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범죄 X-파일 - 중국 대륙을 뒤흔든 강력 범죄 사건 실화
클레어 엮음 / 에코차이나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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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 중국 범죄 X 파일은 중국 대륙을 뒤흔든 강력 범죄 사건들을 기록하고 있다. 모두 실화인 이 사건들은 참 다양하다. 공직자들의 부정부패 사건. 인면수심의 가면을 쓰고 벌이는 아동 성폭력 사건들. 데이트 강간, 남편의 폭력, 직장 내 성폭력 등 여성 피해 범죄들. 대학 합격자들에게 연락하여 등록금을 빼 간 교묘한 보이스 피싱, 사기 결혼(황당하게도 여장 남자에게 홀려 결혼까지 하고 돈을 사기 당한 경우도 있다.) 등의 사기사건. 다양한 살인 사건 등 모두 24건의 사건들을 싣고 있다.

 

이런 수많은 강력 범죄들을 통해 현대 중국 사회의 모습을 들여다 볼 수 있다고 책은 말한다. 과연 사건들을 통해, 그 사회를 들여다보며 진단할 수 있을까, 이런 궁금증과 함께 과연 어떤 사건들을 만나게 될까 란 궁금증으로 책을 펼쳐들게 되는데, 책을 읽고 난 후엔 범죄야말로 그 사회를 진단하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관계 속에서 표출되는 다양한 인간의 욕망. 때론 범죄를 잉태하게 된 사회적 못자리. 등을 통해, 중국 사회의 현주소를 알게 된다. 뿐 아니라 책은 신생대 농민공이라던가 푸얼다이(재벌2)문제 등 중국사회 각 계층이 갖는 문제도 접근해주고 있어, 현 중국 사회의 모습을 들여다보게 해 준다.

 

책을 읽으며 지금은 고인이 된 어느 경영인의 말을 패러디해 본다. “세상은 넓고 파렴치한은 많다.” 고 말이다. 어떤 사건들에서는 정말 얼굴에 침을 뱉어 주고 싶은 인간들이 많다. 그런 마음을 품어서는 안 되겠지만, 천벌을 받아도 전혀 안타깝지 않을 것만 같은 그런 인간들도 만나게 된다.

 

그런데, 어찌 중국뿐이겠나. 여전히 우린 이런 파렴치한들을 얼마나 많이 보는가? 그것도 배웠다 하는 자들, 사회의 지도자임을 자처하는 자들이 이런 온갖 더러운 탐욕, 파렴치함으로 가득 채워져 있는 이들을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을 향해 증오심을 키울 필요는 없겠다. 책에서도 그런 사건들이 몇몇 등장하는데, 바로 이런 파렴치한들을 향한 증오심이 또 다른 강력 범죄를 낳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게 되니 말이다.

 

이 책에서 만나는 24건의 강력 범죄사건 실화들은 단순히 사건을 통해 흥미로움을 채운다거나, 또는 중국 사회를 엿보게 한다거나, 또는 끔찍하다, 라는 감정을 끌어올리는 데서만 그치진 않는다. 이 책이 갖는 감춰진 힘이 있다. 그건 이들 강력 사건들을 읽다보니, 자연스레 심적으로 범죄들로부터 멀어지고자 하는 욕구를 품게 만든다. 왠지 옷깃을 여미며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품게도 된다. 어쩌면 이것이 이 책의 또 하나의 영향력이 아닐까 싶다.

 

또한 어떤 범죄를 통해서는 사회구조적 안전장치만 있었더라면 일어나지 않을 범죄임에 안타깝기도 하다. 이런 범죄를 통해서는 우리 사회의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누군가는 이런 범죄 사건들에 대한 이야기가 또 다른 범죄를 양산하는 것이 아닐까 염려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글쎄. 그럴 것 같진 않다. 앞에서도 말한 것처럼 도리어 옷깃을 여미게 하지 않을까? 물론, 독자들이 받아들이는 방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말이다.

 

참고로, 이 책을 선택하는 독자들은 너무나도 끔찍한 사건들이 많으니, 각오 단단히 하고 읽으시길 바란다. 그럼에도 사건 사고에 대해 알고 싶은 이들(여러 가지 필요에 의해 사건 사고에 대해 알아야 할 요구가 있을 수 있으니 말이다.)에게는 아주 적합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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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떤 나라를 꿈꾼다 생각쑥쑥문고 11
게오르크 비들린스키 지음, 모니카 마슬로브스카 그림, 서지희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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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요즘 우리 국민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관심을 가질 법한 제목의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우리는 어떤 나라를 꿈꾼다란 제목의 책입니다.

