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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비한 윌러비 가족 ㅣ 책이 좋아 3단계 3
로이스 로리 지음, 김영선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17년 5월
평점 :
품절
로이스 로리의 『무자비한 윌러비 가족』이란 책은 2008년 출판된 책으로 이번에 개정판으로 새롭게 단장하여 출간되었습니다.
작가는 ‘뉴베리 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작가라고 합니다. 역시 뉴베리 상 수상 작가답게 책이 참 재미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색다릅니다. 색다르다 표현하는 것은 책 속 내용이 상당히 엽기적이기까지하기 때문 입니다.
윌러비 가족의 부모들은 자신들의 네 아이들이 귀찮기만 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을 없앨 생각에 둘이서만 여행을 떠나며 집을 내놓습니다. 한편 집에 남아 있는 아이들 역시 부모가 사라졌으면 싶습니다. 그래서 부모들이 여행에서 목숨을 잃도록 가장 위험한 여행 카탈로그를 부모의 눈에 띄게 합니다.
이렇게 엽기적인 가족이 어디 있을까요? 무슨 동화가 이렇게 엽기적이고 반윤리적일 수 있단 말인가요?

하지만, 책을 읽는 가운데, 이런 엽기적이고 반윤리적인 상황 속에서 아이러니하게도 따스한 감동을 만나게 됩니다. 오히려 비극의 상황을 기뻐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기에 동화 속 비극은 유쾌한 비극으로 다가옵니다.
윌러비 가족과 함께 동화 속의 큰 축을 차지하게 되는 인물은 멜라노프 사령관입니다. 멜라노프는 아주 맛난 초코바를 만들어 엄청난 부자가 된 사람입니다. 하지만, 아내와 아들을 불의의 사고로 잃고는 폐인이 됩니다. 아내와 아들이 여행하던 열차가 스위스에서 눈 속에 파묻힌 겁니다. 멜라노프는 자신의 부를 사용하여 아내와 아들을 구출하도록 하지만, 스위스에서 보고되는 편지는 언제나 비관적인 내용 뿐 입니다. 언젠가부터 멜라노프는 희망을 포기하고 스위스에서 오는 편지들은 받아 읽지도 않고 그저 쌓아만 두고 폐인처럼 살아갑니다.
그런 멜라노프의 집 앞에 어느 날 갓난아기가 버려집니다. 누군가 윌러비 가족의 집 앞에 버린 아기인데, 무자비한 윌러비 가족답게 이 아기를 또 다시 버린 겁니다. 하지만, 이렇게 버려진 아기로 인해 멜라노프는 점차 활기를 되찾게 됩니다. 그런데, 멜라노프가 몰랐던 내용 하나는 자신에게 정기적으로 배달되는 스위스발 편지는 언젠가부터 아내가 보낸 편지였다는 겁니다. 아내와 아들은 구출되었던 거죠.
하지만, 남편은 아들을 잃은 슬픔에 편지조차 확인하지 않고, 아무런 연락도 없으니, 이 얼마나 안타까운 상황입니까? 게다가 이제 아내는 연락이 없는 남편을 저주하며, 스위스의 시골 마을 우체국장과 결혼하고 맙니다. 편지만 확인했더라도 이런 결말을 맞지 않았을 텐데 말입니다.
그런데, 동화는 오히려 이런 비극, 엇나감이 도리어 가장 좋은 결과를 도출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런 반전이 동화의 매력입니다.
새로운 가정을 꾸린 멜라노프의 아내와 아들, 그렇다면 이들이 행복할까요? 멜라노프의 아내와 우체국장은 행복합니다. 둘은 성격이 너무나도 잘 맞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아들입니다. 아들은 멜라노프를 닮았습니다. 그래서 언제나 어지럽히기만 하죠. 이런 아들의 버릇을 고치고 새로운 모습으로 성장하길 꾀한다는 빌미로 둘은 아들이 홀로 여행을 떠나야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실상은 귀찮은 아들을 버린 겁니다. 아직 어린 아이가 홀로 여행하며 사고를 당하길 바란 겁니다. 또 하나의 무자비한 가족이네요.
이렇게 멜라노프의 가족들은 계속하여 꼬이기만 합니다. 멜라노프가 편지를 읽기만 했어도 달라졌을 텐데 말입니다. 하지만, 동화는 이렇게 편지를 읽지 않은 것, 그리고 그 엄마와 새 아빠의 무자비함이 도리어 해피엔딩을 끌어냅니다. 바로 이런 점이 작가의 탁월함이라고 느껴지고 감탄을 하게 되는 부분입니다.

분명 무자비하고, 비윤리적이며, 스토리는 꼬이기만 하는데, 오히려 이런 이유들이 모여 가장 좋은 결말, 가장 감동적이고 따스한 결말을 만들어 내는 것이야말로 이 동화 『무자비한 윌러비 가족』의 묘한 매력입니다. 엽기적 분위기 가운데 묘한 감동과 재미가 있는 동화입니다.