이 더 문제 아닐까? 화성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그것을 가져와 버리는 것으로 해피엔딩으로 마치고 있음이 다소 설득력이 떨어지는 이유다.

 

그럼에도 작가가 말하려는 것은 다툼과 분쟁보다는 화해와 공존이겠다(이런 가치를 지향함에도 결국엔 지구를 열외시킴으로 공존이 아닌 극심한 이기심을 드러내긴 했지만.). 이런 가치를 발견하고 붙잡으면 좋겠다.

 

이러한 공존을 이야기하는 대목 한 구절을 옮겨본다.

 

식물이 아래로 뿌리를 내리는 이유는 중력을 느끼기 때문이야. 모든 식물은 세포 안에 평형석이라는 아주 작은 돌을 갖고 있어. 그 평형석이 중력을 느끼게 해주거든. 그래서 줄기는 위로 뻗고 뿌리는 아래로 내리는 거야. 잘 들어. 인간이 가진 평형석은 나 이외의 다른 사람들이야. 다른 사람들이 없으면 인간은 뿌리를 아래로 내릴 수 없어. 성장할 수 없다는 말이지.(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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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 이야기 - 사다함에서 김유신까지, 신라의 최전성기를 이끈 아름다운 고대 청년들의 초상
황순종 지음 / 인문서원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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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화랑에 대해 공부할 때면 꼭 외웠던 것이 세속오계가 아닐까? 사군이충(事君以忠), 사친이효(事親以孝), 교우이신(交友以信), 임전무퇴(臨戰無退), 살생유택(殺生有擇)의 내용을 품고 있는 세속오계. 이런 세속오계는 흔히 말하길 삼국통일에 큰 힘이 되었다고 말한다.

 

이처럼 세속오계의 내용을 외워야만 했던 그토록 유명한 화랑이지만, 실상 화랑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어쩌면 이것이 다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아니 여기에서 조금 더 알고 있다면 화랑이란 제도가 처음엔 여성이 주도하던 제도에서 남성으로 바뀌었다는 정도. 고대 제사 의식에서 유래했다는 정도. 국선도 정도가 아닐까?

 

이런 나에게 화랑에 대해 보다 더 재미난 이야기들을 들려주는 책이 찾아왔다. 언제나 좋은 책들로 독자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출판사 인문서원에서 출간된 화랑 이야기란 책이다. 이 책에서는 화랑을 이끌었던 풍월주들에 대해 소개해주고 있다. 1세 위화에서부터 시작하여 32세 신공까지 풍월주들을 한 사람 한 사람 소개해주고 있다. 물론, 이 내용은 김대문의 화랑세기내용을 주로 전해주고 있다.

 

여기서 잠깐! 화랑세기에 대해 사족을 달아보자. 먼저 김대문이란 이 사람은 4세 풍월주인 이화의 4대손이다. 이화의 큰 아들 원광은 바로 세속오계를 남긴 원광법사다. 또한 둘째 아들 보리 역시 12세 풍월주에 오르게 되며, 보리의 아들 예원 역시 20세 풍월주이며, 그 아들 오기는 28세 풍월주이다. 오기의 아들이 바로 김대문이다. 그러니 김대문은 아버지, 할아버지, 증조부, 고조부까지 모두 화랑 조직의 수장인 풍월주를 역임한 명문가 출신이다. 화랑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김대문이 기록한 화랑세기에 대해 어떤 이들은 역사적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듯하다. 하지만 오히려 골수 화랑가문의 후예가 쓴 역사이기에 더욱 신빙성이 있지 않을까? 이 책 화랑 이야기를 통해서 알게 되는 화랑세기의 내용은 결코 풍월주들을 신격화하는 것만이 아닌, 풍월주들의 민낯마저 오롯이 보여주고 있으니 말이다.

 

과연 그 유명한 화랑을 이끌던 풍월주들 그들에 대한 이야기가 어떨까 하는 기대감으로 책을 펼치는데, 풍월주들에 대한 환상이 다소 무너지고 만다. 무엇보다 성풍속도는 충격적이다. 이는 어쩌면 당시 신라의 문화적 배경 때문이겠지만, 그럼에도 너무나도 난잡한 성문화는 충격으로 다가왔다. 우리가 흔히 알던 근친결혼 뿐 아니라 가히 상상을 초월하는 성문화의 모습들을 만나게 되는데, 이것 자체가 하나의 연구대상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지금의 윤리관으로 당시대를 바라보는 것은 어리석은 일일 것이다. 그럼에도 이 책을 통해서 만나게 되는 당시대의 성 풍속도는 개념은 가히 파격 그 자체다. 아니 파격이란 말로도 부족할 정도의 상상불가의 모습들이 아무래도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핵주먹이 아닐까 싶다. 물론, 죽는 날까지 함께 하는 지고지순한 부부 사랑을 보여준 풍월주들도 나온다.