 

책은 마치 우화와 같은 아주 짧은 단편들 12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마지막 이야기의 제목이 바로 우리는 어떤 나라를 꿈꾼다인데, 이 이야기 속에서 등장하는 아이의 아빠는 박물관 관리인입니다. 그래서 방과 후엔 박물관으로 가곤 합니다. 하지만, 아이에게 박물관은 지루한 곳입니다. 그곳을 이미 너무 잘 알고 있거든요. 그런 아이에게 처음 보는 열두 점의 그림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 그림들이 바로,,, 앞에서 이야기하는 이야기들입니다. 그 그림들 속에서 아이는 과거를 보기도 하고, 미래를 보기도 하며, 현재의 행복이 무엇인지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렇게 그림을 보며 꿈꾸는 것들이 바로 책을 읽는 우리가 꿈꾸는 나라가 됩니다. 작가가 말하는 이야기들 하나하나가 모두 한데 어우러지는 것이 작가가 꿈꾸는 나라인 셈입니다.

 

그곳은 어떤 곳일까요? 어떤 이야기에서는 화난 표정보다는 웃음 짓는 모습이 행복을 가져올 수 있음을 이야기합니다. 그렇습니다. 오늘 우리가 화난 표정을 짓기보다는 웃음을 지음으로 행복해지는 곳이 우리가 꿈꿀 나라입니다.

 

또 어떤 이야기에서는 누군가 질문합니다. 사계절 중에 언제가 제일 좋냐고요. 그러자 대답합니다. 봄엔 봄이, 여름엔 여름이, 가을엔 가을이, 겨울엔 겨울이 가장 좋다고 말이죠. 이 짧은 이야기를 읽으며 나 자신에게 묻게 됩니다. 난 어떤 계절이 좋은지. 혹 더울 땐 겨울을 그리워하고, 겨울엔 여름을 그리워하느라 지금의 행복을 놓치고 살고 있진 않은지 말입니다.

 

어느 이야기에서는 낯선 곳으로 이사를 가서 외롭습니다. 하지만, 그 외로움은 오래가지 않습니다. 금세 새로운 친구를 사귀거든요. 오늘 이 땅의 모든 어린이들이 이런 나라에서 좋은 친구를 만나고 우정을 나눌 수 있는 행복한 나라가 되면 좋겠네요.

 

또 어떤 이야기에서는 헤엄치지 않고 날기만 하는 물고기 이야기를 합니다. 루프티쿠스란 이름의 물고기입니다. 물고기는 헤엄치는 것보단 나는 것을 좋아해, 언제나 날죠. 그런 루프티쿠스의 모습을 다른 물고기들은 이해하지도 용납하지 못하고, 수치로 생각하며 이런 저런 딴지를 겁니다. 결국 물고기들은 호수를 책임지는 해양경비원에게 이 일에 대해 묻습니다. 해양경비원은 그런 물고기들에게 이런 멋진 대답을 합니다.

 

루프티쿠스는 새로운 길을 탐험하는 거야. 나는 걸 좋아한다면 그냥 날게 두렴!”(55)

 

이야기는 결국 나와 같지 않다고 해서 딴지를 걸 것이 아니라, 용납하고 포용하는 자세를 말합니다. 이런 넓은 마음을 품을 수 있는 나라가 우리가 꿈꿀 나라인 거죠. 그런데, 호수를 책임지는 해양경비원의 모습은 또 한 가지 우리들에게 지도자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줍니다. 우리가 꿈꿔야 할 또 하나의 나라는 멋진 지도자, 바른 생각과 건강한 가치관을 가진 지도자, 정의와 공의를 사랑하면서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가 지도자가 되어야 함을 보여줍니다. 언제까지나 이런 나라를 우리가 꿈꿀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이 책 우리는 어떤 나라를 꿈꾼다를 읽다보면 마음이 부드러워집니다. 느긋해집니다. 날카롭게 세웠던 각이 누그러집니다. 나와 다른 생각을 품는 이들을 용납하자는 마음도 생깁니다. 무엇보다 짧은 이야기들을 통해, 우리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를 듣게 됩니다. 우리가 정말 나라다운 나라를 꿈꾸고, 그런 나라가 되길 소망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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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진실에 맞서 길 위에 서다 - 민중의 카타르시스를 붓 끝에 담아내는 화가 홍성담, 그의 영혼이 담긴 미술 작품과 글 모음집
홍성담 지음 / 나비의활주로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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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진실에 맞서 길 위에 서다라는 책은 홍성담 화가의 그림과 글 모음이다. 이 안에는 세월호, 야스쿠니 신사와 위안부, 제주 4.3, , 그리고 촛불 등 다양한 폭력을 향한 외침을 그림에 담아내고 있다. 여기에 한 편의 동화까지 실려 있다(동화와 연작 그림들이 함께 실려 있다.).

