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우모강을 죽였을까 다릿돌읽기
최형미 지음, 서영경 그림 / 크레용하우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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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미 작가의 누가 우모강을 죽였을까란 동화는 작가에게도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그건 작가의 첫 번째 창작동화이기 때문입니다. 창작에 대한 꿈을 품고 적어나갔던 첫 번째 작품. 그 후로 이런저런 작품들을 발표하며 독자 앞에 다가가면서도 자신만의 소중한 작품으로 남겨뒀던 작품. 그 작품이 독자들을 찾아왔습니다.

 

영아, 진호, 정우, 현주 이렇게 네 아이들은 모두 외동에다 엄마들끼리도 친하기에 서로 친한 사이입니다. 서로 다른 반이기에 아이들에게 사귄다는 놀림을 당하지도 않아도 좋아 더욱 편한 마음으로 친하게 지내는 아이들. 이 아이들이 어느 날 유기된 강아지 한 마리를 발견하고 함께 기르기로 합니다. 아파트 옥상에 몰래 데려다 놓고, 서로 아침 점심 저녁 당번을 정해 돌보기로 한 거죠.

 

이렇게 함께 기르는 강아지, ‘우리 모두의 강아지란 의미로 이름을 우모강이라 짓고, 성을 떼어내고 모강이라고 부른답니다. 모강 때문에 아이들은 더욱 행복하고요. 그런데, 그만 모강이 죽었습니다. 모강은 왜 죽었을까요? 범인은 누구일까요?

  

  

이 동화를 읽으며, 이런 이야기가 생각이 났습니다. 잘 알려진 이야기인데요.

 

어느 마을에서 잔치가 벌어져 잔치를 위해 커다란 술 항아리를 만들어 놓고, 그곳에 각기 집에서 빚은 술을 한 병씩 가져와 붓기로 했습니다. 모두 자신들의 집에서 빚은 술을 가져와 부었죠. 술 항아리가 가득 차 이제 잔치를 벌이며, 술을 마시는데, 이게 웬일입니까? 술이 아닌 맹물인 겁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술이 변하여 맹물이 된 걸까요? 아닙니다. 모두 나 하나쯤 맹물을 가져와도 되겠지 하는 마음에 맹물을 가져온 겁니다. 모두가 말입니다.

 

우모강이 죽은 것 역시 이와 같습니다. 네 아이들은 처음엔 강아지가 사랑스럽고 좋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이런저런 이유로 마음이 멀어졌습니다. 점차 강아지는 덩치도 큰 개가 되었고, 냄새도 나고, 귀찮기만 했던 겁니다. 그래서 나 하나쯤 돌보지 않아도 되겠지 했던 거죠. 네 친구가 모두 말입니다.

  

  

그러니, 동화는 나 하나쯤이야하는 우리들의 생각이 얼마나 위험한 생각인지를 경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거기에서 더 나아가 문제가 벌어졌을 때, 자신의 책임을 깨달아가고, 반성하며, 상대에게 시인하고 용서를 빌게 되는 그런 아름다운 모습을 동화는 그려내고 있습니다. 그저 마음이 담기지 않은 시인이 아닌, 마음에서 울리는 사과와 회복을 향해 나아가려는 진실한 행동을 말입니다.

 

오늘 우리 사회에서 절실히 필요로 하는 모습이죠. 끝내 잘못에 대해 시인하지 못하는 이로 인해 온 국민이 아파하고 있는 시기이기에 말입니다. 우리 아이들만은 어른들의 못난 모습을 배우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영아, 진호, 정우, 현주 이렇게 네 아이들처럼 자신의 못난 모습을 용기 있게 시인할 수 있는 그런 멋진 용기가 우리 아이들에게 심어질 수 있길 빌게 되는 동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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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영웅 작은거인 46
박현숙 지음, 장경혜 그림 / 국민서관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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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숙 작가의 창작동화 나의 영웅은 한 소년의 영웅이었던 할아버지의 몰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경우네 할아버지가 치매가 걸린 겁니다. 소방관으로 많은 사람들을 위기에서 구해줬던 경우네 할아버지. 그래서 친구인 형대 조차 자신의 영웅이라 말하는 할아버지. 하지만, 영웅은 사라졌습니다. 치매라는 무서운 병이 순식간에 영웅을 피하고 싶은 문제꺼리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치매에 걸린 할아버지는 수시로 가족을 힘들게 합니다. 병든 할아버지 때문에 엄마는 직장도 그만두고 돌보고 있지만, 이성적으로 사고할 수 없는 할아버지는 엄마를 힘들게 합니다. 그런데, 엄마와 경우 가족을 더 힘들게 하는 건, 친척들입니다. 작은 아빠와 작은 엄마, 그리고 고모들이 수시로 집으로 들락거리며 귀찮게 합니다. 친척들이 집에 자주 오는 이유는 병든 할아버지가 걱정되어서가 아닙니다. 돌아가신 할머니가 장사를 하여 많은 돈을 벌었는데, 그 돈을 물려받은 할아버지가 부자이기 때문입니다. 정신이 왔다갔다하는 할아버지가 혹 정신이 들어오면, 그 때 이 많은 재산의 소재를 묻기 위해서입니다.