 

또 하나의 민낯은 어쩔 수 없는 파벌 싸움이 아닐까 싶다. 진골정통파, 대원신통파, 가야파 이들 삼파 간의 파벌 싸움 속에서 보이는 화랑의 민낯을 만나는 것도 재미나다.

 

무엇보다 이 책의 장점은 수많은 모습의 풍월주들을 만난다는 점이겠다. 진정한 무사의 길을 걸었던 풍월주. 아부대왕 풍월주. 동성연애자 풍월주. 불륜과 로맨스의 위태로운 줄타기를 보여준 풍월주. 수도승과 같은 면모를 보여준 풍월주. 마마보이 풍월주. 아내에게 꽉 잡혀 사는 공처가 풍월주. 100명 이상의 자녀를 둔 카사노바 풍월주. 유유자적하며 진정한 국선도의 길을 걸었던 풍월주. 정치고수 풍월주. 진정한 금수저 풍월주. 등 다양한 풍월주를 만나게 되는데, 이런 만남만으로도 이 책은 의미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화랑세기란 책을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인다. 이것 역시 이 책이 주는 좋은 욕망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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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석장의 소년 한빛문고 13
염상섭 지음, 유기훈 그림 / 다림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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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번 도서출판 다림에서 출간된 장편동화 채석장의 소년은 한국근대문학의 한 획을 그은 염상섭의 유일한 장편동화라고 한다. 염상섭이란 이름은 학창 시절 교과서에서 만났던 반가운 이름이다. 표본실의 청개구리삼대가 언뜻 떠오르는 작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그 이름을 알만한 근대문학의 대표적 작가다. 그런 작가의 유일한 장편동화라는 타이틀, 그리고 오랜 세월 어둠 속에 묻혀 있다가 63년 만에 다시 빛을 본 작품이라는 것만으로도 책을 들 때, 설렘이 있다.

 

이야기는 해방 이후 만주 등 외국에서 고국으로 돌아온 귀환동포들의 애환을 그 배경으로 하고 있다. 당시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0% 가량이 귀환동포였다고 한다. 이처럼 갑자기 늘어난 인구로 인해 겪게 되는 구인난. 게다가 타국에서 오랫동안 생활하던 터전을 뒤로 하고 아무런 기반도 없는 고국에서의 힘겨운 삶이 이야기 속에 오롯이 담겨 있다.

    

주인공 완식 가정도 그렇다. 만주에서 국민학교 선생님을 하던 엄마는 고국에 돌아와 채석장에서 돌을 깨는 일을 하며 힘겹게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집도 없어 방공굴에서 생활하는 완식네 가정. 누나는 방공굴 앞에서 참외 등을 벌려놓고 장사를 하고, 완식 역시 다시 학교에 갈 돈을 모으기 위해 채석장에서 엄마와 함께 돌을 깬다. 한 여름 뙤약볕 아래에서. 그러다 그곳에서 축구를 하던 또래 아이들이 찬 공에 맞아 넘어지고. 쇠약한 몸 탓에 이 일로 며칠을 앓아눕게 된다.

 

한편 자신들 때문에 완식이 넘어진 것을 미안하게 여긴 규상(부잣집 아들)은 완식을 마을까지 데려다주는 가운데 완식의 품성이 바르다는 것을 알고 호감을 느끼게 된다. 이렇게 시작된 완식과 규상의 우정은 과연 어떤 결과를 낳게 될까?

    

채석장의 소년을 읽으며 무엇보다 색다르게 느껴지는 것은 언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미 70년 가까이 된 작품이기에 지금의 언어와 다를 수밖에 없다. 물론, 책은 현행 맞춤법 규정에 따라 약간의 수정을 가했지만, 원문을 최대한 살렸기에 예스러움이 가득하다. 이런 부분이 처음엔 조금 어색하지만 읽다보면 오히려 이런 예스러움이 자연스럽고 당시대를 느끼게 해주기에 더욱 좋게 여겨진다.

 