 

홍성담 화가는 일명 운동권 화가. 화가 스스로 자신은 국가 폭력과 싸우는 것이 인생의 목적이고 약속이라 생각한다 말한다. 인간의 생명과 존엄을 위협하는 모든 악에 저항하는 것이 자신의 그림이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하고 그림을 그려나가는 화가.

 

그래서일까? 화가의 그림은 많은 경우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한다. 이런 논란에 대해 화가의 설명을 그대로 옮겨본다.

 

나는 누군가의 입맛에 맞추어 소독되어진 표현의 자유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내 자유를 제약하는 모든 터부들과 과감하게 온몸으로 부딪쳐 깨지면서 흘린 피가 비로소 예술로 현현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내가 원하는 표현의 온전한 자유금기사항으로 소독되지 않은 천부적인 자유, 싱싱한 자연 그 자체의 자유다.

예술은 논란을 만들어야 한다. 만약 상식적이면 예술이 아니다. 상식이면 왜 그리고 만들겠는가? 예술가는 항상 사회적 금기와 터부를 마음껏 넘나들어야 한다. 국가의 운명이 파시즘으로, 독재로 흐를수록 풍자는 많아질 수밖에 없다.(222)

 

화가의 글을 읽고, 화가의 그림을 바라보는 가운데 때론 독재폭력을 향해 분노가 일기도 하고, 때론 견딜 수 없는 슬픔에 눈물짓게도 된다. 특히, 세월호 참사를 그려낸 그림들은 미안함, 무력감, 분노, 슬픔 등 다양한 감정에 힘겹게 한다. 세월호 참사에 대해 화가는 이렇게 말한다.

 

세월호 참사는 세월호 물고문 학살 사건이다. 무능한 국가 권력이 휘두르는 국가 폭력에 의해 아이들은 아주 천천히, 맹골수도 시린 바다에 잠겨 죽어갔다. 그리고 이 사건의 진실을 밝혀내려는 여러 가지 시도를 국가 권력은 온 힘을 다해 방해하며 막아내고 있다.(83)

 

이제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며, 분위기는 많이 달라졌다. 그동안 억울한 눈물과 안타까운 호소가 끊이지 않았음에도 꿈쩍 않던 벽과 같던 정권은 사라지고, 이젠 모두(?)가 희망을 품을 수 있게 되었다. 그토록 꿈쩍 않던 일들이 달라진 대통령 아래에서는 너무나도 쉽게 이루어지는 모습에 허탈감마저 느끼게 되는 행복을 우린 누리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화가의 그림, 그 강력한 힘이 우리에겐 여전히 필요하다. 우리가 잊지 않기 위해. 그리고 언제나 경계하기 위해. 무엇보다 감춰진 진실들이 드러나길 촉구하기 위해. 이제는 이 땅에 감춰진 불편한 진실들이 없길. 아니 불편한 진실들을 외면하지 않는 용기가 우리 모두에게 있길 소망해 본다.

 