 

이런 모습에 경우의 형은 보기 싫은 모습 보지 않고, 듣기 싫은 소리 듣지 않겠다며 언제나 이어폰만 꽂고 다닙니다. 아빠는 엄마가 더 희생하고 헌신하길 바라고요. 엄마는 너무나도 힘든데 말입니다. 엄마는 할아버지 간수하기도 버거워 경우에게 신경도 쓰지 못하고요. 심지어 경우는 소풍가는 날 김밥을 싸가기는커녕 하루 종일 굶었답니다. 치매에 걸린 할아버지가 모든 밥을 싹 쓸어 드시거든요.

 

그런데, 놀라운 비밀이 있습니다. 할아버지는 사실 빈털터리래요. 과연 이 사실이 밝혀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박현숙 작가의 나의 영웅은 치매라는 무서운 병을 이야기합니다. 얼마나 무서운 병인지 이 병으로 온 가족이 힘겨워하고 병들기 시작합니다. 순식간에 영웅을 귀찮은 존재가 만들어 버리죠. 심지어 사라지면 좋겠다는 무서운 생각까지 하게 만듭니다. 이처럼 동화는 치매로 인해 한 가정이 침식당하는 모습들을 잘 보여줍니다.

 

얼마나 무서운 병인지, 이런 병이 우리네 가정만은 피해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하지만, 동화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이런 병으로 피폐해져 가는 가정이지만, 그 가운데서도 가정을 지탱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해 줍니다. 그건 바로 사랑입니다. 더 이상 깨질 것이 없을 것 같은 삶의 밑바탕에서 이런 소중한 사랑을 깨닫게 되고, 물질에 휘둘렸던 가정이 다시 회복되어지는 모습도 보여줍니다. 그 회복의 근저에는 또한 연민이 있습니다.

 

연민은 사랑의 또 다른 형태일 겁니다. 물론 누군가는 연민을 그리 썩 좋게만 보진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를 향한 연민을 품을 수 있다는 건 대단히 소중한 겁니다. 연민은 누군가를 감싸 안을 수도 있고, 그 사람을 위해 희생할 수도 있는 소중한 씨앗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연민의 마음으로 내 이웃을 돌아볼 수 있다면 어떨까 하는 마음도 품게 하는 동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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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로로 히야, 그리는 대로 신나는 책읽기 46
차나무 지음, 노준구 그림 / 창비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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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우는 학교에 가고 싶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책읽기에 있습니다. 바우는 책을 잘 읽지 못하거든요. 그래서 선생님이 책읽기를 시키실 때가 제일 싫습니다. 저의 어린 시절에도 이런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선생님께서 꼭 책읽기를 시키셨죠. 어디까지 읽고 있는지 함께 잘 보고 있어야 다음을 이어서 읽을 수 있고요. 그래서 책읽기는 책을 잘 읽을 수 있어도 긴장되는 시간으로 기억됩니다. 그런데, 몇몇 친구들은 책읽는 것이 어려워 한자 한자 떠듬떠듬 읽곤 했죠. 그리고 그런 친구들은 어쩐지 바보 같이 여겨지곤 했고요.

    

바로 이런 문제를 작가는 끄집어냅니다. 선생님은 물론 아이들에게 책읽기를 훈련시키려는 좋은 의도이겠지만, 바우처럼 책을 잘 못 읽는 친구에게 이 시간은 정말 피하고 싶은 악몽 같은 시간이겠죠. 그런데도 선생님은 계속하여 이렇게 책읽기를 시켜요. 그래서 바우는 책읽기뿐 아니라 학교생활 전체에서 문제가 있는 아이처럼 되어버리고요. 단지 책을 조금 못 읽을 뿐인데 말입니다.