게다가 잘 알지 못했던 순우리말이 책 본문 속엔 가득하다. 우리말이 자리를 잃어가는 시대이기에 이런 부분도 더욱 의미가 있지 않은가 싶다. 요즘 작품들을 보면, 작가들이 이런 우리말을 일부러 작품 속에 넣는 경우를 보게 되는데, 솔직히 자연스럽지 않고 오히려 문맥과 동떨어진 느낌을 받곤 한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잘 알지도 못하는 순우리말의 엄청난 향연이 펼쳐지고 있음에도 오히려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것은 고전만이 갖는 힘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이처럼 예스러운 언어들로 써내려간 해방 이후 귀환동포들의 모습은 힘겨운 삶의 무게가 가득 느껴진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런 힘겹고 고단한 이야기가 결코 답답하게 읽혀지지 않는 이유는 훈훈한 정과 사랑, 이웃을 향한 돌봄의 모습들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남의 일에 나 몰라라 외면하기보다는 마치 자신의 일처럼 걷어붙이고 나서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돈이 있다고 뽐내거나 멋대로 행하지 않는 모습. 가난하다고 기죽거나 비굴해지지 않고 자존심을 지키는 모습. 자신의 잘못에 이런저런 변명을 대기보다는 잘못을 시인하고 용서를 비는 모습. 등이 동화 속에 가득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런 내용들이야말로 이 작품 채석장의 소년이 갖고 있는 힘일 것이다. 이런 힘이 오늘 우리들에게도 작품을 통해 공급되길, 우리의 삶 속에 이런 진정한 삶의 품격이 되살아나길 기대하게 한다.

 

아울러, 오늘의 시대는 작품 속과는 비교할 수 없이 엄청나게 풍요로운 시대가 되어버렸지만, 작품 속에서 보여주는 수많은 아름다운 모습, 정신들을 오늘 우리는 오히려 상실하고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보게도 되고.

 

염상섭이란 그 이름의 무게로 인해 갖게 되는 기대를 외면하지 않는 좋은 작품이다. 이런 작품을 출간하여 독자들에게 읽을 기회를 준 출판사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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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재 삼국지 1 - 형제의 의를 맺다 이희재 삼국지 1
이희재 지음 / 휴머니스트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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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사대기서에 속하는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는 꼭 한번은 읽어봐야 할 책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원작에 충실한 완역소설 모두를 읽는다는 것은 쉬운 것만은 아니다. 그렇기에 찾게 되는 것이 만화삼국지가 아닐까 싶다. 아무래도 만화가 갖는 장점인 빠른 전개로 인해, 만화 삼국지들이 사랑받는 것이리라.

 

나 역시 몇 개의 만화 삼국지를 소장하고 있다(아니 소장했었다. 우리 딸이 이렇게 빨리 클 줄 모르고 줘버렸으니. 흑흑.). 먼저 전략 만화 삼국지세트(60)가 떠오른다. 한 질을 구입하여 퇴근 후 며칠 밤을 재미나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덕분에 낮엔 해롱해롱하던 기억이.). 그 다음에 황석영 이충호의 만화 삼국지(15, 애니북스), 고우영 삼국지(10, 애니북스, 이건 현재도 소장하고 있다.)가 소유했던 삼국지 세트들이다. 그러고 보니 삼국지를 만화로 배운 셈이다. 이런 나에게 또 하나의 삼국지가 찾아왔다.

 

금번 휴머니스트에서 출간된 이희재 삼국지(10)인데, 이희재 화백은 이문열 이희재의 만화 삼국지(10, 아이세움, 현재 절판)를 출간했었다. 아마도 그 책을 금번 새롭게 계약하여 출간한 것이 아닐까 조심스레 예상해본다.

 

그 첫 번째 책 형제의 의를 맺다는 춘추전국시대를 통일한 진나라. 그 뒤 곧장 일어난 초나라와 한나라의 싸움에서 다시 중원을 통일한 한나라의 유방. 다시 200여년이 흘러 왕망의 반란을 정리하고 왕조를 이은 후한 광무제. 이후 120여년이 지난 시대, 바로 이 시대가 삼국지의 배경이 된다.

 

십상시들의 농간에 놀아나는 조정과 못살겠다며 봉기한 민중들. 새 세상을 만들어 보자며 일어난 황건적을 토벌하려는 움직임에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황족의 후예로서 누상촌에 살며 돗자리를 짜 팔던 유비, 고향에서 썩은 관리를 죽이고 떠돌이 콩장수가 된 관우, 혈기왕성하며 정의감이 넘치는 돼지고기 장수 장비, 이렇게 셋이 도원결의를 하며 영웅들의 승부에 함께 하게 되는 이야기. 세상을 얻기 위한 영웅들의 서사 삼국지 이야기를 이희재 화백의 멋진 그림으로 만날 수 있다.

 

게다가 그래픽노블 책들을 많이 출간하고 있는 휴머니스트에서 출간된 만화이기에 더욱 기대된다(어느 잡지의 출판사인터뷰를 보니, 휴머니스트에선 굳이 그래픽노블이란 용어에 집착하지 않는데, 사내에서는 외국 만화를 번역한 경우와 한국만화를 구분하기 위한 정도로 그래픽노블이란 용어를 사용하는 정도라고 한다. 그러니, 이 책은 만화라 부르는 것이 더욱 좋겠다.). 휴머니스트에서 출간된 만화 삼국지, 이제 막 1권을 읽었지만, 그 뒤의 이야기들도 만나봐야 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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