책은 화가의 글들을 읽는 즐거움(?)도 있지만, 무엇보다 화가의 그림들을 보고 그림이 주는 메시지를 듣는 즐거움(!)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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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원정대 독깨비 (책콩 어린이) 45
이미영 지음, 김창희 그림 / 책과콩나무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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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아이가 잠을 자다 울며 깬 적이 있습니다. 달래며 왜 그러느냐 물었더니, 꿈속에서 아빠가 죽었다는 겁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특히 어린 시절엔 부모님이 혹 날 두고 돌아가시진 않을까 하는 염려로 인해 슬펐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임에도 우린 이처럼 가상의 슬픔으로 아파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실제 사랑하는 부모님을 떠나보낸 이들이라면 그들이 겪을 슬픔, 아픔은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장편동화 아빠 원정대는 바로 이런 슬픔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찬희에겐 아빠가 없습니다. 산을 유독 좋아하던 아빠는 결국 산에서 사고를 당하여 돌아올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런 아빠를 그리워하던 찬희는 큰바람의 달이란 곳에서 찾아온 홍사옥 씨의 의뢰에 따라 탐정이 되어 아빠를 찾기 위해 큰바람의 달로 떠나게 됩니다(사실, 찬희가 탐정이 된다는 설정은 조금은 어색합니다. 굳이 탐정이 되지 않아도 될 것 같거든요. 또한 탐정이라고 해서 탐정으로서의 모습을 특별히 보여주는 것은 아니니 말입니다.).

 

갑자기 탐정이 된 찬희에겐 오래된 조수가 있었습니다. 그 조수는 바로 엄마랍니다. 이렇게 찬희와 엄마, 그리고 사건을 의뢰한 홍사옥 씨, 여기에 마을의 떠돌이 강아지 마루까지. 이렇게 넷은 찬희의 아빠를 찾아 모험을 떠나게 됩니다. 과연 찬희는 아빠를 만나게 될까요? 만약 만난다면 그 만남은 어떤 만남이 될까요?

 

이미 세상을 떠난 아빠를 그리워하는 가족들의 마음. 그리고 그렇게 사랑하는 이를 먼저 떠나보내고 남은 자들이 어떤 모습으로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지를 동화는 이야기합니다.

 

동화는 판타지적 요소가 가득합니다. 하늘을 나는 개구리 열차(실제 커다란 개구리)가 등장하기도 하고, 강아지가 말을 하기도 합니다. 사람과 동물의 구분이 없이 모두 똑같이 (마치 사람처럼)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눈송이가 따스하기도 하고요. 죽은 이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기도 하고요. 이런 판타지적 요소와 함께 예쁜 문구들이 많아 동화를 아름답게 합니다.

 

무엇보다 찬희는 모험을 통해, 아빠를 잃은 슬픔을 딛고 더욱 단단하게 성장하게 됩니다. 동화는 결국 이러한 성장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당연하지. 봄이 있으면 겨울이 있고, 겨울이 가면 봄이 온단다. 세상은 늘 봄이 아니란 말이지. 산속에 사는 동물들을 생각해 봐. 봄에는 산과 들에 먹을 것이 많잖아. 하지만 겨울에는 먹을 것이 없어 고생하며 먹이를 찾아다니지. 그러면서 크는 거야. 더 단단해지면서 강해지고. 모험은 결코 살기 편한 세상에서는 일어나지 않거든! 아빠 생각에, 가슴에 이야깃주머니를 가득 채운 이들은 평범한 사람들이 아니라고 생각해.”(37)

 

아빠를 잃고 살아가는 찬희는 겨울을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겨울의 시간을 통해 도리어 더 단단하고 강하게 성장하게 됨을 동화는 보여 줍니다. 찬희와 함께 떠나는 아빠를 찾는 모험을 통해, 책을 읽는 모든 어린이들이 단단하고 강하게 성장하면 좋겠습니다.

 

물론, 아무리 겨울이 혹독하고 힘겹다 할지라도 아빠의 죽음과는 비교 불가합니다. 그만큼 큰 슬픔이죠. 하지만, 동화를 읽다보면 자연스레 이런 슬픔조차 딛고 일어서야 하고, 일어설 수 있음을 느끼게 해줍니다. 이것이 동화 아빠 원정대가 갖고 있는 힘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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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코리아 - 청년백수, 비혼, 출산거부 등 어둠의 늪에 빠진 대한민국 보고서
권기둥 지음 / 길벗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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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였을까? 청년들이 연애를 포기하고 결혼을 포기했다는 말이 더 이상 특별하게 들리지 않은 것이. 전혀 당연하지 않은 일임에도 언젠가부터 마치 당연한 현상으로 인식되어져 버렸다. 그런데, 정말 이게 당연한 걸까? 이런 게 과연 자연스러운 걸까?

 

왜 우린 자연스럽지 않은 현상들에 대해 언젠가부터 당연한 것처럼 느끼기 시작한 걸까? 이젠 헬조선이란 단어가 낯설지 않은 시대가 되어버렸다. 오죽하면 헬조선이라 말할까.