 

그런, 바우에게 하루 장터에서 만난 어떤 아이가 낡은 크레파스를 팝니다. 이 크레파스로 뭐든 그리면 그대로 된다나 어쩐다나. 바우는 믿지 못했지만, 그 아이가 하도 사라고 조르는 바람에 자신에게 있는 장터 돈을 모두 털어 삽니다. 이렇게 낡은 크레파스를 산 바우. 바우는 아무런 생각 없이 망태 할아버지가 선생님을 잡아가는 그림을 그렸습니다. 언제나 책읽기만 시켜 바우를 바보 만드는 선생님. 바우의 마음도 몰라주는 선생님이 미웠거든요.

    

그런데, 다음날 선생님이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의 다섯 살 된 아들 준서가 울며 학교로 찾아왔고요. 엄마가 갑자기 사라졌다고요. 정말 바우의 그림대로 된 겁니다. 선생님이 사라졌다고 해서 바우의 마음이 행복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자신 때문에 사라졌다는 자책을 하게 되죠.

 

그럼 사라진 선생님을 어떻게 되찾게 될까요? 물론 바우가 다시 선생님이 오는 그림을 그리면 되겠죠. 하지만, 바우는 이 크레파스를 이미 버렸거든요. 과연 바우는 사라진 선생님을 되찾게 될까요?

 

동화는 어린 시절 책읽기에 대한 부담감을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이런 부담감에 힘들어 하는 아이의 심리를 잘 묘사합니다. 게다가 이렇게 책을 조금 읽지 못할 뿐인데, 이 일로 문제아 취급을 받게 되는 것을 그려냅니다.

 

뿐 아니라 뭐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장치도 있고요. 정말 이런 크레파스 있다면 어떨까요? 물론, 좋은 일들만 생기는 것은 아니겠죠. 동화 속에서도 이런 전능한 장치로 인해 오히려 큰 위기를 맞게 되니까 말입니다. 이처럼 동화는 뭐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장치의 매력과 함께 그 위험성에 대해서도 경고합니다.

 

아울러, 선생님이 사라지게 그린 그림, 그 마음은 진심이 아니었음도 동화는 이야기 합니다. 그저 너무 미운 마음에 한 번 그림을 그린 것뿐입니다. 이처럼 누군가를 향한 미움조차 악하지 않고 예쁘게 느껴지는 것도 동화의 매력인 것 같네요.

 

또한 자신이 벌여놓은 일을 되돌리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는 용기 역시 동화 속에서 발견하는 보물이고요.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동화 속에 감춰진 가장 소중한 보물 아닐까 싶습니다. 자신의 잘못을 끝내 인정하지 못하는 이들로 인해 온 국민이 힘겨워하는 시기이기에 더욱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기보다는 여전히 남 탓만 하는 못된 어른보다는 이처럼 자신이 벌여놓은 일을 되돌리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는 아이의 모습이 훨씬 더 커 보이는 동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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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버섯
자연을 담는 사람들 / 문학사계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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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버섯채취를 잘못하여 독버섯을 음복하고 생명을 잃게 되는 사고를 우린 종종 보게 된다. 물론, 이런 사고를 당하지 않으려면 가장 좋은 방법은 버섯을 채취하지 않으면 된다. 하지만, 눈앞에 많은 버섯을 만났는데, 가만히 돌아가는 것이 쉽지만은 않으리라. 게다가 일부로 버섯을 따기 위해 산을 찾는 분들도 많으니 말이다. 그렇기에 어떤 버섯이 식용 가능한 버섯이고, 어떤 버섯이 먹어선 안 되는 독버섯인지를 알기 쉽게 알려주는 책이 있다면 좋을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 책 한국의 버섯은 그런 분들에게 좋다. 특히, 책의 크기가 크지 않기에 산에 갈 때, 주머니에 넣고 가기 좋은 사이즈다.

 

이 책을 살펴보며, 우리나라에 참 많은 식용버섯이 있음에 놀랐다. 기껏 우리가 먹는 버섯이라면 정해져 있는데 말이다. 간혹 산을 좋아하시는 친지를 통해, 잘 알려진 능이나 송이를 먹어보는 호사가 전부인데, 그 외에도 식용할 수 있는 버섯이 이렇게나 많구나 싶었다.

 

책은 주로 식용 버섯을 위주로 싣고 있다. 이들 식용 버섯이 주로 자라는 곳, 시기, 크기나 모양 등을 간략하지만 상세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특히, 많은 사진이 실려 있어 눈으로 보며 비교하기에 용이하겠다.

 

물론, 독버섯에 대한 정보도 실려 있다. , 식용 버섯만큼 사진이 많이 실려 있는 것은 아니어서. 그리고 사진 자체도 조금 작아진 크기라 아쉬움이 없지 않다.

 

내가 이 책을 본 것은 산에서 버섯을 채취할 마음에서는 아니다. 하지만, 이 책을 보고 나니 이런 다양한 버섯들을 만나고 싶은 마음은 있다. 특히, 너무나도 예쁜 형태의 버섯, 독특한 모양의 버섯 등은 직접 눈으로 보고, 사진으로 남기고 싶다는 욕심도 생긴다.

 

또한 버섯 가운데는 재미난 용도로 사용될 수 있는 것들이 있음도 신기하다. 예를 들면, 먹물버섯은 실제 먹물 대용으로 사용할 수 있단다. 버섯이 크면서 갓과 갓 끝 부위부터 액화현상이 일어나는데, 이렇게 생기는 액체는 먹물과 비슷하여 실제 글씨를 쓸 수 있다고 한다. 자연이 주는 선물이 아닐까.

 

책의 부제 우리 산과 들에 숨쉬고 있는 보물이란 제목처럼, 우리 산과 들에서 자라는 보물인 버섯이 계속하여 우리 곁에 남아있길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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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로윈 Halloween K-픽션 17
정한아 지음, 스텔라 김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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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의 젊은 상상력임을 자부하는 <K-픽션> 시리즈는 짧은 단편이기에 쉽게 읽을 수 있으면서 또한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시리즈다. 17번째 이야기는 정한아 작가의 할로윈이란 작품이다.

 

과 함께 사랑의 도피를 했지만, 다시 가정으로 돌아가버린 ’. 이렇게 홀로 P도시에 남아 있던 세희는 그곳에서 할머니의 죽음 소식을 듣게 된다.

 

할머니의 유언은 세 가지다.

- 장례식을 10월 넷째 주 금요일에 집에서 치를 것(할머니의 임종과는 상당한 시간이 흐른 때.)

- 집과 토지를 네 명의 자녀들에게 나눠줄 것

- 가게를 정리하여 세희에게 넘길 것

 

이 세 가지 유언으로 인해, 할머니의 죽음 뒤에 남은 가족은 혼란에 빠진다. 할머니의 자녀는 네 명이 아닌 세 명이기에. 그런데, 할머니는 왜 네 명이라 했을까? 임종 직전 정신이 혼미했던 걸까? 아님 또 다른 자식이 있는 걸까? 그리고 장례식을 자신의 죽음 후 한참의 시간이 흐른 뒤에 치르도록 한 이유는 뭘까? 할머니 홀로 남겨두고 사랑의 도피행각을 벌인 손녀 세희에게 가게를 넘긴 이유는 또 뭘까?

 

이런 모든 질문에는 마땅한 답이 있다. 소설을 읽어 나가는 가운데 그 답은 금세 찾게 되고. 아울러, 이런 할머니의 죽음과 소설의 제목 할로윈은 어떻게 연결되고 있는지 그 궁금증 역시.

 

할로윈은 사실 우리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서양의 풍습에 불과하다. 그 할로윈이 제목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할머니의 네 번째 자녀, 그리고 장례일을 늦게 잡은 이유 등과 모두 연관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런 제목은 또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 듯 싶다. 바로 우리네 삶이란 게 결국엔 삶과 죽음, 죽은 자와 산 자가 함께 공존하는 공간이라는 말을 말이다. 서양의 풍습에 의하면 모든 성인들의 날인 111일 바로 전날은 죽은 자들의 날이다. 죽은 영혼들이 삶의 공간에 침범하게 된다는 날.

 

짧은 단편소설 할로윈을 읽으며 이런 생각을 해보게 된다. 어쩌면 오늘 우리의 삶은 할로윈과 같지 않을까 하고 말이다. 죽음과 삶은 단절이면서도 연속성을 갖는다. 소설 속에서도 할머니의 죽음이 오히려 세희의 삶을 다시 일으켜 세운다. 아무런 삶의 목적도 의욕도 없던 상태의 세희를 P시에서 다시 삶의 자리로 불러들인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할머니의 죽음이다. 죽음이 삶을 되살려 낸다. 살아 있으되 살아 있는 것이 아닌 상태의 세희를 치열한 삶으로 다시 끌어낸 것은 죽음이다. 이것이 할로윈이란 단어가 갖는 의미가 아닐까?

 

죽은 자가 산 자에게 영향을 끼치고, 산 자는 죽음의 공간에서 또 치열한 시장통으로 발을 들여놓는. 결국 산 자와 죽은 자의 공간은 구별된 듯하면서도 결국엔 하나라는. 물론, 누군가에게는 쓸데없는 분장으로 즐기는 날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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