 

헬조선25-35세대를 설명하는 단어가 되어 버렸다. 세상을 향해 희망찬 첫걸음을 떼어야 할 청춘들이 온통 암울한 것들만을 떠안고 출발해야 하는 시대. 열정페이라는 명목으로 죽을 만큼 일하고 노동력을 착취당함을 고마워해야만 하는 시대. 내 집 마련은 진즉 포기하고 살아가야만 하는 민달팽이세대’. 먹고 사는 문제 앞에 연애도, 결혼도 포기해야만 하는 시대. 모든 것을 다 포기하고도 이젠 희망마저 포기하길 강요당하는 시대. 이런 시대를 오늘도 묵묵히 견뎌내야만 하는 청춘들의 힘겨움이 안타깝다.

 

우린 안타깝지만 이런 헬조선을 살고 있다. 저자 권기둥의 블랙 코리아란 제목의 책은 바로 이러한 시대를 진단하고 있다. 책 제목에서부터 이 책이 말하고자 함이 전해진다. 책엔 청년백수, 비혼, 출산거부 등 어둠의 늪에 빠진 대한민국 보고서란 부제가 붙어 있다.

 

책은 이 시대의 25-35세대의 암울함에 대해 이야기한다. 모두가 다 대학을 가기 때문에 대학을 나와도 경쟁력이 사라져 버린 시대. 그럼에도 대학을 가지 않을 수 없어 가야만 하는 청춘들. 하지만, 학자금 대출 등으로 인해 공부하는 만큼 빚을 떠안고 출발해야만 하는 청춘들. 왜 이들이 결혼을 거부하며 나 혼자사는지. 이들의 혼자됨은 결코 낭만도 아니고, 멋진 싱글 라이프를 꿈꾸며 선택한 것이 아님을 말이다(물론, 여건이 됨에도 자유로운 싱글 라이프를 꿈꾸는 이들도 있겠지만, 책에서 다루는 건 그런 경우가 아닌 어쩔 수 없이 싱글 라이프로 내몰려야만 하는 청춘들을 이야기한다.).

 

어른들은 왜 요즘 젊은이들은 출산율이 낮은 지 이야기하지만, 저자는 저 출산율을 말하기에 앞서 왜 청춘들이 결혼을 늦게 하고, 왜 아이를 적게 낳는지를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한다. 아울러 저 출산율보다 더 심각한 것, 근본적 원인은 결혼률이 낮아지고 있음을 들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결혼률이 낮아지는 가장 주된 이유는 바로 돈이라는 것. 청년 실업률이 높아지고, 취업을 했다 하더라도 떠안은 빚으로 인해 자립경제가 되지 못하는 청춘들의 어쩔 수 없는 선택임을 말한다.

 

이처럼 저자는 대학등록금문제, 청년실업, 비혼, 출산거부 등 여러 가지 25-35세대가 직면한 문제들을 진단한다. 대체로 사회경제적인 관점에서 문제들을 진단하며, 암울한 현실들을 풀어놓는다.

 

물론, 저자는 절망을 느끼도록 이런 암울한 현실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희망을 찾기 위해 이야기를 계속한다고 말한다. 그러며 실제적으로 국가와 사회가 해법을 찾아내야할 다양한 문제들을 제기한다. 아울러 저자 나름의 대안도 제시한다.

 

이 책을 읽으며, 무엇보다 요즘 청춘들의 아픔이 구체적으로 다가왔다. 우리 자녀들, 우리 동생들, 우리 청춘들이 얼마나 힘겨운 투쟁의 길을 걷고 있는지를 생각하며, 그들을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에 힘겨웠다. 아무것도 할 수 없지만, 그들을 향해 진심어린 응원을 보내본다.

 

이 책 한 권이 어둠의 늪에 빠져 허덕일 25-35세대들의 삶을 바꾸진 못할 게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기성세대들이 25-35세대를 향해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바라 볼 수 있다면 좋겠다. 그리고 국가와 사회가 함께 고민하고, 함께 대안을 찾아가는 단초가 된다면 좋겠다(물론, 이미 그렇게 하고 있지만 말이다.). 그럼으로 언젠가 가까운 미래에 헬조선이란 단어가 그저 추억거리가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 아들딸들, 우리 동생들이 더 이상 헬조선’, ‘블랙 코리아에서 신음하기보다는, 모두 기쁨으로 수고하고, 수고한 만큼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세상이 올 수 있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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